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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켜야 할 세계
    지켜야 할 세계는 장편 소설이다. 별 특별 할 것 없을 것 같은 교사의 일상과 학교 생활을 적고 있다. 하지만 끝까지 중간에 읽는 걸 멈출 수 없는 추진력이 있다. 한동안 학교 폭력, 일진, 왕따, 성적비관, 자살등 주로 학생 주도로 발생되는 문제로 나라가 떠들썩했다. 학생 체벌 금지가 어느 정도 지켜지는지 학생 인권 조례는 과연 만들었는지 그 결과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 집에 학생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고 뉴스라는게 지속적이기 보다는 이슈 위주의 일회성이기 때문이다. 최근 어느 순간 부터는 문제가 선생님에게로 옮겨가 선생님의 인권이 학생과 학부모에 의해 크게 훼손되는 뉴스가 많이 등장했다. 서이초 선생님의 자살로 학부모 갑질 사례가 잇달아 보도되기도 했다. 오래전 '학교'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그 때도 우리 집에 학생은 없었지만 요즘 아이들의 학교는 어떤지 궁금했다. 우리 때와 또 우리 아이들 때와는 정말 많이 달라졌겠지만 과연 얼마나 달라졌는지 궁금했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교실에서 와글 와글 떠드는 아이들 소리도 듣기 좋았고 그저 아이들을 보는 것만도 좋다고도 생각했다. 주로 문제아를 다루고 있었지만 그들이 쓰는 언어부터 학교 환경이나 문화등 과연 모든 것이 다른 세계였다. 이후 '학교'시리즈로 아마 3까지 계속 나왔는데 나는 2까지 아주 흥미롭게 보았다. 당시 학교 드라마가 인기였는지 그 드라마에 나왔던 신인 모두 지금 일류 배우가 되었다. 인간의 생애 주기 중 가장 다듬어지지 않고 가장 혈기 넘치는 시절의 아이들을 한 곳에 모아 놓은 곳이 학교다. 그러니 문제가 없으면 오히려 이상한 곳이 학교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연구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야 하는 곳이 학교다. 선생님 한 사람이 상대 할 수 있는 학생 수가 많을 수록 문제는 감춰지고 심각해 질 수 있다. 그런데 사실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지금의 다섯 여섯배의 아이들이 한 교실에 있었다. 문제 속에 있으니 문제를 몰랐을 수도 있고 아이의 인권은 무시되는 시대 였으니 알 수 없었는지 모른다. 아니 체벌은 정말 무서웠다. 눈 앞에서 자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아이를 때리는 선생을 보는 것은 문자 그대로 공포였다. 모든 시대적 환경적 문화적 교육적 환경이 달라졌으니 그에 따라 문제도 그 양상도 달라졌다. 인성교육이라는 것은 언제 부터 무시되고 오로지 진학, 그것도 일류대 진학을 향하게 되면서 부터 문제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고 본다. 교사, 의사, 판사, 검사, 변호사,...가 되고 싶은 이유는 단 한가지 돈 때문이라면. 의사는 환자를 돈으로 본다면. 변호사와 검사는 언어의 유희와 법만이 통하는 법의 해석으로 억울한 사람을 만든다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면. 자기가 지킬 것이 모두 다 똑같이 돈이라면. 모든 사람은 각자 다 다른 자기의 세계가 있다. 자기의 세계를 지키지 못하면 세상은 아수라. 자기의 세계를 지킬 때 인간은 인간 다워지고 지구는 지구다워질 것이다. 그 시작은 교육이다. 사랑으로 돌보는 인성교육! 주인공 윤옥은 교사로서의 자기 세계를 끝까지 지켜낸다. 지켜내는 일은 어렵다. 지켜내기 위해서는 유혹을 뿌리쳐야 하고 생명을 끌어안아야한다. 유혹의 얼굴은 이브같이 아름답고 사과같이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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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2-12
  • 애도의 방식
