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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의섬진강탐조] 모든 것을 품어주는 지리산과 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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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을 찾아온 가창오리의 모습. 생명들의 터전인 산과 강, 자연은 모든 것을 차별 없이 품어줍니다. 어쩌면 차별은 인류만 가지고 있는 특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약육강식, 강자만 자연에서 살아남는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실제 관찰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맹급류나 육식성 생명은 종 분류상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하지만 맹급류가 하늘을 지배하고 있는가 하고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무리지어 다니는 새들은 어쩔때는 맹급류도 무서워서 도망치게 만들곤 합니다. 호랑이도 다 자란 멧돼지를 잘못 건드리면 죽을수도 있다고 하니 강자가 늘 이긴다는 법칙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서로 뭉치고 연대하는 것이 더 강하고 힘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뭉쳐있는 단위가 또 다른 권력이나 힘, 강자가 되는 것 아니냐 한다면 뭐라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연은 결과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 하면서 살아갑니다. 자연에서는 모든 것이 불규칙하고 비선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자연은 곡선이지만 인간만이 직선을 만들어 냅니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직선을 말하는 것이 아닌 곡선의 미를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합니다.
▲ 수달이 동자개를 먹고 있습니다. 가시가 있어서 먹기가 까다로운지 한참을 실강이를 벌였습니다.
▲ 마당을 나온 거위가 큰기러기와 함께 다니고 있습니다. 덩치가 더 큰고 색이 다르지만 친구가 되었습니다.
▲ 앞에 있는 친구가 큰기러기 그 뒤가 거위입니다. 위에 있는 친구는 큰고니입니다.
작년 겨울부터 보이던 ‘마당을 나온 거위’는 큰기러기와 친구가 되어서 함께 다니고 있습니다. 큰기러기는 1월부터 30마리 이상이 찾아와서 섬진강 일대에서 겨울을 나고 있었는데 그 중 한 마리가 ‘마당을 나온 거위’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요즘보면 항상 2마리가 함께 다니고 있습니다. 다른 무리는 날 수가 있어서 먹이를 먹으러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지만 친구인 거위가 날지를 못하니까 본인도 날아가지 않고 함께 있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다 자신의 무리가 돌아오면 거위를 데리고 무리에 합류해서 함께 다닙니다. 종 분류상 서로 가까운 관계이긴 합니다. 보통 거위가 흰색이어서 고니를 조상으로 알고 있는 분도 있는데 실제로는 ‘개리’가 거위의 조상입니다. 개리는 기러기류에 속합니다. 그렇지만 거위와 혼동되기 쉽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개리의 영어 이름도 ‘Swan Goose’입니다. ‘백조거위’인 것이죠. 그래서 개리는 먹이를 먹는 습성도 고니와 비슷하다 합니다.
이름의 유래를 알아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백조의 순우리말이 고니인데 고니인 이유는 곤~ 곤~ 하고 울어서 곤이>고니로 지어졌다 합니다. 보통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나오는 ‘백조’는 혹고니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고니의 이름만큼은 잘 지어준 것 같습니다.
곳곳에서 봄꽃 축제의 소식이 들리는게 봄이 오고는 있나 봅니다. 야생화가 피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습니다. 이제 철새들이 하나 둘 떠나겠지요. 외눈박이 말똥가리도 고향을 찾아 떠날것입니다. 2025년의 겨울을 기다리며 부디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가 꿈을 이루고 다시 섬진강으로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 외눈박이 말똥가리입니다. 2022년부터 관찰되고 있는데 왼쪽눈을 다쳤습니다. 3년간 계속해서 섬진강을 찾아오고 있습니다. 올 겨울에도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PS. 3월 10일 섬진강을 잠시 돌아봤는데 고니 한 마리가 혼자서 수면 위를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왜 혼자일까?’ 하고 쌍안경으로 보니 ‘마당을 나온 거위’였습니다. 이제 자연에 적응하였는지 수면위를 날아가는 정도는 할줄 아는가 봅니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깜박 속았습니다. 잘 살아갈 것 같아 기쁩니다.
