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Home >  문화예술
실시간 문화예술 기사
-
-
역설의 꽃
- 「섬진강 편지」 -역설의 꽃차일봉에서 흘러 우번대 상선암 거쳐 천은사 계곡 지나 물들의 감옥천은저수지 가뭄 깊어 바닥 드러나니 백골꽃이 피는구나푸르렀던 나무가 무기징역살이 물속에서 침묵의 꽃을 피웠구나 물속에서 핀 바짝 마른 흰꽃이라니,저 역설의 꽃은 피어 쩍쩍 갈라질 메마른 세상을 예고하는구나
-
- 문화예술
- 섬진강 편지
-
역설의 꽃
-
-
딱 한송이지만
- 「섬진강 편지」 - 딱 한송이지만 꽃봉오리를 올린 그제부터 숨죽여 기다렸는데 오늘 아침 드디어 꽃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아침 7시 10분부터 몇 번씩 나가 들여다 본다. 부처꽃의 호위를 받으며 5시간 만에 꽃문을 활짝 열었다. 저 순백의 연꽃, 너무 늦어 못 오시나 아니, 이제 영영 아니 오시나보다 했는데 이 폭염을 뚫고 오시다니, 하루 종일 오도 가도 못하는 마음으로 순백의 꽃주변만 맴돈다. 폭염경보 아니 폭염중대경보 아무리 떠들어봐도 저 순백이 피는 한 여긴 화엄세상, 견딜만한 세상이다.
-
- 문화예술
- 섬진강 편지
-
딱 한송이지만
-
-
천마의 계절
- 「섬진강 편지」 - 천마의 계절 지난주 노고단길에서 천마를 발견한 후에 여기저기서 천마에 대한 정보가 많아졌다. 산동 지리산 자락 어디쯤에서도 봤고 만복대에서도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침 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산야초반 수업 장소가 만복대여서 출발하기 전에 단체 카톡방에 천마 사진을 올려놓고 ‘천마 찾기’를 만복대 미션으로 정했다. 13명이 출발한 산행, 폭염특보가 내린 날이라 걱정이 되었지만 대부분 그늘진 숲길이라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만복대 숲길은 일월비비추와 바위채송화, 하늘말나리가 주인이었고 지리터리풀, 까치수염, 노루오줌, 산수국, 여로, 동자꽃, 둥근이질풀, 마타리, 등골나물, 개시호, 속단 꽃을 피워놓고 반겨주었다. 찾았다! 천마!! 정령치에서 만복대길은 2km인데 1km 조금 지나서 함성이 터졌다. 서울에서 새벽길 달려온 김혜영 작가가 천마를 발견했다. 최근 <아보카도>란 소설을 펴냈고 두 번째 장편을 계약했다는 김작가에게 천마를 발견한 순간 천군만마의 기운이 전해졌으리라 덕담을 건넸다. 지리산문화학교 산야초반 수업 덕분에 만복대 천마를 만나 내 들꽃살림도 그만큼 윤택해진 것이니 나 또한 만복대의 복을 받은 것이다. 내려오는 길에 대낮인데도 온 숲을 쩌렁쩌렁 울리며 계속되는 울음소리에 한참 길을 멈췄다. 저 고라니도 천마를 발견하고 친구들을 부르는 것일까!!
