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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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의 새소리, 지리산의 노래는 공존, 평화였다.
    법계사 아래, 천왕봉이 조망되는 곳에서 요즘 숲에 들어가면 산새들의 노랫소리로 숲이 가득 찬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침이면 숲을 울리는 되지빠귀와 흰배지빠귀의 노랫소리와 박새와 쇠박새 등 박새류의 재잘거림, 작지만 우렁찬 굴뚝새의 외침과 청아하며 숲을 느리게 만드는 큰유리새의 노랫소리와 밤이면 들리는 소쩍새와 뻐꾸기의 노랫소리는 이제 여름이 오고 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지리산 아래쪽부터 초록으로 물 들어가는 숲은 산의 높이를 느낄 수 있게 하며 봄철 첫 잎은 다양한 수종들이 섞여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은 봄의 끝자락에서 다시 봄임을 느끼게 해주고, 논물로 인해 탁해진 강물은 봄의 모내기가 시작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렇게 자연은 우리에게 다양한 느낌과 깨달음, 편안함을 줍니다. 구태여 높은 산에 올라가지 않아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경험들입니다. 이런 다양성의 숲은 우리가 인위적으로 개입하지 않았을 때 더 많은 생명을 품고, 다양한 생명들이 섞여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나무들이 첫 잎을 내보일 때 다하게 섞여서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큰산개구리의 산란시기 변화(국립공원연구원의 Rana uenoi Matsui, 2014 논문 참고) 적산온도와 산란시기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렇게 함께 섞여서 살아가는 지구에서 기후의 변화로 사라져갈 위기에 놓인 친구들이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두 친구는 큰산개구리와 구상나무입니다. 큰산개구리는 과거 북방산개구리로 불리던 종을 최근 개별적 종으로 분리하여 큰산개구리로 이름 지었습니다. 이 큰산개구리는 기후변화로 인한 산란 시기 변화로 산란 시기가 빨라지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산란시기가 빨라져도 기온이 올라가서 그런 것이니 적응하지 않겠는가 생각할 수 있겠지만 기후변화라는 것이 따뜻한 것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갑작스러운 온도 저하도 함께 벌어지기에 산란 이후 알들이 동사하는 일도 있을 수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큰산개구리를 지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무엇을 할 수는 있을까요? 기후변화를 이야기하며 반도체 산단, AI센터를 이야기하며 더 많은 전기,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우리들을 보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끝이 정해진 소설을 읽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큰산개구리 다음으로 이야기할 것은 구상나무입니다. 구상나무는 아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상록침엽수로 지리산과 한라산, 덕유산과 같이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며 오직 한국에만 자생하는 나무입니다. 이 구상나무가 지금 기후변화로 인해 많은 수의 개체가 고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리산 반야봉, 천왕봉 일대에서 많은 개체의 고사가 발생하고 있는데 원인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적설량의 부족으로 수분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는 것을 원인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2023년 치밭목에서 천왕봉 가는 길에, 산 구상나무와 죽은 구상나무가 함께 서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그 아래서는 다시 생명이 싹트고 있다. 이렇게 기후변화로 인한 한 종의 개체수 감소를 막아내기 위해 ‘복원’이라는 작업을 국가에서는 진행합니다. 