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12(화)
 

 

 

빈집2

 

 

김부수

 

 

 

 

이젠 낯설지도 않다

주인 보낸 괭이 발자국만

군데군데 남은 먼지 마루며

언제 손질해 둔 건지 모를

호미 한 자루 섬돌 위에

다소곳이 놓여 있더라

마저 닦지 못한 장독이며

자물쇠 덩그러니 걸린 대문

지켜야 할 것이 아직 남았을까

 

무너지다 만 담장

까치발로 넘겨다볼 이웃도

돌아올 살붙이 소식도 끊긴

녹슨 우편함

안부마저 끊긴 시간과

수없는 내일 없는 그리움이

마주칠 리 만무한 길 위를

슬며시 밤손님처럼 왔다 갔을까

 

지천으로 자란 개망초 사이

시름없이 흰나비는 나는데

얼마 남지 않은 햇살이 기울고 나면

한 집 건너 또 한 집

바뀐 도로명 주소마저 지워진

점점 서먹한 곳이 돼 가는

우리 고향 마을

낯익은 얼굴도

안부를 물어볼 이웃도

하나둘 가고 빈집만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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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빈집들이 늘어만 간다. 폐가가 보여주는 몰골이 고향마을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언제부턴가 잃어온 본향本鄕의 마음이기도 할 것이다. 인간의 개체적 이성과 그 마음들, 그 의식의 확장도 꾸준히 있었지만, 구체적 삶이 그 문화와 문명이 자본에 종속되는 정점에서부터 그 마음은 휘둘리고 변화되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다. 이 시는 현실의 고향과 그에 대한 우리네 심정들을 진경산수로 그려내고 있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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