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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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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날다.
1월의 목동반은 남원의 신선자락길로 들었다. 신선자락길은 뱀사골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따라 산내면 원천마을로 이어지는 옛길이다. 이 길은 계곡 가까이 붙어 있어 사람의 흔적이 적은 길로 오소리와 담비 등 야생이 살아있으며 생동감이 넘친다. 또한 이 길은 나무와 얽히고설킨 덩굴식물이 엄청난 크기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여간해서는 만나기 힘든 오리나무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오리나무가 숲에서 보이지 않는다. 숲에는 물오리나무만 있고, 사람의 손때가 묻은 곳에는 사방오리나무만이 자란다. 그래서 웬만한 사람들은 오리나무를 알아보지도 못한다. 일 년에 한두 번씩 물에 잠기는 땅을 가장 좋아하는 오리나무는 버드나무, 참느릅나무처럼 물을 떠나서는 살기 힘들다. 만나기 힘든 오리나무, 앞에 두고서도 알아보기 어려운 오리나무가 이번 목동반의 주제이다.
오리나무의 겨울눈. 성냥개비를 닮았다.
오리나무의 어원은 오리마다 심어서 거리를 알려주는 이정목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나는 이런 말은 우스개 소리로나 하는 말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오리마다 심었으면 지금도 오리나무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어야 하는데 도무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리마다 심었다는 것은 국책 사업일진대 이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오리마다 심었다는 말은 나무 이름에 유래를 끼워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럼 오리나무라는 이름은 어디에서 왔을까?
우리가 아는 오리는 집에서 기르는 집오리를 말한다. 그러나 옛날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날아와서 물에서 자맥질하며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다가 갑자기 날아가버리는 새들, 즉 물에서 먹이활동을 하며 사는 새들을 통칭 오리라고 불렀다. 이들 오리 종류의 새를 쇠오리,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원앙 등으로 구분 지어 부르지만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지금도 오리라고 간단하게 부른다.
멸종위기종에서 해제되어버린 새가 있다. 딱따구리 종류 중에서 가장 큰 새인 크낙새는 멸종위기종에서 해제되었다. 멸종위기종에서 해제되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개체수가 늘어나서 아주 흔하게 되면 해제된다. 다른 하나는 멸종이 되면 해제된다. 가슴 아프게도 크낙새는 후자인 경우이다. 크낙새는 크기가 45cm에 달하는 새다. 이 새가 둥지를 틀려면 100년 이상 살아온 서어나무나 오리나무처럼 물을 가까이 있으면서 오래 사는 나무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일제의 산림수탈, 6.25전쟁, 무절제한 산림훼손을 거치면서 우리의 숲은 오래된 커다란 나무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것은 나무의 크기만 사라진 것이 아니고, 큰 나무가 있어야 살아가는 크낙새의 보금자리가 사라진 결과로 이어졌다. 크낙새가 사라진 지금 크낙새가 둥지를 틀고 난 뒤 그 둥지를 이용하는 오리는 이제는 둥지 틀 고목이 없어서 아파트의 보일러실에 둥지를 틀기도 한다. 오리나무에 둥지를 트는 오리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오리나무와 함께 잊혀 갔다. 하지만 오리나무에는 오리가 새끼를 낳아 길렀었다. 물가 주변에서 살아가는 나무에 새끼를 낳아 기르는 것을 보고 ‘오리가 사는 나무‘라는 의미의 ’오리나무‘라 이름지었던 것이다.
또 다른 이름의 유래는 오리나무의 열매다. 이는 ‘수달아빠’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최상두샘이 해준 말이다. 오리나무는 겨울에도 쉽게 구분할 수 있는데 이는 열매를 늦은 봄까지 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열매가 오리의 똥을 닮아있어 오리나무라고 부르는 것 같다고 한다. 정말 오리의 똥을 보면 오리나무 열매와 많이 닮아있다. 오리마다 심었다는 말보다는 훨씬 일리가 있어 보인다.
오리나무. 겨울이라 나무를 식별하긴 어렵다. 가지끝에 달린 열매가 보인다.
오리는 솟대 위에도 앉아있다. 물론 진짜 오리는 아니고 나무로 깎아 만든 오리가 솟대 위에 앉아있다. 솟대 위의 오리는 삶이 고단했던 민초들의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날아와 물에서 살다가 갑자기 날아가버리는 오리를 보면서 옛날 사람들은 오리가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존재로 여겼었나 보다. 그래서 하늘을 날 수 있는 오리에 사람들은 작은 소망을 기원하여 그 소망이 하늘에 닿기를 바랐던 것이다. 어느 시대나 삶이 퍽퍽하면 어떤 강한 존재에 의지하게 되듯이 현실의 고단함이 내일에는 미래의 자식들의 삶은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놓은 것이 오리이기에 오리가 힘차게 날아 하늘에 닿았으면 하는 바람을 같이 해본다.
