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11(금)
 

섬진강 편지

-지리산 가을빛

 

추석 아침, 아침 뜨락에 물을 주다가 뒤뚱뒤뚱 풀섶으로 돌아가는 큰 두꺼비를 보는 순간 아버지가 다녀가시는구나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시원하시라고 등목을 해드리며 담장 아래까지 잘 배웅해 드렸어요.

 

정원 박쥐나무가 또 꽃을 피우고 백일홍들도 씨앗이 떨어져 새싹을 내더니 또 꽃을 피웁니다. 추석인데도 폭염특보가 그치지 않아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말이 딱인 날씨가 이어지니 다들 어찌해야 할 줄 모르는 것 같습니다.

 

불타는 지구,

밤새 안녕하셨는지 안부를 묻고 안색을 살펴야 하는 날들입니다.

 

덥다고 종일 에어컨을 돌려대니 그 배출열로 뜨거워진 지구가 더 뜨거워지는 악순환을 부르겠지요. 동남아 여행에서 웃통을 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남자들이 볼썽사나웠는데 생각해 보니 그 사람들이 친지구적인 사람들이네요. 실은 저도 올여름은 참을 수가 없어 집안에서 웃통을 벗고 지내다 깜박하고 벌거벗고 영상통화 전화를 받아 손자의 비명을 들었던 일도 있었지요.

 

9월 들어 심은 김장배추 모종들이 다 타버려 집집마다 몇 번씩 배추를 심어야 한다니 이제 김장배추 농사도 계절을 바꾸던지 품종을 바꾸던지 무슨 수를 내야 할 것 같다. 극단적인 이상기후는 마음도 피폐하게 만드나 봅니다. 짜증은 늘고 해야 할 일은 좀처럼 나아가지 않아 밀린 만큼 걱정만 늘어납니다.

 

차가 막힐까 봐 아이들이 서둘러 다녀가는 바람에 추석 아침은 먼바다까지 물이 빠져나간 큰 사리 때처럼 마음이 휑하여 컴퓨터 앞에 앉아 이리 중얼대봅니다. 한가위 인사가 횡설수설이 되었지만 가족들과 이웃들과 즐거운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초저녁이면 마을 앞 비석거리에는 반딧불이가 날고 들판은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니 이제 마음을 추슬러 가을맞이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노고단의 가을꽃빛을 동봉합니다.

 

 

 

-섬진강 /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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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엉겅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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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오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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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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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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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떡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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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실쑥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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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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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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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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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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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은촛대승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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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남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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