    저자 안보윤의 글 단편 두개는 모두 학교와 관련된 것이다. '애도의 방식'은 학생 관련이고 '너머의 세계'는 교사 관련 글이다. 애도의 방식은 끊임없이 주인공을 괴롭히다 결국 자기의 실수로 죽고 또 죽은 아이의 엄마가 찾아와 괴롭힌다. 너머의 세계는 학생이 저보다 키가 작고 여린 선생을 놀리고 괴롭힌다. 당하는 모습은 언제나 답답하다. 그러나 사람의 성격에 따라 대처 방법은 다 다르다. 대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결국 학교를 때려치고 알바를 전전하지만 어는 곳에서도 삶은 녹록치 않다. 학교는 배움의 장소가 아니라 문제의 터전이 된지는 얼마나 되었나. 세상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데 안으로는 썩고 있는 건 아닌가? 영화 '다음 소희'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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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2-12
  • 당신이 가장 위험한 곳, 집
    4명의 작가가 집에 대한 글을 썼다. 집은 집인데 위험한 집!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번득들어 이 책을 집었다. 가장 소설같은, 즉 허구스러운 글은 " 누군가 살았던 집" 전건우 가장 현실같은 소설은 "그렇게 살아간다" 정혜연 가장 소설같은 흥미를 주는 글은 " 반송사유" 정보라 가장 흥미 떨어지는 글은 "죽은 집"정명섭 우리는 누군가 살았던 집에 사는 경우가 많다. 새로 집을 짓는다해도 그 땅에는 누군가 살았을 것이다. 내 앞의 누군가가 그 집에서 무슨짓을 했는지 알 수 없다. 아주 해괴한 일을 했고 그 여파가 도배로 싸 발랐다해도 남았을 수 있다. 내가 사는 집의 역사는 대충 알고 있다. 내 이전에 살았던 집 주인과의 짧았던 동거를 떠 올리면 이 집 역시 참 위험한 곳!이다. 또 집 내부의 환경 또한 위험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차마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서 아무도 내부 진입 금지!(흐흐) 정보라의 이멜 형식을 취한 글도 나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일단 산 속에 산다는 것이 그렇다. 더 구체적인 야그는 생략한다. '죽은집'은 이미 읽은 김완의 '죽은자의 집청소'에 대해 아는 바라 흥미가 떨어졌다. 무엇을 읽더라도 집중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글도 감흥이 일어나지 않는다. 어디 읽기 뿐이겠는가, 뭐든 그렇겠지만. 그런 면에서 나의 평가가 다른이에게는 영향이 없기를... 우짰든 독후감이란것 극히 주관적이다. 특히 나의 독후감이 그렇다는 것은 아는 분은 다 아실 것이다. '그렇게 살아간다'는 소설이라기엔 너무 현실적. 인간의 이중성 혹은 다중성. 아니면 인간 내면의 선과악. 무엇이라 부르던 공감할 수 있다. 공감하는 인간, 나! 내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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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2-03
  •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대략 '공부'라는 것은 고딩이나 대학까지를 말한다. 그후 학위를 위해 평생 공부한 사람도 있지만. 그 '공부'하던 시절에 외웠던 것들은 평생을 써 먹는다. 최근 뭐를 해도 저장이 되지 않고 그 옛날 공부하던 시절 것만 튀어나온다. 그 시절 엎드려 자지만 말고 역사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면 하는 생각은 왜 하는걸까? 벌써 여기저기서 여러차례 듣고 본 것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도서관같은 '한남자'나 작은 책꽂이 같은 '한여자'가 무너질 때가 됐으니 이런 회한 만큼 쓸모 없는 일도 없다. 들으면 알고 돌아서면 모르는 세계사 책을 읽은 소감이다. 인류의 대멸망이나 소멸망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한나라 한가족의 멸망이 그러하듯. 