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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뭐 먹지? 권여선 음식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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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뭐 먹지?' 같은
걱정은 이제는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소박하고 단순한 식단을 추구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렇기도 하다.
음식을 소비 할 아이들이 없다.
한 명뿐인 식구는 한 달을 굶어도 될 만큼 배에 전대를 찬 듯 저장하고 있으니 별 신경 안 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얼굴을 못 알아 볼 정도로 살이 쪘으니 잘 먹기 보다는 어떻게 굶을 수 있는지에 더 신경을 써야 할 형편이다.
사실 그 동안 너무 많은 음식을 해 준 것에 대해 오히려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티비도 음식채널만 보고 책도 음식 관련 책 등 너무 먹는 일에 치중해 온 것 같다.
잘 멕여야 된다는 책임감이 강해 내 손으로 한 음식을 먹는 동물(사람
포함)들에게 너무 많이 멕여 모두 과체중이다.
물론 질도 좋은 것으로 해주려 했지만 양이 만만치 않았던 것을 고백한다.
이런 상황인데도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권여선 이란 저자 때문인데 공선옥과 햇갈렸다.
'춥고 더운 집'에서 고생하던
공선옥의 메뉴가 궁금했던 것인가.
권여선이 적은 여러 가지 음식도 맛깔스럽고 먹음직스럽지만
그 음식을 표현하는 솜씨가 더 맛깔스럽다.
그러고 보면 음식을 소개하는 창의적인 레서피를 만들어 내는 일도 어렵지만,
이렇게 방법과 과정과 맛을 소개하는 산문이 훨씬 어려울 것 같다.
음식을 보지도 않고 침을 흘리고, 꿀꺽 침을 삼키고 배가 고파지니
말이다.
재료의 특이성과 맛의 표현, 그리고 그 음식을 먹게 된 역사 같은
것이 잘 버무려진 맛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권여선의 위장을 추앙하고 싶다.
그녀는 작가들 사이에 알려진 주당인 듯하다.
일단 그녀가 소개하는 음식은 거의 안줏감이다.
사실 주당 눈엔 모든 반찬이 안줏감으로 보이고 어떤 술이 어울리나 먼저 본다.
반찬에 따라 막걸리, 포도주, 중국술, 소주...를 선택하며 먹기도 전에 일차로 안주에 취한다.
우리 집에도 한사람 있어 내가 그 속내를 잘 안다.
난 영양과 맛과 건강을 생각해 만들지만 그의 눈에는 모두 안주로 보이는 것이다.
권여선 음식의 또 하나 특징은 매운맛이다.
청양고추의 그 무시무시한 매운맛을 그녀는 즐긴다.
우리 집 한 사람도 한 때는 그랬다.
청양고추를 듬북 넣어 먹는 사람들이 무섭다.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은 소가죽 같이 튼튼한 위장을 가진 족속들이다.
난 사람들이 고기와 즐겨 곁들이는 날 마늘을 먹지 못한다.
위가 뒤틀리며 아프다.
샐러드에 들어간 약간의 양파나 고기에 나오는 생 양파는 아주 조심해서 극소량만 먹어도 속이 아프다.
물론 술은 안받지만 한 모금이라도 먹으면 다음날 속이 뒤집어지고 머리도 망치로 맞은 것보다 아프다.
술꾼의 소가죽 같은 위장이 정말 부럽다.
나의 위장은 금이 좍좍 그어진 낡은 레이스로 만들어진 것 같다.
세상 참 불공평하다.
맛있고 매운 안주가 가득한 위험하고 맛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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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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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바오 내 친구 어린 바오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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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하동에는 글 쓰는 사람이 많다.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유명한 시인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산이 있고 들이 있고 강이 있고 바다가 근처에 있는 이곳에 살다 보면 시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시인 흉내를
조금씩 낼 수 밖에 없다.
그러다 어떤 이는 진짜 시인이 되기도 하고 소설가가 되기도 한다.
신비하고 장엄하고 영롱하고...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자연과 매일
마주하다 보면
가슴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시심을 주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 뿐 아니라 그림, 노래,
춤 등 여러 방법으로 표출하는 사람들이 지리산 자락에 투성이다.
박남준 시인은 하동의 대표 시인이다.
그가 낸 시집은 하동도서관에 가면 즐비하게 꽂혀있다.
모두 뽑아와 읽어보면
그가 어떻게 사는지 어떤 사람인지
만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시를 쓰는 사람은 시를 쓸수록 마음이 맑아져 마침내 아이같이 순수해 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그의 글을 읽으며
한다.
꿈을 꾸다 사랑하고
마침내 그 사랑을 찾아 떠나고
길고 힘든 여정 끝에 조우하고 입맞춤하고
품에 안고 돌아와 매일매일 돌보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랑이야기에
나무 구멍처럼 빨려 들어간다.
세상에 바오밥나무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 나무의 밤의 모습과 낮의 모습,
사람과 함께 있고 별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 정말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누군가가 깊이 사랑하기에 그 사랑은 전염돼 함께 사랑하게 되는가.