오리나무의 특징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물을 좋아한다. 물은 식물도 좋아하지만, 동물도 좋아하고, 사람이 살아가는데도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은 물을 중심으로 마을을 만들고 밭과 논은 만든다. 그리고 길을 만들고 수로를 만든다. 사람과 같은 공간을 두고 경쟁하는 것은 동물뿐 아니라 식물도 커다란 위험이다. 버드나무처럼 어마어마한 번식력과 생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사람과의 경쟁에서 견뎌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오리나무는 목재가 좋아 목기, 탈(하회탈의 재료), 나막신 등 생활 도구로 사용되었고, 몸에 이롭다는 보신 문화가 더해지면서 점차 사라져갔다.
오리나무의 다른 특징은 뿌리혹박테리아와의 공생이다. 뿌리혹박테리아의 위대함은 질소고정이다. 공기 중에 78%나 존재하는 질소는 모든 생명이 성장에 필요 요소이다. 하지만 과자봉지 외에는 아무도 사용하지 못하는 질소를 그 작은 세균이 식물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프리츠 하버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질소 이야기에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화학자인 프리츠 하버가 빠질 수 없다. 하버는 암모니아 합성으로 지금의 80억 인류를 가능하게 만든 사람이다. ‘공기로 빵을 만든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하버의 암모니아 합성은 멜서스의 트랩을 멋지게 깨뜨려버렸다. 하지만 그 위대함을 상쇄시킬 만큼의 죄악을 인류에 끼치기도 했다. 나치독일의 홀로코스트를 있게 한 독가스를 제조했다. 자신도 유대인이면서 자신의 사촌을 비롯한 수많은 유대인과 집시들을 죽음으로 몰아놓은 가스를 제조한 것이다. 그리고 독가스는 전쟁이 끝나고 나서 농약이 되고 많은 지역의 봄을 침묵시켰다. 20세기의 성배인 질소를 멋지게 만들어냈지만 최악의 과학자로 이름을 남긴 프리츠 하버는 오리나무와 질소 앞에 항상 생각나는 이름이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솟대가 떠오른다.
실상사의 돌도 만든 솟대
솟대.
우리 지리산을 지키는 사람들도 솟대이고 솟대 위의 오리가 아닐까 한다. 하늘과 민초들의 삶을 이어주던 오리처럼 사람과 자연, 사람과 지리산 사이에서 솟대와 오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사람 중심이 아닌 더불어 사는 삶을 고민하는 것. 우리가 소중한 만큼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자연의 고마움을 아는 것. 인간의 볼 권리가 자연의 생명을 우선하지 않는 것. 인간의 편리함에는 항상 자연의 희생이 동반된다는 것 등 무수한 파괴의 현장을 알리고 무심코 뽑아 쓰는 휴지 한 장, 종이컵 하나에도 생명이 들어 있음을 알고 이어주는 오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22년. 오리야 날자. 다시 한번 힘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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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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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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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
-Amur adonis , 福壽草
분류 ┃미나리아재비목 > 미나리아재비과 > 복수초속
꽃색┃노란색
학명 ┃Adonis amurensis Regel & Radde
개화┃4월
분포지역
• 동부 시베리아,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 전국 각처의 산지에서 자란다.(제주도에서 함경도에 이르기까지 광활하게 자연분포한다)
형태
숙근성 여러해살이풀로 관화식물이다.
*관화식물(觀花植物-꽃을 감상하는 식물)
크기
높이가 10-30cm정도이다.
잎
잎은 어긋나기하며 삼각상 넓은 달걀모양이고 길이 3-10cm로서 2회 우상으로 잘게 갈라지며 최종열편은 피침형이고 긴 엽병 밑에 잘게 갈라진 녹색 탁엽이 있다.
꽃
꽃은 4월 초순에 피며 지름 3-4cm정도의 황색이고 원줄기 끝에 1개씩 달리며 가지가 갈라져서 2-3개씩 피는 것도 있다. 꽃받침조각은 흑자색으로서 여러 개이고 꽃잎은 20-30개로서 꽃받침보다 길며 수평으로 퍼지고 거꿀피침모양이고 꽃잎에 꿀샘이 없으므로 별개의 속으로 분류된다. 수술은 많으며 꽃밥은 전체가 둥글게 보이고 짧은 털이 있다.
열매
열매는 길이 3-4mm의 수과이며 꽃턱에 모여 달려서 전체가 둥글게 보이며 짧은 털이 있다.
줄기
원줄기는 높이 10-30cm로서 털이 없으나 때로는 윗부분에 털이 약간 있고 밑부분이 얇은 막질의 잎으로 싸인다.
뿌리
근경은 짧고 굵으며 흑갈색 잔뿌리가 많이 나온다.
생육환경
• 강원도 태백산 지역의 해발 1,500m 정도에서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 것은 고산에서 적응성이 뛰어남은 물론 저온에서도 잘 적응한다고 볼 수 있다.
• 자생지의 대부분이 낙엽활엽수림하에서 자라기 때문에 봄철의 성장기에 햇빛을 많이 요구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또한 열매가 성숙할 때쯤이면 상층목의 낙엽활엽수는 잎이 완전히 나와 그늘을 드리우고 키가 작은 나무들과 여름 풀들이 뒤덮게 되어 지중 습기를 유지하고 서늘하게 지표를 유지시켜 충분한 휴식공간을 만든다.
