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1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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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을 그대로!" 노고단에서 '기후정의'를 외치다
    지리산을 그대로 ⓒ 최상두 ⓒ 최상두 노고단 정상에서 참가자들은 웃으면서 저기 보이는 아랫마을은 어디인지 저 산줄기의 끝은 어디로 이어지는지 헤아려 보았다. 노고단 돌탑 앞에 펼쳐진 현수막들이 하늘을 향해 외치고 있었다.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지리산 케이블카 백지화!" "지리산 골프장 중단하라!" "구례 양수댐 중단하라! 제발 그만하라!" 지리산 노고단의 높은 언덕에서 참가자들은 마음이 든든했다. 섬진강도 반야봉도 천왕봉도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맑고 푸른 가을날이다. '923지리산기후정의행진'을 마무리하는 참가자들의 외침은 길게 여운으로 남았다. "지리산을 그대로! (그대로!)" "지리산아, 고마워! (고마워!)" 지리산의 수많은 봉우리와 수많은 골짜기가 참가자들의 외침에 메아리로 호응하는 듯했다. 영원히 그립고 가슴 울컥할 외침이고 메아리였다. ⓒ 최상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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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25
  • [9월23일] 923지리산기후정의행진
    923지리산기후정의행진 케이블카, 산악열차, 골프장, 양수댐 지리산과 지리산 마을에 닥친 대규모 개발 사업들 기후위기, 기후재난시대, 지금 이대로의 지리산을 꿈꾸며 지리산에서 923기후정의행진을!! 923 지리산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려면 ● 지구와 지리산에 닥친 위험한 신호가 담긴 손팻말은 각자 준비합니다. ● 초가을 꽃들과 이야기 나누고, 새들의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걷습니다. ● 낮밥과 물, 맛난 새참은 각자 가지고 옵니다. ● 성삼재주차장과 노고단에서 진행하는 퍼포먼스에 적극 참여합니다. ● 성삼재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자세한 일정은 9시30분 성삼재 주차장에서 퍼포먼스 10시 노고단대피소까지 천천히 걷기 11시30분 낮밥 (노고단대피소 앞) 12시 노고단으로 천천히 이동하기 13시 노고단에서 퍼포먼스 13시30분 소감 나눈 후 성삼재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분은 구례버스터미널에서 8시40분 버스를 타고 성삼재로 올라가고, 성삼재에서는 15시 20분 버스를 타고 구례버스터미널로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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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18
  • 네가 사라지면 나도 사라질 거야
    지리산-노자산-가덕도 연대 탐방 워크숍 뒷이야기 네가 사라지면 나도 사라질 거야 _문홍현경 사진1. 신비한 생명의 숲, 노자산. 혼자서는 살 수 없다고 가르치시려고 “먼저 가세요.” 결국, 내뱉고야 말았다. 정상까지는 반도 넘게 남았는데 내 체력은 벌써 바닥을 보였다. 좀처럼 유산소 운동은 안 해오던 탓도 있었겠지만, 구례에서 거제까지 두 시간 정도 차를 타고 오면서 멀미한 탓이 커 보였다. 숨이 차고 어지럽고 속이 매스꺼워서 참다 참다 멈춤 단추를 누르고야 말았다. “좀 어지러워서요, 다들 올라가시면 뒤꽁무니 보고 따라갈게요.”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도움의 손길이 밀려왔다. “가방 이리 주세요.” “기다렸다가 같이 갈게요.” “물 좀 드릴까요?” “과자나 뭐 달곰한 거 좀 드실래요?” “이거 지팡이 쓰세요.” 짐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손사래를 쳤지만, 이미 내 가방은 다른 이의 어깨에 가 있었고 한 손에는 과자 몇 개가 쥐어져 있었으며 다른 한 손엔 지팡이가 들려 있었고, 이내 목구멍으로는 누군가 건넨 단물이 넘어가고 있었다. 도움 더하기 도움에 가까스로 또 발을 떼 본다. 이제 제대로 알 것 같았다.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가르치시려고 시련을 주셨다는 걸. “고맙습니다.” 도움이 되고 싶어 따라왔다가 도움을 받고 가려니 고맙고 미안했다. 내가 따라나선 이 길은 지리산사람들의 지리산-노자산-가덕도 연대 탐방길이었다. 지리산골프장과 구례 양수발전소 건설에 맞서는 시민들도 함께한 든든한 걸음이었다. 첫째 날엔 노자산골프장 예정지 산행을, 다음 날엔 가덕도신공항 예정지 탐방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런 저질 체력으로는 내일이 없어 보였다. 그치만 절대 그만둘 생각은 없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르고 싶었다. 이 정도도 못 하고 포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 이 숲을 다 벗겨 골프장을 만들려는 인간들한테 지고 싶지 않은 독기. 