이 사진들만 보아도 사랑스럽고 행복하다.
내 곁에 있진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서 돌보는 이야기는
딱딱한 마음을 말랑말랑 녹여준다.
바오 안녕, 무럭무럭 잘 자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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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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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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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루리가 그린 그림을 오래 들여다본다.
루리는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쓴다.
세상에 읽어야 할 책도 많지만 동화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헌책으로 선물 받았는데 손주에게 주려고 잘 간직하려 한다.
그가 만나는 세상이 어떨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
세상은 너무도 빨리 변했고 변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 빨라져 그와 나는 소통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부모의 사랑이라는 안락한 치마폭에서 나온 그의 세상은 어떤 것일까.
어떤 세상을 만나든 그는 긴긴밤을 견뎌야 하는 날이 올 것이다.
할머니가 쓴 책은 아니지만 할머니가 주고 싶었던 책을 기억하면 좋겠다.
긴긴밤을 견뎌야 아침이 온다.
그의 생애에 긴긴밤이 자주 찾아오지 않기를 바라며,
하지만 그렇더라도 잘 견디기를 바라며.
세상에 하나 남았다 절멸했다는 북부흰코뿔소.
참 신기하게 생긴 이 동물의 눈을 보면 말이 하고 싶다.
입에 알이 든 양동이를 물고 있는 펭귄.
모든 동물이 동무인 세상은 너무 멀고
같은 동물도 동무가 아닌 세상에 살고 있다.
이 긴긴밤을 잘 통과할 수 있을까.
지구 종말이 온다면 끝까지 살아남는 자가 되고 싶은가.
어떤 식으로 남은 자들은 삶을 이어 갈 수 있을까.
코뿔소와 펭귄의 낯 설은 조합의 하모니가 없이 이음은 불가능하다.
누가 어떤 식으로 살아남든 연습이 필요하다.
평화로운 세상에서 조화롭게 살지 못하면
그렇지 않은 세상에서 조화는 더욱 힘들 것이다.
지구의 존속을 원한다면 평화는 매일 연습되어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책의 독서 후에 드는 평화롭지 않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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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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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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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장님
이제 이 업은 끝났어요.
더 이상 유지가 안 됩니다."
"아이들이 채소를 먹지 않아요"
얼마 전 학교급식에 채소를 공급하던 업체 대표가 나에게 한 말이다.
그 업체는 전남과 광주지역에 채소를 납품하는 꽤 큰 업체다. 20년 가까이 그 일을 해왔는데 지난주에 문을 닫았다.
아이들이 채소를 먹지 않다 보니 채소를 납품하던 업체의 매출이 줄고 매출이 줄어드니 더 이상 유지가 힘든 것이다.
아이들이 고기를 좋아하고 채소를 먹지 않으니 학교급식도 채소가 점점 밀려 나간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우리 아이들도
채소를 많이 먹지 않는다.
겨우 겨우 채소를 먹는 것은 주먹밥이나 비빔밥이 아니고는 잘 먹지 않는다.
고기와 라면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된 지 오래일 것이다.
중학생인 아들은 채소를 거의 먹지 않는다.
하루에 먹는 김치양이 손톱크기 3-4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김치찌개에 들어가 있는 것을 먹으니 채소는 끓인 것이 아니면 손이 안 간다.
나는 고기보다 채소를 더 좋아한다.
고기반찬과 채소 반찬이 있으면 내 젓가락은 항상 채소에 먼저 손이 간다.
아이들 젓가락은 항상 고기를 향해 있고 모든 고기반찬이 사라지만
그때서야 채소를 먹어 볼까 하지만 차라리 맨밥을 먹고 만다.
그야말로 청소년의 식단은 육식이 되었다.
"밥보다 빵을 채소보다는 고기를..."
산골에 사는 우리 집 밥상이 이런데 더 말을 하며 뭐 하겠는가?
물론 우리 집 아이들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어려서는 채소를 잘 먹었다.
하지만 성장기에 접어들고 "잘 먹고 잘 커야 할 것 같은데 워낙 먹는 양이 적다 보니
그나마 고기라도 먹여야 하지 않을까 "하다 그렇게 변한 것도 있을 것이다.
그 업체 대표는 채소 유통업을 그만두고 대파 농사를 짓겠다고 시골로 떠났다.
이미 심을 대파모종도 이미 준비했고 땅도 마련했다고 한다.
그만 두니 맘이 편하고 좋다고 했다.
"진작에 그만두고 떠났어야 했어요."
제러미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10억 마리 이상의 소가 있으며 미국에서만 10만 마리의 소들이 매일 도축되고 있다고 한다. 1960년대 이후 중앙아메리카 삼림의 25%가 육우 사육을 위한 목초지로 개간되었다. 육우 방목이 중앙아메리카의 삼림 파괴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30쪽) 하지만 육식은 종말 하지 않고 더 커지고 있다.