사라져가는 생명을 지키기 위한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좋은 일이겠지만...이전에 연어 기사에서 이야기했듯, 서식지에 대한 변화, 보전이 없이 특정 종의 복원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구상나무의 쇠퇴는 기후변화가 주원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은 ‘복원’이 아닌 기후변화를 막아내거나 늦추는 일 이어야 합니다. 기후변화를 막는 과정에서 최대한 살리기 위해 ‘복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복원’이라는 작업은 다른 종을 배제하며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특정 종을 살리기 위해 흔하다고 판단되는 종을 배제한다면 이는 올바른 길이 아닙니다. 구상나무가 고사하고 있는 지역은 빠르게 신갈나무나 사스레나무와 같이 낙엽활엽수로 대체되고 있다 합니다. 숲은 환경에 맞춰 변화하지만, 그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의 모습을 지향하는 종은 오직 인간입니다. 숲과 강, 산은 귀한 종만의 서식지가 아닙니다. 모든 종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간입니다. 어머니의 산 지리산이라면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부모의 마음으로, 구상나무를 복원하기 위해 특정 종의 배제가 발생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기에 지리산에서 구상나무 복원은 신중해야 합니다. 아니 하지 말아야 합니다. 끝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국립공원이라는 공간은 모든 종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평화, 공존, 모두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글쓴이 : 정정환 _<새들은 우릴 기다려 주지 않아서> 지은이, 지리산사람들 사무국장
    • 자연생태
    2026-05-04
  • 구례 곰 마루쉼터에 사는 곰을 찾아서
    구례 곰 마루쉼터에 사는 곰을 찾아서 커피박을 통한 곰의 감각 풍부화를 위하여 월요일이면 커피박을 싣고 구례 곰 마루 쉼터(이하 곰 쉼터)로 간다. 야생을 모르는 사육되던 곰의 풍부화를 위한 커피박, 커피박은 말 그대로 추출되고 남은 커피의 껍질이자 찌꺼기다. 후각이 발달한 곰에게 커피박 제공은 곰의 감각 풍부화로 후각과 촉각을 자극한다. 풍부화란 보호시설이나 동물원에 있는 곰이 자연에 가까운 행동을 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돕는 활동이다. 쉽게 말해 본능을 자극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철창에 갇힌 생명의 감각을 깨우고 무기력한 곰에게 활력을 주는 활동이다. 무기력한 곰을 바라보는 일은 무기력한 일이자 고통이다. 한 달 전 지리산 문수사에서 본 반달곰이 울부짖는 분노어린 발작과 철창을 부여잡은 곰의 발바닥이, 아기곰의 눈망울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커피박을 수거하는 일은 카페 주인의 마음과 그 만의 향기가 담겨있다. 커피가 제 일을 다 하고 껍질이 건조되는 과정은 곰으로 가는 기도다. 커피박에 희끗희끗한 점이 커피 일부이기를 바라며 커피박을 수거한다. 커피박을 건조하는 카페 주인의 손길은 숭고함이 전해진다. 곰에게 가는 돌봄 하나하나가 모여 커피박이 되기까지의 시간은 숨구멍을 통해 건강한 커피박이 탄생한다. 커피가 곰의 후각을 살려 숲의 냄새 따라 먼 선조의 기억을 찾아가는 것이리라. 야생에서 태어나 자라야 할 곰이, 우리나라 사육곰으로 태어나 곰 쉼터에 있는 주옥이라는 곰을 CCTV를 통해 처음 만났다. 얼굴은 보지 못했다. 아니, 그녀의 등을, 뒷모습을, 어슬렁거리며 반복되는 걸음이 또한 그녀이기에, 얼굴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다. 그렇게 그녀를 만나고 임옥주 수의사에게 그녀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내내 곰은 느리게 느리게 목적 없는 배회를 하고 또 하고 나는 보고 또 볼 수밖에 없었다. 곰의 풍부화를 위해 커피박을 나르며 실은 내 삶이 풍부해지고 있음을 고백한다. 곰을 알아가고 생명을 존중하는 일, 곰에게 커피박을 나르는 일은 커피가 남긴 향기처럼, 건조된 커피의 빛과 색의 순간에 감사하며, 곰도 그 순간의 감각을 체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진 : 곰마루쉼터 제공) 커피박을 제공한 후 커피 향을 제일 좋아하는 곰이 청심이라는 것을 영상을 통해 알게 되었다. 