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0(토)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경남녹색당. 경남환경운동연합.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기후위기남원시민모임.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사단법인 한생명. 사천남해하동환경운동연합. 사포마을 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산청진보연합. 섬진강과지리산사람들. 세종기후행동. 세종환경운동연합. 수달친구들. 전교조산청지회. 전남녹색연합. 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 전남환경운동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지리산 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 지리산사람들. 지리산산악열차반대남원대책위.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 지리산생명연대. 지리산종교연대. 진보당산청지역위원회(). 진주환경운동연합. 창녕환경운동연합.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하동녹색당. 하동참여자치연대. 함양시민연대 등 지리산을 사랑하는 여러 단체는 6월 1일 11시 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 <지리산을 겨냥한 개발사업 중단, 환경부가 말하라!>을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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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을 원문 그대로 올립니다.

 

지리산을 겨냥한 개발사업 중단, 환경부가 말하라!

 

땅속에선 감자가, 논에서는 모가, 밭에서는 각종 작물이 자라는 유월입니다. 우리 생명의 먹거리를 주시는 온 자연과 더불어 오늘 이 기자회견에 함께해 주신 분들에게 먼저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리는 지금 왜 환경부 앞에 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니, 지리산 아래에서 평화롭게 살아야 할 우리를 왜 세종시까지 오게 했는지 환경부가 답해야 합니다. 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에 있어야 할 우리가 왜 환경부 앞에 모일 수밖에 없었는지 환경부는 똑똑히 들어야 합니다.

 

환경부는 왜 우리를 이곳으로 불렀는가! 환경부가 그 이름에 걸맞게 환경의 편에 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환경부가 환경부로서 제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환경부가 이름만 환경부이지 환경파괴에 동조하고, 환경 훼손을 눈감고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부는 왜 우리를 이곳으로 불렀는가! 지리산 환경을 파괴하려는 5개 시군의 욕심 앞에 환경부가 침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산악열차, 케이블카, 골프장, 도로와 임도를 개발이라는 미명을 갖다 붙여 숲을 깎고, 흙을 파헤치고, 거기 사는 생명을 죽이는데도 환경부가 가만히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부는 지리산을 겨냥한 모든 개발사업에 더는 침묵하지 말아야 합니다. 환경부는 지리산을 겨냥한 개발사업의 처참한 결과를 모두에게 알려야 합니다. 환경부는 지리산을 지키는 일이 개발론자들이 그토록 원하는 이익을 오랫동안 보존하는 일이라고 공적인 그 입으로 엄중하게 말해야 합니다. 환경부는 환경파괴를 막는 파수꾼으로서 그 존재의 가치를 다해야 합니다.

 

지리산이 어떤 곳입니까! 지리산은 1967년 우리나라 첫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그런데도 개발 야욕에 눈먼 자들이 있어서,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지리산국립공원을 카테고리 로 등재하고 그린리스트로 지정하면서, 지리산의 보전 필요성과 가치를 국제적으로 확인시켜 주지 않았습니까?

 

백두대간의 최남단에 위치한 지리산에는 반달가슴곰을 포함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40여 종이나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간이 만든 국립공원 경계 안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반달가슴곰, 담비, 수달, , 하늘다람쥐, 긴꼬리딱새, 팔색조 등은 국립공원의 경계를 넘어 지리산 숲 전체를 삶터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국립공원이라는 선에 집착하지 않아야 함을 일깨웁니다. 국립공원을 포함한 지리산은 우리나라 최고의 보호지역이며, 최대면적의 육상 생태계입니다.

 

또한 지리산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문화재가 80여 점이나 있어 야외박물관이라고 표현되며, 다랭이논, 천년송 등의 향토경관도 곳곳에 남아있어 역사문화, 인문사회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곳입니다. 한마디로 지리산은 우리가 잘 보전해서 후대에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연문화유산입니다.

 

그런데 지리산에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 남원에서는 산악열차가, 산청에서는 케이블카가, 구례에서는 골프장과 케이블카가, 함양에서는 벽소령도로와 케이블카가, 하동에서는 임도가 지리산을 여기저기 들쑤시려 합니다. 환경부는 지리산을 둘러싼 5개 시군에서 어떤 환경파괴가 자행되는지 똑똑히 보아야 합니다.

 

남원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남원에서 불거진 지리산 산악열차 사업은 모든 면에서 엉터리입니다. 주민 의견 수렴은커녕 제대로 된 정보조차 공개하지 않은 채 추진했기 때문에 비민주적이요,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의 나무를 베고 반달가슴곰을 포함한 야생생물 서식지를 파괴하기 때문에 반생태적입니다. 매년 바위가 굴러떨어지는 도로에 궤도를 설치하기 때문에 안전하지도 않으며, 경제성 평가도 신뢰할 수 없습니다. 남원시는 친환경 전기열차라고 포장하지만 실은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을 훼손하고 수천억 원의 세금을 낭비하는 시대착오적 토목 사업에 불과합니다.

