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섬 가까이
강 영 환
언제나 혼자인 섬은
물 위에 떠서 가라앉지 않고
떠돌이 새들에 집터를 내준다
기슭에 이마를 높이 세워
성난 파도 투정을 받아 준다
아마 깨어져 무너져 내려도
누구 탓하지 않으며
별빛을 노래하는 잔물결 데리고
물고기 아픈 가슴이 마를 때까지 기다린다
큰 물결 속 작은 물결에도 쉽게 떠밀리지 않고
오직 풍랑을 피해 돌아올 배를 위하여
가슴을 비워 둔다
배를 몰아 섬으로 가는 사람들은
기다리는 이가 있어 저물녘이 따뜻하고
그 섬에 안기고 싶은 나도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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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으로 섬은 외로움의 표상이다. 하지만 시인은 이 외로운 존재가 얼마나 따뜻하고 너그러운지 말해준다. 끝내 가라앉지 않고 새들의 보금자리를 주고 파도를 다 받아내고 물고기의 쉼터가 되어주고 배들이 풍랑을 피하게 하며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 배를 몰고 가서 안기고 싶은 곳이다. 섬은 사람이다. 이 섬처럼 고독한 존재가 삶 속에서 가장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그 마음을 베푼다. 그것이 사람이다. 이 시는 그렇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