뭐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나를 혼자 남겨둘 수 없다며 옆을 지켜 준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팔색조(별칭) 님을 포함하여 모두의 응원을 받아 계속 힘을 냈다. 사진2. 노자산 나무와 케이블카. 시끄럽게 오가는 케이블카를 바라보며 나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짚을 수 있는 나무가 보이면 보이는 대로 살짝 의지했다. 굴참나무, 팥배나무, 소나무, 때죽나무, 노각나무, 소태나무, 갖가지 나무들이 나를 지지해 주었다. 지금 이 나무들 말고도 내가 기대고 선 것들이 얼마나 많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웬 나무 하나를 짚었는데 나무껍질이 마치 용의 눈처럼 신령스러운 동물의 눈을 닮아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올라갈 때는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사진 찍을 겨를도 없어 그 나무를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내려오는 길에 비슷한 나무를 발견하고 사진에 담았다. 사진3. 까치박달나무 기둥. 껍질 무늬가 신령스러운 동물의 눈처럼 생겨 나를 바라보는 듯했다. 나중에 나무 박사님 못난이에게 물으니 까치박달나무라고 했다. “까치요? 새, 까치?” “아니, 무좀 걸린 적 있어요? 무좀 걸리거나 발에 굳은살 생겨서 살이 갈라져 터질 때가 있는데, 겉살이 실금처럼 갈라져 터지면 안에 속살이 보이잖아요. 그 까치눈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까치가 붙어요.” ‘아, 용의 눈이 아니라 까치눈이었구나.’ 바보 같은 생각을 했더랬다. 아무튼 내가 정상까지 오르는 데 못난이의 나무 강의가 큰 도움이 됐다. 내 느린 걸음에 맞춰 천천히 걸으며 이건 뭣이고, 저건 뭣이고 하면서 온갖 나무들을 얘기해 주었다. 이름만큼이나 생김새도 다양하고 만졌을 때 느낌도 달랐다. 못난이의 나무 이야기에 정신을 뺏긴 덕에 힘들다는 생각을 덜 하게 됐다. 알고 보니 그러려고 못난이는 일부러 나를 붙잡고 나무 강의를 들려준 거였다. “헉.” 딱 봐도 힘들어 보이는 가파른 길이 나왔다. 또 주저앉은 나에게 못난이가 다 죽은 듯 보이는 나뭇잎 하나를 주워서 냄새를 맡아 보라고 건넸다. 신기하게 향이 났다. 나뭇잎 향을 맡으니 기운이 돋는 듯했다. 못난이가 이름을 가르쳐 주었지만 까먹었다. 다행히 그다음으로 건네준 나뭇잎은 기억하고 있다. 비목이라고 했다. 이름을 또 까먹지 않으려고 코 비(鼻)자를 생각하며 잘게 자른 비목 나뭇잎을 코에 바짝 갖다 댔다. 나뭇잎에서 다채로운 향이 나는 것도 신기했고, 그걸 또 알아보고 갖다 주는 못난이도 신기했으며, 향기만으로도 몸에 기운이 돌다니 그것 또한 신기했다. 마법의 숲이로세. 사진4. 멸종위기종 대흥란. 우리가 운이 좋았는지 이 시기에 잘 피지 않는다는 대흥란이 하나 피어 있었다.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흥란은 골프장 개발지 바깥 3곳에서만 95개체 발견되었다고 기술되어 있었지만, 올해 7월 낙동강유역환경청 등이 공동 조사를 벌인 결과, 대흥란은 골프장 개발지 전역에서 727개체를 확인했다.”(오마이뉴스) (사진 최상두) 나는 어느새 기어가고 있었다. 두 손으로 바위나 계단 등을 짚고 그 뒤를 다리가 따라왔다. 몇 번을 주저앉아 쉬었더니, 의도하지 않게 흙을 가까이 들여다보게 됐다. 아주 작은 생명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살면서 처음 보는 곤충들도 있었다. 아주 작은 버섯, 아주 작은 풀도 보였다.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은 또 얼마나 많을까. 100만 평 골프장이 생기면 다 사라질 것들이었다. 대흥란, 거제외줄달팽이, 팔색조, 긴꼬리딱새 같은 멸종위기종이 발견되어도 싹 다 밀어내고 골프장을 짓겠다는 사람들에게 멸종위기종도 아니고, 천연기념물도 아닌 이 작디작은 생명들은 있어도 없는 존재들이다. 조금만 가면 된다는 말, 이제 다 왔다는 말 “누구 뒤에 더 오십니까?” 맨 앞에서 사람들을 이끌던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원종태 님(생태조사담당)이 아주 커다란 바위 아래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벌써 다른 이들은 모두 전망대에 도착해 쉬고 있었고, 그는 뒤처진 우리가 길을 못 찾을까 봐 기다린 거였다. “우리가 마지막입니다.” “그래요, 이제 조금만 오르면 됩니다. 다 왔어요.” 다 왔다고. 다 왔다고! 조금만 오르면 된다는, 다 왔다는 그 말이 어찌나 반갑던지. 생태 학살에 맞선 모든 싸움도 다 왔으면 좋겠다. 이제 더는 없으면 좋겠다. 골프장이 생긴다는 노자산과 지리산을 끝으로, 신공항을 짓겠다는 가덕도를 끝으로 더는 막개발 때문에 싸울 일이 없으면 좋겠다. 아, 이제 다 왔다, 하는 생각으로 전국 아니 전 세계에서 생태 환경 운동하는 이들이 희망을 보면 좋겠다. 현실은 시궁창이다. 기후변화, 기후위기, 기후재앙으로 단어가 바뀌는 동안에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가파르게 올랐고, 해수면 온도 역시 해마다 역대 최고치를 갈아엎고 있다. 폭염, 산불, 긴 장마, 홍수, 가뭄 같은 재해 소식은 여기저기서 너무 쉽게 들린다. 엄청난 탄소를 흡수하던 산호는 하얗게 죽어 가고, 늘 얼어 있던 영구동토층은 녹았다. 인간이 화석연료를 끄집어내 펑펑 썼는데도, 여태 지구가 남아 있을 수 있게 버텨 주던 모든 자연 순환 장치들이 다 임계치에 다다랐다고 경고를 보내고 있다. 