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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인, 동네책방상품권 발행
- 2025년 푸른 뱀의 해, ‘인터넷신문 지리산인’(지리산인)은 지리산권 5개 시군에 있는 동네책방과 협력하여 <동네책방상품권>을 발행한다. ‘지리산인’이 <동네책방상품권>을 기획, 발행, 유통하는 이유는 글과 기사를 돈이 아닌 방식으로, 돈보다 더 따뜻한 느낌으로 사례하고 싶어서다. 더불어 ‘지리산인’은 <동네책방상품권>을 통해 지리산권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분들을 만나고자 한다. <동네책방상품권> 사용 방법과 흐름은 이렇다. ‘지리산인’에 글 나눔을 한 분에게 ‘지리산인’은 <동네책방상품권>을 보낸다. <동네책방상품권>을 받은 분은 찬장과책장(남원), 오후공책(함양), 지금부터판타지(산청), 시소(하동), 봉서리서점(구례) 등 5곳에서 상품권의 금액만큼 책이나 기념물, 먹을거리 등을 구입한다. ‘지리산인’은 동네책방에 회수된 상품권 금액만큼을 동네책방에 송금한다. <동네책방상품권>을 받고(간직하고) 싶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지리산인’에 기자로 등록하여 글을 쓰면 된다. ‘지리산인’이 지향하는 가치를 알고 싶다면 ‘지리산인’에 들어와 게시된 글을 읽어보면 감이 온다. ‘지리산인’은 http://jirisan-in.net으로들어오거나,구글, 다음 등에서 ‘지리산인’을 검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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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2025년 활동기금 모금
-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후원계좌 농협 351-1285-4584-83 이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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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2월 21일 ~ 22일] 지리산사람들 회원모두모임
- 지리산사람들 2025년 회원모두모임 지난해, 회원님이 계셔서 지리산을 지키는 활동에 마음 다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2025년 지리산사람들 회원모두모임은 지리산자락 산청에서 진행됩니다. 많은 관심과 참석, 부탁드립니다. 일시 : 2025년 2월 21일 ~ 22일 (1박 2일) 장소 : 성심원(총회, 식사), 지리산둘레길 등 2월 21일 (금) 14:00 지리산둘레길 걷기 18:00 저녁밥 (산청 성심원) 19:00 회원총회 20:00 회원 한마당 2월 22일 (토) 08:00 아침밥 (산청 성심원) 09:00 지리산둘레길 걷기 12:30 낮밥 (산청 성심원) 13:30 소감나누기, 마무리 - 2월 21일 ~ 22일(1박 2일) 진행되는 회원모두모임 숙식비(1박 3식)는 무료(지리산사람들 회원에 한하여)입니다. - 참여자가 결정되면 지역별 이동 차편 조율하겠습니다. - 관련한 문의는 이아림(010-2726-9577), 윤주옥(010-4686-6547), 이메일(jirisanpp@daum.net)로 해주세요.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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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지리산사람들 기부금 영수증 발급 안내
- 2024년 지리산사람들 기부금 영수증 발급 안내 지난 해,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지리산사람들)과 함께 지리산을 지키는 큰 힘이 되어주신 회원님, 후원자님, 여전히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은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민주적으로 재편되고, 국민 주권이 실현되고, 생명생태사회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 희망해봅니다. 그 길에 지리산사람들도 함께 하겠습니다.고맙습니다. 지리산사람들은 회원님, 후원자님의 관심과 후원 덕분에 생명과 평화, 공동체의 가치를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보내주신 회비와 후원금에 대한 연말정산 기부금 영수증 발급 안내입니다. 기부금영수증을 제대로 받아볼 수 있도록 꼭 확인해주세요. Q1. 기부금 영수증은 누가 받을 수 있나요? 2024년 1월 1일 ~ 2024년 12월 31일 정기·비정기 후원금을 후원한 회원과 후원자, 후원자 본인 외에 배우자, 직계비속(자녀, 손자 등),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등), 형제, 자매 등 부양가족으로 등록된 자가 지출한 기부금도 공제 대상에 포함됩니다. Q2.기부금 영수증은 어떻게 발급받나요?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2025년 1월 중순부터 가능) 이 방법이 어려울 경우, 별도 발급을 요청해주세요(문의 이아림 010-2726-9577, jirisanpp@daum.net). 지리산사람들은 종이사용과 발급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부금영수증을 우편발송 하지는 않습니다. ①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에서 발급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를 통해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하고 있으며, 2025년 1월 15일 이후부터 조회 가능합니다. <국세청 www.hometax.go.kr 방문 연말정산 > 연말정산간소화 > 소득세액공제자료 조회발급> *서비스 가능 일정은 국세청 사정으로 인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조회되지 않는 경우 - 사업자등록번호로 발급 신청 - 명부에 주민등록번호 누락 - 이전에 기부금영수증이 필요없다는 의사표시 ② 기부금영수증 우편발송은 요청하는 회원님에 한해서 발송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 이용이 어려우신 회원님은 우편, 이메일 등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주소나 연락처가 변경된 회원님께서는 변경된 주소나 연락처를 알려주세요. Q3. 기부금 유형과 공제 혜택은 어떻게 되나요? 지리산사람들은 지정기부금 단체로, 기부유형 및 코드번호는 “지정기부금(코드번호 40번)”이며, 소득공제가 아니라 세액공제입니다. *물어보기 : 이아림 활동가 010-2726-9577, jirisanp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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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산 사진가 정길웅 초대전
- 청호미술관 전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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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한 겨울 하루의 여정
- 구례의 표어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구역은 노고단으로 향하는 지리산 등산의 출발점이다. 구례구역에서 섬진강 두꺼비다리 2.5km 오산 사성암 오르내리는 길 7.5km 섬진강 대나무 숲길과 구례구역까지 8km 오마이뉴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091228 겨울 어느 하루의 여정 중에 백미는 오산 정상에서 조망한 지리산 주능선의 장엄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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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교육 키즈의 생애 3편 “공사판”
- 인기척도 없는 새벽, 수현은 밀려드는 잠을 밀쳐내고 새벽을 열어야 했다. 자취방에 나와 아무도 없는 텅 빈 거리를 걸었다. 아침 대신 담배 한 대를 피웠다. 하얀 연기가 수현을 몸을 돌고 돌아 다시 입으로 나왔다. 수현을 기다리는 봉고차가 멀리 보였다. “야, 뛰어” “네” 수현은 피우던 담배를 손에 쥐고 봉고차에 올랐다. 수현은 여름 내내 공사판에서 일했다. 조적 공 조수를 했다. 벽돌을 쌓으려면 시멘트가 필요하다. 수현은 여름 내내 시멘트와 모래를 비벼 조적 공에게 날랐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버스를 타고 집합 장소에 나가면 봉고차가 수현을 실었다. 현장에 나가면 6시 그때부터 오후 6시까지 9시간 일했다. 9시와 12시와 3시 새참과 점심을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온종일 시멘트나 벽돌을 날랐다. 조공은 수현이 옮긴 벽돌로 벽을 만들고 담을 만들고 집을 지었다. 수현은 오차 없이 올라가는 벽돌이 신기했다. 벽돌과 시멘트처럼 “ 시간이 가면 더 단단해지는 것처럼 자기도 시간이 지나면 더 친밀해지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 현장은 오후가 되면 30도가 넘었다. 공사장 안으로 뜨거운 사우나 한증막처럼 변했다. 하지만 물러설 곳이 없었다. 이런 날씨라도 집회를 하고 있다면 신이 날 수현이었지만 오전 내내 땀이 폭포처럼 흘러내려 더 이상 수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마른 송장 같은 몰골을 한 수현은 점심을 먹고 나면 현장 아무 곳에서나 쓰러져 잠을 잤다. 이렇게 낮잠이라도 자지 않으면 버틸 수 없었다. 수현은 손은 시멘트 독이 올라 매일 밤 가려웠다. 40장씩 벽돌 지게를 지어 옮기거나 그것도 아니면 지게로 모래를 퍼 날랐다. 이런 날은 일당이 조금 더 받았다. 매일 매일 허리와 다리가 부서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일하면 하루 일당이 4만 원에서 6만이었다. 적은 돈이 아니었다.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려면 하루도 쉴 수 없었다. 매일 매일 땀이 비 오듯 흘렀다. 저녁에 버스를 타면 수현의 몸에서는 쉰내가 났고 땀을 절은 바지는 단단하게 굳었다. 창피했지만 수현은 어쩔 수 없었다.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분들 대부분 50~60대였다. 저분들이 평생 하는 일인데 한두 달 하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수현은 생각했다. “하다 보면 익숙해져. 나도 처음엔 정말 힘들더라. 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 처자식과 아이들 학교도 보내야 하고…. 뭐 그러다 보니 30년이네!…. 함께 일하던 김 씨 아저씨는 수현에게 항상 이런 말을 했다. 그래도 학생은 끝나면 대학생이고 졸업하면 이런 일은 안 할 것 아니여… 수현은 여름 내내 땀과 시멘트 냄새로 시큼했다. 하지만 부모에게 손을 내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수현은 버텼다. 두 달간의 노동일이 끝나고 수현은 학교에 돌아갔을 때 노동에서 해방된 기쁨을 느꼈다. 노동해방이 노동에서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임금과 안전하고 노동법이 지켜지는 노동 현장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수현은 노동 자체에서 해방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일하지 않고 살 수는 없을까? 이런 부질없는 생각을 수현은 하고 있었다. 이렇게 힘든 것이 노동인데 일도 하지 않고 자본을 가졌다는 이유로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은 분명 부당한 일이다. 돈을 가졌다는 이유로 불로소득을 얻어 편하게 사는 사람들과 돈이 없다는 이유로 평생 노예처럼 힘든 일에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수현은 생각했다. “이런 잘못된 세상은 바꿔야 해….” 같은 노동 시간이라면 같은 소득을 버는 것은 정당하다고 수현은 생각했다. 노동의 가치라는 것은 차별할 수 없다. 의사와 노동자가 8시간을 일했다면 같은 수입을 얻어야 한다. 이것이 수현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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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4일 성명서] 헌정 유린 내란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고 처벌하라!
- 오늘 윤석열 대통령은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국회는 3시간 만에 계엄 해제를 의결했습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명백히 헌법 위반이며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닙니다. 지리산지키기시민연대를 포함한 지리산권 시민사회단체는 ‘헌정 유린 내란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고 처벌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전문 올립니다. [성명서] 헌정 유린 내란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고 처벌하라! 1. 윤석열은 대통령이 아니다. 그는 미치광이다. 지난밤 윤석열은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는 3시간 만에 계엄 해제를 의결했고 윤석열은 다시 3시간 후 계엄을 해제해야만 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명백히 헌법 위반이다. 헌법에 따르면 비상계엄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서만 선포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그런 징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계엄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군 병력은 국회 본청 유리창을 깼고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체포를 시도했다. 서울 시내에는 장갑차와 헬기가 출동했다. 이것은 내란이자 폭동이다. 윤석열의 계엄 선포는 법과 국민을 농락한 반민주적 작태이자 온갖 비리, 범죄로 궁지에 몰린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친위 쿠데타이다. 이제 국민은 단 하루도 편히 쉴 수 없다. 윤석열 일당은 국민들이 피와 땀으로 쟁취했던 민주주의를 산산히 부수고 있다. 우리는 언제든 독재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잠도 편히 잘 수 없다. 이게 21세기 민주 사회가 맞단 말인가! 윤석열은 철 지난 반공 이념을 휘두르며 촛불 시민과 국회를 국가 전복 세력으로 몰았다. 무너져가는 자신의 권좌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이 참담한 상황을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렵다. 윤석열 일당이 저지른 헌정 유린, 내란 행위는 결코 용서할 수 없다. 그들의 범죄, 부패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이 땅의 주인은 국민이다. 우리는 윤석열을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 주권자로서 준엄히 외친다. 하루 빨리 윤석열을 탄핵하고 내란, 폭동의 죄를 묻자! 하루 빨리 윤석열을 탄핵하고 민주주의와 민생을 회복시키자! 2. 국민들은 이번 내란 행위를 통해 국가 폭력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음을 생생하게 보았다. 사실 지리산, 설악산, 가덕도, 새만금 등 무수한 생명의 보금자리에서는 오래전부터 국가 폭력이 계속돼 오고 있었다. 특히 역사적으로 지리산은 국가 폭력의 한복판에 있었으며 여전히 그 상처가 아물지 못한 곳이다. 우리는 생명의 편에 서는 사람들로서, 지리산과 뭇 생명의 평화와 공존을 바라는 사람들로서 또 다른 국가 폭력이 반복되지 않도록 어떤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저항할 것이다.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정부의 온갖 폐단은 오늘날 기후위기를 불러온 탐욕과 이기심과도 맞닿아 있음을 모두 되새기길 바란다. 우리는 착취와 갑질, 명령과 복종, 혐오와 편가르기로 이어져 온 우리 사회를 반성하고 개혁하는 데 시민으로서 함께할 것이다. 생명의 편에서 연대해 온 모든 이가 한목소리로 이번 내란 사태를 규탄하고 기후위기를 풀어가는 데 뜻을 모을 것이다. 2024년 12월 4일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지리산종교연대. 지리산사람들. 시민의숲. 남원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지리산산악열차반대남원대책위원회. 대안행동바로. 남원역사연구회. 남원산성연구회. 최초춘향영정복위시민연대. 구례양수댐반대대책위, 중산리반내골주민연대.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하동기후시민회의. 하동녹색당. 하동참여자치연대. 함양군농민회. 함양기후위기환경연대. 함양난개발대책위원회. 함양시민연대. 케이블카없는지리산실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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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규 09-11 07:01
인생의 가장 큰 죄
인생의 가장 큰 죄 오래 전 일본의 명상 컨퍼런스에 다녀왔는데 그것은 아난다마르가 출가 수행자인 칫 따란잔 아난다와(칫 다다지)의 인연 때문이었다. 나는 그를 따라서 인도의 아쉬람 여행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국제 명상 컨퍼런스, 그리고 홍콩의 아시아권 명상 행사 등을 다녔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명상이라기보다는 명상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해외여행 하는 기분으로 따라다녔을 뿐이다. 칫 다다지는 한국 사람인데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가서 경제학 박사 학위까지 받은 경제학자였다. 그리고 귀국하여 이런저런 국영 연구소를 다니며 가정을 꾸리고 잘살고 있었는데 어떤 계기로 우연처럼 인도에 가서 출가 수행자가 되신 분이다. 인도의 아난다마르가 수행공동체에서 줄곧 수행하며 지금은 아난다마르가의 다다(스승)의 단계에 올라 세계를 떠도는 지구인으로 현재는 주로 중국의 충칭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가난하다. 단체로부터 생활비를 따로 받는 것도 아니고 개인의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늘 밝고 긍정적이며 아무런 걱정 없이 나름의 일만 열심히 한다. 그 나름의 일은 사람들이 명상을 통해 스스로 개체의식을 밝히도록 도와주고 사회의식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난다마르가 사상과 철학의 핵심인 네오휴머니즘과 프라우트 사회를 실현하려는 것이기도 했다. 내가 생명평화결사에서 일할 때 이 단체에서 일하고 싶다며 스스로 찾아온 그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인도에 있다가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되어 아난다마르가의 사회적 실천을 위해 생명평화결사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나는 그를 통해 한 생을 살며 왜,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삶의 근본 문제를 구체적 일상과 일치시키며 살아야 한다는 배움을 얻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자기완성을 위한 명상과 같은 구도행은 개인을 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실천을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밥 먹고 일하며 누군가를 만나야 하는 반복적인 하루 일상도 그것이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 일인지를 깨닫게 해줬다. 그는 살면서 별난 하루가 아니더라도 매 순간 감동과 감격 속에서 일상을 받아들이는 듯했다. 아, 매 순간 감동과 감격으로 이어지는 일상이라면 얼마나 황홀한 일인가. 그에게 명상을 배우며 나는 조금씩 스스로를 걸러낼 수 있었다. 그러면서 겨우 현실적 에고를 극복할 수 있는 어떤 영역에 대한 그리움이 생겼다. 그리고 이 영역을 꾸준히 넓히고 다지는 것이 어쩌면 매우 중요한 일이고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당시 어떤 책을 읽으며 ‘인생의 가장 큰 죄는 인생을 낭비하는 죄다.’라는 구절이 뇌리에 깊이 박혀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이 낭비인지, 무엇이 낭비가 아닌지도 잘 모르면서 우선 최선을 다해 명상 공부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길을 나서면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알고 가는 것이 당연한데, 하물며 인생길을 가며 그런 생각을 안 하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칫 다다지를 만나면서 그런 생각이 더욱 선명해지고 구체화 되었다. 그리고 ‘어디로’나 ‘어떻게’의 정답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누구나 똑같은 길을 갈 수는 없을 테니까. 다만 본질을 놓치지 않고 스스로 얼마나 충실하게 자기 현실을 소화하는가가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일상은 중요한 현실이지만 쉽게 그 속에 묻히게 되는 자신의 한계를 항상 조망하고 콘트롤할 수 있는 어떤 힘 또한 명상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칫 다다지에게는 그것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명상을 배우며 마음속으로 그를 스승으로 모시고 세속의 예를 다하려 애썼다. 그는 수행이 깊어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순수하고 다정하며 누구에게나 격이 없고 매우 친절했다. 나는 그와 친구처럼 부담 없이 함께 지낼 수 있었다. 나는 ‘친구가 될 수 없으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으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라는 말을 떠올리며 그가 이 짧은 생에 친구이고 스승이 되어 함께 갈 수 있기를 소망했다. 무엇보다 인생의 가장 큰 죄를 짓고 싶지 않았다. (박두규. 시인.) -
박두규 08-06 02:11
완벽한 당신
완벽한 당신 역사는 대부분 권력과 부와 사랑을 중심에 두고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행복이 그곳에 있다는 사람들의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을 보면 권력은 폭력이고 부는 탐욕이며 사랑은 치유와 정화라는 생각이 든다. 이와 같은 생각은 사람마다 또 다를 것이다. 그것은 세상의 변화와 흐름 속에서 한목숨 살아내기 위해 자신에 그리고 자신의 현실에 매몰되어 사는 날이 많다 보니 똑같은 경험을 각기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늘 상대방과 그 상대가 처한 현실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서로 오해가 생기고 갈등과 반목의 관계가 만들어져 살아온 것이다. 개인은 물론 가정과 가정, 국가와 국가, 나아가 인간과 자연까지도 말하자면 상대에게 마음을 쓸만한 여유도 없이 우선 바쁘게 나만 챙기며 살아온 것이다. 말은 늘 이해한다고 사랑한다고 우리는 하나라고 하면서 진정으로 그러한 마음을 품지 못하고 사는 것이 우리다. 그리고 우리는 무엇이든 자신이 모르는 것은 일단 거부하거나 인정하지 않거나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대부분 사람이 자신이 아는 것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한 박사나 학자라 하더라도 한 인간이 아는 것이라고는 우주라는 실제 공간의 실제 현실에 비추어 보면 허공의 먼지만큼이나 사소한 것 아니겠는가. 그래도 우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그것이 옳건 그르건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살고, 그것이 전부인 양 생각하며 산다. 많은 사람이 그러하니 어쩌면 그것이 인생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에고 의식에 매몰되어 사는 것을 불가에서는 치(痴), 어리석음이라고 한다. 세상의 실상, 그 실재(實在)를 살지 못하고 전도몽상(顚倒夢想)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사람들은 자신의 그림자에 가려 사물과 그 이치를 바로 보지 못하고 옳고 그름을 떠나 자기 생각대로만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차라리 그편이 더 편할지도 모른다. 모르면 용감하다고, 내가 생각한 것이고 내가 그렇게 믿는 것이니 나는 그냥 이렇게 살겠다고 한다. 나아가 사람 하나하나가 모두 하나의 우주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 생명을 하나의 우주라고 말하는 것은, 사람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가치를 가지며 완벽한 존재라는 의미와 닿아 있는 말이다. 덧붙이면 현실은 전도몽상의 어리석음에 있지만 본래 성품은 그렇지 않고 완벽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단군 때부터 삶의 목표로 성통공완(性通功完)을 이야기해 온 것 같다. 본래면목을 꿰뚫어 알아 세상에 공덕을 쌓는 것이 삶의 완성이라는 말로 읽힌다. 붓다도 모든 사람은 다 부처라고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이런 결과적 발언이 귀에 쏙 들어오는 것은, 어렵기 짝이 없는 그 과정이 생략되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인정하듯이 이런 경지는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우리가 어쩌다 제정신이 돌아와 잠깐 그런 상황을 수용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평생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성자들의 일이다. 그래서 그들은 늘 겸손을 말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삶의 모두라고 앞세우는 순간 그것은 이미 어리석음의 대열에 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겸손은 단순히 자신을 낮추는 행위가 아니라 이런 어리석은 자신을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생기는 것이라 하니 겸손이야말로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 겸손의 자리는 상대방이 완벽한 존재라는 그 본성을 보고 받아들일 때 자연히 생긴다고 한다. 이러한 겸손의 경지를 몸이 알아서 할 때 소위 우주적 관점에서의 완벽한 당신, 완벽한 상황이라는 그 무엇을 우리는 겨우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본래 완벽한 존재이고 그 존재가 사는 현실이 완벽한 상황이라는 것을 그대로 수용할 수 있으려면 겸손을 바르게 알고 또 언제나 놓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황은 어떤 상황이라도 완벽하다./ 오늘밤 떠들며 술 마시는 내가/ 내일 아침 졸지에 이승을 떠난다 해도/ 사실은 완벽한 상황인 거지./ 꽃망울 주렁주렁 올라온 어느 봄날/ 느닷없는 눈사태가 설중매를 만들 듯/ 그래, 그런 거지./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필연이고/ 세상살이가 이토록 처연하다 해도/ 사실은 완벽한 상황인 거지./ 이 완벽한 나, 완벽한 현실을/ 늘 아니라고, 아니라고 불평하는 것도/ 사실은 완벽한 것이지. (졸시 「완벽한 당신」 전문) -
박두규 07-11 02:22
숲에 들어가는 나이
