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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말씀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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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특수한 상황에서 뭔가를 기록하거나 행동을 하고 어떤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깊은 심연으로 침잠한다.잠을 자거나 잠에서 깨어나기를 바라지 않거나, 영원한 잠을 위해 극한의 행동을 취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생긴대로 꼴리는 대로 살아가기 마련이다. '나'라는 사람은 이런 상황이라면 단 한자도 기록하거나 느낌을 적지 못한다. 그저 잠을 자다 영원히 자기만 바랐을 것 같다. 글을 쓰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상황을, 뭣이든 기록을 한다. 박완서 같이. 참척의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이렇게 명료하게 쓸 수가 있을까?
그녀에게 신이 있었기에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나에게도 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다는 것을 안다. 때로 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대견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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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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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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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는 영화보고 울고 오늘은 책보며 운다. 여인숙 달방에 사는 사람도 불쌍하지만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에게 마음 쓰는 작가 이강산 때문에 눈물난다. 이 사람은 아마도 천사의 변신 아니면 분신 아닐까 생각해본다.
"생명의 가치는 무엇인가.
인간의 존엄성은 무엇인가.
모두가 한순간만이라도 평화로운 삶을 누리는 일은 어떻게 가능한가.
나는 이틀 내내 인간의 존재와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내게 던지면서 그 답변을 궁구하는데 몰입했다." p116
"마른 수세미처럼 생이 고갈된 자신을 살리는 이유는 죽이는 것보다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p123
겨울 방에 물이 어는 곳에서 그들과 함께 살며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주고 싶어하는 이사람에게 눈물이 난다. 그이 다큐 사진 여인숙 펀딩에 참여해 책을 받았지만 사실 보지 않았다. 보나마나 음울하고 우울한 인간의 삶이 흑백으로 찍혀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책을 읽다보니 그 사진책이 궁금해 펼쳐본다.
" 행복, 희망, 자유, 평화, 인권.인간의 근원적 특성을 포괄하는 추상어들. 생명이 있는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누릴 수 있는 삶의 가치가 담긴 낱말이다. 이것을 달방 가족들이 여인숙에서 살아가는 동안 입에 담을 기회가 올까. 그것은 언제일까. 어떤 방법으로 가능할까. 나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 사람처럼 오전 내내 이 화두에 집착했다. 그러면서 내가 할 일이 좀더 명확해지는 듯해서 마음이 고무되었다.p102
"나는 휴먼다큐 기획 의도를 소리내어 읽었다. 사회적 소외와 외면의 시공간에서 살아가는 삶의 기록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를 환기하고 공존과 상생, 인권과 평화를 도모함"p195
이런 사람의 마누라의 심정을 헤아려보고 또 자기 마누라의 심정을 헤아리는 그를 보며 그러기에 부부로 살아가 것이라 생각도 해본다.
한때 존경했던 분은 고 제정구씨였다. 누군가를 도와주는 방법은 여러가지겠지만 나의 생활 터전을 버리고 그들의 열악한 환경 속으로 들어가 함께 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 아닐까. 제정구가 그런 사람이었다. 역시 이강산이 그런 사람이다.
"몇번을 생각해 보았으나 휴먼다큐 여인숙 촬영이 먼저가 아니었다. 나와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사람을 우선 살리고, 그들이 단 하루라도 인간답게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일이 먼저였다. 그들은 내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이나 아니라 내가 그들의 생존을 위한 수단이 되는게 옳다는 판단이었다."p159
내가 한때 같이 놀아줬던 소년원의 아이들과 공주치료감호소의 환자들과 카토릭워커하우스에 밥 먹으러 오던 미국인들 생각이 난다. 이들도 국가에서 주는 생활비를 받아 살아갔지만 와서 먹는 점심은 풍성했다. 또 저녁까지 가져 갈 수 있었다. 나라가 부자니 가난도 질이 다르다. 그곳이나 이곳이나 술과 담배가 문제다. 스스로 절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결국 최악으로 치닫는다.