그러면 이제 좀 정신 차려야 하지 않나. 언제까지 골프장, 케이블카, 양수발전소, 신공항 타령이나 하고 앉아 있을 건지. 어느 모로 보아도 타당하지 않은 이야기로 개발을 부추기는 사람들은 지구의 경고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그러니 숲이 사라진다는 말에도 ‘어쩌라고’ 자세다. 기후위기가 이렇게 심해지면 결국 먹을 것도 사라질 텐데, 돈 먹고 살 참인가? 사진5. 노자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모습. 100만 평에 골프장이 들어서면 축구장 450개 면적 숲이 벗겨지고, 나무는 최대 200만 그루가 사라진다고 한다. 겨우겨우 전망대에 올라 바라본 노자산 위아래 풍경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여기가 다 사라질 겁니다. 저어기 끝에서 저어기까지 다요. 요 능선, 요 능선, 그다음에 지나서 저쪽 능선까지.” 100만 평이라고 했다. 인간이 만든 측량 단위로는 감이 오지 않던 넓이가 눈으로 보니 실감할 수 있었다. 거대한 면적이었다. “왜요?” 하고 묻고 싶었다. “골프장 때문에요”라고 누군가 답하겠지만, 그럼 또 “왜요”라고 묻고 싶었다. 끝없이 “왜요, 대체 왜요, 이게 왜 사라져야 해요?” 하고 묻고 싶었다. “어리석은 사람들 때문이지요”라는 답이 돌아오겠지, 저 하늘에서. 얼마 전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노자산에 골프장을 만들려는 거제남부관광단지개발 사업의 환경영향평가가 거짓 작성되었다고 해당 업체를 고발했다. 대흥란, 거제외줄달팽이 등의 개체 수가 실제보다 더 적게 쓰였고, 생태·자연도 1등급 비율도 실제보다 낮은 것처럼 보고되었다고 했다. 모두 시민의 힘으로 알아낸 결과였다. 아이들부터 시민과학자까지 힘을 모아 노자산을 지키고 있었다. 다행이다. 이들이 있어서. 사진6. 노자산에 살지도 않는 중국단풍나무 등을 케이블카 기둥 옆에 갖다 심어 놓은 꼬락서니. ‘찰칵찰칵’ 노자산에 들어선 케이블카 기둥 옆에서 못난이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 누군가가 뭘 찍느냐고 묻자 못난이는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중국단풍. 노자산 식생을 하나도 모르고 심어 놨어. 케이블카 세운다고 나무를 다 베어 놓고, 겨우 다시 심어 놓았다는 게 이 모양이네. 노자산에 사는 나무들이 뭔지도 모르고. 쯧쯧.” 이 모양이다. 아무거나 갖다 꽂아 놓기. 골프장은 이 모양도 안 나올 거다. 숲을 파헤쳐 농약과 제초제 마구 뿌려 대고 어마어마한 물도 끌어다 쓰는데, 온갖 미사여구를 갖다 붙인다 한들 골프장은 지구에서 좋은 모양이 될 수 없다. 찬성 측에서 천연기념물이든 멸종위기종이든 골프장 짓다가 나오면 다른 데로 옮겨 주면 되지 않느냔 말이 나왔다던데, 이렇게 기발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왜 이 숲이 사라지면 안 되는지를 상상하지 못하나. 있는데, 없을 겁니다, 이러다가는 사진7. 아미산전망대에서 멀리 보이는 가덕도와 도요등 그리고 둘레 섬들. “여기도 싹 다 없어질 거예요. 저 산, 저 산 다 깎이죠. 저기 마을 다 사라지고, 이 바다도 매립되고요. 대항전망대에서 마을 봤죠? 거기도 다 사라질 겁니다.” 워크숍 둘째 날,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김현욱 집행위원장님과 함께 가덕도신공항이 생기면 사라질 곳들을 둘러봤다. 대항전망대 아래로 보이던 마을도, 새바지항 멀리 보이는 파도와 둥근 돌 해변도, 외양포항에서 본 포진지와 모든 역사적 증거로 남은 공간들도, 울렁울렁 이어지는 산도 다 사라질 것들이었다. 지금은 있는데 앞으로는 없을 것들이었다. 사진8. 가덕도 포진지가 있는 외양포 마을.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원주민을 몰아내고 진해만 요새 사령부를 만든 마을이다. 대포 자리와 포탄 저장고가 있는 이 마을엔 일본식 가옥, 일본식 공동목욕탕, 헌병대 막사, 일본군사령부 포진지를 나타내는 ‘사령부발상지지’ 비석도 모두 그대로 남아 있다. 100여 년 전 진해만 요새 사령부 주둔 당시 침략의 역사를 간직한 이 마을 역시 신공항이 들어서면 모두 사라진다. 여기가 사라진다는데도 기어이 들어온 것들도 있었다. 새로 지은 패널 집들이 눈에 띄었다. 신공항이 생길 거라는 소식에 어중이떠중이 덤벼 대충 집처럼 생긴 것들을 박아 놓은 모양이다. 신공항이 생기면 다 사라질 마을에 으리으리한 카페들이 척척 올라갔다. 보상을 바라는 이들이 미리미리 손쓴 모양이다. 보상을 받기 위해서라도 신공항이 들어서길 바라는 사람들은 신공항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목소리 낼 수 없게 또 미리미리 손을 쓴다는데. 집행위원장님은 외롭게 싸우는 듯 보였다. “가덕도 둘레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와 습지보호구역도 있어요. 여기 보이는 바다도 해양생태도 1등급인 지역으로 상괭이가 살아요. 아직 결정도 안 된 엑스포를 명분으로 내세워서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려고 합니다. 그런데도 무슨 상괭이가 밥 먹여 주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신공항이 생길 가덕도를 바라보기 위해 아미산전망대에 올랐을 때, 기어이 그의 눈물이 터지고야 말았다. 그가 삼킨 말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모자를 내려 그의 눈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가 맘껏 울고 엉엉 소리 내어 울고 마구마구 가슴속 응어리를 터뜨리면 좋겠다 싶었다. 