▲ 수면위를 박차고 날아오르는 호사비오리, 물 위서서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물 위를 달려야 합니다. 땅에서는 치고로를 단단한 바닥이 있지만 수면은 그렇지 못해서 빠르게 달려야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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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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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의추적자학교] 왜 흔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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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흔적인가?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흔적을 남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여러 종류의 야생동물이 함께 살고 있다. 비록 눈으로 확인은 힘들지만, 흔적을 통하여 그들의 존재를 알 수 있다.
농경지나 숲으로 들어가면, 길 위의 똥이나 발자국, 지속적인 왕래로 풀이 눕거나 맨땅이 드러나 길이 보이고, 나무를 긁은 발톱자국 등을 통해 주변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들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발자국
풀 위가 아닌 땅이나 모래, 젖은 진흙 위를 걸어간 동물들이 남긴 발자국으로 그들이 누구인지, 어느 방향으로 걸었는지, 아니면 뛰었는지, 몇 마리가 지나갔는지를 알 수가 있다.
우제류인 사슴의 경우 두 개의 갈라진 발톱이 찍히고, 무른 땅일 경우엔 뒤쪽에 며느리발톱까지 찍히는 경우가 있다. 족제비과는 발가락이 다섯 개지만 대개 네 개가 찍히고, 개과와 고양이과의 경우에도 네 개의 발가락이 찍힌다. 조그마한 쥐의 경우 앞발가락은 네 개, 뒷발가락은 다섯 개가 찍히고, 곰은 다섯 개의 발가락이 찍힌다.
고라니의 경우 앞 발가락은 뒷발가락에 비해 벌어져 있으며, 고양이과의 삵은 뒷발에 비해 앞발의 발볼이 넓으며, 개과의 너구리 역시 앞발이 뒷발에 비해 크게 찍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의 경우 걸을 때 발바닥이 찍히지만, 개나 고라니의 경우 찍히는 발자국은 사람으로 치자면 발가락에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발 뒷꿈치까지 찍으며 걷는 사람에 비해 앞 발가락만으로 걷는 고라니가 더 빨리 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이 뛸 때 발가락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발자국을 관찰하는 것도 맨땅보다는 비가 온 다음의 축축한 땅이나,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을 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동물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길은 사람의 그것처럼 풀이 나지 않은 맨땅이 계속 이어져 있음을 볼 수가 있다.
비온뒤 고라니가 걸어갔다. 무른 땅이라 발굽이 벌어졌고, 뒤쪽의 부속지(며느리발굽)까지 찍힌걸 볼 수있다.
-똥(배설물)
똥의 내용물을 보면 풀을 먹는 초식동물인지, 털과 뼈가 섞인 육식동물인지를 알 수 있다. 임도의 중앙에 털이 거의 대부분이고 약간의 뼛조각이 보이는 길쭉한 똥을 누는 살쾡이(삵)와 농로의 중앙에 많은 무더기의 똥을 누는 너구리, 똥돌을 이용하는 족제비과 동물과 콩알같은 똥을 누는 고라니나 노루, 질퍽한 똥을 누는 오소리 등, 똥의 형태로 종을 구분할 수도 있다.
대개 여러 마리가 한 군데 똥을 누어 똥자리(분장)를 만드는 동물로는 너구리와 산양이 있는데, 가끔 오소리도 똥자리를 만들기도 한다.
제주의 사려니 숲길에서 본 들개들의 오줌자리의 경우 발자국과 오줌자국으로 암수의 구분이 가능한데, 시설물에 묻어있는 오줌은 수컷, 맨 바닥에 눈 오줌은 암컷으로 볼 수가 있다.
족제비과의 수달의 경우 물 위로 튀어나온 똥돌을 이용하는데, 돌이 없는 경우엔 모래를 긁어모아 그 위에 똥을 누는 습관이 있으며, 고양이는 똥을 누고 흙을 긁어 똥을 덮는 습관이 있다.
계절에 따라 다르기도 하는데, 초여름 벚나무 열매가 익을 때와 뽕(오디)이 익을 때에는 그걸 먹고 검은색의 똥을 누는 경우(오소리, 너구리 등)가 많고, 가을엔 홍시똥(담비, 너구리)을 누기도 한다.
거기에 보석똥을 누는 아이도 있는데, 오소리의 경우 오솔길 옆을 파고(똥굴) 입구에 똥을 누었다가 다음날 거기에 모여드는 딱정벌레(보라금풍뎅이, 홍단딱정벌레, 먼지벌레 등)를 주워 먹고 소화가 되지 않은 딱정벌레들의 등딱지(보석)들을 똥으로 누는 경우이다.