지구는 5번의 멸망이 있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기후다. 화산폭발이나 지진, 홍수나 가뭄같은 기후적 요인이 가장 큰 것이다. 5번의 대멸망이 자연 발생적이었다면 예고되고 있는 인류세의 멸망은 인간이 불러온 재앙이다. 결국 인간이 편리하게 살기 위해 버린 쓰레기가 기후위기를 불러오고 인간의 멸망을 부를 것이라는 시나리오! 이 시나리오의 완성이 멀지 않았다는 예고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소수다. 이 책은 인간 역사에서 일어났던 수많은 국가의 수립과 몰락 그리고 그나라의 흥망성쇠를 기후 측면에서 바라본다. 자연 이변 앞에 꼼짝도 못하는 인간이 이제 그 자연을 뒤 흔들다가 함께 멸망하려한다. 그러면서도 아직 남 탓만 하고 있다. 가장 영특하면서도 미련하고 이기적이다. 불과 한세기 100년을 살까말까 하면서 영원을 지배하려한다.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없겠지만 있다면 그건 욕심과 욕망을 버리는 일이다. 가능하지 않다. 인류세는 종말을 맞겠지만 그 때가 그렇게 멀지는 않을지 모른다.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욕심때문에. 저만 잘 살겠다고. 수많은 지구종말 영화들이 생각난다. 기후나 핵전쟁으로 멸망한 지구에 살아남은 인간들의 모습은 더 이상 인간이라고 볼 수 없을 지경이다. 인간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을 때 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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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2-03
  • 디케의 눈물
    이 책을 읽고 나니 조민이 조국의 딸이 아니라 조국은 조민의 아버지라고 소개해야 할 것 같다. 조민의 책이 내게는 더 좋았다라는 뜻이다. 뚝의 구멍을 손가락으로 막다 주먹으로 막으려다 뚝이 터져버렸으니 이제 어쩌하면 좋을까? 그가 가진 것은 손 만이 아니라 옆에 막대기도 쇠철판도 시멘트도 있었는데 말이다. 유비무환!이 떠오른다. 뚝은 터져 검사라는 흑탕물이 철철 넘쳐 온나라를 뒤덮고 골골이 스며들어 일일이 파내기도 어려운 지경이 됐다. 홍수는 순식간에 일어나지만 복구는 서서히 그러고도 완전히 회복이 될지 의문이다. 그 피해는 오로지 둑 밑에 사는 사람들이 다 당하고 있다. 책의 초반은 홍수의 피해를 다루니 그 피해에 공감과 측은지심, 그리고 공포심이 든다. 뒤로 갈수록 마치 교과서적 느낌이라 흥미가 떨어진다. 법이 무엇인지 알고 싶지 않다. 다만 법이 어떻게 잘, 잘못 실행되고 있는지 그 예가 바로 우리 삶이라는 것을 알고 싶을 뿐이다. 암튼 홍수는 복구 될지 피해가 심해 그대로 버려져 점점 황페화 될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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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24
  • 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알다시피 저자 조민은 전 법부장관 조국의 딸이다. 나라가 들었다 놓은 소위 '조국사태'가 벌어졌을 때 사람들은 한 가족이 몰살되도록 저격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조국 장관 후보자 청문회 당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명 후 한달 동안 네이버에 조국 후보자 관련 기사가 118만건이라고 밝혔다.출처 : 미디어오늘(https://www.mediatoday.co.kr)) 그 어떤 사건도 이렇게 많이 언론에 거론되고 이렇게 많이 파헤쳐진 적이 없었다. 이 사건을 지켜본 엄마이고 아내인 나는 참담하고 걱정됐다. 도대체 이 가족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어느날 이름도 거론되지 않다 조민이란 이름이 슬슬 퍼져 이름을 알게 됐던 그녀가 SNS를 시작했다. 그녀는 밝았고 아름다웠고 솔직했다. 그녀가 책을 냈다기에 궁금했다. 그녀는 굳이 변명하려 애쓰려하지 않았고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에 촛점을 맞춘 에세이였다. 