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16(토)
 

2026 지리산에서 보내는 편지 1

 

 

*

2026 병오년 새해부터 이곳에서 새롭게 편지를 쓰려고 한다. 지리산 자락에 몸 붙이고 살면서 그 입은 은혜가 크니, 무엇이라도 좀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무슨 대단한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 몸으로 품팔아 갚기는 어려운 처지이니 편지라도 써서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스스로 달래려는 수작인 것이다.

*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구례인데 내 고향은 아니지만 아버지의 고향이다. 나는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자랐지만, 결혼과 함께 내려와 지금까지 전남 사람으로 살고 있다. 그리고 고흥, 구례, 순천, 보성 등을 전전하다 은퇴하고 지금은 구례의 섬진강 하류 두텁나루숲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구례에서 보낸 세월이 20여 년이고 두 아이의 고향이 구례이다. 그리고 구례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뼈를 묻을 곳도 구례이니 나는 구례 사람이 분명하다.

*

구례에 살며 젊은 날에는 주로 지리산을 오르내렸다. 시름에 겨워 힘든 날에도 산은 늘 내 곁에 있어 주었고 먼저 말을 걸어왔고 묻지 않아도 대답해 주었다. 친구처럼 스승처럼 어머니처럼 산은 늘 그렇게 나를 살아 주었다. 그러다 나이가 들며 두텁나루숲에 거처를 마련하면서 강을 바라보는 날이 많아졌다. 구례를 사는 일은 지리산과 섬진강을 사는 일이기도 해서, 나는 분에 넘치는 이 고마움을 어떻게라도 보답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처음의 문을 이렇게 연다.

태그
첨부파일 다운로드
사본_-1588105386732.jpg (2.0M)
다운로드

전체댓글 0

  • 32261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지리산에서 보내는 편지 1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