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권 담수보 추진 중단하라!!!
지리산댐의 망령을 되살리려는가?
산불이후 난개발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산불이 번지고 있을때는 '임도'와 '숲가꾸기'가 지속적으로 나왔고 지금은 잠시 주춤해 있는 상황이지만 저 지하에서는 현재 더 많은 임도와 더 많은 숲가꾸기를 추진하려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숲을 이용의 대상이 아닌 숲은 생명의 공간이며 생명을 지켜주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생명다양성이 풍부한 숲은 사람의 삶 터도 지켜준다는 것을 이번 산불에서 확인되었지만 기득권은 그 사실을 들으려 하지 않고 자식의 이익을 위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10월 19일 산과 숲을 파괴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 강까지 파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함양군과 산청군의 요청으로 경남도에서 소방용수 공급을 위한 담수보를 추진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베포하였습니다. 그래서 지리산사람들과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경남환경운동연합은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기자회견 후 경남도와의 면담에서 경남도는 '담수보 신설이 아닌 기존 낡은 보를 철거하고 가동보로 교체하는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함양군과 산청군은 무슨 근거로 담수보 신설이라며 호도하고 나섰던 것인지 의문입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입니다.
[기자회견문]
지리산댐의 망령을 되살리려는가?
지리산권 담수보 추진 중단하라!!!
경상남도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리산 권역의 산청·함양 일대에 산불 대응용 다기능 담수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인 덕천강과 임천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보고이자 지리산 상류 수생태계를 대표하는 하천이다. 재난대응, 수자원관리, 생태보전의 명목 아래 전혀 생태적이지도 관리되지도 않는 담수보 설치가 추진되고 있어 지역사회에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업은 지역사회의 협의 없이 생태적으로 건강한 하천을 인위적으로 막아 훼손하는 불필요한 공사이다. 생명의 강을 단순하게 홍수가 나면 ‘재해복구’, 산불이 나면 ‘소방용수’ 공급원으로, 토목사업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리산댐의 망령’을 다시 되살리는 정책
이번 사업은 과거 ‘지리산댐’ 추진 때와 다를 바 없다. 지리산댐과 규모는 다르다하지만 강의 생태적 근간을 훼손하는 것은 동일하다. 추가적인 공사나 다른 토목사업으로 변질되어 지역사회를 위협할 수도 있다. 지난 수십 년을 지리산댐 건설 추진으로 고통받았던 우리 지역사회는 강의 흐름을 영구히 바꿀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니라, 강의 생명과 자연스러운 흐름을 지키고, 또 물려주고 싶다.
소방용수 공급은 이미 충분한 상태
함양과 산청 일대에는 다수의 저수지, 농업용 댐, 소형 저수지가 존재한다. 2025년 3월 지리산 산불 당시에도 소방헬기는 하천의 자연 유수지와 저수지의 물로 진화작업을 수행했다. 이런 현황을 무시하고 담수보를 설치하는 것은 불필요한 중복사업이자 세금낭비에 불과하다. 산불 대응에는 ‘보’가 아니라 이동식 펌프, 저수지 급수장, 산림 내 간이 수조 등 효율적 용수공급체계가 훨씬 현실적이다. 산불 대응을 위한 합리적인 판단과 정책 결정이 시급한 이 시기에 조급하게 지역사회를 논란에 빠뜨리는 '보' 사업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주민 동의 없는 일방적 추진
이 사업은 지역 주민의 공론화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금은 산불로 인한 재난복구라는 중차대한 시기이다. 단순히 행정 편의의 관점에서 강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강은 지역 주민과 자연이 공유하는 공공재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행정은 토목업체의 경제 논리에 따를 게 아니라 생태적 가치와 민주적 절차를 따라야 한다.
멸종위기 생물의 보고, 덕천강과 임천
이 지역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여울마자, 큰줄납자루, 얼룩새코미꾸리 등의의 핵심 서식지이다. 이들 생물들 중에는 국제사회에서 권고한 IUCN 적색목록 생물도 포함되어 있다. 담수보 설치로 강의 유속이 느려지면 퇴적·부영양화가 가속되고 하천의 홍수 위험이 증가할뿐만 아니라,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지 파괴로 이어진다. 한마디로 국가 보호종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이자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을 일인 것이다.
‘다기능’이라는 이름의 허구
경상남도는 ‘재난대응·수자원관리·생태보전’을 동시에 달성한다고 주장한다. 강에 보를 설치하는 순간 자연 하천은 인공 저수지로 전락한다. ‘친환경 공법’이라 주장하지만, 강을 막는 그 행위 자체가 이미 비친환경적이다. 홍수기에는 개방형이라 하지만, 하천과 불과 1~2m 높이의 도로와 마을의 홍수 위험성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 것인가? 겨울철 건기에는 결국 물을 가두어 강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차단하는 생태훼손을 어떻게 생태보전이라 할 수 있나?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물’이 아니라 ‘흐름’이다
하천은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물을 가두는 콘크리트가 아니라, 자연의 흐름이 강의 본질이다. 지금은 강을 통제하는 시대가 아니다. 지금은 강과 공존하는 시대로 가야 한다. 지리산의 강은 단순한 강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의 터전이자, 우리 모두의 자연유산이다. 우리가 지키고 물려주어야 할 것은 ‘가둔 물’이 아니라 ‘흐르는 생명의 강’이다.
경상남도는 지리산댐의 망령을 되살리려는가? 지리산의 강을 토목 실험장으로 만들지 말고, 지금 당장 지리산권 담수보 추진을 중단하라. 우리는 지리산권의 모든 생명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산청·함양 담수보 설치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
2. 지역 주민·전문가·환경단체가 참여하는 공론화 절차를 마련하라.
3. 기존 댐·저수지·하천 저류지를 활용한 대체 용수체계 구축 방안을 검토하라.
2025. 10. 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