숲에 들어가는 나이 나는 좀 우울했다. 한 달만 넘기면 어느덧 50수에 이른다고 생각하니 살아온 세월이 되짚어지면서 나의‘미래’라는 것도 이내 곧 바닥이 날 것만 같은 생각에 자꾸만 마음이 심란해지는 것이었다. 아직도 내 어느 구석엔 무수한 날들의 까마득한 미래가 있고, 밤 새워 술 마시고 노래할 수 있는 20대의 열정과 치기도 다 빠져나가지 않았는데 50이라는 숫자에 의해 나는 갑자기 노인의 대열에 들어 벼랑 끝으로 내몰린 듯하였다. 12월의 하루하루가 결코 상쾌하지 않았다. 이 답답한 중압감에서 벗어날 무엇이 없나 하는 차에 지인으로부터 단식하러 가자는 전화가 왔다. 마침 잘 되었다 싶었다. 장소는 제주도라 했는데 돈 들여 따로 관광도 할런지라 오랜 술로 찌든 속도 좀 다스릴 겸, 또 다가오는 50수의 중압감도 날려 보낼 겸, 마음은 어쩔망정 가벼운 발걸음으로 제주행 연락선에 몸을 실었다. 갑판에서 쌩쌩한 겨울바람을 맞으며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옷을 잔뜩 껴입어서 그런지 춥다는 생각에서는 벗어났으나 그렇다고 무슨 상념에 잠길 것도 없이 한참을 그저 멍멍하게 수평선을 바라보며 바다를 건넜다. 추자도를 지나니 멀리 한라산의 하얀 봉우리가 눈에 들어왔다. 망망대해에 멀리 한 점의 존재가 눈에 들어오자 비로소 현실감에 몸이 가늘게 떨렸다. 제주로 향하는 나의 현재가 구체적 감각으로 다가왔다. 제주에 닿기 전에 무엇인가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아니 제주단식이 생의 한 획을 그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설렘이 내 안에서 일렁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15일 단식 기간 내내 나의 화두는 50이라는 숫자였다. 인도에서는 50대와 60대 정도의 나이를 ‘바나플러스’라고 했다. 그 말은 ‘산을 바라보기 시작하는 나이’라는 뜻인데 나이 50이 되면 숲에 들어 명상을 해야 하는 나이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20대 정도까지가 세상에 나갈 공부를 하는 기간이라면 3,40대 정도가 세상에 나와 가정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기간이고 5,60대 정도가 세속의 부와 명예 등 그동안 쌓은 것들을 다 버리고 숲에 들어 명상을 하는 나이였다. 이후는 숲에서 나와 죽을 때까지 세상을 떠도는 것이다. 하지만 제주단식에서 나는 무슨 특별한 깨우침을 얻거나 삶이 달라졌다거나 하는 것은 없었다. 특별한 사건이라면 다만 스승 한 분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분은 단식의 방장 어른으로 참여하여 같이 단식을 하셨는데 나의 단식은 오로지 그분을 만나기 위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선생님은 단식 기간 내내 그냥 조용히 우리 모두의 흐름을 타고 존재하고 있을 뿐이었다. 단식 기간 중에 특별한 좋은 말씀이라거나 감동적인 무슨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별다른 말씀도 없이 조용히 우리와 함께 흐름을 타고 계실 뿐이었는데 선생님과 같이 있는 동안에 나는 저절로 존경하는 마음이 일어났고 많은 감화 감동이 내 안에서 저절로 일었다. 이 특이한 체험은 나를 내내 긴장시켰고, 나의 심란했던 50수를 설렘으로 맞을 수 있도록 한 계기가 되었다. 이 선생님 같은 분이 바로‘숲의 세월’을 보낸 분이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나는 50수를 맞는 단식을 통해 일단은 숲에 들어야 하는 나이라는 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퇴계를 읽으면서 그도 학생기와 출세기를 거쳐 50세에 관직을 스스로 그만두고(임금이 강하게 말렸으나 끝내 도망간다) 도산서원이라는‘숲’에 들어가 심경(心經)에 몰입했으니, 처지와 상황은 다르지만 세상에서 사는 동안 쌓았던 권력과 영화를 버리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것만은 확실했다. 나도 숲에 들고 싶었다. 그리고 퇴계가 그랬듯 나의 현실에서‘숲’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귀촌하여 본격적으로 창작활동을 하는 것이 나에게는‘숲’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지인들은 시인이‘숲’에 들면 어떻게 저자거리의 번뇌와 갈등을 시에 담을 수 있겠느냐는 걱정을 했지만 나는 그동안 키워온 무절제의 욕망과 그렇게 굳은 일상의 습(習)을 도려내고 싶은 것뿐이었다.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내면의 간절함이 있었고 세상을 탓하기보다는 내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내 안에서 주먹처럼 올라오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그리고 문학은 어쩔 수 없이 나를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던가. 내가 문학을 좇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사실 숲에 드는 일은 단순히 세속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나’라는 에고를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맞이하기 위한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진정한 자기 존재의 본질을 인식하는 일에 다름 아니며 생명이 가지는 우주적 균형감각을 되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50고개를 넘으며 숲에 들어야 하는 피할 수 없는 내면의 소리를 맞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숲에 들어 몸과 정신과 영혼까지도 자본에 절어 있는 나를 변화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박두규. 시인.) ▣ 이 글은 산문집「生을 버티게 하는 문장들」(2017년 간행)에 수록된 것입니다. -
박두규 12-16 13:29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학의 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학의 길 -‘단순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문학 박 두 규 (시인) 1 코로나 국면을 맞고 보니 그동안 꾸준히 거론되어 오던 기후변화에 따른 전 지구적 위기라는 것이 코앞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현실 세계에서 문학은 무엇인가를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우리는 문학에 대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논의를 해왔지만 지금의 현실상황을 보면 ‘지구 위기, 인류의 위기’라는 관점에서 문학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문학도 과학이나 기술처럼 현실에서 우선적으로 ‘지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적 삶 문학에 일정 부분 복무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래도 문학은 문학대로 지금껏 확장해온 영역이 있고 인류사 속에서 다양하게 그 역할을 해왔으며 또 어떤 특별한 상황 속에서는 그 상황에 맞게 대응해왔기 때문에 지금처럼 그렇게 하면 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학이 상상력의 문학이고 영적 문학이라는 점과 ‘지구의 위기, 인류의 위기’의 현실에 대한 복무를 받아들인다면 앞으로 100년의 지구, 100년의 인류를 염두에 두며 글을 통해 더 세밀하게 그려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의 과학과 기술보다 100년의 현실을 앞서 이야기하고 노래하며 올바른 방향의 길을 찾는 더듬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2 요즘 쏟아져 나오는 학자들의 글들을 읽어 보면 기후 환경으로 인한 지구의 위기 상황은 현실의 감도보다 훨씬 심각하다. 지금 우리가 해마다 역대 기록을 갱신하며 겪는 자연재해는 단순한 재해가 아니라 대량학살의 위기이며 재앙의 시작이라고 봐야 옳다는 것이다. 인류가 자본주의 문명의 현행 기조를 고수할 경우 2100년에는 탄소배출량으로 인해 지구의 기온이 약 4도 이상 상승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북극의 빙상은 이미 붕괴된 지 오래고 알프스의 만년설은 70% 이상 녹으며 해수면은 최대 2.4미터 상승할 수 있다고 한다. 인구 천만의 자카르타 같은 도시가 물에 잠기며 세계의 주요도시는 거의 2/3가 해안에 위치해 있으니 그에 따른 발전소, 항구, 농경지 등 주요시설도 함께 위험해질 것이다. 그리고 적도 지방의 주요 도시들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한다고 한다. 이미 2018년 폭염 시에 로스엔젤레스 42도, 파키스탄 50도, 알제리 51도에 이르렀다. 그리고 물 부족과 폭염으로 북위도 지역마저도 해마다 수천 명이 죽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21세기가 끝날 무렵이면 코로나와 같은 새로운 질병들, 상상을 초월하는 산불과 홍수의 증가, 수천만 명에 이르는 기후 난민, 경제 대공황과 지역 간의 기후분쟁, 농산물 생산이 크게 줄면서 일어나는 자원전쟁 등 한 해 기준 100조 달러의 세계 피해규모가 예상된다니 앞으로 80년 안에 변화될 지구의 모습을 쉽게 상상해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지금의 자본주의적 개발과 소비 패턴에서 조금도 변화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되었을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 코로나19가 해결된다 해도 이전의 시절로 돌아가 예전의 일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지구와 인류는 이미 변화의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새로운 문명이 일어나는 시점이 되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제 기존의 자본주의를 토대로 이루어낸 과학기술문명, 물질문명의 틀에서 벗어나 이전의 의식에서 한 단계 점핑된 도덕적 과학기술과 새로운 정신문명으로의 판짜기 변화가 절실해진 것이다. 그래서 문학은 현재 소비와 개발성장의 자본문명에서 전환하여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 갈 것인가를 이야기해야 된다.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변화되어야 할 의, 식, 주, 의료, 교육 그리고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까지 기존의 질서와 그 틀을 어떻게 바꿔가야 할 것인지를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문학은 이 현실 변화의 중심에서 어떤 마음, 어떤 영혼을 가진 인간이어야 하는 것을 그려내야 하는 것이다. 3 지금껏 지구와 인류의 위기를 초래해온 자본문명을 벗어나 새로운 문명을 꿈꾼다면 먼저 기존의 자본주의적 가치관과 세계관 등 일상 속의 대중들에게도 정신적 변화가 있어야만 한다. 생각이 바뀌어야 그 삶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인간의 욕망과 탐욕이 정제 없이 그대로 반영된 이데올로기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그렇게 이익을 극대화하며 개발과 성장의 경제논리로 앞만 보고 달려온 것이 자본주의다. 자본은 배고픔과 위험한 환경 조건에서 풍요로움과 안전함과 편리함을 가져다준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그 도를 넘어 인간의 끝없는 탐욕의 영역으로 들어선 것이다. 그렇게 인류는 풍요와 편리를 거느린 현실 자본주의를 앞세워 공존공생을 위한 사회적 도덕과 윤리의 경계를 깨고 탐욕과 욕망을 당연하고 정당한 인간 정서로 편입시켰다. 단순하게 이야기 했지만 사실 이런 인간의 욕망과 탐욕이 자본주의와 잘 어울려 끝없이 달려온 결과 현재의 지구와 인류의 위기를 맞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개인의 인간도 그 탐욕이 지나치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처럼 반성과 성찰을 통해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인류는 21세기가 끝나는 지점부터는 지금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혹독한 대가를 지불하면서 사피엔스의 종말을 향해 추락해 갈 것이다. 그래서 문학예술은 지금의 시점에서 좀 더 집중적으로 21세기 이후의 현실을 생각하고 그것을 위한 새로운 문명, 새로운 문학예술에 복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이러한 자본문명에 대응하는 문학을 생각하려면 자본주의의 속성인 탐욕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철학, 새로운 문화를 궁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 ‘새로움’은 어쩌면 삶의 본질과 모든 생명을 아우르는 총체적 근원으로부터 오는 것이어서 그것은 현실 자본주의를 벗어나 근본 진리의 삶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본래 모든 생명들은 함께 어울려 조화를 이루는 하나의 공존공생의 공동체적 존재라는 것과 그것을 위해 인간은 가장 경계해야 할 본성인 ‘탐욕’을 꾸준히 정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4 나는 이것을 문학이라는 영역에서 생각한다면 ‘단순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문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는 ‘단순한 삶’과 ‘소박한 삶’을 하나로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인데 ‘단순한 삶’의 문학은 개인 스스로를 전체의 한 부분이면서, 그렇기 때문에 전체라는, 그래서 전체를 위하는 것이 나를 위하는 것이라는, 이미 붓다나 예수 등 많은 현자들이 발견했던 동체대비, 궁극과의 합일 등 진리의 삶과 연계되어 있는 것이며 이를 현실로 가져오기 위한 문학을 말한다. 이는 ‘단순성’이라는 진리의 영역을 문학으로 가져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이자면 진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며,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누구나 실현할 수 있는 ‘단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진리의 삶은 당장 그렇게 살려는 스스로의 결단과 실천만 있으면 되는 ‘단순성’에서 시작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진리에 의해 사는 삶’은 어떤 거창한 것은 아니고 현재의 실상을 바로보고 그것에 어긋남 없이 사는 것, 다시 말하면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삶의 실상은 모두가 있는 그대로 어울려(연기적 관계를 가지고) 전체가 하나의 생명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며, 그렇게 있는 그대로(본질 그대로) 어울려 순환하고 진화하는 것이 바로 ‘단순한 삶’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자본주의 물질문명의 변곡점에서 문학이 주시해야 할 중요한 화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와 함께 ‘소박한 삶’은 이런 ‘단순한 삶’을 현실로 가져오기 위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아니, 사실은 방법이면서 그 본질이기도 하다. 자본주의를 진화시켰던 인간의 탐욕은 끝없는 집착을 가져와 현재 지구의 기후재앙과 함께 모든 문제의 화근이 되었고 이 탐욕과 집착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소박한 삶’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자본의 끝없는 성장 시나리오는 이제 그 한계에 왔다. 대체 에너지 등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과학기술의 노력과 성과가 있다하더라도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충족시킬 수는 없다. 결국은 소박한 삶으로 가지 않으면 해결 될 수 없는 것이다. ‘소박한 삶’은 스스로의 탐욕을 다스리는 삶이고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조화와 균형으로 이끄는 해답이라고 본다. 이‘소박한 삶’을 통해 모든 생명과 지구가 하나의 완결체로 존재할 수 있는 공존, 공생으로 가는 길을 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문명을 극복하고 새로운 문명의 길로 가는 길목에 이러한 물질 중심의 삶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관을 세우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단순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문학’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 문학적 화두를 통해 개인의 이기(利己)를 극복하고 무아(無我)와 탈에고(脫ego)의 수준까지 의식을 확장하여 탐욕을 순치(順治)하는데 기여해야 하는 것이 현재의 문학이라고 생각하며 그것이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질병들과 지구의 기후재앙을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첫눈이 내린 노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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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옥 11-27 14:46
노고단‘대피소’는 어색하다
나는 지리산자락 구례에 산다. 구례에 산다는 건, 어디에 있더라도 반야봉, 노고단, 왕시루봉을 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행복한 일이다. 눈 오는 오늘, 지리산은 뿌옇다. 눈이 쌓이고 있는 지리산을 바라보니, 지리산에 깃든 생명들은 겨울 준비를 끝냈을까 궁금해진다. 지리산의 겨울은 춥고, ‘생태환경 보호 및 산불방지를 위한 국립공원 탐방로 출입 통제’를 하니 방문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덕분에 지리산은 쉴 수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2023년 국립공원 탐방객 수는 봄철(3월~5월) 증가하다가, 여름철(6월~7월, 장마 기간) 소폭 감소 이후 여름 휴가철(8월)과 가을철(10월, 단풍 절정 기간)에 크게 증가한 후, 겨울철(11월 이후)에는 감소하는 추세’라고 하였다. 2024년에도 비슷할 것이다. ‘대피소’는 지리산에 가는 사람들에게 무척 고마운 곳이다. 쉴 수 있고, 따뜻한 것을 먹을 수 있고, 잠을 잘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공원법 시행령」은 대피소를 ‘공원자원을 보호하거나 탐방자의 안전을 도모하는 보호 및 안전시설’로 분류하고 있다. 대피소는 국립공원에서 보전의 강도가 가장 높은 ‘공원자연보존지구’에 허용되는 시설이며, 위치 특성상 여러 제한이 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 대피소가 있는 국립공원은 지리산(8개소), 설악산(5개소), 한라산(7개소), 덕유산(2개소), 오대산(1개소), 북한산(5개소), 소백산(1개소) 등 7곳이다. 대부분 고지대에 위치한 대피소는 탐방객 안전만이 아니라 산불, 야생동식물 보호 등 현장관리 기능도 한다. ‘대피소인데 왜 예약을 해야 하냐?’, ‘대피소가 아니라 숙박시설이다.’, ‘아플 때 쉬려고 하니 내려가라고 했다.’ 등은 ‘대피소’란 단어가 주는 어감 때문에 나오는 문제제기이다. 국어사전에 대피소(待避所)는 ‘비상시에 대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이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국립공원 대피소는 예약제로 운영되니 사전적 의미의 대피소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 세석대피소 ↑ 세석대피소와 장터목대피소 길 안내 표지목 예전에는 대피소를 ‘산장’이라 불렀다. 1924년 건립된 북한산국립공원 ‘백운산장’이 우리나라 최초 산장으로 알려져 있다. 1970년대부터 건립된 산장을 국립공원공단은 2000년대에 철거하거나 리모델링하였다. 노고단산장, 세석산장, 치밭목산장 등 ‘산장’이었던 시설은 어느 날부터 노고단대피소, 세석대피소, 치밭목대피소 등 ‘대피소’가 된다. 고산지에서는 대피의 기능이 다른 기능에 우선하니 ‘대피소’가 타당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 치밭목대피소(위)와 ‘지리산산장’이라 쓴 치밭목대피소 옛 표지석 산장을 대피소로 명칭 변경한 국립공원공단은 1998년부터 직영 대피소에 대한 사전예약제를 시행하여, 이제 국립공원 모든 대피소는 예약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되었다. 지리산, 설악산 등 면적이 넓은 국립공원의 경우 한나절 탐방이 어려우니 숙박을 ‘공식’화하는 게 국립공원 훼손이나 탐방객 안전, 이용 편의 등에 적절했을 것이다. 산장이든, 대피소든 명칭이 뭐 그리 중요하냐 싶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국립공원 대피소에서 잔 분들은 너무 더웠다, 찜질방이냐고 투덜댄다. 대부분 1,000m(장터목대피소는 1,653m이다) 이상에 위치한 대피소가 겨울에도 따뜻하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전기를 쓴다는 이야기이다. 국립공원공단 관리자 중에는 ‘상전(국립공원 밖에서 생산된 전기는 전선을 따라 대피소까지 올라간다)이니 무방하지 않냐’는 분도 있지만 국립공원 안이건 밖이건 전기를 생산하려면 화석연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는 국립공원 대피소가 ‘대피소’라는 특성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기대하지만, 상황은 거꾸로 가는 듯하다. 올해 지리산사람들은 지리산국립공원 대피소 전수조사를 하였다. 마지막 조사는 노고단대피소였는데, 정말 놀랄 만한 대피소가 등장했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노고단대피소는 예전 대피소가 ‘내진등급 D’로 평가되어 철거하고 다시 지었다고 알고 있다. 나는 대피소 에너지에 관심이 많기에 다른 것은 몰라도 대피소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는 100% 재생에너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고단대피소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상전도 있지만 재생에너지만으로도 운영 가능하다고 하였다. 하룻밤을 노고단대피소에서 지낸 나는 강한 의문이 들었다. 노고단대피소는 요즘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한 건축물이었다. 국립공원의 여느 대피소와는 다르게 개인 방(옆 사람과 차단된)이 있고, 난방을 개인이 알아서 할 수 있으며, ‘저녁 8시 소등’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개인 방에서는 전등을 켤 수 있다. 게다가 취사장에는 콘센트가 있어 전기쿠커로 물을 끓이는 분도 있었다. ↑노고단대피소 시설 (개인용 난방시설, 개인 전등, 취사장 콘센트) 노고단대피소의 이런저런 시설을 경험하고 나니 건물에 붙여놓은 노고단‘대피소’라는 글씨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노고단은 성삼재에서 1시간이면 걸어갈 수 있고, 위급한 상황이면 차도 운행될 수 있으니 ‘대피소가 꼭 필요한 곳일까?’란 생각도 들었다. 국립공원 시설이라 해서 불편하고, 옹색해야 할 이유는 없지만 ‘대피소’가 아닌 시설을 왜 대피소라 했을까도 궁금해졌다. 이러다가 노고단대피소가 기준이 되어 다른 대피소도 이렇게 바뀌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자, 간판에서 ‘대피소’를 떼어야 할 것 같았다. ↑ 전기가 들어온 노고단대피소 간판 이에 대해 의문을 갖는 나에게 국립공원공단 직원 한 분은 ‘사람들이 엄청 좋아해요. 다른 대피소도 그렇게 바뀔 거예요.’라고 한다. ‘진짜요?’ 그러고 보니 로터리대피소를 신축하던데 거기도 이렇게 바뀌는 걸까? ❚ 참고자료 『2024 국립공원 기본통계』(2023.12.31.일 기준),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공단 누리집』 (https://www.knps.or.kr) 『연합뉴스』, “1924년 설립 국내 최초 산장 '백운대피소' 존치한다,” 2017.5.2.일자. 「자연공원법 시행령」 -
윤주옥 08-29 04:18
[9월2일, 3일] 속 깊은 간담회
[속깊은 간담회] 올여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폭염과 폭우, 예측불허 기상이변.. 해마다 다시 쓰이는 기후재난 숫자에 내년 여름이 벌써 걱정스럽습니다. 구례에 건설된다는 양수댐 고창-영광 한빛 1,2호기(핵발전소) 수명연장 시도 ... 기상이변도, 정부의 에너지 정책도 모든 게 혼란스럽고 걱정스럽습니다. 핵심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일까요? 함께 이야기 나누는 자리입니다. 언제 : 9월 2일 (월), 3일 (화) 저녁 7시 어디서 : 봉서리책방 (구례읍 봉서산정길 61-3) 참가비 : 2천원 참가신청 : 윤주옥 010-4686-6547 핵과 핵발전소의 모든 것 9월2일(월) 저녁 7시 김혜정 공동대표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9월 3일 (화) 저녁 7시 공공재생에너지 전환, 어떻게 가능한가 오송이 활동가 (죽곡에너지연구모임) *[속깊은 간담회]는 ‘재단법인 숲과나눔 2024 풀씨연구회 사업’으로 준비되었습니다. -
윤주옥 08-21 15:35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반려를 환영한다.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등 여러 단체는 8월 20일, 전북지방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반려를 환영'하고 '지리산산악열차 백지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기자회견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반려를 환영한다. 지난 8월 8일, 전북지방환경청은 산악용 친환경 운송시스템 시범사업(이하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남원시에 반려했습니다. 환경에 대한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 자료를 제대로 구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북지방환경청의 이와 같은 결정을 환영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이 우리나라 최고의 생태적 다양성을 지닌 지리산의 도로를 뒤집어엎는 시대착오적 토목 공사이며 소나무, 밤나무 등 수백 그루의 멀쩡한 나무를 베어내야 하는 반생태적 사업임을 계속 주장해 왔습니다.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은 반달가슴곰을 비롯해 멸종 위기 야생 생물만 40종이 넘게 서식하는 귀중한 자연유산입니다. 인류의 절멸을 걱정해야 하는 기후위기 시대에 지리산의 가치는 더욱더 빛납니다. 우리 세대는 마땅히 지리산을 소중히 보존하여 후대에 물려줘야 합니다. 전북지방환경청은 관광 수익에 눈이 멀어 지리산을 훼손하려는 각종 기관에 대항하여 지리산을 지키는 것이 본연의 임무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그런 의미에서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반려는 전북지방환경청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입증한 뜻깊은 결정이었다 할 것입니다. 하지만 남원시는 여전히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리산산악열차 사업 자체가 반생태적이고 비경제적이며 법적 규제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안전성조차 부족하다는 점을 수천 번이나 지적했지만, 남원시는 요지부동입니다.이미 남원시는 시민의 우려를 귀담아듣지 않고 함부로 모노레일 사업을 강행했다가 무려 6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부채로 떠안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리산산악열차는 그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사업비를 퍼부어야 하는 사업입니다. 남원시는 지리산을 파괴하고 지자체를 적자 더미에 앉히고 말 지리산산악열차 사업을 즉각, 그리고 완전히 중단해야 합니다.전국의 150개가 넘는 시민단체, 정당, 종교 단체가 지리산산악열차 반대를 표명했고 전북지방환경청이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계획의 부실함을 증명했습니다. 남원시가 계속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을 강행한다면 시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직면할 것입니다. 또한, 전북특별자치도에게도 요청합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지리산산악열차 기본계획 용역 연구에 수억 원의 예산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다시는 그런 잘못된 선택을 하지 마십시오.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을 훼손하는 사업에 더 이상 혈세를 쏟아부어서는 안 됩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지리산산악열차 사업의 반생태성, 비경제성, 위험성, 비민주성, 위법성을 정확히 들여다봐야 할 것입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우리 고장의 가장 위대한 자연유산인 지리산을 보존하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전북지방환경청의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반려를 환영합니다. 향후 남원시가 재신청한다 할지라도 지리산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이 사업에 부동의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아울러, 우리는 지리산산악열차 사업이 완전히 중단되는 그날까지 꿋꿋하게 싸울 것을 천명하는 바입니다.전북특별자치도와 남원시는 지리산산악열차 사업에서 즉각 손을 떼십시오. 이것은 기후위기 시대를 사는 시민들의 절박한 호소이자 주권자의 준엄한 경고입니다. 2024년 8월 20일 전북환경운동연합 ·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 지리산산악열차반대남원대책위원회 (사)전북생명의 숲 · (사)생태교육센터 숲터 -
윤주옥 08-12 01:33
[8월 19일부터, 전북지방환경청 앞] 지리산 산악열차 중단 농성
