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8-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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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가셨는지요
    잘 가셨는지요 백무산 죽은 자가 따라다니는 시절이 되었는지 또 날아온 부고는 믿기지 않았다 얼마전 저녁을 함께 했던 사람이다 전화기를 접지 않고 그의 온기를 느껴보려고 그가 보낸 메시지를 뒤져보니 아직 체온이 남아 있었다 "잘 가셨는지요.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죄송했어요." 떠난 사람이 나였다는 듯이 그는 그곳에 있고 내가 멀리 가버렸다는 듯이 내 뒷모습에서 떠나는 자의 쓸쓸함을 읽었다는 듯이 살아 있다는 것이 되레 어디론가 떠나가고 있다는듯이 수많은 죽음을 맞이하는 일과 수많은 자신의 죽음을 겪는 일로 눈물은 죽은 자가 흘린다 죽은 자의 혼은 언제나 산 사람을 붙들고 운다 두고 가는 발걸음 떨어지지 않아 산사람이 가엾고 불쌍해서 펑펑 운다 죽은 자에게 애도를 받으러 가는 길이다 ------------------------------------------------------------------------------------------------------- 이 시는 시 속의 화자가 얼마 전에 만난 가까운 지인의 갑작스런 죽음을 접하고 문상을 가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쓴 시이다. 얼마 전 헤어진 후 그가 보내온 아쉬움의 문자가 아직도 살아서 자신을 배웅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 것이다. 그리고 그 문자를 통해 산 자와 죽은 자의 아쉬움과 눈물을 이야기 한다. 화자는 죽은 자가 오히려 살아있는 자신보다 더 나은 듯 산 사람이 가엷고 불쌍해서 펑펑 운다고 말한다. 이는 산 자의 마음이기도 하다.
    • 문화예술
    • 시를 찾아서
    2025-08-11
  • 참교육 키즈의 생애 마지막편 "운명"
    겨울이 가고 봄이왔다. 다시 농사철이 시작되자 수현은 매일 논으로 향했다. 아직 이른 봄이었다. 들판에는 멀리 서해에서 불어오는 바람만 윙윙 거릴뿐 사람은 없었다. 아직 동트려면 7시는 넘어야 했다. 수현은 아무도 없는 들판에 나가 자신의 논을 둘러봤다. 요즘 주변에는 콩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늘고 있었다. 오래전에는 밭을 논으로 만들려고 산비탈 밭을 개간해 다랭이 논을 만들었는데 이제 쌀이 남아돌다 보니 쌀대신 논에 콩을 심기 시작한 것이다. 콩농사가 밭농사보다 수익이 좋다 보니 논은 점점 밭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래도 수현은 항상 벼를 심었다. 벼를 심고 가꾸는 것이 아버지 어머니가 가꾼 논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식량이 되는 쌀이 콩보다는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벼가 크고 자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수현은 땅과 더 가까워 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키운 쌀로 수지가 크고 있다는 생각, 그리고 밥을 먹을 때마다 자신이 키운 쌀로 생명을 이어간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농자는 천하지대본 이라는 말에는 인간의 생명을 이어주는 식량을 생산하는 농민이라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지금 돈이 안 되는 쌀농사를 강요 할 수도 없는 일일 것이라고 수현은 생각했다. 수현은 논두렁이 앉아 부모가 물려준 논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조상 대대로 물려와 수현까지 온 땅이었다. 아버지와 논을 고르고, 어머니와 피를 뽑던 날들, 그리고 처음 혼자서 논두렁에 풀을 깍던 일들이 영화처럼 스쳐갔다. 수현이 고등학교 때 수현이 논에 살충제를 뿌렸던 적이 있었다. 가루로 된 살충제를 손으로 직접 뿌렸다. 그러다가 살충제 봉투가 논으로 들어가 물에 젖어 버린 것이었다, 고등학생 수현은 농약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몰랐다. 수현은 물에 젖은 살충제를 뿌리다 쓰러졌다. 농약에 중독된 것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 까 아들이 집에 돌아오지 않자 걱정된 덕산댁이 논에 와보니 수현은 논두렁이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덕산댁이 수현의 몸을 잡고 흔들자 눈을 떴다. 집에 돌아온 수현은 한참을 누워 있다가 몸을 일으켰다. 수현은 그 일로 인해 농약을 쓰는 농사는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향에 돌아와 농사를 시작하자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었다. 