육식의 종말이 아니라 채식의 종말이 오고 있는 것이다.
그중 하나는 채소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것에 기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처럼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는 시기에 더욱 그렇다.
텃밭이 없는 사람들에게 쌈채소 600g과 고기 600g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더구나 고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비싼 채소와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고기와의 전쟁으로 본다면 확실히 고기가 승자다.
주변에 식당을 봐도 채소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식당은 거의 없다.
물론 고기가 들어가지 않는 식당을 유지하는 곳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런 채식 식당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시골 지역에서 찾기는 더욱 어렵다.
고기를 선호하는 것은 인간의 DNA에 각인된 욕망일 것이다.
인류문명 전체를 보더라도 사냥을 잘하고 고기를 먹는 것이 몸을 강하게 만들 고 매력적이라는 강력한 믿음이 존재했다.
레너드 쉴레인의 지나사피엔스라는 책을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사람의 식단이 채식에서 육식으로 변한 또 다른 결과는 우리가 고기를 더 많이 먹을수록 우리의 장이 더 짧아졌다는 것이다. 장이 짧아질수록 계속 커가는 뇌로 공급할 수 있는 산소가 더욱 많아진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소화기관에 가장 많은 산소를 할당한다. 식물성 음식을 소화하는 것은 고된 노동이며, 에너지 자원이 많이 필요하다. 동물성 식품이 많은 식단으로 바꾸면, 소장은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일손이 남는 산소는 뇌로 차출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육식동물들은 초식동물보다 더 영리하다.(78)
칼라하리 사막의 쿵산족 사람들은 왜 사냥을 잘 못하는 남자들이 여자와 결혼하기 어렵냐는 질문에 "여자들은 고기를 좋아한다"라고 답했다.
육식이 인간에게 준 혜택 역시 결코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오랫동안 채식을 고집해 온 사람들이 꽤 있지만
모두 건강하게 건장하다.
하지만 채소는 점점 식탁의 변방으로 밀려가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이것은 도시화가 가져온 필연일지도 모른다.
매일매일 싱싱한 채소를 소비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냉동이나 냉장으로 공급되는 육식이 더 편리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간단하게 구워서 먹거나 가공해서 먹으면 되는 육류에 비하여 채소를 맛있게 만들어 먹는 것은 확실히 쉽지 않다.
대한민국 성인들 중에 고기를 못 굽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채소를 맛있게 먹는 것이라고는 유일하게 고기와 더불어 쌈으로 먹는 것 이외에 아무거도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이런 시대에 살다 보니 채소는 점점 시장에서 밀려가고 있다.
적어도 아이들 식탁에서는 채소는 완전히 패배했다. 내가 고기보다 채소를 좋아하는 유일한 이유는
어려서 맛있는 채소를 많이 먹어봤기 때문일 것이다.
요리라는 것은 결국은 그 요리에 담기 과거의 향수를 다시 되새김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고기만 먹고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도 고기를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결론일 것이다.
이미 그런 세대가 20대 30대일 것 같다.
육식이 좋고 채식이 좋다는 것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의 사육을 위하여 토지가 황폐화되고 지구상의 1/3에 가까운 곡식을 소들이 먹는데 반해 기아에 처한 인간들이 많다"는 제레미리프킨의 경고는 여전히 유효하고 채소가 인간에게 주는 유익함이 결코 육식에 비해 가볍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업체 사장님의 건투를 빈다.
대파는 모든 요리에 꼭 필요한 필수 채소기 때문이다.
파절이 없는 고깃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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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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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좌절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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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 장강명이 2016-2024 까지 여러 매체에 쓴 칼럼을 모은 것이다.
짧지 않은 세월 여러가지 당시 사회적 이슈를 보며 적은 글이라 다양하고 재밌다.
무엇보다 소설가 인만큼 아주 미세하게 내면을 살핀다.
사실 알고 보면 뭐든, 자신이든, 가족이든, 사회든, 나라든
아주 미세한 부분을 간과하고는 전체를 볼 수 없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지만 악마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일이 미세함에 있다.
미세함을 놓치면 어느 순간 배는 산으로 갈 수 있다.
장강명이 쓴 소설을 몇개 읽은 적이 있다.
모두 재밌게 읽었고 세대 차이를 실감했다.
그의 세대와 나의 세대는 다르다는 것, 아니면 그가 독특한 사람이라는 것.
그래서 그의 이름은 내게 젊고 특이하고 내가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기억되었다.
그는 전업소설가가 되기 위해 아이를 갖지 않기로 아내와 합의하고 정관수술을 했다.
효도는 셀프로 자기부모는 자기가 알아서 하기로 한다.
전업소설가라 집이 직장인데 밥은 주로 사먹는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먹거나 배달 음식도 자주 먹는다.
이런 것이 이 늙은이와의 세대차이를 느끼게 해준다.
젊다는 것은 몇 살까지가 젊은 것일까?
어쩌다 70대에 이른 내게 '젊은이'는 70대가 아닌 모든이다.
