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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네의 사사로운 사토리 2: 보름밥 먹으러 모두의 집으로
- 보름밥을 먹으러 모두의 집에 갔어요. 모두의 집은 경남산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산청의료사협은 조합원의 출자금과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한센인 요양시설인 성심원의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2023년에 '화목한의원'을 개원했습니다. 정월대보름날 조합원과 지역주민을 위한 모두의 집에서 현판 개소식과 오곡밥 나눔행사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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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네의 사사로운 사토리 2: 보름밥 먹으러 모두의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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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네의 사사로운 사토리 1 : 이처럼 사소한 것들
- 올 한해는 산청에서 살면서 만나는 존재와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쓰려고합니다. 존재는 인간/비인간, 사건은 공식적 행사/사사로운 경험이 모두 포함됩니다. 중간중간 책 읽은 이야기도 하려고요. 2월 5일에는 원서 읽기 모임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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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네의 사사로운 사토리 1 : 이처럼 사소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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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 사진가 정길웅 초대전
- 청호미술관 전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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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 사진가 정길웅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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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 산청 산들강 8- 문수암 바보숲길을 걷다가 조식을 만나다
-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허가된 후 우후죽순처럼 전국의 지자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케이블카. 이미 너무 많은 곳에 있기도 하고, 적자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굳이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을 파헤치면서까지 만들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자체에서 내세우는 명분 중 하나는 관광 수입 증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인데, 케이블카는 초고속 관광을 부추기기 때문에 산에 올라갔다 내려와서 다른 지역에 숙식을 해결하러 가는 결과를 빚을 가능성이 큽니다. 유령도시가 된 속초 설악동처럼 말이죠요. 최근에 와서 산청군수가 적자의 위험성을 인정하면서도 케이블카 추진을 그만두지 않는 이유는 많은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라는 것입니다. 2010년 10월에 자연공원법 시행령이 개정되고 한 달 뒤, 산청군 범군민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추진위원회 주관으로 재외 향우와 군내 사회기관단체, 주민 등 1만여 명이 참여한 궐기대회가 원지 둔치에서 열렸던 적이 있습니다. 으쌰으쌰 힘 모아서 제출한 2012년도 케이블카 신청서는 경제성 부족으로 환경부에서 반려되었습니다. 다행이지요. 그땐 환경부가 제정신이 있었나 봅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올해에도 예정지인 중산리가 위치한 시천면과 이웃한 삼장면에는 여전히 케이블카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기는 나이든 주민이 많습니다. 시간은 흘러 케이블카는 더더욱 실효성이 떨어지는 아이템이 되었지만, 자기세계가 깨지는 것을 못 견디는 노인들은 케이블카가 한물간 아이디어란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좀 있으면 드론 택시가 공중에 날아다닐 텐데, 이제 와서 무슨 케이블카일까요? 너도나도 드론 택시로 국립공원에 착륙하는 게 바람직한지는 따져봐야겠지만, 이 시대에 목숨 걸고 케이블카를 추진하는 것은 상상력이 결여된 행동이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 더욱 귀하고 소중해질 것은 살아있는 흙과 접촉할 기회입니다. 포장된 도로, 데크 탐방로, 출렁다리, 케이블카가 아니라. ‘궁금해 산청 산들강 8’ 후기를 쓰려고 했는데, 서두가 너무 길었네요. 산청군의 불합리한 케이블카 추진에 작년부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지리산 사람들과 연대하게 되었고, 올해는 산청의 산과 들, 강을 알리자는 취지로 진행된 ‘궁금해, 산청 산들강’을 숲샘과 함께하며 후기를 썼습니다. 외공리, 생초 두물머리, 고운동, 중산리 두류생태탐방로, 상사 폭포, 무제치기 폭포, 황매산에 갔습니다. 굳이 국립공원 안에 발을 들여놓지 않아도, 산청 곳곳에는 방문할 만한 곳이 많더군요. 11월 30일에 진행된 여덟 번째 ‘궁금해, 산청 산들강’에서는 문수암 바보숲길을 걸었어요. 문수암(산청군 시천면 마근담길 173-17)은 지리산 자락에 있는 암자로, 지어진 지 20여 년 되었고 바보여행 템플스테이로 꽤 알려져 있습니다. 문수암은 지리산 둘레길 운리- 덕산 구간이 끝나는 즈음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걸음의 시작은 문수암 주차장. 현판 아래서 기념사진을. 현판의 글씨는 남사예담촌에 계시는 이호신 화백이 썼다고 한다. 지리산 깃발 글씨도 이호신 화백 작품. 문수암 경내를 한바퀴 돌고 출발. 참가자 중 다리가 불편하신 분이 계셔서 문수암에 그냥 계시기로 했습니다. 