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섬진강 편지
실시간 섬진강 편지 기사
-
-
‘지리산-人’ 인터넷신문 창간 알림
-
-
「섬진강 편지」
- ‘지리산-人’ 인터넷신문 창간 알림
지리산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지리산권공동체권’를 지향하며 지난 12년 동안 발행해왔던 ‘지리산-人’ 종이신문을 인터넷 신문으로 전환함을 알리는 자그마한 자리를 가졌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신문 발행에 마음을 써오신 선배님들께 인사를 드리고 인터넷신문의 출발을 알리는 자리였습니다.
식전행사로 지리산 지역의 풀뿌리신문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신문의 고민과 나아갈 길에 대해 토론이 시간도 가졌습니다 하동의 ‘오하동’, 구례의 ‘봉성신문’, 남원 산내마을신문‘, 함양마을신문 준비모임 사람들이 함께해주어 좋았습니다.
지리산 사람들, 그리고 지리산과 섬진강의 푸른 생명이야기를 아우르는 인터넷신문 ‘지리산- 人’에 들려 인터넷신문 문 여는 날 기사에 댓글로 격려도 부탁드립니다.
지리산-人 인터넷신문 보기 http://www.jirisan-in.net
-섬진강 / 김인호
*회원 가입을 하시면 생생한 지리산 소식을 메일서비스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2021-12-08
-
-
구례 구안실을 찾다
-
-
「섬진강 편지」
- 형제의 절명시
새와 짐승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니
무궁화 나라는 이미 사라졌구나
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옛일 돌이켜보니
문자나 안다는 사람 인간되기 어렵구나
-매천 황현 절명시 중에서
1910년 8월, 한일합방 소식에 지리산자락 구례에 살던 한 선비가 절명시 4수를 남기고 자결하였다는 소식이 전국에 퍼졌고 선비들은 매천 황현의 절명시를 베껴 외었다.
그렇게 매천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매천의 아우 석전 황원의 절명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석전 황원은 매천의 15살 아래 동생으로 1910년 9월 10일 매천이 순절한 이후 형의 순절을 세상에 알리고 그의 정신을 계승하는데 전 생애를 바쳤다
형 매천처럼 행동에 거리낌이 없었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굽히는 법이 없이 당당하였고 의가 아니면 행동하지 않았다한다
그를 잘 아는 사람도 구례 황원이라고 하면 모두들 자리를 피했는데 그만큼 일제감시의 추궁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일제의 포악이 극에 달하던 1944년 2월 17일, 황원의 나이 75세, 천은사 가는 길목에 있는 월곡저수지에 몸을 던졌다. 그의 옷깃에 꼬깃꼬깃 접어서 꿰맨 절명시가 숨겨 있었다.
절명시(絶命詩)
황원(黃瑗)
滄海滔滔日倒流 푸른 바다 넘치고 날은 거꾸로 흐르는데
蒼生不救竟無謀 백성을 구하지 못하고 마침내 꾀도 다하였네
空老人間無一補 헛되이 늙은 인간은 조금도 보탬이 안 되니
不如先去帝京遊 먼저 하늘나라에 가 노는 것만 못하구나
國已邱墟民又亡 나라는 이미 폐허가 되었고 백성 또한 망했는데
何必忍辱守書床 구태여 욕을 참고 책상만 지키고 있으랴
小事營營如大事 작은 일도 큰일처럼 분주하게 쏘다녔으나
丈夫志氣愧田光 대장부의 기개는 전광에 부끄러울 뿐이네
매천 황현과 석전 황원 형제의 두 죽음, 두 절명시 사이엔 1910년에서 1944년까지 35년의 세월이 흐른다. 여기에 1945년 한 해를 더한 36년은 이 강산이 깊은 어둠 속에 묻혔던 일제강점기와 딱 일치한다.
------------------------------------------------
매천 황현, 석전 황원 두 형제가 살았던 구례 간전면 수평리 구안실이다. ‘구차하지만 그런대로 지낼만하다’는 뜻의 구안실은 매천의 ‘구안실을 짓고서’라는 시에 그 정경이 잘 그려져 있다.
16년 동안이나 살면서 후학을 기르고 「매천야록」 등 저술과 1,000여 편의 시를 지었다는 뜻 깊은 곳인데 집터는 허물어져 알 수가 없고 그나마 희미한 흔적이 남아있는 샘터만이 헛헛한 마음을 달래준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다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찾아온 이들이 잠시 쉬어갈 만한 정자 하나 쯤은 있어도 좋으련만,
꼬마전구처럼 작은 감을 매달은 구안실길 늙은 감나무가 미안하다는 듯 눈을 깜박 깜박댄다.
