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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구상나무를 볼 수 있을까?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대표) 2020년 6월 13일, 구례 오일장터에 모인 지리산권 5개 시․군(구례․남원․산청․하동․함양) 주민들은 “지금이 아니면 내일은 없다. 기후위기, 지금 말하고 당장 행동하라!”를 발표하고, <기후위기지리산비상행동>을 선포하였다. “지금이 아니면 내일은 없다”는 절박함은 2019년 9월 세계 185개국에서 760만 명이 참여한 사상 최대의 기후 파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9월 21일 전국 13개 도시에서 7천 5백 명이 함께 행동했다. 그렇게 시작된 대한민국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사진. 기후위기지리산비상행동 선언식 (오은별) 차고 넘치는 기후위기의 증거들에 민중들은 “지금 당장”을 외치며, 국가 정책의 근본적인 변혁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회와 정부, 지자체의 대응은 말잔치뿐, 오히려 규제완화를 통한 토목공사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지리산권 5개 지자체는 한술 더 떠, 시범사업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이며 케이블카, 산악철도, 모노레일 등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케이블카, 산악철도, 모노레일 등은 현행법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관련 정부부처도 난색을 표하는, 이미 불가능함이 증명된 사업임에도 앞뒤좌우를 살피지 않는 행정은 스스로 실력 없음과 천박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지리산으로 향하는 개발 사업에 한 말은 많지만, 이번 지리산인에는 “기후위기와 지리산, 그리고 구상나무”에만 집중해보겠다. 지리산에 다녀온 지인들은 가끔 묻는다. ‘나무들이 많이 죽었어. 왜 그런 거야?’ 지인이 말하는 나무는 구상나무다. 구상나무(Korean fir)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이며,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나무다. 구상나무는 아름다운 나무모양으로 서양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로 애용되어온 유명한 나무이다. 전문가들은 구상나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1만 2천 년 전 빙하기가 끝난 이후 한반도에 퍼져 내려온 가문비나무나 분비나무가 남부 아고산생태계에 고립된 채 적응하면서 다른 종으로 분화해 구상나무가 생겨난 것입니다.” 구상나무에 빙하기의 흔적이 있다는 사실은 몹시 흥미롭고, 구상나무를 다시 보게 한다. 과거 지구의 흔적을 품고 있는 구상나무는 한라산에서부터 지리산을 거쳐 덕유산에서 북방한계를 이루며, 해발 900~1000m 이상의 높은 산에서만 살고 있다. 이렇게 특별한 곳에서만 살고 있는 구상나무가 곳곳에서 힘과 세력이 약해지고, 고사한다는 보도가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또 지리산 능선을 다니는 사람들에게 관찰되면서, 국민들은 걱정을 한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구상나무가 사라진다면 이는 지구상에서 구상나무가 사라지는 것과 같으니, 그 이유가 무엇이며, 우리의 힘과 노력으로 살릴 수 있는 건지 등을 관찰하고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제안한다. 그림. 구상나무와 구상나무 열매 (김지석) 국민과 언론의 관심은 관련 정부 부처가 아고산생태계 상록침엽수 위기에 대응하도록 하여, 환경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아고산대 침엽수림 관리대책」을, 산림청은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 보전・복원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또한 2018년부터는 「고산지역 기후변화 취약생태계 연구협의체」를 운영하고 있고, 두 부처 간 공동목표를 향해 소속 기관(국립공원공단, 국립생태원, 국립산림과학원, 국립수목원 등)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관련해서 2018년 국립공원공단은 지리산국립공원 반야봉 일대에서 집단 고사한 구상나무 94그루를 분석하여 발표하였다. 연구진은 구상나무의 고사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2017년 6월부터 6개월 간 나이테 분석을 통해 과거 생육정보를 조사했는데, 그 결과 고사한 나무들은 1960년부터 생육부진을 겪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따른 2월 기온상승과 3월 강우량 부족이 가뭄으로 이어져 이들의 생장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분석했다. 연구진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지리산 반야봉 일대 2월 평균 기온을 측정한 결과, 평균 약 0.7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적설량이 감소하고, 봄철에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공급되는 수분량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같은 시기 3월 강우량을 측정한 결과 연평균 23mm씩 감소한 것으로, 강우량이 줄어들면서 토양 내 수분 역시 6년 사이 25.3%에서 8.8%로 16.5%p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구상나무는 5월부터 생육을 시작하므로 이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었다. 