얼굴에 커피박이 담긴 봉지를 비비고 만지고 냄새 맡는 청심이란 곰이 사랑스러웠다. 새로운 향과 촉감에 흠뻑 취한 그녀의 기분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청심의 감각 풍부화 과정을 한번 상상을 해보시라. 한 곰이 새로운 것을 접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인간과 전혀 다를 바 없는 한 생명의 감정과 행동을. 이제 커피의 눈물이 남긴 껍질과 향을 곰들과 공유하는 일. 곰의 야생성을 찾아 풍부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자. 지리산 아래 살면서 지리산 아래 곰 쉼터로 찾아온 곰들을 환영하며 그들에게 커피박을 나른다. 일어나 곰아! 오늘도 멀리서 날아온 흙냄새, 꽃 향, 쓴맛과 초콜릿 향을 맡으며 곰에게 간다. 차 안 가득 향기로운 바람이 분다. 곰이 산길을 숲을 헤매고 산과 함께 할 날을 상상한다. 낙엽 바스락거리는 숲을 거닐 듯 네 발로 커피박과 노는 영상을 본다. 전생에 엄마 곰이 아기곰에게 알려준 생존의 기억을 찾아 커피야, 곰과 놀다 갈래? 도도 새침한 곰을 네 향으로 유혹해봐. 자연 속 자연의 일부로 곰이 곱답게 살아가도록 우리 함께 힘을 기울이자. 곰이 커피 향에 취한 순간은 곰의 배회를 잠재운다. 곰 쉼터로 오르는 경사로처럼 남아있는 사육 농장의 곰과 문수사 곰이 곰마루 쉼터로 옮겨지는 일 또한 숙제로 남아있다. 구례 읍내의 카페 및 음식점, 지리산오여사, 둥둥, 느긋한 쌀빵, 봉서리책방, 지인카페, 호이요, 오차커피공방, 구례가, 구례자연드림시네마 카페 순으로 커피박을 수거하여 구례 곰마루 쉼터로 달린다. 달리는 길에 벚꽃이 흩날리며 꽃비를 내린다. 이처럼 행복한 일이 또 없다. 이 기분이 커피박을 제공하는 카페와 음식점에 전해지기를 바라며 또한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 가득 담아 보낸다. 글쓴이 : 이촉 시인, 지리산人 편집위원
    • 자연생태
    2026-04-01
  • 연어와 자원, 그들은 자원일까 자연(自然)일까?
    어족자원이라는 이름으로 착취되는 생명들, 과연 생명들은 자원인가 자연(自然)일까 연어에게 자유를, 강이 자유롭게 바다로 갈 수 있기를 희망하며
    • 자연생태
    2026-04-01
  • 홍시와 단감
    감은 물렁할때 먹는 무른 감과 딱딱할 때 먹는 단단한 감이 있습니다. 무른 감은 홍시, 단단한 감은 단감이라 부릅니다. 단감, 달달하다는 말인데 이 달달하다는 말을 독차지하기에는 다른 감들이 많이 서운할 것 같습니다. 단감이 있으면 반대로 떫은 감이 있기에 홍시들이 단체로 반기를 들 것입니다. ‘나는 떫냐?’ 하지만 이 감들은 모두 언젠가는 달콤한 단감으로 변합니다. 시기가 다를 뿐입니다. 그러니 조금 떫더라도 참고 기다리면 됩니다. 어릴적 기억에 남아있는 감이 있습니다. 단단할 때 먹는 단감인데 먹을 시기가 되어도 절반은 달고 절반은 떫습니다. 한 감에 두 가지 성향 또는 지향하는 바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삼팔선단감입니다. 한 국가에 두 국가, 같은 민족이 두 나라로 쪼개진 것과, 감의 맛이 한 감에서 갈라진다는 것이 비슷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이 감을 먹을 때는 반은 맛있게 먹지만 나머지 반은 버리게 됩니다. 떫어서 도저히 먹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로 갈라져 하나만 선택한 한 민족들의 모습 같습니다. 하지만 이 감도 홍시가 되면 갈라졌던 삼팔선이 이어져 달콤한 감으로 변합니다. 하나의 감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어릴 적 들었던 이야기들은 ‘너 나이 때는 통일되서 군대 안간다’였습니다. 하지만 전 군대를 다녀왔고 통일은 아직도 멀었습니다. 그래서 조카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너 때는 통일 안돼 군대 가야해’ 라고 말합니다. 씁쓸하지만 현실이니까.... 가을이면 먹을 만큼의 감을 따고서 높은데 남은 감들 몇 개를 남겨둡니다. 이름은 까치밥, 다른 생명들이 먹으라고 감나무마다 2~3개의 감을 남겨두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높아서 못 따니까 어쩔 수 없이 남겨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낭만적으로 생각해서 까치밥으로, 생명들을 배려해서 남겨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생명의 범주에는 사람도 포함이 되기에....저도 겨울에 가끔 먹기도 합니다. 까치밥이 호모사피엔스의 밥이 되었습니다.