겨울의 초입이라 나무들은 대부분 낙엽을 떨구었지만, 단풍나무들 중 어떤 것인 빨간 잎을 그대로 달고 있기도 했습니다. 바보숲길을 따라 남명묘소로 향합니다. 바보숲길, 바보여행의 바보는 어리석은 이를 뜻하는 게 아니라, ‘바라보기’의 줄임말이라고 합니다. 내면을 바라보라는 뜻이겠지만, 그냥 바깥 풍경을 바라보기에도 좋습니다. 자, 바보행을 해볼까요? 숲길은 문수암에서 만든 모양입니다. 야자매트 위에 솔잎이 깔려있어서 내리막은 조금 미끄러웠습니다. 그래도 나무 데크가 아닌 지면이라서 좋았어요. 산에는 송이가 난다고 합니다. 불법 임산물 채취를 금지한다는 표시가 붙어 있고 줄이 쳐져 있습니다. 철제 울타리가 아니라서 다행. 경운기가 겨우 통과할 수 있을만한 폭의 바보숲길을 걸으며 어린 시절 왕복 2시간이 걸렸던 통학로를 떠올렸습니다. 그때 그 오솔길은 중간에 옹달샘 2곳이 있어 물을 떠 마실 수 있었고, 세수를 할 수도 있었습니다. 사시사철 나무 그늘이 드리워져서 여름에도 그다지 덥지가 않았고, 밤새 눈이 내린 겨울 아침이면 산토끼나 다람쥐, 새 발자국을 추적하며 학교를 가기도 했지요. 그러나 1995년도에 산림 관리용 임도를 내면서 요정이 나올 법한 예쁜 오솔길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흙먼지 날리고 해가 쨍쨍 내리쬐는 너른 임도를 걸어 집으로 돌아가고 있자면, 간혹 ‘푸르게 울창하게’ 문구가 적힌 트럭을 타고 지나가는 아저씨들이 차를 태워주며 ‘이제 자동차로 갈 수 있으니까 좋지?’라고 말했습니다. 솔직하게 ‘싫은데요’라고 답하지 않고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정답을 말했지요. 산림청에서는 임도를 내면서 산을 깎아낸 비탈에 침식방지를 위해 아프리카에서 온 사료작물 ‘뷰티풀러브그래스’ 씨를 살포했습니다. 빗물에 씨가 길로 씻겨 내려와 다음해 키가 1m나 되는 열대 잡초가 길 전체를 덮었고, 이슬을 피하기 위해 우비와 고무장화를 신고 걸어 다녀야 했죠. 이후에 산청군에서 몇 년에 걸쳐 조금씩 임도를 포장했고, 길옆의 식생이 회복되어 풍경이 다시 좋아졌지만, 호두나무 농장을 조성하기 위해 나무를 몽땅 베어내어 지금 추억의 숲길은 민둥산이 되었습니다. 또 시간이 흐르면 울창한 호두나무 숲이 되겠지만, 얼마나 오래 황량한 풍경을 보아야 할까요? 아름다운 바보숲길은 송이가 나는 소나무 숲에 있고, 문수암에서 지켜줄 테니 오래도록 유지될 수도 있겠습니다. 부디 그러하길. 요정의 오솔길이 사라져서 슬퍼하던 내가 같은 길을 운전해서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집에서 휴대폰 쳐다보며 뒹굴지 않고 엄마랑 같이 바보숲길을 걸어줘서 고맙다고 말합니다. 세월이란. 천왕봉 전망대 도착. 천왕봉에는 구름이 걸려있어서 꼭대기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래로 덕천강과 덕산이 훤히 내려다보입니다. 전망대의 정자에서 숲샘이 엄선한 시와 노래를 듣는 시간. 숲샘은 윤동재의 <단풍여자고등학교>를 낭송했고, 성심원의 유의배 신부님이 노래한 박남준의 시 <지리산둘레길>을 들려주셨어요.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다는 것은 몸 안에 한 그루 푸른 나무를 숨 쉬게 하는 일이네 때로 그대 안으로 들어가며 그대 뒤돌아 보았는가 낮은 산길과 들녘 맑은 강물 따라 사람의 마을을 걷는 길이란 그대 지금껏 살아온 발자국을 깊이 들여다보는 일 숲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생명의 지리산을 만나는 길 그리하여 둘레길을 걷는다는 건 그대 안에 지리산을 모신다는 일이네 유의배 신부님은 피카소의 그림으로 유명한 스페인 게르니카에서 태어나 한국에 오셔서 40년이 넘도록 산청 성심원에서 봉사하고 계십니다. 멀리 스페인에서 태어나 지리산 자락에 살게 된 신부님은 둘레길 노래를 부르며 살아온 여정과 머나먼 고향 게르니카의 풍경을 마음에 그렸을까요? 내가 바보숲길을 걸으며 어렸을 적 걸었던 추억의 오솔길을 떠올렸던 것처럼. 전망대에서 산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나타난 남명 선생의 묘. 선생의 묘 아래에는 숙부인인 은진 송씨의 묘가 있습니다. 숙부인은 조선 시대 정3품 당상 문무관의 아내에게 주어지는 등급으로, 정부인의 아래입니다. 첫 번째 부인인 정경부인 남평 조씨의 산소는 부인의 고향인 김해 산해정 앞산에 있다고 하네요. 남명 선생은 처가인 김해에 산해정을 짓고 30년 동안 강학을 하다, 50세 무렵 고향인 합천 삼가로 가게 되었는데, 남평 조씨는 남편을 따라가지 않고 본가인 김해에 남아 죽을 때가지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조선시대 졸혼? 조식은 삼가에서 두 번째 부인 송씨를 얻고 60세에 산청에 와서 살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조식 선생은 정경부인과의 사이에 1남1녀를, 숙부인과의 사이에서 3남 1녀를 두었는데, 현재 조식의 후손은 숙부인 은진 송씨에게서 난 자손들입니다. 조식과 스무 살 가까운 나이 차가 있었던 송씨는 조식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자식들을 키우며 한참을 더 살아 80세가 넘도록 장수했습니다. 아들 일찍 보내고 남편마저 살아서 떠나보낸 정경부인 입장에선 쓸쓸한 엔딩일 수 있지만, 어쩌면 더 이상 조식 뒤치다꺼리 안 하고 송씨에게 떠넘길 수 있어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지도? 아무튼 처가에 얹혀살다 다 때려치우고 세컨드 라이프에 도전해서 나름 성공했던 조식. 본인은 벼슬을 거부하였지만, 송씨가 낳은 자식들은 서자임에도 적자와 다름없이 관직으로 나아갔습니다. 조식 선생의 묘에서 곧장 산길을 따라 내려오면 남명기념관과 산천재가 있습니다. 남명기념관 마당의 비석. <무진봉사>와 <단성현감사직소>가 새겨져 있습니다. 숲샘은 “현재 우리나라 정치에도 적용되는 일갈입니다”라고 하셨어요. 빽빽해서 그 자리에서 다 읽지 못하고 123 계엄사태 이후 인터넷에서 찾아 읽었네요. 감상: 사직은 벼슬 안 해본 선비가 아니라 대통령이 해야. 그래서 1555년에 누가 단성현감이 됐는지? 탐관오리였으면 조식 탓. 시천면소재지인 덕산에 있는 산천재에서 문수암으로 돌아가는 포장도로는 지리산 둘레길입니다. 바보숲길이 더 걷기에 좋았지만, 이곳도 둘레길인지라 주변 마을을 구경하며 걸어갈 수 있습니다. 산들강 1에서 외공리에서 덕천서원까지 자동차가 씽씽 달리는 국도를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덕산 근방에서 호젓하게 걷기 좋은 길을 찾는다면 바보숲길을 추천합니다. 산들강 1 후기에 나온 국도는 걷지 마세요. 어스름 무렵 돌아온 문수암. 문수암에는 ‘지리산옹달샘’이라는 무인 찻집이 있어 누구나 들어가서 마음에 드는 차를 골라 마실 수 있습니다. 다리가 불편했던 분이 옹달샘에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템플스테이 하러 오신 분들도 만나고 절도 천천히 구경하시면서 시간을 잘 보내셨다고 합니다. 옹달샘에서 멀리 아프리카에서 온 커피와 하동 홍차를 마시며 산들강8을 마무리 했습니다. 