사진. 지리산 능선을 걷다보면 말라 죽은 채로 서있는 구상나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구상나무는 지리산을 오르면 언제나 볼 수 있고, 늠름히 서 있는 모습이 지리산과 지리산이 품어온 민중의 삶을 보여주는 것 같아 반달가슴곰과 함께 지리산의 상징으로 이야기된다. 기후위기는 우리가 지리산을 걸을 때면, 언제나 볼 수 있는 “구상나무가 서 있는 지리산 능선”을 사라지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은 2012년 이후 반야봉에서 측정된 최고․최저기온 결과로도 알 수 있다. 국립공원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리산국립공원 반야봉의 봄 평균기온은 2012년에 4.2℃에서 2019년에 6.4℃로 상승하였고, 가을 평균기온은 2012년에 5.6℃에서 2019년에 8.1℃로, 겨울 평균기온은 2011년에 –8.8℃에서 2018년에 –4.4℃로 관측되었다. 겨울 최고기온은 2014년에 4.1℃인 반면, 2018년에는 11.0℃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고, 최저기온 또한 2012년에 –24.2℃로 가장 낮게 관측되었던 것에 비하여 2018년에 –19.2℃로 관측되었다. 반면 여름 평균기온은 큰 변화는 없었다. 그림. 지리산국립공원 반야봉 겨울 평균 및 최고․최저기온 변화 (국립공원연구원) 2012년에서 2018년까지의 반야봉 온도변화만을 근거로 지리산과 반야봉, 반야봉에 살고 있는 구상나무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지리산 1732m에 위치한 반야봉에 무슨 일인가가 일어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사람은 더우면 찬물로 목욕을 하고, 에어컨 빵빵한 실내로 들어가 쉬기도 하지만, 반야봉에 뿌리내리고 있는 구상나무는 갈 곳도, 피할 방법도 없으니, 그냥 그곳에서 몹시 더워하다가 삶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이 대목에서 구상나무가 지리산에서, 우리나라에서,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것이 큰일이냐고 물어보는 분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그분들에게 아인슈타인의 말을 전한다. “꿀벌이 지구에서 사라지면 4년 안에 인류도 사라진다” 기후위기는 구상나무를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등에서 사라지게 할 것이고, 구상나무만이 아니라 또 다른 생명체들도 멸종하게 될 것이니, 그런 곳에서 우리 인간은 잘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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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구상나무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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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악열차는 안 된다고 호소하는 반달가슴곰 한 쌍
- 지리산 산악열차는 안 된다고 호소하는 반달가슴곰 한 쌍 나는 반달가슴곰의 눈을 보고 그만 반해버렸다. 깊고 맑고 투명한, 자연의 신비를 담은 그 눈. 단군신화의 주인공인 반달가슴곰, 지금은 천연기념물 제329호,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를 규제하는 협약 부속서Ⅰ등급, IUCN 적색목록(Red List) 취약종 등으로 불리는 그들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그저 ‘몸속에 값비싼 웅담을 지닌 보신용’ 동물이었을 뿐이다. 자료에 의하면, 1950년대 이전, 위험한 야생동물이라고 하여 한반도에서 포획된 반달가슴곰은 1300여 마리에 달한다. 1950년 이후에도 한국전쟁, 산업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 웅담 채취 등으로 사라진 반달가슴곰이 1970년 현재 지리산에서만 약 200마리이다. 다시 세월이 흘러 1982년 반달가슴곰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반달가슴곰은 여전히 돈 되는 불법밀렵의 대상이었다. 반달가슴곰을 원하는 사람들, 그들은 40~60g 나가는 ‘곰의 간’을 탐한다. 단지 어떤 동물의 간이 보신에 이유로, 총, 함정, 올무, 덫 등 온갖 살상용 도구를 이용하여 죽여서 그 간을 꺼내는 존재, 이 지구상에 ‘인간’ 말고 또 있을까? 한반도 남쪽에서 그렇게 사라지던 반달가슴곰을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게 한 건, 지리산에 설치한 한 방송국의 ‘무인센터 카메라’(이하 카메라)에 야생 반달가슴곰이 찍히면서였다. 2000년도의 일이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지리산에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시작되었다. 혹자는 말한다. ‘여기에 살지도 않던 동물을 왜 다른 나라에서 데려다가 풀어놓느냐’고. 