수현이 유기농을 벼농사를 짓자 주변에서 편한 방법을 두고 왜 오래전의 농법으로 돌아가냐고 했다. 하지만 수현은 자신의 선택한 방법을 후회 하지 않았다. 그렇게 유기농으로 벼농사를 짓자 수현의 논에는 오랫 동안 보이지 않았던 생명들이 다시 돌아왔다. 개구리가 돌아왔고 미꾸라지가 살기 시작했다. 가끔은 붕어나 송사리가 보이기도 했다. 얼마전 부터는 살아있는 긴꼬리투구새우가 보이기 시작했다. 수현은 자신의 논의 돌아온 생물들이 자신의 선택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 좋았다. 수현은 논에서 돌아와 수지의 아침밥을 챙겼다. 매일 하는 요리지만 소질이 없는지 메뉴는 거의 같았다. 전자렌지에 돌려 만든 계란찜 아니면 후라이 그리고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 가끔 하는 카레 사실 이 것 이외에 수현이 하는 요리는 거의 없었다. 텃밭에서 수확한 상추나 가지 오이 고추를 된장에 찍어 먹는 것이 수현이 먹는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해야했다. 수현아 언제까지 이렇게 살거야? 수현아 나랑 읍에서 장사라도 하자? 수지의 엄마 현주랑 함께 살 때 현주는 수지를 낳고 나서 매번 시골을 떠나 자는 말을 했었다. 하지만 수현은 고향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현주에게 농사는 미래가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현에게 농사는 삶의 유일은 희망이었다. 희망을 버리고 살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것이 미래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희망때문에 하루를 살고 버티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가난한 삶은 현주에게 어떤 희망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가난은 가장 무서운 것이라고 현주는 생각했다. 수현은 현주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아버지 석태가 죽은 이유도 다 가난 때문이었다. 수현의 집이 부자였다면 아버지가 죽음을 선택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수현은 생각했다. 가난은 죽음을 강요하고 비루한 삶을 선택을 강요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현은 학생운동을 선택했다. 열걸음쯤 세상이 진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세상은 언제나 스무걸음 뒤걸음 칠 수도 있는 것이었다. “수현아 나는 미래가 없는 삶을 살 수는 없어" 라고 현주가 말했을 때 수현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미안해 현주야….” 수현은 텃밭의 상추를 보며 떠난 현주가 생각났다. 현주는 텃밭의 있는 채소만 가지고도 맛좋은 음식을 만들어 냈다. 아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어.. 우리 수지 무슨 반찬을 해줄까 하고 생각했지.. 아빠가 요리를요. 오늘 저녁은 맛있는 것이라도 해줄거예요? 어. 아빠가 한 번 생각해 볼게. 수지는 아침을 대충 먹더니 가방을 챙겨 학교로 향했다. 수현은 수지의 뒷 모습을 보면 현주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겨울이 왔다.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었다. 한 번 눈이 오기 시작하면 며칠씩 내리 내렸다. 사방이 눈에 덮였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눈속으로 숨어 버렸다. 푸른 소나무는 백색의 소나무로 변했다. 검은 아스팔트는 스키장처럼 보였다. 밤새 눈을 이기지 못한 나무가지들이 아우성을 치며 쓰러졌다. 세상을 버티지 못하는 것들은 시련이 닥쳐 오면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다. 각자가 버틸 수 있는 최대치를 살아가다가 어느날 툭 하고 낙하는 것이었다. 수현은 문을 열고 나갔다. “올해도 풍년이겠구나" 라고 석태가 말을 따라했다. 수현의 아버지 석태는 매번 폭설이 내릴 때마다 “수현아 올해는 풍년이겠구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기대와 다르게 그 예언은 쉽게 빗나갔다. 하지만 수현도 폭설이 내릴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따라했다. 빗자루를 챙겨 수현은 눈을 치웠다. 매일 아침마다 1-2시간씩 눈을 치우지만 다음 날이면 치운 만큼 또 내렸다. 그렇게 눈을 치우다 보면 어느 날 봄이 왔다. “여보세요" “네" “나경선배" “저녁 먹으러 가도 되요?” “그럼" 나경은 수현의 전화를 받고 서둘러 마트에 갔다. 수현이 좋아하는 재료를 골랐다. 수현은 수지를 트럭에 태우고 눈덮인 도로로 나갔다. 오후 5시였지만 사방은 어둑했다. 