이제 서른이 지난 그녀는 성숙했고 바르게 자랐으며 당당했다. 부모가 자기 일에 바쁜 나머지 그녀는 독립적으로 성장했고 부모 때문에 외국에서 공부하며 많은 경험을 했다. 이런 환경이 그녀를 부모의 감옥에 갇히지 않고 세상에 나와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외치도록 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누구는 책으로 그 이유를 밝혀야 할 이유가 있지만 누구는 그럴 필요없이 그렇게 산다. 밝혀야 한다면 밝히고 그러고 싶지 않다면 할 필요가 없다. 모두 자신의 의지고 뜻이다. 이런 의지와 뜻은 자신감에서 나온다. 자신감은 한가지 이유로 말 할 수 없지만 한번 자신을 드러냈을 때,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났을 때 가능하다. 두려움은 숨길 것이 없고 정직할 때 벗어날 수 있다. 서른여 나이에 이렇게 정직하고 당당한 청년 조민이 참 장하다!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마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이르기를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의 문을 삼으라. 변치 않는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지 고작 땅 주인 되는 데에 인생을 걸어서야 되겠는가. -보왕삼매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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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12
  • 인간실격
    인간에게 자격이 있다면 그것은 누가 정하는 것이며 무엇일까? 저자 다사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첫번째 수기의 첫 문장은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인간의 삶은 이것이다!라고 정의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이며 그 자격은 누가 부여할 수 있는가? 그는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자신과 타인을 비교 분석하지만 인간이야 말로 난해하다고 말한다. 난해한 인간들과 함께 살기 위해 그가 선택한 기술은 익살이다. 웃기는 일이다. 즉 자신을 가장하는 일이다. "여자들이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가를 추측하는 일은 저한테는 지렁이의 생각을 탐색하는 것보다도 까다롭고 귀찮고 소름 끼치는 일로 느껴졌습니다." 누군가를 이해 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새삼스럽게 의문을 던진다. "인간 실격. 이제 저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술에 중독되고 술병을 고치기 위해 약을 먹고 결국 약에 중독되고 정신 병원에 갇힌 요조가 한 말이다. 자기 스스로 자신의 몸을 다스리지 못할 때 그는 선언한다. '인간실격'!이라고. 그리고 그는 말한다. "제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 가지 진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저는 올해로 스물일곱이 되었습니다. 백발이 눈에 띄게 늘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흔 살 이상으로 봅니다." 인간실격을 선언한 요조의 삶이 특별하지는 않다. 누구나 비슷하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요조의 삶은 이렇다라고 정의할 수 없는 '인간'으로 태어나 '인생'이라는 바다에 던져진 모든 인간의 고뇌이고 삶의 한 단면이다. 인간의 삶에는 성공도 없고 실패도 없다. 그저 죽음에 이르는 한 과정일 뿐이다. 누구는 조금 일찍 죽고 누구는 좀 오래 산다. 누구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누구는 억지로 숨을 이어간다. 무엇이 될 필요도 없지만 어쩌다 보면 무엇이 되어있고 아무것도 되어 있지 않다. 