이책은 얇지 않지만 칼럼이라 하나의 글이 길지 않다.
100여편 가까이 되는 글이 모두 미세한 느낌으로 쓰여져 깊이가 있고 흥미롭다.
그중에서도 보수와 진보에 대해 쓴 글이 눈길을 끈다.
보수는 뭐고 진보는 무엇일까?
나는 진보일까, 보수일까 아니면 그 중간일까, 아무것도 아닐까.
보수와 진보에 대해 자세히 공부해 본 적이 없어 사실 나도 잘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진보의 스승은 '예수', 그리고 '제정구'같은 사람이다.
통념이나 관습의 틀을 깨는 사람, 그렇지만 전통은 중요시 한다.
막연히 내가 아는 진보다.
장강명같은 소설을 쓰는이는 당연히 진보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자기가 보수라고 한다!
머리가 띠이잉~~
그런데 그의 글을 읽어보면 이해가 간다.
그렇다면 나는 보수?
사실 나같이 나이 많은 늙은이는 거의 보수라 하고 주위 내또래는 모두 보수다.
내가 아는 보수는 사실 보수가 아니라 꼰대? 아니면 고집불통?일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한 사람 안에 보수와 진보는 공존하다.
보수니 진보니 딱 2개로 갈라 서로 웬수 대하듯 하는 이상한 세태가
사람을 혐오증 환자로 만든다.
그가 말하는 보수와 진보는 방향이 아니라 속도라고 한다.
요즘 하동은 공공의료원이 핫이슈다.
군수는 일인시위까지 나서며 왜 반대하냐고 열을 올린다.
내 건강을 위해서라는데 반대할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고 수십 수백억을 들여 당장 병원부터 지어야 할까?
이웃 산청에는 수억을 준다해도 의사가 오지 않는다는데
하동에만 의사와 간호사가 떼로 몰려올 이유가 있을까?
권력을 잡은이는 자기 임기때 뭐든 보여주려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면 더욱더 무리하게라도 추진하다.
그래서 말아먹은 것, 망쳐놓은 것만 누가 좀 모아 목록을 만들면 수백페이지의 책이 될거다.
장강명의 말대로 방향은 이미 정해진 것, 속도가 중요하다.
방향이 정해지면 그때부터 찬찬히 미세하게 가는 길을 살펴보아야 한다.
미세 좌절은 대형 사고와 절망으로 이어질 수 있고 미래를 망칠 수 있다.
진보로 생각하고 보수로 행동해야 할 것 같은데 이러다 분열증 환자가 되지는 않겠지.
미세하게 쪼개고 쪼개서 디테일 속에 악마를 솎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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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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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똥이라면 그것도 작품이 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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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나 문학이나 뭐든 작품의 원작은 무엇일까?
소설은 이 질문을 던진다.
사진이 작품이 되었다면 그 사진의 원작은 배경으로 나온 자연?
아니면 그 속의 인물? 아니면 찍은 사람?
원작은 반드시 불태워 없애버리는 재단에 초대를 받은 작가의 여정은 흥미롭다.
실수와 사고로 일이 꼬이는데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듯 초조하다.
그 유명한 캘리포니아의 화재를 통과하는데 과연 경험일까 상상일까도 궁금하다.
가끔 신문보도에서 접하는 뉴스이기는 하지만 많은 재산을 개에게 물려주는 사람들이 간혹있다.
개를 싫어한다면 혹, 좋아한다면 읽는 기분이 달라질까도 궁금하다.
난 개를 키우지만 개가 신기한 동물인건 인정한다.
하지만 나를 너무 좋아해서 싫다.
하필 작품의 이름의 'R의 똥'!(R은 개 이름의 첫자)
윤고은 만세!!
작품을 불태우진 않았지만 내 가슴 속에서 이렇게 잊혀지지 않고 불타고 있으니
내게로 넘어온 그녀의 작품이 원작이 되었다.
이 똥같은, 내가 끄적거리는 이런 독후감은(읽는 사람도 없고, 또 없길 바래지만)
나를 떠나 누구에게 불이 아니라 쓰레기통에 쳐 박히기를 바라며 독후감은 똥통에!
** 다른 이야기
작품명: 예술가의 똥
정량 30그램
신선 보관됨
생산및 밀봉 일자: 1961년 5월
이 작품은 작가의 진짜 똥이 들어있고 다 팔렸고 아직 유수의 미술관에 전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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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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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사지않기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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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으로 돌아오며 많은 옷을 버렸다.
새옷도 있었고 한번 입은 옷도 있었고 딱히 버릴 옷은 없었지만
짐을 줄이기 위해 버렸다.
또 미국 옷은 한국에 어울리지 않는다.
미국옷은 가슴골이 다 보이도록 패인 옷이 많고
상의가 대체로 짧다.
디자인도 유난스러운 것이 많다.
한국 옷도 겨울 패딩마저 상의 짧은 것이 유행이긴 하다.
미국에서만 보던 브랜드 H&M 이나 zara 같은 외국 브랜드가
한국 것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패션을 점령하고 있다.