1km도 지리산입니다! 전북지방환경청은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즉시 반려해야 합니다!!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은 우리나라 최대 육상 보호지역이며, 생태적 건강성과 생물종 다양성이 매우 우수한 곳입니다. 지리산에는 반달가슴곰을 비롯해 ‘멸종위기 야생생물’만 40여 종이 살고 있습니다. 인류의 절멸을 걱정해야 하는 기후위기 시대에 지리산은 소중히 보존하여 후대에 물려줘야 할 최고의 자연유산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지리산이 산악열차(남원시 추진), 케이블카(산청군, 구례군, 남원시 추진), 골프장(구례군 추진), 벽소령도로(함양군, 하동군 추진) 등으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 지리산에서 추진되는 개발계획도 그간 산악열차, 케이블카, 골프장, 벽소령도로 등의 중단을 외치며 기자회견, 캠페인, 현장 조사, 문화제 등을 진행했던 우리는 8월 19일부터 ‘지리산을 그대로’, ‘지리산산악열차 중단’, ‘지리산산악열차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즉시 반려’을 외치며 전북지방환경청 앞 농성에 들어갑니다. 남원시가 지리산산악열차를 건설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전북지방환경청의 모호한 태도가 지리산산악열차 건설을 시작하게 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남원시는 ‘산악용 친환경 운송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지리산 육모정을 출발하여 고기삼거리, 고기댐을 거쳐 정령치에 이르는 13.22km 지리산산악열차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13.22km 중 9.5km는 지리산국립공원 안입니다. 그런데 남원시는 13.22km 중 1km만을 분절하여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이라 말하며 전북지방환경청에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하였습니다. ↑ 남원시 추진 지리산산악열차 노선도 왜 남원시는 1km만 분절하여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추진할까요? 지리산국립공원을 통과하는 13.22km 산악열차를 건설하려면 남원시는 환경부에 ‘지리산국립공원계획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고,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합니다. 남원시는 제대로 된 절차를 밟을 경우, 지리산산악열차 사업이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사업 쪼개기를 통해 법을 피하려는 것입니다. 이는 명백한 꼼수이자 편법입니다. 그러니 전북지방환경청은 남원시가 제출한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고, 13.22km 전 구간에 대한 법 절차를 밟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고기삼거리에서 고기댐까지 약 1km 구간에서 추진될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은 원래 13.22km를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전북지방환경청은 지난 3월 15일에 접수된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지 않고 있는 것인가요? 전북지방환경청은 누가 봐도 뻔한 편법에 대처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가요? 전북지방환경청은 13.22km를 분절하여 제출한 1km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하는 순간 ‘지리산산악열차’라는 괴물이 지리산을 삼켜버린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1km도 지리산임을, 1km가 지리산 개발의 신호탄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합니다. ↑ 지리산산악열차가 건설될 경우 훼손되는 지리산 숲 (최소 17곳) 지금 전북지방환경청은 지리산 파괴에 앞장서는 기관이 될 것인지,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여 법의 정신을 구현하는 기관이 될 것인지, 그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전북지방환경청에 누가 봐도 명확한 선택,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즉시 반려를 촉구합니다. #지리산을그대로 #지리산아미안해 #지리산SOS #지리산산악열차중단 #지리산산악열차소규모환경영향평가즉시반려 -
윤주옥 07-14 11:12
[2024년 7월, 지리산에서] 그런 날이 있다
그런 날이 있다. 몹시 지리산에 가고 싶은 날, 그런 날에 지리산으로 향할 수 있다는 건, 큰 행복이다. 장마라고 하기엔 좀 이상한, 해가 나다가 소나기가 쏟아지길 반복하는 날들 사이, 비 소식이 없던 7월 12일의 일이다. 낮밥을 싸고 텃밭에서 딴 토마토를 챙겨 집을 나섰다. 화엄사에서 시작하여 용소, 참샘, 국수등, 코재를 지나 노고단까지 가볼 생각이었다. 화엄계곡엔 물이 넘쳐났다. 저 위 무넹기에서 물을 돌린 덕분에 화엄계곡은 사시사철 물 많은 계곡이 되었다. 남원 달궁계곡 분들이 양해해준 덕분이다. ↑ 장마가 시작되면 화엄계곡엔 물이 넘친다 <지리산사람들>은 화엄사숲에 관심이 많다. 화엄사숲은 서어나무, 참나무 등이 많은 낙엽활엽수 숲이다. 그런데 용소를 지나면서 숲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낙엽활엽수 대신 편백나무가 가득한 숲이 된다. 겨울이면 숲의 차이를 분명히 알 수 있는데, 편백나무 숲 아래엔 작은 나무나 풀들이 거의 살지 않아 썰렁하다. 여름인 지금도 그렇다. ↑ 화엄사 낙엽활엽수 숲(위)과 편백나무 숲(아래) 편백나무는 습하고 따뜻한 지역에 사는 나무이다. 오구균 박사는 ‘편백나무는 지리산에 살던 나무는 아닌데, 편백나무가 빨리 자라는 특성이 있어 경제 수목으로 심었으나 돈이 되지 않자 그냥 놔둔 것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편백나무 씨앗이 땅에 떨어져도 싹을 틔우지 못했지만, 기후변화로 따뜻하고 습해지니, 싹을 틔우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긴 시간 동안 화엄사숲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장마 때 숲을 거닐면 곳곳에서 버섯이 발견된다. ‘아, 여기에 방울토마토가..’ 손이 가다가 멈췄다. 버섯이다. ‘독버섯’이라 불리는데, 먹는 순간 온몸이 마비될 수도 있다고 한다. 후덜덜이다. 용소를 지나 연기암으로 오르다 보면 서어나무 쉼터를 만난다. 고인이 된 이경재 선생님이 구례에 오셨을 때 이곳을 함께 왔었는데, 그때 들은 이야기로는 여기 서어나무 쉼터는 야영장이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야영이 금지되면서 이곳은 서어나무 숲으로 변하는 중이다. 연기암 길에서 참샘으로 오르는 길에는 아치형 출입구와 온갖 안내판이 서 있다. 아치형 출입구도 그렇지만, 대문짝만한 안내판도 이곳에는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화엄계곡을 통해 지리산에 오르는 분들이 물을 채울 마지막 장소인 참샘, 참샘에 김해 어느 산악회에서 리본을 달아 놨다. 저 산악회는 참샘과 어떤 인연이 있을까? 정기적으로 이곳에 와서 청소라도 하는 걸까. ↑ 연기암길에서 잠샘으로 오르는 초입 아치형 출입구와 대형 안내판 ↑ 참샘에 달아 놓은 김해 OO산악회 리본 지리산에서는 눈만 크게 떠도 새와 양서파충류, 곤충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떡 버티고 있는 두꺼비도, 사람들의 발소리에 구애받지 않고 먹이활동을 하는 들꿩도, 한가로이 낮잠을 즐기는 메뚜기도, 그리고 지리산이 그리워 걷고 있는 나도 지리산은 묻지 않고 품어준다. ↑ 두꺼비(위), 들꿩(가운데), 메뚜기(아래) 국수등에서 잠깐 쉬었다면 집선대까지는 쉬지 않고 천천히 오르는 것을 추천한다. 오르다보면 서서히 안개가 밀려오는데, 안개가 짙어질수록 집선대가 가깝다고 생각하면 된다. 오늘 집선대에 안개가 꽉 찬 것을 보니, 선녀들, 또는 신선들, 아니면 도깨비들의 모임이 있는가 보다. 집선대를 지나자 안개가 걷혔다. 참 묘한 일이다. ↑ 집선대가 근처는 온통 안개 세상이다 숲이 환해지니 이것저것 눈에 띄는 것도 많다. 돌도, 쓰러진 나무도, 계곡 물보라도, 모두 모두 소중한 숲의 식구들이다. 아.. 그런데, 이런.. 저건, 고로쇠나무에 수액 호스가 꽂혀있네, 한 그루만이 아니라 여기, 저기, 또 저쪽에도 이곳의 고로쇠나무들은 지금까지 호스를 꽂고 있었다. 고로쇠 수액 채취가 끝나면 철거해야 하는데, 아직도 꽂고 있다니.. 먹고 사는 일과 연결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이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 고로쇠나무들은 고무호스를 몸의 일부로 평생 달고 살아야 할까? ↑ 집선대를 지나 코재 방향 탐방로 주변 고로쇠나무에 꽂혀 있는 호스 이제 코재다. 코재를 오르면 성삼재에서 노고단으로 가는 큰길과 만난다. 땀을 흠뻑 쏟고 나니 뻥 뚫린 길이 나왔고, 길 양쪽으로 큰뱀무, 큰까치수염, 산꼬리풀, 둥근이질풀 등 여름꽃들이 한창이다. ↑큰까지수염(위), 산꼬리풀(아래) 노고단대피소에서 낮밥을 먹었다. 노고단대피소는 예전 대피소가 내진설계 D등급으로 진단되어 다시 지었단다. 신축 노고단대피소는 재생에너지 100%를 약속했는데, 잘 지켜지려나. 국립공원 대피소들이 산 아래에서 전기를 끌어다 쓰면서(산에서는 화석연료 발전을 안 한다고 자랑하는) '넷제로'를 말하는 건, 참 민망한 일이다. ↑ 노고단대피소 노고단삼거리에서 구름 가득한 반야봉을 바라보며 나무데크를 걸어 노고단으로 향했다. 여름 노고단은 꽃밭이다. 노고단 입구에서 노고단까지 가는 동안(600m이니 천천히 또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충분하다.) 해가 나왔다가 구름이 몰려왔다가를 서너 차례 반복한다. 이곳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순간들이다. ↑ 노고단(위), 노고단에서 바라본 종석대와 서북능선(아래) 7월 12일 노고단에서 만난 꽃들은 물레나물, 말나리, 기린초, 지리터리풀, 산오이풀, 노루오줌, 미역줄나무, 큰뱀무, 꿩의다리, 둥근이질풀, 동자꽃, 원추리, 톱풀 등이다. 나는 내가 아는 만큼만 이름을 불렀으니, 내가 모르는 꽃들까지 합친다면 정말 많은 나무와 풀들이 노고단을 만드는 셈이다. ↑ 둥근이질풀(위), 미역줄나무 꽃(가운데), 원추리(아래) 노고단에서 내려와 성삼재까지 오는 길에는 산수국이 보라, 파란색으로 빛나고 있고, 곳곳에서 짚신나물, 물봉선 등도 볼 수 있고, 노각나무에서 떨어진 꽃도 만날 수 있었다. 이 길은 너무 넓고, 잘 닦여 있어 낯설지만, 지리산을 만나려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는 곳이니 고마운 마음으로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 산수국(위), 성삼재길에 떨어진 노각나무 꽃(아래) 성삼재에서 반야봉과 만복대를 바라본다. 지난해 12월 구례군은 바로 이곳에 지리산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을 짓겠다는 계획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버스도 다니고, 승용차로 올라올 수도 있는 곳에 케이블카를 만들겠다는 사람들, 이유가 있겠지만 누구를 위한 케이블카인지 정말 이해되지 않는다. ↑ 2023년 12월 구례군은 성삼재 주차장에 지리산 케이블카 상부정류장를 놓겠다는 계획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사진: 김인호) 게다가 지리산국립공원으로 올라오는 케이블카는 국비가 단 1원도 지원되지 않고 민간사업자가 투자할 수도 없으니, 거의 모든 비용을 군비(설악산 오색 케이블카의 경우는 총사업비 1천172억 원 중 양양군이 부담할 비용이 948억 원이다. 80% 이상을 양양군이 부담한다. 구례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로 부담해야 하는 건설사업이다. 군민을 위한 복지, 교육예산을 케이블카 건설을 위해 쓰겠다는 것이며, 케이블카 운영 과정에 발생하는 적자 역시 군민 세금으로 메꾸겠다는 것인데, 구례군민인 나는 정말 걱정이다. 걱정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좀더 노력해야겠다. -
윤주옥 06-09 05:05
[6월21일] 온누리에 빛나라, 대광하지축제
온누리에 빛나라 “대광 하지축제” 하지는 1년 중 낮이 가장 긴 날입니다. 지리산사람들은 2009년부터 하지에는 함께 모여 하지 감자를 삶아 먹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하지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코로나19 때는 노고단에 올라 하지다례를 하였고요. 작년(2023년) 하지모임은 <하지축제>라는 이름으로 지리산 골프장 벌목지와 사포제(사포마을)에서 진행했는데, 지리산을 지키고, 사포마을을 사랑하는 구례와 지리산권의 여러 분들이 참여하여 마을 분들에게는 위로와 힘이 되었고, 지리산권은 기자회견, 집회만이 아니라 문화행사에서도 연대하고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올해는 골프장을 포함한 개발사업으로 아파하는 함양 대광마을에서 하지축제를 진행합니다. 이번 하지축제는 대광마을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대광마을을 포함하여 개발사업로 아파하는 전국 여러 마을의 안전과 평화를 기원하고, 연대를 통해 힘과 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일시 : 2024년 6월 21일 (금) 15:00~17:00 장소 : 함양 대광마을 돌탑 앞 (경남 함양군 병곡면 광평리 61-3) 주최 : 함양 대광마을회. 함양난개발대책위원회. 지리산사람들 -
윤주옥 06-03 09:04
[6월 8일] 다시 타는 밀양희망버스
6월 8일 토요일에 열리는 밀양 송전탑 6.11 행정대집행 10주년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 참가를 위해 [다시타는 밀양희망버스]를 운영합니다. 버스는 청도 삼평리, 밀양 평밭마을과 고정마을에 방문하여 주민들과 함께 사전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밀양 영남루 맞은편 둔치공원에서 함께 모여 결의대회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6월 8일, 모두 밀양으로 힘 모으러 갑시다!! 많은 신청과 공유 바랍니다! ✔전남(순천)에서 오전 10시 출발 신청하기 https://forms.gle/yKNLjipmeLRzfADG9 ✔광주에서 오전 9시 30분 출발 신청 https://bit.ly/광주밀양희망버스2024 ▶ 문의 : 010-7242-1623 (한진희) * 간단 점심/저녁 제공합니다. * 버스 편도 참여 시에도 참가비는 동일합니다. 프로그램 1) 서울에서 청도, 밀양까지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 - 밀양 765kV 송전탑 현장 방문 및 밀양 주민과의 만남 (오후 1시~3시) - 청도 345kV 송전탑 현장 방문 및 삼평리 주민과의 만남 (오후 1시~3시) * 프로그램 시작 시간은 도로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2) “밀양행정대집행 10년,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 집회 (오후 4시) - 장소 : 밀양 영남루 맞은편 둔치공원 - 사전 프로그램 참가자(청도/밀양)와 집회 참가자가 모두 모여 집회에 참여합니다. -
윤주옥 04-28 05:49
케이블카 없는 지리산, 지리산을 그대로!
4월 22일 지구의 날, 케이블카 없는 지리산 실천단, 지리산지키기시민연대 등 경남, 광주전남에서 활동하는 134개 단체는 경남도청 서부청사(경남 진주시)와 5.18민주광장(광주광역시)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134개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리산을 사랑하는 경남, 광주전남 단체들이 거리에 선 이유는 지리산이 케이블카 망령으로 혼란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지리산 케이블카 추진 이력은 대충 이렇습니다. 2012년 환경부는 구례, 남원, 산청, 함양 등 지리산권 4개 지자체가 추진한 케이블카를 부결하였고, 2016년과 2017년에는 경남도가 추진한 케이블카를 반려하였고, 2022년에는 구례군이 추진한 케이블카를 반려하였습니다. 그동안 환경부가 여러 차례에 걸쳐 부결과 반려를 반복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환경부는 지리산권 4개 지자체의 케이블카 계획은 정상 지향 산행문화를 부추기고, 반달가슴곰 등 야생 동물의 삶에 악영향을 미치며, 아고산대 등 보호 가치가 높은 식생을 훼손하고, 기존 탐방로와의 연계를 피할 수 없고, 경관을 훼손하고,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하는 등 너무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는 지리산 그 어디에도 케이블카가 들어설 곳은 없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지리산권 지자체들은 또다시 케이블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3년 산청군과 구례군은 지리산 케이블카 신청서를 환경부에 제출했습니다. 환경부가 동어반복, 비상식적 케이블카 계획서를 반려하지 않으니, 이번에는 남원시가 용역을 시작했고 함양군도 용역을 하겠다고 합니다. 지역민의 교육복지예산으로 쓰일 수백에서 천억 원 이상의 세금으로, 적자가 뻔한 케이블카를 건설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지리산권 지자체들은 제정신이 아님이 분명합니다. 대체 왜 이미 사망선고 받은 지리산 케이블카가 또다시 거론되는 것일까요? 국토 면적의 4%밖에 되지 않는 국립공원, 국립공원 중에서도 가장 보전의 가치가 높은 자연보존지구까지 케이블카를 건설하게 한 자연공원법, 이 법을 놔두는 한 반복될 일입니다. 자연공원법 개정,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됩니다. 실상 환경부의 잘못된 정책이 지리산권 지자체간 경쟁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습니다. 환경부는 기본방침과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산청군, 구례군이 제출한 지리산 케이블카 계획서를 당장 반려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이며, 그 대부분이 백두대간 핵심구역인 지리산,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이며 천연기념물 반달가슴곰이 사는 땅. 인간 세상이 온갖 시끄러운 일들로 갈등하고 분노하는 시간에도 지리산은 흔들림 없이 모든 생명체를 품어 줍니다. 우리 곁에 지리산이 존재한다는 건 진실로 큰 축복입니다. 우리 모두는 그 어떤 이유로든 지리산 케이블카가 다시 거론되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후 케이블카 없는 지리산 실천단은 경남, 광주전남을 넘어 전국의 시민사회와 연대하고, 국회, 전문가 등과 자연공원법 개정을 위해 머리 맞대야 하며, 지리산을 사랑하는 국민들, 지역민과 함께 지리산의 가치를 확장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아래는 4월 22일 기자회견에 함께 한 단체들입니다. 케이블카 없는 지리산 실천단,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구례기후위기모임, 구례양수댐반대대책위원회, 사단법인반달곰친구들, 성삼재정령치도로전환연대,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중산리반내골주민연대, 지구를위한작은발걸음,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남교사모임, 기후위기남원시민모임, 남원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대안행동 바로, 사회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시민의 숲, 시민주권남원행동, 시민참여제도연구회, 지리산산악열차반대남원대책위원회, 경남녹색당, 경남불교환경연대,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산청녹색당, 전교조산청지회, 지리산초록걸음, 진보당산청지역위원회(준), 통일산행달뜨기, 함께평화, 하동참여자치연대, 하동기후시민회의. 수달친구들, 옥동토석채취반대대책위, 전교조함양지회, 지리산종교연대, 함양기후위기환경연대, 함양난개발대책위, 함양녹색당, 함양시민연대,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광주전남귀농운동본부, 광주에코바이크, 상상창작소 봄, (사)광주시민센터, 광주전남녹색연합, 황룡강생태환경문화지킴이, (사)시민생활환경회의, 두바퀴랑위드 사회적협동조합,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광주전남녹색소비자연대, 광주YMCA, 진보당 광주광역시당, 민주노총 광주본부, 참여자치21, 광주인권지기 활짝, 광주참교육학부모회, 가톨릭공동선연대, 광주녹색당, 녹색정의당 광주시당, 무등산 무돌길협의회, 참된세상 참된자아 참배움터,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생명을노래하는숲기행,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우리밀살리기운동 광주전남본부,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여성회, 광주여성센터, 광주여성장애인연대, 전남여성장애인연대,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재능기부센터, 전국교수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광주진보연대, 광주YWCA, 우리농촌살리기운동 천주교광주대교구본부, 광주소비자공익네트워크, 광주전남시민행동,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환경과생명을지키는광주교사모임, 진주기후위기비상행동, 민주노총진주지역지부, (사)진주참여연대, 생활정치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 진보당 진주시위원회, 진주녹색당, 진주시여성농민회, 진주여성민우회, 진주여성회, 진주참여연대, 진주텃밭협동조합, 진주YWCA, 진주YMCA, 진주환경운동연합, 한살림경남생협 진주지부, 경남환경운동연합, 김해환경운동연합, 사천남해하동환경운동연합,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양산환경운동연합, 진주환경운동연합, 창녕환경운동연합,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환경과생명을지키는경남교사모임, 전남환경운동연합, 고흥보성환경운동연합, 광양환경운동연합, 목포환경운동연합, 순천환경운동연합, 여수환경운동연합, 장흥환경운동연합, 녹색정의당 전남도당, 희망해남21,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여수ymca, 여수ywca,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수지회,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여수시민협, 여수일과복지연대, 여수대안시민회, 전남진보연대, 민주노총 전남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전국공무원노조 전남본부, 전교조 전남지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광주전남연합, 광주전남추모연대, 진보당 전남도당, 화순진보연대, 광양진보연대, 나주진보연대, 전남교육회의, 6.15공동위원회 전남본부, 전남녹색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북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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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을 다시 찾은 호사비오리
▲ 일반 비오리와의 큰 차이점은 머리깃과 몸에 있는 비늘무늬 깃입니다.(수컷 호사비오리의 모습 2023년) 겨울은 새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설레는 계절입니다. 겨울철 물새와 맹급류, 다양한 산새들이 찾아오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 호사비오리 암컷 ▲ 호사비오리 수컷 섬진강을 끼고 있는 지역에 살면서 새가 좋아서 탐조를 하고 있지만 원래 성격상 멀리 가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귀한 철새가 있다고 그 지역을 찾아가는 것도 성격상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늘 탐조하러 나가는 곳은 섬진강이었습니다. 그렇게 오래 섬진강을 다니다 보니 섬진강에서만 140종이 넘는 새를 관찰할 수 있었는데 여기서 가장 인상 깊은 새를 말해보라 한다면 호사비오리를 꼽을 것 같습니다. 13년 전에 아주 우연히 차를 타고 가다가 섬진강에 찾아온 것을 발견하고 새벽부터 기다려 사진에 담았을 수 있었는데 힘들게 담아서 기억에 남는 것도 있지만 실제로 귀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올해 11월 섬진강을 찾은 호사비오리의 최대 개체수는 50마리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호사비오리는 멸종위기야생생물 I급이며 국제적멸종위기종인 IUCN EX(절멸위기)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귀한 새이기 때문입니다. 호사비오리는 2000~2012년에 실시한 번식 지역에 대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개체수는 약 1,940쌍(4,660마리)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개체수의 대부분이 극동 러시아, 시호테알린산맥 지역이며 일부는 중국, 그리고 북한 백두산 등지에서도 번식을 하고 있지만 북한의 데이터는 접근할 방법이 없어 취합되고 있지 않아 개체수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번식지도 중요하지만 월동지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 호사비오리는 유속이 빠르고 물이 맑아 먹이원인 어종이 풍부한 지역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강들은 준설과 오폐수로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강으로 깊이 들어오는 자전거길도 문제가 됩니다. 경계심이 많은 호사비오리는 작은 인기척에도 날아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강과 산이, 땅이 우리 인간이 하는 난개발을 그냥 계속해서 받아줄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허구한 날 강과 하천을 뒤집고 산에 나무를 베어내고, 그것도 모자라 골프장을 만들고 있으며, 바다를 메워 공항과 산단을 만들고, 산을 파먹는 석산과 쓰레기 매립장, 논, 밭을 갈아엎어 태양광과 건물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디언 속담이 생각납니다. ‘마지막 나무가 베어져 나가고, 마지막 강이 더럽혀지고, 마지막 물살이가 잡힌 뒤에야 그대들은 깨달으리라. 돈을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생명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섬진강정정환 11-20 22:08 -
구례 양수댐 예정지, 보호해야 하는 우리의 자산이다.
구례 상부댐 예정지 기사 구례군과 중부발전이 추진 중인 구례양수댐 예정지는 계족산 정상부에 위치한 계곡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물이 솟아나 항상 물이 고여있는 옹달샘은 야생동물들의 생명수가 되기도 하며 멧돼지들의 목욕탕이 되기도 한다. 이런 고지대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므로 보호 가치가 높은데 양수댐의 특성상 이런 산지 계곡을 상부댐으로 만들기 때문에 훼손시 그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구례양수댐반대대책위에서 지난 여름부터 상부댐 생물종 모니터링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조사한 데이터에 의하면 52종의 조류(멸종위기종 9종), 14종의 포유류(멸종위기종 4종)이 발견이 되었으며 식생은 계곡부 층층나무 군락과 서어나무군락, 소나무에서 서어나무와 신갈나무, 졸참나무로 천이 과정에 있는 안정적인 상태의 군락이 확인되었다. ▲ 상부댐 예정지에 있는 물웅덩이에 찾아온 삵 가족의 모습 ▲ 상부댐 예정지에서 확인된 팔색조의 둥지 ▲ 위 영상에서는 멧돼지, 오소리, 청딱다구리와 팔색조까지 확인할 수 있다. ▲ 어린 새끼를 데리고 나온 삵의 모습 ▲ 수달과 담비가 함께 찎힌 영상 지난 8월 07일에 찍은 삵 가족의 모습은 마음을 평화롭게 만든다. 이들이 살아갈 고향의 모습은 계속 이 모습일 수 있을까? 고향을 잃은 실향의 아픔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이미 우리는 많은 땅 들을 차지하고 살아가고 있다. 여기서 뭘 더 바라는 것은 너무 과한 것이 아닐까? 이젠 멈춰야 한다. ▲ 전국 신공한 중단을 촉구하는 전국신공항반대대책위의 국토부 앞 결의대회의 모습 주변이 참 씨끄럽다. 바다를 메워서 죽은 땅으로 만들더니 이제 겨우 살아나고 있는 갯벌에 공항을 만들려고 하고, 국내 얼마 남아있지 않은 원시림인 울릉도까지 공항을 건설 중에 있다. 제주2공항, 흑산도공항, 백령도공항까지 전 국토에서 공항타령이다. 이러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의 땅 위에 만들어진 항공모함이 되는 것은 아닌지.... 모든 것에 지역경제, 인구소멸위기 극복, 친환경이 들어가는 시대에 살고있다. 친환경도 도둑맞았고 이젠 기후위기라는 말까지 도둑맞았다. 기후대응댐.... 말이 좋다고 다 말이 되는 것이 안니데 그 말을 곧이 곧데로 믿는 사람들이 있다. 지역 경제에 이익이 없다는 것이 불 보듯 뻔한데도 양수댐을 무슨 구례를 구해낼 시설인 것 같이 생각하고 홍보하고 있는 지자체와 발전사들... 그리고 그 것을 믿는 사람들 지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계속해서 추진하려는 골프장과 양수댐, 무엇이 진정으로 구례를 위하는 길인지 다시 생각해봐야한다.정정환 11-20 21:53 -
[생명현장지킴이대회 12월 6~7일] “더이상 죽이지 마라”
생명현장지킴이대회 생명의 편에 선 사람들을 만나다 ⛰새만금, 가덕도, 제주, 설악산, 지리산, 낙동강과 영산강, 금강. 자본의 막개발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생명이 학살되고 있습니다. 그곳마다 깃발과 망루를 세우고, 천막을 짓고,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낙동강이 곧 금강이고 금강이 곧 낙동강이듯, 설악산과 지리산, 제주와 새만금, 가덕도는 하나입니다. 우리는 하나로 연대하기 원합니다. 생명을 위협하고 죽이는 자본과 기득권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때로는 멈추고 쉬어야 할때도 있지만, 싸워야 할 때는 싸워야 한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싸움이 끝나지 않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는 투쟁이 이 싸움입니다. 잠깐 가만히 서있을 때 몰래 처다보면 근심이 가득한데, 눈이 마주치면 환하게 웃습니다. 만나면 등을 두드리고 안아줍니다. 여리여리하고 가까스로 서있는 것 처럼 지쳐보이는데, 공권력에 맞서 사자후를 토해냅니다. 생명의 편에 선 사람들은 물러서지 않습니다. ????우리는 만나야합니다. 만나서 자본과 기득권에 사방이 막힌 것 같은 지금 이 지경에서 함께 활로를 찾아 뚫어내야합니다. 우리가 지키고 싶은 생명들을 지켜내야합니다. 처음이라 쑥스럽지만 만납시다. 만나요 우리. <생명의 편에 선 사람들을 만나다> ⚓ 일시 : 1일차 - 12월 6일(금) 오후 3시 지킴이대회 2일차 - 12월 7일(토) 오전 11시 생명위령제 ⚓ 장소 : 지킴이대회 - 청벽비발디펜션 생명위령제 - 환경부 국토부 정문 앞 (세종시 도움6로 11) 신청링크 - https://forms.gle/XM5CAWVMpTSgozFT8정정환 11-18 12:13
투데이 HOT 이슈
- [12월 4일 성명서] 헌정 유린 내란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고 처벌하라!