문수암은 우리나라에 허가된 템플스테이 암사 중에 가장 규모가 작은데, 2022년 우수/2023년 최우수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로 선정되었어요. 1박 2일 7만원. 산청에 있는 다른 유명한 절인 대원사는 8만원, 수선사는 15만원 합니다. 저렴하고 실속 있어 보입니다. 문수암은 수선사 같은 럭셔리한 명상테마파크가 아니라 깔끔하고 고요한 산속의 수행처에 온 느낌이에요. 가파른 산 중턱에 있으면서도 터가 좋아 볕이 잘 들며, 사찰 음식도 건강하고 맛있게 차려지는 걸로 은근히 입소문이 나 있습니다. 암자 앞에 스님들이 손수 가꾸는 차밭도 있고요. 템플스테이에 관심이 없는 저도 문수암에서는 며칠 머무르면 좋을 것 같았어요. 수선사 카페 아메리카노가 6,000원, 옛날 팥빙수가 18,000원인데, 지리산옹달샘에서는 커피 홍차 야생화차 등이 모두 0원. 비교하면 안 되지만 비교하고 싶네요. 아쉬운 소식을 전합니다. 궁금해 산청산 12월 마지막 행사가 탄핵에 집중하기 위해 취소되었습니다. 문수암 바보산행이 사실상 마지막 산들강이 되었네요. 숲샘의 가이드와 함께 걸음해주신 분들 덕택에 저도 산청에 30년 넘게 살면서 몰랐던 산청의 곳곳을 가 보았습니다.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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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 산청 산들강 8- 문수암 바보숲길을 걷다가 조식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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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샘물 취수로 말라가는 지하수, 소음과 진동으로 살기 힘들어진 집. 산청군 삼장면의 피해현장을 찾아서 1부
- 산청군에는 4개의 먹는샘물 공장이 제주도 삼다수 보다 많은 양의 물을 취수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지하수 고갈과 하루에 최대 400대 까지 다니는 대형 물 운송 차량으로 인한 소음,진동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먹는 샘물 업체는 취수량을 더 늘려달라고 신청을 한 상황입니다. 삼장지하수보존비상대책위원회 분들과 피해의 현장을 둘러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먼저 피해의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대책위 분들과 나눈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영상으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00:00 말라가는 지하수 - 산청군 삼장면 00:47 8년 전 보다 현저히 줄어든 수량 (8년차 귀농인 인터뷰) 01:47 주민의 반대의견을 듣고도 군에 전달하지 않는 이장들 03:06 삼장면의 두 먹는 샘물 공장 03:15 말라 죽은 정자 옆 고목나무 두 그루 03:39 말라버린 덕교마을 구시샘 04:57 미신고 지하수 관정은 조사에서 빼려고 하는 산청군 05:57 지하수 수위가 15m 정도 낮아진 농가 06:34 말라버린 과수원의 수도 08:49 과수원 근처의 죽은 고목 09:11 하루 400대의 물 운송 차량, 소음 진동 피해 사례 1 11:25 계속 금 가는 옥상, 소음 진동 피해 2 12:15 금이가서 위험한 담장, 소음 진동 피해 3 13:08 금간 벽, 소음 진동 피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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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샘물 취수로 말라가는 지하수, 소음과 진동으로 살기 힘들어진 집. 산청군 삼장면의 피해현장을 찾아서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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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정상 등산모임 '노피클(No Peak Club)' 과 함께한 1박 2일 산청여행
- 주말마다 일정으로 가득 찼던 11월. 16일 토요일에는 ‘노피클’ 프로젝트 참가자들과 중산리 두류생태탐방로에 다녀왔다. 노피클? 피클을 안 먹는 사람들? 그게 아니라, ‘No Peak Club’ 의 줄임말이란다. 정상(peak)에 가지 않는 등산모임. 등산이라고 하면 ‘산을 오른다’ ‘정상에 올라간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정상을 찍고 와야 산에 다녀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분위기. 그런데 꼭대기에 올라가야 산에 갔다 온 걸까? 그냥 산 아래나 산 중턱에서 좋은 공기만 마셔도 만족스러운 사람들도 있다. 숨 막히는 인공공간에서 긴 시간을 보내다 보면, 솔직히 산 입구에 가서 숨만 쉬어도 좋은 것이다. 10월에는 산청에서 한 달 살기를 하는 미나름 (40)씨와 자주 만났는데, 2년 전 낙상을 겪은 후 재활치료를 하고 있어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가는 것은 무리이지만 좋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지리산 ‘입구’에 자주 갔다 온다고 했다. 자칭 ‘산소수집가’ 미나름 씨는 로컬에서 난 식재료로 비건 음식을 직접 요리해 먹으며, 인스타에 그림일기를 남긴다. 산을 경험하는데 있어 정상정복 문화, 종주 문화와는 사뭇 다른 방식이다. 노피클은 기후의제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산을 경험하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프로젝트다. 모임명에서 정상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배경에는 지리산을 포함한 여러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케이블카 사업이 있다. 노피클을 기획한 기후솔루션 연구원 양예빈 님은 “지자체에서 모든 등산객들이 정상에 도달하기 원하며 장애인/노약자 등 교통 약자들이 이러한 니즈로부터 배제되어 있다고 공통적으로 주장하는데, 노피클은 사실과 전혀 다른 말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최근에 등산하는 등산문화는 정상을 정복하는데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산을 향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노피클이 11월 16~17일 지리산 산청을 방문하는 일정에 산을 지리산의 매력을 전달해 줄 사람, 케이블카 이야기를 들려줄 사람을 구한다고 연락이 왔다. 