어디 의류 뿐인가.
모든 상품이 수입되고 직구할 수 있어 외국에 여행한다해도 살 것도 없다.
한국 것이 질도 좋고 디자인도 더 멋지고 우리에게 잘 맞는다.
어쨌든 옷을 기부하며 이제 옷은 안 사기로 했다.
고백하건데 속옷과 양말, 운동복을 조금 사기는 했지만
이 약속을 잘 지켜 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 약속이 가능한 이유는 아직도 옷이 많고 이제는 입고 나갈데가 별로 없다.
옷을 살때도 비싼 건 산적이 없다.
옷에 많은 돈을 들일만큼 잘 살지도 못했지만 옷값이 제일 아까웠다.
그나마 미국에선 도네이션 할 곳이 있고(굿윌) 나도 남이 도네이션한 걸 사입은 적도 많다.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며 몇가지 가져 온 것도 떨어질 때까지 입었다.
엄마의 옷장을 생각하면 내 옷장은 너무 비대하다.
더 낡기 전에 '모두의 가게'에 얼른 갖다 줘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결심한다.
다시는 옷은 사지 않겠다고, 헌옷이건 새옷이건.
옷을 사지 않는 일이 곧 환경을 살리는 일이고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요즘 SNS를 하다보면 광고가 많이 뜬다.
눈길을 끌어 보면 TEMU 라는 중국 쇼핑몰 광고다.
앱을 다운 받아야 한다.
물론 앱을 다운 받지도 않고 사지도 않았지만 값이 너무 터무니없이 싸다.
거의 몇천원대인데 실물을 보진 않았지만 그래픽 상으로는 썩 괜찮아 보인다.
티비에서는 마동석이 '알리'라는 쇼핑몰 광고를 엄청한다.
역시 중국 것이다.
마동석이 '범죄도시 4'까지 찍으면서 돈이 귀찮을 정도로 많이 벌었을텐데
왜 이런 중국몰 광고까지 하는지 맘에 안든다.
그의 어깨와 주먹과 연출에 끌렸던 마음은 멀리멀리 사라진다.
나쁜넘 때려 잡겠다고 주먹을 휘두르지만 광고로 나쁜넘 되고 있다.
한국 온라인 쇼핑몰 1위는 쿠팡인데 알리가 2위를 차지하며 급속도로 쫓아오고 있다고한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옷은 방글라데쉬로 넘겨주고 온라인 쇼핑몰로 세계를 휘어잡고 있는 중이다.
싼게 비지떡이다.
그렇다고 비싼걸 사라는 건 아니다.
뭐든 사면 결국 쓰레기가 된다.
되도록 안사는게 최선이다.
유혹에 넘어가지 말자.
세계 물 소비량의 20퍼센트가 옷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매년 의류 제조에 물 93조 리터가 쓰이는데, 이는 무려 500만 명이 생존에 쓸 수 있는 양이다.
서울 시민의 절반이 1년간 마실 수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물이 약 7000리터,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데는 약 2700리터가 필요하다.
청바지와 흰색 면 티셔츠는 각각 한 사람이 9년간, 3년간 마실 물을 집어삼키는 셈이다.
지구 전역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약 10퍼센트가 패션 분야에서 나온다.
이는 항공 및 해운 분야의 탄소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치다.
합성섬유의 한 종류인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은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맞먹는다. p36-37
값싸고 구하기도 쉽다 보니 오늘날 생산되는 섬유의 무려 60퍼센트가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진다. 옷장에 있는 옷 열벌 가운데 여섯 벌은 폴리에서테르라는 뜻이다. 하지만 폴리에스테르는 제조 과정에서 화석 연료를 훨씬 많이 쓰기 때문에 면섬유보다 약 세 배 많은 탄소를 배출시킨다. (그렇다고 면섬유의 옷도 친환경적이진 않다.p44
플라스틱은 자외선과 풍화 작용에 의해 5밀리리터보다 작은 크기로 쪼개진다. 옷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은 세탁기와 건조기, 하수구를 거쳐 이미 지구 곳곳의 바다로 유입된 지 오래다. 현재 전 세계 바다 생태계에 퍼져 있는 미세플라스틱 조각은 5조개가 넘는 걸로 추산된다. -생략-
현미경 없이는 보이지도 않는 크기의 플라스틱은 해양 먹이사슬의 가장 낮은 단계에 있는 플랑크톤에게 먹힌다. 그리고 먹이사슬을 거쳐 축적과 이동을 반복하다 결국은 당신의 식탁 위 접시에 올라갈 것이다. p50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산업용수 폐수 중 20퍼센트가 직류 처리와 염색 과정에서 발생한다. 폐수가 얼마나 심각한지 의류 염색공장이 많은 동남아시아나 중국에서는 공장 인근의 강물이 그해 유행하는 색으로 물든다는 이야기도 있다. p61
유전자 조작 목화는 전 세계 목화 생산량의 3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단순히 표현하자면 우리 집에 있는 양말 열 켤레 중 셋이상이 유전자조작 목화로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내 순백의 양말이 농민들의 자살을 불러왔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아직까지 세계 목화중 딱 1퍼센트만이 유기농 방식으로 재배된다.p70
패딩점퍼 생산에 동원되는 오리는 생후 10주부터 평생 동안 가슴털을 뽑히다가 죽음을 맞는다. 털을 뜯기는 고통과 충격 때문에 제 명을 채우기도 전에 죽기도 한다. 모자 장식을 만드는 데 쓰이는 라쿤은 오리와 달리 '식용'동물이 아니라서 사육과 도축 과정에 제재가 약해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생을 보낸다. 그런데 이 동물들의 잔혹한 생애 끝에 탄생한 외투의 생애조차 일시적이다. 유행이 지난 패딩점퍼는 팔리지 않은 버버리 코트와 에르메스 가방처럼 소각장으로 향한다. p152