특징
• 속명 Adonis는 희랍 신화의 청년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며, 종명은 아무르지방에서 자란다는 뜻이다.
• 지역에 따라 개화시기를 비롯하여 잎, 줄기들의 형질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자생지에 따라 다음과 같이 네가지 부류로 특성이 뚜렷하게 구별된다.
①경기 북부지역 : 중부지방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재배하면 3월경에 꽃대가 올라와 4월초, 중순경에 개화한다.
②백두대간 표고 약 800m이상 되는 고산지역 : 개체의 초장이 상대적으로 왜성이며 개화시기가 1월말-2월 초순에 걸쳐 빠르다. 꽃은 직경 2-5cm 미만으로 소형이다.
③계룡산, 칠갑산, 모악산, 충청도의 해안 및 도서지역 : 개화시기는 1월말-2월 중순으로 빠르며 꽃은 직경 5-7cm정도로 대형이다.
④제주지역 : 다른 종들과는 달리 꽃과 잎이 함께 피며 잎이 상대적으로 연한 초록색을 띤다. 잎이 깊게 갈라지고 질감이 부드럽다.
*이 자료는 국립수목원에서 제공하는 우리나라 생물종 지식정보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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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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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천강을 지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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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11일 오전 함양군 유림면 엄천강(임천) 가스공사 현장 기자회견 있었다
11일 오후 임천 복원에 대한 계획 수립과 남아 있는 공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그 공정이 임천 환경에 끼칠 영향에관해 주민설명회를 할 때까지 공사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2022년 1월 13일 오전 10시에 함양군 유림면사무소에서 ‘함양~산청 천연가스 공급설비 건설공사’에 관한 주민 설명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는 발주처인 한국가스공사, 시공사인 경남기업, 함양군 관계자,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 산청군 관계자, 그리고 지역주민 30여 명이 함께했다.
이 주민 설명회는 최근 ‘함양군 유림면 일대 임천 가스관로 부설공사’(이하 임천 공사)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 긴급하게 만들어진 자리였다. 임천 공사는 2021년 9월에 작업이 시작될 때부터 환경단체들의 우려와 주민들의 민원 제기가 집중된 현장이었다.
이번 주민 설명회의 결과부터 말하자면, 지역주민들이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이 협의체가 제시하는 해결 방안에 맞춰서 시공사가 임천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1월 11일에 지역주민들과 진주환경운동연합, 지리산생명연대, 지리산권남강수계네트워크, 함양군시민단체협의회 등 많은 시민단체가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임천 공사는 1월 11일부터 잠정 중단된 상태다.
경남기업은 설명회에서 작업이 재개되면 대략 48일 정도 뒤에 공사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체 측이 제시한 잔여 공사 내용을 보면, 먼저 하천 석분 슬러지부터 제거하고 작업구 터파기, 압입 공사, 가스배관 설치, 되메우기, 가시설 철거, 임시진입로를 철거하겠다는 계획이다.
석분 슬러지 제거는 25톤 준설차 한 대를 5일 동안 운용해서 현장의 석분을 수거하겠다는 것인데, 주민들은 이 계획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주민들은 석분 침전물의 양이나 두께, 석분이 퍼져나간 범위를 보면, 5일 만에 이 작업을 끝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가스공사와 경남기업은 앞으로 구성될 주민협의체와 의논해서 5일이 아니라 기한을 정하지 않고, 지역주민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석분을 제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고, 주민들은 이번에는 약속을 제대로 지켜달라고 업체에게 주문했다. 그리고 한 주민이 석분 제거와 관련해서 무한 책임을 질 것인지 묻자, 경남기업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고 답변했다.
또한 이번 설명회에서 주민들은 지난 1월 7일에 있었던 갑작스러운 발파에 대한 사과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해당 지역의 이장에게도 공지를 하지 않고 발파를 진행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무리한 공정이라는 의견이었다. 이에 가스공사와 경남기업의 관계자들은 주민들에게 사과하며 더 이상의 발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명회의 말미에 한 주민이 지난 1월 11일에 있었던 ‘멸종위기 어류 보호대책 마련을 위한 관계기관 회의’에서 나왔던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1월 11일 오후 2시 30분에 유림면사무소에서 있었던 이 회의에서 관계기관들은 임천 생태계 복원 대책을 마련해서 주민 설명회에서 발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가스공사와 경남기업은 이 부분에 관해서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 사안이라 아직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관계기관들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지 물었지만, 자리에 참석한 함양군 관계자들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다.
임천 공사는 일단 주민협의체가 구성되고, 이 주민협의체가 공사 재개 조건에 관한 의견을 모은 뒤, 관계기관들과 협의를 거쳐서 석분 슬러지 제거가 완벽하게 진행된 이후에 재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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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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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의 새 _후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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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나고 있는 후투티(여름 철새의 텃새화), 섬진강 하류 송림 상저구 수변공원, 2021
겨울 철새를 마중하고, 섬진강의 물새를 찾아 나선 섬진강 하류에서 나는 섬진강의 탄식을, 뭇 생명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그렇게 절망하여 돌아서는 길에 기후변화로 인해 철새의 텃새화 과정에 있는 후투티Upupa epops saturata를 만난다.
