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으로 가는 길
섬진강 편지
「섬진강 편지」
-천국으로 가는 길
A는 감기에 걸렸고 B는 손님이 왔고
C는 별 볼일이 없을 것 같다고 해서
혼잣길로 노고단부터 돼지령까지 걸었다.
며칠 전 눈여겨보아 두었던 동자꽃 군락은 쓰러졌다.
멧돼지 소행이다.
휴가철인데도 산행객이 없어
배낭 속의 호루라기를 꺼내 주머니에 넣었다.
돼지령 마루를 올라설 쯤 어둠의 터널 끝으로
문득 천국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
번뇌를 떨치고 천국으로 가는 길,
왼켠에는 노란 원추리가 피고
오른켠에는 붉은 동자꽃이 피는구나
8월의 첫날,
무릎을 꿇고 오래 기다려
천국으로 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