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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03-01 16:32
지리산 나이아가라 폭포
성삼재에서 고리봉 만복대로 이어지는지리산 서북능선을 넘는 운해 폭포 -
박두규 03-01 14:37
2026 지리산에서 보내는 편지3-진눈깨비 속 봄 편지
■ 2026 지리산에서 보내는 편지 3 진눈깨비 속 봄 편지 어제까지 3일 동안 지리산 함양의 산들이 타는 동안 맘이 편치 않았다. 몇몇 지인들이 가까운 산자락에 살고 있어서 더 그랬다. 다행히 오늘부터 비가 온다고 해서 조금 안심은 되었는데 아침부터 반가운 빗님이 오시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늘은 『지리산人』 편집위원들이 한 달에 한 번 산행하는 날이어서 망설였는데 모두 비를 맞으며 그냥 산행을 하기로 했다. 산불을 잡아주는 고마운 비라는 생각과 봄의 기운을 흠뻑 몰아줄 비라는 걸 모두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느낌을 몸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봄을 이루려는 모든 나무며 사물들의 빛깔을 통해 공감의 징후를 느끼고 싶었다. 이른바 제러미 리프킨이 말한 공감능력,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이 맞다면 이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의 시작으로 넘어가는 경계의 지점에서 모든 생명이 서로 변화를 공감하며 연대하는 것은 서로의 존재를 긍정하는 것이고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서로에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다. 리프킨은 이런 공감의식을 갖게 되고 확장하는 데는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것은 만물 모두의 안에 존재하는 신성을 이해하게 해준다고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 삶은 이런 경외와 신성은커녕, 생명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과 함께 동등하다는 인식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어쨌거나 나는 모든 생명이 하나로 연결되어 봄이라고 불리는 이 신비하고 거대한 우주 자연의 자연스럽고 타당한 변화에 모두가 연결되어 집중하는 그 공감의 시간과 현장을 생생하게 느끼고 싶었다. 나 자신(개체의식)도 모든 타자(전체의식)에 스며들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스스로의 공감능력을 검증하고 싶었다.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쓰고 산을 오르니 비는 점차 진눈깨비가 되었다. 그래도 검게 마른 가지들이 촉촉해지면서 움을 틔우는 미소를 느낄 수 있었다. 겨우내 얼어붙은 폭포수도 개울물처럼 졸졸 흐르듯 수직으로 녹아내리며 목소리를 틔우고 있었다. -
박두규 03-01 14:25
빈집2
빈집2 김부수 이젠 낯설지도 않다 주인 보낸 괭이 발자국만 군데군데 남은 먼지 마루며 언제 손질해 둔 건지 모를 호미 한 자루 섬돌 위에 다소곳이 놓여 있더라 마저 닦지 못한 장독이며 자물쇠 덩그러니 걸린 대문 지켜야 할 것이 아직 남았을까 무너지다 만 담장 까치발로 넘겨다볼 이웃도 돌아올 살붙이 소식도 끊긴 녹슨 우편함 안부마저 끊긴 시간과 수없는 내일 없는 그리움이 마주칠 리 만무한 길 위를 슬며시 밤손님처럼 왔다 갔을까 지천으로 자란 개망초 사이 시름없이 흰나비는 나는데 얼마 남지 않은 햇살이 기울고 나면 한 집 건너 또 한 집 바뀐 도로명 주소마저 지워진 점점 서먹한 곳이 돼 가는 우리 고향 마을 낯익은 얼굴도 안부를 물어볼 이웃도 하나둘 가고 빈집만 는다 ========================================== 고향의 빈집들이 늘어만 간다. 폐가가 보여주는 몰골이 고향마을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언제부턴가 잃어온 본향本鄕의 마음이기도 할 것이다. 인간의 개체적 이성과 그 마음들, 그 의식의 확장도 꾸준히 있었지만, 구체적 삶이 그 문화와 문명이 자본에 종속되는 정점에서부터 그 마음은 휘둘리고 변화되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다. 이 시는 현실의 고향과 그에 대한 우리네 심정들을 진경산수로 그려내고 있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
이선재 03-01 14:00
[참나무라는 우주]를 읽고
생명을 말하면서 그 우열을 가리는 언설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크다거나 작다거나 또는 잘 생겼다거나 못 생겼다거나, 물론 잘 생겼다는 기준이 인간 중심이기도 하지만, 온갖 이유로 차별적 인식을 정당화하는 일이 이 사회에는 너무 많은 것 같다. 다름을 틀림과 동일시하는 언어적 혼선도 여기에서 비롯되었으리라. 모든 생명은 저마다 하나의 우주이고 지구라는 생명체의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하찮게 거명될 까닭이 없다. 그런데 이 책 [참나무라는 우주]를 읽으면서 저자가 특정한 한 종류의 나무에 우선적 지위를 부여하는 일에 반대를 할 수 없었다. 모든 나무와 풀, 새와 벌레, 사람을 포함한 큰 동물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들까지 하나를 이루어 자연의 질서를 구성하지만 역할의 차이는 존재하고 그래서 참나무를 심어 가꿈으로써 생태적 건강함을 회복하는데 보다 효과적이라는 점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책은 참나무에 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1년 열두달 동안 참나무를 둘러싸고 수많은 존재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마치 자연 다큐를 보여주듯이 묘사하고 있다. 가을날 어치가 도토리 한 무더기를 머금고 날아 식량을 삼으면서 동시에 그 자손을 널리 퍼뜨리는 것에서 시작하여 봄과 여름 참나무에 기대어 경쟁하고 싸우며 때로 협력하는 다양한 벌레들의 이야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북미가 배경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여기에 언급되는 존재들에 대해서 아는 바가 별로 없다. 그래도 책을 이해하는 데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그들이 사는 방식이 너무나 흥미롭고 신비롭기까지 해서 중간에 책을 놓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함께 산다고 하면 ‘공생’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참나무가 펼쳐놓은 세계에서 참나무는 그저 무대를 제공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참나무는 강하고 크다. 빨리 자라고 오래 산다. 한없이 베풀어도 모자람이 없다. 품어안고 내놓으면서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넉넉한 나무다. 우리 조상들도 참나무의 가치를 알았던 것 같다. 말 그대로 ‘진짜’ 나무라는 말이 아닌가. 조상들의 생각을 유추하자면 참나무와 대비되는 소나무도 있다. 소나무의 ‘솔’은 ‘으뜸’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둘 다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다만, 좋은 소나무는 궁궐에서 관리를 했기 때문에 백성들로서는 쓰임새가 많은 참나무를 훨씬 더 친근하게 느꼈으리라고 여겨진다. <농사직설>에서 참나무를 농사에 활용하는 법이 제시되고 있고 생강농사로 유명한 완주 봉동에서의 전통농법 역시 참나무를 멀칭에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마도 참나무만큼 토양 미생물에게 좋은 먹이는 없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책을 읽으면서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라는 책을 떠올렸다. ‘어머니 나무’는 숲의 수많은 나무들이 맺는 관계 속에서 특히 크고 나이든 나무가 다른 나무들의 성장과 치유에 깊숙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과학적 실증을 통해서 밝혀내고 있다. 그것은 주로 뿌리를 통한 그물망, 그들을 이어주는 땅속 미생물들의 활동으로 실현된다. 참나무가 뿌리를 아주 넓게 뻗는다는 점에 비추어 어머니 나무가 될 소지가 많다. 나무는 지상부와 지하부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두 책은 함께 읽어볼 만하다. 어쩌면 참나무의 땅속 세계를 알아본다면 줄기와 잎, 도토리가 만들어내는 이야기 못지 않은 풍성함이 있지 않을까. 장 지오노의 책 [나무를 심은 사람], 이를 영상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을 깊은 감동으로 여러 차례 본 적이 있다.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황량해진 산에 참나무를 심는다. 정성을 다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도토리를 고르고 산에 오른다. 그의 노력이 산을 푸르게 바꾸고 사람들의 마음조차 변화하게 만든다. 그보다 아름다운 삶이 있을까. 저자 더글라스 탈라미는 집앞 정원에, 도시의 가로에, 유원지에, 숲에 참나무를 심자고 제안한다. 다른 어떤 일보다 그것이 먼저라고 본다. ‘나무를 심은 사람’을 따라 하기는 어렵겠지만, 손이 닿는 한 이 책의 주장에 함께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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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1%유람기]작은 숨으로 쉼을 만드는 공간, 소식다료
[반달곰1%유람기] 작은 숨으로 쉼을 만드는 공간, 소식다료 순간적으로 장면이 바뀌는 영화처럼 구례읍 성당 뒷골목을 걷다 보면 갑자기 풍경이 달라지는 지점이 있다. 소식다료. 반듯한 벽면에 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수묵화 같은 인테리어 공간이 나타난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작은 숨을 쉴 수 있는 찻집’. 누군가에게 쉼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어진 이름이다. 운명적인 이끌림, 차(茶)그리고 구례 소식다료를 운영하는 장이 님이 처음 차를 접한 건 12년 전 엄마와 함께한 여행에서였다. 도시에서 커피에 익숙한 그녀에게 차(茶)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금도 그 순간이 너무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되짚어보니 그곳은 선암사의 다실이었는데 구례와 이렇게 가까이 있는 곳인지, 본인이 구례에서 다실을 운영하며 살게 될지 그때는 몰랐다. 여행이 끝난 후 차에 대한 호기심에 폭풍검색이 시작됐다. 마침 회사 근처에서 티소믈리에 과정을 수강할 수 있었고, 한국차를 공부한 이후에는 차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차를, 그리고 대만차, 일본차를 순차적으로 공부해 갔다. 사실 5년 전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처음 자리 잡은 곳은 구례가 아니었다. 화개에 머물면서, 남해와 하동, 악양에서 살 곳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생활에 필요한 무언가를 해결하기 위해 검색을 하면 네비게이션이 구례로 길을 안내했다. 볼 일을 보러 구례에 오면 가끔은 구례읍을 탐험하듯이 산책했다. 그러던 어느 날 봉성산 주변을 산책하다가 골목길로 접어들었는데 거기서 ‘주택매매’ 팻말을 발견했다. “뭐에 홀린 것 같았어요. 바로 그 자리에서 전화를 걸어 계약을 했죠.” 그리고 찾아든 불안감. 지인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구례에서 살 수 있을까? 잠도 오지 않았다. 그때 도움을 준 사람이 호호의 숲 류호화 님이다. 잘 지내느냐고 안부를 묻는 질문에 울음이 터져버린 장이 님의 손을 이끌고 구례의 다정한 친구들을 소개해주고 여기저기를 안내해줬다. 그렇게 구례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하나에서 열까지 꼼꼼히 챙기면서 매일을 화개에서 구례로 출퇴근하다시피 한 공사를 마치고, 23년 9월 소식다료가 드디어 문을 열었다. 굳이 호지차여야 하는 이유 소식다료는 호지차 전문점이다. 찻집을 준비하면서 손님들이 쉽고 편안하게 차를 받아들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호지차를 선택했다. 한국의 차는 격식과 예를 중시하는 느낌이라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반면, 일본의 호지차는 우리나라의 보리차처럼 남녀노소가 일상적으로 마시는 차로 맛도 구수해서 호불호가 거의 없다는 게 장점이다. 아기도 마실 수 있다고 해서 ‘아기짱차’라고도 불린다. 호지차는 증찜과 건조 후 고열로 로스팅을 하는데, 소식다료에서는 개조한 커피로스팅기로 일주일에 한 번 직접 로스팅한다. 또 소식다료의 호지차는 장이 님의 개성 있는 블렌딩으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커피와 블렌딩한 코히호지차는 때때로 강한 커피향에 유혹되지만 카페인에 민감해서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메뉴다. 다과로는 호지차 베이스에 간장과 마스코바도를 졸인 소스를 곁들여주는 소식차병이 있다. 구례사람은 10% 할인된다. 호지차를 팔고 있어서인지 일본풍 찻집이라는 후기가 많은데, 약간은 억울한 면이 있다. 인테리어는 깔끔한 걸 좋아하는 주인장의 취향이고, 구비되어 있는 찻잔이나 다구, 소품 등은 대부분 한국작가가 만든 것들이다. 호지차도 일본차를 수입하는 게 아니라 하동 제다원에서 가져오고, 걸려 있는 그림도 구례에서 알게 된 친구가 그린 민화, ‘책가도’이다. 굳이 말하자면 소식다료는 주인장의 안목과 취향으로 탄생한 감성과 개성의 공간이라는 것. 소식다료만의 느낌이라고 해야겠다. 다실이 작고 테이블이 바테이블처럼 배치되어서인지 혼자 오시는 여자 손님이 많은 편이다. 그 중에서도 말없이 조용하게 차를 마시고 책을 읽다가 나가면서 수줍게 인스타 메시지를 확인해달라고 했던 손님이 기억난다. ‘그 동안 힘든 일이 많았는데 차를 마시고 이 공간에 머물면서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고맙다.’는 메시지였다. 순간 울컥했다. 그리고 오히려 손님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 왜 찻집을 하려고 했는지 초심을 생각하게 하는 순간이었다고. 0.1초만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자연의 힘 장이 님은 사실 구례로 오기 전까지는 여행객처럼 지리산과 섬진강, 그리고 그 안의 동식물을 바라보았던 것 같다고 고백한다. 그런데 구례에서 만난 친구들 덕에 환경이나 동물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반달곰 복원사업이나 오삼이에 대해서도 친구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으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반달곰 1%가게로 참여하는 것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귀촌해서 세운 목표 중에 하나가 절대 로드킬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지금까지는 잘 지키고 있는 것 같단다. 그런데 차도로 뛰어드는 개구리들은 피할 수가 없어서 마음이 아프다니…. 새삼 나를 돌아보게 된다. 반달곰 1% 가게로 참여하면서 미리 쿠폰을 알고 오시는 손님도 많지만, 소식다료에서 쿠폰을 보고 관심을 보이시는 손님도 많은 편이다. 입구 옆쪽으로 호지차를 전시 판매하는 공간이 있는데, 그곳에 함께 자리한 반달곰 쿠폰이 꽤나 존재감 있게 보인다. 손님들이 발견하고 궁금해하면 자연스럽게 설명해드리고 있다. 구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누리는 호사 중에 하나가 눈을 들면 어디서나 지리산을 볼 수 있다는 것인데 장이 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출근을 하려고 집에서 나오면 보이는 지리산은 그녀를 0.1초 만에 무장해제시킨다. 도시를 벗어나 귀촌해 살면서도 사실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고, 부대끼는 마음을 가라앉혀야 하는 순간들은 존재한다. 그런데 그 0.1초의 순간, 평화와 안정이 찾아든다. 신기하고 감사한 경험이다. 장이 님의 목표는 앞으로도 할머니가 될 때까지 찻집을 하는 것이다. 살면서 깊이 빠져들게 된 첫 취미가 바로 차(茶)였는데, 그녀는 선암사에서 처음 차를 접했던 그 순간, 그때 알았던 것 같다고 한다. ‘아, 나는 죽을 때까지 차와 관련된 일을 하겠구나!’하고. 10년, 20년 후에도 구례성단 뒷골목 어느 곳에 소식다료가 있었으면 좋겠다. 반달곰1%는 지리산권 가게들(현재는 구례)이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공존프로그램이다. 반달곰1% 가게에 가면 반달가슴곰을 자연스럽게 만나고, 특별히 계획하지 않아도 반달가슴곰 보호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2021년 5개 가게로 시작한 반달곰1%는 2026년 현재 구례 11곳, 하동 12곳으로 늘어났다. 반달곰1%는 ‘유랑인증서’를 발행하고 있는데, 손님들이 반달곰1% 가게에 들러 물품을 먹거나 마시거나 구입하면, 반달곰1% 가게들은 수익금의 1%를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에 기부하고, 그 기부금이 모아지면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과 논의하여 올무수거 활동, 무인센서카메라 구입 등 반달곰 보전활동을 위해 쓰기로 약속하였다. 글쓴이 : 강은경 구례 봉서리에서 반달곰1%가게인 '느긋한쌀빵, 느긋한점빵'을 운영한다. * 이 글은 가게로부터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고 쓰는 글입니다.강은경 02-01 21:42 -
[빛나는 연대 순례하는 청명7] 또 짓겠다고? 신규핵발전소 NO!
빛나는 연대 순례하는 청명 7 또 짓겠다고? 신규핵발전소 NO! ‘탈핵시민행동’의 깃발을 들고 ‘탈핵희망전국순례단’은 2026년 혹한의 1월 5일, 16일간 고리팀(고리-세종 구간), 영광팀(영광-세종 구간), 세종팀(세종-서울 노량진 구간)으로 나누어 순례를 이어갔습니다. 1월 20일, 마지막 16구간은 모두가 노량진에서 모여 청와대를 향했습니다. 청와대 도착해 미사를 진행한 뒤 기자회견을 하였고, 이후 청와대 안으로 들어가 비서관과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이 중 세종팀 구간을 걸었습니다. 이번 순례는 정부가 신규로 대형 핵발전소 2기를 더 지을 목적으로 ‘이름만 공론화’를 내세우며 신속하게 처리하려는 데서 시작되었습니다. 긴급하게 조직되었고, 부당성을 시민들과 연대하며 막아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래서 순례의 기조는 ‘또 짓겠다고? 신규핵발전소 NO!'입니다. 아침 8시. 순례자들은 동그랗게 모여 ‘탈탈탈(탈핵•탈석탄•탈송전탑) 순례가’를 시작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우리들은 씩씩한 탈탈탈 순례단. 생명평화 지켜내는 탈탈탈 순례단~” 노래에 맞추어 각자의 깃발을 겹치며 탈탈탈을 외칩니다. 하루 약 15~20km. 세종, 오송, 옥천, 청주, 천안, 평택, 오산, 수원, 안양, 과천, 노량진, 청와대까지, 1월 5일부터 20일까지 세종팀은 약 200여km를 걸었고, 고리팀•영광팀•세종팀을 합해 총 850여 km를 걸었습니다. 길 위에서 시민들과 만날 때, 자주 받는 질문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추운데 왜 나왔어요? 제 말이요. 왜 추운데 이렇게 나오게 하는지. 지역주민들 참여도 없이 1월에 신규핵발전소 건설 결정한대요. •핵발전이 뭐예요? 집에서 전기 쓰시죠. 그 전기 만드는 공장인데... 아무도 책임을 못 짓는 핵폐기물 나오는 공장을 말해요. •방사능 위험하지. 네. 저는 방사능 무서워서 이렇게 걸어요. 핵 없이 살자고요. •그럼, 없으면 전기는? 전기 걱정되죠. 저도 전기가 없으면 걱정돼요. 근데 이제 기술이 달라졌어요. 재생에너지 많이 늘리면 되어요. 혹시 전기 아껴 쓰나요? 그거 잘하시는 거예요. 백날 성장만 하면 뭐해요. •뭐라고 쓴 겨? 또 지으면 안 돼! 오래 쓴 거, 노후 된 거? 또 쓴다고? 안 돼! 하고 썼어요. •또 지어? 어디에 있는데? 미친 거죠. 자, 서쪽에 영광. 동쪽으로 가 봐요. 저 밑에 부산. 좀 더 위로 가 봐요. 울산, 경주. 더 위로 가 봐요. 울진이 있어요. 핵발전소 거기에 있어요. 근데 또 짓는대요. •힘들겠네 추운데. 하필 엄동설한에 나와 가지구. 그래도 얘기 안 하면 핵발전소 인접지역 주민들 울어요. 이건 그들만의 일이 아니에요. 나와 가족, 이웃, 우리 모두의 일이에요. •어디서부터 걸었어요? 부산 고리에서도 걸어 올라오고, 영광에서도 걸어 올라오고, 우리는 세종에서 서울 청와대까지 걸어가고 있어요. 오늘이 6일째에요. 16일 걸어서 청와대까지 가요. •어디서 왔어요? 각자 다른 지역에서 모였어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금 보이는 것보다 더 많아요. •어머나 청와대까지? 네. 우리 생각을 직접 가서 말하려구요. •아이고야 사람들 많다! 그래서 좋아요. 같이 걸으실래요? 응원하는 사람도 많아요. •뭐할라꼬 걸어요? 그러게요. 뭐 할라고 우리는 걸을까요. 우리 다 전기 쓰잖아요. 근데 도시에서 전기를 더 많이 쓰는데 자꾸만 지방에다 위험한 핵발전소를 짓는다고 해요. 그래서 이제 그만 안 된다고 이렇게 걸어요. 말 걸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럼 전기 안 써요? (웃으면서) 저도 쓰죠. 첫 번째, 전기가 모자르지 않아요. 두 번째, 다 쓰고 난 핵폐기물 누구도 책임 못 져요. 어르신이 책임질 수 있을까요? 누구도 책임지지 못해요. •(곁눈질 하는 시민에게) (몸에 붙어있는 몸자보 가리키며) 봐 주시니 좋습니다. •핵발전소가 얼마나 있나요? 32기예요. 근데 40년 다 쓴 걸 10년 더 연장해서 돌린대요. 글구 신규 핵공장 2기도요. •몰랐어요. 경주에 있는지. 거기 APEC 한 데 아니에요? 맞아요. 그 경주 맞아요. 근데요. 핵발전소랑 1km도 안 되는 곳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요. •이재명 대통령은 안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하는 뉘앙스였는데... 짓는다고 하네요. 헐 •이 정부도 한데요? 네 한데요. ㅠㅠ. •이렇게 걷는다고 되나? 되더라구요. 바뀌더라구요. 이렇게 지나치지 않고 말 걸어주시잖아요. 함께 고민해요 고맙습니다. •응원해요. 고맙습니다. 힘 팍팍 임다. 힘 받고 출발~오예^^ •대신 해 줘서 고맙지 뭐. 아이쿠. 저는 누구나 즐겁게 살길 바래요. 그래서 거리에 나왔어요. 같이 고민해요. •난 반대하는 것 까지는 생각도 못햐. 괜찮아요. 자꾸 이야기 나누면 되어요. 지금처럼 •이제부터 관심을 가져야겠네요. 모든 건 관심부터라 생각해요. 생명을 살리는 일에 함께한다고 생각하니 좋아요. •다음엔 언제 걸어요. 그땐 참여할게요. 오예~ 연락처 저장해도 될까요? •이 사람들이 매일 같이 걸어요? 매일 같이 걷는 분들도 계시고, 그날그날 달라요. 몇 명 걸을 때도 있고, 몇십명이 걸을 때도 있어요. 지역마다 달라요. 세종에 있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앞에서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청와대까지 걸으며 만난 시민분들과의 비록 짧지만 반가운 대화입니다. 마주친 분들의 궁금증과 생각을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만남이었습니다. 탈핵이라는 어쩌면 일상과 먼 듯한 주제를 거리에서 나눈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을 걸어 주셔서 무척 고마웠습니다. 또한 유난히 추웠던 날씨임에도 순례자들에게 잠자리와 음식을 정성스레 마련해 주신 지역 시민분들 덕분으로 따뜻한 순례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연대의 기쁨으로 다가옵니다. 순례 중에도 지역에서 일어난 사안들을 살펴보며 만남과 연대의 시간을 가져보기도 하였습니다. 세종에서는 한국GM세종부품물류센터 하청노동자 분들이 직영화와 고용승계를 위해 투쟁하는 천막농성장을 찾아뵈었습니다. 청주에서도 충북교육청에서 단체와 임금교섭 쟁취를 위해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전국교육공무직충북지부의 투쟁현장도 방문하였습니다. 참사의 오송지하차도를 지나며 돌아가신 분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를 드렸고, 천안에서는 돌아가신 위안부 할머니 분들의 묘터도 둘러보며 아픔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오하라 츠나키 탈핵신문 편집위원이 원불교에서 수상하는 ‘천지보은상’ 소식에 일행과 함께 찾아가 축하도 드렸습니다. 서울 세종호텔 로비농성장도 방문했는데, 노동자분들은 해고복직투쟁을 1500여일을 넘게 해오고 계셨습니다. 1월 14일에는 수원의 시민단체와 종교계와 함께 ‘재생에너지 확대로 기후위기 대응하라!’는 현수막을 펼치며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발언 내용 일부를 소개합니다. “왜 이리도 급했던가요? 이를 알고 있는 시민이 얼마나 있을까요? 허울뿐인 공론화를 통해 핵발전소 2기를 지을지 말지를 정하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분명합니다. 참여의 기회도 박탈된 비민주적인 작태입니다. ‘핵발전 축소’와 ‘재생발전 확대’는 이미 성립된 시민사회의 의지였습니다. 에너지는 아껴 써야 합니다. 그런데 산업사회와 성장위주 경제 이면에 드리운 과다한 에너지소비는 결국 탈을 내고 말았습니다. 