전세계 오리털과 거위털의 80퍼센트는 중국산이다. 그런데 중국에는 '동물보호법'이없다. 동물학대를 방지하거나 농장 동물의 생산과 이동, 도축 과정에서 최소한의 복지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p154
*자라 설립자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자산 규모 375억 달라로 세게 5위, H&M 회장 스테판 페르손은 자산 규모 260억 달러로 세계 8위 부자다.(2012년기준)
*세계 1위의 SPA 브랜드 H&M은 2006-2010년 연평균 영업이익률이 23.2퍼센트로, 이는 애플을 넘어선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는 '현대 명품의 아버지'로 불리며 3300개 이상의 매장을 소유, 운영하고 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의 기업 가치는 미국의 투자은행 겸 증권회사인 골드만삭스보다 높다.
*최근 페스트패션이 야기하는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며 매출이 감소했지만, 패스트패션은 리얼타임패션, 울트라패스트패션으로 진화하며 2022년에도 여전히 연간 3퍼센트씩 성장하고 있다.p162
라나플라자가 붕괴될 당시 방글라데시의 최저시급은 겨우 24센트였다. 중국 1달러 26센트, 파키스탄 52센트, 캄보디아 45센트 등 타 주변국보다도 현저히 낮았다. 싼값을 유지하려는 패스트패션 회사들은 방극라데시 공장에 너도나도 주문서를 밀어넣었다. ....밀려드는 주문을 촉박한 일정에 맞춰 처리하는 것은 전적으로 노동자 몫이었다. p163
'지구를 위한 패션'이나 '에코패션' 같은 표현은 마치 '건강에 좋은 햄', '돈을 아낄 수 있는 신용카드',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처럼 애당초 어울릴 수 없는 단어들을 억지로 끼워 맞춘 것만 같다. p213
2022년 9월, 지속가능한 패션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H&M은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혐의로 미국 뉴욕 연방법원에 소환됐다. 이들이 내세운 그린워싱 마케팅때문이었다. 그린워싱은 친환경을 상징하는 색인'그린'과 이미지 세탁을 뜻하는 '화이트워싱'의 합성어로 실상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음에도 친환경적이라 속여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가리킨다. 친환경 캠페인 기구인 변화하는 시장재단(CMF, Changing Markets Foundation)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H&M은 CMF에서 설정한 가이드라인을 무려 96퍼센트나 위반했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표방하며 출시한 '켠셔스 컬렉션)의 원재료 가운데 무려 72퍼센트가 합성성분이었던 것이다. H&M뿐만 아니라 아소스의 친환경 의류에도 재활용이 가능한 합성물이 단 9퍼센트 밖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CMF는 친환경을 표방하는 패션 브랜드 대부분이 그린워싱을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한다.p214
결국 내가 다시 깨달은 핵심은 옷을 사지 않는 것이었다.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플라스틱 컵 대신 종이컵을 쓰는 것은 제로웨이스트가 아니다. 종이를 만들려면 나무를 소비해야 하고, 비닐이 섞인 재생지는 유해물질과 중금속이 남아 있을 때가 많다. 유리병에 든 음료를 마시는 것도 제로웨이스트가 아니다. 유리 역시 생산과 재활용 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쓰고 무게 때문에 유통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어떤 물질을 단순하게 다른 물질로 바꾸려는 시도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패스트패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페트 병 티셔츠를 사는 것도, 빈티지숍 옷을 사는 것도 아니다. 이미 만들어진 물건을 어딘가에 보낸다고 해서 그것이 고스란히 다른 자원으로 재활용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지 말자. 내 수중에 잇는 물건을 되도록 여러 번 오랫동안 쓰는 것이 가장 좋은 제로웨이스트다.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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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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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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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6개의 바다 생물체가 나온다.
첫번째가 문어다.
첫장면에 문어를 먹었네, 안먹었네 실갱이가 반복된다.
나는 기분이 좀 나빠지며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이 떠올랐다.
나의 문어 선생님을 보면 문어는 이제 못 먹는다.