"인철 아우는 가방을 어깨에 둘러멘 채 휘청거리며 역전 쪽으로 난 여인숙 골목을 빠져나갔다. 우두커니 지켜보는 인철 아우의 뒷모습에 언뜻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보았던 짐승이 오보랩되엇다. 푹설로 양식과 길을 잃은 숲속의 짐승. 가슴속 어딘가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이 겨울, 나는 지금 어는 숲에 서 있는지, 나는 짐승인지, 인간인지,"p155
"승기 형은 운동을 핑계 삼아 여인숙 골목을 걸을 때 외에는 종일 방에 누워 지낸다. 어쩌다 맥주를 마시는 일도 잇으나 대개는 매월 생계급여 받는 날, 하루뿐이다. 맥주를 두 번 마시는 순간, 그 금액만큼의 밥을 굶어야 한다. 형이 자신을 유폐시킨것처럼 방에 누워 지내는 까닭을 나는 여실히 안다. 허기를 피하기 위해서다. 형을 비롯해 많은 달방 가족들이 외출이나 실내 운동 따위의 움직임을 최소로 줄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 p238
"형이 다리가 불편한 탓에 주차장 바닥에 앉혀두고 내가 바가지에 물을 떠서 흘려주는 식으로 한 시간 남짓 닦앗다. 발톱은 싯누런 무좀 기운이 화석처럼 굳어 있었다. 손톱깍기로 해결이 되지 않아서 다음주에 철사를 자르는 니퍼를 준비해주겠다고 했다. 발등부터 발바닥까지 덕지덕지 쌓인 때를 벗기는 일은 하루로 부족했다. 당장은 냄새를 지우는 정도로 끝냈으나 며칠 더 닦기로 약속했다. "p303
"진실한 인간관계는 시간과 정성을 먹고 자라는 나무다."p264
"진실이야말로 최고의 사진이며 최대의 프로파간다."p269
사람은 다 인간이라 불리지만 그 시간은 다 다르게 흘러간다.
인간다운 시간이란 어떤 시간인가.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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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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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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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류량청은 1962년 신장에서 태어나 농사일을 하며 자랐다. 십여 년간 농기계 관리인으로 일하며 시를 썼다. '시골 철학자' '이시대의 도연명' '20세기 중국의 마지막 수필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2013년 신장 텐산 비탈에 자리한 차이쯔거우 마을에 예술가 마을을 조성하고 무레이서원을 설립하여 버려진 마을을 문화와 예술이 꽃피는 곳으로 탈바꿈시켰다. 잃어버린 고향 마을 대신 이곳에 정착해 10년째 농사를 짓고 글을 쓰며 살고 있다. 2023년 6월 차이쯔거우 예술가 마을에 류량청문학관이 설립되었다.
류량청의 글을 읽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마치 내 마음, 내가 살고 싶어하는 삶을 그가 대신 적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음의 움직임이나 결,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을 하나도 놓치지 않은 것 같은 글이다. 나도 이곳 시골에 들어 올때 이렇게 살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지금 나는 어떤가? 그의 글은 처음 먹은 마음 그대로 변치 않고 사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듯하다. 아무데나 펼쳐 읽다보면 마음이 맑아진다.
