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17(월)
 

[빛나는 연대 순례하는 청명]

9.27 기후정의 행진을 청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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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폭우가 휩쓸고 간 여름을 뒤로하며, 수 백 명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9.27 충북기후정의행진, 새로운 세상을 향해, 기후정의로 세상을 잇자!’ 대로변을 낀 청주국립미술관 앞에는 연단과 여러 부스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올해는 서울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에 집중하여 행사를 치른다고 합니다. 미리 집회 발언을 요청받았는데 2분을 절대 넘기지 말라고도 합니다. 내용은 6대 요구안 중 ‘생태파괴에 저항하는 투쟁’입니다.

 

이전에는 힘이 들어가는 목소리로만 해보았기에 이번은 다르게 하고 싶었습니다. 모든 생명체 사이 유대와 연대의 심정으로 나름의 퍼포먼스를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랩으로 가자!” 발언은 강직하게, 랩 파트는 시민과 연대하듯이. 강조할 곳은 꼭꼭 집어 표시까지 해두었습니다.

 

사전행사로는 부스가 설치되어 각 참여단체가 알리고자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습니다. 참여한 단체를 나열하면, 전교조 충북지부, 동물행진, 충북사람연대, 충북장애인차별연대, 다사리자립센터, 공공운수노조 충북지부, 민주노총 청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충북페미니스트 네트워크 걔네, 충북노동자시민회의, 노동당 충북지부, 청주충북환경연, 교육공무직 충북본부, 해바라기, 그리고 단체는 아니지만 제가 참여한 탈춤(탈핵을 향한 천개의 춤)이 있습니다. 많지요.^^ 알고 보면 지역 단체도 꽤 됩니다. 채식 김밥 만들기 같은 재미난 체험을 비롯하여 풍성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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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춤 프로그램에는 눈썰미 넘치는 봄봄을 비롯한 모두가 기획한 탈핵 그림 전시회(월간 탈핵신문 삽화를 그려온 청주에 살고 있는 산책의 작품입니다), 호(닉네임)의 미니 태양광, 탈핵 그림을 시민들에게 관심을 이끌어 내는 열정적인 후와 바쁜 와중에도 필요한 물품을 나르는 지아의 수고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탈핵신문 봐주세요!” 라고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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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집회에 들어 제 발언 차례가 되었습니다. 기후정의란 기후도, 뭇 생명도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이라고 먼저 얘기했습니다. 이어서 위험과 죽음으로 몰아가는 충북지역 개발과 파괴의 현실을 알렸습니다.

 

“청주 도심을 지나가는 광역급행열차 CTX, 청주공항의 민간전용 활주로 확장, 삼성과 SK가 참여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막대한 물과 전기가 들어간다고 합니다)로 인한 영동의 송전선로 설치, 충북도의회의 그린벨트 전면해제 결의와 청주시 현도면과 옥천군 주변 대청호 오염 예상, 충북의 산업단지 150여 개 확장...”

 

발언 1분40초 훌쩍.

 

“기가 막힙니다. 이 몇 가지 벌어지는 일들만 봐도 하나같이 개발과 성장을 목표로 합니다. 사람과 생태가 파괴되어도 오로지 이윤만을 바라봅니다. 또 자본을 배 불리는 일에 정치권은 열심이구요. 그렇다면 탄소중립위원회는 왜 만들었나요? 엉터리입니다. 생태환경의 악화는 모든 생명체를 위험과 죽음으로 몰아갑니다. 개발과 성장 위주의 사회적 발전은 이제 한계에 직면했다고 보는데, 오직 자본의 집착일 뿐이에요. 모두가 제대로 살아가려면 무분별한 이러한 일들은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생태적 복원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구요. 이를 위해서 저는 돈과 권력으로부터 모두가 벗어나려 애써야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러한 다짐으로 같이 연대하고 투쟁합시다. 투쟁!!”

 

아이쿠.. 2분이 지났구나. 어쩔거나. 그래도 랩은 해야지.

