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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탄잘리의 『요가 수트라』 에 대하여
- 파탄잘리의 『요가 수트라』에 대하여 『요가 수트라』는 고대 인도에 난무하던 다양한 요가 철학을 통합하여 총 4장 195절의 수트라로 구성한 짧고 함축적인 요가 경전이다. ‘요가’라는 말은 ‘합일’이라는 뜻으로 제한된 에고 의식(개체의식)을 높은 영적 의식 수준(지고 의식인 전체의식)으로 끌어올려 합일을 이루는, 그래서 궁극의 자유로움(해탈,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하는 수행의 한 방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요가 수행을 통해 몸과 마음과 영혼을 하나로 묶어주는 삼위일체의 조화와 균형을 이룰 수 있게 된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몸의 자세나 호흡법 등의 바디 요가(하타요가)는 이 궁극의 합일을 위해 몸을 만드는 수단이며 마인드 요가와는 다르다. 전통적으로 요가는 의식의 자기 변형을 이루어 깨달음, 자유, 해탈에 이르게 하는 가르침이라고 보면 된다. 요가 지식은 전통적으로 밀교의 형태로 스승이 제자에게 직접 가르치는 방법으로 전수되었다. 그러다 보니 혼란이 없지 않았는데 약 2500년 전에 파탄잘리(붓다 이후 2~3백년 사람으로 봄)가 『요가 수트라』를 지어 요가를 집대성하면서 요가의 마스터, 요가의 대부라고 불리게 되었다. 파탄잘리는 『요가 수트라』에서, 요가란 늘 움직이고 있는 마음을 고요 속으로 가라앉히는 것이며 그 고요는 유체 이탈이나 황홀경 같은 무의식적 상태가 아니라 완전하게 깨어 있는 의식의 상태라고 말한다. 완벽한 고요함과 완전한 의식으로 현재의 순간에 깨어 있는 그러한 의식 상태가 요가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요가는 우리가 현실에서 깨어 있으면서 보다 큰 의식적 단계에서 작용할 수 있도록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요가 수트라』2장 2~8 ►크리야 요가의 목적은 집중하는 힘을 기르고 깨달음에 장애가 되는 번뇌의 원인을 제거하는 데 있다. ►번뇌의 원인, 곧 깨달음을 방해하는 다섯 가지 장애물은 무지, 에고의식, 집착, 증오, 그리고 목숨에 대한 애착이다. ►무지는 번뇌의 밭이다. 다른 번뇌가 잠자고 있든지, 요가 수행으로 미약하게 되든지, 억눌려서 중단되든지, 혹은 활동하든지 간에 항상 그의 밭으로써 존재한다. ►영원하지 않은 것을 영원한 것으로, 깨끗하지 않은 것을 깨끗한 것으로,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참 자기가 아닌 것을 참 자기로 잘못 생각하는 것이 곧 무지이다. ►의식 자체(아트만, 참 자아의 순수의식)와 의식을 반영하는 마음을 구분하지 못하고 동일시하는 것이 곧 에고 의식이다. ►집착은 쾌락에 머물려고 하는 마음에서 생긴다. ►증오는 괴로움에 따라서 일어나는 마음이다. 위의 말씀은 『요가 수트라』의 2장에 실린 것인데 2장의 전체 구성은 요가의 수행에 대한 장으로 먼저 요가 수행의 첫걸음인 행위의 요가(크리야 요가)에 대해 말한다. 이어서 과거의 생각과 행동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카르마의 잠재적 경향(업, 삼스카라)에 대해 말하며 다음으로 제거되어야 할 괴로움의 원인인 '에고 의식'과 함께 아트만(진아)에 대해서 말한다. 마지막으로는 구체적인 수행법인 아스탕카 요가 8가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이 글에서는 인용한 구절에 대한 생각과 함께 요가 수행의 핵심인 아스탕카 요가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위에 인용한 제2장 2절에서 8절까지에는 요가 수행을 방해하는 번뇌의 원인 5가지를 제시한다. 깨달음을 방해하는 이 다섯 가지 장애물은 무지, 에고의식, 집착, 증오, 그리고 목숨에 대한 애착 등이다. 여기서 무지는 우리의 본성(순수의식)에 대한 무지를 의미하며, 에고를 중심에 두고 에고 의식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무지를 의미한다. 