기후와 핵, 경제와 전쟁위기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AI라는 편리의 도구, 새로운 소비의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는 더욱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지금 정부는 신규핵발전소 추가건설,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전국을 관통하는 초고압 송전선로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성장주의를 지향하는 자본과 정부는 포기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짊어져야 할 시대적 과제가 있습니다. 바로 ‘에너지 전환’입니다. 위험한 ‘핵발전’을 ‘재생발전’으로, 재생에너지라도 적당하게 소비하는 사회가 되어야합니다. ‘편리와 돈’을 덜 쫓아야 에너지 전환 사회를 희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민사회를 기만하고, 사람과 뭇 생명의 삶을 파괴하는 폭거임이 분명한 신규핵발전소 건설은 멈춰야 합니다.” 1월 20일, 청와대 앞에서의 기자회견은 많은 수의 순례자와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습니다. 울산 북구에서 오신 이현숙님의 발언은 핵발전소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실상이 어떠한지를 생생하게 들려주었습니다. 부산, 울산, 경주는 세계 최대 밀집지역, 최고의 위험 지대이며, 정부는 주민들을 지속적으로 호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민주사회에 반하는 정부의 행태는 일상과 내일의 안위를 꿈꾸는 800여만명의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렸으며, 결사항쟁과 동참을 호소했습니다. 순례단 발언도 있었는데, 부산 고리팀의 구호와 영광팀의 간략한 발언, 세종팀의 랩을 부르는 것으로 짧게 하자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컴언, 모든 생명체를 죽음과 위험으로 몰아가는 핵.발.전.소. 이제 그만~ 이제 그만~ 모든 생명체를 죽음과 위험으로 몰아가는 수.명.연.장. 이제 그만~ 이제 그만~ 모든 생명체에게 평화가 있기를 피이스...” 이후 3명(고리,영광,세종팀)이 청와대 안으로 들어가 기후환경에너지 이유진 비서관과 ‘졸속 공론화 중단과 건설 계획 전면 철회 요구서’를 전달하고 면담을 하였습니다. 사전에 저희 3명은 쫓겨나더라도 성과 없이 절대 나오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4시간 버티며 결국, 23일 금요일 오전 8시에 ‘탈핵시민행동’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과의 면담을 약속하며 순례를 마무리하였습니다. 그날 저녁, 지리산 백무동행 12시 막차 버스를 타고 마침내 집으로...^^ 그런데 1월 21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를 발표하였는데, 90%가 핵발전 필요하다, 70%가 신규핵발전소 추진해야, 60%는 안전하다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며칠 뒤 1월 23일, 여의도 주변 회의장에서 만난 면담 자리에서도, 장관은 여전히 철회의 의사를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26일, 정부는 AI 인프라 확충 등의 전력 수요 급증과 여론조사 결과를 이유로 신규핵발전소 2기를 그대로 추진한다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탈핵은 마라톤이다.’라고 저는 늘 생각하는데, 이렇게 최근 흐름을 보면 정말 비유되듯 돌아갑니다. 지치지 않고 끈질기게 싸워나가야 하는 형국의 연속이니까요. 탈핵신문 운영위원이며,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인 이헌석님은 27일 ‘탈핵시민행동’의 광화문에서 열린 신규핵발전소 건설 강행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서, 5가지 문제에 대한 정부의 답변을 요구하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이는 정부가 애써 피하고자 하는 내용입니다. 첫째, 반도체와 데이터 센터에 전력이 정말 필요하다면, 핵발전소를 용인과 수도권에 지어라. 굳이 왜 멀리 있는 곳에 지으려 하는지 해명해야 한다. 둘째, 핵발전은 출력을 제어할 수 없는 경직성을 가지고 있다. 재생발전은 늘어나는데 유연한 조절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셋째, 울산과 영덕, 울진에 신규핵발전소를 지으면 그 곳엔 수요는 없다. 또 다시 전국에 송전선로를 지어야 한다. 어떻게 할 건지 밝혀야 한다. 넷째, 핵폐기물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준위 특별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가. 정부의 계획으로도 부지 선정 작업을 30년이나 진행해야한다. 그런 상황에서 더욱 핵폐기물을 양산할 것인가. 다섯째, 핵발전소가 6기나 10기로 밀집되어 있어 사고의 위험성이 크다. 또한 인근에 대도시가 포함되어 있어 피난은 불가한데 정부의 방책은 있는가. 위 내용을 접하며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만들어진 여론’이라는 데까지 생각이 닿았습니다. 우리 시민사회의 여론은 그동안 핵산업과 이를 보조하는 정부와 학계, 언론 등의 카르텔로 인해 왜곡되어 왔음입니다. 다방면의 공작으로, 안전하고 깨끗하고 저렴한 에너지라는 환상을 수십년에 걸쳐 가스라이팅 하였던 것입니다. 핵발전이 필요하다는 90%도, 신규건설 추진해야한다는 70%도, 안전하다는 60%도 거짓입니다. 조작된 결과는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숙의 없고 조악한 공론화, 신속하게 처리한 의도가 있었던 것입니다. 바로 핵발전의 진실이 드러나고 ‘만들어진 여론’이 무너지는 것이 두려웠던 것입니다. 그들로서는 지금까지 순탄하게 유지해왔던 이윤과 이익이 사라지는 악몽입니다. 한편 놀랍게도 ‘만들어진 여론’에서 조차 향후 ‘재생발전’ 확대 필요성이 50%에 가깝다는 사실은 고무할 만한 일입니다. 다시 순례길에서 만난 이름 모를 시민들과의 대화를 떠올려 봅니다. 비록 진실이 가려져 서로를 경계할 때도 있지만, 안전을 바라는 마음엔 다르지 않았습니다. 점차 핵발전의 베일이 벗어지고, 더 큰 고민과 대안을 나누는 그 날이 기다려집니다. 이 때는 찬반으로 나눠진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갈등도 사라지길 바라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무엇이 탈핵을 가로 막는가?라는 질문을 항상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핵카르텔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우리 사회에 만연한 ‘편리와 돈’이라는 성장주의의 산물을 개인과 사회는 줄여나가야 합니다. 에너지의 과다한 소비는 핵발전소의 불을 결코 끌 수 없기 때문입니다. 16일간 탈핵 순례길에 마음으로, 걸음으로, 응원으로, 기획으로, 홍보로, 웃음으로, 환대로, 모두가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연대에 함께해 주신 동지들, 마주했던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반갑게 맞아 주시고 잠자리와 공간, 식사를 제공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또 전 구간 안전하게 에스코트해 주신 경찰분들과 참여 아이디어도 주신 시민들께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생명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함께 내디딘 걸음, 서로 나눈 대화와 눈빛, 영상, 응원, 순례나눔 시간에 했던 소중한 이야기들... 그 모든 순간들이 기쁜 기억으로 마음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번 순례는 끝이 아니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각자의 방식과 역량으로 할 수 있을 만큼 이어가는 탈핵의 여정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의 현실은 힘들더라도, 끈끈한 탈핵정신과 연대로 반드시 신규핵발전소를 막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핵발전소의 불을 끄는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조촐한 글임에도 읽고 연대해주시는 지리산인 독자님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앗싸, 이 땅에 탈핵!! P.S 2026.1.2. -순례 나서기 전 용인지역에 사는 고등학생 지윤의 메세지와 키링- ♡♡♡ "응원합니다 순례할때 키링 달고 가세요. 제가 뜨개한거에요" 고맙구먼. 사랑해♡♡♡청명 02-01 10:48 -
[빛나는 연대 순례하는 청명6] 탈핵의 과제들
빛나는 연대 순례하는 청명 6 탈핵의 과제들 ‘광화문탈핵목요행동’은 전국 45개 단체의 연대기구인 ‘탈핵시민행동’의 실천 프로그램입니다. 2025년 7월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1시간 광화문 일대에서 피케팅 등 다양한 선전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록교육연대’는 소속 단체는 아니지만 매월 2회 참여하고 있으며, 12월 18일 이날은 저도 회원분들과 함께 피케팅을 하였습니다. ‘초록교육연대’는 대부분 교육노동자로 일하시다가 퇴직한 분들로 구성된 단체입니다. 이날 회원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함께한 뒤, ‘탈핵신문읽기’ 20분 브리핑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탈핵 의제에 대해 시민들과 공감하며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과, 보다 쉽게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배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공유되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탈핵신문읽기’는 매우 유용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12월에 발행된 탈핵신문에는 생활에서의 의료방사선, 후쿠시마 현장,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등이 실렸는데, 무엇보다도 이슈로 떠오르는 건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과 ‘2기의 신규 건설 공론화’ 논란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수명연장 10년을 승인한 고리2호기를 비롯하여, 총 10기가 수명연장이 신청되어 있습니다. 살펴보면, 부산 기장군 고리3,4호기, 경주 월성2,3,4호기, 영광군 한빛1,2호기, 울진군 한울1,2호기입니다. 그리고 울산 울주군 새울3,4호기,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이렇게 4기는 건설하고 있습니다. 고리1호기, 월성1호기는 영구정지 되었구요. 전체 32기 핵발전소 중 현재는 19기가 가동 중입니다. 또 하나 큰 문제는 여기에 더해 지난 윤석열 정부가 작성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들어있는 신규핵발전소 2기 건설에 대한 논란입니다. 현 정부는 새로 작성할 ‘12차 계획’에 이 내용을 그대로 둘 것인지 뺄 것인지를 공론화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합니다. 2017년 지난 문재인 정부 시기 신고리 5,6호기(새울 3,4호기로 명칭변경) 공론화를 통한 경험이 있고, 비록 다소간의 차이로 건설 재개로 정해졌지만(공론화 시기 공정률 30%), 당시 참여 시민단의 53.2%는 핵발전 축소를, 핵발전 확대는 9.7%에 불과했습니다.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반대와 신규핵발전소 건설 중단과 함께 에너지 전환에 대한 의지가 뚜렷하게 드러난 공론화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시민과 국민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제 멋대로 막 나간 윤석열 정부의 찬핵 정책을 묵인하기에 급급합니다. 국민정부라고 하지만 뚜렷하게 탈핵정책을 표명하지 않고 발뺌용으로나마 내세운 것이 다시 ‘공론화’입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내년 1~2월 사이 고작 몇 차례 여론조사와 전문가 토론회로 결정짓는다고 합니다. 숙의가 빠진 껍데기 ‘공론화’입니다. 사실 ‘공론화’가 아니지요. 이미 신규 건설을 염두에 두었다고 볼 수 밖에요. 하~~~ 그래도 참여자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며 “오늘 넘 재미있었어요.” 딱딱한 주제를 다루게 되는 모임에서 이 말이 오고 가니 다행입니다. 탈핵신문읽기 브리핑을 매월 한 차례 가지기로 약속도 하였습니다. 다음날인 12월19일, 전남 영광군에서 열리는 ‘탈핵활동가대회’와 ‘한빛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여하기 위해 광주행 기차에 올랐습니다. 이동 중 오하라 츠나키(탈핵신문 운영위원)의 페이스북 공지글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20일 선포식을 앞두고 4개의 찬핵 단체가 맞불집회를 신청했으며, 행사 장소가 좁아 참여자들이 물리적으로 포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일정 조정이 가능한 활동가들에게 공식 집회 시간보다 미리 1시간 전에 집결해 줄 것을 요청하는 긴급 호소였습니다. 순간 “잘 싸우자”는 말이 튀어나왔는데, 기차가 레일을 타고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겹쳐, 다가올 현장의 긴장과 결의를 더욱 짙게 하였습니다. 멈춤과 연결, ‘2025 탈핵활동가대회’. 영광국제마음훈련원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다음 날 아침에 걸을 산책로, 교육시설 뒤편 길이 있었습니다. 걷기운동은 당뇨인의 필수적인 건강관리 방법 중 하나거든요.^^;; 전국 각지에서 온 30여 명의 탈핵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 장면은 웅장하게 느껴졌는데, 오랜 시간 모든 생명체에 위험과 죽음을 안겨 온 핵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싸워온 동지들이었습니다. 첫 순서로 활동소속과 노래 한 소절씩. 낯선 진행에 쑥스러워하거나 무슨 노래를 할지 고민하는 모습들... 그러나 그런 머뭇거림은 오히려 무거울 수 있는 탈핵공간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였습니다. 저는 탈핵을 내용으로 요즘 재미들인 랩을 하였습니다. 활동가들 사이에서 환호가 나왔고, 다음엔 경직되지 않고 편안하게 부르면 더 좋겠다는 피드백도 받았습니다. 기조발제1. AI 데이터 센터, 정말 전기가 많이 필요할까? (김병권) 기조발제2. 2026년 탈핵운동 정세 전망. (이헌석) 조별토론1. 2026년 탈핵운동, 어떻게 할 것인가? 조별토론2. 2026년 탈핵이슈, 우리의 입장은 무엇인가? 발제 이후에는 조별토론과 휴식시간이 이어졌는데, 단순한 정보교환을 넘어 서로의 고민과 감정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1박2일 이 시간을 거치며 저는 하나의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탈핵을 추구하는 팬클럽을 만들고 싶다.” 탈핵은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지 않은 주제입니다. 어렵고, 정치적이며, 때로는 정쟁처럼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탈핵은 관계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 누구도 방사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기에 탈핵의 이야기는 특정한 소수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삶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가까운 방식으로 전하고 싶습니다. 그동안은 탈핵순례나 탈핵기록지인 ‘탈핵신문’을 직접 배달하고 함께 읽는 활동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또 하나의 방식으로 ‘팬클럽’을 상상하게 되었습니다. 보다 다양한 세대를 만나고, 즐거운 방식으로, 활동가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며 연대하는, 공부와 행동이 함께 이루어지는, 탈핵을 어렵지 않게, 그러나 가볍지 않게 만나는 공동체 ‘팬클럽’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남았습니다. 12월20일 오후2시 ‘한빛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이 있는 한빛핵발전소 정문으로 이동 중에 김현우 탈핵신문 이사장이 함께 가서 보자고 한 법성포 포구의 모습을 마주했습니다. 그 순간 시선과 마음이 동시에 머물렀습니다. 곧 마주하게 될 선포식을 앞둔 긴장 속에서 포구가 지닌 고요함은 선명한 대비로 다가왔습니다. 우리가 왜 이 자리에 서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되새기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한빛 1호기는 설비용량이 950MW로 1986년 상업운전을 시작하여 2025년 12월로 40년 설계수명이 만료됩니다. 40년 세월 동안 수많은 고장과 사고를 겪고 온 흑역사를 안고 있습니다. 특히나 2019년 5월10일 발생한 제어봉 조작 실패에 따른 열출력 급상승 사고로 원자로가 폭발할 수 있었던 아찔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2026년 9월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한빛2호기와 함께 2024년 12월 13일에 수명연장 신청을 하여 이를 원안위가 심사를 하고 있는 상태이며, 내년 상반기에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북 ‘팽수’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선포식은 시작되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 탈핵을 염원하며 전국에서 오신 분, 이렇게 350여 명이 함께 하였습니다. ‘무등산 탈핵호랑이’, 저승사자 복장의 ‘한빛원전 닫자 보이스’가 랩과 춤,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저도 호랑이와 함께 춤을 추었습니다. 그리고 진행자가 참가자 인터뷰를 하자고 해서 마이크를 잡고 몇 마디 하였습니다. “탈핵 순례 다니는 청명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나를 미쳤다고 한다. 탈핵은 너무 어렵다. 그래서 미치지 않으면 안 된다. 미쳤다고 봐주니 너무 기분이 좋다. 앗싸 탈핵!” 대표 발언에서는 지역사회와 미래 세대에 부담을 주는 핵발전소 퇴출, 부실한 건설, 고장과 사고로 인한 주민들의 고충, 잃어버린 지역발전과 풍요, 송전망 신규 건설과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 문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영구 봉인식’도 가졌는데 “한빛 1,2호기 문 닫고, 발 뻗고 자자!”라는 구호와 함성으로 한빛 1호기 모형을 대형 현수막으로 봉인하며 축하와 축포를 터트렸습니다.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의 바람대로 한빛1호기가 반드시 폐쇄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수원과 원안위는 수명연장 시도를 즉각 멈추어야 합니다. 40년이라는 난고의 시간을 견뎌온 영광의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반대 운동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왔습니다. 생태파괴와 지역경제, 시민의 안전을 무시한 채 양양군과 국립공원공단은 끈질기게 사업을 밀어붙여 왔습니다. 그러나 12월 31일을 기점으로 공원사업 허가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양양군은 국립공원공단에 기한연장을 신청하였고, 이를 막기 위해 원주의 국립공원공단 본사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12월23일 2시에 열리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허가 연장 규탄 시민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청주에서 원주행 버스에 올랐습니다. 들은 바로는 오전에 이사장 면담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며 몸싸움도 벌어졌다고 합니다. 50여 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농성과 대회를 주관하고 있는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은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자연을 빌려온 것임으로 반드시 지켜야한다. 부끄러운 조상이 되지 않도록 공단은 연장 신청을 불허하고 반려하라.”고 하였습니다. 저에게도 사전 발언요청이 있었는데, 여기서도 랩으로 대신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왔어~ 그게 살아남는 법이라 배웠어~ 성장하면 편리할 거라 믿었어~ 더 빨리 가면 살아남을 거라 배웠어~ 산은 망가지고 강은 병들어~ 여러분 이래도 되겠습니까~ 어떻게 해야 되요~ 저는 웃길 테니 여러분은 이제 그만을 외쳐주세요~ 모든 생명체를 죽음과 위험으로 몰아가는 개발~ 이제 그만~ 이제 그만~......” 그런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사이, 분노할 만한 소식을 접했습니다. 양양군이 국립공원공단에 신청한 변경허가, 공사기간 연장이 2027년까지 승인되었다는...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저지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저지도. 그리고 신규 핵발전소 저지도. 탈핵활동가 대회에서도 논의된 사항이지만 12월 18일에 언급된 정부의 신규핵발전소 2기 건설을 내년 1~2월 내에 바로 결정하겠다는 말을 들으며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긴급하게 초기 순례단이 조직되어 ‘공론화’의 허구를 알리며 신규건설을 막기 위한 전국순례가 기획되었습니다. ‘탈핵시민행동’ 주관으로 2026년 1월5일, 고리핵발전소, 영광핵발전소, 세종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노정입니다. 마지막 16일차인 1월20일(노량진역-청와대)은 모든 참가자가 집결하여 마무리합니다. 웹자보를 비롯한 홍보물, 차량, 숙박 장소 섭외 등 준비할 게 엄청나네요^^ㅎㅎ 지리산 산내에 이웃하고 있는 저를 비롯한 4가구는 1년에 한 번쯤 나들이를 갑니다. 올해에는 12월25일~27일, 전남 진도에 있는 지인의 집에 숙식하며 2박3일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팽목항, 송가인 공원, 운림산방, 포도책방 등을 다녔습니다. 마지막 날 저녁시간을 틈타 옆집 동동과 온달에게 신규핵발전소 건설 진행사항을 들려주었고, 효과적인 실천 자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좀 더 알리고 뭉칠 수단을 강구해야 했습니다. 동동과 논의하여 기획한 기발한 SNS 홍보 기술! 이름하여 ‘걷뛰(걷거나 뛰거나)’입니다. 아래 사진 웹자보는 산내면 ‘토닥’ 누리께서 정말로 멋지게 만들어 주셨답니다. 보름 동안 즐겁게 ‘걷뛰’하며 탈핵을 외쳐봐야겠어요. 함께해요.^^ 갑자기 1월은 ‘걷고 뛰는 달’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2025년 한 해에 버리지 못한 무거운 짐만 잔뜩 쌓여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매서운 겨울바람 속에도 피워내는 매화처럼, 이 순간에도 전국 각지에서 꿋꿋하게 밝은 연대의 꽃을 피우고 계신 마음들이 있는 한 이 난관을 반드시 극복해 가리라 생각합니다. 탈핵을 향해, 아름다운 강산과 생명의 존엄을 위한 발걸음은 2026년에도 계속입니다. 독자 여러분! 늘 건강한 날 보내시길 바랄게요. 고맙습니다. 앗싸 탈핵!!^^ 1월 5일부터 16일 동안 탈핵희망전국순례를 떠나는 청명으로부터, 순례 전 마음을 담은 글이 와서, 이곳에 함께 덧붙입니다. _<지리산인> '왜 저는 순례하며 탈핵을 말할까요?' 우리는 살아가는데 생활속에서, 또는 공장과 사무실, 상가에서, 막대한 전기나 기름 등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각자의 부의 정도에 따라 양의 차이만 있을 뿐, 전체적으로 보면 그 소비량은 점점 더 늘어가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저는 생각하기를, 좀 더 편리하고자 하는 우리들의 생활습관, 좀 더 돈을 벌어보고자 소비를 조장하고 생산하는 사회구조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렇게 편리와 돈에 대한 집착은 결국 무리수가 되어 흔히 말하는 기후위기니, 핵위기니, 경제위기니, 전쟁위기로 나타났습니다. 지금의 사회는 이렇게도 불안하고 위험한 국면으로 가고 있습니다. 현재와 미래가 암울해졌습니다. 누군가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하지만, 현실에서 나타나는 징후를 부정하진 못할 것입니다. 