 

이제그만 (열창: 이제그만)

모든 생명체를 위험과 죽음으로 몰아가는 개발 이제그만 (이제그만)

모든 생명체를 위험과 죽음으로 몰아가는 성장 이제그만 (이제그만)

지방 희생을 강요하는 개발과 성장 이제그만 (이제그만)

무분별 해 무분별 해 개발과 성장 이제그만 (이제그만)

다같이 살자 연대 연대 (연대)

다같이 살자 투쟁 투쟁 (투쟁)

 

집회 참석자들과 함께 열창을 하였습니다. 부디 시민들에게 이 외침이 잘 전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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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요구 발언은 정부의 기후 대응의 문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생태 파괴, 기후위기와 재난에서의 존엄한 삶의 권리에 대한 내용으로 다양한 주체들이 맡아주셨습니다. 청소년 발언은 별도로 공연과 함께 진행되었어요. 결의문 낭독 또한 청년과 여성, 교육 노동자, 장애인, 시민의 의지를 담아 진행되었습니다.

 

이어 참가자들은 시내를 돌아 충북 도청까지 행진하였습니다. 방송 차를 선두로 손수 만든 각종 피켓과 현수막을 펼쳐 보이며 함성과 함께... 상당공원 사거리에서는 다이 인(die-in) 퍼포먼스라고 해서 다 드러누웠습니다. 기후재앙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려고요. 대열은 도청 뒷마당에 집결하여 민주노총 교육공무직노조 충북지부장의 감동적인 연설로 마무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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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행사로 진행되는 기후정의행진은 이제 싹이 튼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후위기라는 하나의 이슈에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서로가 단절되어 있던 지난 시기의 아쉬움을 떨쳐내고 있습니다. 또 하나 기후위기가 이제는 시민들이 피할 수 없는 시선이 되었다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부족하지만 기후재앙이라는 난제를 두고 기후정의행진이라는 프로그램의 역할이 새삼 중요하다는 것도 말입니다. 싹이 트면 꽃을 피우기 위해 그만큼 뛰어야 하겠지요.

 

대다수 사람이 원하는 ‘생존을 넘어선 풍요’. 옛날보다는 물질적으로 풍요롭다고 하지만 생존 살이를 해야 하는, 실제로는 여전히 생존살이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등바등 치열하게 경쟁하며 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을 보면요. 그래서 기후위기라는 악재를 못 보거나 애써 피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개발과 성장만이 생존살이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두꺼운 벽으로 둘러싸인 현실이지만, 기후정의행진을 비롯한 여러 사회적 관심과 지지, 참여를 통한다면 풍요라는 희망이 좀 더 다가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서로의 연결과 연대를 통해 이 난관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번 청주에서의 ‘충북기후정의행진’은 행사를 준비하셨던 기획단과 지역의 여러 단체와 구성원분들, 가까이로는 탈춤 부스를 준비하고 함께한 ‘해방클럽’ 친구들, 그리고 집회 참석자분들과 지나가며 응원하시는 시민들의 마음과 수고의 현장이었습니다. 다시금 빛나는 연대를 비추어 주신 여러분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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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충북 9.27 기후정의행진 참가자 결의문입니다.

 

-중략-

오늘 우리는 악화일로의 기후위기와 불평등을 넘어, 민주. 평화. 평등. 생태를 기치로,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생명권과 평등하고 존엄한 삶의 권리를 위해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기후정의에 입각한 온실가스 감축과 전환을 실현하자.

하나, 핵발전과 화석연료 시대를 끝내고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로 정의로운 전환을 이뤄내자.

하나, 반환경. 반기후. 반노동 정책인 반도체특별법과 AI 산업 육성을 재검토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개발과 토건사업을 멈추자.

 

가을이 솔솔 지나가고 있습니다. 누구나 허덕이지 않는 풍요! 추석 명절을 맞아 풍요를 다시 떠올려봅니다. 독자님들 모두가 즐거운 추석 보내시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앗싸 탈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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