가끔 고양이과나 개과의 똥에 선충이 섞여 나오는 경우와 풀들이 섞여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로서 이들의 건강상태까지도 추측해 볼 수가 있을 정도로 똥은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왼쪽은 버찌를 먹었고, 오른쪽은 오디를 먹고 싼 오소리 똥.
-먹이흔적과 마킹(뿔질, 발톱흔적)
이른 봄, 길가의 원추리 새순이 뜯겨 있고 바로 옆에 우제류(발굽동물)의 발자국이 보이고, 작은 나뭇가지를 잘라 먹은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겨울철 임도 주변에 작은 나뭇가지의 아랫면의 수피를 돌아가며 벗겨 먹은 설치류의 흔적과 털이 뽑혀있는 꿩의 발가락이 보이기도 한다.
먹힌 꿩이 뼈가 온전하니 살점만 뜯겨져 있고 다리도 그대로 있다면 맹금류인 매에게 먹혔을 가능성이 높고, 뼈가 바스러져 털만 무성하다면 살쾡이일 가능성이 높다.
잣나무 숲에 잣을 빼먹고 남긴 잣방울은 청설모의 흔적이고, 돌 위의 참개암나무 껍질은 다람쥐가 빼먹은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뿔질로 나무에 흔적을 남기는 노루나 산양, 사슴, 흑염소등은 주변환경을 잘 살피고 뿔질을 한 나무의 굵기나 높이 등으로 누구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길을 가로막고 있는 나무에 있는 발톱자국이나 서 있는 나무에 있는 발톱자국을 통해서도 어느 종인지의 구분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묘지 앞에서 맹금류가 새를 뜯어 먹었다. 포유류라면 뼈가 거의 남지 않으나 부리로 뜯는 맹금류 특성상 왼쪽 아래 뼈가 남아있다.
-털
살쾡이 똥에 섞인 털이나 까치가 집을 지을 때 바닥에 깐 털을 통해 주변에 어떤 야생동물들이 사는지 짐작할 수 있다.
사람이 옷을 입듯, 동물들은 털이 있음으로 체온을 유지하며, 짝짓기 경쟁이나 천적의 공격으로 인해 털이 빠지기도 하고, 새로 돋아나기도 한다.
소나무나 잣나무, 일본잎갈나무 등 송진이 베어 나오는 나무의 아래쪽 비빈 곳에 붙어있는 뻣뻣한 털의 위쪽이 두세 가닥으로 갈라져 있다면 멧돼지가 진흙목욕을 하고 비빈 흔적임을 알 수 있다.
산행중에 발견한 뭉툭하게 붙어있는 털이 구불구불하고 속이 비었다면 고라니나 노루일 확률이 높고, 오솔길옆 조그마한 굴 입구에 떨어져 있는 털이 모근은 흰색, 중간은 검정이다가 끝이 흰색으로 끝난다면 오소리 털임을 알 수가 있듯이 털도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준다.
오소리털
-추적자학교장 하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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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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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의섬진강탐조] 외눈박이 말똥가리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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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탐조를 하는 월전리 제방에서 바라본 섬진강의 모습
2022년 1월 위장막에 들어가 물새를 찍고 있을 때였습니다. 앞에는 물, 등 뒤에는 풀숲이었는데 등 뒤에서 푸드덕 소리가 났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말똥가리 한 마리가 가까운 거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역시 위장을 하니까 가까이 오는구나!’ 하고 서브 카메라를 꺼내 촬영을 하였습니다. 찍을 만큼 찍고 다시 물새를 관찰하였고 관찰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사진을 편집하면서 아까 촬영했던 말똥가리를 편집하는데 한쪽 눈을 감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맹급류가 가끔 한쪽 눈을 감기도 하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모든 사진이 감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다 싶어서 같은 장소에서 다른 날에 찍은 말똥가리 사진들을 살펴보았고 모두 한쪽 눈을 감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다쳐서 외눈박이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2022년 처음 관찰되었던 외눈박이 말똥가리
그날 이후로는 그 지역을 지날 때면 이 말똥가리가 잘 있는가 살펴보곤 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여름이 왔습니다. 말똥가리는 번식지로 날아갔고 다시 여름을 지나 가을이 오고 겨울이 왔습니다.