- 오늘 윤석열 대통령은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국회는 3시간 만에 계엄 해제를 의결했습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명백히 헌법 위반이며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닙니다. 지리산지키기시민연대를 포함한 지리산권 시민사회단체는 ‘헌정 유린 내란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고 처벌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전문 올립니다. [성명서] 헌정 유린 내란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고 처벌하라! 1. 윤석열은 대통령이 아니다. 그는 미치광이다. 지난밤 윤석열은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는 3시간 만에 계엄 해제를 의결했고 윤석열은 다시 3시간 후 계엄을 해제해야만 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명백히 헌법 위반이다. 헌법에 따르면 비상계엄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서만 선포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그런 징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계엄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군 병력은 국회 본청 유리창을 깼고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체포를 시도했다. 서울 시내에는 장갑차와 헬기가 출동했다. 이것은 내란이자 폭동이다. 윤석열의 계엄 선포는 법과 국민을 농락한 반민주적 작태이자 온갖 비리, 범죄로 궁지에 몰린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친위 쿠데타이다. 이제 국민은 단 하루도 편히 쉴 수 없다. 윤석열 일당은 국민들이 피와 땀으로 쟁취했던 민주주의를 산산히 부수고 있다. 우리는 언제든 독재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잠도 편히 잘 수 없다. 이게 21세기 민주 사회가 맞단 말인가! 윤석열은 철 지난 반공 이념을 휘두르며 촛불 시민과 국회를 국가 전복 세력으로 몰았다. 무너져가는 자신의 권좌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이 참담한 상황을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렵다. 윤석열 일당이 저지른 헌정 유린, 내란 행위는 결코 용서할 수 없다. 그들의 범죄, 부패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이 땅의 주인은 국민이다. 우리는 윤석열을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 주권자로서 준엄히 외친다. 하루 빨리 윤석열을 탄핵하고 내란, 폭동의 죄를 묻자! 하루 빨리 윤석열을 탄핵하고 민주주의와 민생을 회복시키자! 2. 국민들은 이번 내란 행위를 통해 국가 폭력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음을 생생하게 보았다. 사실 지리산, 설악산, 가덕도, 새만금 등 무수한 생명의 보금자리에서는 오래전부터 국가 폭력이 계속돼 오고 있었다. 특히 역사적으로 지리산은 국가 폭력의 한복판에 있었으며 여전히 그 상처가 아물지 못한 곳이다. 우리는 생명의 편에 서는 사람들로서, 지리산과 뭇 생명의 평화와 공존을 바라는 사람들로서 또 다른 국가 폭력이 반복되지 않도록 어떤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저항할 것이다.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정부의 온갖 폐단은 오늘날 기후위기를 불러온 탐욕과 이기심과도 맞닿아 있음을 모두 되새기길 바란다. 우리는 착취와 갑질, 명령과 복종, 혐오와 편가르기로 이어져 온 우리 사회를 반성하고 개혁하는 데 시민으로서 함께할 것이다. 생명의 편에서 연대해 온 모든 이가 한목소리로 이번 내란 사태를 규탄하고 기후위기를 풀어가는 데 뜻을 모을 것이다. 2024년 12월 4일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지리산종교연대. 지리산사람들. 시민의숲. 남원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지리산산악열차반대남원대책위원회. 대안행동바로. 남원역사연구회. 남원산성연구회. 최초춘향영정복위시민연대. 구례양수댐반대대책위, 중산리반내골주민연대.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하동기후시민회의. 하동녹색당. 하동참여자치연대. 함양군농민회. 함양기후위기환경연대. 함양난개발대책위원회. 함양시민연대. 케이블카없는지리산실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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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자락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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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누리씨는 산내 마을 활동가가 되었나?
2024년 12월은 유난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시민들이 불의에 분노했고,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구례 밤재를 넘고, 남원 여원재를 넘어 산내로 향했다. 만나야 할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누리였다. 그는 30대 초반의 반짝이는 눈을 가진 맑은 사람이었다. 자신을 “마을 활동가”라고 했다. -남원 산내 마을 활동가 김누리씨 / 사진 김인호 마을 활동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마을과 활동, 두 가지가 만나는 지점을 생각해 봤다.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마을에는 사람이 살고, 누구나 활동한다. 활동하지 않는 사람은 죽은 사람 밖에 없고 죽은 사람은 이미 저승의 사람이라는 엉뚱한 생각을 들었다. 산내는 남원에서 30분 거리다. 2000년 초반부터 많은 도시 사람이 내려와 살았다. 각자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산내로 찾아 들어온 사람들 대부분은 귀농귀촌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남원과 함양의 경계에 있다 보니 남원과 함양 양쪽을 연결하기도 하고, 지리산을 가기 위해 백무동이나 뱀사골을 찾는 사람들이 지나는 마을이고,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합류 지점 같은 곳이다. 토닥은 산내면 소재지 끝쯤에 있었다. 카페 안에는 책들이 있었고, 셀프로 운영한다는 표지판이 보였다. 편안한 소파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벽보도 있었다. 여는 카페와는 다르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토닥은 산내 사람들이 커뮤니티 공간 겸 카페로 문을 열었다고 한다. 한동안 잘 되었지만, 주변에 카페들이 많이 생기고 나서 약간 시들해졌다. 그리고 1년을 쉬었다. 올봄에 김누리 씨는 다시 토닥의 문을 열었다. 9시에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해요. 직장인이죠! 부모님이 2000년 초반에 시골에 내려와 살기 시작했어요.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어요. 잠시 구례에 살기도 했고요. 구례 마산면 청천초등학교를 다니다 8개월 만에 산내로 이사왔어요. 부모님은 여기서 고사리 농사를 하셨어요. 저도 여기서 초등학교를 졸업했고요. 중학교 2학년까지 다니다가 홈스쿨링을 했어요. 그리고 잠시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녔고, 문화예술 관련 일을 했는데, 서울에서 살기 힘들었어요. 2017년에 다시 내려와 지금까지 살고 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많은 것 같은데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우선 여기 마을 카페 토닥에서 일하고 있고요. 지리산 작은 변화 지원센터 이음에서도 일하고 있고요. 성폭력근절과 성폭력 피해자 지원하는 일, 성 인지 감수성 교육을 지원하는 일, 그리고 산내 청년 공간 등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어요. [ 산내 마을 카페 토닥] 일이 정말 많은데 많은 일을 하는 이유가 뭔가요? 우선 먹고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어요. 살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고요. 시골에 살려면 재밌는 일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일을 진행하는 것이 재밌어요. 맞아요. 시골에서 사는 것의 가장 힘든 부분 중의 하나가 재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저도 생각해요. 구례에도 도시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많은데 재미가 없어 떠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은퇴하신 분들은 느긋하고 나른하게 살아도 되지만 젊은 분들은 다르잖아요. 재미가 없으면 살기 힘들죠! 그런 면에서 누리 씨가 하는 일들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일과 그 재미를 찾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되겠군요? 네. 시골에서 청년들이 남아 있으려면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저도 생각해요. 재미라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우선 사람들이 만나서 이야기하고 함께 하는 일만큼 재밌는 일도 없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하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하는 일들 대부분이 그런 일들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토닥은 오후 5시면 문을 닫아요. 하지만 진짜 문을 닫는 것은 아니에요. 저녁엔 지역 사람들이 필요한 공간으로 내어주는 거죠. 책 읽기 모임을 하거나 마을 모임을 하는 공간이 되는 거죠! 그동안 저는 제가 내성적이라고 오랫동안 생각했어요. 근데 이 일을 하고 나서 생각이 변했어요.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하는 일이 재밌더라고요. 그동안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사실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처럼 다양한 활동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그 사람들을 알아가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재밌다는 생각을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더 다양한 일을 찾아보려고 모색하고 있어요. 토닥 판매 수익으로 카페를 운영하기 힘들 것 같은데요? 네. 그래서 일종의 후원회원을 모집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아직은 많은 편은 아니에요. 100명을 모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100명 모집해도 사실 운영하기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다행히 임대료가 없어서 가능하죠. [건물을 기증하신 분에 대한 감사의 책장] 이 건물은 처음 토닥을 시작할 때 매입했어요. 처음 구매했던 분들이 증여를 해주셔서 임대료 없이 운영할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도 운영이 가능한 것이고요. 임대료가 있었다면 하지 못했을 거예요. 벽에 건물을 기증한 분의 사진이 걸려 있더라고요. 그분들이 참 고마운 일을 하셨네요. 네.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운영하기 힘들죠.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지리산이나 자연, 시골에 사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사실 제가 어려서부터 시골에 살았지만, 시골이나 자연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어요.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요. 눈앞에 항상 지리산이 보이지만 산이 보이는구나! 정도의 느낌 이상은 아니었어요. 이 동네 사람들은 눈 내리면 바래봉에 가야 한다는 일종의 국룰이 있는데 저는 눈 내릴 때 바래봉에 가야겠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만큼 좀 무심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여기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생각이 변했어요. 생각이 바뀌니까 지리산도 바래봉도 산내도 달라 보이더라고요. [카페 토닥의 내부 모습 커피와 음료 대부분이 2천원 정도였다.] 책장에 자본주에 관한 책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현 체제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으로 보여요. 자본주의 문제점이나 대안 같은 것을 고민하고 있나요? 음....너무 큰 주제인 것 같기는 하네요. 그러면 누리 씨가 생각하는 자본주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음… 여전히 힘든 질문이에요.(웃음) 제 주변 상황에서 보면 자본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독한 개인주의라는 생각이 들어요.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심 같은 거죠. 서로를 배려하지 않고 자기 입장만 생각하다 보면 함께 하지 못하고 결국 외로워지는 점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타인에 대한 배려나 나눔 같은 문화가 풍요한 세상은 되었으면 좋겠어요. 자신만을 생각하고 살면 좋을 것 같기도 하지만, 어려운 상황이 되면 누구나 도움 받기를 원하잖아요. 그렇게 개인주의가 너무 강화되면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을 것 같거든요. 저는 산내에서 재밌게 살기 위해서 서로서로 배려하고 지역에 대한 고민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럼, 지금 생활은 어떻게 하시나요? 작년에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대장암이었는데 진단받고 두 달 만이었어요. 그동안은 농사가 주 수입원이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농사를 지속하기 힘들게 되었죠. 그래서 어머니는 인월에서 미미부엌이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요. 저도 여러 가지 일을 해서 생활하고 있지만 사실 큰돈을 버는 일들은 아니라서 이일 저일 많이 하고 있죠. 그래도 사는 데 큰 지장은 없고 잘살고 있답니다. 서울에 살 때 너무 밀집되고 압축된 생활을 했었는데 그곳에서 제가 살기가 쉽지 않았어요. 여기서 사는 것이 저에게 맞는 것 같아요. 숨 쉴수 있고 마음이 편안해요. 그래서 2017년부터 쭈욱 살고 있답니다. 시골에서 청년들이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제가 사는 구례에도 많은 청년들이 살고 있지만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저도 잘 몰라요. 그래서 산내의 청년들은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하거든요. 산내는 구례읍보다 작은 곳이다 보니 여기서 버티면서 사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문제가 경제적인 문제고 두 번째는 아무래도 심심할 것 같거든요? 네. 저도 이 점에 대해서 고민이 많아요. 경제적인 문제는 카페에서 일하거나 농사일을 돕거나 소소한 일들을 하거나 일을 만들어 생활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두 번째 문제는 서울처럼 공연이나 행사가 많은 곳이 아니라 지루 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여러 가지 재밌는 일들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제가 하고 있는 지리산 작은 변화 지원센터도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못하고 있는 일을 지원하고 있기도 합니다. 토닥에서 책 읽기 모임도 하고 있거든요. 책을 읽는 좋아한다면 여기 나와 함께 이야기해 볼 수도 있겠죠. 청년들의 펜션 쇼 같은 것도 해보고 싶어요. 결국 재미라는 것은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고 서로를 알아 가는 것들, 그래서 만날 사람이 있고 돈 버는 일이 아니라도 소통하면서 지내면 재미가 있을 것 같거든요. 저는 여기서 남아서 재밌는 일들을 하고 싶어요. 산내사람들과 더불어서요. {웃음} 이야기할수록 김누리 씨에게 더 궁금한 질문들이 늘어났다. 그만큼 청년이 지역에서 살아남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고 마을은 점점 소멸해 가고 있다. 가끔 시골에 내려와 1~2년 동안 무엇인가 열심히 시도하다가 어느 날 봄 눈처럼 사라지는 청년들에 대한 기억들도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힘듦, 또는 시골문화와 충돌, 또는 지루함 이것도 아니면 두고 온 도시가 그리워 버티기 힘들었기에 그들은 다시 원좀으로 회귀했을 것이다. 하지만 누리 씨는 도시에 살던 몇 년을 빼고는 시골에 남아 산내 사람들과 함께 일을 만들어 내고 그 일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청년들이 다시 지역으로 돌아온다면 마을 소멸이라는 단어는 사라졌을 것이다. 떠난 청년들이 돌아오지 않기에 지금 이 시간에도 시골 마을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누리 씨의 도전은 더욱 빛나는 것 같다. 토닥에서 인터뷰하는 동안 천왕봉을 넘어온 오전의 햇살이 자꾸자꾸 들어와 토닥과 책들을 비추고 누리 씨를 비추고 있었다. 그의 삶에도 항상 따뜻한 지지와 행복한 햇살이 비췄으면 좋겠다. [김인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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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를 사랑했던 농부, 투쟁가가 되다.
“최초의 탄환이 스페인 기타를 관통하고 거기서 음악 대신 피가 솟구쳐 나오자 내 시는 인간의 절망이 널브러진 길 한가운데서 유령처럼 서성거렸고, 시에서는 무수한 뿌리가 생겨나고 피가 강물처럼 흘렀다. 그때부터 내 길은 다른 사람들의 길과 합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문득 고독이라는 남쪽에서 민중이라는 북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내 보잘것없는 시는 민중에게 칼이 되고 손수건이 되어, 무거운 고통으로 흘린 땀을 닦아 주고 빵을 위한 투쟁의 무기가 되기를 열망했다.” 사람들은 어떤 경험을 통해 그동안 생각했던 생각이 바뀌는 때가 있다. 칠레 시인 파블로네루다(1904~1973)의 시적 세계가 바뀐 시점은 스페인 내전이었다. 당시 마드리드 영사로 현장에 있었고, 직접 참여했던 스페인 내전은 네루다의 시를 바꾸어 놓았다. 그의 말처럼 ‘고독이라는 남쪽에서 민중이라는 북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스페인 내전의 경험은 ‘길거리의 일’ 또한 외면할 수 없게 만들었다. - 파블로 네루다 자사전 중에서- 은목서 나무의 달콤한 향기가 깊은 가을 속으로 사라지던 지난 10월 28일 김창승 서시교대책위 상임대표를 만났다. 서시교 존치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끝난 며칠후였다. [ 10월 28일 김창승 서시교대책위 상임대표를 만났다. (왼쪽 김창승 대표)사진 김인호] 2024년 구례의 여름은 뜨거웠다. 유럽 기상청 코페르니쿠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여름은 지금까지 측정된 가장 더운 여름이었다. 이는 인류가 측정한 기온 중 가장 높은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구례 서시교의 여름은 이 보다 더 뜨거웠다. 서시교 철거 반대운동이 이 뜨거운 다리 위에서 103일간 이어졌기 때문이다. “2024년 7월 2일부터 2024년 10월 5일까지 103일간입니다. 구례의 대동맥이라고 할 수 있는 서시교를 지키기 위하여 구례 군민들은 매일 그 자리에 서 있었어요. 그리고 저도 그 자리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함께 했습니다.” [서시교 철거 반대 집회는 2024년 7월 2일부터 2024년10월5일까지 103일간 이어졌다. ] 김창승 대표는 2020년 8월 섬진강 수해 때도 주민대표로 활동했다. 그의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서시교 철거 역시 2020년 8월 구례 대홍수로 인한 것입니다. 당시 피해자가 1,914 가구에 달했어요. 국가배상이 확정되는 2년 동안 주민들과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문척교 철거에 관한 투쟁으로 이어졌어요. 아쉽게도 문척교는 철거되었지만 대신 구례와 섬진강을 상징 할만한 문척 달빛교는 올해 12월에 착공 예정입니다.” “구례 대홍수 당시 1,914 가구의 피해액 48%, 500억 정도를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국가에서 자연재해로 국가 손해배상을 한 첫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국가가 물관리 잘못을 인정한 첫 사례가 된 것이죠. 댐 관리를 잘못했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문척교나 서시교 역시 구례 홍수로 인한 것입니다. 서시교 철거는 수해로 인해 발생한 것이니 이것 역시 첫 싸움의 연장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4년간 긴 싸움을 하셨습니다. 10년 전에 귀촌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난 4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난 4년 동안 제 일상이 사라졌습니다. 처음 구례로 올 때는 자연인처럼 살고자 했던 목적이 사라졌죠. 가끔은 꿈에 서도 투쟁하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제 일상이 사라졌습니다. 처음 구례로 올 때는 자연인처럼 살고자 했던 목적이 사라졌죠. 가끔은 꿈에 서도 투쟁하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사진 김인호] ■본인을 투쟁가라고 생각하시나요? “투쟁가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정치적인 목적은 없고요. 10년 전 아내의 고향인 구례에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구례 사람이 되었어요. 그리고 6년을 평화롭게 생활했습니다. 그리고 섬진강 대홍수가 있었죠. 구례 사람으로 당연히 구례의 어려움을 보고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무런 죄없이 집과 농지 그리고 삶이 파괴된 피해자들과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과거에도 이런 투쟁을 해본 적이 있나요? 제가 78학번입니다. 당시에 전남대를 다녔습니다. 유신 말기에 대학에 다녔고 3학년 때 5.18 광주항쟁이 있었습니다. 그 시기에, 광주에 살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연대하고 싸웠습니다. 저 역시 역사의 한 지점에 있었고 함께 투쟁했었습니다. 저에게 5.18은 영원한 아픔이고 잊을 수 없는 역사입니다. “ 인간의 삶은 때로 역사의 한 지점과 정면으로 맞서야 할 때가 있다. 어떤 사람은 그 역사를 뒤로하고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지만, 어떤 사람은 그 역사를 자신의 역사로 인식하고 민중과 함께하게 된다. ”그 후에 다시 시험을 봐서 경희대에 들어갔어요. 83학번으로요. 그리고 87년 대투쟁의 한가운데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역사는 그를 가만히 내두지 않았던 것 같다. ■구례에 내려오기 전에 무슨 일을 하셨나요? 직장인이었습니다. 주식회사 엘칸토에서 기획실장을 했고 그 이후에는 주식회사 GL인터 대표이사를 했습니다. 무크라는 신발을 만든 회사였습니다. 처음엔 노동운동가로 살아 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회사 생활이 이번 투쟁에도 도움이 되었겠네요? ”그럼요. 대홍수도 그렇고 서시교 싸움도 그렇고 눈으로 보이는 투쟁이 있는 반면 안에서 원인을 분석하는 싸움이 있습니다. 문제의 분석이나 원인을 정리하는 것에 회사 생활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정부 기관에 대응할 수 있는 도움이 되었죠.“ ”2020년 17개 시군에서 동시에 수해 피해를 당하였습니다. 다른 지역은 변호사나 법무법인을 위임하여 진행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배상액의 3%를 수임료로 주는 조건으로 진행하죠. 하지만 구례는 제가 직접 진행했습니다. 구례 배상액이 500억 정도니까 변호사에 주었다면 15억 정도가 수임료로 쓰였을 것입니다. 구례는 직접 변론했기 때문에 그만큼의 돈이 피해입은 분들에게 더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공부 많이 하셨겠네요? 네, 싸움도 힘들었지만, 공부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이번 서시교 철거 문제도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공부가 있었기 때문에 대응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농사도 하시죠? 배추, 양파! 마늘도 심고 벼 농사도 하는데, 논 두 마지기 올해는 벼멸구를 먹어 수확량이 얼마인지 모르겠네요. (웃음) ■고향은 어디인가요? ”고향은 전라남도 무안군입니다. 고등학교는 목포에서 나왔고요. 좀 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전남대를 다니다가 휴학을 했고 다시 시험을 봐서 경희대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했습니다. 당시에는 외국에 나가서 살고 싶었어요.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파블로 네루다입니다. 영화 일 포스티노를 좋아하고요. 제가 지리산에 내려온 곳도 영화에서처럼 네루다에게 편지를 전해주는 우체국 직원처럼 통신원 역할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SNS에 지리산 통신원이라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직접 시를 쓰시고도 하시나요? 네. 시도 쓰고 있고 수필도 쓰고 있습니다. 5.18에 관한 시와 수필 100편 이상을 썼어요. 곧 책으로 낼 생각입니다. ■이번에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5.18에 관한 것인데 그 당시 전남대를 다니셨고 함께 투쟁하기도 하셨잖아요? 소년이 온다는 고등학생 문재학을 만난 적도 있으신가요? ”고등학교 1학년 이었던 문재학을 만나보지는 못했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암울하고 너무 아픈 역사죠. 그 아픔이 문학이 되고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일 자체가 저는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에 금남로와 도청 앞에서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기억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소설이 많이 사람들에게 읽고 동감하게 된다면 그 시대를 살아왔던 사람들의 삶의 방향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죠. 어쩌면 광주의 자긍심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고요.“ [ 영화 일 포스티노를 좋아하고요. 제가 지리산에 내려온 곳도 영화에서처럼 네루다에게 편지를 전해주는 우체국 직원처럼 통신원 역할을 해보고 싶었어요. 사진 김인호] ■마지막으로 서시교 전망에 관해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저희의 입장은 서시교는 죄가 없다는 것입니다. 죄가 없는 이유는 2020년 서시교가 수해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어요. 서시천 물이 섬진강으로 가지 못하고 역류했던 것입니다. 서시천이 문제가 아니라 섬진강 역류가 문제죠. 섬진강에 문제가 있는데 서시천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맞지 않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고려하지 않고 물이 들어온 것만 가지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죠. "서시천은 지류에 불과해요. 1.2km나 떨어진 섬진강 본류에 적용되는 법을 그대로 적용한 것도 문제지만, 당시의 하천기본계획을 적용한 것이 아니라 관계기관이 내부적으로 추진되고 있던 하천기본계획상의 여유고 2m를 소급 적용한 설계안을 주민에게 제시한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2023. 10월 서시교 숭상 및 철거안이 완성되었으나 관련법인 하천기본계획은 2023. 12. 14에 뒤늦게 개정ㆍ고시되었습니다. 국토부익산청은 이 사안에 대하여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선행 해결을 해주면 본인들은 서시교에 대한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천 기본 계획을 만든 것은 영산강 유역 환경청이기 때문이죠. 구례군은 입장을 정리하여 영산강유역환경청에 보낼 예정입니다. 관련부처 회의를 통해 서시천 구간의 여유고와 계획홍수위에 대해 재심의 하기로 협의되었습니다." ■이번 서시교 철거 반대 투쟁이 남긴 것은 무엇일까요? 서시교는 구례의 대동맥이고 죄가 없어요. 더구나 구례에서 서시교 철거를 찬성하는 주민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구례군민이 모두 반대하는데 군에서 형식적인 주민 설명회를 하고 철거를 하겠다고 한 것이죠. 앞으로 이런 졸속 행정은 없어져야 합니다. 어떤 길이든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 내가 한 일은 바로 이러한 선택이었으며,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비극적인 시기에 내린 결정에 대해서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 파브로 네루다 자서전에서 - 인간은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 할 수밖에 없다. 힘들고 어렵고 때로는 두렵지만 약자를 외면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에 인류의 역사는 진보하는 것이다. 구례에서 자연인으로 살고 싶던 자신의 일상을 포기하고 4년을 한결같이 구례 군민을 위해 그는 노력했다. 카페 주인도 은목서 향기도 떠나 버린 찻집에서 짧지만, 긴 이야기를 마쳤다. 그는 트럭에 시동을 걸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지난 전문과 토론회 결과를 올려 둔다. [전문가 토론회 결과] 2024.10.25(금) 구례군 의회 주관(마산면 청마관), 서시교 문제해결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결과 1. 구례군, 구례군의회, 권향엽 의원실, 서대위는 서시교 존치에 대해 뜻을 함께하며 법ㆍ행정적 절차를 조속하게 추진한다. 2. 구례군 의회는 서시교 존치를 위한 전문가 자료를 취합하여 구례군과 관계기관에 공문 발송한다. 3. 구례군은 이른 시일 안에 2023.12.14 전라남도가 개정ㆍ고시한 하천기본계획 중 서시천 구간의 여유고와 계획홍수위에 대한 ‘재심의 요구안’을 영산강유역환경청에 발송한다. 4. 영산강유역환경청은 2024.10.15일 협의에 따라 재심의하고 이를 전라남도에 전달한다. 5, 전라남도는 영산강유역청의 재심의 된 사항을 하천기본계획 변경을 위한 심의위원회를 열어 변경 고시한다 6.영산강유역환경청 및 용역처와 전문가 심층 토론회 개최를 요구하며 구례군은 전문가를 위촉하고 당일 토론회 참여한 전문가는 적극 참여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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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고 싶지 않았던 그녀가 미역장시가 된 이유