대지가 온통 캄캄할 때, 한 사람의 마음속 하늘이 가만히 밝아온다. 그는 일어나서 농기구를 들고 사방에서 코 고는 소리가 울리는 마을을 가로질러 밭으로 간다. 그리고 남몰래 한가지 일을 시작한다. 유난히 밝은 그의 마음 덕에 햇빛도 달빛도 등불도 필요 없이 할 일이 앞에 또렷이 놓여 있다. 평생의 업을 똑똑히 아는 사람은 언제나 뭇 사람을 뒤덮은 어둠 속에서 홀로 움직인다. p104
어느 해엔가 네가 돌아와 벽돌을 치워보면 비가 내릴 때마다 흠뻑 젖어 열쇠는 잔뜩 녹슬어 있겠지. 그걸 보면서 너는 집을 얼마나 오래 떠나 있었는지 퍼뜩 깨닫겠지. 또, 어느 해에는 벽돌 밑이 텅 비어 있을지도. 그러면 너는 대문을 두드리며 내 이름을 소리쳐 부르겠지. 그때 마을에 남은 집은 이미 얼마 없다. 곳곳이 빈집이고 곳곳이 경작할 사람 없는 황무지다. 너는 외부인처럼 담장에 기어올라 우리가 오랫동안 살았던 낡은 마당을 바라보며 눈물을 줄줄 흘리겠지.p165
바깥에서 일하던 사람이 자기 집에서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올라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모습을 보면, 자손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그런 느낌이 절로 일어난다. 밥 짓는 연기는 집의 뿌리다. 대지 깊숙한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하늘을 끊임없이 파고드는 연기에 의지해 아득하고 낯선 바깥세상과 어떤 신비로운 연결을 유지한다. p174
내 어머니 고향이여, 내가 삶의 저편로 사라질 때 나는 달리 갈곳이 없다. 그저 그곳, 너에게로 돌아갈 뿐이다. 나에게는 천국이 없다. 오직 고향이 있을 뿐. p351
무언가 하나라도 나를 맞으로 나와야 하는데. 닭 한 마리, 나귀 한 라리라도. 하지만 아무것도 없다. 그저 흙먼지만 천천히 떨어져 내릴 뿐이다. 마을 밖 황야로 떨어지는 해는 멀리 타향으로 떠나는 것처럼 얼굴을 홱 돌린다. 그에게 왜면당한 나는 좀 서글퍼진다. 이런 황혼 속으로 한 사람이 돌아온 것은 먼지 한 톨이 떨어지는 것과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p353
나에게는 돌아갈 고향이 없다. 천국이 있을 뿐. 내가 사는 이곳이 고향이고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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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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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변신 그리고 요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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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잠자리 속에서 한 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음을 발견했다.」
[헤르만 카프카는 체코에서 태어났지만, 체코인이 아니고 유대인이었다.
독일 국민은 아니었지만, 독일어를 사용했다.
태어나서부터 병약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그런 카프카가 맘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레고르 잠자는 벌레가 되기 직전까지 집안의 가장이었다.
그는 힘든 외판원을 하며 가족을 책임지고 있었다.
그 일이 무척 힘들었지만, 가족을 위해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벌레가 되어 버리자 가족은효용이 사라진 그레고르 잠자를 처음에 보살피지만 결국
냉대하고 사라지기를 원한다.
결국엔 그는 벌레로 죽는다.
고레고르가 죽자 가족은 평안함을 느끼고
산책하러 나간다.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품는다.
카프카의 소설 변신은 워낙 유명한 소설이다.
하지만 아마도 이 소설을 읽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친절한 소설이 아니고 읽고 나서도 개운한 소설도 아닌 데다가
쉽게 해석되지도 않는다.
우리에겐 오히려 카프가의 소설보다는
무라까미 하루끼가 쓴 "해변의 카프카"를 읽어 본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다.
해변의 카프카의 주인공은 15살의 남자아이다.
그는 15살이 되자 본인의 이름을 카프카라고 불러 달라고 한다;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은 네 탓이 아니야. 내 탓도 아니고. 예언 탓도 아니고, 저주 탓도 아니지. DNA탓도 아니고, 부조리 탓도 아니고, 구조주의 탓도 아니고, 제 3차 산업혁명 탓도 아니야. 우리들이 모두 멸망하고 상실되어 가는 것은, 세계의 구조 자체가 멸망과 상실의 터전 위에 성립되어 있기 때문이지. 우리의 존재는 그 원리의 그림자놀이 같은 것에 지나지 않아. 바람은 불지. 미친 듯이 불어대는 강한 바람이 있고, 기분 좋은 산들바람이 있어. 그러나 모든 바람은 언젠가는 없어지고 사라져. 바람은 물체가 아니야. 그것은 이동하는 공기의 총칭에 지나지 않아. 너는 귀를 기울이고 그 메타포를 이해하는 거야."