누구나 사는데 건강이나 행복을 원하는데는 같은 마음입니다. 그런데 쉽지만은 않습니다. 힘들게 경쟁해야 살아남는 사회니까요. 그러다보니, 나와 우리 가족만을 생각하게 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편리와 돈이 그 자리를 메울수 있다고 착각하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건강과 행복은 그저 꿈이 되었지요. 제가 생각하건데 진정한 건강과 행복은, 모두가 잘살아야지만 나와 가족이 잘 살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모든게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나를 비롯한 타인, 그리고 뭇생명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잘 삽니다. 그렇지만 현실이 만만하진 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당장 생계와 부채가 막혀옵니다. 그러니 사회문제는 그저 먼 동네 이야기로 들립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순례를 다니며 탈핵을 외칩니다. 먼 동네 이야기를 들고 말이죠. 그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하고 연대하고자 합니다. 앞서 말한 과도한 생산과 소비로 지탱하는 우리 사회는 점점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활속에서 적정한 소비를 해보자고 말합니다. 사람과 생태를 생각하는 일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굳이 위험한 핵발전소를 가동해야 하냐고 말합니다. 핵을 줄여나가며, 대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자고 말합니다. 재생에너지를 100% 만들고 쓰더라도, 적당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핵발전소가 만들어진지 수십년이 지나는 동안, 알게 모르게 수많은 고장과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살아왔습니다. 또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편리와 돈에 휩쓸리어 이를 방조한 우리 자신과 정부의 책임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자녀들의 안전이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걱정스럽습니다. 그런데도 이재명 정부는 막나간 윤석렬 정부의 찬핵정책을 이어, 불합리한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노후핵발전소 고리2호기 수명연장을 승인했습니다. 더이상 안된다는 시민사회의 공론에도, 숙의없는 형식적인 공론화를 다시 꺼내어, 신규핵발전소 2기를 더 지으려는 의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핵발전소 더 짓지 말자고, 수명연장 더하지 말자고, 자꾸 이야기 해야합니다. 자신의 조건과 방식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나와 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지켜내야합니다. 다함께 탈핵으로 가야합니다. 사랑합니다~♡ 앗싸 탈핵!!^^ (2026년 1월 신규핵발전소 저지를 위한 전국 순례에 나서며. 청명 드림) 글쓴이 청명 "연대! 나의 순례는 탈핵과 비움의 길, 그리고 연대의 길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연대는 ‘각자 할 수 있는 역량과 방법으로 참여하고, 서로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더하여 경계를 허문다는 것은 단절, 좁은 시야, 울타리, 권력, 불투명한 벽을 허물고 서로 공감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여정이다.’ 한마디로 연대는 좋은 친구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봅니다. 글을 실을 수 있도록 마음의 손길을 내 주신 ‘지리산인’에게 찐한 고마움을 전합니다." 순례자 청명으로부터청명 01-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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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환 02-15 10:14
홍시와 단감
감은 물렁할때 먹는 무른 감과 딱딱할 때 먹는 단단한 감이 있습니다. 무른 감은 홍시, 단단한 감은 단감이라 부릅니다. 단감, 달달하다는 말인데 이 달달하다는 말을 독차지하기에는 다른 감들이 많이 서운할 것 같습니다. 단감이 있으면 반대로 떫은 감이 있기에 홍시들이 단체로 반기를 들 것입니다. ‘나는 떫냐?’ 하지만 이 감들은 모두 언젠가는 달콤한 단감으로 변합니다. 시기가 다를 뿐입니다. 그러니 조금 떫더라도 참고 기다리면 됩니다. 어릴적 기억에 남아있는 감이 있습니다. 단단할 때 먹는 단감인데 먹을 시기가 되어도 절반은 달고 절반은 떫습니다. 한 감에 두 가지 성향 또는 지향하는 바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삼팔선단감입니다. 한 국가에 두 국가, 같은 민족이 두 나라로 쪼개진 것과, 감의 맛이 한 감에서 갈라진다는 것이 비슷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이 감을 먹을 때는 반은 맛있게 먹지만 나머지 반은 버리게 됩니다. 떫어서 도저히 먹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로 갈라져 하나만 선택한 한 민족들의 모습 같습니다. 하지만 이 감도 홍시가 되면 갈라졌던 삼팔선이 이어져 달콤한 감으로 변합니다. 하나의 감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어릴 적 들었던 이야기들은 ‘너 나이 때는 통일되서 군대 안간다’였습니다. 하지만 전 군대를 다녀왔고 통일은 아직도 멀었습니다. 그래서 조카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너 때는 통일 안돼 군대 가야해’ 라고 말합니다. 씁쓸하지만 현실이니까.... 가을이면 먹을 만큼의 감을 따고서 높은데 남은 감들 몇 개를 남겨둡니다. 이름은 까치밥, 다른 생명들이 먹으라고 감나무마다 2~3개의 감을 남겨두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높아서 못 따니까 어쩔 수 없이 남겨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낭만적으로 생각해서 까치밥으로, 생명들을 배려해서 남겨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생명의 범주에는 사람도 포함이 되기에....저도 겨울에 가끔 먹기도 합니다. 까치밥이 호모사피엔스의 밥이 되었습니다. -
정정환 01-09 10:42
[섬진강의 물속 생명들] 큰줄납자루와 이입종
▲ 큰줄납자루, 섬진강 수계에는 줄납자루는 없고 큰줄납자루만 살아가고 있습니다. 큰줄납자루는 섬진강과 낙동강수계에만 살아가는 한국의 고유종입니다. 한반도의 거의 전역에서 서식하는 줄납자루가 있었는데 1998년 전북대(김익수, 양현)에서 신종을 발표하게 됩니다. 처음 발견된 곳은 섬진강 상류인 임실에서였습니다. 전국 대부분의 하천에서 줄납자루가 나오지만 신기하게도 섬진강 수계는 큰줄납자루만 서식하고 있습니다. 일부 동복천 일대에서 줄납자루가 나오고는 있지만 이는 ‘이입’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섬진강은 큰줄납자루에게 매우 중요한 서식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새에 대한 글을 쓰다가 담수어류에 대한 글을 쓰면서 첫 담수어류 큰줄납자루를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납자루아과의 특이점은 산란 장소에 있습니다. 바로 ‘숙주’를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산란기에 접어든 납자루아과 산란관이 길게 밖으로 돌출되게 됩니다. 이 긴 산란관을 이용해 말조개나 두드럭조개의 몸속에 알을 낳습니다. 여기서 더 신기한 것은 섬진강 수계에서만 살아가는 임실납자루입니다. 임실납자루는 ‘부채두드럭조개’와 ‘민납작조개’에 산란을 한다는 것입니다. 말조개에도 산란을 하는 것이 확인이 되었지만 이 두 조개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죠. ▲ 섬진강 수계에서만 살아가는 임실납자루, 임실에서 처음 채집되어 이름에 임실이 들어갑니다. 납자루아과의 산란 특징 외에도 강에 살아가는 생명 중 담수어류들은 특이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수계’별로 절대 확인될 수 없는 종이 있다는 것입니다. 섬진강 수계에만 살아가는 임실납자루, 낙동강 수계에만 살아가는 낙동납자루가 있습니다. 이름에서 그들의 서식지를 유추해 볼 수 있지요.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만약 섬진강 수계에 살아가는 임실납자루가 사라진다면, 낙동강 수계에서 살아가는 낙동납자루가 멸종한다면, 이는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서식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강과 하천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늘 위협에 놓여있죠. 하천공사와 축산오폐수, 무분별한 농약사용과 외래종의 이입으로 그들의 삶은 녹록지 않습니다. 요즘에 더 큰 문제는 ‘이입’입니다. 예를 들어 한강 수계에 살아가는 묵납자루를 섬진강에 풀어주면 ‘이입종’이 되는 것입니다. 이 ‘이입’의 가장 큰 문제는 종간의 잡종화입니다. 우리나라의 이입으로 인한 잡종화는 대표적으로 점줄종개와 줄종개의 잡종을 꼽을 수 있습니다. 섬진강댐에서 동진강으로 물을 보내면서 섬진강의 줄종개가 점줄종개를 만나게 되고 서로 유전자가 섞여버리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하나의 종이 사라지게 되는 일까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입은 작은일이 아닙니다. 글쓴이 : 정정환 앞으로는 섬진강의 담수어류, 어릴 때 직접 눈으로 보며 느꼈던 나무에 대한 이야기들과 산에 다니면서 보았던 생명들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적어보려 합니다. -
정정환 11-11 19:33
강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선들
강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선들 강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줍니다. 편안한 휴식과 마실 물, 생명다양성으로 전해주는 감성적인 것들과 교육의 장소를 제공해 줍니다. 이런 강을 ‘이용’의 목적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보전과 공존의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필자는 보전과 공정의 시각으로 강을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에서 매우 편파적으로 이 글을 씁니다. 인간들은 재해 예방을 위한다며, 계속해서, 강과 하천을 인위적으로 변형시키고 있습니다. 우리의 4대강은 토목공사를 위해 갈기갈기 찢겨지고 파괴되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숨을 쉬지 못하는 강, 흐르지 못하는 강은 더 이상 생명들의 공간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강이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닙니다. 가는 숨을 쉬고 있을 뿐입니다. 가는 숨을 쉬고 있던 강은 한번의 숨통을 틔워주는 것만으로도 바로 살아날 수 있다는 이 사실을 강은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사라졌던 흰수마자가 금강에서 다시 살아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은 강을 이용의 목적으로, 이를 ‘친수’라는 이름으로 그 공간을 인간만을 위한 전유물로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강의 공간을 줄어들고, 그만큼 생명들의 공간도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강의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은 우리에게도 이로운 방식입니다. 강의 활동이 자유로울수록 오히려 수해에도 안전하다는 것은 해외 연구에서도 밝혀진 사실입니다. 우리가 살기 위해 우리는 강을 자유롭게 해주어야 합니다. 어쩌면 보전과 공존이 편파적인 것이 아니라 그 중간의 생각일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살기 위해 강을 자유롭게 하자고 하는 것이니까요. '공존'은 우리의 입장에서 타협과 협상의 장에 강의 주인들을, 산의 주인들 의견을 배제하고 만들어낸 환상일지 모릅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의 공간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그들만의 공간도 이용하며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조금 더 편파적이고 편협한 생각으로 생명들의 편에 서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용호정 앞 섬진강의 자전거도로와 제방 공사를 보면 자전거를 친환경이동수단이라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자전거의 진정한 이동 가치는 도심에서의 이동이어야 합니다. 자전거가 추가적인 여행과 관광의 이동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그 것은 공존, 생태적인 이용이라 할 수 없습니다. 제방으로 다니던 자전거가 강 내부로 들어오고 그 길을 만들기 위해 바위를 파괴하고 강과 하천을 뒤집는다면 공존, 생태관광, 친환경은 언어의 악용일 뿐입니다. 제안하고 싶습니다. 구례를 자전거와 전기버스로만 이동할 수 있는 생태도시로 만드는 것입니다. 구례 전역을 전기버스와 자전거로만 이동할 수 있다면 구례에서의 체류 시간을 길게 할 수 있고 마을 강사를 양성해서 생태교육을 활성화한다면 생태교육의 도시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진짜 자연으로 가는 길, 자연으로 공사 차량이 가는 것이 아닌... 자전거길을 만들기 위해 파괴된 용호정 앞 섬진강의 모습입니다. 이 곳은 생태자연도 1등급지이며 생태.경관보전지역 완충구역에 해당하는 장소입니다. -
정정환 10-29 15:09
황새를 떠나보내며
작년 1월, 구례를 찾은 황새입니다. 1월부터 2월까지 한달전도 머물다가 떠났습니다. 물이 빠진 저수지에서 미꾸라지를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느덧 가을이 왔습니다. 오지 않을 것 같던 무더운 날들의 연속이었지만 더위도 계절은 이기지 못했고 시간은 흘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는 것들이 많습니다. 좋게 바뀌는 것도 있지만 나쁘게 변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사람의 마음도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의 마음이 다르다고 합니다. 이렇듯 시시시각각 변하는 세상 속에 더 좋은 방향으로 변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세상 흐름의 방향을 바꾸려는 노력이 있습니다. 지난 10월 15일 황새가 죽었습니다. 김해시의 행사에 복원 개체인 황새 가족을 방사하는 과정에서 작은 케이지에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방치되었고 결국 아빠 황새가 죽음을 당했습니다. 생명에 대한 존중은 없었습니다. 생명의 권리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더 아이러니한 것은 이 행사가 화포천습지 과학관 개관식이었다는 것입니다. 생명들의 공간인 습지에서, 그 습지 과학관에서 한 생명을 인간의 행사에 동원하여 죽게 만들었습니다. 지금 생명 존중, 생명들의 권리를 위한 투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기성 정치인들, 기득권들은 이에 대한 생각, 생명 존중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무시와 멸시,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는 인간들에 의해서 황새가 죽었습니다. 죽지 않아도 될 생명이 죽음을 당했습니다. 누군가의 이름, 명예를 위해 의전에 의해 죽음을 당했습니다. 아무런 가치 없는 일에 동원되어 죽음을 당했습니다. 죽음 뒤에 사과는 죽은 자를 돌아오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 뼛속에 깊게 박혀있는 의전에 대한 관행을 이제 버려야 합니다. 그냥 사과에서 끝나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이번 이 죽음이 하나의 변환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아빠 황새를 떠나보내며, 남은 세 황새 가족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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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촉 03-01 16:43
고맙습니다
이촉 시인의 '내 마음을 다녀간 사람들' 고맙습니다 요양병원에는 조그맣고 예쁜 할매들이 많다. 아름다움이 있다면 나이 들어가는 얼굴이 뿜는 아름다움을 능가할 게 없지 않을까? 한 요양병원에 근무하면서 어릴 적 본 상할매와 닮은 할매를 만났다. 그 할매는 식사를 잘하다가 죽이 입안으로 잘 넘어가지 않을 때가 있다. 죽을 받아먹다가 자꾸 기침한다. 넘김이 시원하지가 않다. 천천히 조금씩 삼킴을 확인하고 식사 수발을 한다. 할매는 죽을 잘 삼키지 못해도 식사를 하고 싶어 한다. 비위관 삽입은 원하지 않는다. 죽을 주다가 미음을 주다가 삼킴을 확인하고 수저를 놓을라치면 손을 꼭 잡는다. 더 먹고 싶어 하는 할매의 마음을 알기에 더 천천히 조금씩 죽을 넣어드린다. 그녀의 입 모양을 보며 꿀떡! 한다. 우리는 꿀떡을 함께 삼킨다. “잘 넘어갔어요?” 사레들지 않게 느리게 가는 시간, 살기 위해 애써 기다려야 하는 인내의 시간이다. 오늘은 할매가 미음을 잘 삼키지 않는다. 할매 기운이 떨어진다. 산소포화도가 떨어진다. 튜브를 통해 산소를 주입한다. 미음이 입 밖으로 흘러내린다. 반의반도 못 넘긴 미음 그릇, 수저를 내려놓고 그대로 둔다. 다시 넘김을 시도하려고 놓아둔 미음이 식어만 간다. 요양병원은 어느 날이 자주 요동친다. 어느 날 그녀는 입으로 미음을 받아먹을 힘이 없다. 수액으로 버티고 흡입할 산소의 양은 늘어만 간다. 출근하면 나는 할매 옆에 달린 모니터의 산소포화도와 심장 그래프와 혈압을 살핀다. 그러던 어느 날 할매가 혈압을 재고 있는 내 얼굴을 만진다. 그녀의 손길이 얼굴에 닿는 순간, 그렇게 내 볼을 만지는 그녀가 있고 그 옆에 내가 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시간이 멎을 것 같은 그 말. 나는 가만히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평소 말이 없던 할매는 하필 그때 그 말을 해야 했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은 평온했다. 그 후로 할매를 닮은 자녀들이 병원을 자주 방문하였다. 올봄, 잊고 살았던 그 말이 봄 찾아오듯 살아난다. 요양병원은 아다지오가 흐르는 공간이다. 내가 좋아하는 클라리넷, 모차르트의 클라리넷으로 아다지오가 흐르듯 삶이 고요히 흘러가는 곳이다. 글쓴이 : 이촉 전남 구례에서 태어났다. 시집 『검은 해바라기』를 펴냈다. -
지리산인 03-01 16:18
수달 사는 남원 람천에 생활폐수가 흘러들고 있다고?
수달 사는 남원 람천에 생활폐수가 흘러들고 있다고? 지리산 맑은 물로 이루어져 멸종위기 수달이 사는 남원 람천에 생활폐수가 흘러들고 있다고요?? 지리산사람들 운영위원인 최상두 수달아빠가 <오마이뉴스>에 쓴 기사로 내용 전합니다. 주민들 '남원 람천에 생활폐수 흘러들어가' 주장... 남원시 "확인중" 지난 25일 오후 3시 30분경 전북 남원 인월중계펌프장에서 유입된 생활폐수가 인근 하천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제 지점은 람천과 풍천이 만나는 중군교 인근으로, 이 일대에서 악취와 탁수 현상이 발생했다고 주민들은 증언했다. 이날 한 주민은 "오·폐수가 처리 없이 흘러나오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했고, 또 다른 주민은 "비가 오거나 유량이 늘어날 때마다 탁해지는 현상이 반복됐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남원시 관계자가 나와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남원시 상하수도과 관계자는 "생활폐수가 그대로 흐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 시설은 위탁업체가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남원시 인월면 하수처리 중계펌프장 현장 한편, 낙동강유역환경청 수질검사에서 중군교 지점 오염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오염 항목과 수치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주민들은 "이미 결과로 드러난 이상 즉각적인 전면 조사와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람천은 임천으로 이어지는 수계로, 농업용수와 지역 생태계에 직결되는 하천이다. 남원시는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지역사회에서는 "땜질식 사후 조치가 아닌 구조적 관리 체계 전면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지역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민·관·전문가가 참여하는 합동 정밀조사와 함께, 람천·임천 수계 전반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일 경남 창원 타운홀 미팅에서 함양군민의 람천 관련 환경문제 개선 호소에 "환경부 쪽에 한번 챙겨보라고 하겠다"고 답했다. ▲ 남원시 인월면 하수처리 중계펌프장ⓒ 최상두 https://tv.kakao.com/v/461519308 ▲ 남원시 인월면 하수처리 중계펌프장 ⓒ 최상두 이 글을 올린 뒤로, * 3월 5일 남원시 하수처리장 오폐수 무단 방류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회견이 있어서 아래 기자회견문도 함께 전합니다. <남원시 하수처리장 오폐수 무단 방류 관련 기자회견> 인월면 중군교 근처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되지 않은 오폐수를 상습적으로 방류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남원시 시민단체들과 함께 남원시의 하수처리장 관리 부실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을 합니다. 날짜/시간: 3월 5일(목) 11시 장소: 남원시청 앞 문의: 수달친구들 010-4740-1915 람천-임천수질개선주민대책위 010-4029-5910 보도는 기자회견 후 배포 부탁드립니다. 람천 생활폐수 유출 의혹 관련 기자회견문 우리는 오늘 전북 남원시 인월면 인월중계펌프장에서 발생한 생활폐수 유출 의혹과 관련하여, 반복적으로 제기되어 온 람천 오염 문제의 진실을 끝까지 밝히고 책임자를 분명히 세우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시설 고장도, 일회성 사고도 아닙니다. 이는 공공 하수관리 체계의 구조적 붕괴 여부를 묻는 중대한 환경 범죄 의혹이며, 행정의 감독 책임을 정면으로 묻는 사안입니다. 지난 2월 25일 오후 3시 30분경, 생활폐수가 하천으로 유입되는 장면을 직접 목격·확인되었습니다. 문제 지점은 람천과 풍천이 합류하는 두물머리에서 확인 되었다. 그리고 주민 증언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강우와 무관한 탁수 발생, 지속적인 악취, 거품과 생활오수 형태의 부유물, 하천 바닥 슬러지의 반복적 퇴적이 수년간 이어져 왔습니다. 이것이 단순 사고입니까? 이것이 우연입니까? 아닙니다. 이는 반복적이고 구조적인 오염 유입의 강력한 징후입니다. 남원시는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고, 위탁업체 관리라는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공공 하수시설의 최종 책임은 지자체에 있습니다. 위탁은 관리 방식일 뿐, 책임을 외주화할 수는 없습니다. 몰랐다면 무능이고, 알고도 조치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입니다. 어느 쪽이든 행정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또한 낙동강유역환경청 수질검사에서 중군교 지점의 오염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은 이번 사안이 단기간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수질오염은 축적의 결과입니다. 우리는 환경 정보는 숨길 대상이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입니다. 더 이상 책임을 미루지 마십시오. 전북지방환경청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관할 경계를 핑계로 책임을 분산하지 말아야 합니다.전북특별자치도와 경상남도, 남원시와 함양군은 즉각 수계 단위 통합 물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물은 경계를 모르고 흐르는데, 행정은 왜 경계 뒤에 숨습니까? 상류의 부실은 하류의 피해가 됩니다. 피해는 주민이 떠안고 책임은 사라지는 구조를 우리는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분명히 요구합니다. 인월중계펌프장 전면 특별감사 즉각 실시하라. 남원시는 민간위탁 이후 방류 수질자료 전면 공개하라. 운영일지·점검기록·우회가동 기록 모두 공개하라. 위법 확인 시 형사 고발하고 책임자 문책하라. 남원시는 재발 방지 종합대책 발표하라. 수계 단위 통합 물관리 즉각 시행하라. 강은 침묵하지만 오염은 기록으로 남습니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행정이 스스로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감사 청구, 상급기관 진정, 형사 고발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할 것입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시설 문제가 아니라 공공 신뢰의 문제이며, 환경 정의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묻겠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공개를 요구하겠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습니다. 람천을 살려내라!” 생활폐수 무단방류, 책임자를 처벌하라! 물관리 일원화, 지금 당장 시행하라!” 자료를 공개하라! 진실을 공개하라!” 강은 하나다! 책임도 하나다!” 주민 생존권을 보장하라!” 람천임천수질개선주민대책위 . 수달친구들. 지리산연석회의. 진주환경연합. 함양시민연대. 함양농민회. 지리산사람들. 남원시민의숲. 산청난개발대책위. 함양난개발대책위. 2026년 3월5일 -
