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은 물렁할때 먹는 무른 감과 딱딱할 때 먹는 단단한 감이 있습니다. 무른 감은 홍시, 단단한 감은 단감이라 부릅니다. 단감, 달달하다는 말인데 이 달달하다는 말을 독차지하기에는 다른 감들이 많이 서운할 것 같습니다. 단감이 있으면 반대로 떫은 감이 있기에 홍시들이 단체로 반기를 들 것입니다. ‘나는 떫냐?’
하지만 이 감들은 모두 언젠가는 달콤한 단감으로 변합니다. 시기가 다를 뿐입니다. 그러니 조금 떫더라도 참고 기다리면 됩니다.
어릴적 기억에 남아있는 감이 있습니다. 단단할 때 먹는 단감인데 먹을 시기가 되어도 절반은 달고 절반은 떫습니다. 한 감에 두 가지 성향 또는 지향하는 바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삼팔선단감입니다. 한 국가에 두 국가, 같은 민족이 두 나라로 쪼개진 것과, 감의 맛이 한 감에서 갈라진다는 것이 비슷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이 감을 먹을 때는 반은 맛있게 먹지만 나머지 반은 버리게 됩니다. 떫어서 도저히 먹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로 갈라져 하나만 선택한 한 민족들의 모습 같습니다.
하지만 이 감도 홍시가 되면 갈라졌던 삼팔선이 이어져 달콤한 감으로 변합니다. 하나의 감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어릴 적 들었던 이야기들은 ‘너 나이 때는 통일되서 군대 안간다’였습니다. 하지만 전 군대를 다녀왔고 통일은 아직도 멀었습니다. 그래서 조카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너 때는 통일 안돼 군대 가야해’ 라고 말합니다. 씁쓸하지만 현실이니까....
가을이면 먹을 만큼의 감을 따고서 높은데 남은 감들 몇 개를 남겨둡니다. 이름은 까치밥, 다른 생명들이 먹으라고 감나무마다 2~3개의 감을 남겨두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높아서 못 따니까 어쩔 수 없이 남겨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낭만적으로 생각해서 까치밥으로, 생명들을 배려해서 남겨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생명의 범주에는 사람도 포함이 되기에....저도 겨울에 가끔 먹기도 합니다. 까치밥이 호모사피엔스의 밥이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