그는 조용히 눈물을 훔치고는 빨개진 볼을 쓰다듬을 뿐이었다. 가덕도신공항은 다음 해인 2024년 말 착공해 2029년 12월 조기 개항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여의도 면적의 두 배가 넘는 규모(666만 9,000㎡)라고. 초안보다 목표 개항 시점을 6년이나 앞당긴 데다가, 가장 최근 발표한 사업비만 15조 4,000억 원으로 앞으로 사업비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데. “가덕도신공항 예정지엔 멸종위기 야생동물 1·2등급인 삵과 솔개, 수달, 표범장지뱀이 살고 있어요.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이에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100년 이상 보존된 동백군락지도 있어서 전문가들도 이런 숲은 없애선 안 된다고 말해요.” 김현욱 집행위원장님은 가덕도의 생태적, 역사적 가치가 어마어마한데도 부산 엑스포를 내세워 완공 시기를 앞당기려고만 하는 정책에 한숨지었다. 우리는 100년 넘게 보존된 동백군락지를 가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가지 못했다. 사실 나는 체력도 바닥난 상태였다. ‘다음에 갈게. 그때도 무사히 있어 줘, 제발.’ 다음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안 보고 싶은 건 따로 있는데. 다음에 또 만나요, 무사히 우리의 연대 탐방은 이렇게 마쳤다. 거제 노자산골프장도, 가덕도신공항도 절대 안 되는 까닭은 차고 넘친다. 그 가운데 일부를 우리가 보고 왔다. 또 우리는 사람들을 보고 왔다. 보존해야 할 존재들이 버젓이 있는데 없다고 하는 것들에 맞서는 사람들을.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열렬하게 맞서는 사람들이었다. 한 사람씩 고개를 돌려 하나, 둘, 셋 숫자를 세며 서로 안전한지 확인하듯, 우리는 고개를 돌려 서로 ‘있음’을 확인하고 왔다. 이번 지리산-노자산-가덕도 연대 탐방을 마무리하며 모두가 하나같이 공감한 생각은 바로 연대의 힘이었다. 너무 뻔한 말이지만, 진짜 연대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이 맨 마지막까지 남는다. “팔색조가 밥 먹여 주냐? 상괭이가 중요하냐?” 묻는 사람들이 더 생기지 못하게 하려면, 비인간-비자본 존재들 생각에 눈물 흘릴 줄 아는 이들이 손잡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팔색조가 밥 못 먹는 세상에선 우리도 밥 못 먹는다, 상괭이가 중요하지 않은 세상에선 무엇도 소중해질 수 없다”는 당연한 소리가 묻히지 않기를 바라며 구례로 돌아왔다. 다리는 후들거리지만, 마음은 좀 더 단단해진 듯했다.
    • 기후위기
    2023-09-09
  • [9월4일부터] 지리산골프장반대×중산리양수댐반대×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반대, 1인 시위 릴레이
    ????<1인시위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눈코뜰새 없이 개발사업이 쏟아지는 구례???? 구례의 아름다운 숲과 강이 그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매일 아침 8:15-9:10 구례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해요. ????지리산 골프장 반대! ????중산리 양수댐 반대! ????방사성 오염수 투기 반대! 참여를 원하는 분은 정해진 시간에 군청으로 오셔요! 시간을 전부 채우지 않고 몇분만이라도 참여하셔도 좋고 반가운 인사와 응원을 해주고 지나가셔도 좋습니다???? ✅문의: 윤주옥 010-4686-6547
    • 기후위기
    2023-08-30
  • 1970년대를 사는 구례군
    • 기후위기
    2023-08-22
  • [923 기후정의행진] 위기를 넘는 우리의 힘
    [923 기후정의행진] 위기를 넘는 우리의 힘 2019년 9월 21일 시작된 대중들의 기후행동은 3년의 시간을 넘어, 2022년 924기후정의행진을 통해 대중의 절박성과 의지의 강력함을 확인했습니다. 이어 2023년 414 기후정의파업을 비롯하여 각 지역에서 크고 작은 기후행동이 이어졌고, 수많은 사회 의제들이 기후위기와의 강한 연결성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 사회변화를 향한 기후정의운동의 힘은 아직 미약합니다.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은 퇴보하고 있고, 기후위기의 주범인 기업들은 그린워싱으로 대중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기후정의행진이 있고서도 신규석탄발전소는 계속 건설되고 있으며 온갖 대규모 생명 파괴 토건 사업들은 오히려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의 최일선 당사자이자 정의로운 전환의 주체들은 더 모질게 탄압받고 더 끔찍하게 배제당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후정의’의 기치로 다시 한 번 모여 아래로부터의 권력을 조직하고 그 거대한 힘을 확인하고 기후위기 당사자가 권력을 형성하는 행동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후정의는 기후위기 시대와 사회의 모순을 체제의 문제, 권력의 문제로 인식해왔습니다. 파괴적이고 불평등한 체제를 극복하고 아래로부터의 권력을 되찾는 것이 기후정의행진임을 다시 확인해야 할 때입니다. 또한 거리에 모인 우리들의 행진이 ‘정부 비판’을 넘어 체제전환을 향한 다양한 운동의 요구를 전면화하는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2019년 9월 기후행동 이래로 4년의 시간동안 넓어지는 동시에 응집되어 온 기후정의운동의 힘을 다시 모읍시다. 그 힘으로 선명한 싸움을 시작하고 새로운 체제, 새로운 시대로의 길을 터나갑시다. 기후위기비상행동, 기후정의동맹