구례장터에서 그녀를 본 적이 몇 번 있다. 구례 축협하나로마트 앞에서 진도산 미역과 다시마를 팔고 있었다. 내가 관심을 가진 이유는 진도산만 판다는 것 때문이었다. 미역이나 다시마라면 다른 곳도 많을 것인데 왜 진도산만 파는 것일까? 라는 호기심 때문이었지만 따로 묻지는 않았다. [구례 축협하나로마트 앞에서 진도산 해산물을 판다 / 사진 김인호] 어느 봄날 점심시간에 장터를 갔는데 그녀는 작은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졸렸던 것일까? 3월의 햇살이 유독 따뜻해서였을까? 햇빛이 유독 잘 비치는 곳이라 그런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따로 묻을 수 있는 질문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장진희이였다. 다시마 장사꾼에서 장진희라는 이름으로 그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또 하나의 직업도 알게 되었다. 시인… 다시마 장시와 시인은 어울리지 않았다. 시인이면서 장시가 된 그녀의 사연이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구례는 3일과 8일 장이 선다.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 장이 끝난 시간에 그녀를 만났다. [구례 장꾼들이 즐겨 찾는 가야식당 / 사진 김인호] 구례장터에 있는 막걸리집 “가야식당”이었다. “막걸리부터 한 잔 주세요." 식당에 들어서자 마자 그녀는 막걸리를 시켰다. 그리고는 한사발을 시원하게 마셨다. “종일 장터에 있다가 끝나면 막걸리 생각이 딱 나더라구요." “힘도 들고 목도 축이고.” [그녀는 식당에 들어오자마자 막걸리 한 잔을 마셨다 / 사진 김인호] 막걸리 한 잔을 하고 나서 그녀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장사를 시작한 것은 12년전이에요.”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인데 아들이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엄마는 돈 벌 능력이 되는데 비겁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아들에게 돈이 들어갈 시기가 온 것이다. 사실 그전에도 글을 쓰거나 기간제 교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 일하지는 않았고 글을 써서는 밥을 먹고살 수 없었다. 그리고 교사는 맞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다시마 장사였다고 한다. 근데 어쩌다가 다시마를 팔게 되었나요? “ 제 고향이 진도입니다.” “ 진도에서 태어났고 목포에서 자랐어요." “그리고 서울로 대학을 갔죠.” “서울에서 20년을 살았구요.” “그런데 정말 서울에서 살 수가 없었어요." “경제적으로 힘들고 자본주의에 순응하며 살 자신도 없어 37살에 귀촌을 했습니다.” “그렇게 무주에서 7년을 살았어요. 농사 짓고 살았죠. 돈은 거의 벌지 않고, 농사를 지어 한 달에 6만원 7만원만 쓰면 살았어요. 나름 행복했는데 오래 살지 못했어요.” “그리고 진도로 이사를 갔어요”. 진도에서도 돈을 벌지 않았어요.” 물때 따라 물이 들어오면 산에 가고 물이 멀어지면 바다로 갔어요” 산에 가면 나물이, 바다에 가면 해산물이 있으니 끼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어요.” 돈이 필요하면 서울에서 횟집하는 지인에게 나물이나 해산물을 챙겨 보내면 적당히 돈을 보내줘요. 그것으로 살았어요. 어떻게 보며 그녀는 돈을 벌지 않기위해 부단하게 노력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지 않고 살수 있을까? 나도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있었지만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녀는 답을 찾았을까? 찾았다면 다시마 장사꾼이 되지 않았겠지…. 그녀는 자본주의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 아니면 자본주의와 타협하지 않고 끝내 살고 싶었던 사람이었던것 같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자본주의보다 무서운 아들이 있었다. 아이는 학교에 진학해야 하니까.... 오래 전에, 뭐 오래전도 아니지만 “오래된 미래”라는 책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라다크라는 마을에서 자급자족 하며 자본주의 물결을 거부하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에 나도 매료되던 적이 있었다. 매료된 이유는 당연하게 자본주의적 삶이 싫었기 때문일 것이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그리고 노동할 권리와 함께 노동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자유를 보장받은 결코 자유롭지 못한 삶에 지쳤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자유를 선고받았기에 끝없이 고통 당한다. 주어진 길이 없어 방황하고 선택을 하면 그 책임도 오롯이 자신이 지기 때문이다. 그녀는 돈에서 자유로워 지고 싶었지만 끝내 그렇게 살지는 못해던 것같다. “장사꾼이 되어서 시골마을을 많이 찾았어요. 거기서 할머니들을 많이 만났죠” “그 분들을 만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오래된 미래의 그런 삶을 마지막으로 사는 사람들이 지금 시골 할머니들 아닐까? 하는 생각요. “저는 그녀들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자본주의에 가장 적응하지 않은 마지막 세대가 아니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즐겁고 좋더라구요. 장사꾼이 좋은게 바로 그 점입니다. 그냥 가면 이야기 하기 어려운데 장사꾼으로 가면 할머니들이 경계를 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세요. 저는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더라구요. 3월 3일 장터 설 쇠고 대보름 쇠고 이른 매화 산수유 피고 찬비 내리는 꽃샘추위 봄을 흔들어대는 세찬 바람 매화 얼리어 색죽이는 된서리 다 지나고 봄볕 따사롭고 바람 잔잔하고 한가한 장터 양지바른 한쪽에 미역장시 해바라기로 앉아 자울자울 졸고 있다. -장진희의 시-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고 한다. / 사진 김인호] 막걸리와 함께 이야기를 하는 중에 전화가왔다, 네; 안녕하세요. 저 미역장시맞아요. 미역이 필요한데..,,, 장은 못가겠고 언제 한 번와. 네.. 날 잡아서 갈께요, 낼 모레 사이에 갈께요” 그녀는 영락없는 장사꾼이었다. “한 여름이나 한 겨울엔 장에 나가면 손님이 없어요" “그때는 동네 마을회관을 찾아요?” “마을회관에서 장사를 하면 더 잘되거든요? “사실 처음부터 마을장사를 하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어느날 파장을 하고 잠시 쉬려고 마을회관 공터에 주차하고 산책을 다녀 돌아 왔더니 동네 할머니들이 되게 궁금해 하시더라구요, 뭐하는 장시냐고요. 그래서 다시마나 미역을 판다고 하니까 그럼 여기서도 팔라고 하시더라구요. 장터가 따로 있냐고 사람있으면 그곳이 장이라고요. 그렇게 해서 마을장사를 시작하게 되었죠?” 다시마 장사는 어떻게 시작 하셨나요? “제가 진도로 이사하고 나서도 무주로 자주 놀러 갔었어요. 돈이 없어 궁리를 하다가 생각난게 있었어요. 무주장에 가보니 좋지도 않은 다시마나 미역을 삐싸게 팔더라구요. 그래서 진도산 다시마나 미역을 가지고 가서 귀촌한 지인들에게 판매를 했었죠. 그게 인연이 되어 다시마 장사를 하게 되었어요.” “12년 전에 처음 시작 할 때 정말 힘들었죠. 장터 장사꾼은 자리가 생명이니까요. 자리잡기가 쉽지 않았어요. 처음 시작 할 때 돈을 빌려 1,400만 원어치 다시마를 구입해 창고에 넣어놓고 시작했었요. 첫날 10만원어치를 팔았는데 이걸 언제 파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하지만 다행히 자리를 조금씩 잡고 장사도 그런대로 되는 편이라 아들의 학비를 마련 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다른 장은 안가고 구례장만 나와요. 이제 좀 여유가 생겼어요. 아들이 다 컷으니까요.”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최근에 “전라도닷컴”이라는 잡지에 장터 이야기를 3년간 연재했어요. 장사를 하다 보니 하나하나 기억되는 순간들이 있거든요. 12년간 장사를 하며 느낀 점들, 그동안 살면서 기억되는 순간들을 3년간 풀어서 글을 썼어요 그러고 나니까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쌓여 있던 것들이 해소된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논개 이야기를 장편 소설로 쓰고 싶어요. 무주에 살 때 장수에 있는 논개사당에 자주 가봤어요. 동네 할머니들이 논개노래를 부르시더라구요. 논개에 관심이 생겨서 논개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고 있어요.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쉽지 않지만 이제는 좀여유가 있으니 해보고 싶어요.” [자본주의 최후의 보루는 장터 아닐까요? 사진 김인호] 장사는 계속 하시나요? “장사는 팔십 먹어서까지 하고 싶어요. 재미가 있거든요, 장터에 가면 팔십 넘은 할머니들이 장사 하고 있잖아요. 저도 그렇게 늙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치고 막걸리집에 나섰다. 그녀는 남은 막걸리를 살뜰하게 챙겨 식당을 나왔다. 막걸리는 따로 쓸 용처가 있다고 했다. 파장한 장터에는 짐을 정리하는 장꾼들과 마지막 장을 기웃하는 사람들 몇몇이 보였다, 어둠과 함께 5월에 초록이 노고단에서 구례로 내려오고 있었는데 그녀의 다시마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 진도 바다에서 건져져 돈없는 그녀에게 희망이 되어준 다시마와 미역들이 초록물결처럼 너울거린다. “자본주의 최후의 보루는 장터 아닐까요" “가게를 마련할 돈도 없는 가장 가난 한 사람에게도 희망이 되어 줄 수 있는게 바로 오일장이죠. 물건만 있으면 가게세도 세금도 없는 곳, 그래서 누구나 자신의 물건을 자신의 가격으로 팔 수 있는곳, 돈 없는 가난한 사람도 돈을 얻을 수 있는곳 말이죠.” 그녀는 3일과 8일 구례 농협하나로마트 앞에서 진도산 미역과 다시마를 팔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그 자리에 앉아 자울자울 졸며 시를 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역장시 #장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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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하는 청춘의 원더풀 라이프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
섬진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오고 가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도 2005년이나 2006년쯤이었을 것이다. 나는 구례에서 악양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왕복 60km였다. 봄이 끝날 무렵 시작한 자전거 출퇴근은 겨울이 오면서 끝났다. 그 후로 자전거 출퇴근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하던 일을 그만두었고 악양은 나에게서 멀어졌다. 지리산에 내려와서 살게 된 이유는 간단했지만 살아가기는 녹록하지 않았다. 구례에서 섬진강을 따라 악양으로 향하면서 그때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는 올해 지리산사람들 공동집행위장이 되었는데 올해 관운이 있는 사주라고 했다. 사진 김인호> 오늘 악양에 사는 최지한씨를 만나기로 했다. 그를 지난겨울 남원의 산악열차 반대 시위장에서 본 기억이 있다. 아마도 남원시청 옆이었을 것이다. 한겨울이었는데 그는 맨발에 슬리퍼 차림이었다. 딱 봐도 보통은 아닌 사내다. 머리는 삭발이었다. 그를 악양면 소재지에 있는 카페에서 만났다. 길 건너에 악양초등학교가 보였다. <그의 첫인상은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진 김인호> 오래 전에 악양에 일할 때 그 초등학교 운동회에 참가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의 신난 함성이 가득한 운동장에 오후에 햇살이 눈 부셨다. 커다란 히말라에시더(개잎갈나무 50미터까지 자란다)가 동쪽에 있었다. 누군가는 이 나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라고 했었다, 나도 가끔 동의하지만, 집안에 심기에는 나무가 너무 크다. 이 나무를 키우다 보면 예상보다 너무나 커버리기 때문에 위를 잘라버린다.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들은 싹을 잘라 버리는 것이 사회의 일반적이 법칙이다. <그가 환경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공해문제연구소에서 만든 한국의 공해지도라는 책을 초등학교 3학년 때 만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진 김인호 > 그의 첫인상은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세상 사람들이 히말라야 시더의 위를 자르는 것같은 사회의 일반적인 잣대를 그는 봐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가 하동에 살게 된 것은 2006년쯤이라고 한다. 내가 하동을 떠난 것이 그쯤이었다. 그는 멀리 강원도 고성 출신이라고 했다. 화진포가 가까운 강원도 산골 마을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북한을 지척으로 둔 강원도 최북단에서 태어났다. 나는 몇 해 전 화진포에 가봤다. 화진포 바다는 서해나 남해와는 다른 고독하고 외로워 보이는 진한블루였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초등학교 시절 어느 해 서울로 이사를 했다고 한다. 그 후 대학에서 양식업을 공부했다. 그리고 남해의 여러 섬마을을 전전하며 양식장에서 일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결국 여기 하동 악양에 정착했다. 그의 직업은 대바구니를 만들거나 수리하는 일과 정원관리라고 한다. 그리고 지역의 사람들과 환경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환경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공해문제연구소에서 만든 한국의 공해지도라는 책을 초등학교 3학년 때 만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도 고등학교 시절 그 비슷한 책을 본 적이 있다. 한국에서 가장 오염도가 높은 곳은 하동 넘어 광양이었다. 광양에는 광양제철소가 있다. 세계최대 규모의 제철소가 있고 거기서 품어져 나오는 대기 오염 물질은 한국 대기 오염 물질의 5.43%라고 한다. 나 역시 검은 역기가 품어져 나오는 그 사진을 책에서 본 기억이 난다. 그 책을 보고 열 받아서 환경운동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동기가 순수하다. 아마도 그는 순수한 남자인 것 같다. 몇 해 전부터 하동은 산악열차로 인해 갈등이 깊었다. 악양 형제봉에 산악열차를 설치하겠다는 하동군의 야심 찬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산악열차 반대 운동을 했다. 그것도 열 받아서 했다고 한다. 나는 그에게 양말을 신지 않는 이유를 물었는데 대답은 간단했다. “발에 열이 많아서 답답해요.” 그는 역시 열이 많은 사람이었다. 재밌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했더니 그는 마루에서 3년을 살았던 적이 있다고 했다. 왜 그러셨나요? [어느 해 봄 비가 오는 날 구들이 고장이 나서 일산화탄소 중독이 된 적이 있어요. 마을로 기어와 동치미 국물을 얻어먹었어요. 그 후로 방에 들어가 자지 않았어요.] 방에 들어가지 않으니 마루밖에 잘 곳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마루에서 3년을 살았다고 한다. 보통 사람은 아니다. 카페에서 인터뷰하고 그가 일하는 대나무 공방에 가봤다. 녹색평론 읽기 모임이라는 작은 안내문이 문 앞에 붙어 있었다. 나 역시 오래전에 녹색평론 읽기 모임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오래전 일이지만 말이다. <간디의 물레라는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그가 수리하는 대바구니가 물레처럼 보였다.> 공방에는 헤진 바구니와 새로 만든 바구니 그리고 수리를 원하는 대바구니가 보였다. 그가 말한 바에 의하면 이것으로 먹고살고 약간의 잉여자본도 생긴다고 했다. 간단한 도구로 생계가 가능한 일이라서 좋다고 했다. 나는 이런 식의 밥벌이를 본 적이 없다. 그가 작업하는 모습을 한참 동안 보고 있었다. <공방에는 헤진 바구니와 새로 만든 바구니 그리고 수리를 원하는 대바구니가 보였다.> 익숙하게 대바구니를 수리했다. 능숙한 솜씨가 보기 좋았다. 간디의 물레라는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그가 수리하는 대바구니가 물레처럼 보였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간단한 도구로 새로운 물건을 만들거나 물건을 고치는 일은 매력적이다. <간디의 상징이 된 물레> 그가 좋아하는 영화는 고레이다 히로카즈 감독의 환영의 빛이라고 했다. 섬진강을 따라 돌아오면서 오후에 햇살이 섬진강을 비추는 것을 봤다. 아마도 환영의 빛은 이런 빛일 것이다. 누군가 한 번은 자신을 끌어들이고 유혹하는 환영의 빛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는 어느 곳에서 멍하니 서 있는 자신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는 스스로는 반항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아마 그는 자본주의 주류 사회를 거스르고 싶은 환영의 빛에 어느 순간 이끌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는 빛이 이끄는 경로를 따라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항하는 청춘 최지한, 그의 건투를 빈다.
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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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누리씨는 산내 마을 활동가가 되었나?
2024년 12월은 유난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시민들이 불의에 분노했고,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구례 밤재를 넘고, 남원 여원재를 넘어 산내로 향했다. 만나야 할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누리였다. 그는 30대 초반의 반짝이는 눈을 가진 맑은 사람이었다. 자신을 “마을 활동가”라고 했다. -남원 산내 마을 활동가 김누리씨 / 사진 김인호 마을 활동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마을과 활동, 두 가지가 만나는 지점을 생각해 봤다.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마을에는 사람이 살고, 누구나 활동한다. 활동하지 않는 사람은 죽은 사람 밖에 없고 죽은 사람은 이미 저승의 사람이라는 엉뚱한 생각을 들었다. 산내는 남원에서 30분 거리다. 2000년 초반부터 많은 도시 사람이 내려와 살았다. 각자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산내로 찾아 들어온 사람들 대부분은 귀농귀촌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남원과 함양의 경계에 있다 보니 남원과 함양 양쪽을 연결하기도 하고, 지리산을 가기 위해 백무동이나 뱀사골을 찾는 사람들이 지나는 마을이고,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합류 지점 같은 곳이다. 토닥은 산내면 소재지 끝쯤에 있었다. 카페 안에는 책들이 있었고, 셀프로 운영한다는 표지판이 보였다. 편안한 소파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벽보도 있었다. 여는 카페와는 다르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토닥은 산내 사람들이 커뮤니티 공간 겸 카페로 문을 열었다고 한다. 한동안 잘 되었지만, 주변에 카페들이 많이 생기고 나서 약간 시들해졌다. 그리고 1년을 쉬었다. 올봄에 김누리 씨는 다시 토닥의 문을 열었다. 9시에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해요. 직장인이죠! 부모님이 2000년 초반에 시골에 내려와 살기 시작했어요.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어요. 잠시 구례에 살기도 했고요. 구례 마산면 청천초등학교를 다니다 8개월 만에 산내로 이사왔어요. 부모님은 여기서 고사리 농사를 하셨어요. 저도 여기서 초등학교를 졸업했고요. 중학교 2학년까지 다니다가 홈스쿨링을 했어요. 그리고 잠시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녔고, 문화예술 관련 일을 했는데, 서울에서 살기 힘들었어요. 2017년에 다시 내려와 지금까지 살고 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많은 것 같은데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우선 여기 마을 카페 토닥에서 일하고 있고요. 지리산 작은 변화 지원센터 이음에서도 일하고 있고요. 성폭력근절과 성폭력 피해자 지원하는 일, 성 인지 감수성 교육을 지원하는 일, 그리고 산내 청년 공간 등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어요. [ 산내 마을 카페 토닥] 일이 정말 많은데 많은 일을 하는 이유가 뭔가요? 우선 먹고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어요. 살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고요. 시골에 살려면 재밌는 일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일을 진행하는 것이 재밌어요. 맞아요. 시골에서 사는 것의 가장 힘든 부분 중의 하나가 재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저도 생각해요. 구례에도 도시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많은데 재미가 없어 떠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은퇴하신 분들은 느긋하고 나른하게 살아도 되지만 젊은 분들은 다르잖아요. 재미가 없으면 살기 힘들죠! 그런 면에서 누리 씨가 하는 일들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일과 그 재미를 찾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되겠군요? 네. 시골에서 청년들이 남아 있으려면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저도 생각해요. 재미라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우선 사람들이 만나서 이야기하고 함께 하는 일만큼 재밌는 일도 없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하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하는 일들 대부분이 그런 일들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토닥은 오후 5시면 문을 닫아요. 하지만 진짜 문을 닫는 것은 아니에요. 저녁엔 지역 사람들이 필요한 공간으로 내어주는 거죠. 책 읽기 모임을 하거나 마을 모임을 하는 공간이 되는 거죠! 그동안 저는 제가 내성적이라고 오랫동안 생각했어요. 근데 이 일을 하고 나서 생각이 변했어요.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하는 일이 재밌더라고요. 그동안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사실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처럼 다양한 활동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그 사람들을 알아가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재밌다는 생각을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더 다양한 일을 찾아보려고 모색하고 있어요. 토닥 판매 수익으로 카페를 운영하기 힘들 것 같은데요? 네. 그래서 일종의 후원회원을 모집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아직은 많은 편은 아니에요. 100명을 모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100명 모집해도 사실 운영하기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다행히 임대료가 없어서 가능하죠. [건물을 기증하신 분에 대한 감사의 책장] 이 건물은 처음 토닥을 시작할 때 매입했어요. 처음 구매했던 분들이 증여를 해주셔서 임대료 없이 운영할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도 운영이 가능한 것이고요. 임대료가 있었다면 하지 못했을 거예요. 벽에 건물을 기증한 분의 사진이 걸려 있더라고요. 그분들이 참 고마운 일을 하셨네요. 네.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운영하기 힘들죠.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지리산이나 자연, 시골에 사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사실 제가 어려서부터 시골에 살았지만, 시골이나 자연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어요.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요. 눈앞에 항상 지리산이 보이지만 산이 보이는구나! 정도의 느낌 이상은 아니었어요. 이 동네 사람들은 눈 내리면 바래봉에 가야 한다는 일종의 국룰이 있는데 저는 눈 내릴 때 바래봉에 가야겠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만큼 좀 무심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여기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생각이 변했어요. 생각이 바뀌니까 지리산도 바래봉도 산내도 달라 보이더라고요. [카페 토닥의 내부 모습 커피와 음료 대부분이 2천원 정도였다.] 책장에 자본주에 관한 책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현 체제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으로 보여요. 자본주의 문제점이나 대안 같은 것을 고민하고 있나요? 음....너무 큰 주제인 것 같기는 하네요. 그러면 누리 씨가 생각하는 자본주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음… 여전히 힘든 질문이에요.(웃음) 제 주변 상황에서 보면 자본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독한 개인주의라는 생각이 들어요.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심 같은 거죠. 서로를 배려하지 않고 자기 입장만 생각하다 보면 함께 하지 못하고 결국 외로워지는 점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타인에 대한 배려나 나눔 같은 문화가 풍요한 세상은 되었으면 좋겠어요. 자신만을 생각하고 살면 좋을 것 같기도 하지만, 어려운 상황이 되면 누구나 도움 받기를 원하잖아요. 그렇게 개인주의가 너무 강화되면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을 것 같거든요. 저는 산내에서 재밌게 살기 위해서 서로서로 배려하고 지역에 대한 고민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럼, 지금 생활은 어떻게 하시나요? 작년에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대장암이었는데 진단받고 두 달 만이었어요. 그동안은 농사가 주 수입원이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농사를 지속하기 힘들게 되었죠. 그래서 어머니는 인월에서 미미부엌이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요. 저도 여러 가지 일을 해서 생활하고 있지만 사실 큰돈을 버는 일들은 아니라서 이일 저일 많이 하고 있죠. 그래도 사는 데 큰 지장은 없고 잘살고 있답니다. 서울에 살 때 너무 밀집되고 압축된 생활을 했었는데 그곳에서 제가 살기가 쉽지 않았어요. 여기서 사는 것이 저에게 맞는 것 같아요. 숨 쉴수 있고 마음이 편안해요. 그래서 2017년부터 쭈욱 살고 있답니다. 시골에서 청년들이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제가 사는 구례에도 많은 청년들이 살고 있지만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저도 잘 몰라요. 그래서 산내의 청년들은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하거든요. 산내는 구례읍보다 작은 곳이다 보니 여기서 버티면서 사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문제가 경제적인 문제고 두 번째는 아무래도 심심할 것 같거든요? 네. 저도 이 점에 대해서 고민이 많아요. 경제적인 문제는 카페에서 일하거나 농사일을 돕거나 소소한 일들을 하거나 일을 만들어 생활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두 번째 문제는 서울처럼 공연이나 행사가 많은 곳이 아니라 지루 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여러 가지 재밌는 일들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제가 하고 있는 지리산 작은 변화 지원센터도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못하고 있는 일을 지원하고 있기도 합니다. 토닥에서 책 읽기 모임도 하고 있거든요. 책을 읽는 좋아한다면 여기 나와 함께 이야기해 볼 수도 있겠죠. 청년들의 펜션 쇼 같은 것도 해보고 싶어요. 결국 재미라는 것은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고 서로를 알아 가는 것들, 그래서 만날 사람이 있고 돈 버는 일이 아니라도 소통하면서 지내면 재미가 있을 것 같거든요. 저는 여기서 남아서 재밌는 일들을 하고 싶어요. 산내사람들과 더불어서요. {웃음} 이야기할수록 김누리 씨에게 더 궁금한 질문들이 늘어났다. 그만큼 청년이 지역에서 살아남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고 마을은 점점 소멸해 가고 있다. 가끔 시골에 내려와 1~2년 동안 무엇인가 열심히 시도하다가 어느 날 봄 눈처럼 사라지는 청년들에 대한 기억들도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힘듦, 또는 시골문화와 충돌, 또는 지루함 이것도 아니면 두고 온 도시가 그리워 버티기 힘들었기에 그들은 다시 원좀으로 회귀했을 것이다. 하지만 누리 씨는 도시에 살던 몇 년을 빼고는 시골에 남아 산내 사람들과 함께 일을 만들어 내고 그 일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청년들이 다시 지역으로 돌아온다면 마을 소멸이라는 단어는 사라졌을 것이다. 떠난 청년들이 돌아오지 않기에 지금 이 시간에도 시골 마을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누리 씨의 도전은 더욱 빛나는 것 같다. 토닥에서 인터뷰하는 동안 천왕봉을 넘어온 오전의 햇살이 자꾸자꾸 들어와 토닥과 책들을 비추고 누리 씨를 비추고 있었다. 그의 삶에도 항상 따뜻한 지지와 행복한 햇살이 비췄으면 좋겠다. [김인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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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운봉고원의 돌장승 역사 문화 탐방