이촉 02-15 19:20
불쌍해 내가, 살고 싶어
<이촉 시인의 '내 마음을 다녀간 사람들'> 불쌍해 내가, 살고 싶어 계단을 오르는 일은 숨이 차지만 회전계단을 오르는 일은 보이지 않은 뒤를 돌아보게 한다. 한 발 한 발 발자국 위로 들리는 숨소리가 계단을 오른다. 오늘은 누구를 만날까? 요양보호사교육원 강의실. 수강생 나이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수강생들은 나를 강사님이라 부르고 나는 그들을 선생님이라 부른다. 제일 뒤에 앉은 여인은 수업 시간 내내 나만 보고 있다. 부인과 함께 앉은 70대 수강생은 수업 내용이 이해가 잘 안된다고 한다. 어떤 이는 쉬는 시간에 찾아와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한다. 어머니와 아들 수강생은 귀 기울여 듣는 모습이 서로 닮았다. 갑장이라 나란히 앉은 사람들, 수강생의 시험을 책임지겠다는 반장. 지병을 상담하는 여인, 멀리 옥과서 온 고운 할미는 자작시를 들려준다. 학원 원장은 70대 수강생들이 요양보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한다. 그들 마음을 담아 그들 앞에 선다. 어쩌면 함께 가야 할 사람들이리라. 강의실 한편 인체 크기의 실습용 마네킹이 누워 있다. 사람이 누워 있는 줄 알았다며 무섭다는 사람들에게 인체모형임을 설명한다. 우리 몸 안의 심장을, 양쪽 폐와 여러 장기를 보며 신기해하는 눈빛들. 그들에게 임상 사례 하나하나 보따리 풀 듯 풀어낸다. 나를 거쳐 간 숱한 날들이 찾아와 강의실에 앉아 있다. 요양병원 중환자실 창가에 누워 있던 할미가 있었다. 직사각형 침대 안에 누워 눈으로 웃고 눈으로 말하던 그녀는 천사의 날개를 하고 차창에 드는 햇빛으로 와 그 겨울을 듣고 있을 것이다. 미음 한 그릇 느리게 한 수저 한 수저 넘기던 그녀가 밥인 양 하얀 휴지를 입안에 넣고 하얗게 풀어지던 날이 있었다. 입 모양 보며 저녁 별이 희미한 창가에서 “하늘 좀 봐요” 해놓고 미안해지던 날이 있었는데 작은 체구로 웃어주던 그녀의 나지막한 말이 어느 날 들릴락 말락 귀 대고 듣던 그 말이 크게 들려왔다. 불쌍해 내가, 살고 싶어 그리고 나는 그곳을 떠나왔다. 느티나무를 보러 가야겠다. 글쓴이 : 이촉 전남 구례에서 태어났다. 시집 『검은 해바라기』를 펴냈다. -
지리산사람들 02-01 07:06
우리는 지리산 지하수를 끝가지 지키겠다! _경남도의 증량 허가에 맞서며
우리는 지리산 지하수를 끝가지 지키겠다! _경남도의 증량 허가에 맞서며 2024년 12월 경남 산청군 삼장면 덕교리에 사는 한 주민이 사용하는 지하수에서 흙탕물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삼장지하수보존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지하수 고갈로 인해 2024년 경남 산청군 삼장면 덕교리의 한 나무가 말라죽어 주민들이 베어낸 모습. 삼장지하수보존 비상대책위원회 성명서를 함께 읽어 주세요 지리산산청샘물의 지하수 증량을 허가한 낙동강유역환경청과 경상남도를 규탄한다 일시 : 2026년 2월 2일 월요일 성명서 발표 단체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담당자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사무국장 정정환 연락처 : 010-2972-3398 지하수는 공공의 자산이다. 개인 기업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환경청, 경남도는 공공의 자산인 지하수를 개인이 난개발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으며 주민 피해가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2026년 01월 30일 지리산산청샘물이 신청한 지하수 증량허가 신청서를 허가하였다. 이는 경남도민을 무시한 행정이다. 이에 우리는 경상남도를 강력히 규탄한다. 절차적 과정에 결함이 있는 환경영향조사서 경상남도가 증량 허가를 내주기 위한 근거가 되었던 환경영향조사서는 절차적 과정에 문제가 있는 평가서이다. 기존 집수구역 면적인 458만㎥으로 지하수 증량을 신청하지 않고 집수구역을 965만㎥로 두 배 확대하여 환경영향조사서를 작성하였다. 두 배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심의 과정에서 자진 철회하였지만, 사업자가 집수구역을 두 배 확대하려 시도한 것은 기존 집수구역으로는 사업 통과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지하수양수검사 거부, 이는 지하수 고갈의 위험을 알고 있음을 의미 환경영향조사서를 작성하면서 주민의 지하수는 조사하였지만, 자신의 사업장에 대한 양수검사는 거부하였다. 이는 스스로 지하수가 고갈되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이런 문제가 있음에도 심의위원,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사업을 통과시켰으므로 과연 제대로 된 검토를 하였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주민 고발, 이게 향토기업의 행동인가 지리산산청샘물은 스스로 ‘향토기업’이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지리산산청샘물은 지하수 증량을 반대 주민들을 법적으로 고발하고 있으나 협의 없음이 나왔다.그럼에도 다시 고발하는 등 주민을 괴롭히고 있다. 이게 과연 향토기업의 행동이라 할 수 있단 말인가. 절차적 규제나 반려할 규정이 없다는 경상남도 경상남도는 주민 90%의 반대, 산청군, 산청군의회의 반대 의견과 부실한 환경영향조사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환경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반려할 규정이 없다.’며 주민과, 지자체,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을 무시하였다. 이는 주민과 지자체, 시민사회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여야 할 경상남도가 자신의 책무를 저버린 것이다. 이는 지하수 업체의 대변 단체가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도대체 경상남도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비공개, 주민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환경영향조사서’ 민주사회에 부합하지 않는 방식이다. [먹는물관리법]에 지하수를 신규로 허가받거나 증량을 신청할 경우 환경영향조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 기준을 잡고, 문제와 환경적 영향, 주민들의 피해를 면밀히 검토하여야 할 환경영향조사가 엉터리로 추진되고 있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주민의 피해가 예상되는 사업임에도 주민의 의견이 반영될 과정도, 환경영향조사서 초안 조차도 공개되지 않아서 정상적으로 환경영향조사서가 작성이 되었는지, 문제가 없는지 시민사회와 주민이 검토할 과정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사회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위해서 형식적으로라도 주민의 의견이 반영시킬 이유 조차도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진행된 사업은 당장 중단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하여 절차적으로 정당한 방식으로 평가가 가능할 때 사업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그러나 경상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를 무시하고 사업 허가를 내주었다. 이는 지역국민의 입장을 대변해야 할 국가기관으로써의 직무유기이다. 심의위원의은 지하수 고갈을 지적하였다. 이를 무시하고 허가한 것은 심의위원의의 의견을 듣고 평가하여야 하는 관련 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지리산산청샘물이 작성한 환경영향조사서를 검토하였던 심의위원은 지하수 고갈 위험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를 무시하고 환경영향조사서를 통과시켰다. 환경청에 근무하는 관련 업무 담당자, 환경청장은 지하수에 관하여 전문가가 아니다. 그러기에 ‘심의위원의’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여야 한다. 이는 먹는물관리법에도 명시되어 있고, 환경영향평가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환경영향조사서를 통과시킨 것이다.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직권 남용이다. 지하수가능개발량,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지리산 산청 삼장면은 지하수 고갈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마을 개인 지하수가 고갈되고, 마을 당산나무가 말라 죽고, 수 천년된 마을 샘이 말라버렸다. 그러나 심의위원은 증량을 해도 되는지, 안되는지를 판단하지 않고 이미 허가를 내어줄 것을 전제한 듯 증량 톤수를 적어내어 평균 산출량을 계산하는 행위를 하였다.이는 과학적으로 검토하여 지역 주민에게 피해가 없는지, 생태-환경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여야 할 전문가들이 기술적 판단을 하지 않고 정치적 판단을 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는 명백한 사기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지역 주민의 생존권과 지리산에 살아가는 생명을 죽이는 지하수 증량허가 즉각 철회하라! 하나, 30년된 악법 먹는물관리법 즉각 개정하라! 민주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불법적으로 작성된 환경영향조사서 즉각 폐기하고 주민과 지자체를 무시한 행동에 경상남도청은 공개 사과하라! 하나,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산청군과 산청군의회의 반대 의견을 무시한 것은 국민의 주권과 행정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경상남도는 즉각 해당 허가를 취소하고 주민과 산청군에 공개 사과하라!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우리는 지리산의 지하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30년된 악법인 먹는물관리법을 바꾸기 위한 개정 운동도 전개할 것이다. 지리산의 지하수를 착취하는 행동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다. -
이촉 01-19 20:51
토요일은 슈케트에 에로스를 마셔요
<이촉 시인의 '내 마음을 다녀간 사람들'> 토요일은 슈케트에 에로스를 마셔요 프랑스 정통 디저트 전문점 <구례 메종타르트31> 봉주르! 여기 들어서면 종이 울려, 종이 울리면 새들이 타르트 위로 구른다. 처음 여기 올 때 꽃비내리던 정오였어. 점심시간 도망치듯 나와 들어간 곳. 카푸치노 한잔에 타르트의 맛이 우울한 기분을 삼켜버릴 듯했어. 여기 들어서면 귀에 익은 봉주르, 내 뒤로 들려오는 소리. 들어서는 사람마다 시옷으로 말하는 새 같아. 뭐지? s로 시작하는 sh? 쉬민케는 내가 좋아하는 파스텔인데, 사람마다 약속한 듯 암호처럼 슈케트. 그 정체 모를 슈케트가 하오를 흘러 다녔다. 내 귀에 붙은 소리, 나는 그 어감을 사랑해. 에코처럼 퍼지는 에로스가 겹친다, 오늘 토요일이야, 전화를 받고 나는 부리나케 메종을 빠져나왔다. 오늘은 수요일. 레몬 타르트에 눈이 간다. 지금은 딸기가 당기는 겨울이야. 오우! 혀를 적시며 촉촉하게 찾아오는 너는 뭐지? 처음 만난 비숍의 시처럼 깊은 곳에서 슬며시 오는 너는? 슈케트에 톡톡 눈이 내린다. 톡톡 그 욕망의 알갱이가 울퉁불퉁 너를 휘감는 상처마저 아, 어지러운 달콤인 것을 마샬에서 지저귀는 새의 소리, 에로스를 마셔요 파울 첼란을 필사하다, 잠에 미끄러질 것 같아. 내 혀가 범접하기 어려운 너를 맛본다. 에로스, 홍차에 빠진 에로스, 입안에 퍼지는 향의 기분, 메종에 흐르는 성악곡은 누군가 배신한 사람이 부르는 노래 같다. 노고단과 왕시루봉이 보이는 곳에 앉은 <메종타르트31>가 온 이유 오일시장을 지나 알록달록한 벽화가 생소한 골목에 다다르면 예쁜 집 <메종타르트31> 프랑스 정통 디저트 전문점이 자리하고 있다. 나의 시선은 파티쉐로 향한다. 그녀를 글로 쓰기를 청한다. 백석과 윤동주, 정호승의 시를 사랑하는 파티쉐. 평생 정호승의 수선화를 품고 살았다는 사람, 시 ‘수선화에게’를 잃을까 두려워 시인을 지척에 두고도 만나지 않았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노고단 능선을, 왕시루봉을 바라보며 새처럼 노래하는 사람을 듣고 있다. 구례에서 태어나 구례를 떠났다 다시 구례 오니 참 좋다는 사람과 나란히 앉아 구례의 골목을 더듬는다. 동질의 향수 같은 것이 묻어난다. 프랑스에서 25년을 살아온 그녀는 2019년 코로나 시기에 귀향했다. 파리에서 성악을 전공하여 최고 연주자과정을 마쳤으며, 마카롱과 슈케트를 좋아해서 입학한 파리 르 꼬르동 불루 출신 쉐프이다. 외국 여행을 하면 남의 눈치 안 보듯 고향 구례에 오니 마음이 편해진다고 한다. 타국에서 살다 온 그녀에게 간혹 구례가 생소해 어디를 가나 외국인 같다는 말이 공감이 간다. 파리는 전생의 기억처럼 아득한, 과거 페이지를 넘겼으니 지금은 현재를 살고 오늘이 내일이 되는 거라고……고향은 그래서 고향이고 긴장을 늦추고 돌아갈 가깝고도 먼 곳인지도 모른다. 특별한 맛과 음악이 흐르는 공간 여기 그녀의 노래로 빚은 정통 수제 디저트 한 모금이 형용할 수 없는 미각을 불러오며 아스라이 사라져간 그 무엇이 열리는 듯하다. 계속해서 낫 킹 콜의 ‘아! 너무 아름다운 초록 눈’이 흐른다. 처음에는 직업으로 하지 않고 마카롱으로 유명한 피에르 에르메(Pierre Herme)에서 인턴을 하고 조카에게 마카롱을 만들어준 것을 시작으로, 사랑하는 아이에게 먹이는 심정으로, 최고급 재료로 손이 부끄럽지 않게 디저트 작업을 했다. 그래서 메종을 찾는 사람들이 정통 수제 디저트에 진심인 특별한 파티쉐가 만든 타르트 맛을 잊지 못한다. 다시 방문한 여행자의 타르트 사랑에 대해 들어보자. “유럽에 와 있는 기분이 들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맛볼 수 없는 향긋함과 고급스러움이 있고, 달지 않고 건강한 맛, 딱딱함과 부드러움이 함께 조화로워요.” “타르트가 너무 예쁘고 맛있어요.” 여기 더해지는 여유가 있다. 여행자들이 머물며 나누는 대화와 침묵이 음악 속을 유영한다. 글을 쓰다 보니 에펠탑에 두고 온, 센강을 바라보며 마카롱을 즐기던 여행자의 시간이 아련하다. 이곳은 떠남을 불러들이는 묘한 끌림이 있다. 행복하고 싶을 때 떠오르는 집 “혼자 방문한 여자 손님이 생일이라 해 축하 노래를 불러줬더니 행복해하던 적이 있어요. 하루는 짬뽕을 먹으러 가자는 엄마에게 공주 옷이 어울리는 메종타르트31 가서 차를 마시자고 해 온 예쁜 드레스 입은 여자아이가 핫초코를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에 같이 행복해졌어요.” “여기 문을 열고 들어서는 분들이 행복했으면 해요. 짐이 가벼워지고, 하나쯤 품고 있을 아픔이 짠해 보여요. 짠해서 그 마음을 안아주고 싶어요.” 그래서 그녀의 슈케트*가 유난히 혀에 감기며 포근하게 입안을 감싸고 도는지 모르겠다. “이곳은 행복하고 싶을 때 떠오르는 집, 생각하면 미소가 떠오르는 집이었으면 좋겠어요. 봄 햇살처럼 따듯한 집, 햇살이 터지듯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 곳이었으면, 방문 리뷰를 보면 드리고 싶은 마음을 받아 가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좋아하는 음악으로 카미유 생상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마리아 칼라스가 부르는 벨리니 오페라 ‘노르마’에 나오는 ‘카스타 디바’를 꼽는다. 음악을 들을 수 있고 김수영과 보르헤스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구례에 있어 좋다. 이곳 메종타르트31이 디저트와 차 뿐만 아니라 오페라를 통한 소통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저기 지리산이 보고 있다. 오늘따라 지리산 능선이 포근하게 감싸온다. 하물며 문을 열고 나가면 추억어린 서시내가 흐르고……그 아래 카미유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에 나오는 ‘당신의 목소리에 내 마음이 열리고’ 그녀가 부르는 아리아, 메조소프라노가 부르는 당신의 목소리에 내 마음이 열리고 있다. * 슈케트 : 프랑스에서 오래 전부터 먹었던 국민 간식으로 설탕을 뿌린 속이 비어 있는 작은 빵 4pm이 되면 프랑스 사람들이 슈케트를 입에 물고 다닐 정도로 즐겨 먹는다고 한다. 글쓴이 : 이촉 전남 구례에서 태어났다. 시집 『검은 해바라기』를 펴냈다. * 두 번째 사진은 이촉 시인이 찍은 사진이며, 나머지 사진은 메종타르트31의 사진입니다. * 이 글은 가게로부터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고 쓴 글입니다. -
홍버들 01-12 20:44
[기자회견] 경남도청은 지리산 물 고갈하는 지하수 증량 불허하라!
[기자회견] 경남도청은 지리산 물 고갈하는 지하수 증량 불허하라! 오늘 1월 12일 '지리산지하수지키기공동행동'은 경남도청에서 '지리산산청샘물'의 증량 허가를 불허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산청군 삼장면 주민들과, 삼장지하수보존비상대책위와 산청난개발반대대책위, 산청차황면골프장반대대책위, 지리산사람들, 경남환경운동연합 등 여러 단체가 함께 모여 '지리산지하수지키기공동행동'이 만들어진 것을 선언하고, 이어서 지리산산청샘물이 증량하려는 사업을 불허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삼장지하수보존비상대책위 표재호 위원장은 “산청군 삼장면 덕교리는 이미 지하수 고갈 상태며 그 피해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라면서 “현재 삼장면은 지하수 고갈 위험 1등급 지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리산산청샘물이 제출한 환경영향조사서는 양수 검사의 한계와 문제점을 의도적으로 축소·은폐하고 환경부 업무 지침도 무시했다” “주민을 배제한 증량 심의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며 “증량 최종 결정 과정에 주민 참여를 보장하고 주민 의견을 공식 반영하라”라며 경남도의 증량 불허를 촉구했습니다. 지리산산청샘물은 지난 2024년 2월 13일께 지하수 추가 개발에 대한 임시 허가를 받았고, 지난해 5월 12일에 경남도에 취수량 변경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애초 취수량은 취수정 3공에서 일일 최대 600t으로 정해져 있었으나 이번에 이 업체는 취수정 2공에 일일 취수량을 450t까지 추가 개발하는 내용의 증량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말까지 적정 취수량 산정을 위한 환경영향심사를 진행했고 경남도에 행정절차 상 문제없다는 내용의 결과를 통보한 상태이지만, 주민들은 '먹는샘물법'을 적용받는 이번 사안으로는 주민들의 의견 수렴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환경영향조사조차 요식행위에 불가하다며 절차적으로도 하자가 있는 일을 경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밀어붙이고 있다며 '법을 지키라'고 외쳤습니다. 기자회견 뒤 경남도 관계자 공무원들과 간담회가 있어서 대표자들이 간담회에 참여하고, 남은 참여자들은 경남도청 정문 앞에 모여 집회를 이어갔습니다. "지하수 고갈시키는 취수 증량 불허하라!" "경남도는 미래 세대의 물마저 내버리고 기업의 이익만 좇는가? 법을 준수하라!" "지하수는 기업의 것이 아니다. 지하수 사유화 중단하라!" "먹는샘물법은 우리 모두의 지하수, 모두의 물을 결코 지킬 수 없다. 엉터리 환경영향조사는 주민의견조차 듣지 않는다. 허점 투성이 먹는샘물법 개정하라!" 간담회가 길어졌습니다. 공무원들은 하던 말만 반복합니다. 주민들은 끝까지 싸우겠다고 힘을 모읍니다. 내일 이어서 기자회견이 잡혔습니다. 왜 당연한 말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걸까요. 지리산인 독자 여러분, 그리고 지리산사람들 회원 여러분, 우리가 힘을 모아 지리산골프장을 막았듯, 지리산 지하수가 무분별하게 끄집어내지는 걸 막아 주세요. 나아가 지하수에 대한, 생수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 보는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입니다. 함께해 주세요. -
지리산인 01-01 00:00
[활동가들의 새해편지] 5. 함양에서 : 싸울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여, 부디 건강하시기를