    • 자연생태
    2026-02-15
  • [섬진강의 물속 생명들] 큰줄납자루와 이입종
    ▲ 큰줄납자루, 섬진강 수계에는 줄납자루는 없고 큰줄납자루만 살아가고 있습니다. 큰줄납자루는 섬진강과 낙동강수계에만 살아가는 한국의 고유종입니다. 한반도의 거의 전역에서 서식하는 줄납자루가 있었는데 1998년 전북대(김익수, 양현)에서 신종을 발표하게 됩니다. 처음 발견된 곳은 섬진강 상류인 임실에서였습니다. 전국 대부분의 하천에서 줄납자루가 나오지만 신기하게도 섬진강 수계는 큰줄납자루만 서식하고 있습니다. 일부 동복천 일대에서 줄납자루가 나오고는 있지만 이는 ‘이입’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섬진강은 큰줄납자루에게 매우 중요한 서식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새에 대한 글을 쓰다가 담수어류에 대한 글을 쓰면서 첫 담수어류 큰줄납자루를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납자루아과의 특이점은 산란 장소에 있습니다. 바로 ‘숙주’를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산란기에 접어든 납자루아과 산란관이 길게 밖으로 돌출되게 됩니다. 이 긴 산란관을 이용해 말조개나 두드럭조개의 몸속에 알을 낳습니다. 여기서 더 신기한 것은 섬진강 수계에서만 살아가는 임실납자루입니다. 임실납자루는 ‘부채두드럭조개’와 ‘민납작조개’에 산란을 한다는 것입니다. 말조개에도 산란을 하는 것이 확인이 되었지만 이 두 조개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죠. ▲ 섬진강 수계에서만 살아가는 임실납자루, 임실에서 처음 채집되어 이름에 임실이 들어갑니다. 납자루아과의 산란 특징 외에도 강에 살아가는 생명 중 담수어류들은 특이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수계’별로 절대 확인될 수 없는 종이 있다는 것입니다. 섬진강 수계에만 살아가는 임실납자루, 낙동강 수계에만 살아가는 낙동납자루가 있습니다. 이름에서 그들의 서식지를 유추해 볼 수 있지요.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만약 섬진강 수계에 살아가는 임실납자루가 사라진다면, 낙동강 수계에서 살아가는 낙동납자루가 멸종한다면, 이는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서식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강과 하천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늘 위협에 놓여있죠. 하천공사와 축산오폐수, 무분별한 농약사용과 외래종의 이입으로 그들의 삶은 녹록지 않습니다. 요즘에 더 큰 문제는 ‘이입’입니다. 예를 들어 한강 수계에 살아가는 묵납자루를 섬진강에 풀어주면 ‘이입종’이 되는 것입니다. 이 ‘이입’의 가장 큰 문제는 종간의 잡종화입니다. 우리나라의 이입으로 인한 잡종화는 대표적으로 점줄종개와 줄종개의 잡종을 꼽을 수 있습니다. 섬진강댐에서 동진강으로 물을 보내면서 섬진강의 줄종개가 점줄종개를 만나게 되고 서로 유전자가 섞여버리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하나의 종이 사라지게 되는 일까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입은 작은일이 아닙니다. 글쓴이 : 정정환 앞으로는 섬진강의 담수어류, 어릴 때 직접 눈으로 보며 느꼈던 나무에 대한 이야기들과 산에 다니면서 보았던 생명들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적어보려 합니다.
    • 자연생태
    2026-01-09
  • 반토막난 한국 친환경농업! 미래가 있을까?