이것은 영원한 것과 영원하지 않은 것, 순수한 것과 불순한 것, 나와 참나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말하자면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밖의 엄청난 세상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며, ‘나’가 나의 전부라고 알며 살 뿐 ‘참나’에 대한 의식의 확장 자체를 아예 모르고 사는 것이 무지이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번뇌의 근원적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생존본능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이미 우리의 의식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그것이다. 이 강력한 두려움의 본능이 사는 동안 끊임없이 번뇌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는 살고자 하는 강한 집착의 본능적인 힘이 아주 집요해서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압도적이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자동적인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자신의 생존과 안위를 가장 먼저 중요하게 생각하는 본능적이고 자동적인 감각이기 때문에 번뇌와 고통의 원인이 된다. 이렇게 파탄잘리는 요가의 수행에서 깨달음을 방해하는 번뇌의 원인으로 불가에서 말하는 탐, 진, 치, 3독(三毒)과 에고와 죽음, 다섯 가지를 말하고 있다. 파탄잘리는 이러한 요가를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번뇌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8가지의 탁월한 처방을 내놓는다. 이것이 바로 깨달음을 얻게 해준다는 아쉬탕카 요가이다. 이 요가를 수행하면 몸과 신경계에 누적된 불순함이 깨끗이 정화되고 순수의식(푸르샤)과 현상세계(프라크르티)를 식별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고 한다. 그리고 3단계로 의식의 변형이 오며, 이처럼 물질계(5원소)와 감각기관들도 같은 단계로 변형이 이루어져 완벽한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다만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마음이 관여하지 않으면 아무런 감각적 반응이나 충동 작용도 일으킬 수 없는 것처럼, 마음이 이들과 연결되어 작용하지 않는다면 감각기관들이 일으키는 감각적 충동들이 의식에 전달되지 않아 깨달음에 이르기 어렵다. 그 아스탕카 요가는 다음과 같은 여덟 가지 부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금지하는 계율인 금계(야마), 행해야 하는 계율인 권계(니야마), 앉는 자세인 좌법(아사나), 호흡을 통해 프라나를 조절하는 조식(프라나야마), 감각에 끌리는 마음을 제어하는 제감(프라티야하라), 마음을 집중하는 응념(다라니), 깊은 명상인 선정(디엔), 아트만에 녹아드는 삼매(사마디) 등이 그것이다. 이 아스탕카 요가 8가지 중 처음부터 5번째까지는 외부적 파트이고 나머지 세 파트는 내부적 파트이다. 좀더 부연하면 첫 번째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회적 도덕률인 5가지 계율이고(야마), 두 번째는 자신의 완성된 삶을 위해 필요한 5가지 계율이다(니야마). 그리고 세 번째는 명상 수행을 돕기 위한 다양한 몸의 자세를 계발하는 것이다(아사나). 네 번째는 마음의 활동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바른 호흡법이며(프라나야마) 다섯 번째는 마음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흩어지게 만드는 감각기관의 활동을 컨트롤하여 의식이 한 방향으로 바르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프라티야하라). 그리고 여섯 번째는 끊임없이 일어나는 생각을 하나로 집중시키는 것이며(다라니), 일곱 번째는 마음이 가라앉아 고요해진 상태에서 바른 의식을 유지하는 것이고(디엔), 여덟 번째는 고요히 가라앉은 마음이 그대로 순수의식으로 머물러 있는 상태(사마디)를 말한다. 이것이 7천 년 전 고대 인도의 시바로부터 시작된 그리고 이후 개인으로 전수되어 오던 탄트라 요가를 파탄잘리가 대중을 위해 8가지로 정리한 아스탕카 요가다. 이러한 수행이 깊어지고 사마디(삼매)의 경험을 조금씩 쌓게 되면, 삶에서 고통을 초래하는 원인들이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안에 있음을 점차적으로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의식에 주의를 기울이면 척추를 통해 흐르는 차크라 에너지들(쿤달리니 파워)이 서서히 깨어나고 의식의 가장 깊은 상태에 이르러 몸과 마음이 순수의식 자체를 경험하고 영혼과 하나가 되는 합치(요가)가 마침내 이루어질 것이다. 