- 해변의 카프카 중에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허무함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언제가 자신의 효용이 다하는 날이 온다.
즉 인간 존재에 대한 상실하는 순간 말이다.
그것이 언제인가?
그레고르 잠자는 더 이상 가장으로 돈을 벌지 못하자 효용이 다한다.
효용이 다하자 그동안 사업에 실패하고 무기력했던 아버지는 다시 직장을 나간다.
어머니는 하숙을 한다. 활력이 없던 가족은 가장역할을 하던 그레고리가 벌레가 되어 버리자 다시 활력을 얻게 된다.
그렇다면 그레고리는 하기 싫던 억지로 해야 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사무실 주변엔 구례 병원 요양병원이 있는데
가끔 병원에 갈 때 요양병원 안 병실을 보게 된다.
한 방에 4~6명의 누워 있는 사람들
더 아무것도 할 것이 없이
오직 죽음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그 안에 있다.
누군가 죽어 나가면 빈 침대엔 새로운 인간으로 채워진다.
어쩌면 카프카가 이 병실을 보았다면 침대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이 말한 변신한 그레고리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대부분 가족은 요양병원에 가는 부모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더 가족에서 돌보기 어려우므로 어쩔 수 없이 선택한다.
처음에 자주 찾아가지만, 점점 방문이 줄어든다.
주말엔 항상 일이 있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하는 일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게 몇 개월에서 수년을 요양병원에 있게 되면
슬슬 이제 죽을 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요양병원에 있는 가족이 죽게 되면
홀가분한 생각을 하게 되고 밀어둔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현대 사회의 인간은 효용을 가지고 있을 때 가치를 인정받는다.
효용이 없는 인간은 잉여 인간이 되고 쓸모가 없는 인간이 된다.
폐기 처분 되지 않는 방법은 병들지 않아야 하며 돈을 벌거나 돈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노인들은 공공 근로를 신청하기 위해 바쁘다.
자신이 아직은 효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가장들이 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에 휩싸여
평생 하기도 싫은 일에 매달린다. 인간다운 삶이라는 것이 가족을 부양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어쩌면 폭력에 가까운 압박에 의해 어쩔 수없이
지친 하루하루를 숙주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언제가 벌레가 되어 버리면 폐기 처리가 될 운명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그레고르의 시체를 확인한 어머니는, 비로소 그의 몸이 납작하게 말라 있음을 깨달았다. 아버지는 신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누이동생은 이따금 아버지 팔에 얼굴을 묻었다. 그들은 가족 테이블에 앉아, 세 통의 결근계를 작성했다. 오늘 하루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전차를 타고 교외로 향했다. 여러 달 동안 하지 못했던 가족 소풍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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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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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가 정말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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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푸른은 학교가 다니기 싫어 때려 치웠다고 한다. 일찌감치!
아마도 초딩때?
우리 막내도 아침 8시에 집에서 나가면 10분이면 가는 학교를 9시 넘어 맨날 지각했단다.
나중에 선생이 말해줘서 알았다.
무슨 선생이 엄마가 찾아가기 전까지 연락도 안해준단 말인가.
왜 그랬냐니, 산으로 돌아가서 그랬단다.
암튼 우리 막내도 학교 일찌감치 때려치고 이 책 저자 이푸른같이 홈스쿨링을 했으면 어땠을까?
이푸른의 홈스쿨링 시간표는 운동 영어(수학) 책읽기가 끝이다.
요일마다 운동의 종류가 다르고 영어는 수학과 하루씩 교대고 책읽기는 매일이다.
아빠는 집에서 애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엄마는 직장이 따로 있다. 출판업?
