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6-02(화)
 

[반달곰1% 가게 유람기] 

더도 덜도 말고 딱, ‘지리산 오여사’

 

 

 

처음 보는 사람은 오여사, 라는 호칭에서 좀더 나이 든 부인을 상상했다가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내고 보면 오민애 님에게 지리산 오여사라는 호칭은 더 없이 알맞다. 손님이 줄줄이 들고 나는 좁은 가게가 복작복작하지만 정작 오여사는 여유롭다. 식사를 끝낸 손님들의 계산을 하면서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도 빼놓지 않는다. 10년이 넘는 장사내공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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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변하는 만큼 시간을 다진 사람

 

오민애 님은 원래 청주 사람이다. 20113월부터 지리산이 좋아서 6개월여를 오가다가 임신 중에 악양으로 이사 와서 아기까지 낳았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할 수 있는 일로 자영업을 선택했다. 워낙 음식에 자신 있기도 했고, 당시 자신이 살던 악양 화개 쪽에 맛있는 돈가스 집이 없어서, 에라이 내가 해야겠다는 마음이기도 했다.

구례에 둥지를 튼 것은 20146, 구례군 토지면으로 옮겨왔다. 지금의 오일장 가게로 온 것은 2016, 그 이후 10여 년이 흘렀다. 지금은 성수기에 하루 100그릇 이상을 팔고 기다리는 손님들 때문에 웨이팅보드도 설치했지만, 2023년 전까지는 단골들을 대상으로 매장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이만큼 자리잡는 데 10년 걸린 것 같아요. 처음부터 이렇게 잘 되진 않았죠. 돈가스와 들깨칼국수는 계속 했던 메뉴이지만, 생선가스는 오일장으로 오면서 돈가스를 못 드시는 분들을 위해 시작한 거예요. 싱싱한 활어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오일장의 이점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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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고기로 만드는 돈가스와 활어로 만드는 생선가스, 메밀면으로 만드는 들깨칼국수는 손꼽히는 맛이다. 음식에 구례스러움을 담기 위해 샐러드에는 산수유절임을 얹고, 소스에는 라임청과 매실청을 활용해 상큼함을 더했다. 밀가루를 못 먹는데 오여사의 들깨칼국수는 먹는다는 손님도 있고, 자신이 먹어본 돈가스 중에 최고였다는 말을 하는 손님도 있었다. 자신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도 넘친다.

  

 

힘들었어도 선택에 후회는 없어요

 

그래서일까?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그녀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늘 긍정적인 반응을 보냈고, 매출은 계속 상승세였으니 초심을 유지하면서 좋은 재료로 운영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게다가 자영업을 선택한 이유가 혼자서 아이를 키우기 위함이었고, 아이가 아프거나 학교에 일이 생겼을 때는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이 곁에 있을 수 있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변수들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 만한 일이 없다. 아직은 가게를 운영하는 일이 재미있다니 중학생인 아이가 앞으로 큰 사고 없이 자라주기만 한다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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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몸이 고장났다. 목디스크가 오고 관절도 아프다. 23년부터 오일장날과 주말만 영업하고 있는데도 영업 준비를 하다보면 주 60시간 정도를 일하게 된다니 몸이 성할 리 없다. 일하는 시간을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은 일이다. 지금은 일주일에 하루 정도 온전히 쉴 수 있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데, 그럴 때는 좋아하는 등산이나 서예를 하고 있다. 가게에 보이는 메뉴판이나 글귀 등 먹글씨들은 모두 그녀가 직접 쓴 것들이다. 겨우 쉬는 하루인데 등산을 하고 오면 더 힘들지 않을까 싶지만, 오히려 산의 기운이 그녀를 치유하는 느낌이다. 별안간 그녀의 씩씩한 모습이 푸르고 청정한 산의 모습과 겹쳐진다.

 

 

무작정 산이 좋은 사람

 

 전국의 산을 누비며 지리산 종주도 여러 번 했다는 그녀에게 어리석은 질문을 던져봤다. 산이 왜 그리 좋으냐고. 이유가 없단다. 그냥 좋단다.

 

중학교 때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갔는데 그게 첫경험인 것 같아요. 흔들바위까지 올라갔는데 너무 좋아서 다른 사람들 다 제치고 앞서 갔어요. 그냥 너무 좋았어요. 오르는 과정도 올랐을 때의 벅참도. 고등학교 대학교 다닐 때도 친구들과 버스 타고 산에 다녔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도, 임신, 출산 기간을 빼고는 항상 산에 다녔던 것 같아요. 지금도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산행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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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에 살면서 그녀는 늘 생각한다. , 여기 살기 참 잘 했다! 오민애 님에게 산은 마치 애인 같다. 맑은 날의 산도, 흐린 날의 산도, 비오는 날의 산도, 비 그친 후의 산도, 눈오는 날의 산도 볼 때마다 너무 이쁘다. 지리산을 바라보며 출근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래서 반달곰 1% 가게 제안이 왔을 때 망설임 없이 수락할 수 있었다. 오히려 지리산을, 그 안에 살고 있는 반달곰을 보호할 수 있는 일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탤 수 있어서 감사했다. 반달곰에 대한 관심이 생기니 반달곰에 대한 지식도 더 많아졌다. 게다가 다른 반달곰 1% 가게에서 소개를 받고 손님들이 찾아오니 매출에도 도움이 된단다.(웃음)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산에 갈 때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를 회수하고 화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 등의 작은 일이지만, 그녀는 이 작은 날갯짓들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안다. 그리고 끊임없이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낼 것이다.

마지막으로 손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제발 드실 만큼만 가져가세요~!”

 

반달곰1%는 지리산권 가게들(현재는 구례)이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공존프로그램이다반달곰1% 가게에 가면 반달가슴곰을 자연스럽게 만나고특별히 계획하지 않아도 반달가슴곰 보호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2021년 5개 가게로 시작한 반달곰1%는 2024년 현재 10개 가게로 늘어났다.

반달곰1%는 유랑인증서를 발행하고 있는데손님들이 반달곰1% 가게에 들러 물품을 먹거나 마시거나 구입하면반달곰1% 가게들은 수익금의 1%를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에 기부하고그 기부금이 모아지면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과 논의하여 올무수거 활동무인센서카메라 구입 등 반달곰 보전활동을 위해 쓰기로 약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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