짧은 시간이지만 지리산에도 다녀오고, 산청에 이주해서 문화사업, 카페사업과 같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지역살이를 해나가고 방문하는 사람들을 환대하는 이들도 만나고 싶다고. 전에 대책위에 있는 햇살이 집을 방문한 손님들과 산청 여행 코스를 짜서 매우 만족스럽게 이틀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적이 있어 연결해주었다. 햇살이 숙박제공과 차량 가이드 역할을 선선히 승낙했고, 단계의 북카페 ‘소북’과 원지의 ‘남다른 이유’를 방문지로 선정했다. 첫날 지리산 방문은 케이블카 예정지인 중산리를 방문해서 두류생태탐방로를 걸었다. 노피클 을 맞이하기 위해 원지 버스터미널에서 ‘지리산케이블카반대’ 피켓의 뒷면을 재활용한 ‘그대여, 정상가지 말아요’ 피켓을 들고 있자니, 한 노신사가 피켓의 뒷면을 보고 “아무도 안보는 데 그거 들고 있어서 뭐해?” 라고 말했다. “나는 서울 사람인데, 서울에는 곳곳에 데크로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어서 노약자가 다니기가 매우 편하게 되어 있어. 지리산도 그렇게 되어야지. 요즘 지자체들이 산에 이렇게 다 시설을 만들어. 관광객 유치하기 위해서. 나이든 사람들이 많잖아? 나이든 사람 인구 비중이 높으니까, 나이든 사람한테 예산을 쓰는 거야. 요즘에 다 다니기 편하게 잘되어 있어. 어떨 땐 지역이 서울보다 더 개발되어 있는 거 같아. 새로 싹 다 해놓고.” 이미 충분하지 않은가요, 라고 말해도 계속되는 노신사의 가르침을 견디고 있는데, 산청 주민으로 보이는 50대 남성 한 분이 옆에서 대뜸 말했다. “아니, 그런데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만든대요? 어디요?” “중산리에요. 2000억 들여서 만든대요. 아직 허가 떨어진 건 아니고, 군에서 추진하고 있어요. 지금 설계 용역 진행중이고요.” “뭐라고요? 전혀 몰랐는데. 지리산 다 망쳐놓게 생겼네.” 노피클 일행이 탄 버스가 도착해서 인사를 나누고 길 건너편으로 이동할 때까지 아저씨는 외쳤다. “그러면 안 되지!!” 노피클 일행은 8명으로, 햇살과 내 차에 나누어 타고 중산리에 갔다. 중산리가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 ‘이곳만은 지키자’에 선정되어 주차장에 축하 현수막을 달았었는데, 시천면사무소에서 떼어내어 찾아볼 수 없었다. 관에서는 케이블카를 추진하고, 중산리 주민들은 케이블카가 관광 수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니, ‘이곳만은 지키자’ 선정이 탐탁치 않은가보다. 케이블카가 주변 업소들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몇 년 동안 공사의 소음과 교통불편 속에 살아야 하는 것을 왜 모를까? 케이블카가 하늘에서 떨어지나? 몇 달 전 산청군수는 시천면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케이블카 예산이 2000억이라고 밝혔으며, 적자의 위험도 인정한 바 있는데, 케이블카에 반대하는 이장 1인은 그 자리에서 린치를 당하다시피 했다. 산청군은 매년 800억 가량 순세계잉여금이 생긴다. 지자체장이 당선되면 공약사업을 이행할 수 있도록 선물처럼 잉여금을 준비해 놓는 것은 선수들끼리의 비밀. 사회복지비나 교육예산으로 주민에게 돌아가야 하는 돈을 꿍쳐놨다가 난개발에 쓰는 셈이다. 요지에 회전교차로 설치도 되어있지 않은데 교통량이 많지도 않은 도로를 직선화하고 넓히는 곳은 왜 그리 많은지. 덤프트럭과 살수차 좀 안 봤으면 싶다. 앞으로 예산도 줄어든다고 하니, 정말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 잘 알아서 현명하게 쓰기 바랄 뿐. 읍 입구에서 케이블카 반대 피켓팅을 했던 어느 날, 한 주민이 케이블카에 돈이 얼마냐 드냐고 물어봐서 1,177억(2023년 신청서 추정예산) 든다고 했더니, “그런 돈이 있어요? 그러면 빈집이나 좀 고쳐주지! 온데 다 허물어져 가는 구만!”이라고 일갈했다. 제발 난개발, 그만 좀 하자. 해발 1915m 까지 안 올라가고 600m 부근에서 숨만 쉬어도 좋으니. 자기 집 뒷산에도 데크탐방로 많은 도시 관광객이 탈 케이블카가 아니라, 앞으로 기후변화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청년들이 자족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마련하면 어떨까. “사실 저는 이런 데크탐방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노피클 윤호 님이 말했다. 동감이다. 사람이 흙을 밟아봐야 할 것 아닌가. 모든 것이 자본으로 가공되어 가는 이 문명에서 남아있는 야생의 공간에서 안식을 찾고 싶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때론 선택의 여지가 없다. 가공된 공간 중 그나마 자연이 생존해 있는 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잠깐 내 이야기. 지리산 천왕봉이 맞은편에 보이는 송의산(539m) 꼭대기 오지에서 35년을 살면서, 다른 산에는 딱히 가보고 싶은 욕구도 없고, 천왕봉에 꼭 올라가 봐야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집에 누워서도 산새소리와 풀벌레 소리, 사시사철 변화하는 숲, 별이 총총한 하늘, 기후변화에 따른 식생의 변화와 숲의 천이를 지켜볼 수 있었다. 다른 장소에는 또 다른 멋진 나무와 풀과 새들이 살고 있겠지만, 그건 그들의 영역 아니겠는가. 이 고요한 산속에 포크레인이 들어와서 산을 뭉개고, 거대한 시설이 들어와서 관광객이 우글거리는 건 전혀 바라는 일이 아니었다. 내가 싫은 일은 남한테도 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먼 곳에 놀러 가더라도 조경이 된 시끄러운 관광지는 일부러 피했다. 일단 그런 관광지에서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천연의 커먼즈가 돈을 내야 소비할 수 있는 자본으로 전환된 공간에서는 왠지 마음이 편치 않다. 케이블카와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두류생태탐방로로 등산로 입구까지 올라갔다가 카페 중산리까지 짧은 구간 도로를 따라 내려왔다. 멀쩡한 탐방안내소와 중산주차장을 부수고 다시 짓는 중이라 어수선하고 교통이 혼잡했다. 이보다 더 한 걸 하겠다니. 지리산 탐방에 배정한 두 시간 반이 후딱 갔다. 저녁식사는 덕산 산나물 뷔페식당 ‘열매랑 뿌리랑’에서 먹고, 햇살네로 이동했다. 뒤풀이를 하며 좀 더 심도 깊은 자기소개를 했고, 지역 막걸리 4종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다. 다음 날 아침엔 햇살네 생강수확을 도왔다. 틀밭에서 생각을 뽑아 흙을 털어내고 자루에 담는 작업. 정원에는 무화과가 있었는데, 날씨가 오래도록 더워 여태 달린 열매가 있었다. 감이나 무화과 따위 무르고 달콤한 과일을 좋아한다는 윤호 씨가 열매를 따먹고는 눈을 번쩍 뜨며 말했다. “여태까지 먹어본 무화과는 무화과가 아니었어!” 우리가 생강을 뽑는 동안, 햇살은 시래기국을 끓였다. 