이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일상의 자신을 섬세하게 들여다 봄으로써 내면의 지혜가 점점 깊어지고 삶의 번뇌를 모두 극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그렇게 일상의 삶 속에서 육체와 호흡을 정화하고 에고의 무지를 끊임없이 의식하면서 순간순간 깨어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 마음으로 몸과 마음과 영혼의 조화를 이루는 수련을 하며 흔들림 없이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박두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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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탄잘리의 『요가 수트라』 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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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칠선계곡
- 「섬진강 편지」 -지리산 칠선계곡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텃밭 어린것들이 그나마 다 꼬실라지게 생겼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특보는 언제까지 견디나 보려는 것일까 그래도 지리산을 생각하면 숨통이 틔인다. 생명의 숨길! 하루 60명만 갈 수 있는 지리산특별보호구역인 칠선계곡 탐방예약에 당첨되어 다녀왔다. 지리산 최대 계곡으로 꼽히는 칠선계곡은 설악산의 천불동계곡,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계곡으로 불린다. 험한 산세와 수려한 경관, 7개의 폭포와 33개의 소가 이어지며 물보라 쇼를 펼치는 계곡으로 선녀탕, 옥녀탕, 비선담, 칠선폭포, 대륙폭포, 삼층폭포, 마폭포를 올라 천왕봉에 이르기까지 9.7km의 원시림이다. 이번 길에는 대륙폭포까지만 가고 추성동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가을에는 장터목대피소에서 하룻밤 자고 한신계곡으로 내려오는 계획을 세워본다. 이런 열대야에도 지리산을 생각하면 숨통이 틔인다. 생명의 숨길! -칠선계곡 대륙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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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칠선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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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키즈의 생애 18편 오동도에는 오동나무가 없다
- 첫 눈이 내렸다. 꽤 이른 첫 눈이었다. 12월이 한참이나 남은 11월 초였다. 수현과 나경은 역앞에서 만났다. 지숙이 결혼식 청첩장을 보냈다. “축 결 혼" 신랑 강진 신부 김지숙 강진과 지숙이 결혼식을 한 다는 청첩장을 받은 것은 10월이었다. 들판에 벼가 황금빛으로 변하고 막 수확을 끝낸 직후였다. 아침 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었고 하늘은 파랬다. 가을 볕은 벼를 말리기 좋았다. 적당히 말린 벼로 첫 도정을 했다. 오늘 수확해서 도정했어 쌀가져가…. 수현은 나경에게 전화를 했다. 나경은 수현이 키운 쌀로 밥을 했다. 햅쌀엔 윤기가 흐르고 고소한 향이 퍼졌다. 나경은 수현이 키운 쌀을 먹는다고 생각하니 이제까지 먹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여기 안에 수현의 땀과 노력 그리고 정성이 들어 있구나. 이제까지 마트에서 사다 먹던 것과 전혀 다른 새로운 쌀이라는 생각이 나경은 들었다. 음.. 맛도 좋은데… 나경은 수현에게 고맙다는 전화를 했다. 그 때 수현은 나경게 말했다. “ 지숙이 결혼 하나는데 함께 갈까요?’ “그래" “석민이가 있어서 함께 가도 될까?’ “그럼요” “수지랑 함께 가면 석민이도 좋아할 거예요?” 