2025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2026년 새해를 맞으며, 『지리산人』 독자들께 특별한 새해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저 날짜 하나 지나가는 것뿐이지만, 우리에겐 흩어지지 않을 희망과 용기가 계속 필요하니까요. 지리산 자락 다섯 개 지역에서 난개발을 막으려고 애써 온 현장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에서 무겁지만 가볍게, 가볍지만 무겁게, 길을 내 온 활동가들의 마음을 읽어 주세요. 우리가 서로 마음을 나누는 것으로 새해 복은 넉넉히 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며, 『지리산人』 드림 [활동가들의 새해편지] 5. 함양에서 싸울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여, 부디 건강하시기를 “지방 소멸 앞당기는 난개발을 그만두라” 경상남도 함양군 병곡면에서 지곡면으로 넘어가는 산길을 따라가다 보면, 작은 마을이 하나 나온다. 이름하여 대광마을이다. 그 마을 초입에 나무 두 개를 기둥 삼아 펼침막이 하나 걸려있다. 펼침막에는 위와 같은 글이 쓰여 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각양각색의 펼침막이 저마다 주장을 담고 여기저기 걸려 있었으나, 지금은 달랑 한 장만 남아 마을을 지키는 장승 같은 느낌을 준다. 빛도 소음도 없는 곳을 찾아 이 글을 쓰는 사람은 도시에서 살다가 오래전에 귀농을 한 사람이다. 쓰기 쉽게 이제부터 ‘농부’라 하겠다. 농부는 도시에서 학교 선생을 하다 여차여차한 사정으로 오래전에 명퇴하고, 농부가 되었다. 농부라 해서 농사만 짓고 사는 사람은 아니다. 젊어서부터 몸이 시원찮아 몸을 붙들고 씨름하다 보니, 몸(병)에 대한 나름의 식견을 갖추게 되어 ‘몸’을 살리는 운동도 보급하고 있다. 대광마을은 농부가 사는 마을이다. 농부가 이곳에 자리 잡은 해는 2007년. 20년이 다 되어간다. 농부가 이곳을 새 삶터로 정한 것은 개발이 되기 어려운 곳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마을이 워낙 깊은 산속에 있는 데다 이렇다 할 풍광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교통이 편리하고 풍광이 좋으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농부는 빛도 소음도 없는 곳을 원한다. 조용히 살고 싶은 것이다. 일 년 열두 달 전 국토가 공사판인 나라에서 그런 곳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적어도 농부가 살아 있을 동안에는 개발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그런 곳이 지금 농부가 사는 대광마을이다. 개발 바람에 깨어진 바람, 그리고 전쟁 조용히 살고 싶은 농부의 바람은 지난해, 그러니까 2024년 1월에 끝났다. 1월 하순, 느닷없이 마을이 개발된다는 소문이 돌았다. 잇달아 면에서 주민들에게 사업설명을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이기 무신 일?” 주민들은 어리둥절했다. 급히 마을회의가 열렸다. 마을회의라 해 봐야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마을 이장이 먼저 들은 바 있어 그것을 주민들에게 들려주었다. 내용인즉슨, 함양군청이 경상남도에서 시행하는 지방소멸대응기금 공모사업에 대광마을 개발 사업계획서를 내놓아 당첨되었다는 것이다. 사업계획(함양사계포유사업)은 대광마을 일대의 산과 들을 지방정원, 야영장, 첨단농장, 그리고 분양과 임대를 위한 집단 주거지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산 너머에는 골프장도 계획하고 있었다. 목적은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이주민을 늘려 군이 없어지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다. 군의 계획대로라면, 사람이 사는 곳을 제외하고 마을 일대의 모든 땅이 관광지와 이주민들의 터가 될 판이었다. 주민의 삶을 챙겨야 할 군청이 해당 지역 주민도 모르게 사업을 벌여 주민의 삶터를 빼앗겠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마을에 난리가 났다. 이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주민들은 급히 대책위원회를 만들기로 하고 위원장으로 농부를 뽑았다. 마을 이장이 있으나, 이장이 농부의 가방끈이 길다는 이유로 억지로 떠넘겼다. 열 손가락이면 헤아릴 수 있는 주민을 대표하는 대책위원장이라, 기가 찼다. 당장 위원회를 꾸리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주민 대부분이 나이 많고, 어려운 살림이라, 싸움에 나서기 쉽지 않았다. 상상도 못 했던 싸움에 원치 않는 감투(?)까지 쓴 농부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어떻게 이 싸움을 끌고 갈 것인가? 위원장이 된 그날 밤, 농부는 잠도 안 오고 해서 생각나는 대로 싸움 계획을 짰다. 계획은 이러했다. 그나마 주민 중에 싸울 여력이 있는 서너 사람 중심으로 역할을 나누어 맡고,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의 도움도 받기로 했다. 군수에게 면담 신청도 하고 군 의회를 방문, 군의원들의 도움도 받기로 했다. 마을대책위는 먼저 군수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군수는 면담을 거절했다. 군의회를 방문해 도움을 요청했다. 군의원들은 말로만 돕겠다고 했다. 그들은 사업 예정지인 마을에 와서 현장답사를 하겠다고까지 했지만, 일이 벌어진 지 2년이 다 된 지금까지 코빼기도 내밀지 않고 있다. 군청 담당자들에게 따지기도 여러 차례. 그들은 이미 정해진 사업이라 어쩔 수 없으니 양해하라고만 했다. 시민사회단체의 도움을 받는 것도 싶지 않았다. 단체는 있으나 활동가는 드물고 그나마 나이 많이 들어 큰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런 가운데 다행히 농부와 같은 녹색당 당원인 민영권, 정기용 두 분이 함께 힘을 실어 주었다. 민 선생과 정 선생은 각각 서울과 화성에서 사회운동을 하다가 최근에 귀농했는데, 귀농해서도 자기 사는 지역사회에 관심을 두고 꾸준히 사회운동을 하고 있다. 그 외도 수달 아빠로 알려진 최상두,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 일하다가 귀농한 마용운 님도 우리 마을 일에 관심을 갖고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들은 대광마을의 ‘함양사계포유사업’ 뿐만 아니라 지리산권 여기저기에서 벌어지는 난개발을 막기 위해 아예 ‘난개발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난개발대책위원회는 ‘함양시민연대’, ‘지리산사람들’과 같은 기왕의 단체들과 연대하여 ‘난개발’에 맞서 싸우기로 하고, 싸우고 있다. 최소한의 인원으로.^^ 싸우는 기술, 그리고 휴전 몇 안 되는 사람으로 그런대로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기자회견이라, 기자회견을 많이 했다. 기자들이 취재를 제대로 안 하거나 취재해도 보도를 안 해서 서운하기는 했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군청 앞에 가서 시위도 했다. 아침, 또는 점심때 군청 앞에서 손팻말과 방패 팻말을 들고 매고 시위했다. 군청 직원들은 시위대 앞을 지나갈 때 짐짓 모르는 척했다. 시위할 때는 이동식 소리틀을 들고 가서 노래를 틀었다. 노래는 ‘쾌지나칭칭’을 시위에 맞게 고쳐 쓴 것인데, 마을 사람 중에 소리 가능한 이 모두가 참여하여 만들었다. 인기가 좋았다. 인기가 좋은 만큼 군수는 싫어했다. 농부는 농부의 누리그물망(카톡,밴드 등)에 대광마을 사정을 알리고, ‘함양사계포유사업 반대 서명’을 받아 군청에 제출하기도 했다. 짧은 기간 천 명 넘는 분이 참여해 주어 힘이 되었다. 군수는 계속 만나기를 거부하고, 담당 공무원들은 하던 말 되풀이하고, 군의원은 주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아닌 군수의 의원이 되어있고. 결국 법리로 다투기로 했다. ‘지리산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결과는 아직 안 나왔다) 싸움이 일 년 넘게 이어지자 예상한 대로 주민들의 투쟁 동력이 떨어졌다. 분열이 일어났다. 그리고 ‘함양사계포유사업’에도 변화가 있었다. 주민의 투쟁 때문인지, 군청 자체 사정인지 몰라도 군청의 계획이 변했다. 원래 계획했던 사업을 많이 줄였다. 난개발대책위는 전체 일됨새를 놓고 의논한 끝에 알맞은 선에서 군청과 타협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었다. 주민 대책위는 군청 실무자들을 만나 타협안을 냈다. 안은 이랬다.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내놓아라. 그러면 동의 여부를 검토해 보겠다.” 이에 군청이 응하여 새로운 계획안을 가져왔고, 주민들은 그 안을 놓고 생각을 주고받은 끝에 맞장구치기로 하였다. 단, 사업을 해나가는 동안 주민의 민원을 군청이 잘 들어주는 것을 사부주(조건)로. 이렇게 하여 2025년 6월부터 대광마을 주민과 군청은 휴전에 들어갔다. 사업은 진행 중이고 주민은 지켜보고 있다. 지리산과 가까이 산다는 이유로 ‘싸울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늘 빚을 지고 사는 기분이다. 산이 돈이다, 강이 돈이다, 새가 밥 먹여 주나? 하는 사람이 넘쳐나는 세상이 해가 바뀐다고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지리산과 함께 살고자 하는 모든 이가 부디 건강하기를 바란다. 글쓴이 : 신종권(아닌) 전 부산한살림이사장, 전 부마항쟁기념사업회이사, 전 5.18기념재단이사, 전 만세협동조합이사장, 현 대광마을사계포유사업반대대표. <통증보감>이라는 이름의 책과 블로그가 있다. 같은 이름의 유튜브도 있다. 어디든지 아픈 데 있으면 찾아보세요. -
지리산인 01-01 00:00
[활동가들의 새해편지] 4. 하동에서 : 물이 없는 강에 찾아오는…
2025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2026년 새해를 맞으며, 『지리산人』 독자들께 특별한 새해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저 날짜 하나 지나가는 것뿐이지만, 우리에겐 흩어지지 않을 희망과 용기가 계속 필요하니까요. 지리산 자락 다섯 개 지역에서 난개발을 막으려고 애써 온 현장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에서 무겁지만 가볍게, 가볍지만 무겁게, 길을 내 온 활동가들의 마음을 읽어 주세요. 우리가 서로 마음을 나누는 것으로 새해 복은 넉넉히 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며, 『지리산人』 드림 [활동가들의 새해편지] 4. 하동에서 물이 없는 강에 찾아오는 구억사천구백오십만의 빛깔을 만나러 강으로 가자 물이 없는 강이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말한다. 가장 깨끗한 강이라고, 바다와 연결되는 강이라고, 꽃이 시작되는 강이라고 말이다. 빨강. 해질녘, 강물은 빨강으로 물든다. 가을 단풍빛에, 한여름 백일홍나무 꽃빛에 빨강으로 물든다. 사랑의 고백과 다짐에 수줍은 강물은 빨강으로 물든다. 주황. 봄빛이다. 황어떼다. 노오란 산수유 꽃빛에 물들기 전 강물은 주황으로 물든다. 황어떼다. 어느 꽃빛에도 그러하고 가끔은 강변을 달리는 자동차의 주황으로 물든다. 노랑. 또 봄빛일까. 유채며, 갓의 꽃빛에 노랑으로 물든다. 넘실대는 꽃빛은 살랑거리는 봄바람, 매서운 꽃샘바람도 노랑으로 물들인다. 어린 재첩, 그 껍질빛에도 노랑으로 물든다. 초록. 봄빛, 여름빛, 가을빛이면서 겨울빛인. 유난히 볕이 좋은 강은 언제나 초록으로 물든다. 초록의 숲빛일까, 숲의 초록빛일까. 일렁이는 파도의 들녘빛에도 초록으로 물든다. 파랑. 파랑(波浪)주의보. 겨울, 매서운 강바람과 물결 그리고 파랑(波浪). 그 파랑(波浪)의 강은 넋을 앗아가는 파랑으로 물든다. 넋을 앗아가는 그토록 사랑스러운 파랑(波浪) 또는 파랑. 자갈에 몸을 비비는 갈겨니의 파랑에도 파랑(波浪)은 파랑으로 물든다. 보라. 다시 파랑주의보다. 파랑으로 물든 파랑(波浪)을 넋을 잃고 바라본다. 문득, 파랑(波浪)의 파랑은 파랑만이 아니었다. 이른 봄 살갈퀴의 보라도 물론이지만, 파랑의 파랑 속 보라는 가끔은 낭만적 서사가 과학적 관찰에 앞서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보라로 물든다. 흰과 반짝임. 이 모든 색을 합해보자. 검정, 검정빛이다. 이 모든 빛을 합해보자. 흰, 흰빛이다. 애도의 검정 그리고 투쟁의 흰. 색과 빛이 하나 되는 순간, 강을 그리고 강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그들의 삶은 애도와 투쟁으로 떠오른다. 단지 슬픔을 대하는 어떤 자세가 아닌, 누군가를 특정한 감정선에 고정하는 힘이 아닌, 단지 그윽한 검정의 애도 그리고 눈부신 흰의 투쟁. 섬진강의 말하는 어떤 숫자들을 더한다. 949500000, 구억사천구백오십만. “톤”이라는 말을 붙여 본다. 그만한 무게의 물이 섬진강이 아닌 곳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의미한단다. 그렇게 다른 곳으로 흘러가는 물의 무게를 우리는 책임질 수 없다. 사람들은 책임질 수 없음에 강이 죽어간다며 눈부신 흰의 투쟁과 더 이상은 어쩔 수 없다며 그윽한 검정의 애도를 한다. 그 눈부심과 그윽함 사이, 검정과 흰 사이에 어쩌면 구억사천구백오십만 만큼의 색과 빛이 숨어 있는지 모른다. “깨끗하다”, “아름답다”, “눈부시다”, “연결된다”, “시작된다” 그리고 “깨닫는다”라고 말해지는 그 모든 애도와 투쟁을, 모든 색과 빛을 더한 검정과 흰을 버리고 그 구억사천구백오십만의 빛깔을 만나자. 지금 바로 그 빛깔을 만나러 강으로 달려가자. 바로 지금. 글쓴이 : 최지한 하동에 삽니다. 이것저것 합니다. 딱히 하는 것이 없기도 합니다. 그래서 뭐하고 사는지, 사는게 뭔지 잘 모르는 철딱서니 없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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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버들 02-15 11:11
[기후+마을] 지하수, 지킬 해법 있다
[기후+마을] 줄어드는 지하수, 지킬 해법 있다 세계 곳곳에서 담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는, 이제 너무 많이 들어서 지겨우실지도 모르겠어요. 1960년대 이후 세계 물 사용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하지요. 이대로라면 2050년에는 지금보다 30억 명이 더 물 부족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고요. 해마다 담수가 평균 4기가톤씩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나, 인류가 지하수 2조 1,500톤을 퍼 올려서 지구 자전축이 동쪽으로 80㎝ 기울어졌다는 연구 결과 같은 암울한 얘기는 인제 그만 듣고 싶으실 거예요. 담수 문제, 특히 지하수 고갈 문제에서 희망을 찾을 수는 없을까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담수가 줄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지하수 고갈이 늦어지는 모습이 보였다고 해요. 물 부족 현실 속, 희망을 찾아서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 환경과학과 스콧 야세코 교수 연구팀은 40개 나라 우물 17만 개와 대수층 1,700곳에서 지하수 데이터를 모아 분석했습니다. 여기서 대수층이란, 모래와 자갈과 점토 등으로 이뤄져 지하수를 머금고 있는 지층을 말해요. 눈과 비와 녹은 얼음이 지하로 스며들어 대수층이 만들어지지요. 그들이 연구한 결과 대부분 지역에서 대수층이 줄어들었지만, 지하수가 사라지는 속도가 늦춰진 지역도 있었다고 해요. 가장 두드러진 사례를 보자면,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지역 대수층은 2000년 이후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는 속도가 줄어들었어요. 또, 태국 방콕 분지의 대수층에서 벌어지던 담수 손실 현상이 21세기에 들어 역전됐다고도 해요. 이란의 압바스 에샤르기 분지 서부 지역에 있는 대수층에서도 수위가 복구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하고요, 이 외에도 스페인과 미국 일부 대수층에서도 지하수 감소 속도가 늦춰졌어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어떻게 지킬 수 있나 연구팀은 ‘수자원 관리’가 담수 손실을 줄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발표했어요. 예를 들어, 사우디 정부는 물이 많이 필요한 작물을 재배하지 못하게 하는 등 지하수 관리 정책을 쓴 덕분에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는 속도를 늦췄습니다. 태국은 지하수를 퍼 올리는 사업자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여 지하수가 마구잡이로 퍼 올려지는 걸 제한했지요. 지하수 감소 속도가 역전된 사례들을 통해 지하수와 지표수 관리 정책들이 무척 중요하다는 걸 연구팀은 강조했습니다. 이제껏 함부로 뽑아 쓰던 지하수를 더는 무분별하게 퍼 올리지 못하도록 막는 정책 개입이야말로 아주 중요하고 효과적인 물 부족 해결 방안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산청에서 이상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하수 취수 증량 정책, 제정신인가? 그거 아세요? 산청군에 있는 4개 생수 공장 하루 취수 허가량은 5,264톤으로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제주 삼다수보다 약 1,000톤이나 많다고 해요. 여기에 하동까지 포함하면 6개 생수 공장에서 하루 6,364톤을 취수하는 셈인데요, 물 1톤은 보통 4인 가구가 약 이틀 동안 사용하는 수돗물 양이니, 6,364톤은 4인 가구가 12,728일 동안 쓸 물이고, 이를 지리산권에서 하루 만에 퍼 올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지금도 이렇게 물을 많이 뽑아 올리는데, 얼마 전 경상남도는 여기에 더해서 하루 272톤을 더 취수할 수 있게 허가해 주었습니다. 산청군 삼장면 덕교리에 본사를 둔 ㈜지리산산청샘물은 하루 취수량을 기존 용량을 포함해 1,050톤까지 늘리겠다며 ‘450톤 증량안’을 경남도에 제출한 데 대해, 경남도는 앞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진행한 환경영향심사에서 272톤 증량이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취수 증량을 허가해 주었습니다. 주민과 환경단체는 “특정 업체가 지하수를 싹쓸이하도록 허가하고, 이 과정에서 불법과 편법이 벌어졌다”며 “지하수 취수 증량 허가를 철회하라”며 경상남도에 요구했어요. 몇 해 전부터 흙탕물이 나와서 마실 물도 모자란다고 하소연하는 주민들은, 환경영향조사에 주민들이 참여할 기회가 전혀 없었고, 과정도 모두 비공개되었으며, 이 조사의 비용조차 기업이 대고 있어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어요. 게다가 경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주민 참여하에 동시 양수시험을 재진행하고, 최종심의 자료를 공개해 재논의하라”고 한 사회대통합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환경영향조사서 심의내용에 “지하수 고갈 위험”이 분명히 지적되었는데도 이를 외면한 채 취수 증량을 허가하여 더 문제가 되고 있어요. 이미 전 세계 대수층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물 부족 국가인 한국은 2080년에 약 300만 명이 지하수 부족을 경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물 부족 위기가 해마다 심해지는 이때, 대체 지하수를 마구 퍼 올리게 놔두는 정책들이 쉽게 만들어져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요? 대수층이 마르는 일은 개인이 물을 절약하는 일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미 물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이들이 계속 모두의 것을 함부로 쓸 수 없도록 막는 정책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막을 수 있을 때 막아야 합니다. 사진 : 증량 허가 결정이 나기 전, 주민과 환경단체는 여러 번 경남도청에 찾아가 ‘취수 증량을 불허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1월 29일 경남도청은 한 기업이 하루에 272톤을 더 취수하도록 허가해, ‘편법과 불법으로 지하수 싹쓸이 허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글쓴이 : 홍버들 지리산인 편집위원입니다. 이 글은 <봉성신문>에도 함께 싣습니다. -
정정환 02-09 17:56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파괴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법 독소조항 삭제하라!
전남광주가 통합을 하면서 만들어진 전남광주통합특별법에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독소조항등이 가득합니다. 자연공원법의 공원시설을 설치함에 있어 공원관리청과의 협의가 없어도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제93,제94조는 국립공원을 보전이 아닌 유원지화 할 것이며 제264조에는 '공익사업'의 경우 특별도지사가 국립공원 해제를 요청할 수 있고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에 따라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어 과거 흑산도공항을 허가해주었던 것처럼 지리산의 일부 지역을 국립공원에서 해제하여 케이블카던 리조트, 그 무엇이든지 건설할 수 있게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제271조는 백두대간보호법까지 무력화 시켜서 국가의 정맥인 백두대간까지 파괴할 수 있게 하는 법입니다. 이에 지리산사람들/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민주당과 전남, 광주 지자체장의 지리산 파괴 행위를 강하게 규탄합니다. 성명서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파괴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법 독소조항 삭제하라! 민주당은 민족의 영산을 파괴하려는 공작을 멈추라! 지리산은 전남도의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의 영적인 존재이다. 지자체와 민주당이 마음대로 개발하고 파괴해도 되는 일부 집단의 소유가 아니다.그러나 전남,광주를 통합하며 만들어지고 있는 특별법(제264조)에는 ‘공익사업’이라는 모호한 내용으로 국립공원에 대한 해제를 요구할 수 있고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특별한 경우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는 기속력을 부여하고 있다.이와 연계하여 제271조(산림이용진흥지구 내 적용의 특례) 3항에 자연공원의 공원시설(제18조제2항제1호나목)로 들어가 있는 [공원자연보전지구에서 허용되는 ‘최소한의 공원시설’]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는 최소한의 공원시설에 들어가 있는 궤도,삭도(케이블카)를 포함한 것으로. 이는 지리산을 겨냥한 법 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민족의 영산에 쇠말뚝을 박기 위한 법을 만든 것이다. 민주당은 민족의 영산을 파괴하는 악법의 독소조항은 삭제되어야 한다. 여기에 더 나아가[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에 대한 대규모 규제 완화역시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산림청과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산림이용진흥사업을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이는 산림청과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규제를 원천 차단하고 지리산을 산림이용진흥지구로 지정하여 케이블카를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별법이다.같은 법 4항을 보면 궤도운송법이 명시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지리산의 그 어디든지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만든 것이다. 이런 악법은 독소조항을 즉각 삭제하고 이 법안을 만든 민주당은 국민 앞에 사과하여야 한다. 국립공원 유원지화 하는 제93조, 제94조에 있는 자연공원법에 대한 무력화 시도를 삭제하라! [제1장 ‘전남광주통합특별법’ 개발 계획]의 제93조, 제94를 보면 ‘개발사업을 하려는 자는 통합특별시장의 시행승인을 받아야 한다.’라고 되어있다. 같은 법 제94조를 보면 ‘개발사업을 시행하려는 자가 제93조에 따른 개발사업의 시행승인을 받거나 의견을 들은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허가, 인가, 지정, 승인, 협의, 신고 등을 받은 것으로 본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지자체장의 행위 허가와 국가기관의 행위 허가가 나누어져 있는 것은,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기 위해 이해 관계자가 아닌 제3의 기관에서 관리, 감독, 제제를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별법에 따라 인허가, 승인 등을 생략할 수 있다면 이는 규제 기관이 사라지는 것으로 ‘심판’ 없는 경기장으로 묻지마식 난개발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여기서 더 큰 문제는 같은 법의 33항에 [자연공원법 제71조 제1항에 따른 공원관리청의 협의]가 포함되어 있다.공원구역의 행위 허가를 모두 특별시장이 가져가겠다는 것으로 이는 국립공원의 이용과 보전을 위해 최소한의 시설만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자연공원법]을 무력화 시키는 것이다.국립공원에 대한 난개발의 빗장을 열어주게 될 것이고. 이는 국립공원의 지정 이유를 훼손하는 것이다. 지리산에 산림을 훼손하는 태양광 난개발 조항 삭제하라! [제2장 에너지사업의 제109조 영농형 태양광 지구 지정 특례]를 보면 자연공원 안에도 제2항에 따라 통합특별시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 [자연공원법]을 무시하고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이는 공원구역 안에도 나무를 베어내고 생명들의 집을 파괴하여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전이 우선시되는 자연공원의 지정 이유를 훼손하는 것이다. 지리산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줘야 하는 곳이다.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은 민족의 영산으로 전 국민과 지리산에 살아가는 생명들의 쉼터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개발과 케이블카 추진으로 위협에 놓여있다. 그나마 [자연공원법]이 지리산을 지켜내고 있었으나 전남과 광주가 통합되며 만들어진 법안이 [자연공원법]을 무력화시켜 지리산에 칼을 겨누려 하고 있다. 이는 미래 세대에게 칼을 겨누는 것으로 미래 세대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다. 지리산은 반달가슴곰, 삵, 담비, 고라니와 같은 생명들의 마지막 남은 보금자리이다.보호지역을 늘리고, 자연을 보전하자는 세계적 흐름 속에 이 흐름을 역행하는 ‘난개발 특별법’은 국가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며 전남 도민으로써의 수치이다. 그리고 보호지역을 확대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과도 반하는 행위이다. 하나,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훼손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남광주통합특별법의 [국립공원 해제 요구] 항목 즉각 삭제하라! 하나, 특별법에 들어가 있는 행위 허가 생략에서 [자연공원법] 항목을 삭제하여 지리산을 향하는 난개발 계획을 즉각 멈추라! 하나, 자연공원법, 환경영향평가법, [백두대간 보호법]을 무력화시키는 조항을 삭제하라! 하나, 제93조, 제94조, 제109조, 제206조, 제264조, 265조, 제271조에 자연공원법을 무력화하는 난개발을 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을 삭제하라! 2026년 2월 9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문의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사무국장 정정환(010-2972-3398) -
홍버들 01-08 20:50
[기후+마을] 기본소득, 못 받아서 억울한가요?