중산리에서 내려오는 길에 지리산콩마을에서 얻어온 감, 원지 목화빵집에서 산 빵, 햇살이 끓인 시래기국, 올리브유에 담근 말린 토마토와 밤잼으로 아침을 먹었다. 시래기국이 밥 말고 빵과도 참 잘 어울리는구나. 기름진 흙을 만지고 계절의 열매를 먹는 이런 소소하고 충만한 행복. 사람은 땅과 닿아 있을 때 부드러운 단단함을 느끼게 된다. 맨발걷기 ‘어싱(earthing)'이 유행인데, 어싱을 말 그대로 옮기면 흙-하기, 지구-하기다. 비단 맨발걷기가 아니라, 대지와의 접촉을 통해 지구의 생명들과 내가 직접 연결된 감각을 일깨우고 내가 지구가 되는 것이다. 아침식사 후 방문한 카페 소북. 한옥을 개조한 카페인데 방 하나를 ‘밀당책방’이라는 작은 서점으로 꾸리고 있다. 대부분 주인장 내외인 어린와자와 모모의 서가를 그대로 옮겨온 것이지만, 신간이나 주인장이 관심 있는 새 책도 꽤 많다. 어린왕자와 모모는 서점의 책들에 짧은 독후감을 메모해서 붙여 놓았다. 나도 서점을 운영하지만 책 읽은 시간이 거의 없는데, 입고한 책들을 다 읽고 감상까지 남길 수 있다니, 부러울 따름. 최근에는 고양이를 주제로 한 그림책들을 여러 권 전시해 놓았는데, 주인장 내외가 고양이 애호가인 모양이다. 택을 개조한 이 카페에는 고양이 몇 마리가 살고 있어서, 집사가 마루 아래에 난방이 되는 고양이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진정 한미한 삶이 무엇인지 아는, 맨발로 땅을 밟고 맨몸으로 풀밭에 뒹구는 어싱을 그대로 실천하는 존재들. 천안에서 산청으로 이주한 주인장 내외는 운명처럼 이 고택을 만나 손수 리모델링했다. 처음엔 본격적인 서점을 하고 싶었지만 카페가 너무 잘되어서 서점보단 카페 손님 치르는 일로 바쁘다고. 안주인인 모모는 밀당에서 지역 사람들과 책모임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 카페로 개조한 본채의 안방에서 생활하다 지금은 창고가 있던 자리에 멋진 별채를 만들어 옮겨갔는데, 유리문을 옆으로 밀면 정원과 별채 바깥의 서가가 그대로 통하는 멋진 형태다. 구조설계를 주인장인 어린왕자가 직접 했다고. 참 재주가 좋은 부부다. 소북에 가면 구석구석에서 주인장 내외의 알콩달콩 귀여운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농사와는 관계없지만 생활공간과 일터가 하나로 된 효율적인 삶의 형태. 모모는 짧은 만남의 시간을 뒤로하고 <남다른 이유>로 출발하는 젊은이들에게 남은 케이크도 친절하게 포장해주고, 고양이 엽서도 한장씩 선물해주었다. <남다른 이유> 는 신안면소재지 원지에 있다. 타지에 가서 살다가 고향인 산청으로 온 남달과 리유 남매가 운영했던 카페로, 남매의 선한 인상과 따뜻한 분위기, 세련된 감성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되어 원지에서 커뮤니티 공간 노릇을 했었다. 올 9월에 주인장인 남달이 불시에 세상을 떠나는 일이 있었는데, 많은 이들이 이 공간이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해 산청 청년 모임 ‘있다’를 중심으로 ‘그늘과 언덕’이라는 후원단체를 만들고 멤버십으로 운영을 이어가기로 했다. <남다른 이유>에서 만난 사람은 산청군 지속가능협의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우용 씨와 자연출산 둘라인 조해미 씨 부부. 카페 내부가 개조 중이라 지속가능협의회 사무실로 이동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부는 생태적인 삶을 살고자 2020년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산청으로 귀촌을 했다. 처음엔 시골집을 구해서 살다가 불편한 주거, 아이 양육 문제 등 여러가지 이유로 지금은 원지의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해미 씨가 남다른 이유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인연으로, 카페의 영업을 주로 담당하기로 했다. 우용 씨는 '카페 운영은 처음에 꿈꾸었던 손수 집을 짓고 텃밭을 가꾸는 자급자족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있지만,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함께 무언가를 계획하고 펼쳐나가는 지금도 만족스럽다'고 했다. 산청에 거주하는 30대, 40대 청년들의 느슨한 네트워크인 '있다'에서는 공동텃밭을 경작하고 있으며, 올해는 문체부 지원사업인 '예술로어울림'에 선정되어 1억 규모의 주민대상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는 산청 성심원에서 사용하지 않는 구 교육관을 내어주어 공방으로 꾸미려는 참이다. 누군가는 생활을 하는 레지던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요즘엔 청년이 시골에 살려고 해도 아이를 키우면서 자족적인 생활을 할 만한 빈집을 구하기도 어렵고, 시골살이 전반에 필요한 기술에 접근하는 것도 공적 지원 없이는 어렵게 되었다. 처음부터 돈이 많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필요한 물질을 스스로 생산하여 끝없는 욕망과 소비를 가속하는 임금노동에 드는 시간을 절감하고, 왔다갔다 유통과 교환에 드는 거리를 단축하여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무위자연 안빈낙도 하는 것은 생태주의자의 로망이지만, 모든 커먼즈가 소유의 대상인 자본으로 전환된 세상에서 현실은 주거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다. 시골이 초고령화 되고 있기에, 주거와 생활을 해결한다 한들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고 육아의 짐을 나누어 갖는 단순한 문제 해결도 면단위 마을에서는 자동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이렇듯 생태주의자의 이상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청년 세대가 지역을 떠나지 않고 작은 읍이나 면소재지에서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찾아 지역의 생산물과 자원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안에서 선순환하며 진화하는 데 기여한다면, 가족이라는 작은 테두리에 한정되지 않고 보다 넓은 지역 공동체에서 자급자족을 이루는 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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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정상 등산모임 '노피클(No Peak Club)' 과 함께한 1박 2일 산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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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9일] 궁금해지리산-하동편