어차피 문어는 비싸서 잘 먹지도 못했지만.
대전 송강에 살 때 바로 앞 마트에는 항상 문어 숙회가 있었다.
한번 먹을 정도로 잘 손질해서 적당한 가격에 놓여있는 문어숙회를 비껴 갈 도리는 없었다.
그때는 문어 선생님을 모를 때다.
다리와 머리만 있어보이고 머리가 엄청 큰 문어는 사람보다 더 아이큐가 높을지도 모른다.
이 소설을 읽으면 저자의 삶을 다 엿볼 수 있다.
바다 생물이 주인공인 이유는 그가 포항에 살며 바다 생물을 관찰할 기회가 많아서 일 것이다.
또 그녀의 직업과 관련된 일이며 남편 관련일이며 등등 그녀의 사생활을 잘 안다면
소설에 녹아 있는 그녀의 삶을 잘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내가 그녀를 잘 안다거나, 사적으로 그녀의 생활을 엿본것은 아니다.
그냥 그녀의 프로필과 작가의 말을 읽어 보면 알 수 있다.
왜 러시아어가 그렇게 많이 나오는지는 그녀가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그쪽 문학을 공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사를 하며 비정규교수노조 이고 남편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남편이 암이라는데 소설에 나온 말이 아니니 사실일 것이다.
내 주위엔 정말 암 환자가 많다.
그러니 세상에 많다는 것이다.
의사는 돈 벌 생각 좀 그만하고 연구 좀 하면 안되겠니?
사람은 결국 자기가 아는 것과 사는 곳을 글로 쓰게 되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확장해 나간다.
나도 참 여러곳을 다니며 살았는데 아무 생각이 안난다.
그냥 머리속이 연기로 꽉 차있다.
이것이 다 연기로 쓰는 글이다.
암튼 정보라 글을 또 보고야 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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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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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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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숨 작가의 '이혼'에 관한 소설이다.
누구나 살면서 한번은 생각해 본다는 '이혼'.
결혼은 판단력 부족, 이혼은 참을성 부족, 재혼은 기억력 부족이라는 우스개 말이 있다.
모두 뭔가 부족한 사람이 하는 일이다.
뭐 세상일이 다 경험해 봐야만 아는 것은 아니다.
결혼, 이혼, 재혼은 다 하나의 연장선 상에 있다.
모두 누군가와 함께 살거나, 말거나 하는 관계의 문제다.
요즘은 비혼, 졸혼, 사후이혼(배우자의 가족과의 관계를 끊어내는것) 같은 신생어가 계속 생산된다.
결혼에 대한 관념이나 관습이 바뀌고 있다.
이조시대 결혼 풍습이 낯설듯 조만간 '결혼'이라는 단어가 희귀어나 고어가 되지는 않을까?
오래전 우리의 현명하신 선배 시몬느 보바르와 사르트르는 '계약결혼'을 창조하셨는데.
이건 왜 버림 받고 있을까.
"나는 당신의 신이 아니야.
당신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찾아온 신이 아니야.
당신의 신이 되기 위해 당신과 결혼한 게 아니야."p64
뭐든 다해주는 '신'이 배우자라면 참 좋을 것이다.
혹은 '엄마'나 '아빠'같이 뭐든 다 들어주는 배우자와 산다면 천국일 것이다.
저울 위에서 수평을 유지하듯 부부가 평등하면 가장 이상적일까.
결혼의 조건은 '공평'인가.
불평등한 관계는 어느 한쪽이 행복하고 어느 한쪽은 불행할까.
동등한 존재로서 살지 못한다면 이혼이 답일까.
한쪽이 신같은 존재라면 신이 되는 일은 불행할까 행복할까.
신은 노예?
결혼은 사랑을 전제로 한다.(이것도 어쩌면 옛말.)
경제적 풍요나 자손의 번성이나 성적 욕망의 해소 등을 위한 비지니스 일수도.
사랑은 나의 전부를 주고 싶은 것이다.(쓰고보니 왠지 고리타분?)
누군가에게 나의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게 사랑이고
그래서 한시라도 떨어지고 싶지 않아 하는게 결혼 아닌가?(너의 생각)
그런데 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인간이라 계속 주다보면 지치고 그러다보면 받고싶기도 하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주기만 할 수 있을까?
미침의 화학 반응 기간은 길어야 2ㅡ3년이라는데.
'세상에 계속되는 일은 없다.'
'사랑'의 정의는 하나가 아니다.
결혼도 사랑해서,
이혼도 사랑해서.
오래전에 읽은 '스님의 주례사'가 생각나 링크.(맞다. 오래전!)
https://m.blog.naver.com/lamerr/221213396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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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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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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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저마다 인생의 깨달음의 순간이 있다.
어떤 사람은 아주 일찍 어떤 사람은 아주 늦게 또 어떤 사람은 죽는 순간에....다양하다.
일찍 자기의 길을 발견하고 소신껏 사는 사람을 나는 성인(聖人)이라 부르고 싶다.