그것이 몇 주 전 그리고 오늘 나경과 수현 그리고 석민과 수지가 함께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 눈이 내려요" “그래 석민아" “나경은 석민이 손을 잡고 있었다" “어디로 뛰어 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빠 또 눈이 와요" “그래 수지야" “수지는 눈 안 좋아" “좋은데… 아빠가 눈 오면 새벽에 나가서 눈 치우느라 고생하잖아요" “아이고. 우리 딸… 역시 최고야" “근데 수지야 그런 걱정은 하지마.. “ 여수행 기차가 도착하고 넷은 기차에 올랐다. 누가 봐도 가족처럼 보일 것 같다는 상상을 나경은 기차를 타기 전에 해봤다. 기차는 여수를 향해 달려 갔다. 얼마나 달렸을까 기차 옆으로 섬진강이 보였다. 오래전 수현을 만나자고 하고 내리지 못했던 날 봤던 섬진강이었다. 곡성과 구례를 잇는 전라선을 따라 섬진강이 나란희 함께 달렸었다. 나경은 그때 자신이 수현과는 나란히 함께 가지만 결코 하나가 되지 못하는 자신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주변에 있었지만 함께 하지 못했다. 강과 나란히 달리던 기차는 구례구역을 지나자 헤어졌다. 강은 지리산으로 향했고 기차는 순천으로 향했다. 나경은 다시 수현과 헤어지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아니야 “수현아 저기가 지리산이야? “네” “저기 보이는 산이 아마 노고단일 것 같은데요" 그렇구나 지리산 노고단 가보고 싶다. 뭐 가보면 되죠. 노고단은 성삼재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되는데요. 금방 올라가요. 너는 가봤어? 저요 저는 많이가봤죠. 제가 산을 좋아 하잖아요. 지리산 종주도 몇 번 해봤는데요. 오.. 멋있는데 나랑도 한 번 해보자. 뭐 그래요 아이들이랑 함께 가도 좋을 것 같은데요. “아빠 정말요!” 그래 수지야… 기차는 곧 여수 역에 도착 하겠습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석민은 규칙적인 기차 소리가 좋은지 기차를 타고 나서 조용히 그 소리를 감상하는 것 같았다. 여수역에 내리자 바다냄새가 났다. 수현은 오래전 지숙을 만나러 왔던 날이 생각났다. 그 쓸쓸했던 날들이 불쑥 올라왔다. 나경도 수현과 만나지 않고 지숙을 만났던 날이 생각났다. 지숙이 더 이상 수현을 사랑하지 않는 다는 것을 확인했던 날이었다. “수현아 근데 이렇게 넷이 가면 다들 부부로 알지 않을까?” “그러게요" “뭐 어쩔 수 없죠" 결혼식장은 바다가 보이는 곳 2층이었다. 햇살이 가득 들어왔다. 신부 지숙과 신랑강진이 보였다. 지숙아 오랜 만이야…. 수현이 지숙에서 말했다. 선배 오랜 만이에요. 잘살죠? 지숙과 수현은 과거의 연인이 아니라 오랜만에 만난 선후배처럼 인사했다. 강진아 오랜만이다. 그 때 이후에 처음이지 그러네. 우리 정말 오랜만이다. 수현아… 강진이 너는 요즘 뭐해 어.. 나 여수 환경운동 연합회에서 일하고 있어. 아. 그랬구나. 지숙이 환경과에 근무해서 자주 만나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둘다 나이도 많고…. 강진선배때문에 제가 정말 힘들어요. 근데 자꾸 만나다 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잘어울리는데… “수현이 말하자”두 분도 잘 어울리는데요”라고 지숙이 말했다. “남자아이는 나경선배 아이 여자 아이는 내 딸이야” 신랑 신부님 결혼식 안 하실거예요? 나경은 강진을 손을 잡고 결혼식장으로 들어가는 지숙이 부러웠다. 자신도 수현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선배 둘이 좋아 보이네요" “그러게 잘 어울린다" 결혼식이 끝나고 나경과 수현 그리고 아이들은 오동도로 갔다. 아이들과 함께 동백열차를 타고 오동도를 돌았다. 아이들은 오동도 분수대에서 놀았다. 노을이 지고 있었다. 다시 가치를 타고 돌아왔다. 밤은 늦었고 둘이 다시 헤어졌다. 오동도에는 오동나무가 없고 둘 사이에는 아직 건너지 못하는 벽이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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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키즈의 생애 18편 오동도에는 오동나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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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국경선