-
- 문화예술
- 섬진강 편지
-
천마의 계절
-
-
노고단 천마
- 「섬진강 편지」 -천마 노고할미! 오늘도 귀한 선물 주셔서 고맙습니다. 2026년 7월 20일, 모처럼 맑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일출을 볼까 하여 구례들꽃사진반 회원들과 새벽 4시에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향해 길을 나섰다. 안개가 짙은데도 헤드랜턴 불빛 너머 처음 보는 꽃이 눈에 확 띄었다. 잎 없이 줄기만 있는 무엽란 종류다. 혹, 한 번도 본 적 없는 전설의 ‘차일봉무엽란’이 아닐까!!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내려오는 길에 찾기 쉽게 위치를 확인해 두었다. 구름 속 노고단정상에서 범꼬리, 지리터리, 원추리와 놀다가 내려오는 길에 아침에 확인해 둔 꽃을 찾아보니 전설의 꽃은 아니었으나 귀한 ‘천마’였다. 심봤다! 산림청에서 ‘희귀식물 위기종’으로 지정할 정도로 보기 힘든 천마를 3촉이나 발견한 것이다. 지리산 천마 덕분에 20여 년 전 덕유산에서 처음 천마를 만났을 때 썼던 시를 다시 꺼내 읽어본다. .................................................................................. 천마 -짧은 사랑의 때 햇빛을 누릴 이파리조차 없다네 꽃 피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그나마 꽃 피는 날도 길지 않다네 꽃대 그만 사그라지면 지상에 남은 흔적은 없다네 참다 참다 더는 못 참아 터져 나오는 외침처럼 썩은 참나무 뿌리 위로 불쑥 솟구친 한줄기 사랑 천마 꽃 피는 바로 지금 그대 앞의 지금이 그 짧은 사랑의 때라네 -김인호 포토포앰 ‘꽃앞에 무릎을 꿇다’중에서 #천마 #지리산천마 #구례들꽃사진반 #노고단
-
- 문화예술
- 섬진강 편지
-
노고단 천마
-
-
고통에 대하여
- 고통에 대하여 붓다는 29세에 출가하여 35세에 깨달음을 얻고 45년간 중생을 구제하다가 80세에 열반에 들었다고 한다. 붓다의 처음 깨달음은 일반적으로 사성제와 연기법으로 정리되어 이야기되는데 그 사성제의 첫 번째가 고苦다. 그리고 불가에서는 苦를 또 셋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다치거나 병들어서 오는 육체적인 고통의 괴로움(苦苦)과 흐르는 세월 속에 어느덧 늙어 죽음에 이르는 덧없음에 대한 괴로움(行苦)과, 좋아하는 것들과 사랑하는 이들을 잃어, 즐거움이 사라지는 괴로움(壞苦)이 그것이다. 그렇게 보니 인생은 고해苦海라는 말이 단순히 과장된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붓다의 고苦는 고통과 괴로움이라는 단순히 즐거움의 반대 개념만은 아니라고 한다. 고苦는 산티크리스트어로 두크아, 둑카,이며 그것은 깨달음, 해탈, 산티(평화)의 반대 개념으로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붓다의 고는 단순히 세상살이의 괴로움이라는 개념을 넘어 한 존재의 본질적 인식까지를 포함한, 그런 존재 자체의 근본적 불완전성에서 오는 의미의 괴로움, 고통의 개념까지를 포함하고 있는 인식인 것이다. 그렇게만 생각하면 우리는 태어난 것 자체가 고苦요, 존재 자체가 고苦이며 사는 것 자체가 고苦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는 일이 어디 그런가. 당신은 즐거움이라는 것은 1도 없이 살고 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즐겁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여서 즐겁고, 돌아와 쉴 수 있는 아늑한 방이 있어서 행복하다. 어쩌면 괴로움을 느낄 틈도 없이 바쁘게 살고 있다. 현실이라는 것이 그런 것 같다. 내가 무엇에 집중하며 사느냐에 그 순간 괴로움과 즐거움이 교차 된다. 어쩌면 수상가옥 같은 것이기도 하다. 빠져 죽을 수 있는 깊은 물이지만 그 위에 배를 띄워 집을 짓고 살고 있는 것이 우리다. 죽음 위에 삶이 있는 것이다. 언젠가는 그 배가 낡아 물에 빠져 죽음에 이른다 해도 배를 타고 있는 동안이 삶이며, 삶은 그래서 ‘과정’일 뿐이다. 인생 뭐 별거 있냐고 흰소리 치는 말에는 사는 동안 반드시 무엇을 해야 한다는 목적이나 결론은 없고 단지 ‘과정’일 뿐이라는 뜻이 강하게 담겨 있다. 어차피 인생의 시작과 끝은 우리의 것이 아니다. 한 목숨 얻어 살고 있는 ‘과정’만이 우리 것이다. 그러고 보면 순간순간, 하루하루라는 ‘과정’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가.