    먹거리 엑스 파일이라는 오래전에 유명한 프로그램이 있었다. 방송에서 만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이유는 마트에서 일반 농산물을 유기농으로 바꿔 치기를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서 조언을 듣고 싶다고 피디가 사무실에 찾아왔다. 그때가 아마 2012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나는 유기농을 재배하고 있지만 판로가 없어 일반 농산물로 판매하고 있는 생산자들의 농산물을 농부 SOS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유기농 수박과 딸기 재배했던 조승현 농부는 위암으로 2024년 사망했다] 다들 알겠지만 유기농으로 재배하면 일반 농산물보다 수확률이 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나마 조금 비싼 가격으로 판매를 해주는 소비자가 있어서 겨우 균형을 맞추는 정도였다. 그렇다고 수익이 더 좋은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유기 농업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거기다가 기름을 부을 만한 방송을 유명한 방송에 나온다면 거의 반 토막 날 정도로 판매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그 방송 피디를 설득했다. [ 유기농 딸기 농사는 시설 재배가 불가능하다. 매일 아침 허리를 굽히고 딸기를 수확해야 한다.} 지금 그런 일이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반대의 경우는 알고 있다. "유기농산물이 일반 농산물로 판매되고 있다"는 내용의 말로 설득을 했고 피디는 그런 경우가 있냐면서 나에게 그런 농부들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 당시 유기농업을 하고 있지만 판로가 어려운 농민들을 소개해주었다. 결국 그 방송은 꽤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었고, 해당 농민들의 농산물의 괘 많이 판매되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 당시 함께 했던 농부들의 대다수는 유기농업을 포기했거나 손이 가지 않는 품목으로 변경했다. [농부가 유기농으로 재배한 딸기를 맛보고 있다] 사실 대부분 없어졌다. 힘든데 가격까지 일반 농산물과 비슷한 경우가 많다 보니 굳이 신념이나 열정만 가지고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유기농산물 생산 면적은 2012년 127,714 ha 2024년 68,165 ha로 46.6%가 감소했다. 물론 이 안에는 저농약 폐지가 가장 큰 원인이다. 감소 비율의 63% 정도는 저농약이 친환경 인증에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기농이나 무농약도 37% 정도가 감소했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첫 번째는 출생률과 관련이 있다. 대부분 유기농산물 시장의 신규 유입은 신생아가 이유식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부모가 새로운 유기농산물 소비의 주축이었는데 출생률이 떨어지면서 함께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이것도 출생율과 관련이 있다. 친환경 농산물의 40%가 친환경학교 급식으로 공급되는데 학생수는 2012년 약 677만 명에서 2024년 약 513만 명으로 10여 년 만에 약 4분의 1 (24.2%) 가까이 줄어들었다. 그러면 앞으로 전망은? 처음 유기농을 시작했던 1세대 농민들은 대부분 고령화되었고 고령화된 농민들 대부분이 유기농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유기농 산물을 일반 농산물에 비하여 노동력이 더 필요하다. 제초제 한 방이면 될 것도 손으로 제초를 해야 한다. 농촌은 초고령화되었고 손이 많이 가는 유기농산물이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전 세계 유기농 경작 면적은 2012년 3,750만 ha에서 2022년 약 7,640만 ha로 10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 규모도 170조 정도로 성장했다. EU는 2030년까지 전체 농지의 최소 25%를 유기농으로 전환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보조금 지급 등 강력한 정책 지원을 통해 유기농업을 육성하고 있다. 한국도 나름 목표를 설정하고 친환경직불금을 2023년 조금 올리기는 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유기농업을 지속하기 위한 농가의 신념과 열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한국 유기농산물 생산 면적은 단기적으로는 감소세가 둔화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구조적 어려움으로 인해 꾸준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사실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주변의 유기농가를 찾아 보면 알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유기농을 하던 많은 농민들이 사라졌다. 그나마 수치를 유지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유기농 재배가 쉬운 작목들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자연생태
    2025-11-18
  • 강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선들
