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2-0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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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연대 순례하는 청명5] 서울, 청주, 대전, 공주, 홍천 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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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명 12-05 16:31

    [빛나는 연대 순례하는 청명5] 서울, 청주, 대전, 공주, 홍천 순례길

    [빛나는 연대 순례하는 청명 5] 반가운 사람들 : 11월 가을날에 서울, 청주, 대전, 공주, 홍천. 이렇게 10여 일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 1. 서울에서 새만금 신공항 기자회견에 참여하기 위해 인월터미널에서 동서울행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 안에서 한 분과 인사를 건넸는데, 산내에서 식당을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중간 휴게소에서 후쿠시마 몸자보와 순례, 최근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에 볼일이 있다던 그녀는 조용히 저의 손에 후원금을 쥐여 주셨습니다. “나도 요즘 모임에서 기후 관련된 책을 읽고 있어요. 순례에 쓰세요...” 짧은 대화였지만, 그 마음이 진하게 전해져 왔습니다. 경복궁에 도착하여 해당화를 만났습니다. 해당화는 새만금 신공항 저지를 위한 ‘새 사람 행진’에서 만난 동지입니다. 행진 중에 ‘흥진단’이라 하여 흥이 넘치는 사람들이 뭉쳐서 신나게 다녔는데 기획팀장을 맡았습니다. 그녀는 항상 열의가 넘칩니다.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사람입니다. 만나는 순간부터 활짝, 점심으로 막걸리를 사주겠답니다. 마주 앉아 한 잔씩 가볍게 들이키며, 당일 일정을 간단히 공유하고, 저로서는 생소한 노순택 작가의 사진전을 보러 갔습니다. 사진들은 오래된 얼굴들, 묵묵히 살아온 모습과 흔적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11월 12일 오후 4시. 국민소송인단과 백지화공동행동의 주최로 ‘새만금 신공항 집행정지신청 인용촉구 기자회견’이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렸습니다. 2개월 전 9월11일, 서울행정법원의 기본계획 취소 판결이 이뤄지면서, 신공항 사업에 대한 모든 절차를 중지시켜달라는 집행정지를 신청한 적 있습니다. 하지만 전북의 지자체와 정치권으로 인해 아직도 인용되지 못하고 법원에 묶여 있는 중인데, 오늘이 2차 심리기일입니다. 국토교통부는 판결에 대해 불복하여 항소했으며, 전북의 행정기관은 중단된 전북지방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서 검토에 대한 협의 진행과 실시설계인가 및 착공을 서둘러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에 사업 중단 없이 법적, 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기자회견 후 법정으로 이동하여 한 시간가량 심리를 공청했는데, 판사와 변호사의 말이 저로서는 무척 어렵게 다가옵니다. 평소에 관련 자료들을 읽고는 합니다만.^^;; 새만금 신공항 대책위에서는 환경행정소송에서 기본계획이 취소된 사례도, 이에 따른 집행정지 신청 사례도 처음이라며 좋은 선례를 남기기 위해 치밀하게 투쟁하자고 말합니다. 집행정지의 지연은 회복할 수 없는 수라갯벌의 피해와 국가재정과 행정적 낭비,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뿐입니다. 신속한 인용 판결로 이를 막아내야 할 텐데, 2차 심리를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적절한 시기에 판결한다고 합니다. 11월 13일, 증산역에서 출발하여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집회장까지 8km를 걸었습니다. 원안위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신청한 고리2호기 계속 운전을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심사하는 날이라 기자회견과 종일집회에 참여하기 위해서입니다. 기자회견 자리에서는 사전에 발언 요청이 있어, 준비한 생각을 다음과 같이 전했습니다. “정부가 42년 된 노후 핵발전소인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배제하고, 비민주적으로 결정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안전은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선택과 희생으로 지켜온 결과이며, 우리는 이미 역사를 통해 핵발전의 위험을 배워왔습니다. 핵발전소 수명연장은 본질적으로 위험하며, 인근 주민의 고통, 장기간 사라지지 않는 방사성 폐기물, 후쿠시마 사고의 지속된 영향 등 현실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핵발전소를 더 가동하려는 것은 결국 자본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입니다. 정부, 한수원, 원안위의 고리2호기 수명연장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관련 심사를 폐기하며, 투명한 탈핵 로드맵을 제시해야 합니다. 탈핵은 과격한 변화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안전을 선택하는 길입니다. 우리 사회가 나가야 할 길은 분명하며, 탈핵은 생존의 문제입니다.” 