- 올해 ‘궁금해지리산’은 남원을 시작으로 함양, 산청, 구례를 돌아 마지막 순서로 하동에 갑니다. 강수돌 교수님과 함께하는 걸음에 관심있는 분들을 초대합니다. 일시 : 2024. 11. 29.(금) 10시 ~ 15시 출발지 : 하동군 금남면 대송리 산15-1, 등산로 입구 주차장 걷는길 : 금오산 등산로입구-정상-등산로입구 이야기손님 : 강수돌교수 난이도 : 중 준비물 : 낮밥, 새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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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9일] 궁금해지리산-하동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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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 산청산들강 7 - 사랑하는 사람들과 황매산 억새와 노을을 만나다
- 안녕하세요. 지리산 산청 소식을 전하는 포네입니다. 10월 26일에는 일곱번째 궁금해, 산청 산들강 행사가 있었어요. 궁금해, 산청 산들강은 산청의 자연을 발로 걸으며 뭇생명을 만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산들강에서는 황매산을 다녀왔어요. 황매산은 행정구역상 산청과 합천에 걸쳐 있어서, 억새밭으로 이루어진 산능선에서 한쪽은 산청, 한쪽은 합천에 속합니다. 이번 산들강은 참여자가 많았어요. 신청이 부진하여 소소한 행사가 되려나 했는데, 비가 왔다 갔다 하는 날씨 때문이었는지 행사 당일에 가깝게 신청한 분들이 반수가 넘었어요. 당일 아침에 신청하신 분, 신청 문자를 받지 못했는데 신청을 하셨다는 분, 주차장에 도착해서 신청한 분들이 계셔서 마지막까지 인원이 다 파악되지 않았네요. 35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마이크 없이 목소리 볼륨 높여주시고 멋진 사진들을 찍어주신 길안내자 숲샘, 감사합니다. 돌아가며 자기소개 후 황매산 오르기 시작. 저는 늦게 도착한 참여자가 있어 꼬리가 되었어요. 30분 후 출발. 앞서간 일행을 열심히 따라가려고 했는데, “걷는 속도와 권력은 반비례한다”,“느리게 걸을수록 부자가 된다”며 알쏭달쏭한 손팻말을 들고 느릿느릿 걷는 분도 계시고, 늦게 도착한 어린이 참여자 태인이가 중간 중간 탐방로에 주저앉기도 하고, 네잎클로버를 찾기도 하고, 풍경사진을 찍기도 해서 숲샘의 해설은 전혀 듣지 못하고 황매산을 올라갔어요. 저도 아이들을 데리고 왔는데, 엄마 없이 어른들과 가파른 계단을 잘 올라간 건지. 여유만만한 꼬리 동지들과 여유만만 황매산을 즐기고 싶었으나, 맘이 편치만은 않았어요. 시간에 맞춰 정상에 도착하리란 목표의식은 사람 마음을 급하게 합니다. 어린이 참여자는 정상에 올라가는지 몰랐다면서 툴툴. 정상을 향한 계단이 까마득합니다. 천국의 계단? 무릎이 불편한지 뒷걸음으로 정상 쪽에서 내려오는 분도 계셨어요. 올라갈 땐 앞으로 올라가셨을 테지만, 뒤로 걸어서 내려올 정도로 무릎이 불편한데 올라갈 마음을 냈다는 게 대단합니다. 우리가 좀 느리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열 살 짜리 둘째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엄마~ 난 정상왔어~ 언제 와? 왜 안 와 ~" "잘 올라갔니? 안 힘들었어?" "힘들었어~~" 암벽을 기어 올라가 도착한 정상. 숲샘이 준비한 한강의 노래 <나무는>을 들었습니다. ‘지리산난개발분쇄청주시민무장대’ 대원들의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퍼포먼스도 감상했고요. 자작 손피켓 문구 ‘어따대구 케이블카, 가마타고 정상꺼정‘ 이란 구호를 외쳤는데, 실수로 '어따대고 가마타고'가 되어버린 거 있죠. 아하하. 사실 케이블카가 가마죠. 전동가마. 며칠 지난 어제, 한 방송사 카메라맨에게서 “케이블카 좀 만들게 놔두지. 그래야 편하게 타고 올라가지.” 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분도 환경운동을 하던 분이라 반쯤은 농담인줄 알고 있었지만, 괜히 진지하게 답을 했어요. “저는 예산의 1/n을 주장합니다. 2000억 케이블카 예산을 산청군의 모든 가구에게 나누면 한 가구당 2000만원이 돌아갑니다. 2만원 내고 케이블카 한번 탈까요, 아니면 2000만원 받을까요?” 전동가마는 참 비쌉니다. 산청주민 모두가 지리산케이블카는 군민 1명이 666만원을 내는 것과 같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어떨까요? 마치 복지의 혜택을 주는 듯 굴면서 모든 생명체와 공공의 것이었던 커먼즈를 사유화하고, 이윤생산의 도구로 쓰는 것이 자본의 논리입니다. 지리산케이블카 같은 경우에는 지자체가 추진하는 거니 커먼즈의 사유화가 아닌 것 같지만, 용역업체·건설업체가 예산을 가져가고, 인간이 무료로 누리던 고요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은 사라지고, 산을 초고속으로 소비하기 위해 케이블카 탑승료를 지불해야 된다는 점에서 같습니다. 군민에게 돌아가야 할 예산으로 텅 빈 유료 케이블카가 돌아가고, 하늘에는 드론택시가 날아다니는 시대가 도래하겠지요. 기후비상사태로 인류문명이 내년에 망하면 그 모습을 보기도 어렵겠지만요. 그 점을 생각하면, 이런저런 환경운동에 힘쓰는 것보다 노을이나 바라보는 게 행복한 선택이지요. 지금 이 모습의 지구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살아있는 동안 눈에 담아두어야겠어요. 어쩌면 이것이 케이블카를 타고 산꼭대기에 오르고픈 이들, 틈만 나면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를 날아다니는 이들의 심정이겠죠. 그러나 조금 느리게 걷고 조금 느린 운송수단을 타면, 그 길어진 시간의 틈 속에 더 많은 이야기들이 담기고, 가까이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것들, 듣지 못했던 것들을 느끼게 된답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아. 황매산을 오르던 12살 태인이는 이 문구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멈추어서 사진을 찍었어요. 조금 느려도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일부러 느리게 가야 합니다. 일부러 느리게 가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빨리빨리 가게 되더라고요. 가속은 일종의 노예근성이죠. 빠른 게 좋은 게 아닙니다. 왜 그런지 궁금하면, 미하일 엔데의 <모모>를 읽어보세요. 독일의 소설가 미하일 엔데는 진짜 마법사라서, 자본가와 은행을 시간도둑에 비유한 이 소설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시간은 돈이라는 오래된 금언이 있습니다. 이 금언은 깊이 생각해볼 가치가 있어요. 