이것이 희망인지! 경고인지! 모를, 그저 생명의 아름다움을 본다.
후투티의 다른 이름으로는 인디언 추장새(후투티가 머리 깃을 펼치면 전통 원주민 추장이 쓰는 모자 장식과 닮음),
오디새(오디 열매를 좋아해 뽕나무밭에서 주로 목격됨)다. 날개깃과 머리 깃이 화려하나 계절에 따라 둘레 환경에
따라 조화를 이룬다.
깃털의 아름다움과 빼어난 자태, 귀여운 행동으로 사랑을 받는 후투티는 우리 나라의 여름 철새이고,
강가의 초원과 농경지, 산림을 오가며 땅 속의 땅강아지, 지렁이 등 곤충류를 잡아먹는다.
봄, 여름에는 주로 애벌레를 잡아먹고 가을에는 수확이 끝난 농경지, 특히 깨밭과 콩밭에서 자주 목격된다.
겨울은 먹이 활동이 가장 어려운 시기인데 강가의 풀밭 및 퇴비장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여름 철새인 후투티는 5월부터 도래하여 번식 후 가을에 돌아가지만, 몇 년 전부터인지 모르나
섬진강 유역 곳곳에, 남도 지역 여러 곳에서 텃새로 살아가는 녀석들을 목격한다.
5년째 섬진강 상류에서 강 하구까지 살피면서 관찰된 텃새화된 후투티 개체 수는 6개체. 중상류 1, 중류 2,
중하류 1, 하류 2. 아마도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름다운 후투티를 만나면
영혼의 상처를 치유 받는 것 같아 행복하다.
이명정
숲해설가.시민과학활동가 .섬진강 강가에 깃들어 옆지기와 함께 섬진강의 생태계, 특히 섬진강의 새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며 <빵 굽는 버딩스테이/북스테이>를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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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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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으로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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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으로 들다
사람들은 나무를 참 좋아한다. 지리산에서 나무를 만나고 싶다던 누군가가 지난여름에 뜬금없이 ‘목동반’을 만들자고 한다. ‘목요일은 나무 동무’를 줄여서 ‘목동’이란다. 이름이 귀엽다. 매주 목요일마다 숲으로 깃들면 좋으련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만 들기로 했다.
2021년 9월 구례를 시작으로 하동, 산청, 함양, 남원 방향으로 매월 지리산을 돌아보기로 했다. 12월은 함양 한신계곡으로 들었다. 한신은 깊고 넓은 계곡으로 인해 여름에도 한기를 느끼게 하는 계곡이라는 뜻이란다.
겨울 숲의 나무는 잎이 없어 여간해서는 알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겨울에 나무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나뭇잎이 없는 나무는 일단 눈높이에서 보이는 줄기로 시선이 간다(줄기가 벗겨지는지, 갈라지는지, 모양, 색깔, 상처에 흐른 수액의 색깔, 껍질눈의 모양 등을 봐야 한다). 그리고는 시선을 올려 잔가지(나무초리)를 본다. 나무초리가 마주나는지 어긋나는지고 봐야 한다. 그리고 지난가을의 열매가 있는지 찾아본다. 겨울눈도 들여다봐야 한다.(겨울눈과 나무초리에 털이 있는지, 맨눈인지 비늘로 쌓여있는지, 비늘 조각은 몇 쌍인지, 모양과 크기, 색깔도 살펴야 한다.) 여전히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래서 나무를 볼 때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사람은 위아래로 훑어보면 기분 나빠하는데, 나무는 위아래로 훑어봐야 한다”라고 항상 강조한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나무마다 찬찬히 훑어보고 들여다보며 길을 걷는다.
고로쇠나무, 고욤나무, 산뽕나무, 느티나무, 느릅나무 등을 읽어본다.
걸음이 느리다. 그러다 보니 한신계곡 입구에서 벌써 간식을 풀었다. 마침 지나가는 등산객이 웃는다. 시작부터 먹고 가는 모습이 재밌어 보이기도 보인듯하다.
느리게 나아가다 보니 해가 들지 않는 계곡은 더욱 춥다. 손과 발이 시리다. 속도를 내어 걸어본다. 재촉하는 걸음에도 계속 나무는 눈에 들어온다. 층층나무와 곰의말채나무를 비교해본다. 가로로 껍질눈을 가진 산벚나무와 개회나무도 비교해본다. 지각변동을 하듯 껍질이 벗겨지는 박달나무, 아주 얇게 그물 모양으로 껍질이 벗겨지는 피나무를 본다. 그리고 한신계곡에서 가장 많은 나무인 서어나무를 만난다.
