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22(수)
 

도쿄발 한국행 비행기 한 대가 김포공항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4월인데도 찬 바람이 불었다.

꽃샘추위가 왔다며 다시 겨울이 온 것 같다는 방송을 한 그날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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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에는 벚꽃이 피었다고 했던 것이 어제였는데

 오늘 아침에 눈이 올 것 같다는 예보를 했다.

강준과 하나는 이날 한국에 도착했다.

 

도쿄와 서울이 이렇게 다른가? 강준은 서울 추위가 낯설게 느껴졌다.

도쿄 공항을 떠날 때만 해도 강준은 반팔을 입고 있었다.

강준과 하나가 한국에 올 결심을 한 것은 곧 있을 결혼식 때문만은 아니었다.

조국이라는 곳에 한 번에 가야 겠다고 강준이 이야기했을 때 

하나도 “조국”이라 단어를 머릿속에 그려 봤지만 뚜렷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한 번은 조국이라는 곳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은 오사카에서 태어났고, 도쿄에서 만났다.

도쿄에서 대학에 다니면서 둘은 한국 유학생을 돕는 단체에서 활동했다. 

그 단체에서 둘은 만났다.

같은 재일교포에 오사카 출신이라서 그런지 쉽게 친해졌다

강준은 할아버지 고향에 가볼 생각이었다.

김포공항에 내리자마자 고속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남원 가는 버스표 주세요.”

강준은 능숙한 한국말로 이야기했다.


하나는 자신의 한국말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강준의 부모님은 모두 한국인이었다.

강준의 부모는 집에서 한국어만 사용했다.

그래서 강준의 한국어는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하나의 아빠는 한국인이었지만 엄마는 일본인이었다.

아버지는 집에서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하나는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생각했지만,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했다.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남원 가는 버스를 탄 강준과 하나가 남원에 도착한 것은 저녁 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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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서 하루 자자"

강준과 하나는 남원 터미널 근처 여관에서 하루를 묵었다.

‘남원은 추어탕이 유명하다는데?

“하나, 너 추어탕이 뭔지 알아?

“몰라요."

“ 한 번도 먹어 본 적 없어요? 강준 씨는요?


사실 강준도 먹어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아마도 할아버지는 좋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준과 하나는 여관 주인 안씨가 추천하는 식당에서 추어탕을 먹었다. 

강준은 배가 고팠는지 맛있게 먹었다. 

하나는 먹지 않았다. 

하나는 따로 나온 밥을 조금 먹었을 뿐이었다.

그들은 남원 요천 강변을 걸었다.

강변엔 벚나무가 길게 늘어서 있었다.

벚꽃이 강 양쪽으로 등이라도 켠 것처럼 환하게 피어 있었다.

분홍색 벚꽃이 강을 따라 흘러서 강물이 분홍색처럼 보였다.

도쿄는 보름 전에 벚꽃이 졌다.


“한국에도 사쿠라가 많네요" 하나가 놀란 것처럼 말했다.

“하나야…. 왕벚나무는 한국이 원산이야. 우리 꽃이라고….”

강준은 우리 꽃이라고 말했지만 스스로 이야기하고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얼굴 위로 벚꽃잎이 떨어졌다.

꽃처럼 예뻐 보인다고 강준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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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상실된 조국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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