    • 기후위기
    2023-08-10
  • [8월 12일] 안전한 바다를 지키는 우리의 함성
    안전한 바다를 지키는 우리의 함성 -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국민행동 오염수 해양투기 시행이 임박한 가운데 오는 8월 12일 최대한 시민의 힘을 결집하고자 합니다. 당일 본 집회에 앞서 탈핵, 기후, 환경 진영이 공동으로 탈핵과 오염수저지를 함께 외치는 사전 집회도 진행합니다. 참가비 : 1만 5천원 버스출발시간 (8월 12일) : 10시 30분 구례문화예술회관 입구 큰길 11시 10분 남원의료원 옆 공터 지리산버스 참가신청폼 : https://forms.gle/yBuEFCGvMt1x3Ry36 물어보기 : 010-5634-6656 / 010-4686-6547 / 010-3413-2027
    • 기후위기
    2023-08-04
  • 우리에게 지리산 케이블카는 필요 없다
    7월 24일(월) 11시부터, 산청군청 앞에서 <지리산케이블카 반대 주민 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케이블카 신청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됩니다.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산청 주민 대책위원회에는 산청군농민회, 산청녹색당, 산청진보연합 등 지리산을 사랑하는 여러 단체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당일 발표할 기자회견문입니다. 우리에게 지리산 케이블카는 필요 없다!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은 모든 생명과 우리 후손들의 것이다. 당장의 돈에 눈먼 지리산 케이블카 계획 백지화하라! 산청군은 지난 4월 24일, 시천면 중산리에서 장터목 대피소까지 5km 구간의 케이블카 건설을 공식화하고 담당 TF 출범을 알린 후, 주민공청회, 설명회 등 주민의견수렴 없이 지리산 케이블카 추진을 위해 국립공원계획변경안을 단독으로 6월 22일 환경부에 제출했다. 이미 2007년, 2012년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했다가, 낮은 경제성, 공익성 부족, 환경파괴 우려 때문에 정부로부터 반려된 사업인데, 또다시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케이블카 추진의 가장 큰 명분은 지역경제 활성화다. 그러나 케이블카를 타러 온 관광객들은 불편한 시골에서 먹고 자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이동해 갈 뿐이라 지역경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재정자립도 8.2%, 전국 243개 지자체 중 218위로 자립도 꼴찌인 산청군이 자체 추산 1179억이나 드는 건설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결국 민간자본을 끌어들일 것이고 민간 자본을 유치하게 되면 케이블카 운영수익은 대부분 외부로 유출된다. 산청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수, 통영, 설악산 케이블카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케이블카가 적자이다. 대부분의 민자사업이 그렇듯 민간 자본의 수익을 보존해주는 계약 때문에 산청군, 산청군민만 엄청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민간자본 유치를 쉽게 결정해선 안 된다.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청군은 케이블카 타러온 관광객들이 산청의 특산물을 살 수 있게 대규모 판매단지도 조성하겠다는데, 전국적 지명도가 있는 산청특산물도 제대로 없는 상황에서, 누가 굳이 산청까지 와서 특산물을 사겠는가? 이거야 말로 또다른 적자 사업으로, 산청군민의 부담만 키우는 것이다. 제발 군수 본인의 치적을 위해 근거없는 경제논리로 군민을 희생시키지 말라! 이런 위험하고 실속 없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산청군은 주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밀실에서 진행하고 있다. 주민 공청회 등 민주적 결정 과정을 당장 진행하라! 중산리~장터목 구간은 백두대간의 지리산 주능선으로 생물다양성 유지와 생태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복원된 반달가슴곰을 비롯해 수많은 법정 보호 동식물이 살아가는 원시생태계의 보고이다. 인간이 감히 눈앞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짓밟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한번 파괴되면 완전한 회복은 불가능하다. 국가적으로 생태적 가치가 높아 보존이 중요한 생태 자연도 1등급지역은 전국토의 9.2%밖에 되지 않는다. 