- 물의 국경선 나 희 덕 세계의 물이 점점 빨리 돌고 있다 담수가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열대와 아열대의 물이 마르고 있다 남반구의 물이 북반구를 향해 속수무책으로 빨려 들어가고 마지막 빗방울을 본 것이 언제였을까 전쟁이 난 것도 아닌데 북쪽으로 북쪽으로 물을 찾아 이동하는 난민들 국경에 줄을 서서 고무호스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만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국경은 얼음처럼 단단하다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고 마른 돌멩이들만 울퉁불퉁 기념비처럼 쌓여 있다 아주 멀리서 빙하가 속수무책 무너져 내리고 세계의 물이 더 빨리 돌기 시작하고 담수 한계선이 북상하고 있다 물풀 한계선처럼 수목 한계선처럼 지도 위에는 매일 새로운 물의 국경선이 그어진다 ----------------------------------------------------- 시인들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 영감을 가지고 노래하곤 한다. 그래서 잡히지 않는 '마음'과 '영혼'을 다루는 이들이 시인이다. 하지만 나희덕은 최근의 시집 『시와 물질』에서 세상의 모든 물질을 노래한다. 물질은 눈에 보이고 손으로 잡을 수 있는 현실 인식의 토대여서 문학 속에서는 늘 배경으로 존재하는 편이나 이 시집에서는 시의 중심에 전면에 배치된다. 그리고 시인은 '詩라는 물질'을 말하기도 한다. 시인은 물질의 세계, 물질의 우주 속에 인간이라는 물질도 모든 사물과 평등한 하나의 물질일 뿐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모든 생명체는 하나의 생명공동체라는 인식을 이끌어낸다. 이 시에서 시인은 물의 국경선을 보고 염려하고 있다. 요즘 매일 아침부터 30도에서 시작해서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45도를 넘어선 유럽의 폭염이 아시아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기후환경이 이렇게 전 지구적으로 위기에 이르렀다. 물풀 한계선, 수목 한계선처럼 지도 위에 매일 새로운 물의 국경선이 그어진다고 걱정한다. 자본의 문명 속에서 '마음'과 '영혼'도 병들었건만 세상을 이루는 ‘물질’도 그 한계에 이르렀다는 위기감을 우리들 손에 쥐어준다. ‘시라는 물질’도 이 위기의 물질이 된 지구를 위해 현실 삶에 동원된 것이다. (박두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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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난초
- 지리산 특정식물 약난초 섬진강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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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들꽃사진반
- 「섬진강 편지」 - 구례들꽃사진반 비에 젖으며 노고단 간다 안개빛 젖은 꽃들 보러 간다 혼자가 아니라 구례들꽃사진반 벗들 이약이약하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구름 속의 노고단 간다 새로운 나도수정초 군락을 찾았다 젖었으나 신비로움은 그대로이다 운해 속의 함박꽃은 또 다른 매력이다 복주머니란은 시들었지만 쥐오줌풀 나리난초 쥐다래꽃 미나리아재비 붓꽃 영국병정지의 큰뱀무 범꼬리는 피어난다 봄꽃들 지고 여름꽃들이 기지개를 켠다 함빡 젖었으나 사람의 마을에서 시들었던 마음이 노고단길에 서면 함박꽃처럼 활짝 피어나니 어찌 이 길을 좋아하지 않을쏘냐 *구례들꽃사진반은 20여명의 회원이 지리산과 섬진강변의 들꽃들을 찾아 이름을 불러주며 매년 가을 천은사 보제루에서 들꽃사진전을 열어 들꽃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구례들꽃도감'을 준비하고 있다. -나도수정초 -정상부는 아직 함박꽃이 한창이다 -영국병정지의 -상복을 입은 함박꽃 -함께가는 사람들 -구례들ㄲ초사진반 -개다래꽃 -세잎종덩굴 -붓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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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하늘다람쥐