기본소득, 못 받아서 억울한가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2026~2027년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으로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과 옥천, 전북 순창과 장수, 전남 신안과 곡성, 경북 영양, 경남 남해 10개 군을 뽑았습니다. 선정된 지역은 2년 동안 달마다 15만 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게 됩니다. 구례군은 이번 사업에서 똑 떨어졌지요. 불만과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분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옆 동네 곡성이 월 15만 원씩 받게 되자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큰 듯해요. 저도 구례군민으로서 무척 안타깝더라고요. 그러나 우리 지자체가 선정되지 못한 것보다 더 안타까운 게 있어요. 기본소득이 성장의 도구로 동원되고 있다는 점이에요. 그게 뭐가 안타깝냐고요? 기본소득은 성장이 멈춰도 괜찮은 사회를 위해 쓰여야 기본소득은 정부가 시혜적으로 주는 공짜 돈이 아니에요. 우리가 응당 받아야 할 돈이죠. 기본소득은 시민의 권리입니다. 토지를 예로 들어 볼게요. 토지는 원래 인간의 것이 아니에요. 누구의 것도 아니지요. 굳이 따진다면 모두의 것이라고 해 두죠. 누구의 것도 아니던 토지를 사유화해서 이득을 얻은 이들은 ‘모두의 것(공유부)’에서 얻은 이익을 혼자만 가져가서는 안 됩니다. 여기까지 동의하시지요? 모두의 것을 이용해서 얻은 이익을 혼자만 가져가는 구조에 이의를 제기하며 나온 게 바로 기본소득이에요. 모두의 것을 이용해서 얻은 이익을 모두에게 되돌려 주자는 기본소득은 당연히 우리가 받아야 할 권리인데, 지금까지 사유화되고 있는 거죠. 토지세든, 기후위기세든, 자본세의 형태로든, 모두의 것에서 얻은 이익을 거두어, 기본소득으로 모두에게 다시 돌려주어야 합니다. 일을 잘하든 못하든, 어디서 태어나든, 얼마나 일했든 ‘조건 없이 누구에게나 일정 기간에 나누어 현금으로 각자에게 지급하자’는 기본소득의 다섯 가지 원칙은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 돌려주는 기본소득의 철학에서 나왔습니다. 또 이러한 철학은 산업자본주의와 임금노동 중심 사회가 만들어 낸 구조적 불안정과 생태 파괴를 비판한 결과이기도 해요. 생태적 전환이 절실하게 필요한 오늘날 기후위기 시대에는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지요.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기본소득(엄밀하게 말하면 기본소득이라고 볼 수 없지만)을 성장의 도구로 쓰려고 해요. “나쁜 성장이 아니라 좋은 성장” “불균형 성장이 아니라 균형 성장” 같은 표현을 쓰며,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성장은 신자유주의 시대 성장과는 다를 것처럼 이야기하죠. 그리고 그 균형 성장의 수단으로 기본소득을 말하고 있는데요, 이재명 정부의 기본소득이 그저 소비를 유지하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보완하며, 성장 동력을 안정시키려는 수단이 돼 버릴까 봐 안타깝다는 거예요. 성장은 화석연료와 자원 채굴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는 기후위기 시대에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할 뿐 아니라, 진짜 기본소득을 통해 만들 수 있는 멋진 세상을 포기하는 일이니까요. 시민들이 바라는 건 성장 아닌, 불안 없는 사회 오래전부터 기본소득에 관심 두고 기본소득을 주장해 온 이재명 대통령이 기본소득의 철학과 원칙조차 모를 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도 왜 그는 기본소득을 균형 성장의 도구로서 주장하는 걸까요? 이 역시 알 만하지요.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성장은 표심과 연결되고, 사람들은 탈성장을 혐오하는 대신 성장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더 파고들면 사람들은 성장을 사랑하기보다는 불안을 두려워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월세, 대출, 의료비, 노후, 실직을 걱정하며 불안해하는 것이지 성장을 사랑하는 게 아니잖아요. 대통령과 정치인들은 시민들이 마치 성장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줄로만 아는 것 같아요. 성장은 사람들의 불안을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불안을 부추겨요. 기본소득으로 더 소비하고, 더 유연하게 일하고, 더 성장한다고 해도 우리는 계속 불안할 텐데, 대체 무엇을 위한 기본소득인지. 이렇게 성장에 매달리기만 하면 우리의 정치적 상상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이재명 정부가 정말 애써서 풀어야 할 국정 과제가 ‘좋은 성장, 균형 성장, 진짜 성장’인가요?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요소들을 없애서, 성장 없이도 살 만한 나라를 만들어 가는 것이, 더 이상 자원과 생명을 약탈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국정 과제여야 해요. 탈성장은 돈 없이 살자는 얘기가 아니에요. 불안을 부추기는 경쟁과 과시 소비에서 벗어나자는 거예요. 성장해야 하는 압박에서 벗어나, 성장하지 않아도 되는, 나를 갈아 넣지 않아도 되는, 일하다가 죽지 않아도 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원하는 만큼 일하며, 적게 벌고 적게 쓰는, 덜 버리고 덜 소비하는, 모두에게서 얻은 이익이 모두에게 돌아가며, 모두의 것이 누군가에 의해 독점되거나 착취되지 않는 사회에서 살자는 거예요. 그게 탈성장 사회예요. 기본소득은 바로 이 탈성장 사회를 위한 도구예요. 다른 성장을 위한 도구가 절대 아니에요. 사람들이 덜 일하고 다르게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도구여야죠. 기본소득은 성장을 더 잘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성장에 덜 의존하기 위한 제도로 사용되어야 해요. 그러니 옆 동네가 15만 원씩 받아서 배 아프시더라도, 우리는 못 받아서 억울하시더라도, 지금 우리가 열받아야 할 핵심을 헷갈리지 마세요. 지금 화내야 할 것은 물 건너간 15만 원 혜택이 아니라, 모두의 것으로부터 얻은 이익이 특정인에게 돌아가는 이 자본주의 구조입니다. 그리고, 기본소득이라는 제도를 또 하나의 성장 도구로 삼아 우리를 불평등과 불안 속에 계속 머물게 하려는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 정책에 이의를 제기해야 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건 ‘진짜 성장’이 아니라 ‘진짜 기본소득’이자 ‘진짜 다른 삶’이어야 하는, 기후위기 시대니까요. 홍버들 (독립연구자) 사진 설명 : 18세기 말 『토지 정의(Agrarian Justice)』를 통해 최초로 체계적인 기본소득 개념을 제안한 토머스 페인(Thomas Paine). “내가 주장하는 것은 자선이 아니라 권리이며, 박애가 아니라 정의다.” (이미지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5269404 ) 이 글은 <봉성신문>에 연재되는 글입니다. -
홍버들 12-27 22:09
지리산X설악산=케이블카절대안돼
지리산X설악산=케이블카절대안돼 설악산 오색케이블 사업 시행 연장 불허 촉구 천막농성장을 찾은 지리산사람들, "지리산과 설악산 어디에서도 케이블카 절대 안 된다!" 12월 26일, 강원도 원주 국립공원공단 앞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시행 허가 연장 불허를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펼친 이들을 찾아가 기자회견에 함께하고 피켓 시위를 벌였습니다. 유난히도 추위가 매서웠던 26일 지리산사람들은 설악산을 지키는 이들과 만나 연대했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은 거짓과 불법으로 얼룩진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허가 연장을 즉각 불허해야 하며, 더는 설악산과 지리산 그 어디에서도 숲을 파괴하는 시설물이 들어서지 않아야 합니다. 추위에 손가락과 발가락이 떨어질 듯했지만, 우리의 목소리를 더 많은 이에게 전하고 올 수 있었습니다. "12월 31일, 국립공원공단의 '공원사업시행허가' 기간이 만료된다. 우리는 단호히 선언한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이미 회복 불가능한 '총체적 불능' 상태에 빠져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았다." "사업자 양양군은 붕괴 위험이 있다는 교통안전공단의 경고를 2개월간 은폐하며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도박을 벌였다." "사업의 핵심 전제였던 '양양관광개발공사' 설립이 최종 문산되고 숨겨온 1,419억 원 규모의 산업단지 계획까지 들통나며 운영 주체도 없는 유령사업임이 입증되었다." "완벽하다던 희귀식물 이식 공사마저 실패하여 환경을 지킬 능력조차 없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갈등 해결을 위해 찾아온 사회원로들을 문전박대하고 불통으로 일관한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의 오만한 관료주의를 규탄한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까닭은 차고 넘칩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케이블카 카드 그만 만지고 얼른 '시행연장불허!'를 선언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책임 회피하며 내가 나설 일 아니라고 발뺌하지 말고, 국립공원공단이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더 연장하지 않게 기후위기 정책을 최우선에 두어야 합니다. 또한, 최상목 대행이 앉혀 놓은 주대영 이사장의 오만과 기만 행태도 그대로 넘어가서는 안 될 일입니다. 먼 길을 다녀오며 느낀 것은 역시나 '생명의 편'에 서야 마음이 편하다는 것입니다. 돈의 편에 선 사람들 모두 발 뻗고 잘 수 없을 일입니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
버들 12-21 21:00
[기후+마을} 송전선로는 싫고, 반도체 산단은 좋다? (2)
송전선로는 싫고, 반도체 산단은 좋다? (2) (지난 글에 이어서) 앞선 글에서 반도체 산업의 어두운 그림자를 이야기했어요. 그럼에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도체 산단을 우리 지역에 유치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정말 반도체 산단이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줄 수 있을지 따져보는 게 어떨까요? 반도체 산단에 나랏돈 쏟아부을 까닭 없어 반도체는 미래 먹을거리 될 수 없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9월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며 국가 전략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다 보니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나 출혈이 불가피하다’며 ‘막대한 보조금을 받아 건설되는 시설들의 장기적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어요. 국내 반도체 생산능력은 세계 수요의 21.9%(2028년 기준)에 달할 수 있으나, 국내 수요는 5.4%(2026년 기준)에 머물러서, 국내에서 만든 많은 양을 해외에 팔아야만 해요. 그러나 미국과 중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경쟁국들도 국가 안보 운운하며 국내 생산을 늘리고 있죠. 정부와 반도체 기업들이 떠드는 장밋빛 미래와는 달리, 과잉생산이 반도체 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말이지요. 실제로 최근 5년간 한국 반도체 수출은 2018년 830억 달러에서 2023년 429억 달러로 반 토막 났다고 해요. AI 반도체 호황에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줄어들었어요. 글로벌 투자은행도 한국 반도체 산업이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로 가고 있음을 경고해요. 이렇게 시장 상황이 변하면 대기업은 어떻게 할까요? 다 지어 놓고 투자 철회하면? 지역 공동화, 경제 악화는 어쩔 건가? 만약 대기업이 투자에서 손을 뗀다면? 그 거대한 산단과 인프라는 흉물스러운 빈 껍데기로 남겠지요. 투자 계획은 언제든 조정될 수 있지만, 한 번 깔린 인프라와 지역 의존 구조는 쉽게 되돌릴 수 없어요. 멀리 볼 필요도 없이, 평택을 보세요. 최근 다시 시작하긴 했지만, 2023년 기초공사에 들어갔던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장 P5는 지난해 초 갑자기 공사를 멈췄어요. 적자와 업황 악화를 내세웠죠. 그래서 평택이 어떻게 됐나요? 북적거리던 주변 상권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결국 상가와 주택 등에 투자하거나 확장했던 사람들은 빈 상가와 빈방을 바라보며 한숨만 쉬는 상황이었죠. 아파트 과잉 공급에 상수원 보호 구역 해제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요. 이재명 대통령도 강조했듯, 현재 AI 시장은 시간 단위로 기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지요. 반도체 공정 역시 기술 패러다임이 급격히 바뀌고, 지난해 기술이 올해 구형이 될 수 있는 시장이에요. 시장 판도를 예측하기 어렵죠. 최근 삼성전자가 멈췄던 공사를 다시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생산 조건과 상황이 변하면 또 언제 공사를 멈출지 모르는 일이죠. 그럼 거대한 산단과 인프라는 텅 비고, 지역 경제는 나빠질 수밖에 없어요. “반도체 지원 30년 투자 계획 속에서 발생할 수요 변동, 산업 변동, 투자 계획 변동은 한국경제 전반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는 까닭이에요. 이익은 기업이, 피해는 주민이 재벌 특혜를 국익-지역발전으로 포장하는 짓, 인제 그만 우리나라는 특히 다른 나라보다 국가의 반도체 산업 지원이 막대해요. 미국의 칩스법, 일본의 라피더스, 대만의 TSMC 사례를 보면 사기업의 장악을 막고 공적 성격을 유지하려는 장치들이 있지만, 한국의 지원 정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민간 대기업 재벌 중심으로 공적 성격이 매우 약하다고 비판받아요. 대기업에는 막대한 세제 혜택과 보조금이 주어지지만, 공공적 통제나 이익 환수 장치는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어요. 게다가 이런 대규모 대기업 지원은 정작 당장 필요한 부분에 소홀해지게 하지요. 기후위기 대응, 복지 확대, 사회안전망 마련, 산업 다각화 등 중요한 분야는 뒷전으로 밀려나니까요. 이익은 사유화하고, 피해는 사회화하는 나쁜 구조조차 바꾸지 않은 채, AI와 반도체 산업에만 열 올리는 국정 기조와 지역 발전 몽상에 빠진 산단 유치전이 정말 올바른지 다시 생각해야 할 때예요. 이래도, 우리 지역이 반도체 산단만 먹으면 장땡? 성숙한 시민사회와 좋은 정부를 바라며 다시 묻고 싶어요. 반도체 산업을 위해 이렇게 모든 걸 다 쏟아부어 물과 전기를 대 주고, 혜택을 몰아주고, 위험과 오염을 참아 주어야 하나요? 우리 삶터를 뚫고 지나갈 초고압 송전선로를 박아 주민들을 몰아내서라도 세워야 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초고압 송전선로는 싫지만, 반도체 산업은 우리 지역에 들어오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일단 우리 지역에 먼저 산단 만들어 달라는 소리는 그만하기로 해요. 그보다는, 소외되는 이 없이 기후위기 시대에 대비해 나가자고 요구하면 좋겠어요. 무턱대고 재생에너지만 늘리자고 주장하지 말고, 우리 사회 전반에 드는 에너지 수요를 줄일 방안을 먼저 찾는 성숙한 시민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그러한 시민사회를 받들어, 에너지를 많이 쓰는 산업에서 에너지를 적게 쓰는 산업으로 정의롭게 전환할 기반을 만드는 정부가 되면 좋겠어요. 그러니, ‘우리 지역에 산단 달라’는 말이 더는 들리지 않으면 좋겠어요. 버들 (독립연구자) 사진 재벌 특혜, 불확실한 고용효과, 노동권 침해, 기후·환경적 악영향 등의 논란을 낳은 ‘반도체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어요. 사실상 반도체 대기업에 거의 모든 공공 자원을 몰아주는 구조를 만들면서까지 반도체 산업을 떠받들어야 하는지 묻고 싶어요. 사진은 반도체특별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11월 4일) 모습.(사진 출처:반올림) -
버들 11-22 13:40
[기후+마을] 송전선로는 싫고, 반도체 산단은 좋다? (1)
송전선로는 싫고, 반도체 산단은 좋다? (1) 345kV 특고압 송전선로가 구례를 지나갈 예정이에요. 한국전력공사가 전남 광양시에서 건설할 굵직한 송전선로 4건 가운데 하나죠. 광양~신장수 변전소 노선인데요, 2032년 12월 준공 예정인 이 노선은 전북 장수와 남원, 경남 함양과 하동 그리고 우리 전남 구례 등 약 99km를 거쳐 가요. 반도체 산업단지를 위한 ‘의미 있는 희생’? 새로 만들어질 송전선로는 총 14개 노선 1,153㎞에 달해요. 이 송전선로들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전기를 보내기 위해 만들어져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728만㎡ 부지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 공장(팹) 6기와 발전소 3기, 소재·부품·장비 협력기업 60개 등이 들어오는 대형 국가 전략사업이에요. 송전선로가 지나갈 지역에서는 반발이 커지고 있어요. 여러 지역에서 '송전탑 건설 백지화 운동'이 펼쳐지고 있으며, 환경 훼손, 삶터 파괴, 지역 불균형 등을 지적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요. 내 지역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목소리가 아니에요. 폭력적인 국가 에너지 정책을 정의롭게 바꿀 것을 주문하고 있어요. 그런데 송전선로 반대 목소리는 이렇게 높은데, 어마어마한 전기를 쓰는 반도체 산업단지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으니, 이상해요. 오히려 반도체 산단을 서로 자기 지역에 유치하고 싶어서 목청껏 소리치는 이들까지 있어요. 반도체 산단, 우리가 먹으면 장땡? 어디에 둘 것인지 묻기 전에, 정말 필요한지 따져봐야 윤석열 정부가 졸속으로 추진한 사업인데도, 이재명 정부가 용인 반도체 산단을 더 빨리 밀어붙이자, 여기저기서 이 사업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어요. 이들 가운데 일부에서는 용인 말고 다른 곳, 특히 전남에 반도체 산단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해요. 전력도 물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없는 용인에 산단을 지을 까닭이 없으니까요. 반도체 산단이 전남으로 오면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도 필요 없고 냉각수도 더 쉽게 끌어 쓸 수 있으며 지역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죠. 타당한 부분도 있어요. 그러나 반도체 산단이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인지 먼저 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왜 반도체 산단이 꼭 필요하다는 전제를 깔아야 할까요? 반도체 산단은 우리나라 전체가 두 손 들고 환영해야 하는 게 맞나요? 어디에 세울 것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왜 세워야 하는지부터 고민해야 해요. 그러나 정부는 고민 없이 밀어붙이고, 지자체는 고민 없이 자기에게 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어요. 반도체의 무서운 그림자 안전·지역·환경·에너지·기후 전반에 악영향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에는 황산, 질산, 불화수소 등 유해화학물질이 남아 있을 위험이 있으며, 폐수·휘발성 화합물 및 가스·고형폐기물을 인근에 배출해서 주민 건강과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카메라의 필터에도 잡히지 않는 투명한 불소계 온실가스(F-gas)도 방출된다니, 용인·평택·안성 일부 주민들이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반대하고 나선 까닭을 알겠어요. 그뿐인가요. 반도체 산업은 아무리 예쁘게 포장해도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어 보여요. 특히 이번 용인 산단은 ‘3GW LNG 화력발전소 6기 신설, 강원·경북·수도권 고전압 직류송전선로(HVDC) 추가 건설, 석탄화력발전과 원전 전력 공급, 호남-수도권 연결 서해안 해저 HVDC 건설, 1.4GW 대형 원전 3기와 0.7GW 소형모듈원전 1기 신설’ 등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전환과는 동떨어진 전력 공급 정책을 내놓아 더욱 문제가 되고 있어요. 물 부족 문제는 어떻게 하죠? 국내 삼성 반도체 생산의 물 사용량은 하루 평균 31만 톤이라는 걸 아시나요?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의 2050년 용수로 하루 76만 톤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며, 해마다 물 3.5억 톤이 부족할 거라는 보고서도 있어요. 그런데 여기에 또 거대한 반도체 산단이 들어온다고요? 반도체 산단은 정말 꿀단지일까? 이런 문제를 알고도, 반도체 산단이 우리나라에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줄 것처럼 믿는다면, 다음 편에 이어질 기사를 꼭 봐 주세요. 특고압 송전선로를 우려하면서 반도체 산단은 환영하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도 함께 생각해 주시길 부탁드려요. 버들 (독립연구자) Ⓒ전북환경운동연합. 5월 7일 전북특별자치도청 앞 '송전탑건설백지화전북대책위' 출범식 모습. “송전선로를 이웃 지역에 떠넘기지 않고,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한전과 정부, 그리고 부당한 사업 추진 세력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을 외쳤다. 이 글은 구례 <봉성신문>에도 실렸습니다. -
정정환 10-26 23:40
산림 난개발 촉진하는 산불특별법 꼭 개정해야 합니다
대형 산불이 경남과 경북을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그 상처가 아직 아물지 못했고, 주민들은 아직도 임시주택에서 거주하거나 숙박업소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불탄 집은 아직 정리되지 못했고, 불탄 산 역시 아직 끙끙 앓으며 자신을 치유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에 제대로 된 지원이 없던 와중에 국회에서 ‘산불특별법’을 만들었습니다.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이 확대될 기회이기에 환영할 일이지만 국회는 이 긴급하고 절박한 주민들의 상황을 볼모로 피해 주민들을 위한 특별법을 마치 반값 할인 상품에 끼워파는 상품처럼 교모하게 난개발을 위한 법안을 끼워 발표하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철우 경북 도지사는 ‘불난 산에 골프장, 호텔, 리조트를 만들자’ 라거나 ‘돈이 된는 산’을 운운하며 산림 난개발을 예고하였습니다. 이에 산불문제에 대응하고 있던 각 단위의 환경단체는 긴급 성명서를 내고 법 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지리산에서도 경남도청에서 동시에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주민들의 절박함을 이용한 악법을 개선할 시행령이 잘 만들어져서 난개발을 규제할 실질적인 대안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아래는 전국 공동 기자회견문입니다. [기자회견문] 보호지역 개발? 무동의 벌목? 산림 난개발의 패스트트랙! 산림 난개발 촉진하는 산불특별법 공포 규탄 ‘난개발 특혜법’ 산불특별법 독소조항 공포 규탄한다! 산불피해 지역과 전국 116개의 시민·환경 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10월 21일 국무회의에서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 피해 구제와 재건을 위한 특별법」(이하 산불특별법)이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의결되었다. 이는 산림 보호와 피해 주민의 회복이라는 국가의 책무를 저버린 것이며, 결과적으로 난개발을 방조한 것이다. 그간 산불피해 지역과 전국의 시민·환경 단체는 이 법안의 구조적 결함과 난개발 우려를 표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요구해왔다. 산불특별법은 ‘피해 주민 지원’이라는 명분 아래 각종 개발 특례를 포장해 담았다. 법 제41조부터 제61조까지는 사실상 ‘산림투자선도지구 개발 패키지’라 불러도 무방하다. 골프장·리조트·호텔·관광단지 같은 사업을 공익사업으로 둔갑시켜 각종 인허가를 일괄 의제하고, 환경영향평가 심의기한을 45일로 단축해 검토 절차를 무력화한다. 심지어 제55조는 민간사업자에게 토지를 수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제56·57조는 보전산지의 행위제한과 보호구역 지정 해제를 가능케 한다. 제30조는 산림 소유자의 동의 없이 ‘위험목 제거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 사유재산권과 생태적 회복권을 침해한다. 이 법은 피해 회복이 아니라 지자체의 개발 드라이브를 위한 패스트트랙으로 작동할 위험이 크다. 시·도지사가 선도지구를 지정하고, 같은 시·도지사 산하 심의회를 통해 스스로 승인하는 구조다. 법안 발의·통과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관계부처 협의와 산림청 심의, 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의무화했으니 난개발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심의회는 독립적 통제기구가 아니라 지자체 내부기구이며, ‘관계부처 협의’도 단순 통보 절차로 아무런 거부권이나 제재수단이 없다. 이는 중앙의 견제가 사라진 자기심의 체계이며, 행정절차라는 외피 속에 지자체 중심 개발권의 폭주를 제도화한 것이다. 그럼에도 임미애 의원은 “난개발을 철저히 차단했다”, “법안은 대폭 수정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는 ‘좋은 취지’로 ‘나쁜 설계’를 덮으려는 자기면피에 불과하다. 형식적 심의와 협의가 난개발을 막을 수 있다는 발언은 현실을 모르는 공허한 주장이다. 관계기관 협의가 시한만 넘기면 자동 통과되고, 환경영향평가가 요식행위로 전락한 현실에서 이런 제도들이 어떤 실효성을 가지겠는가? 산불특별법은 공익을 빙자한 개발특례법으로 전락했다. 대통령과 국회 모두 이 결과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산불특별법의 문제를 인지하고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행정편의와 지역개발 논리를 따지지도 못했다. 산불의 상처 위에 골프장과 리조트를 세우는 것이 과연 재건인가? 대통령은 “피해 회복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말하지만, 법은 오히려 보호지역 해제와 산지 훼손, 주민 소외를 합법화했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을 공언한 정부의 책무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런 정책으로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제시한 ‘육상 보호지역 30% 지정’ 목표도, 후보 시절 약속했던 ‘산불 피해지역의 생물다양성 복원’ 공약도 지킬 수 없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이전 정부들이 반복해온 ‘선거가 끝나면 약속을 잊는 정치의 습관’을 되풀이하고 있다. 우리는 요구한다. 첫째, 국회는 즉시 산불특별법 개정 논의에 착수해 제30조, 제55조, 제56·57조, 제60조 등 개발특례 조항을 전면 삭제하라. 둘째, 산림청과 환경부는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난개발을 실질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통제 장치와 주민동의 절차를 마련하라. 셋째, 이재명 대통령은 산불특별법 거부권 포기 결정에 대해 국민 앞에 입장을 밝히고, 개발특례 조항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재검토하는 책임 있는 후속 조치에 나서라. 산불특별법이 진정한 피해지원법으로 거듭나려면, “속도가 곧 동의”가 되는 현재 구조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 시민사회는 시행령 과정에서 이 법의 독소조항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끝까지 감시할 것이다. 불탄 숲의 회복은 투자사업이 아니라 생태복원의 문제이며, 피해 주민의 삶은 개발의 명분이 될 수 없다.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법의 본래 취지를 되살려야 한다. 산불특별법을 진짜 ‘회복과 재건의 법’으로 만들 마지막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2025년 10월 22일 산불특별법 독소저항 저지 공동행동 경남환경운동연합,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지리산사람들 산불특별법의 문제를 정리한 카드뉴스 -
버들 10-20 15:05
[기후+마을] 풍성한 추석, 음식물쓰레기도 풍성?