경남에는 유일하게 지리산 권역이 전국의 0.2% 밖에 되지 않는 1등급 지역이다. 이것만이라도 온전히 물려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리산을 그대로 지켜야 할 분명한 이유다. 케이블카가 생기면 등산객에 의한 산림훼손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 억지다. 케이블카로 실어 나르는 수많은 관광객에 의해 지리산 정상부는 완전히 파괴될 것이다. 설악산, 덕유산 케이블카 정상부의 참담한 훼손을 보라! 케이블카 승강장의 거대한 구조물과 수십 개의 케이블 중간 철탑은 허공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리산 곳곳에 수많은 중장비가 올라가는 길을 만들고, 콘크리트 구조물과 철 기둥을 세워 올리는 대공사를 하는데 어찌 케이블카가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는가? 공사 기간과 케이블카 운행 중에 발생하는 엄청난 소음과 산림파괴는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케이블카가 장애인,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도 지리산 천왕봉을 감상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는 한심한 핑계도 댄다. 지금도 차량이 닿는 성삼재, 정령치, 형제봉, 구재봉에서는 케이블카 없이도 지리산을 충분히 조망할 수 있다. 친환경 저상 전기버스 1대도 없는 산청군은 사회적 약자의 복지정책은 하나도 관심 없으면서 비겁하게 그들의 권리를 구실 삼는가? 현 정부 들어 지리산에 무차별적 토건 사업이 끝간 데 없이 추진되고 있다. 산청, 함양, 구례, 남원 4개 지역에서 추진하는 지리산 케이블카를 비롯하여 남원의 산악열차, 구례의 골프장, 함양의 벽소령 도로, 하동의 국립공원 임도 건설 등 미친듯이 지리산을 파헤치려 하고 있다. 어머니의 산, 지리산은 임기 몇 년짜리 정치인의 것이 아니다. 지리산에 기대어 살고 있는 온 생명, 주민 그리고 우리 후손의 것이다. 몇몇 정치인, 자치단체장이 무책임하게 당장의 돈과 표를 좇아 삽질하고 파괴할 수 없다. 제대로 보존된 자연을 물려주는 것은 이 땅을 사는 우리 모두의 의무다. 무책임하게 개발하고 소비해서 지금의 기후재앙을 맞고, 인류문명이 회복 불가능한 상황을 걱정할 지경이 아닌가? 우리는 산청군민과 더불어, 그리고 지리산을 사랑하고 지키려는 지리산 권역의 주민들과 전국의 시민들과 함께 지리산 개발사업의 문제를 알리고 연대해서 기필코 지리산 케이블카를 막아낼 것이다. 지리산을 지키는 것은, 당장의 돈벌이만 가능하다면 이 땅의 숱한 생명, 생태와 자연을 짓밟고 학살해도 된다는 자본의 논리와 인간중심의 오만함이 초래한 기후재앙을 멈추는 작지만 분명한 발걸음이다! 지리산 케이블카 추진, 당장 백지화하라! 지리산을 향하는 개발사업, 즉시 중단하라! 2023. 7. 24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산청 주민 대책위원회 [연대단체(가나다순)]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경남녹색당, 경남불교평화연대, 경남환경운동연합,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기후위기남원시민모임, 남원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남원시가야역사바로세우기시민연대, 남원언저리교회,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사단법인 전남녹색연합, 사단법인 한생명, 사천남해하동환경운동연합, 산청군농민회, 산청녹색당, 산청진보연합, 수달친구들, 시민주권남원행동, 시민참여제도연구회, 전교조산청지회, 전남환경운동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전주경실련남원집행위원, 지리산기독교환경연대, 지리산사람들, 지리산산악열차반대남원대책위, 지리산종교연대, 지리산초록걸음, 지리산케이블카백지화함양주민대책위원회, 진보당산청위원회, 진주기후위기비상행동, 진주녹색당, 진주진보연합, 진주환경운동연합, 통일산행달뜨기, 하동녹색당, 하동참여자치연대, 함께평화, 함양군농민회, 함양군시민단체협의회, 함양녹색당, 함양시민연대, 함양참여연대, 협동조합만세
    • 기후위기
    2023-07-22
  • 주민생존 위협하는 지리산골프장 추진 중단하라
    사포마을주민들, 구례군청 본관 앞에서 ‘주민생존 위협하는 지리산골프장 추진 중단하라’고 외쳐 2023년 7월 18일 (화) 10시 30분, 구례군청 본관 앞에서는 구례군 산동면 사포마을회가 주관하여 ‘주민생존 위협하는 지리산골프장 추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기자회견은 전경숙 위원(사포마을 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의 사회로, 유해선 님(사포마을 주민)과 칩코(청년활동가)의 발언, 수수의 노랫소리, 박현무 이장(사포비대위 위원장)의 기자회견문 낭독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포마을분들은 구례군에게 골프장 사전작업으로 진행된 벌목허가지내에서 무단 성절토, 계곡훼손과 오염에 대해 즉시 원상복구하고, 이 일을 벌인 자들에게 구상권 청구하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무단벌목 시행사와 벌목업체의 죄를 물어 가중 처벌 조치하고, 흙을 살리기 위해,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에는 골프장 따위는 얼씬도 하지 못하는 청정지역임을 앞장서서 선포하라고 요구하였습니다. 