개에게 시쿤둥하던 아빠가 개에게 관심과 정을 주는 이야기다.
챕터마다 제목이 재미있다.
유명한 영화나 책, 드라마의 패러디.
이푸른의 친구가 그린 그림도 재밌다.
그냥 제목보고 만화만 봐도 이해가 간다.
아무래도 나는 수준이 동화책이다.
노벨수상작가 아니에르노의 '세월'을 읽다가 이 책을 순독(순식간에 완독)했다.
그녀의 세월과 내 세월이 같을 수는 없겠지.
난 그녀같이 부지런하지 않아 매 순간을 글로 남기지 못한다.
이렇게 내 세월도 가고 끝이 보인다.
앞으로 5-10년 나의 종말이 궁금하다.
사실 나도 개가 정말 싫다.
고양이도 싫다.
다 싫다.
그냥 어쩌다 우리집에 갸들과 살게 되어 같이 산다.
그나저나 우리개 호두는 술찌끼먹고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다.
몸이 큰 두부는 비틀거리면서 기분이 좋아 이리저리 개기는데 몸이 작고 털만 많은 호두는 뻗었다.
제발 죽지만 말아다오.
벌써 니가 눈에 밟힌다.
어흑,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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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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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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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은 (1897-1945)은 소위 '신여성'이라 불리는 여자들의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내 또래는 많이 들어본 이름이겠다.
그녀는 비구니가 되어 절에 들어간 그녀의 절친 김일엽의 이야기만큼이나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그 시대 여성들의 운명(이말은 싫어하지만)이라고 해야 할까?
나혜석이 화가이며 글도 쓰고 세대를 앞서간 진보적인 여성이라 알고 있지만,
그녀가 쓴 글이나 그림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이 책은 나혜석이 여기저기 발표한 글을 모아 놓은 것이다.
이 책의 부제가 "여자도 사람이외다"인 것처럼 그녀는 여자사람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고 경험한 것을 용감하게 발표했다.
도도히 흐르는 거센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한마리 연어처럼 강물에서 튀어 올랐다.
튀어올라 다시 물을 만나지 못한 고기는 비참한 최후를 맞는 것처럼 그녀의 인생도 그러했다.
만일 나혜석이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원하는 삶을 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지금의 세상은 나혜석 같은 여자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여자도 사람이라고 외친 절규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 )도 사람이다라고 괄호에 넣을 수 있는 명사는 더욱 많아졌는지 모른다.
이조시대로 끝난 것 같은 계급사회는 겉모양만 달라졌을 뿐 계속되고 있으니 말이다.
너와 나를 구분하는 차별화된 사회 속에서 다시금 나혜석의 절규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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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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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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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이 재미없다.
재미있는 책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이상해진 걸까?
아마도 후자.
이책 저책 끝까지 읽지 않고 반납만 반복했다.
이 책도 프롤로그를 읽으니 바로 관심에서 멀어졌다.
오십먹은 싱글여자가 부모와 같이 농사를 시작한 글이니 뭐가 재미있겠나 말이다.
난 이미 오십이 지났고 농사도 흉내를 내봤으니 말이다.
게다가 부모랑 산다니...
반납해야겠어 다시 뒤쪽을 들췄는데 '추간판 탈출증'이라 수술하는 장면이다.
얼마나 아팠을지 읽는 내가 끔찍했다.
그리고 그다음 고양이와 같이 사는 이야기.
고양이가 치매들면 똥오줌 못가리고 아무데나 싼다는 것에 깜놀.
정말 큰일이다.
우리 초리가 치매 걸리면 어쩌지?
아무래도 나보다 먼저 걸리지 않을까?
같이 걸리면?
이 저자는 고양이 사랑이 지극 정성이라 그 힘든 일을 다 해낸다.
난?
최근 김양미 작가는 개 병원비가 오백만원 나와서 걱정하는 글을 페북에 올렸었다.
오백만원 이라니...
