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2026년 새해를 맞으며,
『지리산人』 독자들께 특별한 새해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저 날짜 하나 지나가는 것뿐이지만, 우리에겐 흩어지지 않을 희망과 용기가 계속 필요하니까요.
지리산 자락 다섯 개 지역에서 난개발을 막으려고 애써 온 현장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에서 무겁지만 가볍게, 가볍지만 무겁게, 길을 내 온 활동가들의 마음을 읽어 주세요.
우리가 서로 마음을 나누는 것으로 새해 복은 넉넉히 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며,
『지리산人』 드림
[활동가들의 새해편지] 3. 산청에서
내가 겪은 가슴 아픈 이야기를 시작하며

삼장지하수보존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024년 1월 17일 결성되었다. 우리가 왜 만들어졌는가. 산청군 삼장면 덕교리에 있는 (주)지리산산청샘물인 생수 공장은 1995년 시작해 30여 년 동안 하루 600톤을 취수해 왔는데, 2022년 하루 600톤을 더 취수해 총 1,335톤으로 증량하여 사업하려고 했다. 그들은 인근 3개 마을인 덕교, 서당, 후천 이장들과 합의를 하였는데, 마을 주민들도 모르게 합의하였다. 금전만 받는 합의로 지하수 보존에 관한 내용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2023년 이장협회장, 주민자치회장, 사회단체장, 삼장식수보존회장들도 주민들 모르게 또 금전만 오가는 증량 합의에 서명한 것이다. 지하수를 보존해야 한다는 뜻있는 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고는 모여 비대위를 결성하게 된 것이다. 지하수 취수 증량 반대와 지하수 보존을 목표로 주민 열다섯 명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지역에서 수장이라는 작자들은 생수 공장과 결탁해 비대위에 악의적 행동을 수도 없이 해 왔다. 표재호 비대위위원장(글쓴이)을 삼장주민자치회 감사 자리에서 끌어내린 것이 그 한 예다. 삼장주민자치회 위원들이 단합하여 임기가 2개월 남은 감사 자리에서 나를 해촉했다. 또 내가 덕교마을에 청년회장이 되자 덕교청년회를 강제로 해산시키기도 했다. 여러 만행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산청샘물에서는 비대위 위원 다섯 명을 업무방해와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혐의없음으로 판결이 나자, 그들은 항고하였으나 2025년 11월 11일 고등법원에서 기각 처리되었다. 산청샘물은 자기들이 향토기업이라면서 홍보하고 있지만, 증량에 반대한다는 주민을 고소하는 양의 탈을 쓴 늑대로서, 증량을 위해서는 악의적 행위를 스스럼없이 자행하는 악덕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경상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도 생수 공장들과 결탁해 있는 게 아닌지 합리적으로 의심한다. 비대위는 무작정 증량에 반대한 게 아니라 환경부의 지하수 관리 지침과 산청군의 지하수 관리계획을 자세히 검토하여 이를 바탕으로 집회 및 기자회견을 하였고, 30여 년간 마을 지하수의 변화와 피해를 조사하여 알렸는데도, 항상 두 행정은 업체의 영업비밀이라면서 정보공개 요구에 불허하였고, 마을 지하수 관리에는 이상 없다고 정리해 왔다. 비대위를 환경영향조사에 입회시키면 요식행위로 정리하고, 주민들과 투명하게 환경영향조사를 하자고 수없이 민원을 넣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30여 년 동안 주민들 모르게 해 온 환경영향조사는 지금도 주민을 속인 그대로 처리하고 있다. 행정 일 처리에는 법도 없다는 것을 알게 해 준 경상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2년 동안 지하수 보존을 위해 활동하면서 느낀 것은, 현재 우리 사회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라는 것이다. 이 현실을 보고 무슨 세상이 이런 일이 있나 싶고,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가슴을 쪼고 있다. 나는 솔직히 살고 싶다. 그런데 자꾸 슬프고 가슴이 너무 아프다. 이 세상을 상식이 통하는 세상으로 바꿀 수 없을까?
지금 산청 삼장에서는 <지리산인> 독자님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작은 구멍이 둑을 파괴한다고, 지리산 산청 삼장면에 난 작은 구멍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같이 함께 막아 주시면 좋겠다. 추운 날씨에도 따뜻하게 연말 보내시고 새해 맞이하시길 바란다.
글쓴이 : 표재호
삼장지하수보존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저는 건강기능식품학을 배우고 20여 년간 전통 장류와 식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샘물공장들과 한동네 살고 있으며, 예부터 우리 동네 산 물과 강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어르신들 말씀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하여 지하수 보존 활동을 하면서 지하수를 더 잘 알게 되었고 환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 지하수 보존 활동에 지리산사람들, 윤주옥 대표님, 민영권 위원장님, 박양지 작가님, 이해성 기자님 등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헤아릴 수 있었고, 보다 성숙한 삶을 살게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