무엇이 될 필요도 없고 굳이 안 될 필요도 없다. 그저 지나가다 그렇게 됐을 뿐이다. 나는 스물일곱에 무엇을 하고 무엇이었는가 돌아본다. 이십대는 한치 앞도(지금이나 그 때나 죽음이 바로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알수 없는 어둠이었고 혼돈 그 자체였다. 무엇이라 어떤 것도 정의 할 수 없는 카오스였다. 요조같이! 하지만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이다. 굳이 인간의 자격을 말한다면 자기의 정신이 깃든 육체를 지키는 것이다. 불꽃이 재가 되듯 스스로 사그라질 때까지.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고리대금업을 하는 부자집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것을 부끄럽게 여겼고 죄책감으르 느꼈다. 그는 다섯번의 자살 시도 끝에 39세에 생을 마감했다. 책 표지 에곤실르의 그림은 사진의 다자이 오사무와 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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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12
  • 마치 우울하고 예민한 내가 죽기라도 바라는 것처럼
    우울 측정기, 예민 측정기 같은 것이 정신과에 가면 있을까? 감정 계기가 플러스와 마이너스 딱 중간에 있어야 정상일까? 계이지를 10으로 본다면 4-7 정도가 정상일까? 플라스의 극과 마이나스의 극, 그러니까 1,2나 ,9,10을 왔다갔다 하는 병을 조울증이라고 한다. 어떨 때는 10 가까이 어떨 때는 1가까이 상황에 따라 감정이라는 것은 기복이 심하면 병이라고 불리는 거다. 그러니까 바늘이 늘 1과 2에 혹은 9나 10에 있다면 '증' 즉 병이라고 진단한다. 한달 내내 1이라면 맨날 울 것이다. 한달내내 10 이라면 맨날 웃을 것이다. 이 글의 작가는 자주 운다. 툭하면 운다. 나도 졸 우울한데 잘 안운다. 이 작가의 글을 보면 부모에 대한, 특히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욕구가 크다. 그러지 못할 때 더 우울해 하는 것 같다. 부모 노릇 어렵다. 자식 노릇 못지 않게 어렵다. 내 친구 스티비의 딸은 조울증으로 결국 죽었다. 옛날 살던 동네 약사는 우울증으로 아파트에서 뛰어 내렸다. 우울증, 죽음을 그리워하는 병이다. 높은 곳에 있으면 뛰어 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작가 정하는 자신의 우울증을 깊이 분석한다. '정하우울증 분석서'라고 해야 하나! 분석 할 수 있다는 것은 우울에 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우울 속에 풍덩 빠져서 눈을 부릎뜨고 살펴본다. 나의 우울은 손도 꼼짝할 수 없어 눈 감고 자는데 그녀는 눈을 크게 뜨니 글을 쓴다. 누구나 조증 아니면 울증 아닐까? 흑인을 볼 때 참 부러웠다. 내가 본 흑인들은 노래 잘부르고 춤도 잘 춘다. 어디서건 음악이 나오면 흔든다. 누가 뭐라건 흔드는 연습부터 하자! 아기들이 태어나면 흔들기 연습부터 시키고 바흐보다는 모짜르트보다는 왈츠를 먼저! 신나는 발라드와 댄스곡을 먼저 틀어주자! 근데 이제 아가를 날 수가 없구나... 뭐 암튼 우울에 빠져 허둥거릴 때 손가락은 얼른 댄스곡을 틀도록, 아니 이래서 될 일이 아니다. 분석은 나중에 하고 병원에 가서 약부터 먹도록. 이 모든 것이 홀몬의 짓거리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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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08
  • 그럴수 있어