2023년 겨울, 외눈박이 말똥가리는 기억 속에서 잊혀졌습니다. 양 눈으로도 살아남기 어려운 야생에서 외눈박이로 살아남기란 어렵기 때문에 당연히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2023년 다시 돌아온 외눈박이 말똥가리, 늘 이 나무에 앉아 있어 '말똥가리 나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겨울철새를 관찰하기 위해 섬진강 제방을 지나가는데 작년에 말똥가리가 자주 앉던 나무에 앉아 있는 말똥가리가 보였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촬영하고 초점이 잘 맞았나 당겨보니 한쪽 눈을 감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 외눈박이 말똥가리가 다시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냉혹한 야생에서 눈이 생명인 맹급류가 외눈박이로 살아남다니 놀랍고 반가웠습니다. 그렇게 그 지역을 지나갈 때면 외눈박이 말똥가리를 찾았고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매번 같은 나무에 앉는다는 것, 이야기를 들어보니 새들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특정 나무, 장소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말똥가리도 같은 나무에서 자주 관찰이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또 겨울이 지나 봄이 오고 여름이 왔고 말똥가리는 떠났습니다.
그렇게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온 2024년 11월 이제는 여행을 떠난 친구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외눈박이 말똥가리를 기다립니다.
11월 겨울철새를 관찰하기 위해 섬진강 제방을 지날 때면 외눈박이 말똥가리가 자주 앉아 있던 나무가 보입니다. 그런데 아직 찾아오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계속 기다립니다. 다른 말똥가리들은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고 있고 겨울 철새들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와야 하는데 걱정이 됩니다. 혹 무슨 사고가 난 것은 아닌지....
오늘 섬진강 제방을 지나는데 하늘에서 ‘삐이~’ 말똥가리 소리가 들립니다. 누구일까요. 외눈박이 말똥가리가 돌아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작성하던 중 외눈박이 말똥가리가 다시 돌아왔고 추가된 내용입니다.]
2024년 11월 말 외눈박이 말똥가리는 다시 섬진강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말똥가리 나무에 앉지는 않고 활동반경을 넓힌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끔 작년에 봤던 장소에 날아오곤 합니다. 12월 27일 남원에서 회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며 섬진강 제방을 지나는데 작년에 늘 앉아 있던 말똥가리 나무에 앉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매우 건강해 보입니다. 남은 겨울도 건강하게 보내고 번식지로 떠나 다시 2025년 겨울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다사다난했던 2024년을 떠나보냅니다. 굿 바이 2024년! 2025년 새해에는 좋은 소식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복 짓는 한 해 되세요.
▲ 2024년 11월 정지비행을 하면서 먹이를 찾고 있는 모습
▲ 2024년 12월 27일 자주 앉아 있던 나무에 다시 앉았습니다. 지금은 그 모습이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이 장소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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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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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의섬진강탐조] 돌아온 뿔호반새와 남원 운봉을 찾은 따오기로 본 우리들의 탐조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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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을 찾는 손님 뿔호반새와 따오기, 하지만 그들이 찾아온 것은 실수였을까? 탐조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다면 괜찮은 문화 생활일지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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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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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의섬진강탐조] 섬진강을 다시 찾은 호사비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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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비오리와의 큰 차이점은 머리깃과 몸에 있는 비늘무늬 깃입니다.(수컷 호사비오리의 모습 2023년)
겨울은 새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설레는 계절입니다. 겨울철 물새와 맹급류, 다양한 산새들이 찾아오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 호사비오리 암컷
▲ 호사비오리 수컷