서어나무의 이름은 유래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한자로 서목(西木)이라 하여 ‘서쪽 나무’라는 의미란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다른 유래가 있을 것이다. 그러다 문득 나의 시선을 남원시 운봉읍 행정마을의 마을 숲으로 서 있는 서어나무숲에 머문다.
우리나라의 마을숲은 풍수지리학으로 보통 설명이 된다. ‘마을을 보호하는 숲’이란 뜻의 비보림(裨補林)은 마을의 액과 재난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물고기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어부림(魚付林), 마을의 기운을 담아주는 역할을 하는 수구막이 등이 있다.
이중 행정마을의 서어나무 마을숲은 마을의 액을 막기 위해 만든 숲이다. 키가 20~30m에 달하는 서어나무는 밝은 색의 껍질을 가지고 있다. 엄청난 위용의 서어나무는 마을로 들어오는 나쁜 기운을 쉬이 막아낼 듯싶다. 서어나무는 우리 문화에서 실용적으로 사용되는 곳이 없다. 불땀이 없어 장작으로는 매력이 없고 껍질이 얇아서 표고목으로 활용도가 높지 않다. 줄기가 곧지 않아 목재나 가구를 만드는 용도로도 쓰지 않는다.
하지만 행정마을의 마을숲처럼 마을의 중요한 자리에 서 있는 모습으로는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냥 서 있으면 된다. ‘서 있으면 되는 나무’라는 뜻에서 ‘서나무’가 되고 지금은 ‘서어나무’라 불리는 듯싶다.
목재나 가구재로도 사용이 안 되는 이유는 울퉁불퉁한 줄기가 한몫을 한다. 그 줄기가 아주 특이해서 사람들은 ‘근육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왜 이런 줄기를 가지고 있을까?
줄기의 굴곡은 양분이 모여서 생긴 것이다. 양분은 한 곳으로 모이는 것은 힘을 준 모양을 말해준다. 커다란 나무의 줄기가 굴곡이 생기려면 어린 나무 시절부터 울퉁불퉁하게 힘을 주던 것이 누적되어서 만들어진 것이다.
서어나무는 숲이 변해가는 천이과정에서 마지막 단계에 들어오는 나무이다. 서어나무가 우점한 숲은 안정된 숲이라는 말이다. 서어나무는 숲에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200년의 천수를 누린다.
그러나 숲의 주인으로 위풍당당한 서어나무는 사실 겁쟁이 나무였다. 다른 나무에는 별거 아닌 바람에도 어린 서어나무는 두려워서 반응을 했다. 이리저리 불어오는 바람마다 에너지를 쓰면서 줄기의 굴곡이 생긴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 위풍당당한 모습에는 두려움에 떨던 어린 시절이 숨어있었다.
이제 2022년 임인년이 시작되었다. 지난해처럼 우리는 한 해를 보낼 것이다. 2021년이 그랬듯이 어떤 상황은 나를 힘들게 할 것이고, 또 어떤 관계는 나에게 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시간, 관계, 상황들이 삶의 근육을 만들어준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날들을 지나왔지만 또 어떤 바람에 흔들릴지도 모르는 시간을 살아갈 터이다.
수 십 년을 버텨 근육이 가득한 서어나무는 이제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까? 두렵지 않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살아가는 내내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면서 살아내는 것. 그것이 삶일 것이다. 서어나무와 다르지 않은 나의 삶.
오늘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의 별에도, 서어나무에도, 그리고 나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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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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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극한체험 수달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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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엄천강 람천 1박2일 수달 만나기 극한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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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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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은 도시에 왜 모여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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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수달이 모여드는 이유는?
관심은 보는 눈이 많아야 한다
도시의 수달은 관심의 대상이고
시골의 수달은 무관심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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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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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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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자락으로 귀촌하게 되면서 ‘자연’이 마음으로 흘러들어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풀이름 하나, 나무이름 하나씩 배우다보니 숲해설이라는 일을 하며 약 십년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4살 유아부터 80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숲’이라는 공감대로 만났다. 나무를 이야기하고, 풀을 이야기하고 그 숲에 깃들어 사는 곤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 귀하고 소중했던 시간이었다. 그러나 배움 없이 다양한 자연의 하나하나를 풀어내는 시간들에 방전되어 가는 나를 보며 그만 멈춰야 한다고 생각했고, 멈췄다.
‘잠시 멈춤’의 시간에 전북자연환경연수원에서 하는 『나비생태학교』에 참여하게 되면서 내가 멈춘 자연에 대한 마음이 다시 일렁였다. 약 7개월간 나비를 만나러 가깝게는 지리산둘레길 구간, 뱀사골 계곡, 약수암 가는 길, 교룡산성 둘레길을, 멀리로는 무주와 의성, 오대산과 평창 등을 다니며 나비와 조우하는 행복한 시간에 빠져 보냈던 2021년이었다. 1년동안 153종의 나비를 만났고 37종의 나비를 키워 보았다.(우리나라 나비는 토착종기준 220여종이다)
다 아는 이야기지만, 나비는 알과 애벌레와 번데기 그리고 성충의 단계를 거친다. 성충인 나비는 애벌레들이 좋아하는 식물에 알을 낳고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좋아하는 먹이식물을 먹으며 무럭무럭 자란다. 초보 나비관찰자가 식물에 있는 알을 찾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었고, 번데기는 어딘가 사라져 번데기를 트는 통에 찾기가 쉽지 않고, 성충인 나비는 가만히 내 눈앞에 ‘그대로 멈춰’있는 게 아닌데다 고기능의 카메라가 없는 나에게, 관찰할 수 있는 대상은 대부분 애벌레인 경우가 많았다.