늘 가던 길이었다. 수현은 눈 내린 도로를 운전하는데 익숙했다. 나경이 사는 아파트에 도착 할 때쯤 멀리 나경과 석민이 보였다. 나경이 수현에게 손을 흔들었다. 석민이도 나경을 따라 손을 흔들었다. “수지야” 석민이 수현의 트럭을 보고 트럭 앞으로 달려갔다. 수현이 브레이크를 페달을 힘껏 눌렀다. 트럭이 빙판위를 춤추듯 빙빙 돌기 시작했다 . 쾅!!! 달려오던 차가 멈추지 못하고 수현의 차와 부딪쳤다. 빙판위를 빙빙돌던 수현의 차가 아파트 담을 들이 받았다. 수현은 마지막 순간 자신이 타고 있던 방향으로 핸들을 꺽었다. 수현아!!! 나경의 울부짖는 소리가 아파트를 가득 채웠다. 눈이 많은 곳이었고 한 번 눈이 내리면 며칠은 내리는 곳이었다. 수현아.. 수현아.. 아버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수현은 아버지와 함께 들판에 서 있었다. 수현의 논에는 벼들이 어느새 쑥쑥 자라 마음껏 포기를 늘리고 있었다. 끝이 없는 평야…. 지평선 넘어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향긋한 풀냄새가 났다. 아버지! 어머니가 새참을가지고 오시네요. 수현은 달려가 어머니의 짐을 들고 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과 애호박에 새우를 넣어 만든 호박국 그리고 나물과 고기반찬 상추와 고추 아버지 식사하세요. 그래 수현아… 어머니 밥이 너무 맛있어요. 그래 우리 아들 어서 먹어… 우리 아들 배고프지…. 어머니…..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아련하게 들렸다. 아버지 어머니…. 수현은 깨어나기 싫었다. 이대로 잠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현아.. 수현아.. 아빠… 나경과 수지가 수현을 불렀다. 수현이 눈을 떴다. 여기 어디야…. 병원이야… 그랬구나…. 수지랑 석민이는 괜찮아… 아빠… 수지가 울면서 수현의 손을 잡았다. 아저씨…. 석민이가 눈물을 흘렸다. 나경은 석민이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놀랬다. 다행이네요. 모두 무사해서…. 수현은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수현은 이 동네 출신이고 눈 길 운전에 익숙했다. 이 동네 출신이 아니라면 아마도 수현은 큰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수현이 퇴원하고 나경과 수현은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 나경은 아파트를 처분하고 수현의 시골집으로 들어왔다. 비가 내렸고 눈이 녹았다. 봄이왔다. 다시 농사가 시작되었다. 나경과 수현은 함께 들로 나갔다. “생각나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그 때 만약 우리가 만나지 않았다면 어땠을 것 같아요?” 나경이 말했다. “그러게요. 그때 만나지 않았다면 당신처럼 예쁜 여자를 사랑하지 못했겠죠?” 수현이 웃으면서 말했다. 나경도 따라 웃었다. 나경과 수현은 아무것도 심어있지 않은 텅빈 논을 바라봤다. 수현씨 우리 여기에 뭘 심어 볼까요? 글쎄요.. 전 논농사 만 해봤어요. 그걸로 우리 식구가 다 먹고 살수 있을까요? 글쎄요. 수현이 웃으며 말했다. 나경이 수현의 손을 꼭 잡았다. 지평선 너머로 붉은 해가 지고 있었다.
    • 문화예술
    • 연재소설
    2025-08-05
  • [지리산편지] 단 한 명을 위한 간이역 콘서트
    단 한 명을 위한 간이역 콘서트 ‘율촌역’이라는 곳이 있었다. 지금은 폐쇄된 율촌역은 전국의 12개 역사(驛舍)와 함께 문화재청에 의해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한다. 1930년 전라선이 개통되면서 만들어졌고 폐쇄되기 직전에는 열차가 하루에 2번 쉬었던 곳, 하루 열차 이용자가 다섯 손가락을 넘지 못했다는 초라한 간이역, 폐쇄일이 통보된 그날 그곳 역 마당에서 시노래 콘서트가 있었다. 그것은 지역의 이름 없는 가수와 시인 그리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이 하는 하나의 기도 같은 거였다. 작고 초라하고 소멸되어가는 것들을 위한 기도를 시와 노래로 하는 콘서트였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었기에 우리는 노을이 지는 주위의 편안한 시골 풍경과 잘 어우러질 수 있었다. 이 콘서트는 근대가 형성되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소멸되어 온 것들에 대한 레퀴엠에 다름 아니었다. 과학의 축적과 함께 근대가 진행되면서, 사과가 떨어지거나 강물이 흐르는 모든 자연현상을 수학적으로 계산해내고, 그 계산을 통해 자연을 착취하는 가운데 꾸준히 도태되어온 것들, 작고 힘없고 화폐가치로 환산이 안 되는 것들, 첨성산의 도롱뇽 같은 것들, 이 간이역처럼 끝내는 사라져야 할 것들, 그리고 또 그것들과 똑같은 처지의 사람들까지, 이 소외되고 소멸되는 것들을 위한 콘서트는 간이역 너머의 노을빛만큼이나 아름답고 슬펐다. 나는 이 콘서트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가 삶 속에서 꾸준히 잃어온 ‘가여워하는 마음’을 생각했다. 