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에서 비폭력대화 연습 모임을 시작했어요
"비폭력대화 워크북을 기반으로 이론보다는 체험중심의 연습모임입니다. 원래 14회를 만나는 것이 정석이지만 긴 호흡으로 만나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상반기에 기초반(5회기)을 몇 차례 운영하고, 나중에 심화반을 모집할 수 있습니다!"
나의 욕구, 나의 이름이 되다
모임 이끔이 꼬리의 알림에 가벼운 마음으로 첫 모임을 나갔습니다.
내가 꼬리를 선생님으로 대하니, 그는 자기도 이 모임에서 함께 배워 나가므로 자기를 선생님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좋은 생각이라고 저도 고개를 끄덕였어요.
우리는 모임에서 얻은 새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기로 했지요.
첫 모임에 함께한 모두가 새 이름을 얻었어요. 이끔이의 안내에 따라 각자 '비폭력대화 연습'을 통해 얻고 싶은 욕구가 무엇인지 욕구 카드를 골랐는데, 재미있게도 내 욕구가 나의 새 이름이 되었지요.
그에 따라 꼬리는 '기여'가 되었고요, 저는 '이해'가 되었답니다.
당신의 욕구를 잘 듣고 말해 볼게요
첫 모임이라서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고, 몇 번 마주친 사람들도 있고, 꽤 자주 만난 사이도 있었어요.
서로 만난 적이 없거나 자주 만나지 않던 사이인 두 사람이 짝을 이루어 각자 자기 욕구카드를 고른 까닭을 짝에게 설명하였어요.
5분 동안 내 욕구에 대해 이야기하려니 저는 생각보다 말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서로 5분씩 10분이 지난 뒤 우리는 각자 자기가 짝에게서 들은 말을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내 짝꿍의 욕구에 대해 소개하는 나의 말을 가만가만 듣던 내 짝꿍은 다른 사람이 자기 욕구를 말해 주어서 충만한 마음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 저 역시도 가슴이 벅차더군요. '다른 이가 하는 말을 잘 듣고 그의 욕구를 말해 주었더니 상대방이 참 좋아하는구나, 가족과도 그런 대화를 해 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책에만 갇히지 않는 대화
모임에 오기 전에 주제 도서인 마셜 로젠버그의 <비폭력대화> 책을 읽고 왔지만, 역시 대화를 실전에서 써먹기는 참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그치만 이렇게 만나서 연습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서로 잘 들어 주는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비폭력적이고 평화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 연습을 계속해 나가다 보면 스스로 평안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첫 모임에서 이야기한 모두의 각자 욕구가 잘 풀리면 좋겠어요.
우리가 비폭력대화 모임을 통해 나눈 서로의 얘기는 쉿- 비밀이에요.
그러니 얘기는 여기까지.
여기저기 고을마다 비폭력대화가 오가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치겠습니다.
((* 참고로 우리가 모인 장소는 구례 북카페 '시파푸니'로 쓰이던 곳인데, 3월부터 회원제 공동사무실 겸 셀프카페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이름은 '둥둥'(가칭)으로 부르고 있지요. 혹시 구례에서 회원제 공동사무실을 찾고 있는 분이 있다면, 둥둥을 참고해 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