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16(토)
 

송전선로는 싫고, 반도체 산단은 좋다? (1)

 

 

345kV 특고압 송전선로가 구례를 지나갈 예정이에요. 한국전력공사가 전남 광양시에서 건설할 굵직한 송전선로 4건 가운데 하나죠. 광양~신장수 변전소 노선인데요, 2032년 12월 준공 예정인 이 노선은 전북 장수와 남원, 경남 함양과 하동 그리고 우리 전남 구례 등 약 99km를 거쳐 가요.

 

 

반도체 산업단지를 위한 ‘의미 있는 희생’?

 

새로 만들어질 송전선로는 총 14개 노선 1,153㎞에 달해요. 이 송전선로들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전기를 보내기 위해 만들어져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728만㎡ 부지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 공장(팹) 6기와 발전소 3기, 소재·부품·장비 협력기업 60개 등이 들어오는 대형 국가 전략사업이에요.

 

송전선로가 지나갈 지역에서는 반발이 커지고 있어요. 여러 지역에서 '송전탑 건설 백지화 운동'이 펼쳐지고 있으며, 환경 훼손, 삶터 파괴, 지역 불균형 등을 지적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요. 내 지역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목소리가 아니에요. 폭력적인 국가 에너지 정책을 정의롭게 바꿀 것을 주문하고 있어요.

 

그런데 송전선로 반대 목소리는 이렇게 높은데, 어마어마한 전기를 쓰는 반도체 산업단지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으니, 이상해요. 오히려 반도체 산단을 서로 자기 지역에 유치하고 싶어서 목청껏 소리치는 이들까지 있어요.

 

 

반도체 산단, 우리가 먹으면 장땡?

어디에 둘 것인지 묻기 전에, 정말 필요한지 따져봐야

 

윤석열 정부가 졸속으로 추진한 사업인데도, 이재명 정부가 용인 반도체 산단을 더 빨리 밀어붙이자, 여기저기서 이 사업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어요. 이들 가운데 일부에서는 용인 말고 다른 곳, 특히 전남에 반도체 산단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해요. 전력도 물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없는 용인에 산단을 지을 까닭이 없으니까요. 반도체 산단이 전남으로 오면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도 필요 없고 냉각수도 더 쉽게 끌어 쓸 수 있으며 지역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죠. 타당한 부분도 있어요. 그러나 반도체 산단이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인지 먼저 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왜 반도체 산단이 꼭 필요하다는 전제를 깔아야 할까요? 반도체 산단은 우리나라 전체가 두 손 들고 환영해야 하는 게 맞나요? 어디에 세울 것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왜 세워야 하는지부터 고민해야 해요. 그러나 정부는 고민 없이 밀어붙이고, 지자체는 고민 없이 자기에게 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어요.

 

반도체의 무서운 그림자

안전·지역·환경·에너지·기후 전반에 악영향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에는 황산, 질산, 불화수소 등 유해화학물질이 남아 있을 위험이 있으며, 폐수·휘발성 화합물 및 가스·고형폐기물을 인근에 배출해서 주민 건강과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카메라의 필터에도 잡히지 않는 투명한 불소계 온실가스(F-gas)도 방출된다니, 용인·평택·안성 일부 주민들이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반대하고 나선 까닭을 알겠어요.

 

그뿐인가요. 반도체 산업은 아무리 예쁘게 포장해도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어 보여요. 특히 이번 용인 산단은 ‘3GW LNG 화력발전소 6기 신설, 강원·경북·수도권 고전압 직류송전선로(HVDC) 추가 건설, 석탄화력발전과 원전 전력 공급, 호남-수도권 연결 서해안 해저 HVDC 건설, 1.4GW 대형 원전 3기와 0.7GW 소형모듈원전 1기 신설’ 등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전환과는 동떨어진 전력 공급 정책을 내놓아 더욱 문제가 되고 있어요.

 

물 부족 문제는 어떻게 하죠? 국내 삼성 반도체 생산의 물 사용량은 하루 평균 31만 톤이라는 걸 아시나요?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의 2050년 용수로 하루 76만 톤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며, 해마다 물 3.5억 톤이 부족할 거라는 보고서도 있어요. 그런데 여기에 또 거대한 반도체 산단이 들어온다고요?

 

 

반도체 산단은 정말 꿀단지일까?

 

이런 문제를 알고도, 반도체 산단이 우리나라에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줄 것처럼 믿는다면, 다음 편에 이어질 기사를 꼭 봐 주세요. 특고압 송전선로를 우려하면서 반도체 산단은 환영하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도 함께 생각해 주시길 부탁드려요.

 

 

버들 (독립연구자)

 


봉성버들12.jpg

Ⓒ전북환경운동연합. 5월 7일 전북특별자치도청 앞 '송전탑건설백지화전북대책위' 출범식 모습. “송전선로를 이웃 지역에 떠넘기지 않고,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한전과 정부, 그리고 부당한 사업 추진 세력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을 외쳤다.

 

 

 


이 글은 구례 <봉성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전체댓글 0

  • 01264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기후+마을] 송전선로는 싫고, 반도체 산단은 좋다? (1)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