- 「섬진강 편지」 - 아기 하늘다람쥐 내내 기다리던 비가 내리자 사람 떠난 앞집 치자꽃 피었다 밤 내 뒤척이게 하는 까짓 몇 푼 없었던 셈 치자 치자꽃 피었으니 뻘생각 떨쳐버리고 안개 끼인 숲으로 가자 아기 하늘다람쥐 떨어졌다 다시 오르며 날개짓 연습하는 생명의 숲으로 가자 순백의 요정 나도수정초 무리 피는 갈매빛 갈맷빛 숲으로 가자 한 뼘 병아리난초 꽃피기를 숨죽여 기다려 주는 매화노루발 숲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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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참기생꽃을 찾아서
- 「섬진강 편지」 - 지리산 참기생꽃을 찾아서 해마다 이맘때면 만나러 가야 하는데 하는데 서성이게 하는 이름이 있다 마음만 있으면 어딘들 못 가랴 하지만 쉽지가 않다 지리산길 9km 해발 1600고지에 올라서야 만날 수 있다 지리산 참기생꽃 지난 만남의 날자를 헤아려본다. 중봉 부근에서 22년 6월 10일, 그리고 지난해 영신봉 부근에서 5월 30일이다 그 자리에서 피었을까, 하마 져버렸을까 구례들꽃사진반 회원들과 함께 하는 길이라 산길 오르는 내내 애가 탄다 참기생꽃을 보고 싶어 나선 이들이 꽃을 볼 수 있을까 산행 다섯 시간 만에 힘들게 꽃자리에 도착했다 지난해 꽃핀 날보다 열흘이나 늦게 왔는데도 아, 이제 겨우 눈곱만한 꽃몽우리만 달려있다 아쉬움에 서성거리는데 비명소리가 들린다 눈 밝은 이가 꽃을 찾아냈다 딱 한 송이 참기생꽃이 피어있다 꽃 앞에서 감사인사를 올린다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는 마고할미 감사합니다 10시간, 이만 팔천 보, 18킬로의 힘든 산길이었지만 한해 한번 만날 수 있는 지리산 참기생을 만나고 산을 내려오는 걸음 가뿐하다 내년에는 반야봉의 참기생을 찾아뵈야겠구나 벌써 마음이 설렌다 참, 세석습지에서 지난 해에 처음 만났던 습지등불버섯을 다시 만나 반가웠다. *참기생꽃 앵초과 기생꽃속으로 가야산, 지리산 이북의 고산지역에 자생하는 특산식물 산림청 선정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1997) 환경부 선정 보호야생동ㆍ식물(1997) - 두루미풀 -큰황새냉이 -구상나무 열매 -구상나무 숫꽃 -쥐오줌풀 -자주솜대 -참기생꽃 -습지등불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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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참기생꽃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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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침 선물
- 「섬진강 편지」 -새아침 선물 이런 아침, 새아침을 가만 맞을 수가 없어 동틀 무렵 섬진강을 따라 피아골 들머리로 달렸습니다. 강길에는 밤꽃들이 피어 향기를 나누고 농부들은 논 고르기 묵언수행 중입니다 다시 강길 거슬러 베트남 사파 다랭이논은 저리가라 지리산 자락 산동 사포마을 다랭이논으로 갑니다 지리산 생명의 숨길, 우리가 지켜야 할 농업문화유산 다랭이논 아침빛을 담아 새 아침 축하선물로 보냅니다 -202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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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복주머니란
- 「섬진강 편지」 - 지리산 복주머니란 애타게 기다렸다. 다른 해보다 열흘쯤 늦게 핀 것 같다. 꽃 앞에 엎드려 꽃송이 하나 둘 세어보는 사이 축하사절 하얀나비도 왔다 간다. 아래쪽 숲에 피던 한 송이는 사라졌다. 꽃을 찾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다 보니 임걸령까지 가고 말았다. 임걸령 샘물에 목 축이고 돌아오는데 느닷없이 우르릉 꿍꽝 천둥벼락 요란하더니 우박 섞인 장대비가 쏟아진다. 비옷도 없이 함빡 비를 맞는데 제법 아프다. 요즘은 노고단 오를 때마다 기상이변이다! 아, 겨우 피어난 복주머니꽃 상했겠다. -2025. 5.29일 노고단에서 성삼재 하산길에 천둥벼락 요란하고 우박 섞인 된비가 쏟아짐 - 산행 중에 만난 구례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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