    양희은의 노래를 정말 좋아한다. 그녀의 노래 소리는 단단하고 힘차고 직선적이고 너무 여성적이지 않아서 좋다. 나는 노래 부를 기회도 없고 부르는 걸 좋아하지 않아 아는 노래가 별로 없지만 양희은의 노래는 좀 알고 있다. 그녀의 노래는 데모가가 되었고 금지곡이 되었었다. 양희은은 나보다 한살 많다. 그러니까 같은 시기에 대학을 다녀 왠지 모를 친근감이 있고 저절로 그녀의 노래는 귓가에 들려왔다. 대학시절 벌써 그녀의 데뷰곡 '아침이슬'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으니 그녀는 가수가 되자 바로 스타가 된 것이다. 계속 히트곡을 냈고 그녀의 히트곡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상록수), '한계령'은 우리들의 18번이 되었다. 그녀는 가장 노릇하느라 힘든 청춘을 보냈지만 사랑도 했고 이별도 했고 큰병도 얻어 시한부로 살았었고 외국에 살며 노래도 중단했었다. 유명한 가수로 성공했지만 사생활은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어느날 티비에서 그녀가 노래하는걸 보았는데 깜짝 놀랐다. 머리는 너무 짧고 안경을 썼고 입은 좀 삐뚤어졌고 뚱뚱했다. 오랫동안 그녀를 보지 못했던 나는 그 시절 70년대의 그녀의 모습만 머리 속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목소리 만은 여전했다. 흠, 누군가 나를 보면 아마도 내가 그녀를 보고 놀랐듯 나를 보고 놀랄 것이다. 오랫만에 만난 후배는 나에게 이렇게도 말했다. "요한형은 알겠는데 누나는 전혀 모르겠어!" 겉모습이 변한 것 만큼 그녀는 책에 줄줄이 쓸 말이 많다. 이 책을 보면 현재는 '여성시대'라는 라디오 방송을 24년째 하고 있고 노래도 다시 불러 젊은 가수와 콜라보도 많이 하고 신곡도 많이 발표했고 공연도 많이 한다. 이 에세이가 첫번째 책이 아니고 여기저기 글도 기고 한다. 시한부였으나 지금은 자신의 건강 뿐 아니라 남편과 엄마의 건강까지 책임지며 누구보다 씩씩하게 사는 것 같다. 이렇게만 나열하여도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고 얼마나 할 말이 많을지 짐작이 간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바람도 피웠고 요절했다. 그녀가 부른 '군인의 노래'를 나는 노래방에 가면 가끔 불렀었다. 한번도 불러보지 않아도 쉽게 부를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것도 금지곡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글을 쓰며 자신의 금기 사항을 모두 드러내고 아펐던 상처를 치유했을 것 같다. 그녀는 목에 결절이 있지만 수술을 할 수 없기에 관리를 잘 하며 산다고 한다. 또 여러가지 역할이 있지만 가수로서 사는게 가장 힘든 것 처럼 얘기하며 정기적으로 혼자 여행도 한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하지만 자기가 하는 일이 노상 즐겁기만 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 힘들기에 그 만큼 보람이 있고 그러기에 즐겁고, 즐긴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리라. 아직 즐겁지 않다면 덜 힘들기 때문이다. 70이 넘으면 이제 누구의 이야기를 들어도 "그럴수 있어"라고 말하게 된다. 그렇지 않다면 아직 철이 덜 들었거나 너무 편히 살았거나 지독한 이기주의자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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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2-17
  •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 중 하나는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다. 내 친구 중에는 많이 마셔도 얼굴도 빨개지지 않고 취하지도 않는 사람이 꽤 많ㄷ다. 살다보니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은 아주 적고 대부분의 사람이 술을 잘 마신다는 것이다.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은 당연히 자기가 좋아하는 술이 있다. 오래전 신부님과 봉성체를 갔을 때 영감님은 이미 곡기를 끊은 상태였다. 마나님은 곡기를 입에 대지 못하는 영감님께 막걸리를 드린다고 했다. 다른 건 입에 안대도 막걸리는 마신다며 하루하루를 막걸리로 연명하고 계셨다.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 마다 한마디 하시는 말씀은 막걸리는 곧 밥이라는 것이다. 어떤이는 술마실 때 아예 밥은 손도 안대고 막걸리만 마신다. 