고양이나 개 요양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어쩌지?
생각 안해 봤던 건 아니지만 이 어려운 숙제를 이 책은 나에게 남겨주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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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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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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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사람은 박완서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오래전 이분의 책을 빌려 본 적이 있다.
제목은 기억이 안나지만 그 때는 별 감흥이 없어 다른 작품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 책은 권고로 읽게 되었는데 이 번엔 달랐다.
아마도 나도 그녀의 나이가 되어 그런건 아닐까.
역시 사람은 세월따라 변하고 사람도 뭐도 단정지어 말하는 건 위험하다.
박완서의 '첫사랑'에 대한 글인데 그녀의 딸 호원숙의 글을 읽어보면 소설이 거의 사실에 가깝다.
유명한 ㄱ 소설가도 사실을 거의 소설로 적어 고소에 휘말린 적도 있고,
ㄱㅁㅈ ㄱㄴㄱ 소설도 거의 사실 폭로에 가까워 세간이 떠들썩했던 적이 있다.
글을 쓰는 많은 이유 중 하나가 누구에게도 말할 지 못하는 마음 속의 짐이나 고민을
풀어놓는 해소제 역활을 하기 때문이다.
'화가나면 일기를 쓰세요'라고 하지만 화가 나서 쓴 일기를 다 찢어버린 적도 있다.
매일 어떤 이유로 화가 났는데 아직도 화가 날 때는 같은 이유로 화가 난다.
결국 나의 문제일 것이다.
암튼 '첫사랑' 참 아름다운 말이라는 생각이 새삼들었다.
그 행위가 아니라 그 말 자체가 말이다.
'첫' 과 '사랑'의 조합!
내가 쓴다면 제목을 '첫사랑'이라고 고전적이면서도 도발적이면서도
촌스러우면서도 생동감 있고 오로지 순수한 이 어휘를 그대로 쓰고 싶다.
암튼 작가 박완서는 40에 시작해 그녀 일생의 순간 순간을 많은 책에 다 풀어놓았다.
그의 글은 사회적 역사적으로 귀한 기록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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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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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왜 고농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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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왜 고농서인가
이선재(한겨레생명평화농장 이사)
오늘 천하의 일 가운데 하루라도 빠뜨릴 수 없는 것을 찾는다면 무엇이 으뜸인가? 곡식이다! 시공을 통틀어 신분의 귀천과 지식의 다과에 관계 없이 하루라도 몰라서는 안 되는 것을 찾는다면 무엇이 으뜸인가? 농사다! <임원경제지>
지금 왜 고농서인가? 트랙터같은 힘센 기계와 효과 좋은 비료, 농약이 넘치는 이 시대에 고농서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우리는 기후위기라는 눈앞의 현실을 두고 생각해야 한다. 그 영향의 크고 작음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아무도 기후위기가 가져올 고통과 슬픔을 피할 수는 없다. 인류는 기후위기의 쓰나미를 물리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고 있다. 물론 그 책임의 대부분은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정치 지도자들에게 있다. 넷플릭스 영화 ‘돈룩업’은 이것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더욱 서글픈 사실은 기후위기의 고통은 저 기득권자들이 아니라 대다수 민중, 오랜 세월 피압박의 세월을 견뎌온 저개발 국가의 백성들이 짊어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곳곳에서 미래의 대안을 찾아 피땀을 흘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위기를 불러온 화석 에너지 문명을 끝내고 지구를 살리는 방법, 미래적 삶의 철학을 세우기 위한 치열한 모색과 성찰의 행진이 이미 오래 전부터 전개되고 있다. 다양한 방면의 노력들이고 그러기에 얼핏 보기에 모두 다르게 보이지만 생태주의라는 큰 흐름 안에 있다.