[기후+마을] 풍성한 추석, 음식물쓰레기도 풍성? 추석엔 평소보다 음식물쓰레기가 훨씬 늘어난다는 사실, 아시나요? 2022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평소보다 추석 명절 주간 음식물쓰레기가 20% 늘었대요. 음식을 넉넉하게 준비하다 보니 음식물쓰레기도 많이 나오나 봐요. 뭐 음식물쓰레기 좀 느는 게 무슨 큰 문제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쓰레기 가운데 약 30%가 음식물쓰레기로, 하루 1만 4,000t이나 된다고 하니, 반대로 음식물쓰레기만 줄여도 환경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거지요. 음식물쓰레기, 우습게 보면 안 돼요 음식물쓰레기를 한 국가로 가정한다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내뿜는 국가가 된다고 해요. 농산물을 길러서 처리하고, 보관하고, 가공해서, 운송하고, 소비하기까지 모든 처리 과정에서 음식물이 버려지고 쓰레기가 생기다 보니 이렇게 지구에 큰 부담이 되고 있어요. 음식물쓰레기 때문에 숲과 토양에 주는 부담까지 따지면 훨씬 심각하다고 해요. 우습게 볼 일이 아니지요? 우리 구례는 음식물쓰레기가 얼마나 나올까요? 2020년 구례기후위기행동 “쓰레기간담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음식물쓰레기가 하루 평균 6t 정도 생기는데, 이를 처리하려면 다 모아서 화순까지 싣고 가야만 하고, 수거 운반비만 월 47,542,000원, 처리비는 톤당 140,000원이 든다고 해요. 와, 하루에만 6t이 나온다는 것도 놀라운데, 이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러 멀리까지 가져가느라 에너지와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니. 추석뿐 아니라 평소에도 음식물쓰레기를 줄여서, 아낀 예산을 더 나은 복지 정책에 쓰면 얼마나 좋을까요. 음식물쓰레기 줄이는 방법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실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어요. 필요한 만큼만 사서 필요한 만큼 만들고, 남기지 않고 다 먹는 거죠. 될 수 있으면 껍질과 자투리도 알뜰하게 먹고요. 그런데도 어쩔 수 없이 음식물쓰레기가 나왔다면, 물기를 잘 없애서 버려야 처리비도 줄이고 재활용하기에도 좋아요. 음식물쓰레기는 살균과 고온건조 같은 가공 과정을 거쳐 퇴비, 바이오 가스, 동물 사료 등으로 재활용되니까요.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는 일반 쓰레기와 분리해서 버려야 하는데, 이게 좀 헷갈리죠. 그럴 땐, 동물이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따져 보면 구분하기 쉬워요. 음식물쓰레기처럼 보이지만 일반 쓰레기로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하는 대표 음식물은 달걀껍데기예요. 또 소, 돼지, 닭의 뼈와 먹다 남은 생선 가시, 조개나 전복 껍데기, 게딱지 등도 동물 사료로 쓸 수 없으니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합니다. 단, 음식물 냄새가 나면 길고양이나 개가 와서 봉투를 마구 파헤칠 수 있으니, 잘 헹구거나 음식물이 남은 부분을 없애서 버려 주세요. 여기서 문제, 마늘과 양파의 마른 껍질은 음식물쓰레기일까요, 일반 쓰레기일까요? 이렇게 묻는 걸 보니 음식물쓰레기가 아니라 일반 쓰레기라고 짐작하셨겠지요? 맞아요, 섬유질이 많아 분쇄하기 어려운 채소의 마른 껍질도 일반 쓰레기래요. 파인애플과 아보카도의 딱딱한 껍질, 복숭아나 자두나 감의 씨앗도 분쇄 기계를 고장 낼 수 있으니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답니다. 또 양념이 많이 된 음식은 염분을 씻어 없앤 뒤 음식물쓰레기로 버려 주세요. 아, 복잡해요, 남은 음식물이 쓰레기가 되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요? 음식물쓰레기로 돈을 버는 마을 있어요! 사실 마을마다 음식물 퇴비장이 있으면 이렇게 음식물쓰레기 때문에 예산도 쓰고 에너지도 쓰고 머리도 써야 할 일은 별로 없을 거예요. 음식물 퇴비로 돈을 버는 사람도 있으니, 어쩌면 마을의 수입원이 될 수도 있지요. 일본 기후현 시라카와초에 사는 카타야 유이치로 씨는 마을 청년들과 함께 닭장을 음식물 퇴비장으로 바꾸어 그곳에서 유기 퇴비를 만든다고 해요. 농사로 버는 돈은 전체 수입의 반이고, 나머지는 음식물로 만든 유기 퇴비를 팔아 버는데, 해마다 20리터짜리를 2,000포 생산하고, 1포에 1,400엔(10월 초 기준 우리 돈 약 13,400원)에 판다고 해요. 지역의 두부 가게 두 곳에서 두부를 만들고 남은 비지를 처리하는 데만 달마다 5만 엔(약 48만 원)을 쓴다고 해서 카타야 씨가 그 비지를 가져와 퇴비를 만들기 시작했대요. 마을에 맥주 공방에서 나오는 맥주 찌꺼기와 8개 학교에서 나오는 음식쓰레기도 퇴비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고요.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아요. 음식물과 왕겨를 잘 섞어 3차에 걸쳐 발효시키면 돼요. 카타야 유이치로 씨의 음식물 퇴비장(위)과 완성된 퇴비 모습(아래). (사진: 삼선재단) 카타야 씨 사례처럼 마을마다 공동 유기 퇴비장이 있거나 유기 퇴비를 만드는 마을기업이 있다면 음식물쓰레기를 지혜롭게 땅으로 다시 돌려줄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적어도 텃밭이 있는 분들은 텃밭에서 음식물을 퇴비로 만들 수 있으니 남은 음식물을 쓰레기로 버리지 않고 퇴비로 만들어 써 보셔요. 화학 비료를 사다가 쓰지 않아도 되고, 환경에도 좋고, 음식물쓰레기 처리비도 아낄 수 있답니다. 무엇보다, 날마다 내가 하는 행동이 나와 더불어 사는 이들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으니 얼마나 뿌듯한가요, 이게 진짜 풍성한 명절 같은 마음이겠죠. 음식물쓰레기 퇴비통 만들기 : 텃밭 한쪽에 땅을 파고 아래에 구멍을 뚫은 통을 1/5쯤 땅에 묻고, 공기가 통하게 뚜껑에도 작은 구멍을 뚫어 준비하세요. 미생물이 살아 있는 건강한 흙을 통 바닥에 살짝 깔고 음식물쓰레기를 통에 모아 흙과 잘 섞은 뒤 기다리면 돼요. 양에 따라서 몇 주에서 몇 달 정도 발효 시간이 필요해요. 틈날 때마다 잘 뒤집어 주세요. 이때 낙엽, 왕겨, 지푸라기 등을 함께 섞으면 더 발효가 잘돼요. 잘 발효된 퇴비에서는 절대 나쁜 냄새가 나지 않아요. 버들 (독립연구자) (이 글은 <봉성신문>에도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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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옥 03-01 16:26
[곰주옥×인간주옥] ② 나는 내려왔고 곰주옥은 옮겨졌다
18년 전이다. 2008년 11월 20일 새벽 3시, 나는 트럭에 몸과 짐을 싣고 지리산으로 향했다. 얼마를 달렸을까? 트럭 창문에 머리를 부딪히며 실눈을 떴다.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서울에서의 삶이 그렇게 고달프지 않았고, 이곳 지리산에서의 삶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터인데, 눈물이 나왔다. 이경재 선생님 강의를 들은 것이 계기가 되어 ‘생태보전시민모임’ 창립에 함께했고, 오구균 선생님과 ‘한국 국립공원 정책 포럼’을 기획하면서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을 만났다. 1996년 이후 환경생태활동가로서의 삶은 충분히 의미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희망보다는 부담이 커졌다. 그날 트럭 안에서 흘린 눈물은 감사와 기대, 긴장 등의 감정이 뒤섞인, 정체가 분명하지는 않으나 나의 한 시대를 마감하는 눈물이었을 것이다. 지리산으로 가겠다고 하니, 주변에서 한마디씩 했다. ‘아직 젊잖아’, ‘서울에서도 할 일이 많은데’, ‘그렇게 가버리면 사무실은 어쩌라고’, ‘무책임하네’, ‘여기를 버리고 결국 가는구나’라는 말들이었다. 시골로 내려가 농사를 짓겠다는 것도, 지리산에 할 일이 많다는 것도, 적당한 이유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나에게 서울의 삶은 힘겨웠고 답답했다. 활동 방식에 대한 스스로의 불만도 커졌고, 능력의 한계도 느껴졌다. 그렇다고 지리산으로 내려가면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여러 물음과 질책에 답하지 못하며 삶터와 활동 공간을 옮겼다. 그렇게 내려온 지리산은 서울보다 따뜻했고, 북한산만큼 아름다웠다. 지리산자락 활동가들은 여유로웠고, 행사를 할 때면 부를 수 있는 시인, 가수, 작가, 화가도 많았다. 지리산은 풍요로웠고, 지리산자락의 사람들은 소박했다. 그렇게 18년이 흘렀다. 내가 지리산 곳곳을 걷고, 지리산 사람들을 만날 때, 곰주옥은 연천의 한 농장에서 태어났다. 곰들이 사는 공간은 크게 두 가지 형태이다. 하나는 시멘트 바닥이고, 다른 하나는 ‘뜬장’이라 불리는 철창이다. 뜬장은 땅에서 떨어진 철제로 설치되어 배설물이 아래로 떨어진다. 청소하지 않아도 되니 많은 곰 농장에서는 뜬장을 사용했고, 연천농장의 곰들 역시 뜬장에서 살았다. ↑ 곰주옥의 집이었던 연천농장 모습 ⓒ곰보금자리프로젝트 연천농장에 대해 궁금해하는 나에게 최태규 대표(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연천농장에는 한때 50에서 60개체의 곰이 있었으나 그 수는 점점 줄어들었다고 했다. 윤주옥:60개체에서 30개체에서 다시 10여 개체, 이렇게 줄어든 거네요. 줄어든 이유가 뭘까요? 최태규:도살이라고 봐야죠. (2026년 2월 25일 최태규 대표와의 대화) 연천농장의 곰들은 웅담 채취용 곰이었으니, ‘도살’이라는 답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며, 국제적으로도 거래가 안 되는 보호종인 곰을 쓸개 때문에 ‘도살’했다는 사실은, 참 낯설고 놀라운 일이다. 곰주옥의 부모는 히말라야 아종으로 한반도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인간에 의해 한국으로 옮겨졌고, 그 자손들은 철창 안에서 태어나 나이 들었다. 연천농장에서 태어난 곰주옥은 지리산으로 내려오기 전까지 그곳에서 자랐다. 1980년대 한국의 곰 사육 산업으로 수입된 곰들은 각 농장에서 번식을 통해 개체 수를 늘려왔다. 연천농장의 곰들 역시 그러한 증식 과정을 통해 태어난 2세대 또는 그 이후 세대이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사육곰 중성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천농장에 남아 있던 곰들은 적어도 10살 이상이다. ↑ 연천농장 뜬장 안의 곰 ⓒ곰보금자리프로젝트 최태규 대표에 의하면, 연천농장 농장주는 오랫동안 다양한 동물을 키워온 사람이라고 한다. 곰뿐 아니라 사슴, 새, 오소리 등 여러 동물을 키웠다. 동물을 좋아했기에 시작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좋아함’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가두어 키우는 방식이었다. 새끼가 태어나면 먹이를 주며 몸집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고, 그것이 이윤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곳에서 곰들은 숲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지 못했고, 뜬장에서 먹이를 받아먹으며 살았다. 그 삶은 지리산에 사는 반달가슴곰들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지리산에 사는 반달가슴곰들은 도토리를 좋아한다. 산을 열심히 돌아다니면 달달한 다래를 먹을 수도 있고, 그러다가 야생 벌집을 발견한다면 달콤한 꿀을 먹는 행운도 만날 수도 있다. “ASF 돼지열병 때문에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농장에서 개사료를 주는데, 예전에는 식당이나 군대에서 음식물 찌꺼기를 가져와서 먹이는 경우들이 많았어요. 짬밥을 주면 농장이 굉장히 지저분해지고 철창 틈에 음식물 찌꺼기가 꽉 끼고 밑에도 더러워요. 연천농장도 그런 곳이었어요.” (2026년 2월 25일 최태규 대표 면담) ↑ 뜬장 안은 음식물과 똥이 뒤범벅되어 곰팡이가 피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 그렇다면 연천농장의 곰들은 어떤 이유로 우리나라 최초 공립 생추어리인 ‘구례 곰 마루쉼터’로 들어오게 되었을까? 사육곰 산업은 이미 끝을 향해 가고 있었고,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산업이었다. 법과 제도의 변화 속에서, 농장주들은 더 이상 곰을 통해 이전과 같은 이익을 얻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연천농장 농장주는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단체들이 제시한 1개체 당 5백만 원을 선택했고, 그 선택 덕분에 곰주옥은 그곳을 떠날 수 있었다. 윤주옥:연천에 있던 곰들이 지리산까지는 어떻게 이사, 아니 이동했나요? 최태규:마취해서 철로 된 운송 케이지에 넣어 트럭으로 옮깁니다. 동물의 입장에서는 ‘이사’라기보다 ‘납치’에 가깝죠. 주사를 맞고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니 낯선 공간이었으니까요. 탈출하려고 시도하고, 극도의 공포를 느끼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죽은 개체도 있고요. 윤주옥:여기(구례 곰 마루쉼터)가 더 좋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은 공포였다는 거네요. 최태규:도착해서 한동안은 공포와 혼란을 느끼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농장에서는 열악해도 익숙한 공간이기 때문에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을 못 했을 수도 있지만, 새로운 공간에서는 모든 것이 낯설고 위험하게 느껴지니까요. 윤주옥:여기 온 곰들이 간이방사장으로 나가는 데 한 달 정도 걸렸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최태규:철창만 밟고 살다가 흙바닥을 처음 밟으면 위험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바뀐 곳의 환경이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과정입니다. (2026년 2월 25일 최태규 대표와의 대화) ↑ 밖을 바라보는 연천농장 철창 안의 곰 ⓒ곰보금자리프로젝트 곰들에게 ‘이사’는 인간이 이해하는 의미의 이동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다. 그것은 스스로 선택한 이동이 아니라,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강제적인 이동이며, 깨어났을 때는 자신이 평생을 살아온 공간과 완전히 단절된 낯선 세계에 놓이게 된다. 비록 더 넓고 나은 환경으로 옮겨진다 하더라도, 곰의 몸과 감각은 그것을 즉시 위험으로 인식한다. 곰들에게 이사는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기보다, 몸이 기억해 온 세계로부터 갑작스럽게 분리되는 경험이며, 이후의 적응 과정은 오랜 시간 축적된 감각과 기억을 다시 배우는 시간인 것이다. 나는 스스로 결정하여 지리산으로 내려왔다. 반면 곰주옥은 옮겨졌다. 나는 여러 복잡한 감정을 품고 이곳으로 왔지만, 곰주옥은 마취된 몸으로 이곳에 도착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같은 산 아래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곰주옥에게 지리산은, 처음으로 흙을 밟은 곳이다. 활동가인 나에게 지리산은 지리산을 지키기 위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는 곳만이 아니라 농사를 짓고, 된장과 김치를 담고, 장작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밥을 나누는 곳이다. 이 모든 일들은 사람들과 함께 할 때에만 비로소 힘이 난다. ↑ ‘협동농장 땅없는사람들’로 모인 사람들은 구례에 있는 한겨레숲에서 농사를 지었다 ↑ 지리산사람들 회원들은 된장계, 김장계, 오미자계 등으로 모여 일상을 함께 했다 ↑ 구례 사람들은 초겨울이 되면 ‘햇살 가득 장작 나누기’를 통해 만든 장작을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 전달했다 ↑ ‘공간협동조합 째깐한 다락방’은 아침밥을 못 먹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에게 주먹밥을 나눴다 -
안철환 03-01 14:10
[안철환의 절기 이야기] 언 땅이 녹기 시작하는 우수
입춘에 봄이 일어선다지만 사실 아직은 땅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몸으로 체감하긴 이릅니다. 요즘 처럼 입춘 이후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더하죠. 그러다 땅속의 양의 기운이 체감되기 시작하는 게 바로 우수입니다. 속담에 우수비에 대동강 얼음이 풀린다 했어요. 실제로 우수에 비 오는 경우가 많지만 찔끔 오고 마는데 밭에 가보면 제법 온 것처럼 땅이 질퍽하죠. 언땅이 녹아서입니다. 그런데 올 해 우수엔 비는 오지 않았네요. 밭에 가보니 비는커녕 땅에 가뭄기가 제법 느껴집디다. 좋은 조짐이 아니에요. 날은 풀렸지만 언땅이 녹으면 흙이 좀 끈기가 있어야 되는데 그렇지가 않으니 말이죠. 흙이 가물면 산불화재도 걱정이지만 봄 농사에도 좋을 일 하나 없습니다. 우수 전 후로 대보름이 옵니다. 추석 보름과 함께 대보름은 달도 크고 밝지요. 그 달이 밝지 않다면 좋은 징후가 아니라 했어요. 대기에 습이 많거나 저기압이란 얘긴데요, 봄이 땅속에서 잘 일어나려면 대기가 맑아야 양의 기운이 많아 흙의 음기운을 더 잘 깨울텐데 말이죠. 옛말에 멀리 일 나간 자식 설엔 못 와도 대보름엔 꼭 온다 했어요. 아무리 늦어도 대보름부터는 농사일 시작해야된다는 뜻이죠. 그만큼 대보름부터는 확실히 날이 풀리니 농한기는 이제 끝이라는 거겠지요. 대보름에 하는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행사는 농사 시작을 알리는 축제 놀이였습니다. 빈 깡똥으로 하는 쥐불놀이는 아마 일제 강점기 이후 통조림 통, 페인트 통이 흔해진 이후 생긴 것으로 원래는 들녘에 솔가지 횃불이나 새끼줄 등에 불씨 담아 불을 놓았답니다. 아무튼 이런 불놀이는 기본적으로 월동한 병해충 살균과 풀씨 제거의 의미가 있었을거구요, 또 불이라는 양의 기운으로 남은 겨울 기운 제압하고 봄 기운 재촉하며 농사일에 사람들 기운 북돋으려는 축제의 의미가 있었을 겁니다. 요즘은 화재 위험 때문에 엄두 못내는 일이 되고 말았지만요. 올해는 우수가 음력 1월3일이니 대보름 12일 전이네요. 그만큼 대보름이 늦으니 봄도 늦고 꽃샘추위도 기승을 부릴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농한기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니 쉴 날이 연장된다고 좋아할 일도 아니에요. 이래저래 바쁠 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늘 하늘은 농부의 게으름을 기달려 주지 않아요. 열심히 한다고 좋은 일만 주지도 않지요. 둘은 주지 않지만 하나는 꼭 준다 하니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그냥 내 갈 길 가는 수밖에요. * 대문사진 : 밭에 갔더니 손님이 와 있네요. 음력 2월(묘卯)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 먼저 토끼님이 오셨어요. 행동이 민첩하지 않고 살이 찐 걸로 보아 집토끼 같은데 아래밭 선배에게 전화하니 당신 토끼가 달아난 것 같다 하십니다. 혹 월동 작물들 뜯어먹지 않았나 살펴 봤더니 별 문제도 없구요. 늘 제 일이라면 당신 일처럼 도와주시는 선배님의 토끼이니 좋은 소식일밖에요. 글을 쓴 안철환 선생은 온순환협동조합, 전통농업연구소 대표이고 경기도 안산에서 ‘산림생태텃밭 먹거리숲 농장’을 운영한다. 남은 음식물과 똥오줌, 커피 찌꺼기를 받아 직접 거름 만들기를 실천하고 있으며, 우리 토종 종자와 전통 농업 살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25년 전, 처음으로 심은 배추 씨가 3일 만에 싹 트는 걸 보고 ‘씨 안에 누가 있었구나!’ 깨닫고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우리가 먹는 배추는 단순히 물질적인 먹을거리가 아니라 나와 별 차이 없는 생명이며, 그래서 먹는다는 것은 생명을 먹고, 생명과 소통하고, 생명과 하나 되는 일이라고 믿는다. 쓴 책으로 《시골똥 서울똥》(2009), 《24절기와 농부의 달력》(2011), 《호미 한자루 농법》(2016), 《토종농법의 시작》(2020)이 있고, 옮긴 책으로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2004)이 있다. -
홍영기 03-01 13:47
[뒤웅박씻나락] "구례의 효(孝) 문화유산, 어떻게 이어야 할까" 홍영기
