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가 역류할 때
-자화상
이민숙
잠을 자야 하는데
누울 수 없을 만큼 물 한 모금도 역류한다
한 시절
하늘을 향해 엄마를 향해 하물며 죽음을 향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온몸을 쳐들었던 적이 있다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 지경들
가슴의 뜨거운 반항만이 내 것이라고
그것만이 지겨운 중력의 억압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시, 읽고 또 읽었다 끝내 진실한 무엇 같았다
진실과 역류 사이, 시와 구름 사이
허공 한 잔과 커피 한 잔 사이
친구, 세상 사는 건 시가 전부라고 하던, 고독하게 혼자 살았던 그녀는 외로움이 기막혀 한 남자를 맞이했다고 했다 시가 뭐 별거냐고......
시가 뭐 별거냐고, 나도 따라 웅얼거린다
역류를 몰고 온 내 몸의 시, 가만히 잠들고 싶을 때 따스하게 잠들고 싶은 몸 우리 걸었던 겨울 찬 바람
오월 숲의 나무 한 그루 꽃 아니 피울 수 없는 바람, 향기, 시. 역류에 올라타며 함박꽃 꽃이파리를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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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류는 정상적인 순탄한 흐름을 뒤집어 흐른다는 것이다. 시 속의 화자는 건강한 삶에서 죽음을 생각할 만큼 위중한 병을 얻은 듯하다. 그러나 그 역류를 다시 역류하게 하려는 의지를 보인다. ‘가슴의 뜨거운 반항만이 내 것이라고’ 하며 시에 매달린다. 외로움이 기막혀서 한 남자를 맞이했다는 시 쓰는 친구를 생각하며 시가 뭐 별거냐고 중얼거리지만, 그 시는 역류를 몰고 온 내 몸의 시라고 생각한다. 역류를 역류하게 한 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