누군가, 무엇인가 그 대상과의 관계라는 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상대방의 ‘가여움’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 몸의 어느 구석에 힘겹게 숨 쉬며 남아있을 사랑의 마음, 자비의 마음이 바로 그 ‘가여워하는 마음’이 아니겠는가. 나는 내게서 버려진 안쓰러운 나를 가까스로 돌아볼 수 있었다. 콘서트의 막바지에 붉은 노을이 지고 막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율촌역에 드디어 하루에 두 번 쉰다는 그 두 번째 기차가 잠깐 멈추고 떠났다. 그리고 그 열차에서 단 한 명의 손님인 작고 꼬부라진 할머니가 내리더니 작은 보따리 하나를 들고 느릿느릿 역사(驛舍)를 빠져 나왔다. 우리는 그 단 한 명의 소중한 관객을 위해 시를 읽고 노래를 불렀다. 할머니 한 명을 위해서 존재할 수 있는 열차, 할머니 한 명을 위해서 열차가 멈추는 간이역, 그리고 할머니 한 명을 위해서 노래할 수 있는 콘서트를 위해서, 근대 이후 줄곧 잃어온 그 ‘가여워하는 마음’을 위하여, 우리는 혼신을 다해 노래했다. ......세상의 작고 가여운 것들의 어머니/ 서로 욕하고 싸우며 스스로 절망하는 것들의 어머니/ 어머니, 따뜻한 저녁밥을 지어놓고 애타게 우리를 찾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노을 속으로 흩어집니다./ 하지만 나는 어머니의 그 따뜻한 목소리에 화답할 수 없습니다./ 아직은 어머니의 품으로 달려갈 수 없습니다./ 그것은 아직도 나는 강남의 아파트가 부러워 보이고/ 누군가가 앞서 나가면 질투를 하고/ 내 자식만큼은 서울대에 들어가기를 바라는....../ 그러한 마음 때문입니다./ 세상의 불의와 폭력에는 분노하면서도/ 나의 불의와 나의 폭력에는 한없이 너그럽기 때문입니다......(졸시「어머니, 때죽나무꽃이 피었습니다」부분)...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 문화예술
    • 지리산 편지
    2025-08-03
  • 참교육 키즈의 생애 19편 "응급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나경에서 전화가 온 것은 11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었다. “나경아주머니 저 수지데요” “어.. 이 밤중에 무슨 일이야? 아빠가 쓰러졌어요. 뭐… 수지야 119에 전화는 했어? 네…. 근데 혼자 가기는 너무 무서워요. 그래 아줌마가 바로 갈게 조금만 기다려.. 나경은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나경은 차 열쇠를 찾기 시작했다. 어디 있더라…. 자고 있던 아들이 깨어나 열쇠를 찾아 주었다. 엄마… 함께가.. 그래… 나경은 자다 일어나 아이와 함께 서둘러 차를 몰았다. 시골 도로는 한산했다. 차는 없었지만, 나경의 마음은 조급했다. 엄마 천천히 무서워… 어…. 그래. 천천히 나경이 수현의 집에 도착하자, 먼저 도착한 119구가수현을 차에 태우고 있었다. 보호자 되세요? 소방관이 물었다. 아….네. 어디가 아픈 것일까요? 일단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어디 병원이죠. 여긴 응급실은 한 곳뿐입니다. 네. 제가 아이들 데리고 따라 갈께요. 수현이 응급실에 도착하자 담당의사가 나왔다. 무슨 일인가요? 네. 아빠가 쓰러져 있었어요. 심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그럼 여기서는 할 것이 없는데요. 도시에 큰 병원으로 가봐야 할 것 같은데요. 의사는 상투적인 말로 이야기 했다. 그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소방대원이 말하자 그럼 일단 검진을 해봅시다. 심장은 큰 무리가 없는 것 같고…. 빈혈 아니면 기립성 저혈압…. 남자가 빈혈로 쓰러지는 경우도 있나요? 뭐 그런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아니면 스트레스든지… 의사는 수현의 팔에 영양제를 투여하라고 지시 하더니 병실을 나갔다. 한 두시간이 지나고 수현은 잠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눈을 떴다. 여긴 병원이가보네요. 야.. 너는 덩치도 산만한 사람이 자꾸 쓰러지고 그러냐….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선배 제가 키가 커서 그래요. 피가 돌기 전에 일어나서 쓰러진 것 같은데요. 라고 말하면 수현은 웃었다. 야.. 너 영양실조아니냐…. 지난 번에도 그러더니 너 혼자 밥을 잘챙겨 먹고 있는거야? 남자가 혼자 사니까 그래… 나경은 순간 나랑 함께 살래!라고 말하려다 말았다. 수지는 아빠가 일어난 것을 보더니 안심이 되었는지 어느새 보호자 의자에 앉아 놀고 있었다. “야 정말 다행이다' 얼마나 마음이 졸였는지… 미안해요. 선배… 나경이 눈물까지 흘리면서 이야기 하자 수현은 정색하면 말했다. 제가 요즘에 농사 일이 많고 땀도 많이 흘리고 그래서 그래요. 잘 챙겨 먹을게요. 그런다고 사내자식이 두 번이나 쓰러지는게 말이 되니… 큰 병원에 가서 검사 받아봐야 하는 것 아니야? 