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줄납자루, 섬진강 수계에는 줄납자루는 없고 큰줄납자루만 살아가고 있습니다.
큰줄납자루는 섬진강과 낙동강수계에만 살아가는 한국의 고유종입니다. 한반도의 거의 전역에서 서식하는 줄납자루가 있었는데 1998년 전북대(김익수, 양현)에서 신종을 발표하게 됩니다. 처음 발견된 곳은 섬진강 상류인 임실에서였습니다. 전국 대부분의 하천에서 줄납자루가 나오지만 신기하게도 섬진강 수계는 큰줄납자루만 서식하고 있습니다. 일부 동복천 일대에서 줄납자루가 나오고는 있지만 이는 ‘이입’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섬진강은 큰줄납자루에게 매우 중요한 서식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새에 대한 글을 쓰다가 담수어류에 대한 글을 쓰면서 첫 담수어류 큰줄납자루를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납자루아과의 특이점은 산란 장소에 있습니다. 바로 ‘숙주’를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산란기에 접어든 납자루아과 산란관이 길게 밖으로 돌출되게 됩니다. 이 긴 산란관을 이용해 말조개나 두드럭조개의 몸속에 알을 낳습니다. 여기서 더 신기한 것은 섬진강 수계에서만 살아가는 임실납자루입니다. 임실납자루는 ‘부채두드럭조개’와 ‘민납작조개’에 산란을 한다는 것입니다. 말조개에도 산란을 하는 것이 확인이 되었지만 이 두 조개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죠.
▲ 섬진강 수계에서만 살아가는 임실납자루, 임실에서 처음 채집되어 이름에 임실이 들어갑니다.
납자루아과의 산란 특징 외에도 강에 살아가는 생명 중 담수어류들은 특이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수계’별로 절대 확인될 수 없는 종이 있다는 것입니다. 섬진강 수계에만 살아가는 임실납자루, 낙동강 수계에만 살아가는 낙동납자루가 있습니다. 이름에서 그들의 서식지를 유추해 볼 수 있지요.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만약 섬진강 수계에 살아가는 임실납자루가 사라진다면, 낙동강 수계에서 살아가는 낙동납자루가 멸종한다면, 이는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서식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강과 하천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늘 위협에 놓여있죠. 하천공사와 축산오폐수, 무분별한 농약사용과 외래종의 이입으로 그들의 삶은 녹록지 않습니다. 요즘에 더 큰 문제는 ‘이입’입니다. 예를 들어 한강 수계에 살아가는 묵납자루를 섬진강에 풀어주면 ‘이입종’이 되는 것입니다. 이 ‘이입’의 가장 큰 문제는 종간의 잡종화입니다. 우리나라의 이입으로 인한 잡종화는 대표적으로 점줄종개와 줄종개의 잡종을 꼽을 수 있습니다. 섬진강댐에서 동진강으로 물을 보내면서 섬진강의 줄종개가 점줄종개를 만나게 되고 서로 유전자가 섞여버리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하나의 종이 사라지게 되는 일까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입은 작은일이 아닙니다.
글쓴이 : 정정환
앞으로는 섬진강의 담수어류, 어릴 때 직접 눈으로 보며 느꼈던 나무에 대한 이야기들과 산에 다니면서 보았던 생명들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적어보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