주요하게 ‘민주’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결국 6명의 재석위원 중 5명의 찬성으로 계속운영 허가로 의결되었습니다. 이러한 결정으로 2029년까지 만료되는 9기의 수명연장 중단도 위태로워졌으며, 노후핵발전소의 잦은 사고가 말해주듯, 380만 명의 인근 주민들과 미래세대의 안전에 대한 위험 수위는 더욱 높아졌습니다. 에너지 전환의 시대! 자본과 정권의 편에 서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원안위의 결정은, 핵 시대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역사적 퇴행입니다. 대다수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실용주의로 포장된 반민주적인 폭거입니다. 이날 ‘광화문 탈핵목요행동’에도 참여했습니다. 이 집회는 매주 11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진행됩니다. ‘핵발전은 기후위기의 대안이 아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이순신 동상 주변을 돌며 시민들에게 알리고 다녔습니다. 광화문 광장은 이동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더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기 위해 문구 방향에 신경 쓰며, 눈인사와 미소를 잃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부끄러움이라는 게 없나 봅니다.^^;; 집회를 마친 후 초록교육연대와 지역에서 온 동지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어느 활동가분이 저에게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려면 더 공부가 필요하다.”며 탈핵신문을 함께 읽자고 제안했고,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탈핵신문읽기’가 이렇게도 이어질 수 있다니... 기뻤습니다. 이 집회에 참여한 동지가 한 말이 떠오릅니다. “현장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연대로 현장은 굳건해진다. 연대가 희망이다.” 2. 청주에서 율량동 엄마 집에서 모임이 있는 가경동 ‘가로수 도서관’까지 6km를 걸었습니다. ‘청주탈핵신문읽기’는 여럿이 옹기종기 월1회 신문을 읽고 토론도 합니다. 이 자리에서는 자연스레 걱정과 질문이 흘러나왔습니다. 첫 번째 화제는 345KV 송전탑 문제였습니다. 충북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이 퍼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공유하며, 각 지역의 우려와 대책위 구성여부, 이후의 대응방법을 더 알아보자는 의견이었습니다. 특히 용인 반도체 산단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지방 농촌이 또다시 부담을 떠안는 현실에 모두가 씁쓸함을 느꼈습니다. 송전탑을 세우는 문제를 떠나, 다들 이런 거대 송전탑이 왜 필요한지부터 질문해야한다고 말합니다. 이어 고리2호기 수명연장 승인 이야기로 넘어가 절차가 너무 졸속이었다는 비판, 기사에서 언급된 지역주민들의 생존권과 보상요구를 보며, 탈핵운동이 주민들의 현실문제와 어떻게 만날 수 있어야 하는지 고민이 이어졌습니다. 핵잠수함과 핵재처리 관련기사에서는 더 많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플루토늄의 핵무기 전용 가능성,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 핵연료를 고온의 녹은 소금 안에서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재처리하는 기술)이 정말 국제적으로 허용된 기술인지, 핵잠수함 연료 승인과정, 국내 건조여부, 미국의 입장, 그리고 이것이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언론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부분을 함께 정리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아~ 탈핵은 마라톤입니다. 가즈아^^;; 썬자는 주거 복지와 관련된 새로운 일을 선택했고, 꾸렁은 여성단체 활동을 합니다. 저는 탈핵순례자로 길 위에 있고, 준석은 세상을 돌아다니는 여행탐험가입니다. 여기는 준석의 공간 행복까페. 이렇게 서로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이 왜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을까?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는데도 잔잔한 온기가 흘렀습니다. 지난 만남에서 ‘사회주택’을 언급한 꾸렁의 한마디가, 우연히도 잠깐 들린 썬자의 새로운 일터 공간에서 펼쳐 든 책에서도 관련 글을 보았는데, 결국 저는 소개된 책을 도서관에서 빌리기로 작정하였습니다. 뭐라도 통하는 부분이 있긴 있구나... 준석이 준비한 저녁을 함께 먹으며 그런 생각이 더 깊어졌습니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서로에게 말을 걸었고, 각자의 길 위에서 담아온 이야기들이 이미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처럼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이짓 뉴스레터’ 16호를 읽은 뒤, 산남동에 새롭게 이사한 배움터 ‘이짓’ 공간을 향해 8km를 걸었습니다. 이번 16호가 주목한 것은 방송사들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노동자성 부정’과 ‘부당해고’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 2025년 APEC이 남긴 네 개의 장면, 노조법 개정은 비정규노동자에게 좋은 기회, 한걸음 더 전진을! 