 

산청으로 가 보겠습니다. 2007년과 2012년에 지리산 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했지만 두 번 모두 환경부로부터 반려 당한 산청군은 지난 424일 지리산 케이블카 전담부서를 설치하겠다며 또 케이블카 카드를 만지작거립니다.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공약인 지리산 케이블카는 관광의 패러다임이 바뀐 이 엄중한 기후위기 시대에 생태와 친환경이라는 도도한 흐름을 외면하는 멍청한 소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지긋지긋한 케이블카 미련이 다시는 남지 않도록 분명하고 단호하게 절대 안 된다고 환경부가 말해야 합니다.

 

구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 지리산골프장을 짓겠다고 합니다. 국립공원 바로 밑에 27홀 규모 45만 평 골프장을 짓겠다 합니다. 생태·자연도 1등급 숲을 다 파헤쳐 골프장이라니요, 수달과 삵과 팔색조가 사는 야생생물 서식지를 밀어내고 골프장을 짓겠다니요! 주민들에겐 한마디 설명도 없이 관변단체를 동원해 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밀어붙이는 구례군은 시행사 이사인 산주가 골프장 예정지의 숲을 미리미리 싹 정리하도록 불법 벌목도 막지 못한 채 방관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과 생태·자연도 1등급 숲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가 위태롭다면 환경부가 나서서 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막아야 합니다.

 

함양은 또 어떨까요? 2018년 지리산댐 백지화 후 조용했던 함양의 골짜기가 다시 시끄러워지려 합니다. 함양군이 하동으로 넘어가는 지리산 길 벽소령 지방도 1023호선 개설 욕심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기후위기로 자연재해가 역대급으로 오가는 시대에 숲을 깎아 만들겠다는 이 도로는 위험할뿐더러 환경 보존을 통해 생태적 가치를 우선하는 세계적 흐름과도 맞지 않습니다. 도로가 뚫리고 내연기관 자동차들이 벽소령을 다니면, 동식물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하며 이는 곳 우리 인간의 생명에도 위협이 됩니다. 환경부가 나서서 막아야 할 일입니다.

 

하동의 임도 문제는 또 어떻습니까? 얼마 전, 지리산국립공원 대성골에서는 국립공원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자연상태의 낙엽활엽수 숲은 산불의 무차별적인 확산을 막았습니다. 대성골의 숲은 산불이 나기 이전으로 빠르게 회복되었습니다. 환경부는 기후위기 시대, 삶의 근원인 숲을 지키는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인위적으로 조성한 단순 침엽수림이 아닌 자연적으로 형성된 낙엽활엽수의 숲 말입니다. 환경부는 인공 숲 조성이나 임도 개설이 아닌, 자연적으로 형성된 낙엽활엽수의 숲을 보호하고 가꾸는 일에 앞장서야 합니다.

 

지리산을 이렇게 가만두지 않으려는 5개 시군의 행태를 보고도 환경부가 가만있어서는 안 됩니다. 국립공원이라는 딱지도,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지라는 의미도, 야외박물관이니 생태계 보고니 하는 가치도 개발 이익 앞에서는 그저 무시될 수 있는 아무것도 아니란 말입니까! 국립공원을, 야생생물의 서식지를, 야외박물관을, 생태계의 보고를 개발 이익에 앞서 지켜내야 하는 곳이 바로 환경부 아닙니까! 개발론자들이 지리산을 칼질하려 들 때 앞장서서 막아야 하는 곳이 바로 환경부 아닙니까!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지리산 자락 5개 시군의 사람들은 환경부가 정말 그 이름에 걸맞게 환경부로서 제 역할을 다할 것을 촉구합니다. 환경부는 지리산을 겨냥한 개발사업들을 중단하도록 나서야 합니다. 지리산이 파헤쳐지는데도 보고만 있는 환경부는 환경부가 아닙니다. 지리산에 사는 생명들이 죽어 가는 데도 막지 않는 환경부는 환경부가 아닙니다. 지리산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려 드는 자들의 입을 막지 않는 환경부는 환경부가 아닙니다.

 

지금 지리산에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숲을 보존하려는 마음입니다. 지금 지리산에 필요한 것은 개발이익이 아니라 생태순환 고리의 회복이며,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의 안전한 서식지이며, 기후위기로부터 모두를 지킬 숲의 자연복원입니다. 지금 지리산에 필요한 것은 지역별 갈등만 부추기는 개발사업이 아니라 지리산권 전체의 평화로운 공동체입니다. 우리의 소중한 유산을 지켜 내기 위해 이제야말로 환경부가 답할 차례입니다.

 

지리산을 겨냥한 모든 개발사업이 중단되도록 환경부가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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