그러게요. 나경과 수현 그리고 아이들은 응급실에서 나왔다. 밤이 깊었다. 나경은 수현의 손을 이끌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아이들은 신이 났다, 오늘은 우리집에서 자 수현아! 수현은 나경이 이렇게 말 했을 때 오래전 부산의 밤이 생각났다 만약 내가 그날 밤 나경선배와 관계를 가졌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동안 수현은 그날 밤 생각을 여러번 했었다. 만약에 그날밤 나경 선배가 자신의 가슴에 자신의 손을 올려 놓았을 때 수현은 자는척 했던 것이 후회 되었다. 다음 날 떠날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나경을 떠나 보내지 못하리라는 것은 자신이 더 잘 알았기 때문이다. 미련이라고 생각 하기도 했지만 미련만큼 아련한 것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밤 나경은 아이방에서 수현은 나경이 쓰던 방에서 잠을 잤다. 눈을 뜬 수현은 옆에서 잠든 수지의 얼굴을 봤다. 엄마없이 자란 수지는 다행이도 밝게 자랐다. 아빠 내 얼굴이 뭐라도 있어… 아니야 수지야 더 자… 아니야 일어날래. 석민오빠랑 놀거야 나경도 수현을 집으로 데려오고 나서 부산의 그날밤을 생각했지만, 부질없는 짓이라고 생각했다. 나경은 수현이 좋아할 만한 반찬과 찌개를 끓였다. 수현은 나경이 차려준 밥상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 야 네가 농사지은 쌀이라 그런지 밥 맛이 두배는 좋은 것 같다. 겨우 두배요. 하하 어….그럼 열배쯤 하하 그들은 마치 한 가족이라는 되는 것처럼 밥상에 둘러 앉았다. 가족이 별 것인가 이렇게 밥을 둘러 앉아 먹으면 가족 아닐까 나경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수현아 가끔 집에와 함께 밥먹자" “그래요" 수현이 웃으면서 말했다. “이렇게 가족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 라고 나경의 아이가 말했을 때 나경은 자신의 마음이 들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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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재소설
    2025-07-29
  • [책마을]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다.
    지난주,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 들렀다가 우연히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의 소설 『한 남자』를 발견했습니다. 2018년에 출간된 이 책이 제 눈길을 사로잡은 이유는 바로 주인공 키도 아키라가 재일교포 3세라는 설정 때문이었죠. 일본 작가가 과연 재일교포 인물을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증이 샘솟았습니다. 소설은 변호사 키도가 미야자키에 사는 리에라는 여인의 기묘한 의뢰를 받으면서 시작됩니다. 리에의 남편이 사고로 사망했는데, 장례식에 온 남편의 형이 "이 사람은 내 동생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로 인해 탄생하는 나의 분인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리에의 남편은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살아왔던 위장된 존재였죠. 일본은 한국과 달리 주민등록 시스템이 덜 촘촘해서, 신분을 위조하거나 감쪽같이 사라지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하니, 이런 이야기가 소설 속에서 충분히 현실성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에와 그녀의 남편은 미아자키에서 문방구를 운영하는 리에와 임업에 종사하며 그림을 즐겨 그리던 남자. 그렇게 사랑을 키우고 결혼했지만, 4년도 채 되지 않아 남자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죠. 그리고 드러난 충격적인 진실 앞에서 리에는 혼란에 빠집니다. 키도 변호사는 죽은 남자의 진짜 정체를 파헤치기 위해 추적을 시작합니다. 이 사건에 키도 변호사가 유독 몰입하는 데는 그만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 역시 재일교포 3세로, 고등학교 졸업 무렵 일본으로 귀화한 인물입니다. 한국인으로서의 뿌리와 일본인으로서의 삶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기에, 타인의 신분으로 살았던 '한 남자'의 이야기는 키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이기도 했을 겁니다. 소설은 "인간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상기시킵니다. 