[지리산인 기획 칼럼 - 뒤웅박 씻나락] 구례의 효(孝) 문화유산, 어떻게 이어야 할까 _홍영기 설날의 소박한 생각 설날과 한가위가 우리 민족의 2대 명절로 자리 잡은 것 같다. 며칠 전 설 명절을 지냈다. 이때가 되면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나갔던 사람들이 불원천리 마다하지 않고 사연을 간직한 선물꾸러미를 들고 부모와 친척을 뵙기 위해 귀성길에 나선다. 이른바 민족대이동,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만물이 움트는 봄이 다가오는 시기의 설날은 소원과 복을 빌고,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는 가을 초입의 한가위에는 감사와 기쁨으로 차례를 지낸다. 설날은 한 해의 첫걸음을 시작하는 음력 초하루이고, 한가위는 한 해의 수고로움을 마무리하는 만월의 보름이다. 이 뜻깊은 명절에 가족이 모여 서로 안부를 묻고 격려와 덕담, 위로를 나누다 보면 쌓인 오해와 갈등도 눈 녹듯 사라진다. 이렇게 1년에 한두 번이라도 함께 만나 가슴에 묻어둔 조상의 묘소를 찾거나 연로하신 부모를 만난다. 돌아가시기 전 할머니의 손톱을 깎아드렸거나, 할아버지와 함께 목욕탕에서 등을 밀어드린 추억을 되새기는 것, 이것이 효도의 소박하고 정겨운 모습 아니겠는가. 친지들과 얼굴을 마주보며 따뜻한 차 한잔, 텁텁한 막걸리 한 사발을 같이 마시는 일, 또는 팔짱을 끼고 고샅길 걸으며 마주치는 이웃의 안부를 묻는 일이 곧 효도의 시작일 것이다. <효경>에 신체와 터럭, 피부는 부모에게서 받았으니, 감히 훼상하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이라 했지만 말이다. 효 문자도(<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효자도 「사립단지」(<삼강오륜행실도>) 국가가 앞장서서 효를 장려하다 효는 아주 먼 옛날부터 국가가 크게 권장하였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8세기 중반 경덕왕 때 웅천주에 살던 향덕은 굶주리고 병이 들어 사경을 헤매는 부모를 위해 자신의 넓적다리를 베어 봉양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국가는 그에게 큰 상을 내렸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비석을 세우고, 마을 이름을 효가리(孝家里)로 바꿨다. 그리고 9세기 후반 진성여왕 때 효녀 지은은 자신을 부잣집 노비로 팔아 지극정성으로 맹인 어머니를 돌봤다는 일화도 실려 있다. 이 때에도 국가는 큰 포상을 내리고, 그녀가 살았던 마을을 효양방(孝養坊)이라 고쳐 부르게 했다. 향덕과 지은의 효행은 <삼국유사>에서도 확인된다. 무엇보다 압권은 경주 사람 손순(孫順) 부부의 사연이다. 이들 부부는 날마다 품팔이를 해서 늙은 어머니를 봉양하였다. 하지만 어머니의 밥을 빼앗아 먹는 아이가 문제였다. 이들은, ‘아이는 얻을 수 있으나 어머니는 다시 구할 수 없다’며, 아이를 산에 묻기로 하였다. 산중에 들어가 땅을 파던 중 석종을 발견하였다. 기이한 종을 얻음은 아이의 복이라며, 다시 아이를 들쳐업고 종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종을 기둥에 매달아 쳤더니 신비한 종소리가 대궐까지 울려 흥덕왕도 그 사연을 알게 되었다. 손순 역시 국가로부터 집과 곡식을 하사받는 등 큰 포상을 받았음은 물론이다(<삼국유사>, 「손순매아 孫順埋兒」). 이처럼 1,200여 년 전부터 국가가 적극적으로 효자와 효녀를 칭송하고 포상한 역사적 사실을 찾을 수 있다. 구례 백성 손순흥은 ‘고려 제1의 효자’ 구례에서도 지명의 영향인지 모르지만 예부터 효성스러운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효문화와 관련된 유적이 제법 많이 남아 있다. 역사에 전하는 구례 최초의 효자는 손순흥(孫順興)이다. 손순흥은 ‘고려 제1의 효자’로 칭송되었다. 병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구례 백성 손순흥은 어머니의 초상화를 그려 놓고 사흘에 한 번씩 무덤을 찾아가 살아 계실 때처럼 음식을 올렸는데, 고려 성종 990년의 일이었다(<고려사> 성종 9년 9월 4일자 교서). 손순흥의 지극한 효성을 파악한 고려 성종은 관리를 파견하여 곡식과 은그릇, 비단과 포목 등을 하사하였다. 또한 ‘집안에서 효자는 나라에 충신이 될 것’이라며, 관직과 품계를 내려주었다. 손순흥이 살던 마을에 정문(旌門)을 건립하고 요역도 면제해 주었다. 당시 고려는 효를 모든 일의 실마리이자 선행의 주체라 하면서, 대대적으로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이 과정에서 구례의 손순흥의 효행이 알려지게 되었고, 국가적 포상을 받은 것이다. <고려사절요>에도 같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으니,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라 하겠다. 순흥화상도(順興畵像圖)](<동국신속삼강행실도>) 손순흥 정려비각(구례읍, 우) 손순흥의 효행은 구례 최초의 읍지인 <봉성지(鳳城誌)>(1800년)에도 실려 있다. 이 문헌에는 손순흥의 어머니 생전의 효행과 ‘고려 제1의 효자’로 칭송되었다는 미담이 덧붙여 있다. 1,000여 년이 지난 지금 고려 성종 때 건립한 정문(旌門)의 자취는 찾을 수 없고, 최근에 건립한 정려비각만 구례군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을 뿐이다. 그런데 <봉성지>에는 효자(29), 효녀(3), 효부(1) 등 33명이 기록되어 있다. 고려 시대 효자로는 손순흥이 유일하고, 나머지 32명은 모두 조선시대 인물들이다. 손순흥의 모범적 효행이 조선시대에 계승되어 확대 재생산된 것이다. 이들 중에는 효자 정려를 받은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구례군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효자 정려가 아홉 곳이나 된다. 고려의 손순흥을 제외하면 주로 18세기 이후 효자의 정려이다. 다만, 효녀와 효부의 정려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최여진 정려(마산면 광평) 김강철 정려(광의면 수월) 김경석 정려(산동면 탑정) 오형진 정려(마산면 상사) 이처럼 효자의 비중이 압도적이나, 어찌 효자만 많았겠는가? 효녀와 효부가 더 많았을지 모르나, 가부장제 문화에 의해 효자가 양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정려를 받은 효자들은 대체로 아동을 가르치는 동몽교관에 임명되었다. 국가의 정려를 받은 효자들의 효행을 어린이 효교육의 모범사례로 활용한 것이리라. 구례의 자랑스러운 효문화 이어가려면 지금도 효행을 기리고 포상하는 행사는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빛바랜 사진처럼 과거지사로 간주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언제부턴가 명절 연휴에 고향의 부모를 찾기보다는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국내 여행은 물론이고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수백만 명이라 한다. 그러나 전통사회에서 중시한 효문화를 이른바 K-Culture로 활용할 수 있다면 공동체문화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고려 제1의 효자’로 칭송된 손순흥을 비롯한 구례의 효인(孝人)들을 선양하는 다양한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또한 전통적 효행을 현재에 걸맞은 내용으로 수정하여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하는 효도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럼으로써 구례는 지명과 더불어 효문화 1번지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구례의 효문화를 올바로 전승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려 제1의 효자’ 손순흥의 정려비각을 효사랑 공원이나 정원으로 조성하면 좋겠다. 현재 손순흥의 이름을 아는 구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안내판조차 없고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은 채 골목 안에 갇혀 있는 손순흥 정려각, 구례 효 문화유산의 현주소이다. 손순흥, 그를 ‘고려 제1의 효자’로 복원하는 일이 시급하다. 글쓴이 : 홍영기 국립순천대학교에서 한국근현대사를 공부하고 가르치다 일찍 퇴직하였다. 구례 순천 사람들과 조그만 공부 모임을 함께 하며, 한국학호남진흥원장을 맡고 있다. 주중 광주, 주말 구례를 오가는 중이나 머지않아 구례 문전재(文田齋)로 돌아와 텃밭 농사와 미뤄둔 공부를 계속할 예정이다. 지리산人 기획칼럼 [뒤웅박 씻나락] '뒤웅박 씻나락'은 이듬해 종자로 쓸 귀한 볍씨를 가리키는데요, 이 칼럼의 글들이 앞으로 생명·평화·나눔·돌봄·연대의 사회를 위한 씨앗이자 마중물이 되길 기대하며 만든 칼럼입니다. 지리산 자락 삶이 우리 사회의 대안적 삶의 모습이 되길 꿈꾸는 <지리산人>의 바람을 담아, 지리산 곳곳에 계신 씨앗 같은 이들의 삶과 생각을 싣고자 합니다. 칼럼 글쓴이의 일부 주장이 <지리산人>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윤주옥 02-01 11:01
[곰주옥 X 인간주옥] ① 우리는 어쩌다 ‘주옥’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곰주옥 X 인간주옥] 우리는 어쩌다 ‘주옥’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내 이름은 ‘주옥’이다. 어린 시절 나는, 주옥이란 이름이 못마땅했다. ‘ㄱ’으로 끝나는 이름은 차갑고 무뚝뚝하게 느껴졌다. 초등학교 때는 ‘천당과 지옥’이라는 놀림을 받기도 했다. 다혜, 현아, 수정 등 입안에서 굴러다니는 이름을 지어주지 않은 부모님이 원망스러웠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개명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친구 중에 ‘언년’이가 있었고, 언년이가 이름 때문에 심한 상처를 받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주옥’ 정도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주옥이란 이름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다. 1학기 첫 시간에 국어 선생님은 출석을 부르다가, “‘주옥’, 누구냐?”라고 물었다. 손을 들었는데, 수업이 끝난 후 책상 앞에 오신 선생님이 손바닥을 내밀어보라더니, 펜으로 ‘주옥’이라 쓰시고는 ‘이렇게 예쁜 이름을 누가 지어주셨냐?’고 하셨다. “네? 아버지요.” 그날 이후 나는 손바닥을 볼 때면, ‘주옥’이라고 써나가던 펜의 감각이 살아난다. 간질간질한 따뜻함이 온몸에 전해진다. 그럼에도 나는 숙, 용, 훈, 태, 명, 환, 열, 순 등을 돌림자인 ‘주(柱)’자 뒤에 붙이는 방식이었고, 세상의 모든 글자 중 하나인 ‘옥(玉)’자가 그냥 얻어걸렸다고 짐작했다. 곰들과 좀 더 가까이 지내보기로 한 2026년이 시작되었다. 2026년 1월 6일, 나는 동료들과 ‘구례 곰 마루쉼터’(곰쉼터)를 찾았다. 2025년 9월 말에 문을 연 곰쉼터는 ‘국내 1호 공립 곰 보금자리’이다. 이곳의 곰들은 열악한 사육 환경이나 농가 방치 상태에서 구조된 이후 비로소 기본적인 보살핌을 제공받고 있었다. 이곳에서 눈이 안 보이거나, 귀가 안 들리거나, 팔다리가 없는 곰들을 처음 만났던 날, 나는 이 곰들과 무엇이라도 함께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 ‘무엇이라도’가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이곳을 자주 방문하고 있다. 우리에게 곰쉼터 곰들의 이름과 특징을 이야기하던 최신영 수의사가 “참, 이 곰의 이름은 ‘주옥’입니다.”라며 나를 바라봤다. ‘앗! 주옥이라고?’, 살면서 ’주옥‘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을 만난 게 딱 한 번인데, ‘주옥’이란 이름을 가진 곰을 만나다니, 반갑고 신기하고 강한 연결감이 전해졌다. 순간 곰을 향해 손을 뻗을 뻔했다. 이 곰은 어쩌다 ‘주옥’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이곳에 곰들이 처음 들어올 때는 전부 관리번호로 불렸어요. 1번, 2번, 3번 이런 식이었죠. 그런데 평생을 이곳에서 살 친구들을 번호로만 부르는 게 너무 정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직원들끼리 이름을 붙여주자고 했어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애니까 내 이름을 붙일래’, 이런 식으로요. 저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곰이라 ‘옥주’라고 부르고 싶었는데 제 이름이랑 헷갈릴 것 같아서 앞뒤를 바꿔 ‘주옥’, 그래서 ‘곰주옥’으로 불리게 됐어요.” (2026년 2월 2일 임옥주 수의사 면담) ↑ 관리번호 BF-08의 이름은 ‘주옥’이다 곰주옥을 만나고 나니, 내가 ‘주옥’이 된 것에도 뭔가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대설에 시작된 추위가 계속되던 날에 아버지를 뵙고 인간주옥이 ‘주옥’이 된 이유를 물었다. 주옥:제 이름이요, 왜 ‘주옥’이라 지은 거예요? 아버지:작명법이 있는데, 너희는 ‘주(柱)’자가 돌림이거든. 기둥 주를 쓰고. 그다음에 획수를 따져서 알맞은 글자를 찾은 거야. 주옥:작명법이요, 그런 게 있군요? 아버지:책이 있지. 주옥:구슬 옥, 이걸 찾은 게 아버지세요? 아버지:내가 찾았지. 부르기 좋고, 첫째는 그거야. 그리고 획수가 맞아야 돼. 그 책에 보면 나와. 그래서 숫자에 맞는 글자를 찾다 보니까 ‘옥’이 된 거야. (2026년 1월 24일 인간주옥과 아버지와의 대화) 그동안 나는 ‘주옥’이란 이름이 부르기에 어색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버지는 부르기가 좋다고 하셨다. 이런 걸 ‘간극’이라고 말해야 할까? 나와의 대화를 멈추신 아버지는 서재로 가시더니 족보를 가져오셨다. 아버지:족보에는 여자들 이름은 안 올라가고, 누구의 처, 이렇게 돼 있지. 여기도 그럴 거야. 주옥:아, 할머니 이름은 없고, 할머니의 아버지와 관련된 사항은 있고. 여기에 아버지가 제 이름을 써넣은 거예요?. 아버지:그렇지, 나중에 족보를 다시 하게 된다면, 다른 집은 모르지만, 내 집안에 대한 거는 이대로 하려고 해놓은 건데. (2026년 1월 24일 인간주옥과 아버지와의 대화) ↑ 여성 ‘주옥’의 이름을 써넣은 족보 요즘은 족보를 만드는 집이 없으니 내 이름이 인쇄된 족보를 볼 일도 없고, 또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세상에 없는 족보, ‘주옥’이라는 여성의 이름이 올라간 족보를 간직하고 계시다는 게 놀라웠다. 인간주옥은 이 사실이 가슴 벅차고 여기저기 자랑하고 싶어졌다. 또 다른 주옥인 곰주옥은 그동안 관리번호로만 불렸다. 그에게 이름을 붙인 임옥주 수의사는 ‘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곰이야, 그러니 너에게 나를 그대로 반영할게’라고 말하며, ‘주옥’이라 이름 붙였다.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따뜻함이었을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설레는 순간이다. 곰주옥과 같은 이름을 갖은 인간주옥은 곰주옥과의 만남을 계기로 곰쉼터에서 살아가는 곰들을 기록하기로 했다. 그들이 어디에서 왔고, 그곳의 삶은 어땠는지, 그들의 몸이 기억하는 것은 무엇인지, 곰쉼터에서의 하루는 어떤지, 곰이 곰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등을 면담과 관찰, 자료 조사를 통해 쓸 예정이다. [곰주옥 X 인간주옥]은 같은 이름으로 이어진 곰과 인간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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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인 03-05 13:05
[기자회견] 지하수 고갈 방조하는 낙동강유역청과 경남도 규탄한다
2026.3.11. 경남도청 규탄 기자회견문 지하수 고갈을 방조한 경상남도는 책임져라! 근거없는 272톤 증량허가, 즉각 철회하라! 우리의 모든 경고, 경상남도는 철저히 묵살했다! ㈜지리산산청샘물이 위치한 산청군 삼장면 지역의 지하수 고갈은 분명했다. 삼장주민들의 숱한 피해호소와 민원, 이대로는 계속적인 삶을 이어갈 수 없다는 절규, 그리고 환경영향조사에 참여한 심의위원들의 지하수 고갈 위험에 대한 경고, 심의과정의 수많은 위법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상남도는 272톤 증량을 허가했다. 전문가들도 입을 모아 말했다. 양수시험에서 수위 98m의 급강하, 지하수 취수 영향 범위 1.2km까지 과도함, 지반침하 8cm로 우려스러운 수치, 벤젠비소까지 검출되었으나 잠재오염원에 대한 조치 부족, 동시양수시험 미실시, 집수구역 2배 확대 의혹, 지하수 개발가능량을 초과한 상황에서 무리한 증량 시도 등, 이 모든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행정은 증량을 허가했다. 이 자체로 이미 불법이다. 이 결정은 단순한 행정판단이 아니라, 공공의 자산을 기업에 팔아넘긴 불법적 행정이다. 지하수는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공적자원이다. 그럼에도 경상남도는 공공의 이익보다 사기업의 이익을 우선하는 무책임한 만행을 저지를 것이다. 2. 경상남도에 묻는다. -당신들은 무엇을 검토했는가? 도지사와 경상남도 공무원들은 답하라! 협의기관이 최종결정 기관인가? 아니다. 승인권자는 경상남도다. 책임도 경상남도가 지는 것이다. 그런데 왜 “낙동강청 심의 결과가 최종”이라고 말하는가? 그것은 행정의 책임을 망각한 것이다. 행정의 책임을 회피하고 낙동강청에 책임을 떠넘기면서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고, 범죄행위다. 행정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주민 90%의 증량반대, 산청군과 산청군의회의 공식 반대, 지하수고갈위험 1등급 지역, 수많은 민원과 언론보도, 심의에 참가한 전문가들의 경고까지 모두 제출되었다. 그럼에도 허가했다. 철저하게 공익을 외면한 선택이다. 공공의 이익에 봉사해야 할 행정의 존재 이유를 내팽개친 선택이다. 그 선택에는 정치적 책임이 따른다. 당연히 법적 책임도 져야 할 것이다. 3.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묻는다. 왜 반려하지 않았는가? ◦집수구역을 무단으로 2배 확대해서 지하수고갈 위험을 고의로 은폐하고, 상위지침을 무시한 함양률, 지하수고갈위험에 대한 경고와 보완재보완 요구를 무시한 ㈜지리산산청샘물의 환경영향조사는 심의를 거부하고, 당연히 반려되어야 했다. 허위·조작의 환경영향조사서를 반려하지 않고 심의를 진행한 것은 명백한 환경영향평가법 위반이다. ◦272톤 증량은 어떤 과학적 근거로 산정했는가? 증량이 가능한지 여부를 먼저 따져야하는데 무시했다. 심의위원들의 고갈 위험 경고도 묵살했다. 심의위원들에게 ‘몇 톤이 적절한지 써내라’고 하고, 최고·최저를 빼고 평균을 냈다. 객관적, 과학적 근거로 심의를 해야할 환경영향평가의 원칙을 완전히 위반한 불법행정이다. 담당자는 말했다. ‘근거가 따로 없다’고. 근거도 없고, 처분 이유도 없는 행정결정은 무책임을 넘어 행정절차법 위반이고, 범죄행위다. 4.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오늘 이 자리에서 분명히 선언한다. ◦지리산지하수지키기공동행동을 중심으로, 전국연대체를 결성할 것이다. 전국 59개 생수공장 피해지역과 연대하여 지하수 사유화에 맞서서, 공공의 자산인 지하수 보존에 총력을 다할 것이며, 집회·기자회견 등 전국공동행동을 조직할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책임을 묻겠다. 지하수를 기업의 이익 앞에 팔아넘긴 도지사와, 이에 복종하고 방조한 담당공무원과, 이를 묵인한 정치세력에게 반드시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 ◦감사원 공익감사청구, 국회 청원·기자회견, 직권조사 요구 및 행정적·법적 투쟁, 전국적인 생수공장·생수산업과 지하수고갈 위험을 알리고, 국회 청원과 국회 기자회견, 법개정 투쟁, 환경부와 경상남도에 대한 직권조사 요청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할 것이고,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를 시작으로 모든 행정적·법적 투쟁을 통해 경상남도와 낙동강청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5. 우리는 요구한다. ⓵ 불법적인 272톤 증량 허가, 즉각 철회하라! ② 허가 절차 전면 재조사를 통해, 관련 공무원 불법을 징계하라! ③ 심의 전 과정 자료를 명백히 공개하고, 불법행정 책임져라! 지하수는 기업의 이윤이 아니다. 지하수는 이 땅에 사는 모든 주민들과 아이들의 생명수이며, 강물의 지속적인 원천이다. 오늘 우리는 경고한다. 경상남도는 행정의 책임을 외면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온갖 불법을 동원해서 기업이익에 복무했다. 우리는 경상남도와 낙동강청에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 지하수를 포기하지 않는 싸움은 미래를 포기하지 않는 싸움이다. 우리는 끝까지 싸운다. 2026.3.11. 삼장지하수보존비상대책위원회 지리산지하수지키기공동행동 -
지리산인 03-01 12:09
[소식] 함양작은영화관 "나무의 노래" 진재운 감독 초청 상영회
〈나무의 노래〉 관객과의 대화진재운 감독 초청 https://youtu.be/JF8ubnG97Kk?si=UgGCtx-RJLwg_QSK 조선의 마지막 공주로 태어나 과학자의 길을 걸어온 한 여인. 그녀는 중남미의 작은 나라, **니카라과**의 밀림에서 홀로 1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있습니다. 1939년생인 그녀는 여의도 면적의 7배가 넘는 땅을 사들여 “아무도 모르게 지구에 산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매일 바쁘게 살아갑니다. 앞만 보며 걷다 보면 잠시 멈추는 일조차 잊어버리곤 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평생을 들여 나무를 심었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그 시간이 모여 숲이 되었고, 그 숲은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나무의 노래〉는 환경을 말하는 영화이기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숲 이야기 함양에는 위천이 흐르고 그 곁에 함양 상림과 함양 하림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 숲을 하나로 묶어 ‘대관림’이라 불렀습니다. 천 년 전 최치원 선생님이 홍수를 막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조성했다는 그 숲. 지금은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어 있지만, 본래는 하나의 숲이었고 하나의 숨결이었습니다. 니카라과의 한 여인이 심은 숲과 함양의 천년 숲은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 있지만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어떤 숲을 남길 것인가.”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다면, 지금, 함께 고요한 숲의 시간을 만나보세요. 2026년 3월 12일(목) 저녁 6:30(6:00~입장) 함양군 작은영화관 (경남 함양군 함양읍 하림강변길 131, 하림공원) 관람하기 1만원 경남도민 7천원 관람문의 수달친구들 010-4740-1015 함달극장 010-9328-1183 주최: 함양 상림숲 영화제 · 수달친구들 . 함달극장 후원: 함양시민연대 · 전교조함양지회 숲은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가장 깊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나무의노래 #함양군 #지리산 #상림숲 -
지리산인 01-17 11:26
[참여요청] 지리산지하수 취수 증량 불허하라! 민원넣기 함께해요!
#지리산에 기대어 사는 모든 분들께 호소하고, 요청드립니다.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이 지하수고갈로 죽어갑니다. 경상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하수 고갈 대책이 전혀없는 허위,부실 환경영향조사에도 불구하고 먹는샘물법에는 “지하수 증량을 반려 할 수 있는 법이 없다"는 황당한 논리로, 또 산청군에서 한 달간 3차례나 증량반대 공문과, 산청의회, 산청주민들 모두 증량반대 하는데도, 조만간 (주)지리산산청샘물 증량 일/272톤을 허가한다고 합니다. 지리산 주민 여러분, 최종 허가권자인 경남도에 항의민원을 넣어주시고, 세상에 알려주세요. 공공재인 지하수를 지키고, 대대로 물려줄수있도록 힘을 보태 주세요. (주) 지리산산청샘물 증량허가 결정은 행정권 남용이다! 낙동강유역청 환경영향조사서 심의결과 공개와 주민요구 수렴 절차를 준수하라! *경남 도지사실ᆢ카카오톡에서 [경남 모바일 도지사실] 검색, 직접전화 또는 카톡 문자로 민원 접수 함께해 주세요~! ᆢ도지사실 직접전화: 055-211-5000 *경남도 수질관리과장: 055-211-6710 우리는 다음을 요구한다. ① 지하수고갈, 주민피해 앞에 증량이 왠말이냐! (주)지리산산청샘물의 증량신청을 불허하라!! ②경상남도는 (주)지리산산청샘물 환경영향조사서 심의결과를 공개하도록 조치하라. 주민의혹 해소를 위해 모든 심의자료를 명백하게 공개하라! 주민참여하에 동시양수검사를 다시 실시하라! ③ 경상남도는 증량을 분명히 반대하는 지역 공론, 주민 여론, 실재하는 주민 피해를 분명히 확인하고 이를 반영한 증량 불허를 결정하라! ④ 환경영향조사 심의 결과는 검토자료일 뿐이다. 주민 피해 민원과 조사서 보완에 대한 주민 의견을 반영, 종합적 검토 절차를 공식적으로 진행하라! 행정절차를 준수하라! 삼장지하수보존비상대책위원회 · 지리산지하수지키기공동행동 -
지리산인 01-11 16:02
[응답바람]지리산사람들 총회 참여 여부 꼭 알려 주세요
지난 한 해에도 지리산사람들을 응원하며 함께해 오신 회원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2026 지리산사람들 총회(회원모두모임)가 열립니다. 참석 또는 불참(위임) 여부를 꼭 알려 주세요.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두 개만 체크하시면 돼요, 간단하지요! ▼▼▼▼▼▼ https://forms.gle/6ftCTyd9myB8xeBr5 총 회원의 반이 넘는 분들이 참여 또는 위임 답변 주셔야 총회가 열릴 수 있습니다. 올해는 구례에서 만납니다. 화엄사와 연기암길을 걷고, 구례 양수댐 예정지를 함께 다녀오려고 합니다. 눈으로 본 사람들은 댐 하나 놓자는 말을 절대 쉽게 말할 수 없습니다. 지리산사람들 회원님들, 한 해에 한 번 만나는 모두 모임 자리에 꼭 오셔요~! <일정> 2월 07일 (토) 13:00 [대중교통으로 오는 분] 구례버스터미널, 구례구역 14:00 [자차로 오는 분] 화엄사 화장 주차장 14:30 화엄사~연기암길 걷기 18:00 저녁밥 19:00 회원총회 20:00 회원 한마당 (윷놀이) + 책 이야기 2월 08일 (토) 08:00 아침밥 (자연드림) 09:00 구례 양수댐 예정지 기상 여건이 어려우면 사포마을 벌목지 11:30 소감 나누기 12:30 낮밥 13:30 마무리 <주소> 전라남도 구례군 용방면 용산로 107-71 (자연드림파크) 위 링크에 들어가서 참여 여부 꼭 알려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