-
- 문화예술
- 지리산 편지
-
고통에 대하여
-
-
꽃무릇
- 꽃무릇 박 석 면 잎이 있어야 꽃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는데 넌 잎이 없어도 꽃을 피울 수 있다지 넌 짝 없이도 사랑을 할 수 있다지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사랑할 수 있다는 말 너에게는 한낱 너스레 네 잎과 꽃은 혼자 사랑하다 혼자 죽어갈 뿐 꽃이 진 뒤 다시 잎으로 태어나 잎은 땅 위에 꽃은 하늘로 치솟아 산을 붉게 물들인다지 죽어서 꽃을 사랑하고 쓰러져 잎을 사랑하는 일 한 사람이 죽어야 한 사람이 사는 하, 그게 사랑인거지 ---------------------------------- 꽃은 꽃대로 사랑하고 잎은 잎대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꽃이 져서 잎을 피우고 잎이 져서 꽃을 피우는, 한 사람이 죽어서 한 사람을 살리는 그런 사랑, 사랑은 그런 것이리. 그립고 안타까운 일만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사랑을 본 것이리.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만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꽃은 꽃대로 잎은 잎대로 혼자 사랑하다 혼자 죽어도 그것은 하나의 꽃무릇, 그런 꽃무릇들이 무리 지어 산사를 붉게 물들인다.
-
- 문화예술
- 시를 찾아서
-
꽃무릇
-
-
에긴강(Egiin River) 숲에서 일박
- 에긴강(Egiin River) 숲에서 일박 오랑터거 분화구 아래 숲에서 야영, 간밤에 세찬 소나기가 내렸지만 새벽 시간에 비가 그쳐 6시부터 10시까지 오랑터거 분화구안에서 야생화 탐사시간을 가졌다. 분화구로 내려서니 금매화와 조선바람꽃 군락이 펼쳐져 정신이 팔렸는데 숲 저쪽에서 외침소리가 들린다. 꽃 핀 털복주머니란을 발견한 것이다. 이제 마악 피어나는 중이지만 몇 송이가 피어 기다려준 것 같다. 백두산에서 보고 20여 년 만에 보는데 어찌 반갑지 않을쏘냐 앞에서 보고 뒤에서 보고 위에서 보고 또 본다 20여 종의 꽃을 보고 분화구 정상으로 올라서니 피뿌리풀이 바람에 흔들린다. 제주 어느 오름에서인가 만났던 귀한 피뿌리풀이 만주 초원에서는 널려있다. ‘피뿌리풀’은 독성이 있어서 소나 말들이 먹지 않기 때문에 초원에서도 잘 살아가고 있다. 제주의 피뿌리풀과 몽골의 피뿌리풀의 연결고리는 무엇일까? 분화구 탐사를 마치고 내려와 무릉시내 마트에서 장을 보고 홉스골로 달린다. 홉스골과 조우를 생각하니 가슴이 설레인다. 들꽃사진을 담는 이이 꼭 가보고 싶어 하는 성지 같은 홉스골과 첫 만남이다. 2박 3일의 여정, 징키스칸공항에서 다르항을 거쳐 잘못 들어 되돌아 나온 길까지 합하면 대략 1,000km를 달려왔다. 길이 어긋나 놓쳤던 고**박사 일행을 천신만고 끝에 찾아 홉스골 입구 에긴강가 숲에 텐트를 쳤다. 홉스골 Khövsgöl 이라는 이름은 "Khob Su Kol, 큰 물이 있는 호수"를 의미하는 투르크어 에서 유래했다. Göl 은 투르크어로 "호수"를 뜻한다. *홉스골, 어머니의 바다 몽골에서 ‘어머니의 바다’라고 불리며, 울란바토르에서 북서쪽으로 약 700km가량 떨어진 홉스골은 199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호수의 크기(2,760km)가 제주도의 1.5배로 세계에서 14번째로 큰 호수이며, 몽골에서 2번째로 큰 호수이다. 담수호로는 몽골에서 가장 큰 호수이다. 러시아 바이칼 호수와 자매 호수라고 불리며 바이칼 호수의 시원(始原)이기도 한 홉스굴 호수는 12종의 어류, 200종이 넘는 조류와 순록, 산양, 곰, 늑대 등의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
- 문화예술
- 섬진강 편지
-
에긴강(Egiin River) 숲에서 일박
-
-
오랑터거숲에서 일박