새벽배송 논란 등입니다. 새 공간에서 만난 공간지기 선지현 동지에게 ‘이짓’의 뜻을 묻자, 그녀는 따뜻한 커피 한잔을 건네며 ‘삶과 노동을 잇는 활동’이라고 말합니다. 노동, 기후, 탈핵 등 다양한 의제를 자연스럽고도 과감하게 연결해 낼 수 있는, 제가 아는 가장 빠르고 능숙한 매개자이기도 합니다. ‘이짓 뉴스레터’가 매번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 대전에서 지역화폐 ‘두루’를 사용하는 지역공동체 ‘원도심레츠’로 가기위해 대전복합터미널에 내려 3km를 걸었습니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 ‘탈핵신문읽기’와 ‘수요 밥상’에 스태프로 참여하기 위해서입니다. 2층에 자리 잡은 이 공간은 평소에는 각자의 일로 자주 오고 가지 않더라도, 모였을 때의 열기는 대단합니다. 저로서는 이를 통해 공동체의 느낌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달 발행된 탈핵신문의 내용을 나누고, 따뜻한 차를 마신 뒤, 저녁 ‘수요밥상’을 위한 준비로 분주해집니다. 당뇨에 좋은 잎을 손수 챙겨다 주는 나무늘보, 맛있는 커피 내림을 도맡는 우리소리, 대화에 참여할 듯 말 듯 조용히 섞이는 그림, 그리고 저, 마지막 맛을 책임지는 웅장한 셰프 왜가리가 움직입니다. 언제라도 꽃봉오리가 터질 듯 환하게 피어날 것 같은 꽃사슴과 저는 설거지가 척척 맞는 팀입니다. 회원님들 이름은 모두 알지는 못하지만, 차분한 에너지의 부영, 밝고 경쾌한 은득이 떠오릅니다. 맛과 정성이 듬북한 음식, 북적북적한 공간에는 웃음이 넘쳐납니다. 식탁이 차려진 입구에는 언제나 처럼 탈핵신문이 놓여있습니다. 4. 홍천에서 석록과 함께 노동가요를 즐겁게 부르던 추억을 떠올리며, 홍천군 영귀미면을 향해 순례를 나섰습니다. 석록은 월간‘탈핵신문’ 편집 일을 하며, 고향인 이곳 홍천에서 별도로 직장을 다닙니다. 집으로 가기 전 횡성에서 만나, 식당을 하시는 둘째 언니가 요리해주신 ‘여울아구찜’을 맛보니 강원도에 들어섰음이 더욱 실감 났습니다. 내어주는 따뜻한 방과 차 한 잔은 먼 길의 피로를 풀어주었습니다. 다음날 석록이 출근한 후 서로 이야기했던 텃밭 꾸미기 작업. 농기구를 챙기고 장화를 신은 뒤, 흙 위에 밑그림을 그리며 삽질을 시작했습니다. 놀고 있는 야옹이와 까뮈를 보니 지리산 쏭이가 떠올랐습니다. 3분의 2쯤에서 마무리하고, 홍천 양수발전소 금요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홍천군청까지 12km 길을 나섰습니다. 오후 4시 집회. 이곳에도 발언 요청을 미리 받았는데, 대략 이러합니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 주민들과 마주하니 마음이 아리면서도, 뜨거운 눈빛에 연대의 힘을 느꼈습니다. 100년 잣나무 숲과 함께 살아온 풍천리 주민분들의 살던 대로 살고 싶다는 외침은 정당합니다. 그 목소리를 짓밟고 강행하는 양수발전소 건설은 희생의 강요, 투명성 없는 폭력입니다. 건설계획은 즉각적으로 취소해야 합니다...” 이곳에서 파타고니아 겨울 상의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따뜻했습니다. 오늘의 연대는 저에게 다시 한번 확신을 줍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서로의 삶을 지키는 일은 함께 나서야만 가능하다고. 다음 날 석록이 저에게 건네준 김치와 김치재료, 땅콩, 호박... 이 꾸러미도 단순한 선물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땅과 손, 마음과 마음이 이어진 이야기였습니다. 모두가 시간과 공간을 건너 흐르는 하나의 연속선 속에 놓여있습니다. 삶의 순간 하나하나가 소중하며, 우리가 자연과 타인, 자신과 맺는 연결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임을. 이러한 이어짐과 연결의 감각은 오랫동안 잔잔히 울릴 것 같습니다. 5. 순례를 마치며 그 여정을 다시금 돌아봅니다. 서울에서의 딸과 보낸 데이트 같은 시간들, 딸이 요리한 밥을 얻어먹으니 기분 짱이었습니다. 이제는 4급 치매를 앓고 계시는 엄마의 돌봄, 미처 알지 못했던 지난날 엄마의 슬픈 삶이 아려옵니다. 그리고 언제나 다정하게 반겨주는 청주의 친구, 햇살, 락기, 유별이도 만났습니다. 공주에서는 새로 이사한 왜가리 집에 머물며 수납장 조립도 하고, 지난 속초 순례에서 만난 라고마 까페 주인장 꿈씨, 몸자보 글귀를 언급한 왜가리 친구 퀼트대표님과의 식사와 대화도 생생합니다. 공주를 떠날 때 왜가리를 통해 전해준 꿈씨의 작은 쪽지 메모와 후원, 따뜻한 마음이 저의 품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찬바람이 쌩쌩 12월이네요. 연결과 만남, 그리고 밝은 연대를 알리고자 하지만 여전히 울뚱불뚱한 이 글을 감내하시고 읽어주시는 독자님 고맙습니다. 다함께 만들어가는 연대의 불꽃으로 따뜻한 사회가 꼭 이뤄지리라 믿습니다. 겨울 추위 잘 이겨 내시고 모두들 건강하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앗싸 탈핵!! 글쓴이 청명 "연대! 나의 순례는 탈핵과 비움의 길, 그리고 연대의 길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연대는 ‘각자 할 수 있는 역량과 방법으로 참여하고, 서로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더하여 경계를 허문다는 것은 단절, 좁은 시야, 울타리, 권력, 불투명한 벽을 허물고 서로 공감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여정이다.’ 한마디로 연대는 좋은 친구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봅니다. 글을 실을 수 있도록 마음의 손길을 내 주신 ‘지리산인’에게 찐한 고마움을 전합니다." 순례자 청명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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