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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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서문도 없고 작가의 글도 없다.

같은 제목의 다른 책은 작가의 글 같은게 있는 것 같다.

책 열면 바로 시작이고 끝나면 책 껍데기다.

무슨 책이든 작가의 글을 읽는 재미가 있고 책을 쓴 의도도 있는데 도서관용인가?

설마 그런 용도가 있는 건 아니겠지.

 

1 파과 破瓜: 여자의 나이 16세를 이르는 말. ‘자를 파자(破字)하면 이 두 개로 二八16이 되기 때문이다.

2 파과 破瓜: 남자의 나이 64세를 이르는 말. ‘자를 파자하면 이 두 개로 두 개의 을 곱하면 64가 되기 때문이다.

3 파과 破瓜: 성교(性交)에 의하여 처녀막이 터짐.

4 파과 破果: 흠집이 난 과실.

 

제목이 뭔지 참 발음하기도 힘들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뜻이 있는 줄 몰랐다.

놀라워라

모르는 단어도 너무 많은데 아는 것 마저 생각이 안나 낑낑댄다.

어떨 땐 머리가 하얘지며 꼬투리도 잡기 힘들다.

이 책의 제목은 한글만 있으니 정확히 어떤 의미로 썼는지 모른다.

그런데 3번과 4번의 뜻은 교묘히 은유적 함의가 같지 않은가?

어렷을 적부터 집을 떠나 친척집에 살다 우연히 살인하며 킬러가 된 그녀의 삶을 의미하기도 하고 킬러로서는 한 물 간 할매를 상징하는 것 같기도하다.

 

나는 잘 생긴 남자(이게 중요하다)의 액션 영화를 좋아하고 허트로커 같은 전쟁영화도 좋아하고 범죄 스릴러 좋아한다.

피 줄줄 흘리는 것은 어떻게 촬영했는지 상상하고 심하면 눈을 감는다.

한방에 저격하는 스나이퍼 쥬드로의 에느미엣더게이트 enemy at the gate 같은거 정말 멋지다.

키아누리브스의 매트릭스는 물론 존윅도 다 봤다.

브루스 윌리스, 탐크루즈, 주윤발, 양조위, 견자단...의 액션에 스트레스가 다 날라간다.

중국 무술영화 좋아하고 특히 여자들의 무도와 액션엔 넋이 나간다.

양자경, 장쯔이의 무술을 보면 젊었을 때 안배우고 뭐 했는지 후회한다.

밀레니엄 시리즈 3부작을 보고 루미라파스에 반했다.

남자킬러와 여자킬러가 부부인 미스터앤미세스스미스 느무 부러운 부부다.

맷데이먼의 본 시리즈는 몇번 봤나...

 

왜 이렇게 책을 보고 영화 얘기를 하는가 하면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은 60이 넘은 할머니 킬러다.

킬러 이야기를 읽으니 킬러 영화가 떠오르는 것이다.

70이 되보니 60은 청춘이다.

킬러 아니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다.

60이 안되 본 사람들은 그나이는 너무 익어 뭉그러진 과일 파과(破果)같은 나이라 생각한다.

아니라고는 못하겠지만 꼭 그렇다고도 못하겠다.

썪은 부분을 도려내면 아직 먹을 수는 있다.

맛있는 복숭아를 먹고 남은 것을 냉장고에 보관하는 장면이 나온다.

복숭아 같은 과일은 냉장고에 넣으면 안된다.

파과破果가 된다.

환경이 중요하다.

 

스릴과 서스펜스와 액션을 영상이 아니라 글로 보다니.

영상의 그 긴장감과 속도감을 과연 글로 표현해 낼 수 있을까?

그런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 킬러의 격렬한 액션은 단 한번이다.

그녀의 이름은 '손톱'이었다가 '조각'이 되는데 마지막에 네일샵에 가서 손톱을 다듬고 메니큐어를 바른다.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죽지 않았다는 뜻이고 아직도 손톱이 살아있다는 메타포란 생각이 든다.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는 법칙은 여기서도 통한다.

  

구병모란 작가가 남잔 줄 알았는데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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