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7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그날 이야기
아주 작은 목소리로도
927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그날 이야기
아주 작은 목소리로도
2025년 9월 27일 산청 조산공원에서 927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이 펼쳐졌습니다.
서울을 본 무대로 펼쳐지는 기후정의행진에 더해서 여러 지역에서도 연대 행진이 이어졌는데요, 우리 지리산권 5개 시군-그러니까 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ㄱㄴㄷ순)-은 올해 산청에 모여 기후정의행진을 벌였습니다. 이날 행진을 준비하고자 여러 날 전부터 많은 이가 머리를 모았고, 누구 하나 가릴 것 없이 손을 보탠 덕에 927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이 무사히 이루어졌습니다. 준비하신 분부터 참여하신 분까지 모두 우리의 목소리를 만드는 데 함께했습니다. 멋집니다. 사랑합니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듯,
아주 작은 목소리로도 변화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아니, 아주 희미한 빛과 아주 작은 목소리가 없다면
커다란 빛과 커다란 목소리도 나오기 어려울 거예요.
그러니 지치지 말아요!
광장을 이어갑시다!
927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날의 감동을 담은 사진을 전합니다.





1부 사회자인 온빛과 오픈마이크에 참여해 주신 분들 모습


살래재즈트리오, 간디고풍물패의 멋진 공연




기후정의 부스 : 달맞이 팀의 면생리대, 부부공작단 조해미 님의 타코 라이스, 가지마켓의 아나바다, 빵과장미의 비건빵, 다람쥐점빵의 농수산물, 나니조아의 덜어가는 천연세제, 간디고와 지리산사람들의 기후정의 피켓 만들기, 은진과 간디고의 모두의 놀이터, 간디고 - 작약 동물권, 기후정의 포토존, 기후재난 사진전, 키링 만들기, 니들모어의 제로웨이스트 용품, 전찬양 님의 실크스크린
(사진을 다 넣지 못했어요ㅠㅠ)
오후 3시 반, 산청읍에 기후정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함께했습니다.
2부 행진 진행자 상글과 927지리산행동 준비팀에 모여 애써 주신 분들,
십시일반 후원해 주신 분들, 그리고 산청 주민들과
멀리서도 와 주신 모든 분들까지
927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을 빛내 주셨습니다.
아주 작은 목소리가 함께 모이니 아주 큰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927 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선언문
지난 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메마르고, 뜨거웠습니다. 전국에서 산불로 고통을 겪었고, 지리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번 여름도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고, 쏟아붓듯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전국에서 무더위와 가뭄, 홍수로 고통을 겪었고, 지리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물에 잠긴 논밭들과 집, 산사태로 사라져버린 길과 마을은 아직도 그대로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자연이 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인간으로 인해 기후위기는 점점 속도와 강도를 더해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거나 벗어날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봄의 산불로 약 30명의 인간과 약 6만 명의 비인간 동물이 희생되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 까닭도 모른 채 수많은 생명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정의롭지 않은’ 죽음의 행렬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이 우리가 행동해야 할 마지막 기회일지 모릅니다.
지리산 사람들이 오늘 산청에 모였습니다. 모든 산과 들, 강과 바다가 그렇듯, 이곳 지리산 역시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생명을 품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지리산이 본래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끝없는 개발과 기후위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지리산에서 기후정의를 외칩니다.
기후정의는 거창한 구호가 아닙니다. 지리산에 살아가는 모두가 눈앞의 현실을 똑바로 보길 바라는 목소리입니다. 동시에 기후정의는 비참한 외침입니다. 까닭도 모른 채 죽어가는 비인간 동물들, 나무와 풀, 흙과 바위의 비명이며,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농민들의 눈물이기도 하니까요.
기후정의행진은 지난 겨울,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온 정치적 폭력에 맞선 광장 투쟁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그 투쟁은 모든 존재가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간절한 바람이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위기와 기후위기 그리고 모든 존재 사이의 불평등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모든 존재가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기후정의는 기후변화가 불러온 위기에 정의롭게 대처하는 것입니다. 계급·인종·성별·연령·직업·국가 간 불평등은 기후 적응에서도 반복되며, 이는 인간이 다른 생명종과 맺어온 폭력적 관계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자원과 에너지의 독점과 착취로 불평등을 키우고 탄소배출을 끝없이 늘려,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기후변화를 인류 생존의 위기로 만들었습니다.
기후정의는 단지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의 평균기온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인류와 지구가 직면한 이런 불평등한 현실을 인식하고, 모두가 존엄하게 살아가는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고, 변화하는 기후에 안전하게 적응하는 것입니다.
기후정의는 그저 에너지원을 석탄에서 태양이나 바람 같은 재생에너지로 바꾸자고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덜 쓰는 삶으로 바꾸고, 공공성을 강화하고, 지역 에너지 자립의 기반을 만들고, 나아가 지구를 덥히고 멸종을 부추기는 기후위기를 생명, 돌봄, 평등, 순환, 자립의 가치에 어긋나지 않게 풀어가자는 것입니다. 모두가 차별 없이 정의롭게 기후문제를 푸는 것이 바로 기후정의입니다.
우리는 모든 존재가 존엄한, 평화로운 세상을 바랍니다.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 지금 당장 기후정의를 위한 변화와 이를 위한 실천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기후정의행진으로 지리산을, 기후정의를, 민주주의를 그리고 평화로운 세상을 지키고자 합니다. 9월 27일,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여, 모두가 존중받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고픈 사람들이여. 모입시다. 그리고 함께 기후정의를 외치고, 행동합시다.
927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동영상
https://www.youtube.com/shorts/5nms3gboOME?si=cHxwx7y4oAR0RZu1
우리,
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