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마을] 풍성한 추석, 음식물쓰레기도 풍성?
추석엔 평소보다 음식물쓰레기가 훨씬 늘어난다는 사실, 아시나요? 2022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평소보다 추석 명절 주간 음식물쓰레기가 20% 늘었대요. 음식을 넉넉하게 준비하다 보니 음식물쓰레기도 많이 나오나 봐요. 뭐 음식물쓰레기 좀 느는 게 무슨 큰 문제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쓰레기 가운데 약 30%가 음식물쓰레기로, 하루 1만 4,000t이나 된다고 하니, 반대로 음식물쓰레기만 줄여도 환경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거지요.
음식물쓰레기, 우습게 보면 안 돼요
음식물쓰레기를 한 국가로 가정한다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내뿜는 국가가 된다고 해요. 농산물을 길러서 처리하고, 보관하고, 가공해서, 운송하고, 소비하기까지 모든 처리 과정에서 음식물이 버려지고 쓰레기가 생기다 보니 이렇게 지구에 큰 부담이 되고 있어요. 음식물쓰레기 때문에 숲과 토양에 주는 부담까지 따지면 훨씬 심각하다고 해요. 우습게 볼 일이 아니지요?
우리 구례는 음식물쓰레기가 얼마나 나올까요? 2020년 구례기후위기행동 “쓰레기간담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음식물쓰레기가 하루 평균 6t 정도 생기는데, 이를 처리하려면 다 모아서 화순까지 싣고 가야만 하고, 수거 운반비만 월 47,542,000원, 처리비는 톤당 140,000원이 든다고 해요. 와, 하루에만 6t이 나온다는 것도 놀라운데, 이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러 멀리까지 가져가느라 에너지와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니. 추석뿐 아니라 평소에도 음식물쓰레기를 줄여서, 아낀 예산을 더 나은 복지 정책에 쓰면 얼마나 좋을까요.
음식물쓰레기 줄이는 방법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실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어요. 필요한 만큼만 사서 필요한 만큼 만들고, 남기지 않고 다 먹는 거죠. 될 수 있으면 껍질과 자투리도 알뜰하게 먹고요. 그런데도 어쩔 수 없이 음식물쓰레기가 나왔다면, 물기를 잘 없애서 버려야 처리비도 줄이고 재활용하기에도 좋아요. 음식물쓰레기는 살균과 고온건조 같은 가공 과정을 거쳐 퇴비, 바이오 가스, 동물 사료 등으로 재활용되니까요.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는 일반 쓰레기와 분리해서 버려야 하는데, 이게 좀 헷갈리죠. 그럴 땐, 동물이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따져 보면 구분하기 쉬워요. 음식물쓰레기처럼 보이지만 일반 쓰레기로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하는 대표 음식물은 달걀껍데기예요. 또 소, 돼지, 닭의 뼈와 먹다 남은 생선 가시, 조개나 전복 껍데기, 게딱지 등도 동물 사료로 쓸 수 없으니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합니다. 단, 음식물 냄새가 나면 길고양이나 개가 와서 봉투를 마구 파헤칠 수 있으니, 잘 헹구거나 음식물이 남은 부분을 없애서 버려 주세요.
여기서 문제, 마늘과 양파의 마른 껍질은 음식물쓰레기일까요, 일반 쓰레기일까요? 이렇게 묻는 걸 보니 음식물쓰레기가 아니라 일반 쓰레기라고 짐작하셨겠지요? 맞아요, 섬유질이 많아 분쇄하기 어려운 채소의 마른 껍질도 일반 쓰레기래요. 파인애플과 아보카도의 딱딱한 껍질, 복숭아나 자두나 감의 씨앗도 분쇄 기계를 고장 낼 수 있으니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답니다. 또 양념이 많이 된 음식은 염분을 씻어 없앤 뒤 음식물쓰레기로 버려 주세요. 아, 복잡해요, 남은 음식물이 쓰레기가 되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요?
음식물쓰레기로 돈을 버는 마을
있어요! 사실 마을마다 음식물 퇴비장이 있으면 이렇게 음식물쓰레기 때문에 예산도 쓰고 에너지도 쓰고 머리도 써야 할 일은 별로 없을 거예요. 음식물 퇴비로 돈을 버는 사람도 있으니, 어쩌면 마을의 수입원이 될 수도 있지요.
일본 기후현 시라카와초에 사는 카타야 유이치로 씨는 마을 청년들과 함께 닭장을 음식물 퇴비장으로 바꾸어 그곳에서 유기 퇴비를 만든다고 해요. 농사로 버는 돈은 전체 수입의 반이고, 나머지는 음식물로 만든 유기 퇴비를 팔아 버는데, 해마다 20리터짜리를 2,000포 생산하고, 1포에 1,400엔(10월 초 기준 우리 돈 약 13,400원)에 판다고 해요. 지역의 두부 가게 두 곳에서 두부를 만들고 남은 비지를 처리하는 데만 달마다 5만 엔(약 48만 원)을 쓴다고 해서 카타야 씨가 그 비지를 가져와 퇴비를 만들기 시작했대요. 마을에 맥주 공방에서 나오는 맥주 찌꺼기와 8개 학교에서 나오는 음식쓰레기도 퇴비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고요.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아요. 음식물과 왕겨를 잘 섞어 3차에 걸쳐 발효시키면 돼요.

카타야 유이치로 씨의 음식물 퇴비장(위)과 완성된 퇴비 모습(아래). (사진: 삼선재단)
카타야 씨 사례처럼 마을마다 공동 유기 퇴비장이 있거나 유기 퇴비를 만드는 마을기업이 있다면 음식물쓰레기를 지혜롭게 땅으로 다시 돌려줄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적어도 텃밭이 있는 분들은 텃밭에서 음식물을 퇴비로 만들 수 있으니 남은 음식물을 쓰레기로 버리지 않고 퇴비로 만들어 써 보셔요. 화학 비료를 사다가 쓰지 않아도 되고, 환경에도 좋고, 음식물쓰레기 처리비도 아낄 수 있답니다. 무엇보다, 날마다 내가 하는 행동이 나와 더불어 사는 이들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으니 얼마나 뿌듯한가요, 이게 진짜 풍성한 명절 같은 마음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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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 퇴비통 만들기 : 텃밭 한쪽에 땅을 파고 아래에 구멍을 뚫은 통을 1/5쯤 땅에 묻고, 공기가 통하게 뚜껑에도 작은 구멍을 뚫어 준비하세요. 미생물이 살아 있는 건강한 흙을 통 바닥에 살짝 깔고 음식물쓰레기를 통에 모아 흙과 잘 섞은 뒤 기다리면 돼요. 양에 따라서 몇 주에서 몇 달 정도 발효 시간이 필요해요. 틈날 때마다 잘 뒤집어 주세요. 이때 낙엽, 왕겨, 지푸라기 등을 함께 섞으면 더 발효가 잘돼요. 잘 발효된 퇴비에서는 절대 나쁜 냄새가 나지 않아요. |
버들 (독립연구자)
(이 글은 <봉성신문>에도 함께 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