섬진강을 끼고 있는 지역에 살면서 새가 좋아서 탐조를 하고 있지만 원래 성격상 멀리 가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귀한 철새가 있다고 그 지역을 찾아가는 것도 성격상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늘 탐조하러 나가는 곳은 섬진강이었습니다. 그렇게 오래 섬진강을 다니다 보니 섬진강에서만 140종이 넘는 새를 관찰할 수 있었는데 여기서 가장 인상 깊은 새를 말해보라 한다면 호사비오리를 꼽을 것 같습니다. 13년 전에 아주 우연히 차를 타고 가다가 섬진강에 찾아온 것을 발견하고 새벽부터 기다려 사진에 담았을 수 있었는데 힘들게 담아서 기억에 남는 것도 있지만 실제로 귀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올해 11월 섬진강을 찾은 호사비오리의 최대 개체수는 50마리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호사비오리는 멸종위기야생생물 I급이며 국제적멸종위기종인 IUCN EX(절멸위기)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귀한 새이기 때문입니다. 호사비오리는 2000~2012년에 실시한 번식 지역에 대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개체수는 약 1,940쌍(4,660마리)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개체수의 대부분이 극동 러시아, 시호테알린산맥 지역이며 일부는 중국, 그리고 북한 백두산 등지에서도 번식을 하고 있지만 북한의 데이터는 접근할 방법이 없어 취합되고 있지 않아 개체수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번식지도 중요하지만 월동지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 호사비오리는 유속이 빠르고 물이 맑아 먹이원인 어종이 풍부한 지역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강들은 준설과 오폐수로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강으로 깊이 들어오는 자전거길도 문제가 됩니다. 경계심이 많은 호사비오리는 작은 인기척에도 날아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강과 산이, 땅이 우리 인간이 하는 난개발을 그냥 계속해서 받아줄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허구한 날 강과 하천을 뒤집고 산에 나무를 베어내고, 그것도 모자라 골프장을 만들고 있으며, 바다를 메워 공항과 산단을 만들고, 산을 파먹는 석산과 쓰레기 매립장, 논, 밭을 갈아엎어 태양광과 건물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디언 속담이 생각납니다. ‘마지막 나무가 베어져 나가고, 마지막 강이 더럽혀지고, 마지막 물살이가 잡힌 뒤에야 그대들은 깨달으리라. 돈을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생명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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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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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투티의 육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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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원 플라타너스카페에서 촬영했습니다
둥지 떠날 준비중인 후투티 가족
후투티의 육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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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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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의섬진강탐조] 보고 보고 또 보고 싶다. 함양에서 진행된 호사비오리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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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비오리의 개체수는 2014년 조사 자료에 의하면 약 1,940쌍, 총 4,660여 마리 정도 생존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러시아에 1,654쌍 중국에 166쌍, 북한에 116쌍이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가 되었고 한국은 월동지로 200~300여 마리 정도 찾아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비오리에 비해 작은 먹이를 먹으며 경계심이 강한 호사비오리는 주로 여울이 있고 한쪽은 인가가 없거나 사람의 출입이 어려운 절벽, 또는 숲으로 가려진 공간을 이용한다. 그러나 이런 환경은 계속해서 사라지고 있다. 하천 정비사업과 댐건설, 준설사업과 강변에 설치되는 파크골프장과 캠핑장 등 체육시설 때문이다. 겨울이면 찾아오는 이 귀한 손님을 언제까지 계속 볼 수 있을까? 해마다 계속해서 보고 싶다. 그래서 계속해서 보고싶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수달친구들의 최상두 대표가 개최한 이 포럼은 함양 엄천강 옆에서 진행이 되었다. 포럼의 제목은 ‘해마다 보고싶다’ 였다. 이 포럼에는 노영대 감독(자연다큐 감독) 김연수 기자(전 문화일보 기자), 박종길 박사(야생조류 필드 가이드 저자) 우포자연학교 이인식 교장 윤병열 한국탐조연합 공동대표 등 각개 전문가와 많은 활동가가 참여하였다. 이번 포럼에는 섬진강과 만경강, 지석천, 회천, 엄청상, 덕천강, 갑천 등 전국 강과 하천에서 관찰된 호사비오리의 모니터링 결과도 발표하였다. 1박 2일로 진행된 포럼은 1일 차에는 모니터링 결과 발표, 2일 차에는 엄천강과 남강 호사비오리 합동 모니터링을 진행하였고 총 75개체를 관찰할 수 있었다. 모니터링을 마치고 포럼의 제목처럼 해마다 볼 수 있기를 바라며 헤어져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내년에 같은 주제로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며.
사라진 뒤 다시 복원 사업을 시작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있을 때 잘 해야 한다는 교훈은 많이 봐왔지만 아직 깨닫지 못한 것 같다.
▲ 호사비오리 수컷, 옆구리에 있는 비늘무늬와 버리깃이 있다는 점, 곧은 부리가 특징이다.