신분을 위조한 그 남자의 아버지는 살인자였고, 그 그늘 속에서 그는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었습니다. 결국 새로운 신분으로 미야자키에 흘러들었던 것이죠. ["안 좋은 과거가 있는 사람은, 그래서 남의 과거를 덧쓰는 거예요. 지울 수 없다면 뭐가 뭔지 모를 때까지 덧그리면 되죠." ]그 남자의 절박한 선택은 바로 이 문장처럼 설명됩니다.하지만 이 사실을 몰랐던 리에는 세탁된 신분의 그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했습니다. 여기서 소설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로 인해 탄생하는 나의 분인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리에는 과연 누구를 사랑했던 것일까요? 이름도, 과거도, 심지어 존재 자체도 위조된 그 남자를 사랑한 것일까요, 아니면 그 속에 숨겨진 진짜 존재를 사랑한 것일까요? "아무도 타인의 실제 과거 따위, 분명하게 안다고 할 수 없다. 내 눈앞에 없을 때 그 사람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도. 아니, 설령 눈앞에 있더라도 그 본심을 안다고 생각하는 건 섣부른 자만인지도 모른다." 이 문장처럼, 소설은 우리가 타인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나 단편적일 수 있는지, 그리고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통찰하며 깊은 사유를 요구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꽤나 복잡하고 난해한 소설처럼 들릴 수 있지만,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의 뛰어난 필력과 훌륭한 번역 덕분에 이야기는 물 흐르듯 술술 읽힙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여름날 부담 없이 몰입하여 읽을 수 있는 재미와 깊이를 동시에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한 남자』는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 인간의 정체성과 사랑의 본질, 그리고 우리가 타인과 맺는 관계의 의미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소설입니다. 올여름, 『한 남자』와 함께 자신과 타인의 존재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 문화예술
    • 책마을
    2025-07-29
  • 파랑새를 만났네
    파랑새 둥지
    • 문화예술
    • 섬진강 편지
    2025-07-21
  • 달의 문법에 관한 시
    달의 문법에 관한 시 김 백 겸 예술은 ‘달’이 아니라 ‘손가락’의 고투가 중요하네 포에지로서의 이 세계가 이미 빛나는 ‘달’의 마음이기 때문 달이 후박나무 숲을 비추는 밤 바람꽃들이 낙화분분 정원에 떨어지는 밤 내 마음속 예술가가 내 사랑의 깊이를 묻네 나는 조사 앞에 선 푸른 납자衲子처럼 대답했네 나는 만 권의 책을 읽었고 천 편의 시를 썼으니 내 시의 깊이는 천 길이지요 하늘의 피 흘리는 달이 당신에 대한 내 사랑을 증거합니다 상징과 기호의 숲인 자연이 하늘과 땅 사이에 있네 음악처럼 흐르는 달빛의 리듬을 시인인 나는 듣네 생각해보니 동양의 정신귀족들은 한가와 교만이 들어가 있는 깨달음의 달을 그려왔네 千江의 달이 풀벌레와 모래와 소나무 이파리에 스며 있는 언어의 숲에서 나는 달의 문법에 관한 시를 쓰네 --------------------------------------------------------- 조사는 납자에게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고 말하지만 예술가는 예술은 ‘달’이 아니라 ‘손가락’의 고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구체적 형상의 이 세계가 이미 달의 마음이기 때문이라서 그런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잡을 수 없는 세상의 이면에 있는 진실(진리)을 나투어야 하는 것이 예술이고 예술가의 숙명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만의 색깔과 손맛으로 그려내는 것이니 참으로 교만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그것이 예술가가 품은 사랑의 깊이다. 시인은 그런 달의 문법을 시로 쓴다.
    • 문화예술
    • 시를 찾아서
    2025-07-18
  • 단비의사
    「섬진강 편지」 -단비의사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던 단비의사가 오셨다. 물안개빛 왕진가방을 들고 지리산 넘어 달려와서 중환자실 다 보타진 토란병동 진료를 시작으로 텃밭병동, 꽃밭병동 회진을 마치고 흰가운 입은 채 서둘러 섬진강 건너 마을로 달려간다. 단비의사가 다녀간 마을병동, 병실마다 오메 인자 좀 살 것 같네 살 것 같아 눈물 글썽글썽 맺힌 웃음소리 가득한 아침이다. *수업 거부 1년 5개월 만인 7월 12일 '전원 복귀'를 선언한 의대생들의 결정을 반깁니다.