사포마을분들은 김순호 군수에게 대규모 벌목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전달하고, 대책을 요구하려고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바빠서 만날 수 없다는 답변만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사포마을분들은 김 군수는 못 만나도 산림과장은 만나야겠다면 산림과에 올라가 ‘수도에서 황토물이 나오고, 언제 산사태가 날지 몰라 잠도 못 자는데 담당과장이 어떻게 마을에 한 번도 안 올 수 있냐?’고 항의하였습니다. 산림과를 나온 사포마을분들은 혹시나 싶어 군수실에 들렀는데, 김 군수는 결재만 하고 바로 나가야 한다며, 마을분들을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사포마을분들은 군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철저히 외면하는 김 군수를 성토하며, 다음에 또 오겠다며 마을로 돌아갔습니다. 오늘 발표한 기자회견문, 그대로 올립니다. <기 자 회 견 문> 구례군 행정에게 묻습니다 구례군 행정에게 묻습니다. 당신들은 편안히 잘 지내시는지요? 우리 사포마을 주민들은 밤마다 낮마다 서럽습니다. 2023년 3월 재선충 명목의 작업으로 온 산이 시끄러웠습니다.2009년부터 시작된 좌사리, 관산리 일대 소나무 재선충 방재작업은 2023년 2월 골프장 부지내 이곳저곳에서 기계톱 소리를 내더니 3월부터는 포크레인 소리까지 합쳐져 들려왔습니다.3월중순 현장을 방문한 주민들에게 벌목 작업자들은 재선충 때문에 모두베기를 시행한다고 했고 주민들은 ‘숲가꾸기 사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는구나’, ‘사람들의 마을에 퍼진 코로나처럼 숲도 치료받고 방제를 받으면 좋아지겠지’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2023년 3월 23일 이후 구례 전역에 걸린 400여 개의 현수막이 골프장이 들어선다고 알려주었습니다.구례군수는 민간 자본의 골프장이 만들어지면 골프인들이 가족 단위로 구례를 방문하여 쇠락한 온천관광까지 되살아나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합니다. 전국에 514개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고, 560만 명의 골프 인구, 엠지세대 유입으로 골프 호황이 기대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3천 개에 이르는 골프장이 버블 경제와 인구감소로 태양광 부지로, 수목의 가치로 평가되는 매물이 허다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 골퍼들이 해외로, 스크린 골프로, 그나마 유입되던 엠지세대들도 테니스와 사이클로 이탈되면서 국내에서도 골프장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데 지리산 자락의 건강하고 활기찬 청년의 숲을 파헤쳐 구례군이 나서서 골프장을 유치하겠다니, 기가 막힌 일입니다. 구례군은 2023년 2월 8일부터 4월 30일까지 산주의 수확벌채 명목으로 21헥타르, 50~80년 된 2만 4,342그루의 나무를 모두베기로, 그것도 골프장과는 무관하다고 하면서 환경영향평가가 쉽도록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과 경사도가 높은 부지를 위주로 벌목 허가해 주었습니다. 이 지역은 재선충 방재지역으로 원목 유출이 되지 않는 지역으로 해당 벌목업체가 계산한 벌채 비용만도 24억 4천만 원에 이르며, 편백나무를 자력 조림까지 해야 하는데 이런 벌목이 골프장과 무관한 수익을 위한 사업이라고 합니다. 2023년 5월 초까지 골프장 부지에서 무단 벌목이 진행되었습니다. 비호와 묵인으로 오인 받을 수 있는 구례군의 행태와 함께 업자들은 4월 중순에서 5월 초까지 7.5헥타르에 이르는 면적을 모두베기로 허가도 받지 않고 벌목했습니다. 골프장 부지내 계곡들은 물길이 바뀌었고 임도는 큰 도로가 되었고 절․성토로 산지 곳곳에 운동장이 만들어 졌습니다. 숲의 나무들은 피톤치드를 뿜어대며 도륙되어 겹겹이 무더기로 쌓인 후 파쇄되어 없어졌습니다. 생명들의 습지였던 계곡들은 잘리고 이름을 더럽혔으며 수백년간의 표토층은 빗물에 씻겨 계곡을 타고 서치천으로 섬진강으로 장송곡을 부르며 흘러들고 있습니다. 골프장 부지내 지리산 숲의 정령들은 많은 비가 내리는 요즈음에는 유난히 큰 소리로 마을을 향해 비참을 참지 못하는 탄식을 하고 있습니다. 2023년 6월 하지에 사포마을 주민들은 천지신명에게 차를 올리면서 싸움을 고했습니다.이날사포마을 주민 한학자 심병탁 어르신은 ‘지리산은 절대로 영산입니다. 절대로 골프장 그 사기꾼들이 술렁거리면서 지리산을 더럽힌다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고 했습니다.1930년 구례의 옛 어르신들은 가뭄이 심해 구례에 물이 필요해지자 노고단에서 뱀사골로 내려가는 물줄기 일부를 화엄사 계곡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유도 수로 224m를 개설하면서도 물방향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지리산에 해를 주는 것 같은 죄책감으로 ‘물을 넘긴다’는 의미로 무넹기라는 이름을 남겼습니다. 골프장을 위한 벌목으로 이미 지리산 작은 능선들의 마루금은 잘려나가고 수백년간의 양분으로 가득한 표토층은 여름장마에 휩쓸려 사라지고 있는데 말해도 듣지 못하는, 보아도 믿지 못하는, 행동과 말이 같지 않은 자들에게 묻습니다. 아파하는 지리산을 지척에 두고, 당신들은 편안히 잘 지내시는지요? 구례군 행정에게 묻습니다. 