-섬진강 / 김인호
-
2021-12-06
-
-
벚꽃 피는 겨울
-
-
「섬진강 편지」
- 벚꽃 피는 겨울
급히 보건소 돌담 골목을 돌아 나오는데 무엇이 희끗하여
차를 돌려 가보니 설마 했던,
벚꽃이 피어 환합니다
한 두 송이 그렇게 핀 게 아니라
한 그루 온몸으로 꽃을 피웠네요
베트남살이 할 때 12월에 복사꽃 울긋불긋 피는 게 마냥 신기했는데
이제 먼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동네 이야기가 되었네요
눈여겨보니 철 모르고 피어난 철쭉 꽃들 여기저기 흔하고
붉은, 흰 애기동백꽃들도 피었습니다
꿈속의 봄날인가 노랑나비까지 날아다니는 그런 날
저는 비염이 도지고 마을에는 마악 부음이 도착했네요
철 모르는 꽃같은,
암튼 그대도 두서없는 날씨의 환절기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섬진강 / 김인호
-
2021-11-29
-
-
나비가 돌아왔다
-
-
「섬진강 편지」
- 나비가 돌아왔다
강변에 나비가 돌아왔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저것은 세계가 변하는 일이다.
-「나비가 돌아왔다」 전문
이시영 시인의 새 시집을 받았다.
앞전 시집 <하동>에서는 시집 표지 사진 게재하는 영광을 얻었는데 이번 시집에도
‘복원’이란 시에 등장하고 있으니 이 시집도 나의 책꽂이 특별코너에 놓일 것이다.
나는 지금 이시영 시인이 태어난 고향 마을 옆 마을에 살고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한 마을이지만 윗마을과 아랫마을로 나뉘어 있어 옆마을인 것이다.
아랫마을이 건너다보이는 들길을 걸을 때나 시인이 자란 마을 앞을 오갈 때마다
시인의 시 ‘내 마음의 고향’ 연작에 나오는 논실댁, 봄면댁 같은 마을사람들의 이름과
읍내중학교로 가는 가름젱이 길 같은 것들을 가늠해보곤 한다.
지역에서 발간한 옛 사진집을 보다가도 신작로를 걸어가는
중학생의 모습이 시인의 모습이 아닐까 한 번 더 들여다보곤 한다.
1990년 도서출판 한길사는 <한길문학> 창간과 함께 <한길문학예술학교>라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만들었었다.
진보진영의 문인들이 대거 참여한 문학학교로 수강 희망자들이 많아 면접을 통해 수강생을 선별 선발했을 정도였다.
야간 시반 담임은 고정희 시인이었다.
자상한 누이 같고 서글서글한 성격 탓에 우리는 본 수업보다는 2차 맥코이호프수업을 즐겼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고정희 시인은 마닐라의 아시아 종교음악연구소 초청 '탈식민지 시와 음악 워크숍' 참여작가로
필리핀으로 떠났고 그 후임을 이시영 시인이 맡게 되었다.
그렇게 이시영 시인과 사제간으로 첫 만남이 시작되어 30 여년이 지났다.
그동안 나는 어찌어찌 시인의 고향마을에 자리를 잡고 살게 되었으니 참 긴 인연을 이어가게 되었다.
-섬진강 / 김인호
-
2021-11-29
-
-
구층암 가는 길
-
-
「섬진강 편지」
-구층암 가는 길
화엄사 아침 산책길,
사선의 아침 햇살을 받는 노고단은 언제 눈이 왔던가 싶게 말금하고
4사자3층석탑 주위의 잡목들을 정리해 노고단이 훤히 내다보여 좋습니다. 어머니께 아침공양차를 올리던 연기조사도 슬몃 노고단 능선을 돌아보는 것 같습니다.
구층암 가는 대밭길,
단풍나무들은 혼신의 힘을 쏟아내고 천불보전 모과들은 막 삭발한 스님머리처럼 반짝입니다. 해우소 곁의 감나무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감이 열렸습니다. 감이 오지게 열렸다는 말에 기후 환경이 좋지않아 종족번식 본능인갑다는 스님의 답입니다.
아침 산책길이 이런저런 해찰길이 되어 3시간이 훌쩍 지나 내려왔는데
점심 무렵 찾아온 시형시제와 다시 구층암에 들렸다가 내려오는 길에
김해화시인의 어머니상 소식을 듣습니다.