하여 도감을 들고 길을 걸으며 알만한 나무의 잎을 뒤지고 살피며 애벌레 찾기가 시작되었다. 장항리에 있는 팽나무에서 홍점알락나비 애벌레와 수노랑나비 애벌레, 뿔나비 애벌레를 찾았다. 동네 길 옆 돌담에서 자라는 인동덩굴에서 제이줄나비 애벌레를 찾았다. 회덕에서 개미정지로 가는 길에서 청띠신선나비 애벌레를, 동강 길에서 제일줄나비의 산란장면을 목격하고 알을 데려왔다. 삼신암 가는 길에서 큰멋쟁이나비 애벌레를 인월센터 근처 탱자나무에서 호랑나비 애벌레를 찾았다. 또한 붉은점모시나비를 만나러 의성으로 왕나비를 만나러 평창으로 새벽12:30에 일어나 다녀오기도 했다. 노고단에 올라가 조흰뱀눈나비를 만났다.
이제껏 알지 못했던 나비를 만나는 일은 연애 때처럼 가슴 설레는 매일이었다. 아마 자연을 알게 된 후 이렇게 멀리, 다양한 장소로 관찰을 하러 다닌 적이 없을게다. 그래서 더 행복했다. 먼 곳으로 가서는 도감에서만 보던 귀한 나비를 만났다면, 인근에서는 일상적으로 만나는 다양한 나비들을 만났다. 그 중에서도 집 입구의 돌담에서 자라던 제이줄나비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제이줄나비 애벌레는 인동을 먹이식물로 한다. 볕 잘드는 돌담에서 뿌리를 깊게 내리고 살아가던 인동에게 제이줄나비가 찾아와 알을 낳았다. 오가가는 길에서 인동 잎을 보니 애벌레의 식흔이 보였고 그것으로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몇 마리는 집에서 관찰하고 나머지는 현장에서 관찰하며 지켜보던 어느 날, 집 앞의 도로확장공사가 있음을 마을방송을 통해 알게 되었다. 지금도 충분히 통행 가능한 길인데도 마을에선 더 넓고 편안한 길을 원했던 것 같다(마을의 숙원사업이었다고 함). 도로공사는 이미 확정이 되어 결정된 사항이라 되돌릴 수 없었다. 길이 확장되면 돌담은 사라질 것이라 마음이 급해졌다. 일단 애벌레가 보이는 대로 집의 관찰통으로 옮겼다. 인동에는 제일줄나비, 제이줄나비, 검정황나꼬리박각시가 산다. 아는게 그것뿐이지만 그 외에 더불어 살아가는 개체들이 더 있을게다. 집으로 데리고 온 애벌레만 10여마리가 넘었다. (다행히 구조한 애벌레들은 무사히 나비로 우화해 날아갔다)
계획대로 돌담은 부서지고 나무는 뽑히고 찍혀 사라졌다. 모든 것이 찰나였다. 나비는 날개라도 달려서 날아간다지만 몇 센티 안되는 애벌레들이 거대한 기계로 인한 파괴의 움직임 앞에 어떻게 빨리 이동할 수 있을까! 인간의 편리에 대한 욕망에 너무 쉽게 희생되는 순간이었다. 어디 나비만 그러할까. 인동을 먹이로 하는 검정황나꼬리박각시는 번데기시절을 땅속에서 보낸다. 흙이 필요한 이 나방에게 나무가 있다 해도 사방이 시멘트로 덮여 있다면 제대로 된 성충으로 우화할 수 없을게다.
↑ 제이줄나비 종령 애벌레
↑ 제이줄나비 알
↑ 제이줄나비
동물은 말이 없다. 조용히 도태되고, 조용히 희생되고, 조용히 사라져 갈 뿐이다.(우동걸, ‘숲에서 태어나 길 위에 서다’.) 크고 작은 건설과 개발에 의해 땅이 파헤쳐지고 건물이 들어서며 나비가 사라지는 일도 있지만 예초기에 의해 식물이 잘려지며 순간 사라지는 일도 있다.
일반적으로 나비는 꽃꿀을 찾지만(물론 나무의 진이나 똥에서 미네랄도 섭취한다) 애벌레는 먹이식물이 필요하다. 배추흰나비는 십자화과 식물을, 호랑나비는 운향과 식물을, 암끝검은표범나비는 제비꽃을, 네발나비는 환삼을..... 즉 식물과의 관계성 속에서 살아간다. 식물이 사라지면 나비도 사라지는 관계다.