백두대간 운봉고원은 낙동강 상류이다. 운봉고원은 지리산 자락의 고원 분지이다. 이 지역에 돌장승이 밀집하여 분포한다. 운봉읍 북천리, 서천리(서림공원), 권포리와 인월면 유곡리의 10km 이내 지역에 돌장승 10기가 모여 있다. 이곳은 고남산 아래이며 황산의 둘레로서 고려말 황산대첩의 역사적인 장소이다. 돌장승의 해학성은 호랑이와 까치의 민화에 보이는 평민 정신과 상통한다. 운봉고원의 돌장승을 탐방하며 마을 어귀에 서 있는 돌장승이 외롭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옛날에는 마을마다 샘을 중심으로 살았고 그 샘물이 흘러 마을 앞에 둠벙(연못, 방죽, 웅덩이)를 이루었다. 그 작은 둠벙은 생태계의 보고로서 수많은 작은 동식물이 살았다. 옛날에는 논이 있으면 으례 가까이에 둠벙이 있었다. 그러나 경지 정리로 논밭 두렁길이 반듯해지고 저수지가 많아져서 농업 용수를 멀리서도 풍부히 공급하여 논 가까운 둠벙이 사라져 갔다. 운봉고원의 돌장승도 옛날에는 가까이에 둠벙이 있었을 것이다. 그 둠벙에는 어리연꽃도 피었을 것이다. 돌장승과 어리연꽃은 민화의 호랑이와 까치처럼 상상력과 이야기의 보고일 수 있다. 오마이뉴스 기사 (2024.10.23) 제목: 왕방울 눈, 커다란 코... 도깨비 돌장승 찾아 떠난 여행 부제: [사진] 백성들 아낀다던 석장승... 백두대간 운봉고원 돌장승 탐방 역사 문화 여행 이 기사의 인터넷 주소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07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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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11월 2일] 걸으면서 읽는 그림책 전시
'지리산이음×지리산사람들×다시지리산'이 걸으면서 읽는 그림책 전시 <오삼으로부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사진_ 윤관희> 오삼(KM-53)은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 아래 2015년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태어났다. 방사 후 15km 내에서 활동하던 다른 곰들과는 달리 오삼은 지리산에서 90km나 떨어진 수도산에서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지역의 산을 종횡 무진했다. 그가 먼 길을 떠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삶은 야생동물 서식지 보존과 이동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걸으면서 읽는 그림책 전시 <오삼으로부터>는 ‘오삼이’라 불리었던 반달가슴곰 KM-53에 대한 동명의 어린이책을 창작 바탕에 둔다. 대형 천에 인쇄된 그림책 <오삼으로부터>를 숲 곳곳에 설치한다. 이 설치물은 관객에게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지표가 된다. 관객은 출발 지점에서 안내키트를 받는다. 키트에는 곰 도감과 숲 탐험에 필요한 여러 도구들이 담겨있다. 관객은 곰 도감을 지도삼아 숲을 누비며 설치된 그림을 순서대로 따라간다. - 1회차 : 2024년 10월 31일 (목), 11시~오후 4시 용방초등학교 명상숲 - 2회차 : 2024년 11월 2일 (토) 오후 1시~5시, 산내초등학교 운동장 ○ 전시체험안내 - 전시체험 프로그램은 신청자에 한해 안내키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시간당 6팀까지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1팀은 5명 이내로 구성되는 것이 좋습니다. - 신청하신 시간에 오시며 순서대로 설명을 듣고 안내키트를 받으신 후에 전시체험이 시작됩니다. 예상 관람시간은 30분 내외입니다. ○ 전시체험 신청방법 - 구례 용방초등학교 : 콩샘에게 문의하기 010-8639-0122 - 남원 산내초등학교 : 구글시트 : https://forms.gle/kQBv3RryZBN22ZH88 지리산문화공간 <토닥>에서 직접 신청하기 * 신청자가 같은 시간대에 많을 경우 시간 변경될 수 있습니다. 별도의 안내를 드리겠습니다. * 그림동화책 『오삼으로부터』(2023년 <니은기역> 발간)를 읽고 오면 더 좋습니다. ○ 전시체험 미리보기 https://youtu.be/t_fMW6JSnpg?si=KNz0Eu-VYvghIH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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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반려를 환영한다.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등 여러 단체는 8월 20일, 전북지방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반려를 환영'하고 '지리산산악열차 백지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기자회견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반려를 환영한다. 지난 8월 8일, 전북지방환경청은 산악용 친환경 운송시스템 시범사업(이하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남원시에 반려했습니다. 환경에 대한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 자료를 제대로 구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북지방환경청의 이와 같은 결정을 환영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이 우리나라 최고의 생태적 다양성을 지닌 지리산의 도로를 뒤집어엎는 시대착오적 토목 공사이며 소나무, 밤나무 등 수백 그루의 멀쩡한 나무를 베어내야 하는 반생태적 사업임을 계속 주장해 왔습니다.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은 반달가슴곰을 비롯해 멸종 위기 야생 생물만 40종이 넘게 서식하는 귀중한 자연유산입니다. 인류의 절멸을 걱정해야 하는 기후위기 시대에 지리산의 가치는 더욱더 빛납니다. 우리 세대는 마땅히 지리산을 소중히 보존하여 후대에 물려줘야 합니다. 전북지방환경청은 관광 수익에 눈이 멀어 지리산을 훼손하려는 각종 기관에 대항하여 지리산을 지키는 것이 본연의 임무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그런 의미에서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반려는 전북지방환경청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입증한 뜻깊은 결정이었다 할 것입니다. 하지만 남원시는 여전히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리산산악열차 사업 자체가 반생태적이고 비경제적이며 법적 규제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안전성조차 부족하다는 점을 수천 번이나 지적했지만, 남원시는 요지부동입니다.이미 남원시는 시민의 우려를 귀담아듣지 않고 함부로 모노레일 사업을 강행했다가 무려 6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부채로 떠안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리산산악열차는 그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사업비를 퍼부어야 하는 사업입니다. 남원시는 지리산을 파괴하고 지자체를 적자 더미에 앉히고 말 지리산산악열차 사업을 즉각, 그리고 완전히 중단해야 합니다.전국의 150개가 넘는 시민단체, 정당, 종교 단체가 지리산산악열차 반대를 표명했고 전북지방환경청이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계획의 부실함을 증명했습니다. 남원시가 계속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을 강행한다면 시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직면할 것입니다. 또한, 전북특별자치도에게도 요청합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지리산산악열차 기본계획 용역 연구에 수억 원의 예산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다시는 그런 잘못된 선택을 하지 마십시오.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을 훼손하는 사업에 더 이상 혈세를 쏟아부어서는 안 됩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지리산산악열차 사업의 반생태성, 비경제성, 위험성, 비민주성, 위법성을 정확히 들여다봐야 할 것입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우리 고장의 가장 위대한 자연유산인 지리산을 보존하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전북지방환경청의 지리산산악열차 시범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반려를 환영합니다. 향후 남원시가 재신청한다 할지라도 지리산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이 사업에 부동의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아울러, 우리는 지리산산악열차 사업이 완전히 중단되는 그날까지 꿋꿋하게 싸울 것을 천명하는 바입니다.전북특별자치도와 남원시는 지리산산악열차 사업에서 즉각 손을 떼십시오. 이것은 기후위기 시대를 사는 시민들의 절박한 호소이자 주권자의 준엄한 경고입니다. 2024년 8월 20일 전북환경운동연합 ·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 지리산산악열차반대남원대책위원회 (사)전북생명의 숲 · (사)생태교육센터 숲터
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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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 아래에서 새 문명을 꿈꾸네
김석봉 선생 댁 마당에 들어서니 귀여운 고양이들이 먼저 나를 맞이하였다. 40여 마리에 이른다니 이 집의 주인은 고양이들이 아닌가. 집안에서는 또 견공들이 활달하게 손님을 접대한다. 나중에 만났지만 밖에는 목욕을 마친 거위도 집안 곳곳을 활보하고 있었다. 대부분 일부러 들인 게 아니라 갈 곳 없는 처지의 생명들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들을 돌보는 데 들이는 시간과 정성뿐 아니라 먹이기 위해서 투입하는 경제적 부담은 내가 상상하는 수준을 몇 배는 뛰어넘었다. 선생의 마음, 살아가는 태도가 깊숙이 다가온다. 원래 선생은 지역의 청년 작가로 활동하면서 진주교도소에 재직하고 있었는데 재소자로 온 문익환 목사를 만나면서 생애의 전환점을 맞이하였다. 이때부터 사회운동에 뛰어들었는데 2천년대 초반 우리나라 환경운동의 굵직한 장면들을 이끌었다. 2009년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2012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거쳐 2007년 천왕봉이 바라보이는 함양의 이 집으로 들어왔다. 여기로 오셔서 한 번도 옮기지 않고 18년째 살고 계십니다. 귀농, 귀촌할 때 지역과 집을 결정하는 문제가 간단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운명 같습니다. 그게 결심해서 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처음 이 집을 보러 왔을 때 2년 동안 방치되어 있어서 보잘것없었지만 내 느낌이 참 좋았어요. 집을 보러 온 게 아니라 다른 사람 따라서 우연히 온 것인데 너무 좋아서 집사람하고 함께 다시 한번 보고 나서 바로 계약했어요. 그 전에 시골에 살아야겠다는 계획은 하고 계셨나요? 우리 나이 정도(선생은 57년생이다)면 그런 꿈은 다들 가지고 있지요. 하지만 내 경우는 갑작스러운 일이었어요. 그때 진주환경운동연합 상근 의장을 하고 있었는데 이 집을 사고 나니까 가서 살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도배, 장판만 하고 이사를 하면서 단체 일을 정리했습니다. 과연 그럴까? 10년 넘게 준비하고서야 내려온 사람으로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쩌면 선생은 무의식 속에서 오랜 시간 자연 속에서의 삶을 이미 살고 계셨기 때문이 아닐까? 농사 규모가 적지는 않습니다. 농사일에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았을텐데요. 처음부터 농사를 지었던 것은 아니예요.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반대 싸움 등 환경운동연합 대표로 활동하고 이후 녹색당 운영위원장까지 서울을 왔다갔다 하느라고 농사는 뒷전이었지요. 2012년 중반 서울 활동을 정리하고 나서 그때부터 전업농부로 살았어요. 힘들지는 않으셨어요? 규모가 어느 정도죠? 농사일이 운동보다는 쉬웠어요. 지금 밭으로만 2,400평 정도 됩니다. 제 기준으로는 어마어마합니다. 더구나 밭농사여서 그렇습니다. 예전에 논농사도 했는데 그건 자기 마음대로 할 수가 없어요. 모든 것을 기계가 하잖아요. 그래서 ‘이건 하나마나 한 농사다’ 생각이 들어 3년 하고 때려치웠습니다. 밭농사는 자기 의지대로 하는 거잖아요. 작은 관리기 하나하고 괭이 가지고 내 마음이 가는 대로 고랑과 두둑을 크게도 하고 작게도 하고 얼마나 자유로운지 몰라요. 한동안 선생께서는 수확물을 판매하는 데 힘을 쓰셨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마음의 불편함을 느끼신 적도 있었다. 이제는 대부분을 나눔으로 소진하고 계시다. 농사의 규모도 조금은 줄이셨다.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러나 나는 농사일을 결코 욕심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내 삶에 부여하는 고결한 예의라 여겼다. 그랬거나 말거나 내년부턴 이 밭을 주인께 돌려주리라 마음먹었다. 욕심이라면 도려내기로 했고 스스로에 대한 예의라 해도 채울 만큼 채웠다 싶었다.”(선생의 페이스북에서) 선생님! 펜션인가요? 운영하고 계시죠? 펜션은 무슨(웃음), 민박입니다. 이 아래채인데 1945년 해방되던 해에 지은 집이예요. 그 사이 기둥을 보강한다거나 했겠지만 원형을 최대한 살리면서 방 세 칸 짜리 민박을 하고 있어요. 생활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인 것 같습니다. 맞아요. 우리가 여기서 살게끔 하는 가장 큰 동력이기도 했고 소재이기도 했지요. 이웃들이 있지만 문화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너무 달라서 소통이 어려워요. 농사 얘기 말고는 할 얘기가 없고. 민박 손님들과는 대화, 소통, 교류가 잘 되니까 적적하지 않았어요. 사모님께서 음식에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계신 점이 큰 힘이 되었겠어요. 그렇죠. 시설 보고 오는 사람은 없을 것 같고 음식 때문에 오는 사람은 있어요. 아들과 며느리, 이쁜 손녀딸까지 3대가 모여 사는 모습이 오늘날에는 흔치 않은 사례가 될 것 같다. 바로 곁에 며느님이 운영하는 카페가 있고 선생의 페이스북에서는 이쁜 손녀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을 훑어보면서 사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셨을 듯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마을 가운데 있는 이 집이 좋았어요. 외따로 떨어져서 사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약간은 이해가 가요. 마을기업을 했었어요. 그런데 이웃들은 내 이익 이외에 공동의 이익, 마을의 이익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 벽을 허물어보려고 함께 견학도 다니고 열심히 설득을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보조사업 지원금이 나왔는데 그걸 나눠 갖자는 거예요. 기가 막히더라니까. 내가 ‘우리 모두 쇠고랑 찹니다’라고 했죠. 결국 2~3년 후 접었어요. 그 아픈 기억이 있지만 선생은 여전히 마을의 일원으로서 음식도 나누고 마을행사에 참여한다. 불편함도 삶의 한 부분이 아니던가. 우리 모두 함께 늘 고민하고 깊이 성찰해야 할 중요한 주제가 아닐까. 선생님께서 열정을 바친 환경운동을 회고하면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들려주십시오. 쉰 한 살 때 운동을 정리하고 완전히 내려왔어요. 한창 일할 나이이고 더 나이 든 분들도 열심히 하고 계시지만 나보다 더 진취적이고 잘할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돌아보면 우리가 했던 환경운동은 모두 옳다고 확신했어요.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 일들이 모두 미래지향적이고 생태적이었나 안타까운 점들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대체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서 태양광 발전에 힘을 쏟았지요. 그런데 그 결과 논과 밭, 숲을 파헤치고 사방에 태양광 패널이 볼썽사납게 설치되고 또 그것 때문에 길을 내는 등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주차장 등 우리 삶의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지요. 환경운동의 큰 방향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요? 개별적인 운동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관계 속에서 전개돼요. 예를 들어 군산에 골프장 들어선다고 함양 사람이 가지는 않잖아요? 물론 그런 운동이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문명의 전환을 도모하는 어젠다를 제시하는 운동을 개발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해요. 다만 그것은 민간 차원에서는 쉽지 않지요. 전환은 지방정부나 국가 차원에서 해야 하는데 자본이 최고인 이 사회에서 가능할까요? 자본주의 체제의 극복을 목표로 정치지형을 전복하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점점 더 어려워진다. 그러나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말씀이다. 기후위기를 향해 돌진하는 이 미친 문명을 멈춰 세우기 위해서 우리가 숙고하고 토론해야 할 무겁고도 뼈아픈 말씀이다. 선생은 땅을 일구고 사람을 만나고 고양이를 돌보는 모든 일상을 시인의 눈길로 갈무리해 왔다. 따스하고 애틋하다. 2020년 농사일 와중에 틈틈이 써온 글들을 엮어 『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을 펴냈다. 선생의 글을 읽으면 자연과 하나 된 삶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이해된다. “볕이 쏟아지는 빈 밭에 나가 내 몸뚱이도 말려야겠다. 한 시절 흘렸던 뜨거운 눈물도 말려야겠다. 사랑도 말리고, 분노도 말리고, 그리움도 말려두면 좋겠다. 아, 눈물 나게 좋은 가을볕이다.” 내내 건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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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을 두 토막 내는 벽소령 도로 개설 계획 철회하라
함양난개발대책위원회와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는 2024년 7월 17일(수) 11시 함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함양군은 벽소령 도로 개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습니다. 함양난개발대책위원회와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는 ‘빠르고 편리함은 지리산의 자연과 주민의 생존권과 지역을 소멸시키며, 대도시 중심의 교통 편의는 무차별하게 진행되어 급기야 전국으로의 당일 생활권을 부르짖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지금 논란이 되는 1023번 도로의 개통은 지리산 골의 소멸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길이 열리면 맨 일선에는 대기업의 대규모 위락시설이 몰릴 것이고 지역 대대로 유지해 오던 상권은 붕괴되고 소득이 없어진 주민은 지리산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아래는 7월 17일 발표한 기자회견문입니다. 함양군은 벽소령 도로 개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빠르고 편리함은 지리산의 자연과 주민의 생존권과 지역을 소멸시킨다. 대도시 중심의 교통 편의는 무차별하게 진행되어 급기야 전국으로의 당일 생활권을 부르짖게 되었다. 서울에서 버스 타고 천왕봉 올라 백무동으로 중산리로 하산하는 당일치기 노선으로 인해 과거 호황이었던 구례역 노선은 이제 이용객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이번 논란이 되는 1023번 도로의 개통은 지리산 골의 소멸을 앞당기게 될 것이다. 길이 열리면 맨 일선에는 대기업의 대규모 위락시설이 몰릴 것이고 지역 대대로 유지해 오던 상권은 붕괴되고 소득이 없어진 주민은 지리산을 떠나게 될 것이다. 모든 사업은 토목이다. 고용 창출 효과는 공사 기간에만 잠시 되고 주민들에게는 어떠한 혜택도 없이 관광객 유치라는 허울좋은 명분만 남을 것이다. 몇 년의 호황을 보고자 무수한 세월 동안 형성된 자연 유산을 망가뜨린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오늘날 생각 있는 이들은 과거와 달리 느리고 불편함으로 선회하고 있다. 도심에서와 똑같은 편리함이 아닌 개발되지 않은 날것이며 생태적인 것을 추구하는 교통이 좋아져서 잠깐 와서 스쳐가는 지리산이 아니라 불편하지만 머물고 싶은 그런 곳을 찾고 있다. 이제 지리산이 주는 진정한 느림과 불편함을 알게 하라. 함양군은 진병영 군수 취임 이후 마천면 삼정리와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를 잇는 지방도 1023호선의 국지도 승격과 미개설 도로 23.8㎞ 구간의 개설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벽소령 구간 도로를 개설하면 지리산 북부 함양의 한방항노화 관광산업과 지리산 남부 하동의 해양항노화 관광을 연계하여 경남의 웰니스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목적에서다. 벽소령은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약 45㎞에 이르는 지리산 능선 종주길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는 고개다. 벽소령을 중심으로 지리산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도로가 개설된다면 도로 건설 과정에서 지리산국립공원 한 가운데에 커다란 환경 훼손이 예상되고, 이후 차량 통행에 따라 지리산의 생태계가 동서로 단절될 것이 우려된다. 2004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덕분에 현재 지리산에는 반달가슴곰 89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반달가슴곰의 핵심 서식지인 지리산 중앙부에 지리산을 관통하는 도로를 개설하고, 차량을 통행시키면 반달가슴곰 서식지가 단편화되어 이들의 안정적인 서식에 커다란 악영향을 줄 것이 명백하다. 또한 도로 개설에 따른 탐방객 이입 증가로 인해 탐방객과 반달가슴곰이 접촉이 증가해 불의의 사고가 일어날 우려 또한 대폭 커질 것이다. 이미 지난 5월 23일에도 벽소령 대피소 인근 탐방로에 반달가슴곰이 출현하였던 것이 근접 거리에 있던 등산객의 동영상 촬영을 통해 언론에 보도된 적도 있다. 2014년 6월에 벽소령 대피소에 반달가슴곰이 출현하여 등산객이 위험한 상황에까지 간 적이 있었다. 근래 들어 지리산의 생태계는 기후변화를 포함한 다양한 위협에 처해있다. 국립공원공단이 2022년 3월부터 10개월 동안 지리산 아고산대에 서식하는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를 조사했더니 7만여 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확인되었을 정도다. 게다가 여름철 집중호우와 나무의 집단고사가 원인이 되어 산사태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발 1,350미터에 달하는 벽소령을 넘어가는 도로를 건설하면 지리산 능선부 훼손이 심각해질 것이며 아고산대의 식생 보전에 더 큰 피해를 초래할 것이다. 함양을 비롯한 지리산 권역의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킨다는 목적으로 벽소령 도로를 개설할 계획이지만, 지리산 관통도로 개설로 인해 교통과 접근성이 편리해지면 외부 관광객들은 당일치기 관광을 통해 함양과 지리산을 스쳐 지나가기만 하지 않을까도 우려된다. 함양과 지리산을 찾는 관광객 숫자를 늘리는데 치중하여 새로운 도로를 개설했다가는 빨리 왔다가 빨리 빠져나가는 일회성 관광객만 유입되어 지역 상권은 붕괴되고 지역 소멸은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이고, 지리산의 자연환경을 파헤쳐 신규 도로를 개설하기보다는 관광객들이 함양과 지리산 지역에서 오래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관광상품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우선 투자해야 할 것이다. 지리산은 민족의 영산으로 불리는 산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산이다. 1967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이런 지리산을 남북으로 관통하여 두 동강으로 만드는 벽소령 도로 개설 계획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생태계가 촘촘할수록 앞으로 닥칠 위험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리산을 있는 그대로! 이제는 멈춰야 한다! 함양군은 벽소령 도로 개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2024년 7월 17일 함양난개발대책위원회 /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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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요청] 주민의 동의 없는 개발사업을 막아주십시오