    강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선들 강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줍니다. 편안한 휴식과 마실 물, 생명다양성으로 전해주는 감성적인 것들과 교육의 장소를 제공해 줍니다. 이런 강을 ‘이용’의 목적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보전과 공존의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필자는 보전과 공정의 시각으로 강을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에서 매우 편파적으로 이 글을 씁니다. 인간들은 재해 예방을 위한다며, 계속해서, 강과 하천을 인위적으로 변형시키고 있습니다. 우리의 4대강은 토목공사를 위해 갈기갈기 찢겨지고 파괴되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숨을 쉬지 못하는 강, 흐르지 못하는 강은 더 이상 생명들의 공간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강이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닙니다. 가는 숨을 쉬고 있을 뿐입니다. 가는 숨을 쉬고 있던 강은 한번의 숨통을 틔워주는 것만으로도 바로 살아날 수 있다는 이 사실을 강은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사라졌던 흰수마자가 금강에서 다시 살아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은 강을 이용의 목적으로, 이를 ‘친수’라는 이름으로 그 공간을 인간만을 위한 전유물로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강의 공간을 줄어들고, 그만큼 생명들의 공간도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강의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은 우리에게도 이로운 방식입니다. 강의 활동이 자유로울수록 오히려 수해에도 안전하다는 것은 해외 연구에서도 밝혀진 사실입니다. 우리가 살기 위해 우리는 강을 자유롭게 해주어야 합니다. 어쩌면 보전과 공존이 편파적인 것이 아니라 그 중간의 생각일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살기 위해 강을 자유롭게 하자고 하는 것이니까요. '공존'은 우리의 입장에서 타협과 협상의 장에 강의 주인들을, 산의 주인들 의견을 배제하고 만들어낸 환상일지 모릅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의 공간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그들만의 공간도 이용하며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조금 더 편파적이고 편협한 생각으로 생명들의 편에 서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용호정 앞 섬진강의 자전거도로와 제방 공사를 보면 자전거를 친환경이동수단이라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자전거의 진정한 이동 가치는 도심에서의 이동이어야 합니다. 자전거가 추가적인 여행과 관광의 이동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그 것은 공존, 생태적인 이용이라 할 수 없습니다. 제방으로 다니던 자전거가 강 내부로 들어오고 그 길을 만들기 위해 바위를 파괴하고 강과 하천을 뒤집는다면 공존, 생태관광, 친환경은 언어의 악용일 뿐입니다. 제안하고 싶습니다. 구례를 자전거와 전기버스로만 이동할 수 있는 생태도시로 만드는 것입니다. 구례 전역을 전기버스와 자전거로만 이동할 수 있다면 구례에서의 체류 시간을 길게 할 수 있고 마을 강사를 양성해서 생태교육을 활성화한다면 생태교육의 도시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진짜 자연으로 가는 길, 자연으로 공사 차량이 가는 것이 아닌... 자전거길을 만들기 위해 파괴된 용호정 앞 섬진강의 모습입니다. 이 곳은 생태자연도 1등급지이며 생태.경관보전지역 완충구역에 해당하는 장소입니다.
    • 자연생태
    2025-11-11
  • 황새를 떠나보내며
    작년 1월, 구례를 찾은 황새입니다. 1월부터 2월까지 한달전도 머물다가 떠났습니다. 물이 빠진 저수지에서 미꾸라지를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느덧 가을이 왔습니다. 오지 않을 것 같던 무더운 날들의 연속이었지만 더위도 계절은 이기지 못했고 시간은 흘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는 것들이 많습니다. 좋게 바뀌는 것도 있지만 나쁘게 변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사람의 마음도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의 마음이 다르다고 합니다. 이렇듯 시시시각각 변하는 세상 속에 더 좋은 방향으로 변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세상 흐름의 방향을 바꾸려는 노력이 있습니다. 지난 10월 15일 황새가 죽었습니다. 김해시의 행사에 복원 개체인 황새 가족을 방사하는 과정에서 작은 케이지에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방치되었고 결국 아빠 황새가 죽음을 당했습니다. 생명에 대한 존중은 없었습니다. 생명의 권리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더 아이러니한 것은 이 행사가 화포천습지 과학관 개관식이었다는 것입니다. 생명들의 공간인 습지에서, 그 습지 과학관에서 한 생명을 인간의 행사에 동원하여 죽게 만들었습니다. 지금 생명 존중, 생명들의 권리를 위한 투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기성 정치인들, 기득권들은 이에 대한 생각, 생명 존중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무시와 멸시,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는 인간들에 의해서 황새가 죽었습니다. 죽지 않아도 될 생명이 죽음을 당했습니다. 누군가의 이름, 명예를 위해 의전에 의해 죽음을 당했습니다. 아무런 가치 없는 일에 동원되어 죽음을 당했습니다. 죽음 뒤에 사과는 죽은 자를 돌아오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 뼛속에 깊게 박혀있는 의전에 대한 관행을 이제 버려야 합니다. 그냥 사과에서 끝나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이번 이 죽음이 하나의 변환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아빠 황새를 떠나보내며, 남은 세 황새 가족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 자연생태