- 「몽골에서 띄우는 섬진강 편지」 - 오랑터거숲에서 일박 오늘은 새벽에 몽골에 도착한 고**박사 일행과 합류하기 위해 훕스굴 쪽으로 달려가야 한다. 강가에서 햇반을 끓여 간단한 요기 후 텐트를 정리하고 길을 잡았다. 유목민들이 아름다운 길이라고 추천해 준 다르항에서 차강노르(테르힝 차강 노르 호수, 동서로 약 16km)를 지나 산트(Сант/ᠰᠠᠩᠲᠤ/Sant)로 해서 블강까지 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 40km쯤 가니 다리를 막아놓아 갈 수가 없다. 경찰이 막아서서 돌아가라 한다. 참 대책 없는 일이다. 다시 다르항으로 돌아와 다르항-에르데네트 고속도로를 탔다. 에르데네트 못 미쳐 자르갈트솜에서 솔나리,피뿌리풀,솜다리,뻐꾹채 등의 야생화 군락을 발견하여 촬영을 하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고**박사 일행이 블강 지나Uran ToGoo Dead Volcano(오랑터거 화산)에서 야영을 할 계획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어두워지기 전에 오랑터거 화산을 찾아야 한다.에르데네트를 지나는데 차가 막힌다.급한 마음에 도시를 돌아가는 우회로를 찾아 먼지를 날리며 달리고 달린다.에르네데트는 몽골 제2의 도시로 노천광산이 발달한 광업도시다. 블강을 지나 휴게소를 만났다.그 휴게소 옆의 골짜기가 야생화의 대군락이다.붉은 작약,금매화,미나리아재비 등의 군락이 펼쳐져 있다.시간에 쫓겨 급하게 위치를 확인하고 돌아오는 길에 여유 있게 둘러보기로 한다. 저녁8시가 되어 오랑터거 화산에 도착하여 고박사팀을 만나 텐트를 치고 나니 비로소 마음이 놓인다.하루 종일 달려온 길이 약400km로 길고 고단한 하루의 여정이었다. * ‘오랑터거’는 몽골어로‘불의 솥’이라는 뜻으로,솥처럼 둥글게 패인 분화구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몽골 북부 블강 지역에 위치한 화산으로,해발1,680m,분화구 지름은500~600m,깊이는50~60m입니다.분화구 내부에는 풀밭과 작은 물웅덩이가 형성되어 있으며,자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지역이다.독특한 지형과 지질학적 가치로 몽골을 대표하는 화산지형 관광지이다. 2025년에 한국인 관광객이 강풍에 미끄러지면서 사망했던 곳이다.
-
- 문화예술
- 섬진강 편지
-
오랑터거숲에서 일박
-
-
카라강변에서 일박
- 「몽골에서 띄우는 섬진강 편지」 - 카라강변에서 일박 서울에서 약 3시간을 날아 징기스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마중 나온 조카의 2인승 산악용 지프를 타고 약 4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다르항의 카라강(Kharaa River) 강변이었다. 강가에는 유목민들이 양털을 깎는 작업장이 있었고, 우리는 그 옆에 텐트를 치고 몽골에서의 첫날밤을 맞았다. 하지만 텐트를 치기 전 반드시 허락을 받아야 할 존재가 있었다. 바로 반카르(Bankar)다. 반카르는 몽골 초원에서 유목민의 가축을 지키는 강력한 가축 수호견(Livestock Guardian Dog)이다. 유목민들에게 이곳에 텐트를 쳐도 괜찮겠냐고 인사를 나누고 악수를 건네자, 계속 차 주변을 맴돌며 으르렁대던 반카르가 그제야 경계를 풀고 조용해졌다. 오후 8시 30분. 카라강 위로 저녁 햇살이 물들기 시작했다. 강변을 감싸는 황금빛 풍경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웠다. 어둠이 내리자 가축들과 유목민들은 게르로 돌아갔고, 넓은 강변에는 잠자리를 찾아온 새들 수런거림과 바이칼 호수를 향해 흐르는 강물 소리만 남았다. 밤이 깊어지면서 축축한 안개가 강 위를 덮어 별빛은 기대만큼 선명하지 않았다. 대신 밤새도록 기차 소리가 들려왔다. 다르항은 러시아의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결되는 몽골 종단철도가 지나가는 길목이다. 적막한 초원 한가운데서 울려 퍼지는 기차의 기적 소리는 몽골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을 잇는 거대한 대륙의 흐름을 실감하게 했다. 겨울날 저 기차를 타고 꽁꽁 얼어붙은 바이칼 호수에서 쏟아지는 별빛을 담는 상상도 해본다. 