주민들의 생존권보다 더 重한게 무엇입니까? 사포마을은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입니다. 좋은 산은 지리산이고, 지리산은 생명의 산이기 때문입니다. 가난했던 시절 성삼재, 고리봉, 만복대, 천은사 인근으로 비비추, 곰취, 곤드레, 개발딱주 등 새벽에 나가서 돌아올 때면 나물 보따리 하나씩 가득 안겨주던 든든한 지리산이고, 가진 것이 없어 넉넉하게 나눠줄 형편이 아니더라도 지리산 자락에 가난한 누군가가 움막을 짓고 농사를 지으면 서로 도와주던 인심을 가르친 큰 산이었습니다.뭐라도 내주고 싶어하던 어머니 산, 늘 정겹고 고마운 그 산자락에 무던히 생채기를 내는 것도 모자라 그 가슴에 골프장이란 칼을 꽂는 행위를 어떻게 더 이상 지켜볼 수 있겠습니까? 사포마을 주민에게 큰골과 냉골로 내려오는 계곡물은 시원하고 달콤함이 최고인 생명수입니다. 그 물에 밥해먹고 빨래하고 가축들 먹이고 애들 목욕시키면서 지금껏 살았고, 논 한 배미를 장만하기 위해 돌 쌓고 흙짐 지어 만든 다랭이논. 그 논으로 흘러가는 사포 저수지 물을 보는 것은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처럼 흐뭇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벌목과 절성토로, 비만 오면 계곡물에 토사가 섞인 황토빛 물빛이 짙어 핏빛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계곡의 물길은 막힐 것이고 식수와 농수는 농약으로 오염된 저류지에 갇혀있다가 사포마을로 흘러들텐데 이제 어찌하란 말입니까? 사포마을은 공기좋은 지리산 아래에서 산수유로 영원한 사랑 농사를 짓고 삽니다. 요즘 농사는 비료와 농약으로 한다고 하지만 붉디 붉은 사랑의 열매에 해라도 될까 제초제는 절대 쓰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 마을 바로 위에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 범벅인 골프장을 짓겠다니 이제 주민마저도 손사레칠 산수유 열매를 다른 사람들에게 참 좋다고, 뭐라고 할 말이 있어 드시라고 하겠습니까? 골프장 부지내 암석지·석력지·황폐 우려지가 모두베기로 벌목되었고, 과도한 성·절토로 인해 토지의 형질 변화는 물론, 운재로 및 작업로로 인한 계곡부 메움, 수로 변경이 진행되었습니다. 길고 긴 여름 장마에 남겨진 산물들과 토사유출로 암석이나 토양이 붕괴되고 계곡부 하천은 범람하여 마을을 당장이라도 덮칠 것이 우려되어 주민들은 초조하고 불안할 뿐입니다. 2021년 7월 광양시 진월면 탄치마을 토목공사로 인한 산사태가, 2020년 8월 곡성군 오사면 성덕마을 국도 확장공사로 인한 산사태가 더이상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지리산의 넉넉한 품안에 둥지를 틀고 아무 욕심없이 사는 우리를 더 이상 분노케 하지 말아 주십시오. 구례군 행정에게 묻습니다. 결자해지란 말을 아십니까? 사포마을 주민들은 구례군에 요구합니다. 너희가 싼 똥은 너희가 치워라.”첫 번째 똥은 골프장 사전작업으로 진행된 벌목허가지내에서 무단 성절토, 계곡훼손과 오염에 대한 것입니다. 구례군에는 즉시 원상복구하고, 이 일을 벌인 자들에게 구상권 청구하십시오.두 번째 똥은 법을 어기는 것을 습관처럼 행하는 무단벌목에 관한 건입니다. 즉시 시행사와 벌목업체의 죄를 물어 가중 처벌 조치하십시오.세 번째 똥은 경제활성화 운운하는 골프장 망령에 대한 건입니다. 구례군수와 ‘작은 아이히만’ 구례군 공무원은 이성을 차리고 진정 자연과 흙의 정신을 되새겨보십시오. 그리고 흙을 살리기 위해,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에는 골프장 따위는 얼씬도 하지 못하는 청정지역임을 앞장서서 선포하십시오. 잠자는 구례군 행정은 제발 일어나서 그리고 지리산과 그 아래에 깃들어 사는 사포마을 주민들을 더이상 길거리로 벌목지로 관청으로 내몰지말고 사포마을 다랭이논 농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생존권 보장 조치를 지금 즉시 시행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2023년 7월 18일 구례군 산동면 사포마을 주민 일동
    • 기후위기
    2023-07-18
  • [7월 3일]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 활동을 정리합니다.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 활동을 정리합니다. 지난 2020년 6월 15일, 준비위 회의로 대책위 활동이 시작됐습니다. 현재 산악열차 사업은 사실상 중단되었고, 적어도 지금 하동군 정책에서는 사라졌습니다. 7월 3일 52번째 군청 앞 집회를 마지막으로 3년간의 대책위 활동을 정리합니다. 마지막 집회에서는 다시 한 번 모여서 하동군에 다시는 알프스프로젝트와 같은 어리석은 일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집회, 군수면담, 기자회견 그리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밥 한 끼 하려고 합니다. 날짜 : 2023년 7월 3일 (월) 8시 장소 : 하동군청 앞 / 하동송림 일원 일정 0800-0900하동군청 앞 집회 0900-0930하동군수 면담, 답변 기다리는 중 0930-0940기자회견 0940-하동송림에 모여 함께 이야기 나누고, 밥 먹기 *피켓은 각자 준비합니다!
    • 기후위기
    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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