그 이유는 바로 우리가 여기 살던 반달가슴곰들을 죽였기 때문이다. 10마리도 아니고, 100마리도 아니고, 적어도 1,000 이상을 우리가 죽였고, 그래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니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반달가슴곰을 입으로는 ‘민족의 어머니’라 말하면서도 그 웅담을 얻기 위해 살상해온 우리의 역사, 그 역사에 대한 반성이고, 추악하고 잔인해진 인간성의 회복을 촉구하는 일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복원사업을 통해 간신히 명맥을 이어준 반달곰들을 위협하는 불법밀렵, 서식지 부근 난개발 등의 문제는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우리는 그 때마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지만 또한 우리의 힘이 미약함에 절망하곤 했다. 그런데 그렇게 우리가 절망하는 순간마다 신기하게도 반달가슴곰이 나타나 우리 대신 사회에 경종을 울려 주었다. 2018년 ‘반달가슴곰 KM-55’(이하 반달가슴곰 개별 개체를 표현할 때는, KM-55 방식으로 표현)는 올무, 덫 등 잔인한 수렵도구 금지와 수거에 미온적이던 인간 사회를 향해 외쳤다. 불법 수렵도구를 없애달다고, KM-55는 백운산 골짜기에서 올무에 걸려 죽은 참혹한 모습을 통해 그렇게 절규했다. 환경부는 그 사건을 계기로 법을 개정하여 모든 올무와 덫을 불법화했다. 2018년 지리산에서 100km나 떨어진 수도산으로 KM-53이 발견되었을 때, 야생동물 전문가라는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그 곰은 일반적인 곰과는 다른 완전 ’또라이‘ 곰이라고, 잡아들이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아니면 계속 사고만 칠 것이라고. 논란과 논쟁의 그 순간,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과 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에서 설치한 카메라에 반달가슴곰이 찍혔다. 이 곰은 나중에 KM-86으로 이름 붙여졌다. KM_86은, 우리 반달가슴곰들은 또라이가 아니다. 단지 배우자를 찾아, 먹이를 찾아, 다른 삶의 터전을 향해 떠난 것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12월 16일),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투쟁에 지쳐 있던 우리에게 또다시 흥분되는 소식이 날아왔다. 지리산 산악열차 예정지에서 최단거리로 413m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과 형제봉생태조사단이 설치한 카메라에 반달가슴곰 두 마리가 찍힌 것이다. 영상분석결과에 의하면, 반달가슴곰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KM-61로 복원사업을 통해 지리산에서 출생한 수컷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른 한 마리에서는 발신기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지리산에 원래 살던 야생 반달가슴곰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지리산 형제봉에 산악열차, 모노레일, 케이블카를 놓겠다는 사람들은 이곳은 반달가슴곰의 주요 서식지가 아니므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니 사진 속에 등장한 이 한 쌍의 반달가슴곰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거짓말 하지 마라. 지리산 형제봉은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고, 그곳에서 우리는 짝짓기를 하고, 겨울잠을 나고, 새끼를 낳아 기른다고, 그러니 제발 이곳은 빼앗지 말아달라고. 이제 우리는 반달가슴곰의 메시지를 받아 관계당국에 다시 묻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리산 형제봉 개발을 추진한다면, 그 개발을 막을 수 없다면, 국립공원, 천연기념물, 멸종위기동식물, 보호지역 등과 관련된 법과 제도, 정책은 도대체 왜 존재하는가 라고. 현재 단계에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의 핵심이 되는 것은, 반달가슴곰들이 살 수 있도록 서식지를 보호하고 넓혀 나가는 일이다. 그러나 스스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시작한 정부는, 대기업들의 이해와 요구를 뿌리치지 못하고, 반달가슴곰이 자리 잡고 살아갈 땅을 개발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반달가슴곰 서식지를 파괴해도 괜찮다는 그러한 행태에서, 인간의 보신에 좋다는 이유로 반달가슴곰을 살상하여 웅담을 끄집어내던 그 추악한 탐욕의 행위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나는 우리 인간이 풀과 나무, 동물을 적으로 규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를 길러준 자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양심이 있다면,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발,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일 수 있도록,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는 땅은 그대로 놔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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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악열차는 안 된다고 호소하는 반달가슴곰 한 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