이 소식을 들으려고 하루에 두 번이나 구층암길을 걸었던게지요
* "제발 빚 없는 세상 한번 살아보는 게 소원이신 어머니"
이 가을 붉은꽃 보시며 평안히 극락길 가시기를 빕니다
* 김해화 시인의 '우리들의 사랑가4'중에서
- 섬진강 / 김인호
-
2021-11-21
-
-
노고단 첫눈 맞이
-
-
「섬진강 편지」
-노고단 첫눈 맞이
어제 오후 노고단 대피소에 확인을 해보니 2cm 정도 눈이 내렸다길래 '나는 구례다' 친구들에게 카톡을 날렸다
아이젠에 스패치까지 겨울등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새벽 4시 반,
비 내리는 화엄사 주차장에서 출발 눈으로 바뀐 시암재를 지나 성삼재를 오르는데 차가 더 이상 오르지 못한다 차를 돌려 시암재에 주차를 하고 눈길을 뽀드득 걸어 노고단으로 향했다.
앞서간 발자국이 없다 7명 일행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첫눈을 밟으며 진눈깨비를 맞으며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하니 6시 24분이다 대피소부터는 앞서간 발자국이 하나 있다. 새벽 근무를 나간 국립공원 직원의 발자국이다.
앞이 안보 일정도로 날이 흐려 일출을 볼 수 없으니 서두를 필요도 없다. 우회도로를 걸으며 눈길을 즐겼다 대피소부터 오르는 길에는 나무마다 눈꽃(상고대)이 피었다 단풍나무 잎들은 떨어지기 전에 눈꽃으로 다시 피어났다
노고단 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드세다 얼어붙은 바위들은 낯선 얼굴로 드센바람 속에서 명상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무장을 하고도 채 30분을 못 버티고 내려오는 길에 바위와 나무와 풀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저들은 이제부터 봄까지 칼바람 속에서 저를 단련시키고 새봄을 맞을 것이다
노고단 첫눈을 잘 모셨으니 오는 겨울은 내내 눈부시리라 내려가는 길에는 첫눈을 맞으러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눈을 밟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그들의 얼굴에도 첫눈 미소가 환하다 산을 다 내려와 돌아보니 상선암 부근의 붉은 단풍과 차일봉 산정 흰 눈의 대비가 무상한 세월의 오감을 선명하게 그려낸다
-
2021-11-10
-
-
섬진강운해협동조합
-
-
「섬진강 편지」
-섬진강운해협동조합
운해가 운해로운 아침이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운해가 더욱 운해로워질 것이다.
봄가을이면 몽글몽글 피어나는
이 섬진강 운해를 한 가마니씩 담아 판다면
강마을 사람들 살림에 보탬이 되겠지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섬진강 운해협동조합을 만들어야겠다
섬진강 운해 한 가마니씩 신청해주세요!
-섬진강 / 김인호
-
2021-10-06
-
-
구례꽃강
-
-
「섬진강 편지」
-구례 꽃강 코스모스
서시천 건너 지리산 노고단에 흰구름이 걸려있다
그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으니
딱 만년설 배경으로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것 같다
오늘 구례 꽃강의 주연은 서시천 코스모스다
꽃강의 이른 아침 코스모스 길은
섬진강 안개와 지리산 구름과 거미들의 집으로
무대가 더 화려하다
주연 코스모스의 하늘하늘 연기도 무르익었다
꽃강이란 무대의 이름을 참 잘도 지었다
- 섬진강/ 김인호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구례꽃강'을 치면 지도가 나옵니다.
-
2021-10-06
-
-
섬진강 대나무숲길
-
-
「섬진강 편지」
-섬진강 대숲 의자
섬진강 대숲
이 의자에 잠시 쉬어가세요
은결 강물 건너 사성암
너머 큰산 지리산 노고단
왕시루봉 바라보며 지친 마음
살짝 내려놓세요
잠시 잠깐 마스크를 벗고
강빛 가득 산빛 가득 채워 가시고
힘들 때면 언제라도 오세요
섬진강 대숲
이 의자는 당신을 위해
늘 비워둘테니까요
-섬진강 / 김인호
-
2021-09-18
-
-
노고단 물매화
-
-
편지」
-붉은 보석 물매화는 꽃꽃하다
찬투가 꽃이름이라서 시샘이 더 할지도 모르지
다섯 개 붉은 보석이 박힌 왕관표 물매화는
흔치가 않아 보자마자 찬투가 시샘할지도 몰라
태풍 소식에 서둘렀다
노고단 정상에는 벌써 찬투의 척후병 바람이 도착했다
산오이풀도 개쑥부쟁이도 드센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지만
붉은 보석의 왕관표 물매화는 꽃꽃하다
찬투는 캄보디아의 향기로운 꽃이름이라니 향기 날리며 지나가겠지
용담 투구꽃 개쑥부쟁이 벌개미취 진범 바위떡풀 오이풀 산오이풀
노고단의 가을꽃들은 태풍 소식에도 다들 고요하시다
-섬진강 / 김인호
-
2021-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