    2025-10-29
  • 하늘에서 본 지리산 - 사성암에서 본 지리산 운해
    안개낀 날 사성암에 오르면 멋진 운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조금만 더 높이 올라가면? 하늘에서 본 지리산 운해를 만나보세요
    • 자연생태
    2025-05-15
  • [정환의섬진강탐조] 3월 20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다양한 날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3월 20일은 무슨 날일까요? 바로 참새의 날입니다. 그것도 세계 참새의 날! 세계 참새의 날은 인도의 환경단체인 '네이처 포에버 소사이어티(NFS)'와 프랑스의 에코시티 액션재단이 2010년 참새를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지정했고 합니다. 흔한 참새를 무슨 이유에서 날까지 지정했을까 의문이 드실 겁니다. 그러나 참새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보여서 흔하게 서식하는 새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참새는 농경지의 감소와 도시 환경에 의한 스트레스(서식지 감소, 유리창 충돌, 로드킬, 야생화된 고양이에 의한 교란)로 인해 개체수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2023 야생동물 실태조사] 자료에 의하면 참새의 서식 밀도는 1997년 제곱킬로미터당 183.6마리였으나 2010년 95.4마리까지 줄어들었습니다. 그 이후 2016년 135.2 2020년 166.0마리로 늘어났다가 지속적인 감소 추세로 돌아서 2023년 139.4마리로 집개 되었습니다. 2020년대비 19% 감소한 것인데 여기서 주목하여야 할 점은 82년도의 참새 서식 밀도는 제곱킬로미터당 469마리였다는 것입니다. 2023년도 대비 약 3배 이상 감소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자료 : 국립생물자원관 ‘2023 야생동물 실태조사’ 분석 자료 발췌 이렇게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참새만이 아닙니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흰뺨검둥오리는 2021년 제곱킬로미터당 66.7마리에서 2023년 56.5마리로 15.4% 감소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청둥오리는 13.4% 감소하였고 어치의 경우도 10.9% 감소하였고 박새도 15.6% 감소하였습니다. ▲ 자료 : 국립생물자원관 ‘2023 야생동물 실태조사’ 분석 자료 발췌 ▲ 어치는 산속의 농사꾼입니다. 어치가 물어 나르는 도토리와 각종 씨앗으로 숲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치는 수다꾼입니다. 심심하면 고양이소리, 염소소리, 다른 새들의 소리를 따라합니다. 흔하다고 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 흔하게 볼 수 있는 참새와 박새, 어치, 청둥오리의 개체수 감소는 그냥 종 하나가 줄어들고 사라지는 것에 끝나지 않습니다. 가장 감소율이 높은 참새는 곡식도 먹지만 식물에 붙어있는 진딧물과 같은 벌레도 잡아먹기 때문에 참새 개체수의 감소는 농가의 피해로도 돌아오게 됩니다. 그런 우리가 뭘 해야 할까요? 우선 관심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참새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디서 살아가는지 그리고 무엇이 위협이 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우선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인 유리창 충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유리창 충돌은 참새만이 아니라 모든 새들에게 큰 위협이 되는 존재이니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민단체와 기관의 협력으로 해결점을 찾아가야 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 야생화된 고양이와 그리고 농경지 감소가 있습니다. 새대가리? 실제로는 지혜로운 새들 참새는 둥지를 만들 때 둥지에 생 ‘쑥’을 섞습니다. 쑥은 해충을 방지해 주고 기생충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한다고 합니다. 실제 둥지를 만드는 참새들이 쑥을 물고 들어가는 모습들이 관찰되곤 합니다. 이처럼 새들은 지혜로운 방법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니 더 이상 새대가리라는 말을 놀리는 말로 사용하지 말아야겠습니다. ▲ 둥지를 만들기 위해 식물의 뿌리를 물고 왔습니다. 참새는 인가 주변 처마 밑이나 전봇대의 틈새 등 인가 주변을 둥지 장소로 선호합니다. 사람이 자연스럽게 천적을 쫓아주기 때문입니다. 침묵의 봄은 현재 진행중 레이첼 카슨이 DDT 사용으로 인해 침묵의 봄이 올 것이라 경고하였습니다. 이에 경각심을 갖고 DDT 사용을 금지하였지만 이젠 다른 문제가 침묵의 봄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리창 충돌과 서식지 감소와 농경지 감소, 그리고 야생화된 고양이와 서식지 파괴, 로드킬 등... 이제 우리는 다시 고민해 봐야 합니다. 봄 개구리 소리가 들리지 않고 산새들의 노랫소리가 사라진 봄을, 봄이 왔지만 봄이 아닌 봄을 맞이할 것인지 말입니다.
    • 자연생태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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