주민의 동의 없는 개발사업을 막아주십시오 대광 마을을 지켜 주십시요 https://forms.gle/bbnrepi8QxV21B6Q8 누가 여러분의 집을 여러분도 모르게 팔아먹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니 그런 일이 도대체 있을 수 있습니까? 그런데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경상남도 함양군은 인구 소멸을 막는답시고, 제가 살고 있는 마을(병곡면 대광마을) 일대를 개발할 계획을 세운 뒤, 주민들 몰래 사업 계획서를 만들어 경상남도에서 시행하는 지방소멸대응기금 공모사업에 응모하여 106억 5천만 원의 기금을 타내게 되었습니다. 함양군은 여기에 군 예산을 더하고 민간 투자를 끌어들여 약 1200억이 소요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함양군의 사업 계획에 따르면, 위 대광마을 일대에 주거단지와, 스마트 팜(첨단 농장), 야영장, 지방 정원 따위를 조성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외지인을 끌어들여 인구를 늘리고 관광객을 늘리겠다는 것입니다. 이름하여 '함양사계4U(포유)' 사업이 바로 그것입니다. 함양군은 주거 단지와 지방정원 따위를 만들기 위하여 마을 주변의 숲을 없애고 논밭을 없애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대광 마을 주민들은 살 수가 없습니다. 숲과 논밭은 주민들의 삶터입니다. 일터이자 쉼터입니다. 식량 창고입니다. 농부의 논밭을 갈아엎어 농사를 못 짓게 하는 것은 마을을 없애는 짓입니다.그런 일을 함양군은 마을 주민들과 한마디 의논 없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는 물론이고 사업을 실행하는 단계에 이르러서조차 주민들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주민들은 군의 부당한 처사에 항의하여 여러 번에 걸쳐 집회와 시위를 하는 한편 군수에게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군수는 받아주지 않고, 밀어붙이기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서 함양군은 어려운 재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천억 공사를 벌여 '대봉산휴양밸리'라는 위락 시설을 만들었지만, 개장 3년 만에 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 민간 위탁을 이야기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설 일부(집라인)가 부실공사로 무너져 제 구실을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손실이 더욱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기가 막힌 것은 함양군은 실패한 천억 공사 현장과 바로 이웃한 대광마을에 무려 1200억이 필요한 새로운 사업-'함양사계4U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원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함양 사계 4U 사업'은 철회되어야 합니다. 주민의 의사와 무관한 개발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막가파식 행정독재는 사라져야 합니다. 지방 소멸을 앞당기는 난개발은 막아야 합니다. 수도권으로 돈과 사람이 몰려들 수밖에 없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지방 소멸 대응기금 같은 정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입니다. 지자체의 무리한 개발사업을 부추겨 지방재정을 더욱 어렵게 하는 지방 소멸 대응기금 공모사업은 재고 되어야 합니다. 대광 마을 주민들은 이 모든 염원을 안고 오늘도 마을을 지키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대광 마을 주민들의 노력에 힘을 보태주십시오. 숲과 논밭을 지키기 위한 농부들의 노력에 힘을 실어 주십시오. 여러분의 서명이 필요합니다. https://forms.gle/bbnrepi8QxV21B6Q8 2024년 6월 중순 '함양 사계 포유'사업 반대 대광 마을 주민대책위 신종권(아닌) * 서명은 함양군과 경상남도에 제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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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 지리산- 김종직의 유두류록 길을 따라 걷다
안녕하세요~ 지리산 산청 소식을 전하는 포네입니다. 지난 6월 20일(목)에는 지리산사람들과 지리산이음, 다시지리산에서 주최하는 답사 프로그램 ‘궁금해, 지리산- 함양편’이 있었어요. <김종직의 유두류록 탐구(2020. 삼우반)> 저자인 류정자 선생님이 550년 전 김종직이 지리산을 탐방하며 걸었던 길의 일부를 안내해 주셨습니다. 김종직(金宗直, 1431년 6월 ~ 1492년 8월 19일)은 조선 초기의 문신으로 성리학자이며, 1470~1475년까지 함양군수를 역임했습니다. 함양군수 재임 시절 1472년 음력 8월 14~18일까지 5일간 지리산을 탐방하고 유두류록(遊頭流錄)이란 산행기를 남겼는데 류정자 선생님이 여러 차례의 탐방을 통해 코스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적조암 주차장에서 모여 인사를 나누고 출발합니다. 적조암까지 가는 길이 구불하고 좁았는데 암자가 너무 커서 놀랐어요. 김종직이 걸었을 당시에는 지리산 구석구석에 암자가 350여 개나 되었다고 해요. 김종직의 유람도 어느 스님이 안내를 했습니다. 유두류록을 읽어보면 고열암에서 하루 자게 되는데 오늘은 거기까지 가보자고 하십니다. 김종직인 언급한 절이 4개인데 이곳들을 찾아내는데 15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적조암 위 마지막 민가를 지나 산길로 들어서자 새소리가 들려왔어요. 김종직이 지리산을 유람했을 때는 국립공원이 시작되는 돌배나무가 있는 지점까지 조랑말을 타고 올라갔다고 합니다. 중간에 출입금지 팻말이 있는데, 류정자 선생님의 건의로 올해 초 탐방로로 허가를 받았다고 해요. 노장대(독바위)까지 2m 넓이의 야자매트를 깔 예정이라고 합니다. 산속에는 군데군데 돌로 쌓은 축대가 있어서 과거에 민가와 경작지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금낭화 군락지가 있었는데, 옛날 운암마을 터로 경남인민유격대 대원들이 한참 머물렀던 곳이라고 합니다. 유격대는 법화사에서 결성되어 1947년에 이곳으로 1,200명이 옮겨와 머물렀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빨치산이 숨어 살았던 곳. 조릿대 숲을 헤치고 산을 더 올라갑니다. 중간에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류정자 선생님이 빨치산 이야기를 한 번 더 해주셨어요. 이 근방에 빨치산 식량저장소였던 삼각바위와 굴이 있다고 합니다. 발견되었을 당시 박쥐가 날아다니고 곡식이 삭아서 먼지에 발이 빠질 지경이었대요. 조릿대를 헤치고 더 올라가니 500년 된 돌배나무가 나왔어요. 돌배나무가 이렇게 오래 사는 나무였군요. 돌배나무는 이 개체 말고도 오다가 두 그루를 더 보았어요. 수고가 워낙 높아서 열매가 날렸는지 어떤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돌배가 떨어질 무렵 배낭을 메고 주우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배꽃이 필 때 오면 환상적일 거 같은데 시기를 맞추기는 어렵겠지요. 김종직은 이 지점까지 조랑말을 타고 왔대요. 가다가 큰 바위 옆에서 잠깐 휴식.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지장사 터가 있는데, 빨간 얼룩이 군데군데 묻은 바위가 있대요. 무엇인가 하면 빈대의 핏자국이라고 합니다. 조선시대에 암자가 많이 사라진 건 숭유억불 정책 때문이기도 하지만, 빈대가 너무 많아서 그랬다는 재미난 이야기. 절이 없어진 후 무시무시한 빈대도 없어졌겠지만, 우리는 지장사 터엔 들리지 않고 오른쪽으로 나아갔습니다. 조릿대숲을 벗어나자 산이 점점 가팔라졌습니다. 올라가는 길에는 작은 동굴도 있고, 올라가니 산내가 내려다 보이는 큰 바위(환희대?) 도 있었습니다. 이 다음에 나오는 절터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암자 이름은 잊어버렸네요. 큰 바위 아래 낮은 동굴에 샘이 있어서 그 옆에 암자를 짓고 수도를 했던 모양입니다. 동굴을 들여다보니 흙바닥에 물이 조금 고여 있긴 한데, 가물어서 그런지 마실 만한 양은 되지 않아 보였습니다. 옛날에는 1~2인 정도 마시고 살 만한 물이 나왔을까요? 돗자리를 깔고 점심을 먹으려 류정자 선생님에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큰 바위 위에 흙이 있고 중이 채소밭을 가꾸고 살더라는 기록을 보고 이곳을 찾았다고 합니다. 기왓장과 자기 조각이 많이 발견되고, 이 높은 곳에 있는 암자들도 다 기와로 지붕을 이었대요. 절을 짓기 위해 산속에 기와를 굽는 가마터부터 만들었다는. 식사 후 류정자 선생님과 일행의 3분의 2는 하산했습니다. 수달아빠가 안내를 맡아 6명이서 독바위(노장대)를 목표로 산행을 이어갔습니다. 수달아빠가 발견한 수정란. 원래는 투명한데, 날이 가물어 흰색을 띄는 거랍니다. 수정처럼 투명하다고 수정란인데, 잎도 없고 뿌리도 없고 꽃만 있는 신기한 식물이에요. 엽록소로 광합성을 하지 않고, 뿌리곰팡이가 제공하는 영양분으로 꽃을 피우고 종자를 맺는답니다. 수정난을 기생식물이라고 하는데, 그건 적당하지 않은 분류인것 같아요. 광합성을 하는 평범한 식물도 그런 식으로 따지면 태양에 기생하는 거잖아요? '균종속영양식물'이라는 분류가 그나마 나은 것 같습니다. 종속이라는 단어 빼고 그냥 뿌리곰팡이영양식물이라고 했으면 더 나았을 텐데요. 수정란은 지하세계의 생명의 네트워크가 얼마나 풍성한지를 알려주는 지표 같아요. 숲속의 요정 같은 식물. 팅커벨이 마법의 숲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지키고 있는 걸까요? 수정란을 뒤로 하고 가파른 길을 한참 올라가니 신열암이 있었어요. 신열암 입구에는 뽕나무가 가지를 드리우고 있어서 잠시 멈추고 향이 진하고 달콤한 오디를 따먹었어요. 산의 낮은 곳에서는 오디철이 지나 바위 위에 시든 열매가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여기는 한창이네요. 오디는 담비나 오소리의 식량이 되는지, 바위 위나 굴에 싸 놓은 똥을 보면 오디씨앗이 많았어요. 이곳에 암자를 짓고 불도를 닦았다니 어마어마합니다. 바위벽에 몇 군데 홈이 파인 걸로 보아 나무를 박아 넣었던 거 같아요. 여기도 바위 밑에서 물이 나와 암자를 지었나 봅니다. 날씨가 가물어서 샘에는 물이 한 방울도 없었고, 깊숙한 곳에 축축한 흙이 있는 정도였어요. 조선시대에는 여기서 꾸준히 물이 나왔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암자가 지어지지 않았을 테니. 샘에서 물 떠서 나뭇가지로 불을 지펴 산나물·나무열매 따위로 밥해먹고,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들었을 선승들의 생활을 상상해봅니다. 신열암 앞 함박꽃나무에는 꽃이 딱 한 송이 피어 있었어요. 독바위는 이 위에 있다고 해서 수달아빠를 따라 다시 산을 올라갔어요. 여기가 어딘고? 산등성이까지 올라가서 걷는데 암만 봐도 독바위는 없고, 너무 멀리 가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가다가다 보니 와불산 꼭대기. 이 산꼭대기 밑에 독바위가 있다고 하여 가파른 비탈을 내려갔는데, 참여자 1인의 지도 앱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중. 아.. 여기가 아닌가. 다시 비탈을 올라 와불산 정상에 오른 다음, 능선을 따라 온 길을 되짚어서 돌아갔어요.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터덜터덜 한참을 돌아가서야 제대로 된 길을 찾아 내려갔습니다. 여기는 신열암 바로 위 같은데, 신열암이랑 매우 가까이 있는 독바위를 못 보고 그냥 지나쳐 온 거였네요. 흑흑. 독바위로 가는 통로라는 안락문. 와~ 다른 세상으로 가는 문 같아요. 편안하고 즐거운 세상으로 가는 문이라니, 이 문을 관통하면 이제까지의 고생은 끝? 치솟은 바위벽 사이에 틈이 있습니다. 어떤 지질학적 작용으로 바위가 둘로 쪼개져 이런 길이 생겨난 걸까요. 참 신기해요. 바위로 된 산도를 통과하여 다시 태어났습니다. 조금 더 내려가니 엄청나게 큰 바위산이 있었습니다. 저것이 독바위, 독녀암이로군요. 하늘을 찌르는 거대한 바위가 몇 갈래로 쪼개져 있습니다. 김종직의 유두류록에 이런 대목이 있어요. <신열암(新涅菴)을 찾아가 보니 중은 없었고, 그 암자 역시 높은 절벽을 등지고 있었다. 암자의 동북쪽에는 독녀(獨女)라는 바위가 있어 다섯 가닥이 나란히 서 있는데, 높이가 모두 천여 척(尺)이나 되었다. 법종이 말하기를, “들으니, 한 부인(婦人)이 바위 사이에 돌을 쌓아 놓고 홀로 그 안에 거처하면서 도(道)를 연마하여 하늘로 날아올라 갔으므로 독녀라 호칭한다고 합니다.” 하였는데, 그 쌓아놓은 돌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잣나무가 바위 중턱에 나 있는데, 그 바위를 오르려는 자는 나무를 건너질러 타고 가서 그 잣나무를 끌어 잡고 바위 틈을 돌면서 등과 배가 위아래로 마찰한 다음에야 그 꼭대기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생명을 내놓을 수 없는 사람은 올라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종리(從吏) 옥곤(玉崑)과 용산(聳山)은 능란히 올라가 발로 뛰면서 손을 휘저었다. 내가 일찍이 산음(山陰)을 왕래하면서 이 바위를 바라보니, 여러 봉우리들과 다투어 나와서 마치 하늘을 괴고 있는 듯했는데, 지금에 내 몸이 직접 이 땅을 밟아보니, 모골(毛骨)이 송연하여 정신이 멍해져서 내가 아닌가 의심하게 되었다.> 어느 여인이 홀로 기거하며 도를 닦아 승천했다는 독바위. 우리들은 잣나무가 아니라 어느 친절한 이가 매어놓은 나일론 밧줄을 잡고 바위 위로 올라갔어요. 부처머리에 두 번이나 올라가느라 힘이 빠져서 정상에 올라갈 수 있을지? 밧줄이 삭아서 좀 불안했지만 다들 낑낑거리며 중턱까지 올라가는데 성공했어요. 김종직 일행이 잣나무를 타고 올라간 바위는 이 지점 위에 있는 한층 더 높은 바위 같은데 거기까지는 도전하지 못했습니다. 여기까지만 올라와도 모골이 송연해지는 풍광. 저 아래 출발 지점이었던 적조암이 내려다보였어요. 와불산을 헤메고 부처머리에 두 번이나 올라갔다 내려온 시간이 다 용서되었습니다. 안락문과 독려암을 보았으니, 높은 산을 헤맨 보람이 있지요. 하늘을 나는 새가 된 기분. 여기서 속세의 때를 벗고 다른 차원으로 승천하면 좋겠지만, 아직 속세에서 할 일이 남은 관계로 하강해야. 이렇게 높은 곳에서 산아래를 내려다보며 구름이 아련한 먼 지평을 내다보기 위해 케이블카를 타는 거겠죠? 단돈 2만 2천 원을 내면 5분 만에 승천한 기분이 느껴지는 곳까지 갈수 있죠. 아무런 힘을 들이지 않고 케이블카로 이곳까지 왔다면 어땠을까요? 빨치산의 루트와 금낭화 군락지가 된 옛 마을터, 환희대, 신열암도 못보고, 수정난도 만나지 못하고, 부처머리로 가는 길에 있는 다래의 군락도 못보고, 오소리의 화장실도 마주치지 못하고, 이름 모를 풀과 나무들의 향기도 맡지 못하고, 깊은 산속의 새소리도 못 들었겠지요. 독녀가 했다는 승천은 무엇일까요? 위치상으로 높은 지형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는 건 아닐 거 같아요. 지리산의 깊은 산속에서 동식물과 바위의 영과 공생하면서 이들의 노래와 침묵을 해치지 않으며 고독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세속의 소음 속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특별한 신체의 감각이 열리고, 시공을 초월하는 영안이 뜨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게 승천 아닐까 하네요. 케이블카를 타고 산에 올라 피상적으로 시야를 넒히는 건 사진을 남기는 것 외에는 별 의미가 없답니다. 뭇생명과 그들의 모태인 지구의 영을 우리의 신체로 직접 만나고, 육체를 넘어선 미묘한 신체로 공생, 공감하는 정신적 지평이 넓혀져야 하는 것이지요. 산에서 내려오는 길은 중력을 주체하지 못해 침착하게 한발 한발 내딛으려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고 비틀거리며 떨어지듯 빠르게 내려왔어요. 승천은 느리지만 하강은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군요. 먼저 하산해서 적조암 주차장에서 독녀지망생을 기다리며 담배를 태우고 있을 가께목 선사가 심심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어요. 차 안에서 <20세기 소년>이라도 꺼내보게 키를 드리고 독바위에 올라갈 것을, 아차 싶었죠.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실까봐 키를 안 드렸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 산을 헤맬 줄은.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돌배나무 근처에서 팔색조의 노랫소리를 들었어요. 수달아빠가 폰을 켜고 휘파람으로 새소리를 흉내 내기 시작했어요. 서투르나마 나도 흉내를 내 보았어요. 이렇게 5분정도 소리를 내고 있으며 새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2분쯤 지나 푸른색 날개가 우리들 옆을 휙 하니 지나갔어요. 와~ 나뭇잎에 가려 보이지 않는 곳에 앉았길래, 조금 더 불러보았는데, 어쩐지 짜증이 섞인 듯한 울음소리로 대답하는 걸 들었어요. 결국 촬영은 하지 못한 수달아빠. 그래도 산에서 내려오면서 팔색조를 보아서 너무 기뻤어요. 이젠 산속에만 가면 5분 동안 휘파람 불면서 팔색조를 기다려 볼 것 같아요. 하루를 꼬박 투자하여 지리산의 숨은 비경과 역사, 생태를 만난 시간이었습니다. 김종직이 걸었던 오래된 길과 빨치산 루트, 암자터를 안내·해설 해주신 류정자 선생님, 지리산의 동식물들을 만나게 해준 수달아빠, 앞서거니뒷서거니 함께 걸으며 서로 낙오되지 않게끔 지켜준 여러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지리산에서 또 만나요. #궁금해지리산 #궁금해함양산 #류정자 #김종직 #유두류록 #독바위 #독려암 #지리산을_그대로 #지리산_케이블카 #승천
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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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2025년 활동기금 모금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후원계좌 농협 351-1285-4584-83 이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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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지리산케이블카 반대 산청주민대책위원회 활동보고서"
<2024년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활동보고서> 1. 2024년 산청군 지리산케이블카 추진 현황 1) 추정예산 증가: 1177억 -> 2000억 (산청군수 이승화 발언) 2) 환경영향평가 & 국립공원계획변경안 작성 용역 진행 중 (총 5억 4천 만원) 3) 경남 도내 단일화 4) 환경부는 반려된 2016년도 신청서와 99% 동일한 2023년도 신청서를 반려하지 않고 관망중. 2. 지리산케이블카, 무엇이 문제인가? 1) 환경파괴: 환경부 가이드라인 위배, 멸종위기 동식물 서식지 훼손, '친환경적 공법'은 사실상 불가능. 2) 경제성 없음: 향후 30년간 지속적 관광객 증가와 흑자 운영이 이루어져야 투자비 회수 가능. 전국의 케이블카는 대부분 적자로 운영중. 3) 비민주적: 대한민국 1호 국립공원을 개발하려면 주민 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민주적으로 의견을 수렴해야 합니다. 4) 공공성 없음: 난개발에 예산 투입으로 교육, 복지 예산 삭감 예상. 산청군의 인구정채과 기초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케이블카가 우선 사업이 될 수 없습니다. 3. 정기행동 1) 매주 월요일 아침 8~9시 농협중앙회 사거리 피케팅 2) 매주 수요일 5~6시 원지 하나로마트 앞 피켓팅 3) 산청촛불행동 참가, 발언 4. 궁금해, 산청산들강 1) 4월~12월에 걸쳐 총 9회 진행 2) 산청의 산들강을 발로 걸으며 역사의 현장과 뭇생명을 만남 3) 탈것을 이용한 피상적 관광보다, 직접 발로 땅을 디디고 물에 들어가는 자연과 밀착된 만남 지행 4) 산청지역의 생태환경 알기를 통해 참가자와 활동가의 내실 다지기 5) 궁금해, 산청산들강은 인터넷신문 지리산인에서 자세한 후기를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6) 참가비는 난개발로부터 지리산을 지키기 위한 후원 계좌 '지리산을그대로'에 적립되었습니다. 5. 기자회견 1) '케이블카없는지리산실천단' 발족 기자회견 (4/22 진주 서부청사 앞, 광주 518 민주광장) 2) 남원케이블카반대기자회견 참석 (4/26) 3) 산청 케이블카 용역 관련 기자회견 (5/21 산청군청 앞) 4) 경남도내 케이블카 단일화 관련 규탄 기자회견 (6/24 경남도청) 5) 지리산케이블카 반려 촉구 기자회견 & 환경부 면담 (7/1 환경부) 6) 907 기후정의행진지리산행동 기자회견 (9/2 산청군청 앞) 7)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곳만은 지키자' 선정 기념 기자회견 (11/20 산청군청 앞) 6. 서명운동 1) 읍장, 목화장터, 간디학교, 지역행사, 온라인에서 서명운동을 진행 2) 1~2월에 집중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쳐 1200명 정도 서명해주셨습니다. 3) 산청군 유권자 600명 목표치를 달성하지는 못했습니다. 4) 서명링크는 열어둔 상태입니다. 5) 추가적인 홍보와 집계 필요. 7. 연구 & 분석 1)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수요 추정 자료 검토. 2) 자연공원법, 가이드라인 공부 (구례와 연대) 3) 케이블카 관련 기사 분석 4) 2023년도 산청 케이블카 신청서 분석 5) 2016년도, 2023년도 신청서 비교 분석 (99% 동일) 6) 산청군 지방예산 & 결산 분석 8. 언론 & 방송 출연 1) 6/10 속속들이 좌담회 '지리산 케이블카 재추진 무엇이 문제인가' 이해성 사무국장 출연 2) 6/24 경남 MBC 라디오 민영권 집행위위원장 인터뷰 3) 8/13 창원 KBS 최세현 대표 인터뷰 9. 지역홍보 1) 한방약초축제 중 1인 시위와 유인물 배포 10. 연대활동 1) 구례, 남원과 연대하여 '케이블카없는지리산실천단발족' 2)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참여 3) 함양 4계4U 사업 대광마을 부지 선정 백지화 기자회견에 연대단체로 참여 11. 기타활동 1) 동아시아 에코토피아가 2회 산청을 방문해서 케이블카와 지리산 난개발 이야기를 듣고 갔습니다. 2) 덕유산 케이블카 (곤돌라) 현장 답사 3) 정상에 오르지 않는 등산모임 '노피클'과 케이블카 예정지인 중산리를 방문하고, 지자체 예산과 케이블카 등 난개발, 이주민의 지역살이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12.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곳만은 지키자' 선정 산청 케이블카 예정지인 지리산 중산리 일원을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곳만은 지키자'에 응모, 많은 시민들의 추천과 댓글로 네티즌상에 선정되었습니다. '이곳만은 지키자'는 국가나 지자체가 보전하고 있는 법적 보호지역은 응모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중산리가 네티즌상에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립공원 보존은 이제 오로지 시민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13. 쟁점과 향후 활동 방향 1) 주민에게 설득력 있는 반대 이유와 대안 제시 2) 군수, 군의회, 환경부, 국회와 대화 3) 관련법, 제도 개정 4) 기후재앙은 빠른 시일 안에 현실로 닥쳐올 것입니다. 불필요한 난개발을 지금 당장 멈추고 지역 공동체가 함께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수립해야 합니다.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후원계좌 농협 351-1285-4584-83 이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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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1일] 지리산 시민사회와 공동체 활동가들이 함께하는
1. 행사개요 - 장소 : 산청 성심원 (http://www.sungsim1.or.kr/) 강당 2. 프로그램 계획 3. 세부 프로그램 - 성심원 : 성심원의 사람살이, 마을살이 이야기- 지리산지키기 연석회의 : 지리산 개발 이슈의 현황과 대응 방안에 대해서- 지리산운동 : 지리산 운동의 가치를 돌아본다.- 구례) 양수댐을 지키는 새들의 모임의 이야기- 남원) 산내면 쓰레기없는 면민 체육대회에 대한 이야기- 산청) 지역문화를 주도하던 청년들이 까페 재건에 힘을 쏟게 된 남다른 이유- 하동) 바다가 되어가는 섬진강- 함양) 오후공책! 지역에서 공간을 한다는 것 - 핵심주제 : 기후위기- 키워드 : 정치 X 개발 X 생활문화 X 연결(지리산운동) X 돌봄 - 운영방식 : 월드까페 ※ 월드까페는 어떤 이야기 방식인가요? - 살래재즈밴드의 재즈 캐롤 공연 4. 참여 신청 및 문의 - 문의 : eum@jirisane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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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지켜야할 올해의 환경유산으로 ‘지리산 중산리계곡’ 선정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등은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지리산케이블카 예정지인 지리산 중산리계곡을 ‘2024년 이곳만은 지키자, 꼭 지켜야할 올해의 환경유산’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하며, 산청군은 지리산케이블카 추진을 지금 당장 멈추라고 요구하였습니다. 관련해서 11월 20일 진행된 기자회견 ‘산청군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케이블카 추진 중단하라!’에서 ‘군수도 인정한 적자사업, 케이블카 추진 중단하라!’, ‘산청군은 800억 남는 돈, 케이블카에 낭비하지 말고, 주민을 위해 사용해서 산청을 살려라!’, ‘명분도 실리도 없는 케이블카 추진, 지금 당장 그만두라!’고 외쳤습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입니다. 산청군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케이블카 추진 중단하라!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이곳만은 지키자’에 지리산케이블카 예정지인 중산리계곡이 선정되었다.> 내셔널트러스트는 한국에만 천명이 넘는 자발적 시민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세계적 권위의 비영리민간단체이다.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지키고 확보해서 영구히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꼭 지켜야할 올해의 환경유산으로 지리산 중산리를 선정하고, 이곳에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운동을 하는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에 11월 23일 시상을 하기로 결정되었다. 산청군은 이 수상 소식에 감사해야 한다. 첫째로, 지리산 중산리계곡이 영원히 지켜야 할 소중한 환경자산으로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관심을 받게 되었으니 산청군에 도움이 된다. 둘째로, 전국의 시민들이 케이블카는 안 된다, 지리산을 그대로 지키자고 인정한 것이니, 명분도 실리도 없는 케이블카 추진을 그만둘 이유가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케이블카 추진을 멈추어야 한다. <산청군수 자신도 적자 위험을 인정한 지리산 케이블카 추진을 지금이라도 멈추라!> 산청군수는 지난달 시천면 주민 간담회에서 ‘현재대로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적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개방형으로 추진하려고 한다’는 발언을 했다. 전국 41개 관광 케이블카 중 39개가 적자이며, 통영케이블카 포함해서 지리산권 모든 케이블카가 적자로 허덕이고 있음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이니,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천왕봉 등산로와 연결한다는 소위 ‘개방형’ 추진은 애초에 불가능한 발상이다. 국립공원의 케이블카 설치는 멸종위기동식물에 대한 엄격한 보존, 생태경관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으며, 정상부의 심각한 훼손을 막기 위해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에서는 절대 등산로와 연계할 수 없고 경관을 보고 다시 내려오도록 되어 있다. 이 가이드라인을 바꾸는 것은 지리산 한 곳에 국한되지 않고, 국립공원 지정 목적을 뒤엎는 심각한 문제이기에, 환경부·국립공원 관리공단 및 전국 시민들의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고작 임기 4년의 군수가 군민들을 적자더미로 내몰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 본인의 정치적 욕심만으로 무리하게 케이블카 추진하는 것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 <산청군은 더 이상 부실예산과 집행으로 군민 피해 초래하지 말고, 케이블카 중단·복지예산 확충으로 군민에게 제대로 써야한다.> 2024년 사회복지비 지출 비중을 보면, 경상남도 18개 기초자치단체 평균은 29.5%인데, 산청군은 고작 18.5%로 함양, 의령과 함께 꼴찌다. 의료, 돌봄, 교육, 대중교통, 상하수도 등 정주여건이 너무나 미비하다. 주민이 안정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케이블카 설치하고 관광객이 좀 늘어난다고 산청이 살아나겠는가? 주민편의와 관계된 민원을 넣으면 예산이 없다는 대답을 한다. 그런데 산청군은 돈이 없는 것이 아니다. 2023년에도 산청군은 모든 사업에 쓰고 다음해 쓸 예정인 돈 말고도 무려 816억원이나 남겼다. 경남의 모든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도 매우 높은 비중이다. 