빨리빨리 움직여 시간을 ‘절약’하면 부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타인의 시간(돈)을 훔치고 착취하려는 회색신사(자본가·은행)의 가스라이팅입니다. 반대로, 시간을 느리게 향유할수록 사람은 내적 풍요를 누리게 됩니다. 정상에서 내려와 억새들판에 갔어요. 산청쪽에서 황매산을 올라가며 베어 눕혀놓은 억새를 보면서 혀를 찼는데, 합천 쪽 황매산에는 억새가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산청군에서는 왜 이렇게 빨리 억새를 베었는지, 그야말로 회색신사에 쫒기는 거 같네요. 산청 쪽 황매산에는 철쭉군락이 있어 철쭉이 잘 자라게 만들기 위해 억새를 벤다고 합니다. 산청군에서는 탐방로를 새로 만든다고 언덕을 무너뜨려 놓았더군요. 끊임없이 인공구조물을 만들면 경치가 더 좋아지는 걸까요? 황매산의 합천 쪽 사면에 있는 BTS가 뮤직비디오를 찍었다는 외로운 떡갈나무. 뒤를 돌아보니 와~! 햇살 비치는 억새밭이 마치 별빛이 내린 것만 같아요. 왜 황매산, 황매산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황매산이 민둥산이 된 사연이 있습니다. 전두환의 동생이 황매산 일대에서 목장을 경영하기 위해 나무를 다 베었다고 해요. 이후에 소가 독이 있는 철쭉은 먹지 않았기 때문에 철쭉 군락이 생겼다고 합니다. 억새와 철쭉은 초원이 숲이 되는 천이 과정의 초기 식물이지요. 숲이 파괴된 원인이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목축을 위해 나무를 베는 게 관광지 조성을 위해 나무를 베는 것 보다는 생산적인 게 아니었나 하네요. 천연자원을 이용한 후 자연회복 과정에서 형성된 풍광을 관광지로 활용하는 것과, 처음부터 관광지를 만들기 위해 자연을 훼손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넋을 잃고 억새밭을 방랑하다 그네 옆에서 노을을 기다립니다. 숲샘이 오세영의 시 <억새꽃>을 낭송해주셨어요. 멀리 천왕봉이 보입니다. 정상을 향해 오를 때는 땀이 흐를 정도로 덥더니, 어둑해지자 파카를 꺼내 입어야 하네요. 하루에 여름과 겨울을 오갑니다. 해가 지는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듣는 생각, 지구가 정말 빨리 돌고 있구나. 동틀 무렵과 해질 무렵의 하늘은 땅과 닿은 지점에서부터 빨주노초파남보의 색깔을 띱니다. 무지개의 색깔이기도 하고, 사람한테 있는 에너지 센터인 차크라의 색깔이기도 합니다. 무지개의 스펙트럼은 새벽이나 저녁이 아니라도 하늘이 땅과 닿은 어느 곳에서든 발견할 수 있어요. 땅은 붉고, 꽃과 풀 씨앗은 노랗고, 나무의 잎사귀는 초록색이고, 하늘은 파랗습니다. 우주는 검은색이고요. 식물의 몸속에서 하늘의 햇살과 땅속의 미네랄이 만나 광합성이 일어나는 잎사귀는 초록입니다. 영성가의 눈에 사람의 몸에서 하늘 기운과 땅 기운이 만나는 가슴 차크라는 초록색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초록은 조건 없는 사랑의 빛깔, 자애의 빛깔이랍니다. 얼척없는 이유로 누가 날 미워해도, 나무는 언제나 내 곁에 있지요. 풀과 나무와 숲, 산은 모든 생명들에게 아낌없이 양분을 주기 위해 태어난 지구의 가슴, 사랑의 존재이죠. 고마워요, 황매산,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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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 산청산들강 7 - 사랑하는 사람들과 황매산 억새와 노을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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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 끝에 만나는 가을 숲, ‘궁금해? 지리산, 구례 편’
- 지리산을 걷고 배우고 이야기하는 ‘궁금해? 지리산’. 10월 24일, 구례의 지리산을 다녀왔습니다. 단풍이 들고 있는 피아골입니다. 피아골행 버스를 타고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도로를 지나 구불구불한 피아골 계곡 길을 한참을 달려 버스의 종점인 직전마을 정류장에 모였습니다. 구례 주민인 박두규 시인님을 모시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매년 10월 말이면 피아골에서 단풍축제가 열립니다. 이번 주말(10월26일)에도 단풍축제가 예정돼있어 토지면 주민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아골의 단풍은 예년보다 늦습니다. 긴 여름의 여파가 남아 달라진 기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아직 완연하게 단풍이 든 숲은 아니지만 초록색에 울긋불긋한 색이 더해지고 있습니다(10월 24일 기준). 숲에 색이 많아져 초록 빛깔도 더 선명해 보입니다. 시원한 바람이 기분 좋은 가을숲입니다. 피아골은 곡물 중의 하나인 피가 많이 재배되었다고 해서 피밭골이라는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만난 직전마을도 피 직(稷), 밭 전(田)을 쓰는 피밭마을이라는 뜻입니다. 피는 기운 없는 사람을 피죽도 못 끓여먹었냐고 할 때의 그 피입니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피를 심어 주린 배를 채웠다고 하네요. 피밭마을이라는 뜻이지만 피아골이라는 이름에서 사람들은 피(血)를 연상합니다. 임진왜란, 정유재란, 한말 격동기, 여수·순천 항쟁, 6·25 전쟁 등 피아골 깊은 계곡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을 떠올립니다. 토지면 석주관, 칠의사 묘역 추념비에는 ‘혈류성천(血流成川) 위벽위적(爲碧爲赤), 피가 흘러 강이 되니 푸른 물이 붉게 물들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피로 물든 역사가 있는 이곳, 피아골은 단풍 뿐 아니라 이곳의 역사를 돌아보고 역사 속의 사람들을 생각하며 산행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산은 언제나 그곳에 있다 오랜 마음 속 벗처럼 부르지 않아도 항상 푸른 대답을 보내오고 그리움이 깊을 대로 깊어 산빛 너울이 아프다. 미친 눈보라, 갈 곳 없는 어둠 사십 년 징역을 곱게도 사는구나 물빛 하늘 얼굴들 살아서는 부둥킬 수 없었던 그리움 곁으로 가고 홀로 남아 상처 깊은 짐승처럼 우우우 웅크린 산. 그대 눈부신 억새꽃 바람결로 스미고 깊은 숲그늘 돌틈 철쭉으로 피어나 우리들 일상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 다하도록 스스로가 다하도록 내려올 수 없어 산이 되었던 그대. 우리 곁을 떠나간 벗들은 저 산 되었지 헐벗어 눈 덮인 저 산. 그래, 바라던 조국 만나 풀씨는 맺었나 슬픔은 없더나. 