    • 문화예술
    • 섬진강 편지
    2025-07-15
  • 파탄잘리의 『요가 수트라』 에 대하여
    파탄잘리의 『요가 수트라』에 대하여 『요가 수트라』는 고대 인도에 난무하던 다양한 요가 철학을 통합하여 총 4장 195절의 수트라로 구성한 짧고 함축적인 요가 경전이다. ‘요가’라는 말은 ‘합일’이라는 뜻으로 제한된 에고 의식(개체의식)을 높은 영적 의식 수준(지고 의식인 전체의식)으로 끌어올려 합일을 이루는, 그래서 궁극의 자유로움(해탈,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하는 수행의 한 방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요가 수행을 통해 몸과 마음과 영혼을 하나로 묶어주는 삼위일체의 조화와 균형을 이룰 수 있게 된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몸의 자세나 호흡법 등의 바디 요가(하타요가)는 이 궁극의 합일을 위해 몸을 만드는 수단이며 마인드 요가와는 다르다. 전통적으로 요가는 의식의 자기 변형을 이루어 깨달음, 자유, 해탈에 이르게 하는 가르침이라고 보면 된다. 요가 지식은 전통적으로 밀교의 형태로 스승이 제자에게 직접 가르치는 방법으로 전수되었다. 그러다 보니 혼란이 없지 않았는데 약 2500년 전에 파탄잘리(붓다 이후 2~3백년 사람으로 봄)가 『요가 수트라』를 지어 요가를 집대성하면서 요가의 마스터, 요가의 대부라고 불리게 되었다. 파탄잘리는 『요가 수트라』에서, 요가란 늘 움직이고 있는 마음을 고요 속으로 가라앉히는 것이며 그 고요는 유체 이탈이나 황홀경 같은 무의식적 상태가 아니라 완전하게 깨어 있는 의식의 상태라고 말한다. 완벽한 고요함과 완전한 의식으로 현재의 순간에 깨어 있는 그러한 의식 상태가 요가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요가는 우리가 현실에서 깨어 있으면서 보다 큰 의식적 단계에서 작용할 수 있도록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요가 수트라』2장 2~8 ►크리야 요가의 목적은 집중하는 힘을 기르고 깨달음에 장애가 되는 번뇌의 원인을 제거하는 데 있다. ►번뇌의 원인, 곧 깨달음을 방해하는 다섯 가지 장애물은 무지, 에고의식, 집착, 증오, 그리고 목숨에 대한 애착이다. ►무지는 번뇌의 밭이다. 다른 번뇌가 잠자고 있든지, 요가 수행으로 미약하게 되든지, 억눌려서 중단되든지, 혹은 활동하든지 간에 항상 그의 밭으로써 존재한다. ►영원하지 않은 것을 영원한 것으로, 깨끗하지 않은 것을 깨끗한 것으로,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참 자기가 아닌 것을 참 자기로 잘못 생각하는 것이 곧 무지이다. ►의식 자체(아트만, 참 자아의 순수의식)와 의식을 반영하는 마음을 구분하지 못하고 동일시하는 것이 곧 에고 의식이다. ►집착은 쾌락에 머물려고 하는 마음에서 생긴다. ►증오는 괴로움에 따라서 일어나는 마음이다. 위의 말씀은 『요가 수트라』의 2장에 실린 것인데 2장의 전체 구성은 요가의 수행에 대한 장으로 먼저 요가 수행의 첫걸음인 행위의 요가(크리야 요가)에 대해 말한다. 이어서 과거의 생각과 행동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카르마의 잠재적 경향(업, 삼스카라)에 대해 말하며 다음으로 제거되어야 할 괴로움의 원인인 '에고 의식'과 함께 아트만(진아)에 대해서 말한다. 마지막으로는 구체적인 수행법인 아스탕카 요가 8가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이 글에서는 인용한 구절에 대한 생각과 함께 요가 수행의 핵심인 아스탕카 요가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위에 인용한 제2장 2절에서 8절까지에는 요가 수행을 방해하는 번뇌의 원인 5가지를 제시한다. 깨달음을 방해하는 이 다섯 가지 장애물은 무지, 에고의식, 집착, 증오, 그리고 목숨에 대한 애착 등이다. 여기서 무지는 우리의 본성(순수의식)에 대한 무지를 의미하며, 에고를 중심에 두고 에고 의식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무지를 의미한다. 이것은 영원한 것과 영원하지 않은 것, 순수한 것과 불순한 것, 나와 참나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말하자면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밖의 엄청난 세상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며, ‘나’가 나의 전부라고 알며 살 뿐 ‘참나’에 대한 의식의 확장 자체를 아예 모르고 사는 것이 무지이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번뇌의 근원적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생존본능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이미 우리의 의식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그것이다. 이 강력한 두려움의 본능이 사는 동안 끊임없이 번뇌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는 살고자 하는 강한 집착의 본능적인 힘이 아주 집요해서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압도적이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자동적인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자신의 생존과 안위를 가장 먼저 중요하게 생각하는 본능적이고 자동적인 감각이기 때문에 번뇌와 고통의 원인이 된다. 이렇게 파탄잘리는 요가의 수행에서 깨달음을 방해하는 번뇌의 원인으로 불가에서 말하는 탐, 진, 치, 3독(三毒)과 에고와 죽음, 다섯 가지를 말하고 있다. 