사향제비나비와 꼬리명주나비를 키울 때의 이야기다. 사향제비나비애벌레와 꼬리명주나비애벌레를 분양받았다. 쥐방울덩굴을 식초로 하는 나비들이다. 주위를 수소문하여 쥐방울 덩굴을 찾는다. 입석리 어디 고사리 밭에 쥐방울 덩굴이 자라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씩 구해 와서 먹이로 주었다. 내가 사는 주위엔 잘 자라지 않아 내년에는 “꼭” 집 뜰 안에다 쥐방울 덩굴을 심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애벌레를 키워 나비로 날려주면서도 살짝 걱정이 된다. 짝을 찾는 것도, 알을 낳을 식초를 찾는 것도.... 장수의 아는 선생님은 어느 댐 주위에서 쥐방울덩굴 군락을 찾았다고 했다. 먹이걱정도 짝을 찾고 알을 낳을 장소도 걱정 없다고 했다. 부러웠다. 그러나 몇 주 뒤에 들은 소식은 슬펐다. 애벌레 먹이를 찾아갔던 그 자리는 깨끗했다고 했다. 예초를 하여 쥐방울덩굴은 남김없이 깨끗하게 사라져 버렸다고 했다. 예초질에 거기서 살아가던 애벌레들은 작별을 고했다.
우동걸 박사는 ‘숲에서 태어나 길 위에 서다’란 글에서 “우리 곁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 우리 사회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할 것이다. 알면 사랑하게 되고 알아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생태연구는 자연을 보는 해상도를 조금이라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000과 000의 삶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라도 넓히기를, 바람과 새와 꽃의 은밀한 신호를 읽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썼다.
나비를 배우며 ‘그저 아름다운 개체다’란 생각에서 사랑하는 대상으로 바뀌게 되었다. 내가 나비를 사랑하게 되면서 더 찾아보게 되고 더 곁에 머물게 되는 것 같다. 나비를 곁에 더 다가오게 만들고 싶어 내년 집 안 뜰에 심을 꽃과 나무도 구상하게 된다. 정원이 있는 주택에 사는 많은 사람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팽나무를 심으면 왕오색나비, 홍점알락나비와 흑백알락나비, 수노랑나비, 뿔나비를 만날 수 있다. 제비꽃이 있으면 암끝검은 표범나비, 암검은 표범나비 등 다양한 표범나비들을 만날 수 있다. 십자화과 식물이 있다면 흰나비 종류를, 콩과의 아까시나무에는 애기세줄나비를...그리고 식초가 아니라도 다양한 꽃들이 많으면 꽃꿀을 먹으러 다양한 나비들이 날아올 것이다. 마당의 풀을 뽑을 때도 누군가의 먹이로 조금은 남겨두자. 농약과 제초제는 치지말자. 더불어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히 의견을 내본다. 더불어 사는 길이 결국 우리가 잘 사는 일이니까.
*토리는 어쩌다 살게 된 지리산자락. 그곳에서 만난 자연을 늦틔게 품으며 눈맞춤하고 배우고 있다. 숲해설가 시절,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연을 이야기하며 씨앗하나 심는 마음으로 도토리의 토리라 이름지어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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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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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까치의 육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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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까치의 육추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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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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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을 좋아하는 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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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자연해설사)
봄이 가고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 세상은 가을빛으로 물들어 간다. 한낮의 따스한 태양 빛이 저녁이 되어 붉게 물들듯이 가을은 노을을 닮았다. 노을을 닮은 가을! 가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단풍이다. 그리고 단풍만큼이나 가을을 도드라지게 하는 것은 가을의 대표 과일인 ‘감’이다. 기억의 저편에 있는 어린 날의 기억을 끄집어내 주고,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나뭇가지 끝에 빨갛게 달려있는 모습만으로도 넉넉함을 주는 감은 깊어가는 가을의 주인공이다.
붉은 노을빛을 닮은 가을의 과일이어서 ‘감’이라 불렸을까? 달고 맛있어서 ‘감’이라 불렸을까? ‘감’이라는 이름은 어디에서 왔을까? 2017년 봄은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다. 지독한 봄 가뭄을 겪었다. 도시의 가로수는 말라서 죽어갔고, 농작물도 비상이었다. 그런데 그 해 가을 감농사는 풍년이었다. 지리산 둘레길은 토요일마다 토요걷기 프로그램이 있다. 토요걷기는 항상 걷는 분들이 몇 분 계시고, 그 분들께서는 자원봉사도 하신다. 자원봉사는 행렬의 맨 뒤에서 뒤쳐지는 분들을 챙기기도 하고, 의약품을 담당하기도 한다. 가무단장도 있다. 가무단장은 산청에 사시는 이선생님이신데 노래와 흥을 좋아하는 것만큼 다방면에서 척척박사셨다.