저 산처럼 서야지 산이 거느리는 핏빛 그리움으로 살아남아야지 밤마다 이빨 빠지는 꿈을 꾸며 가버린 벗 생각는 일은 그만 두어야지 깊은 숲 그늘 바람, 숨 죽여 울면 아직도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박두규 시인의 ’지리산1, 서시‘입니다. 보물찾기와 둘레길 인증샷 플랭카드가 있는 산길이지만 깊은 숲으로 들어가면 지금도 들리는 듯한 목소리가 있습니다. 통일을 꿈꾼 이들이 총을 피해 숨어든 곳, 아이와 아녀자까지 무수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던 마을. 피아골의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온 산이 붉게 타서 '산홍'이고, 단풍이 맑은 담소에 비쳐서 '수홍'이며, 그 품에 안긴 사람도 붉게 물들어 보이니 '인홍'이라고. 예부터 '삼홍'의 명승지라 했던, 삼홍소입니다. 삼홍소 다리를 지나 출렁다리가 있습니다. 오랜 세월 걸쳐있던 출렁다리는 철거작업 중입니다. 계곡으로 건너가는 길이 생길거라고 하네요. 마지막 출렁다리를 사진에 남기고 다시 아래로 내려갑니다. 장쾌한 물소리. 반야봉과 노고단에서 발원한 물이 섬진강까지 뻗어나가는 계곡입니다. 머리까지 맑아지는 듯한 계곡물을 바라보며 그 시원한 흐름을 따라 우리도 다시 직전마을로 내려갑니다. 직전마을 아래 평도마을에 있는 카페에 들렀습니다. 조용조용 가만가만 이야기하는 시인의 이야기를 잘 듣기 위해서입니다. 지리산 3 -피아골 피밭마을 전사들의 유해가 한 트럭분이나 나왔다는 골짜기를 내려 오면 그 깊은 틈새에 마을이 있다. 비가 오면 흙 묻은 신발이 무거워 항상 지각을 하고 마는 그 애들의 마을. 오늘은 토담벽 봄볕이 더 따뜻했다. 남향받이 퇴에 앉자 그래도 선생님이 왔다고 귀한 고로쇠물을 내왔다. 봄살이 막 오른 나무 등걸에 상처를 내고 밤새껏 받아야 소주병으로 하나가 되는 빨치산 마을 고된 눈물같은 수액. 가정방문이 있는 이맘때면 선생은 항상 고로쇠물의 첫 임자가 되었다. 애들의 학비가 되는 이 물을 들이키면 산수유 노란 꽃망울이 터지는 토담가 우물 곁으로 무수히 총소리가 쏟아졌다. 행펜은 어렵지만 고등핵교 까지는 꼭 가르칠텡께 잘 좀 부탁허요! 아직도 지파출소의 요시찰 인물 김만득씨의 딸 영신이의 꿈은 부산의 산업체 학교에 진학해 산을 떠나는 것이라고 했다. 박두규 시인이 구례 동중학교 국어교사로 있던 시절, 직전마을 학생의 집을 가정방문하던 경험이 녹아있는 시입니다. 비 오는 흙길을 한참을 걸어 무거워진 아이들의 신발, 눈물처럼 떨어져 오랜 시간 받아야 하지만 선생에게 제일 먼저 내어주는 고로쇠물 한 잔. 시인의 시선이 마을 사람들의 고된 삶에 머뭅니다. 그리고 무수한 사람들의 목숨을 잃게 했던 총소리를 떠올립니다. 박두규 시인은 전교조, 생명평화결사, 지리산사람들 등 사회적 실천에 적극적이었습니다. 사람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이 그의 사회적 실천을 이끌어오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시인의 목소리로 지리산 연작시 낭송을 듣고 그가 구례로 내려온 이야기, 국어교사 시절 이야기, 숲에 들어 지내던 시기의 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시인의 성찰하는 삶에는 지리산이 있었습니다. 시인은 가슴에 물음을 안고, 언제나 그곳에 있으면서 말없이 ‘푸른 대답’을 들려오는 지리산에 올랐습니다. 시인의 이야기를 듣고 단풍으로 온 산이 붉게 물들 무렵 다시 피아골을 찾아오고 싶어졌습니다. 나는 어떤 물음을 안고 지리산을 오를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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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 끝에 만나는 가을 숲, ‘궁금해? 지리산, 구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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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 오삼이와 만나는, 그림책 전시
- '지리산이음×지리산사람들×다시지리산'이 걸으면서 읽는 그림책 전시 <오삼으로부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사진_ 윤관희> 오삼(KM-53)은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 아래 2015년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태어났다. 방사 후 15km 내에서 활동하던 다른 곰들과는 달리 오삼은 지리산에서 90km나 떨어진 수도산에서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지역의 산을 종횡 무진했다. 그가 먼 길을 떠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삶은 야생동물 서식지 보존과 이동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걸으면서 읽는 그림책 전시 <오삼으로부터>는 ‘오삼이’라 불리었던 반달가슴곰 KM-53에 대한 동명의 어린이책을 창작 바탕에 둔다. 대형 천에 인쇄된 그림책 <오삼으로부터>를 숲 곳곳에 설치한다. 이 설치물은 관객에게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지표가 된다. 관객은 출발 지점에서 안내키트를 받는다. 키트에는 곰 도감과 숲 탐험에 필요한 여러 도구들이 담겨있다. 관객은 곰 도감을 지도삼아 숲을 누비며 설치된 그림을 순서대로 따라간다. - 1회차 : 2024년 10월 31일 (목), 11시~오후 4시 용방초등학교 명상숲 - 2회차 : 2024년 11월 2일 (토) 오후 1시~5시, 산내초등학교 운동장 ○ 전시체험안내 - 전시체험 프로그램은 신청자에 한해 안내키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시간당 6팀까지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1팀은 5명 이내로 구성되는 것이 좋습니다. - 신청하신 시간에 오시며 순서대로 설명을 듣고 안내키트를 받으신 후에 전시체험이 시작됩니다. 예상 관람시간은 30분 내외입니다. ○ 전시체험 신청방법 - 구례 용방초등학교 : 콩샘에게 문의하기 010-8639-0122 - 남원 산내초등학교 : 구글시트 : https://forms.gle/kQBv3RryZBN22ZH88 지리산문화공간 <토닥>에서 직접 신청하기 * 신청자가 같은 시간대에 많을 경우 시간 변경될 수 있습니다. 별도의 안내를 드리겠습니다. * 그림동화책 『오삼으로부터』(2023년 <니은기역> 발간)를 읽고 오면 더 좋습니다. ○ 전시체험 미리보기 https://youtu.be/t_fMW6JSnpg?si=KNz0Eu-VYvghIH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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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 오삼이와 만나는, 그림책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