이 돈을 모두 산청군민들에게 쓴다면 산청은 매우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산청군민 33,598명에게 무려 243만원씩 줄 수도 있는 큰 돈이다. 군민에게 써야할 돈을 제대로 쓰지 않고 케이블카 추진 등에 쓴다는 것은, 균형 예산의 원칙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군민들에게 직접 피해를 주는 것이다. 주민들 이익에 반하는 이런 부실 행정을 멈추고, 국민의 혈세를 주민들을 위해 제대로 써야 한다. 케이블카 추진을 멈추어야 산청이 살 수 있다. <국가재정, 지방재정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멈추고, 케이블카 추진 중단하라.> 현 정부의 올해 세금수입은 최소 59조 이상 적자이다. 재정자립도가 매우 낮은 지역들은 정부의 지방교부금이 대폭 삭감되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생기고 있다. 산청의 재정자립도는 9%로, 대부분의 예산을 중앙정부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재정적자는 더욱 커질 것이라 예상하는데, 산청군도 군민들에게 써야 할 필수적인 편의·복지 예산을 줄여 주민피해를 초래하지 않으려면 케이블카 추진 등의 필수적이지 않은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산청군수가 2000억이 든다는 케이블카를 정부지원 없이, 산청군 예산으로만 추진해야 하는데, 산청군이 어떤 피해를 입게 될지 두렵다. 케이블카로 관광객이 늘면, 지역경제활성화에 도움 될 것이라는 것도 환상이다. 설악산 케이블카는 흑자를 보고 있지만, 설악관광지구 일원의 숙박시설, 식당 등의 70%이상이 문을 닫아 완전히 몰락한 현실을 보라! 케이블카는 관광객이 지역에 머물러 돈을 쓰게 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구경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만들기 때문에 지역 주민은 경제적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적자 케이블카로 군민만 피해를 보고 군수는 임기가 끝나면 어떤 책임도지지 않을 것이다. 모든 적자를 군수가 책임질 자신이 없으면 케이블카 추진을 즉시 중단하라!> 외부의 토건업자 배불리고, 군수의 정치적 욕심 외에는 어떤 이익도 명분도 기대할 수 없는 케이블카를 중단해야 할 이유를 우리는 수 백 가지 얘기할 수 있다. 그래도 산청군수가 지리산케이블카를 추진하겠다면, 이후 발생하는 적자를 모두 본인이 책임지겠다는 약정서를 작성하고 산청군민들에게 공개하라! 그리도 자신만만하게 주민숙원사업 핑계대면서 군민들에게 엄청난 도움을 줄 것처럼 얘기한다면, 그에 걸맞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면 될 것이다. 지난주에 중산리케이블카 예정지에 환경영향조사가 시작되었다. 산청군 예산 5억 4천만원이 투입되는 용역이 주민동의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불통과 아집과 욕심이 산청군수의 모든 것인가! 다시 한 번 부실한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면, 군수 임기 안에 지리산케이블카 결정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데, 더 이상 케이블카에 미련 갖지 말고, 진정 군민을 위한 사업을 구상하기를 간곡히 요구한다. ◦ 군수도 인정한 적자사업, 케이블카 추진 중단하라! ◦ 산청군은 800억 남는 돈, 케이블카에 낭비하지 말고, 주민을 위해 사용해서 산청을 살려라! ◦ 명분도 실리도 없는 케이블카 추진, 지금 당장 그만두라! 2024. 11. 20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연대단체(가나다순)]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경남녹색당, 경남불교평화연대, 경남환경운동연합,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기후위기남원시민모임, 남원언저리교회,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사단법인 전남녹색연합, 사단법인 한생명, 사천남해하동환경운동연합, 산청군농민회, 산청녹색당, 산청진보연합, 수달친구들, 시민주권남원행동, 시민참여제도연구회, 전교조산청지회, 전남환경운동연합, 전주경실련남원집행위원, 지리산기독교환경연대, 지리산사람들, 지리산산악열차반대남원대책위, 지리산종교연대, 지리산초록걸음, 지리산케이블카백지화함양주민대책위원회, 진보당산청위원회, 진주기후위기비상행동, 진주녹색당, 진주진보연합, 진주환경운동연합, 통일산행달뜨기, 하동참여자치연대, 함께평화, 함양군농민회, 함양군시민단체협의회, 함양녹색당, 함양시민연대, 함양참여연대, 협동조합만세
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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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9일] 궁금해지리산-하동편
올해 ‘궁금해지리산’은 남원을 시작으로 함양, 산청, 구례를 돌아 마지막 순서로 하동에 갑니다. 강수돌 교수님과 함께하는 걸음에 관심있는 분들을 초대합니다. 일시 : 2024. 11. 29.(금) 10시 ~ 15시 출발지 : 하동군 금남면 대송리 산15-1, 등산로 입구 주차장 걷는길 : 금오산 등산로입구-정상-등산로입구 이야기손님 : 강수돌교수 난이도 : 중 준비물 : 낮밥, 새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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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9일] 지리산국립공원 생일잔치 초대장
1967년 지리산은 우리나라 첫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첫 번째 국립공원이자 백두대간의 끝점, 멸종위기종이며 천연기념물인 반달가슴곰의 삶터,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이 있는 곳.. 지리산을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묵직하고 아립니다. 지리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였다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라 그곳이 삶터인 야생동식물의 관점에서, 생물다양성을 우선에 두겠다는 약속입니다. 지금 시대 인간만이 아니라 미래세대, 이웃생명을 위한 공간으로 남겨두겠다는 다짐입니다. 그런데 지금 지리산에 케이블카, 산악열차, 골프장을 건설하겠다고 합니다. 지리산의 물이 모이는 곳엔 댐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대체 무슨 일일까요? 12월 29일,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날입니다. 지리산을 바라보며 지난 1년, 지리산자락에서 있었던 일들을 알립니다. 지리산 품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날을 열어갈 지혜를 나눕니다. - 언제: 2023년 12월 29일 (금) 지리산국립공원 생일날 - 어디로 : 지리산 형제봉으로 - 준비물 : 낮밥, 따뜻한 물과 새참, 겨울산행 차림 등 - 만나는 곳 : 8시 40분 구례버스터미널, 9시 30분 하동 악양면사무소 걷는 길 : 고소성~신성봉~신선대~형제봉(고유제)~청학사~정서마을 *물어보기 : 010-4686-6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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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일 때 강하고 아름답다
모니터링의 두 번째 꼭지였던 탐방로(등산로) 일부 구간의 침식 우려 건은 비전문가인 내가 보기엔 아직은 인간이 끼어들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비가 제법 많이 내린 후에 이루어진 모니터링이었는데 다녀온 어느 구간에서도 탐방로(등산로)가 침식되거나 침하된 곳은 없었다. 전문가의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개입은 최소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하동읍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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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하는 청춘의 원더풀 라이프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
섬진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오고 가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도 2005년이나 2006년쯤이었을 것이다. 나는 구례에서 악양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왕복 60km였다. 봄이 끝날 무렵 시작한 자전거 출퇴근은 겨울이 오면서 끝났다. 그 후로 자전거 출퇴근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하던 일을 그만두었고 악양은 나에게서 멀어졌다. 지리산에 내려와서 살게 된 이유는 간단했지만 살아가기는 녹록하지 않았다. 구례에서 섬진강을 따라 악양으로 향하면서 그때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는 올해 지리산사람들 공동집행위장이 되었는데 올해 관운이 있는 사주라고 했다. 사진 김인호> 오늘 악양에 사는 최지한씨를 만나기로 했다. 그를 지난겨울 남원의 산악열차 반대 시위장에서 본 기억이 있다. 아마도 남원시청 옆이었을 것이다. 한겨울이었는데 그는 맨발에 슬리퍼 차림이었다. 딱 봐도 보통은 아닌 사내다. 머리는 삭발이었다. 그를 악양면 소재지에 있는 카페에서 만났다. 길 건너에 악양초등학교가 보였다. <그의 첫인상은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진 김인호> 오래 전에 악양에 일할 때 그 초등학교 운동회에 참가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의 신난 함성이 가득한 운동장에 오후에 햇살이 눈 부셨다. 커다란 히말라에시더(개잎갈나무 50미터까지 자란다)가 동쪽에 있었다. 누군가는 이 나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라고 했었다, 나도 가끔 동의하지만, 집안에 심기에는 나무가 너무 크다. 이 나무를 키우다 보면 예상보다 너무나 커버리기 때문에 위를 잘라버린다.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들은 싹을 잘라 버리는 것이 사회의 일반적이 법칙이다. <그가 환경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공해문제연구소에서 만든 한국의 공해지도라는 책을 초등학교 3학년 때 만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진 김인호 > 그의 첫인상은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세상 사람들이 히말라야 시더의 위를 자르는 것같은 사회의 일반적인 잣대를 그는 봐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가 하동에 살게 된 것은 2006년쯤이라고 한다. 내가 하동을 떠난 것이 그쯤이었다. 그는 멀리 강원도 고성 출신이라고 했다. 화진포가 가까운 강원도 산골 마을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북한을 지척으로 둔 강원도 최북단에서 태어났다. 나는 몇 해 전 화진포에 가봤다. 화진포 바다는 서해나 남해와는 다른 고독하고 외로워 보이는 진한블루였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초등학교 시절 어느 해 서울로 이사를 했다고 한다. 그 후 대학에서 양식업을 공부했다. 그리고 남해의 여러 섬마을을 전전하며 양식장에서 일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결국 여기 하동 악양에 정착했다. 그의 직업은 대바구니를 만들거나 수리하는 일과 정원관리라고 한다. 그리고 지역의 사람들과 환경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환경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공해문제연구소에서 만든 한국의 공해지도라는 책을 초등학교 3학년 때 만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도 고등학교 시절 그 비슷한 책을 본 적이 있다. 한국에서 가장 오염도가 높은 곳은 하동 넘어 광양이었다. 광양에는 광양제철소가 있다. 세계최대 규모의 제철소가 있고 거기서 품어져 나오는 대기 오염 물질은 한국 대기 오염 물질의 5.43%라고 한다. 나 역시 검은 역기가 품어져 나오는 그 사진을 책에서 본 기억이 난다. 그 책을 보고 열 받아서 환경운동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동기가 순수하다. 아마도 그는 순수한 남자인 것 같다. 몇 해 전부터 하동은 산악열차로 인해 갈등이 깊었다. 악양 형제봉에 산악열차를 설치하겠다는 하동군의 야심 찬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산악열차 반대 운동을 했다. 그것도 열 받아서 했다고 한다. 나는 그에게 양말을 신지 않는 이유를 물었는데 대답은 간단했다. “발에 열이 많아서 답답해요.” 그는 역시 열이 많은 사람이었다. 재밌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했더니 그는 마루에서 3년을 살았던 적이 있다고 했다. 왜 그러셨나요? [어느 해 봄 비가 오는 날 구들이 고장이 나서 일산화탄소 중독이 된 적이 있어요. 마을로 기어와 동치미 국물을 얻어먹었어요. 그 후로 방에 들어가 자지 않았어요.] 방에 들어가지 않으니 마루밖에 잘 곳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마루에서 3년을 살았다고 한다. 보통 사람은 아니다. 카페에서 인터뷰하고 그가 일하는 대나무 공방에 가봤다. 녹색평론 읽기 모임이라는 작은 안내문이 문 앞에 붙어 있었다. 나 역시 오래전에 녹색평론 읽기 모임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오래전 일이지만 말이다. <간디의 물레라는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그가 수리하는 대바구니가 물레처럼 보였다.> 공방에는 헤진 바구니와 새로 만든 바구니 그리고 수리를 원하는 대바구니가 보였다. 그가 말한 바에 의하면 이것으로 먹고살고 약간의 잉여자본도 생긴다고 했다. 간단한 도구로 생계가 가능한 일이라서 좋다고 했다. 나는 이런 식의 밥벌이를 본 적이 없다. 그가 작업하는 모습을 한참 동안 보고 있었다. <공방에는 헤진 바구니와 새로 만든 바구니 그리고 수리를 원하는 대바구니가 보였다.> 익숙하게 대바구니를 수리했다. 능숙한 솜씨가 보기 좋았다. 간디의 물레라는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그가 수리하는 대바구니가 물레처럼 보였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간단한 도구로 새로운 물건을 만들거나 물건을 고치는 일은 매력적이다. <간디의 상징이 된 물레> 그가 좋아하는 영화는 고레이다 히로카즈 감독의 환영의 빛이라고 했다. 섬진강을 따라 돌아오면서 오후에 햇살이 섬진강을 비추는 것을 봤다. 아마도 환영의 빛은 이런 빛일 것이다. 누군가 한 번은 자신을 끌어들이고 유혹하는 환영의 빛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는 어느 곳에서 멍하니 서 있는 자신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는 스스로는 반항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아마 그는 자본주의 주류 사회를 거스르고 싶은 환영의 빛에 어느 순간 이끌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는 빛이 이끄는 경로를 따라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항하는 청춘 최지한, 그의 건투를 빈다.
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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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키즈의 생애 4편 "우리는 무슨 사이"
9월이 왔다. 뜨거운 더위가 살짝 물러섰다. 신입생들의 얼굴엔 고등학생 같은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학에 돌아갔을 때 나경은 수현을 만났다. 나경이 먼저 수현을 찾아왔다. "수현아, 그동안 잘 지냈어 “너 대학생 되더니 엄청 멋있어졌다.” “너 나 찾으러 우리 과에 왔다면서. 친구들에게 들었어" "네. 수현은 짧게 대답했다.” “어디 갔다 오신 거예요. 선배” “어…. 나. 그냥 잠시 쉬었어.” “몸도 안 좋고....." 나경은 사귀던 남자와 헤어지고 방황했다. 같은 과 운동권 선배였던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나니 다시 그 선배와 다시 만나는 것이 두려웠다. 다행히 그 선배가 가을에 졸업했다. 나경은 다시 돌아왔다. 나경과 수현은 이후 자주 만났다. 연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경은 술을 마실 때 수현을 불렀다. 수현은 나경이 부르면 모든 일을 제쳐두고 나경을 만나러 갔고, 수현이 만나자고 하면 나경도 그랬다. 우리 무슨 사이죠? 라고 나경에게 수현이 물었을 때 나경은 친한 사이라고 말했다. 수현은 고백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관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나경은 수현이 좋았지만, 세살이나 어린 수현에게 먼저 고백할 수는 없었다. 벚나무의 잎들이 갈색으로 물들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단풍이 점점 진하게 물들었다. 교정의 학생들은 따뜻한 햇살을 찾아 잔디밭에 앉아 있었다. 떨어진 낙엽들이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풋풋했던 신입생들은 이제 어엿한 대학생처럼 보였다. 학생들이 방학으로 교정은 텅 비었다. 텅 빈 교정엔 눈이 내렸다. 그렇게 가을이 가고 다시 겨울이 왔다. 수현은 겨울 방학 내게 다시 현장에서 일했다. 더운 여름보다 겨울이 수월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일은 더 힘들었다. 컴컴한 새벽에 일어나 현장에 나가면 손발이 꽁꽁 얼었다. 그럴 때면 페인트 깡통에 버려진 나무를 태워 언 발과 손을 녹였다. 연일 영하 10도가 넘나드는 추운 날이 이어졌다. 여름보다 더 힘들었다. 겨울에 수현은 고층 아파트 현장에서 일했다. 현장은 나름대로 체계가 있었다. 수현이 맞은 일은 일명 직영 잡부였다. 여기저기 청소일을 하거나 부족한 일손을 채우는 일이었다. 겨울에 시멘트 양성을 하기 위해 석탄을 가져와 불을 지피는 일도 수현이 해야 할 일이었다. 콘크리트 작업을 한 당일엔 온종일 불을 피워야 했다. 그 날은 야간이나 철야 일도 했다. 그런 날은 기본 일당에 야근 수당에 철야 수당까지 합쳐서 하루 10만 원이 넘었다. 수현을 야간 일이 있을 때마다 지원했다. 학비도 벌어야 하고 생활비도 벌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대학을 그만두어야 한다. 그나마 아침 점심 저녁을 먹는 함바집은 밥 맛이 좋았다. 마음껏 먹어도 되었고 함바집 박씨 아주머니를 수현을 아들 같다면 특별하게 달걀부침을 더 챙겨 주기도 했다. ”젊은 학생이 고생하는구먼…. 울 아들은 지금 군대 갔는데…. “강원도는 여기보다 엄청 춥겠지?“ ” 아드님이 강원도에서 있어요. 거긴 여기보다 5~6도는 더 내려갈걸요?“ ”학생은 군대 안 가나.?“”저는 졸업 하고 가려고요. "아이고. 하루라도 젊었을 때 가야 고생을 덜 하는데….” “그러게요. 세상이 저를 놓아주지를 않네요.” “근데 아주머니 아들은 몇 살이에요? “21살…. 인데…. 아, 그럼 저랑 동갑이네요.” “아…. 그려.” 그 후로 아들과 동갑이라며 아주머니는 수현을 볼 때마다 아들 생각이 난다고 했다. “학생 일 적당히 해” 직영 일은 적당히 해도 돼…. 뭐 반장이 맨날 쳐다보는 것 도 아니고… 끝내야 하는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네. 아주머니 고마워요.” 수현은 아주머니의 아들이 같은 또래라는 것을 알았을 때 혹시 같은 학교를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더 묻지 않았다. 직영이 하는 일은 매일 매일 바뀌었다. 함께 일하는 분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거나 기술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같은 현장에서 일해도 철근 반이나 조적이나 목수들은 일당이 2~3배는 되었는데 직영일을 하는 사람 일당이 가장 작았다. 아무 기술도 없는 수현 같은 학생들이나 기술 없이 다른 일을 전전 하다가 현장 일을 나온 사람들이 불려 오는 일이었다. 현장에서도 가장 낮은 일자리였다. 그해 겨울 방학 내내 수현은 하루도 쉬지 못했다. 아파트 준공일이 얼마 남지 않아 현장은 쉬는 날이 없었기 때문이다. 2월 중순이 넘어가자, 아파트 현장에도 따뜻한 바람이 불었다. 수현의 길고 긴 노동일도 끝이 나고 있었다. 나경은 현장에서 일하던 수현을 찾아왔다. 일이 끝나고 수현과 나경은 밤거리를 걸었다. “수현아, 꼭 이렇게까지 일을 해야 해…” “손이 이게 뭐야….”“꽁꽁 얼고 튼 수현의 손을 잡았다.” "정 힘들면 이 누나에게 이야기해. 내가 좀 도와 줄 수도 있는데…. 수현은 별말 없이 걸었다. “선배처럼 부잣집 사람들은 우리 같은 가난한 빈민 출신들의 마음을 몰라요.” “전 빈민 프롤레타리아 출신이라고요. 가진 것도 없고요.” 둘은 함바집으로 행했다. 아주머니 여기 밥 하나 더 주실 수 있죠? 그래. 누구야? 학생 애인인가? “네” “제 여자 친구예요?” “예쁘죠?” “수현아…. 여자 친구는….” “아이고 수현 학생 여자 친구가 왔으니, 오늘은 달걀부침 네 개는 해줘야겠네” “수현이 같은 착실한 남자를 어찌 알아봤을까?” 나경은 수현이 자신을 여자 친구라고 소개했을 때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둘이 정말 사랑하는 사이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나이도 그렇고 환경도 그렇고 함께 할 수 없을 거라고 나경은 생각했다. “선배 방학 끝나고 봐요!” 나경은 수현과 커피 한잔을 하고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나경은 단 한 번도 돈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경에게 돈은 흔하고 편한 것이었다. 자신이 사는 큰 집과 부는 어디에서 온 것인가? 수현은 온종일 일을 하고 자신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이런 생각을 잠시 해봤지만, 더 고민하기는 싫었다. 나경과 수현은 역까지 걸었다. 찬바람이 둘 사이를 갈라놓듯이 불었다. 수현은 나경은 손을 잡았다. 따뜻했다. 나경은 손을 놓지 않았다. 얼어붙은 수현의 손을 자신의 코드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깍지를 끼웠다. 둘은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20분쯤 걸었을 때 역이 보였다. 역 앞에는 오래전 역 앞에 사람들이 많았을 때 이용했을 것 같은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다. 봉봉, 박카스 같은 선물 상자들이 먼지가 쌓여 있었다. 나경은 저 안에 물건이 들어있기는 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빈 껍데기겠지…. 나경은 자신이 저 빈 상자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권도 아니고 공부를 하는 학생도 아니고 이리저리 방황하는 자신이 먼지에 싸여 있는 빈 상자들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곧 서울행 기차가 도착하겠습니다" 안내 멘트가 나오는 것을 보고 나경은 서둘러 기차를 타기 위애 달려갔다. 수현이 손짓이 보였다. 잘 있어…. 수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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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양수댐 예정지, 보호해야 하는 우리의 자산이다.
구례 상부댐 예정지 기사 구례군과 중부발전이 추진 중인 구례양수댐 예정지는 계족산 정상부에 위치한 계곡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물이 솟아나 항상 물이 고여있는 옹달샘은 야생동물들의 생명수가 되기도 하며 멧돼지들의 목욕탕이 되기도 한다. 이런 고지대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므로 보호 가치가 높은데 양수댐의 특성상 이런 산지 계곡을 상부댐으로 만들기 때문에 훼손시 그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구례양수댐반대대책위에서 지난 여름부터 상부댐 생물종 모니터링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조사한 데이터에 의하면 52종의 조류(멸종위기종 9종), 14종의 포유류(멸종위기종 4종)이 발견이 되었으며 식생은 계곡부 층층나무 군락과 서어나무군락, 소나무에서 서어나무와 신갈나무, 졸참나무로 천이 과정에 있는 안정적인 상태의 군락이 확인되었다. ▲ 상부댐 예정지에 있는 물웅덩이에 찾아온 삵 가족의 모습 ▲ 상부댐 예정지에서 확인된 팔색조의 둥지 ▲ 위 영상에서는 멧돼지, 오소리, 청딱다구리와 팔색조까지 확인할 수 있다. ▲ 어린 새끼를 데리고 나온 삵의 모습 ▲ 수달과 담비가 함께 찎힌 영상 지난 8월 07일에 찍은 삵 가족의 모습은 마음을 평화롭게 만든다. 이들이 살아갈 고향의 모습은 계속 이 모습일 수 있을까? 고향을 잃은 실향의 아픔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이미 우리는 많은 땅 들을 차지하고 살아가고 있다. 여기서 뭘 더 바라는 것은 너무 과한 것이 아닐까? 이젠 멈춰야 한다. ▲ 전국 신공한 중단을 촉구하는 전국신공항반대대책위의 국토부 앞 결의대회의 모습 주변이 참 씨끄럽다. 바다를 메워서 죽은 땅으로 만들더니 이제 겨우 살아나고 있는 갯벌에 공항을 만들려고 하고, 국내 얼마 남아있지 않은 원시림인 울릉도까지 공항을 건설 중에 있다. 제주2공항, 흑산도공항, 백령도공항까지 전 국토에서 공항타령이다. 이러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의 땅 위에 만들어진 항공모함이 되는 것은 아닌지.... 모든 것에 지역경제, 인구소멸위기 극복, 친환경이 들어가는 시대에 살고있다. 친환경도 도둑맞았고 이젠 기후위기라는 말까지 도둑맞았다. 기후대응댐.... 말이 좋다고 다 말이 되는 것이 안니데 그 말을 곧이 곧데로 믿는 사람들이 있다. 지역 경제에 이익이 없다는 것이 불 보듯 뻔한데도 양수댐을 무슨 구례를 구해낼 시설인 것 같이 생각하고 홍보하고 있는 지자체와 발전사들... 그리고 그 것을 믿는 사람들 지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계속해서 추진하려는 골프장과 양수댐, 무엇이 진정으로 구례를 위하는 길인지 다시 생각해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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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11월 2일] 걸으면서 읽는 그림책 전시
'지리산이음×지리산사람들×다시지리산'이 걸으면서 읽는 그림책 전시 <오삼으로부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사진_ 윤관희> 오삼(KM-53)은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 아래 2015년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태어났다. 방사 후 15km 내에서 활동하던 다른 곰들과는 달리 오삼은 지리산에서 90km나 떨어진 수도산에서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지역의 산을 종횡 무진했다. 그가 먼 길을 떠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삶은 야생동물 서식지 보존과 이동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걸으면서 읽는 그림책 전시 <오삼으로부터>는 ‘오삼이’라 불리었던 반달가슴곰 KM-53에 대한 동명의 어린이책을 창작 바탕에 둔다. 대형 천에 인쇄된 그림책 <오삼으로부터>를 숲 곳곳에 설치한다. 이 설치물은 관객에게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지표가 된다. 관객은 출발 지점에서 안내키트를 받는다. 키트에는 곰 도감과 숲 탐험에 필요한 여러 도구들이 담겨있다. 관객은 곰 도감을 지도삼아 숲을 누비며 설치된 그림을 순서대로 따라간다. - 1회차 : 2024년 10월 31일 (목), 11시~오후 4시 용방초등학교 명상숲 - 2회차 : 2024년 11월 2일 (토) 오후 1시~5시, 산내초등학교 운동장 ○ 전시체험안내 - 전시체험 프로그램은 신청자에 한해 안내키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시간당 6팀까지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1팀은 5명 이내로 구성되는 것이 좋습니다. - 신청하신 시간에 오시며 순서대로 설명을 듣고 안내키트를 받으신 후에 전시체험이 시작됩니다. 예상 관람시간은 30분 내외입니다. ○ 전시체험 신청방법 - 구례 용방초등학교 : 콩샘에게 문의하기 010-8639-0122 - 남원 산내초등학교 : 구글시트 : https://forms.gle/kQBv3RryZBN22ZH88 지리산문화공간 <토닥>에서 직접 신청하기 * 신청자가 같은 시간대에 많을 경우 시간 변경될 수 있습니다. 별도의 안내를 드리겠습니다. * 그림동화책 『오삼으로부터』(2023년 <니은기역> 발간)를 읽고 오면 더 좋습니다. ○ 전시체험 미리보기 https://youtu.be/t_fMW6JSnpg?si=KNz0Eu-VYvghIH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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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4일] 궁금해지리산-구례편
지리산을 걷고 배우고 이야기하는 "궁금해? 지리산" 구례 편 진행합니다. 10월 24일 목요일, 단풍이 들고 있는 피아골길을 박두규 시인과 함께 걷습니다. 박두규 님의 시 세계와 지리산에 대해 듣고 대안적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지리산은 어떤 곳일까 함께 생각하며 걷는 시간이 될것 같습니다. 사전신청해주세요~ https://naver.me/5bVLqoY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