파탄잘리는 이러한 요가를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번뇌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8가지의 탁월한 처방을 내놓는다. 이것이 바로 깨달음을 얻게 해준다는 아쉬탕카 요가이다. 이 요가를 수행하면 몸과 신경계에 누적된 불순함이 깨끗이 정화되고 순수의식(푸르샤)과 현상세계(프라크르티)를 식별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고 한다. 그리고 3단계로 의식의 변형이 오며, 이처럼 물질계(5원소)와 감각기관들도 같은 단계로 변형이 이루어져 완벽한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다만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마음이 관여하지 않으면 아무런 감각적 반응이나 충동 작용도 일으킬 수 없는 것처럼, 마음이 이들과 연결되어 작용하지 않는다면 감각기관들이 일으키는 감각적 충동들이 의식에 전달되지 않아 깨달음에 이르기 어렵다. 그 아스탕카 요가는 다음과 같은 여덟 가지 부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금지하는 계율인 금계(야마), 행해야 하는 계율인 권계(니야마), 앉는 자세인 좌법(아사나), 호흡을 통해 프라나를 조절하는 조식(프라나야마), 감각에 끌리는 마음을 제어하는 제감(프라티야하라), 마음을 집중하는 응념(다라니), 깊은 명상인 선정(디엔), 아트만에 녹아드는 삼매(사마디) 등이 그것이다. 이 아스탕카 요가 8가지 중 처음부터 5번째까지는 외부적 파트이고 나머지 세 파트는 내부적 파트이다. 좀더 부연하면 첫 번째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회적 도덕률인 5가지 계율이고(야마), 두 번째는 자신의 완성된 삶을 위해 필요한 5가지 계율이다(니야마). 그리고 세 번째는 명상 수행을 돕기 위한 다양한 몸의 자세를 계발하는 것이다(아사나). 네 번째는 마음의 활동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바른 호흡법이며(프라나야마) 다섯 번째는 마음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흩어지게 만드는 감각기관의 활동을 컨트롤하여 의식이 한 방향으로 바르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프라티야하라). 그리고 여섯 번째는 끊임없이 일어나는 생각을 하나로 집중시키는 것이며(다라니), 일곱 번째는 마음이 가라앉아 고요해진 상태에서 바른 의식을 유지하는 것이고(디엔), 여덟 번째는 고요히 가라앉은 마음이 그대로 순수의식으로 머물러 있는 상태(사마디)를 말한다. 이것이 7천 년 전 고대 인도의 시바로부터 시작된 그리고 이후 개인으로 전수되어 오던 탄트라 요가를 파탄잘리가 대중을 위해 8가지로 정리한 아스탕카 요가다. 이러한 수행이 깊어지고 사마디(삼매)의 경험을 조금씩 쌓게 되면, 삶에서 고통을 초래하는 원인들이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안에 있음을 점차적으로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의식에 주의를 기울이면 척추를 통해 흐르는 차크라 에너지들(쿤달리니 파워)이 서서히 깨어나고 의식의 가장 깊은 상태에 이르러 몸과 마음이 순수의식 자체를 경험하고 영혼과 하나가 되는 합치(요가)가 마침내 이루어질 것이다. 이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일상의 자신을 섬세하게 들여다 봄으로써 내면의 지혜가 점점 깊어지고 삶의 번뇌를 모두 극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그렇게 일상의 삶 속에서 육체와 호흡을 정화하고 에고의 무지를 끊임없이 의식하면서 순간순간 깨어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 마음으로 몸과 마음과 영혼의 조화를 이루는 수련을 하며 흔들림 없이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박두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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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 편지
    2025-07-11
  • 지리산 칠선계곡
    「섬진강 편지」 -지리산 칠선계곡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텃밭 어린것들이 그나마 다 꼬실라지게 생겼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특보는 언제까지 견디나 보려는 것일까 그래도 지리산을 생각하면 숨통이 틔인다. 생명의 숨길! 하루 60명만 갈 수 있는 지리산특별보호구역인 칠선계곡 탐방예약에 당첨되어 다녀왔다. 지리산 최대 계곡으로 꼽히는 칠선계곡은 설악산의 천불동계곡,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계곡으로 불린다. 험한 산세와 수려한 경관, 7개의 폭포와 33개의 소가 이어지며 물보라 쇼를 펼치는 계곡으로 선녀탕, 옥녀탕, 비선담, 칠선폭포, 대륙폭포, 삼층폭포, 마폭포를 올라 천왕봉에 이르기까지 9.7km의 원시림이다. 이번 길에는 대륙폭포까지만 가고 추성동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가을에는 장터목대피소에서 하룻밤 자고 한신계곡으로 내려오는 계획을 세워본다. 이런 열대야에도 지리산을 생각하면 숨통이 틔인다. 생명의 숨길! -칠선계곡 대륙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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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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