▲ 가운데 있는 갈색머리가 호사비오리 암컷, 수컷과 동일하게 옆구리에 있는 비늘무늬 곧고 붉은색 부리, 머리깃이 있다는 점이 일반 비오리와 구별이 된다.
▲ 비오리 암컷, 호사비오리와 다르게 버리깃이 많지 않고 옆구리에 비늘무늬가 없으며 부리 끝이 검고 휘어져 있다.
▲ 비오리 수컷, 호사비오리와는 다르게 머리깃이 없고 옆구리에 비늘무늬가 없으며 부리 끝은 검고 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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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비오리의 서식지를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는 강 준설과 수변 수목제거, 수변 체육시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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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시천 수변에 진행되고 있는 파크골프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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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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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유월의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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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편지」
-지리산, 유월의 꽃들
9년 전 반야봉에서 문득 만났던 흰참꽃이 피었겠다 싶어
오르는 노고단 반야봉길, 성삼재쯤에서는 시들어가는 함박꽃이 주능선길에서는 한창이었다.
미스김라일락의 원조인 수수꽃다리 꽃빛은 아침빛에 선연하였고 수풀 나도제비란과 큰앵초는 끝물이었지만 기품을 잃지 않았다.
아쉽게도 나도옥잠화는 꽃이 져버렸지만 목이 빠지게 찾던 흰참꽃과 구례종덩굴, 두루미꽃을 만났으니 발걸음이 가볍다.
눈개승마, 산꿩의 다리, 지리터리풀들이 저마다 꽃몽오리를 올리고 있으니 이제 곧 여름꽃들이 환하겠다.
반야봉 아래 죽어가는 구상나무 군락은 이상기후의 증표처럼 창백하게 빛난다. 지리산을 파헤치고 골프장과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사람들이 반야봉에 와서 죽어가는 구상나무들을 보았으면 좋겠다.
새벽 3시에 길을 나서 오후 5시까지 14시간 오르내리락길에 손을 내밀어준 나무들, 돌들, 꽃들, 그리고 구례들꽃사진반 동지들 모두 모두 고맙다.
내려오는 길에는 몇 날을 찾아 헤메던 나도수정초가 딱 눈에 들었다.
오! 반야봉의 정기에 눈이 맑아진 것이리!
-섬진강/김인호
-쥐오줌풀
-미나리아재비
-수수꽃다리
-함박꽃
-함박꽃
-백당나무
-범꼬리
-백당나무
-구례종덩굴
-금마타리
-구상나무 고사목들
- 푸름을 잃고 말라가는 구상나무
-흰참꽃
-구례종덩굴
-나도수정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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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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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수정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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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수정초
파란 눈의 외계인 'ET'라고 불리는 나도수정초는 다년생 부생식물로 자생지와 개체 수가 많지 않아 산림청에서 희귀식물 취약종(VU)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부생식물이란 엽록소가 없어 광합성을 못 하는 식물을 통칭하는 용어로 썩은 나무나 낙엽의 부엽토에서 영양을 얻은 식물을 말한다.
나도수정초 개화 시기는 5∼7월이며 암술은 암청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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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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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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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작약 [白芍藥]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 / Paeonia japonica
깊은 산에서 자란다. 높이 40∼50cm이다. 뿌리는 굵고 육질이며 밑부분이 비늘 같은 잎으로 싸여 있다. 잎은 3∼4개가 어긋나고 3개씩 2번 갈라진다. 작은잎은 긴 타원형이거나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털이 없다.
꽃은 6월에 흰색으로 피고 지름 4∼5cm이며 원줄기 끝에 1개씩 달린다. 꽃받침조각은 달걀 모양이며 3개, 꽃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이고 5∼7개이다. 수술은 여러 개이며 3∼4개의 씨방이 있다. 열매는 골돌과로서 벌어지면 안쪽이 붉고 덜 자란 붉은 종자와 성숙한 검은 종자가 나타난다.
한국·일본·중국·사할린섬 등지에 분포한다.
구례에서 야생화 농원을 운영하시는 분 이야기로는 산작약(붉은작약)이 많았다는데 최근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기억이 정확하신지?)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무려 42뿌리나 캐서 횡재했다는 이의 글이 보인다. 보이는 족족 남획으로 그야말로 씨를 말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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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