2017년 어느 가을날의 토요일이었다. 길을 걷다 잠시 쉬는데 이학근선생님께서 감나무를 보더니 ‘올해는 감이 풍년이야. 봄에 감꽃이 필 때 가물어서 그래.’ 하시는 것이다. 나무에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귀를 쫑긋 세우는 내가 이 이야기를 그냥 흘려보낼 리가 없다. 바로 무슨 말인지 설명을 부탁드렸다. 그랬더니 감꽃이 필 때 비가 많으면 꽃이 수정이 잘 안 될뿐더러 많이 떨어져 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감농사가 잘 안 된다고 하셨다. ‘아! 그러면 감은 가물어야 풍년이 드는구나.’ 느낌이 딱 왔다. 감나무의 뜻이 ‘가뭄을 좋아하는 나무’에서 유래된 것임을 알았다. ‘‘가뭄나무, 가뭄나무’하다가 ‘감나무’라 불리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감나무는 뿌리도 습기를 싫어한다. 땅이 습하면 감이 잘 열리지 않는다. 열려도 감이 익기 전에 다 떨어져 버린다. 옛날 어른들은 아이들이 물을 버릴라치면 ‘감나무에 찌끄리지(버리지) 마라.’ 하고 말씀하시곤 했다. 그렇게 감나무에 한 발 다가설 수 있었다.
내 어린 날의 감은 단감도 아니었고, 홍시도 아닌 그냥 먹기 힘든 떫은 감만 있었다. 어머니는 그 떫은 감을 대야에 으깨고 빻아서 갈옷을 만드셨다. 그럴 때면 옆에 앉아 으깨진 감 사이에서 나온 씨앗을 주워 먹곤 했다. 작은 형은 작은 항아리에서 소금물로 떫은 맛을 우려내어 맛있는 감을 먹게 해주었다. 누나들과는 감꽃을 따먹으며 늦은 봄을 보냈다.
어린 날에는 감나무를 고욤에 접붙이기로 만드는 것을 몰랐다. 알아야 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나무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 감나무를 아련한 추억만으로 머무르게 하기에는 너무나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나무에게 미안했다. 지금부터 나무에게 미안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우리는 감나무가 씨앗으로 번식시키지 않고 고욤나무를 대목으로 하여 접붙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설령 모르는 사람도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감에 대한 나무 이야기를 잠시만 찾아보면 어렵사리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감나무는 왜 접붙이기로 번식을 시킬까? 그 이유는 씨앗으로 번식시킬 경우 감의 형질이 떨어지기 때문(감나무를 씨앗으로 번식시키다 보면 감나무가 고욤나무가 된다고 한다)이다. 우리가 먹는 크고 맛있는 감이 씨앗으로 발아한 감나무에서는 크기가 작아질 수도 있고, 맛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씨앗으로 감나무를 번식시키지 않는다. 그럼 감나무는 씨앗으로 번식하면 왜 형질이 퇴화하는 것일까? 많은 식물은 힘들게 딴꽃가루받이를 하여 환경에 다양한 적응력을 가진 질 좋은 유전자를 남기려 하고, 동물들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경쟁을 하면서 더욱 우수한 유전자를 후대에 전해주려고 한다. 그런데 감나무는 씨앗을 이용하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방법으로 번식하면 왜 크기와 맛이 떨어지는 형질로 변하는 것일까? 우리가 아는 감나무 종류는 대봉감, 단감, 먹감 등 여러 가지이다. 다양한 품종을 가지고 있지만 야생에서는 유전적으로 쇠락의 길을 가고 있는 나무이기 때문인가? 아니면 그냥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약한 나무인가? 아니면 어떤 다른 이유가 있는가?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 보이는 감나무의 자연적 번식방법은 많은 궁금증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그 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유전적 성질과는 상관이 없고, 환경에 대한 적응력도 아니다. 그것은 허무하게도 사람의 입으로, 사람의 눈으로 보기 때문이다.
감나무가 씨앗으로 번식할 경우 고욤으로 변해가는 것은 자연상태의 환경에서 감나무보다는 고욤이 더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생명체가 최고의 유전적 형질을 지닌 자손을 남기고 그 후손들이 환경에 적응해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준다. 그래서 감나무가 씨앗으로 번식할 경우 고욤이 되고자 한다면 그건 고욤나무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감나무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말이다.
감나무의 더 나은 유전자를 남기려는 노력이 사람들에 의해 번번이 가로막히고 있다. 반면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고욤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래야 더욱 커다란 곶감을 만들 수 있으며, 더욱 커다란 감을 시장에 내다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상품성이 보장되는 것이다. 상품과 자본, 그리고 인간의 눈과 입으로 보면 고욤은 감과 비교하여 형편없이 떨어지는 과일이다. 감이 고욤으로 변해버리면 그 감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으로서는 엄청난 손해가 날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물질적으로 커다란 손해가 동반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감이 고욤으로 되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감나무의 변화를 퇴화라고 부르며 그렇게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는 것이다. 후대에 지금보다 건강하고 훌륭한 유전자를 가진 자손을 남기려는 감나무의 노력은 사람들에 의해 그렇게 좌절되고 있다.
<사진2의 캠션 : 고욤나무에 접을 붙인 감나무 밑동이다. 진한 부분은 고욤나무이고, 조금 연한 그 윗부분이 감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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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