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고양이를태우다.jpg

우연히 페북에서 알게 된 페북친구
김양미씨가 어느 날 박경리문학관에서 글을 쓰고 있다고 했다. 잘 알지도 못하고 안지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이상하게 끌렸다.
그래서 우리 동네니 같이 점심 먹자고 했던가?
생전 안 하던 짓이다. 알고 보니 악양에 있는 박경리문학관이 아니라 원주라 했다. 박경리 작가가 말년에 머문 곳이 원주니까.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 그 많은 페북 친구 중 그녀의 글을 빼놓지 않고 읽게 되었다. 그녀가 소소한 일상을 올리는 글은 유머러스 하면서 사람 냄새를 짙게 풍기는 여운이 남았다. 일상은 누구나 그저그러 할 텐데 그녀의 글에는 유머와 해학이 있었고 사람은
물론 반려동물에 이르기까지 바라보는 눈에 사랑이 묻어있었다.
그렇다고 뭐든 다 사랑의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녀가 욕을 하는 사람도 알고 보면 사랑의 표현같았다.
 
내게는. 그녀가 작가 인 줄도 몰랐는데 알고 보니 ...
그렇다면 내가 그녀의 글 솜씨를 알아보았다는 말? 아무튼 그녀의 일상이 만만찮고 그것을 글로 풀어내는 솜씨가 참 대단하다고 느끼는 즈음, 내가 또 우연히 알아낸 것이 있다.
그녀의 남편이다. 그분 역시 아직 얼굴조차 대면 한 적은 없지만 정말 내가 존경하여 마지 않는 일을 하고 계셨다. 부창부수가 바로 이 경우 아닐까!
암튼 난 책은 도서관에서 빌리고 주문하는데 페친이 낸 책은 일종의 의리로 산다. 그녀의 책은 나오자마자 예약했다.
그녀의 글이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남편을 존경해서이기도 하다. 어제의 1박2일 무리한 산행으로 몹시 피곤하고 괴롭지만 집에 오니 책이 도착해있다. 낑낑 누었다 엎어졌다 하며 다 읽었다.
다 읽지 않을 수 없다. 너무 재밌어서!
모두 7개의 단편인데 마치 맛있는 티라미슈를 아껴가며 야금야금 냠냠 짭짭 하다보면 끝난다. 입맛을 짭짭 다시며 그 다음 이야기로 넘어간다.
이런식으로 7개의 이야기를 졸지에 다 먹어 치우고 나면 가슴이 아린다. 자꾸 먹고 싶은데 먹은 건 살이 아니라 근육이 되는 아림이 있다.
명작의 힘 아닌가? 그녀의 소원대로 앞으로 30년 동안 쭉 유머와 페이소스가
잘 반죽된 명작이 계속 나오기를 기대한다. 이 부부가 서로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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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고양이를 태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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