알콜 냄새만 맡아도 취하는 나지만 그래도 맛을 보지 않은 술은 없다! 고 장담까지는 못해도 큰소리는 칠 수 있다. 알콜이 들어있던 '활명수'를 마시고 얼굴이 빨개져 교정 잔디밭이 누워있던 나를 보고 놀란 친구 현숙이는 술 얘기만 나오면 사람들에게 나의 알콜 수준에 대해 떠들어댄다. '부어라 마셔라 막걸리' 대학을 나왔어도 학창시절 막걸리는 입에도 댄 적이 없다. 그래도 술자리는 꼭 빠지지 않고 3차까지 챙기기 때문에 정지아가 거론하는 그 술 이름은 나도 다 알고 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대우실업 기획조정실 5부에 취직된 나는 (당시 같이 근무한 누구라도 이글을 본다면 ...하는 바램, 그들이 그립다)회식에 참 많이 갔다. 당시 우리나라 경제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세로 치솟았으며 '대우'는 문어발식 성장을 하느라 새벽부터 밤까지 회사 불을 밝혔고 덕분에 회식이 잦았다. 샥스핀을 비롯한 비싼 중국음식과 비싼 요정의 안주까지 이 때 다 먹어봤다. 내 앞에 있는 술잔을 피 할 수 없었던 나는 모두 술잔을 높이 들고 들이킬때 마시는 척 입만 대고 술을 상밑의 빈 잔에 붓는 일을 계속했다. 사람들은 의외로 남이 다 마시는지 어쩐지에 큰 관심이 없다. 보면 내 잔이 비어있고 볼 때마다 비어있는 내잔을 본 사람들은 나를 주당 취급했다. 얼굴은 말짱한데 술잔은 비었고...그래도 설마 계속 입이 아니라 숨겨논 큰 잔에 술을 붓고 있다고는 생각은 못 한 것이다. 당시 맛본 술 중에 최고는 꼬냑이다. 목줄이 타는 듯 맛은 강한데 코 끝에 맴도는 향에 취한다. 신기하게도 뒤끝이 깔끔하다. 그래서 좋아한다. 한남자가 좋아하는 50도가 넘는 중국 술 역시 향과 맛이 강하지만 뒤끝이 없다. 가장 많이 접하는 맥주는 맛도 여러가지지만 늘 머리가 아프다. 권하는 모든 술의 맛을 보지만 단 한모금 뿐이다. 한모금이면 족하다. 이 얼마나 경제적인가! 한남자는 술자리에 늘 나를 대동한다. 운전수가 있으니 본인은 실컷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큰 소리로 떠든다. 한여자는 술을 입에도 대지 못하는 알콜 프라이머리 티텍터라고. 그말에 심통이 날 때면 '에이 확 마셔버려'라고 혼자 객기를 부리지만 그래봐야 나만 괴로울 뿐이라는 것도 안다. 정지아가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회장님과 마셨다는 가장 비싼 술 '맥켈란 1926'도 맛은 봤다. 뒤에 숫자 1926까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좌우간 '맥켈란'이다. 미국에서 의사는 거의 다 부자다. 물론 한국도 의사는 무조건 부자지만 나라의 경제급만큼 부자의 급도 다르다. 한인의사가 어느 모임에서 내논 술이 맥켈란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취향은 시가와 함께다. 그 비싼 시가를 안 피운 것이 지금까지 후회다. 책 한권을 술과 술에 따라 오는 친구의 이야기로 채운 정지아 작가의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는 34편의 술이야기와 더불어 각종 술이 다 나온다. 술을 잘 먹으면 이렇듯 이야기거리도 많을 것이다. 술이 술을 부르듯 술은 이야기를 부르기 때문이다. 물론 술과 그 술에 따른 사람과의 관계를 맛깔스럽게 쓴 저자의 능력이 우선이지만서도 술야그라면 너도 나도 한마디씩 거들고 싶어 할 것이다. 대전에서 주일학교를 할 때 선생 한 분은 너무 생긴것도 고상하고 말씀도 없으셨다. 이분이 술만 들어가면 사람이 완전 다른 사람이 됐는데 난 이런경우를 말로만 들었지 실제 이렇게 다른 사람이 되는 경우를 보는 것은 처음이라 정말 경이스러웠다고나 할까! 다른 사람이 되는데 그야말로 '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귀여운 익살쟁이라고나 할까! 틈만 나면 술을 멕여보고 싶은 사람이었지만 자신의 모습이 들통나서인지 얼마 안돼 그만두었다. 주일학교 야그가 나왔으니 술 얘기는 또 한 보따리지만 다른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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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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