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08(일)
 

 

산청 산사태는 국가가 만든 재난이었다

“기후위기 탓”으로는 가릴 수 없는 진실 – 산청 산사태의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2025719, 산청을 비롯한 남부 지역에 역사상 유례없는 대형 산사태가 발생했다. 그 중 산청이 피해가 가장 극심했다. 마을을 덮친 산사태는 인명피해와 삶터를 무너뜨렸다. 산림청은 기후위기로 인한 극한호우라는 말만 되풀이했지만, 우리가 현장에서 본 것은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산사태 현장과 산림청의 벌목
피해가 컸던 부리마을. 이곳은 2010년 산불이 난 뒤, 산림청이 2011년에 모두베기벌목을 진행했던 지역이다. 벌목 이후 식재한 나무들은 대부분 죽었고, 주변에서 날아든 침엽수와 활엽수가 식재림과 함께 자라고 있었다. 이번 산사태는 그 벌목지의 능선부에서 시작되어 마을을 덮쳤다. 이웃한 모고마을에서도 대형 산사태가 발생했는데, 이 역시 벌목지 사면에서 시작되었고 일부는 임도에서 발생하였다. 부리마을의 산사태지역을 들어가보니 벚나무 식재림과 그 식재림을 관리하기 위해서 숲가꾸기를 진행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두 인위적인 교란이 벌목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던 곳이었다.
 

모고마을을 조사하던 중 알게된 놀라웠던 사실은, 2021년에도 같은 임도에서 산사태가 한 차례 일어났다는 점이다. 그땐 운 좋게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아무런 대책도 없이 4년 만에 더 큰 재난이 되풀이된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에도 산림청은 기후위기 탓이라고 말한다.

 

스크린샷 2025-07-29 235350-2.jpg

 

 

2021년 산사태가 발생했던 지점(화살표가 발생지점과 방향)

 

스크린샷 2025-07-29 235350-복구됨.jpg

 

 

2025년 발생한 모고마을의 산사태(붉은색 화살표는 산사태의 발생지점과 진행 방향이다.

 

모고-벌채-산사태 중심.JPG

 

 

모고마을을 덮친 주 산사태, 바위지대와 나무가 없는 지점에서 대형 산사태가 발생했다.

 

부리외부-농원-전체.JPG

 

 

부리마을의 산사태모습, 송전탑에서 시작한 산사태도 있었다.

 

JJH_1269-2.jpg

 

 

내부를 들어가보니 벚나무를 식재하고 인위적인 숲가꾸기가 진행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하층에 관목과 아교목층이 없다. 숲가꾸기를 한 숲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JJH_1260-2.jpg

 

 

산사태의 발생지점 중 한 곳은 송전탑 아래였다. 파란색 방수포 위쪽에 송전탑이 있다.

 

 

산림청은 2025년 산불이 발생하였을때 산사태 발생률이 200배 증가할 것이라 하였다. 하지만 현장은 달랐다.구곡산의 국립공원 구역은 2025년 산불이 크게 났지만 단 한 건의 산사태도 발생하지 않았다. 숲가꾸기도, 임도도 없던 자연림이었다. 공원구역 밖의 구곡산도 눈에 뛰는 산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하동의 두방산 임도에서 산사태가 있었지만 산불이 원인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대부분 임도와 벌목이 이뤄진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시천은 비가 산청읍보다 더 많이 왔지만 손대지 않은 숲은 무너지지 않았다.

 

우리는 이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산사태를 불러온 진짜 원인은 기후위기만이 아니다. 오히려 그보다 먼저, 무분별한 벌목과 임도 건설, 그리고 '숲가꾸기'라는 이름의 인위적 개입이 산을 허약하게 만들었다. 겉으로는 산림을 건강하게 한다지만, 오히려 산불과 산사태에 취약한 숲으로 만들어 놓았고 대형 재난을 불러들였다. 그러고도 산림청장은 단 한번도 사죄를 한 적이 없다. 이런 뻔뻔한 사람이 또 있을까.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번 산사태의 원인을 조사하는 주체는 바로 산림청이라는 것이다. 산림정책을 직접 수행하고 산사태를 유발한 장본인이 원인조사까지 맡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 

 

문제는 이 구조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대형 산불이 날 때마다, 대형 산사태가 날 때마다, 산림청은 원인을 외면한 채 스스로 조사하고 스스로 결론을 낸다. 그 결론은 언제나 같다. “기후위기” “자연재해” “불가항력이라는 말로 끝난다. 그래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그러니 재난은 반복된다.

 

이제는 선택해야 할 때다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산림청의 정책을 신뢰하고, 재난을 기후위기 탓으로만 돌리며 반복될 피해를 감수할 것인가아니면 지금이라도 산림정책의 방향을 근본부터 전환하고,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재난에 강한 산을 되찾을 것인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자연은 우리가 손대지 않을 때 가장 강하다.
이 단순한 진실을 외면하는 한, 재난은 계속될 것이다.

 

DJI_20250729142705_0079_D.JPG하동 묵계의 한 산불진화 임도에서 발생한 산사태, 처음 만들어진 직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인 산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지점이다. 사람이 손대지 않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재난이 국가에 의해서 발생하고 있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산청 산사태는 국가가 만든 재난이었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