퍼머컬처가 그중 하나이고 개인적으로는 오늘날 가장 탁월한 생태주의 철학이자 방법론이라고 믿는다. 화석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사람의 노동력 역시 적게 사용하면서 효율적으로 생활하기 위한 원칙과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세상의 그 어떤 이론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듯이 퍼머컬처만으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모든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양과 다른 동양의 생활방식과 자연환경, 작물의 다름에 기인한 많은 사안들에 대해서는 스스로 세부적인 대안들을 연구하고 현실적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다른 하나의 이유는 퍼머컬처가 농사법에 대해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기계와 비닐, 농약과 비료에 의존하지 않는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많다.
고농서가 우리에게 유용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의 전통농업은 이 땅에서 아주 오랜 세월 실천해 온 농사법이다. 옛 선인들은 오늘의 농사꾼보다 훨씬 더 많이 고민하고 실험하고 자연을 가까이 들여다보았다. 비료와 농약 같은 편리한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직 관찰과 경험을 토대로 한 해 한 해 새롭게 바꾸고 대를 이어 발전시킨 것이 전통농업이고 그것이 고농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물론 완벽할 수 없고 일부 내용은 과학이 발달한 현재의 지식으로 판단했을 때 황당한 경우조차 있다.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자원들을 고려한다면 전통농업에만 의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땀과 눈물이 깊이 밴 고농서의 내용은 곱씹을수록 참맛이 우러나는 지혜의 샘이다.
나는 생태적 삶을 살고자 한다면 고농서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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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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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삼으로부터] 서론부터 좔좔 오열한 칩코의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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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삼이는 익히 들었다. 그는 지리산에서 태어났으나 거의 한반도 중부이남의 모든 숲을 쏘다닌 전설적인 모험가였다. 오삼이만큼 인가와 도로도 서슴지 않고 넓은 영역을 여행하는 반달가슴곰은 전무후무하다고 했다.주옥쌤과 오삼이의 인연이 끈끈해진 것도 오삼이가 인간이 정해놓은 선 밖을 수시로 넘나든 까닭이었다. 오삼이에겐 어디까지가 당신에게 허락된 지리산 국립공원 경계인지 보일리 없었고, 지리산은 섬이 아니라 덕유산을 거쳐 설악산과 백두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산줄기였다. 오삼이가 상상도 못한 곳에서 발견될 때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야생동물 정책을 관리하는 행정가들은 탁상에 모였다. 주옥쌤을 비롯한 활동가들은 ‘오삼이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라’는 피켓을 들고 설 수밖에 없었다.올해 <오삼으로부터>책이 나왔다. 책작업이 한창일 때 허무하고도 공교롭게도 오삼이의 죽음이 보도되었다고 했다. 오삼이를 추적하는 발신기 배터리를 교체하려 마취총을 쏘았는데, 오삼이가 몸을 못가누며 이동하다 계곡물에 익사한 채 발견됐다는 전말이었다. 오삼이의 죽음 이후 또 행정가들과 주옥쌤은 비참한 마음으로 탁상에 모여야만 했다.주옥쌤은 수도산에서 잡혀와 지리산 자연적응훈련장에 갇힌 오삼이의 눈빛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누누이 외쳐온 말을 책에서도 말했다. ”2015년 1월 지리산에서 태어나 2023년 6월 경북 상주에서 삶을 마무리한 오삼이는 이 산줄기를 오가며 우리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해 왔습니다. 사람들에게 잊힌 야생동물의 길, 끊어진 생명의 길을 연결하라고 말입니다. 반달가슴곰을 인간이 관리하는 동물이 아니라 자연에 사는 야생동물로 여겨달라고 말입니다.“이 책은 앞장부터도 읽을 수 있고 뒷장부터도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구조로 되어있다. 앞에서는 주옥쌤이 오삼이에게 보내는 편지가 실리고 뒤에서는 결님이 그린 오삼이의 그림책이 실려서, 가운데서 주옥쌤과 오삼이가 만난다! 현경쌤의 반짝이는 편집실력이 유난히 돋보이는 책이다. 주옥쌤과 결님의 아름다운 글과 그림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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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