나와 같은 사람이지만 나와 같지 않은 훌륭한 사람을 나는 가끔 만난다.
실제 삶에서 만나고 역사에서 만나고 책에서도 만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이 단어 '聖人'을 떠 올렸다.
나는 병원에 거의 가지 않는다.
앞으로도 그럴 작정이다.
그렇다고 내가 건강체질이거나 지금 건강해서가 아니다.
나는 이미 큰 병을 많이 앓았고 지금도 소소하게 아프다.
알아서 나를 살핀다.
뭔가 조짐이 있을 때 더 심해지지 않도록.
가끔 산에 가는데 그럴 때마다 나의 한계를 넘는 일에 모험을 거는 각오가 필요하다.
이제 한계를 넘을 때마다 후유증이 심해 한계를 넘는 일은 줄일까한다.
사실 건강하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없다.
내가 보기에 엄청 건강한 사람도 늘 자기는 아프고 그래서 이 일을 맡을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국민은 모두 '건강 염려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것 같다.
미국에 살 때 한번도 병원에 가지 않았다.
죽을 만큼 아파도 견뎠다.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으로 버텼고 아직 죽지 않았다.
한국에 오니 건강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고 센타에서 전화와 문자가 쉴새없이 온다.
건진 받으러 병원가면 멀쩡히 환자가 된 기분이다.
네델란드에서 살때 둘째인 딸이 오른쪽이 마비돼 병원에 오래 입원했었다.
아이가 어려 곁에서 자고 싶었지만 허락되지 않았다.
간호사가 아이 잘 때까지 책도 읽어주고 하나에서 열까지 보살폈다.
보호자가 정말 자고 싶으면 다른 방에서 자야했다.
방은 맑은 공기로 늘 청결했고 외부인은 없었다.
의사는 약을 주거나 진료가 끝난후 이약은 어떤 약이고 무엇에 도움이 되고
왜 먹어야 하는지 묻지도 않는데 자세히 설명했다.
진료가 끝난 후 상태가 어떤지 상세히 설명하고 안심시켜 주었다.
4살. 유치원에 결석이 길어져도 상관없는 나이라고 부모인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데
유치원에서 선생이 병원에 방문해 아이와 함께 수업을 해주고 가곤했다.
이 아이는 지금 40살이 되었고 일찍 독립했다.
내가 한국에 와 병원에 갔을 때 만난 의사는 모두, 하나도 빠짐없이 나를 상품 취급했다.
뭘 물어볼 새도 없이 기계적으로 환자를 대하고 오분 안에 진료를 마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조건 주사와 엄청난 양의 약을 처방해 주었다.
주사를 거부했고 처방전은 버렸다.
신뢰감이나 안도감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앞으로도 병원엔 가능한 가지 않을 작정이다.
사실 이루고 싶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다.
지금 죽어도 여한은 없다.
네델란드총리 부부의 안락사!
나의 소신과 딱 맞는 의사를 만나 기쁘다.
병원에 가고 싶지 않지만 이 의사가 내 주치의라면 거부하지 않겠다.^^
"상품으로서의 삶을 거부하는것.
때로 아무것도 되지 않아 보는 것.
눈에 뜨지 않고 사회의 관심에서
동 떨어져 있는 이들을 찾아 친구가 되는것.
거래되지 않는 관계를 통해 자신의 외연을 넓혀가는 것." p211
의료산업을 통한 수익창출은 자본주의 착취의 '끝판왕'이다.
의료의 공적 역할이 부재한 상황에서 바이오헬스산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사람을 살리겠다'는 선의는 쉽게 의료기관의 수익 창출로 이어진다.
이런 방향성 속에서 검증되지 않은 신의료기술이 난립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그 일례로, 2019년 전국을 들 끓게 만들었단 '인보사 사태'를 들수 있다. p270
이런 상황에서는 환자 아닌 사람이 없다.
신체 투시가 가능한 현대의 의료기술은 모든 인간을 환자로 만들어내고 있다.
더 건강하게 만든다?
건강을 만들어낸다 무슨 말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익이 되지 않는 것은 쓸모가 없다는 뜻이다.
더 건강해져야 한다고 외치는 '건강 강박'은 자본의 이익 창출에 대한 요구다.
이런 요구들이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워낙 노골적이다.
이것이 잘못됐다고 문제를 제기하기조차 쉽지 않다. p271
늘 이상했던 것이 있다.
왜 오래 살아야 하는지,
왜 암에 걸리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p272
정책적 대안도 중요하지만 대항 품행을 만들어 나가는 운동이 필요하다. 대안적 삶이 있어야 한다. 엉뚱한 생각을 해 복 필요가 있다. 건강관리를 전혀 안 한다면 어떻게 될까? 암을 우리 머릿속에서 지워버린다면(암 환자인 할머니가 세계 여행 다니는 이야기는 너무 재미있다)? 사람들은 모두 죽는다. 그러니 두려워 할 필요 없다. 적절한 자기 배려와 용기로 죽음에 맞서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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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