몽골의 대표적인 공업도시인 다르항(Darkhan)은 몽골어로 ‘대장장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도시 서쪽을 따라 흐르는 카라강은 몽골 북부의 중요한 하천으로, 그 유역은 몽골의 핵심 경제권 가운데 하나를 이룬다. 수도 울란바토르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철도와 도로가 이 강을 따라 발달했으며, 주변 농업과 산업 역시 카라강의 물에 의존하고 있다. 카라강은 단순한 강이 아니다. 몽골 북부의 산업과 농업을 떠받치는 생명선이자, 다르항의 성장과 함께해 온 젖줄 같은 존재다. 대장장이의 도시를 바라보는 카라강가 텐트 안에서 몽골에서의 첫날밤에 대한 설렘으로 쉽사리 잠들지 못하고 뒤척였다. -섬진강 / 김인호
-
- 문화예술
- 섬진강 편지
-
카라강변에서 일박
-
-
일상 속의 계율
- 일상 속의 계율 오늘, 잠을 자다가 새벽 1시경에 깼는데 갑자기 발등에 통증이 심한 것을 느꼈습니다. 꿈을 꾸고 깬 것도 아니고 무엇에 물린 것도 아니고 그냥 자다가 일어난 건데 아마도 통증 때문에 깬 것 같았습니다. 화장실을 가는데 절뚝거리며 겨우 걸을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발이 부은 것도 아니고 타박이나 외상도 없는데 너무 통증이 심한 겁니다. 원인을 알 수 없고 너무 이상해서 AI에 증세를 소상히 말하며 물어보니 근육염증이나 피로골절일 것이라는 예측을 하더군요. 처음 듣는 질환이었어요. 어제 한동안 못한 일들을 오전, 오후에 걸쳐 하루 종일 좀 심하게 했는데 그것이 원인일 거라는 답변이었습니다. 아무런 외상이 없어도 자신의 육체적 한계에 오면 피로 자체로 근육염증이나 가벼운 골절상을 입게 되는데 이것을 ‘피로골절’이라고 하더군요. 상처도 없고 붓기도 없는데 통증이 심한 겁니다. AI는 정형외과에 가서 정확히 진단을 받으라고 권하는군요. 아무렇지도 않던 멀쩡한 사람이 자다가 일어나 갑자기 통증으로 걷지 못 하니 너무 황당하더군요. 그동안 하루의 일과를 짜면서 오전이건 오후건 2시간 이상 바깥일을 하지 않으려 생각했고 그렇게 해왔는데 스스로 결정을 어긴 탓이기도 했습니다. 세상살이를 하면서 사람들은 나름대로 해야 할 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스스로 생각하며 정해 놓고 사는 경우가 많지요. 그것을 매우 엄격하게 지키시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세상의 불의에는 분노하면서 자신의 불의에는 너그러운 편이지요. 종교나 비종교를 떠나 이런저런 계율은 많지만, 저는 힌두의 계율 중 니야마(자기완성을 위한 도덕율)의 산토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것은 한마디로 말하면 ‘만족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데 금수저로 태어났든 흑수저로 태어났든, 또는 살아오는 과정에서 자신의 노력에 대한 결과와는 관계없이,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계율입니다. 이것은 그 상황에 대한 포기와 위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적인 생명력에 대한 긍정성을 말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말이야 쉽지, 실제 삶에서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요. 출가 수행자도 아니고 가정을 꾸리며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일이겠지요. 하지만 반드시 실천하고 이루어야 한다는 것보다는 사는 동안 이런저런 상처를 입거나 치유하면서도 어쨌든 크게는 어딴 상황에서라도 ‘삶의 만족’이라는 그 방향으로 흘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 문화예술
- 지리산 편지
-
일상 속의 계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