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포네입니다.
오랜만에 산청 소식을 전합니다. 올해 초부터 삼장면 생수공장 일로 바빠서 <포네의 사사로운 사토리> 연재를 쉬었는데, 오늘부터 6회로 나누어 지리산 지하수 이야기를 전달해드리려 합니다. 지리산인에도 그동안 삼장의 지하수 문제를 다룬 기사들이 꽤 실렸습니다. 산청에서 30여년 동안 600톤/1일의 지하수를 취수해온 ㈜지리산산청샘물이 지난 2024년 600톤/1일(3개공)을 추가로 증량 신청하면서, 인근 주민들은 하루도 쉴 날이 없이 증량허가를 막기 위해 분투해 왔습니다. 임시허가를 받고 판 관정 3개 중 1곳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아, 산청샘물은 450톤/1일(2개공)을 본 신청 했고, 경남도에서는 올해 1월에 272톤/1일을 증량허가했습니다. 그 사이, 기존의 600톤/1일에 대한 연장허가 신청이 있었고, 그대로 허가되었습니다.
1. 삼장 지하수 문제의 법적 쟁점: 경남도는 ‘지하수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덕천강 수위 하락, 계곡수 고갈, 주민 관정 고갈 민원 등 지하수 고갈을 시사하는 자연 현상들은 접어두고, 삼장면은 기존 데이터만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보여줍니다. 삼장면은 「산청군 지하수관리 기본계획」에 의해 지하수 고갈 위험 1등급 지역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같은 집수구역 안에 있는 LK샘물의 허가량과 ㈜지리산산청샘물의 허가량, 「지하수법」을 통해 허가된 두 공장의 생활용수 사용량, 주민들이 생활과 농축산에 이용하는 지하수의 총량은 ‘지하수개발가능량’을 한참 초과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신규관정이 허가가 가능할까요?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데, 영혼 없는 기계적 행정을 통하면 허가가 가능해집니다. 「먹는물관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환경영향조사의 항목」에는 ‘지하수개발가능량’이 아니라 ‘지하수 함양량’을 산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먹는물관리법」은 수질 관리를 우선으로 하는 법이지, 지하수의 보전 관리를 위한 법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 의견 수렴이나 피해조사가 의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하수 보전을 위한 법은 「지하수법」인데, 왜 지하수법에 의한 ‘제4차 지하수관리기본계획’에 규정된 ‘지하수개발가능량’을 먹는샘물 개발의 심의에 적용하지 않는 것일까요? 「지하수법」에 의한 지하수 보전·관리의 의무는 군수에게 있고, 「먹는물관리법」에 의한 먹는샘물제조업체의 허가권은 시·도지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지하수법에는 다음의 조항이 있습니다.
제7조(지하수개발ㆍ이용의 허가) ① 지하수를 개발ㆍ이용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미리 시장(특별자치시장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ㆍ군수ㆍ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1. 5. 30., 2013. 5. 22.>
1. 자연히 흘러나오는 지하수 또는 다른 법률에 따른 허가ㆍ인가 등을 받거나 신고를 하고 시행하는 사업 등으로 인하여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지하수를 이용하는 경우
이 조항은 어처구니없게도 경남도와 낙동강청이 ‘지하수법에 따른 지하수 관리는 산청군의 소관’이라고 발뺌하는 핑계가 되었습니다. 지하수법은 산청군의 소관이기 때문에, 경남도가 지하수법을 적용하지 않아도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죠. 경남도는 합법적인 절차를 밟고 있음을 민원 답변에서 끊임없이 주장해 왔습니다. 이것은 행정의 종합적 적법성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지만, 행정의 종합적 적법성 원칙 또한 행정법에 명문화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지리산산청샘물로부터 환경영향조사를 의뢰받은 한국관정컨설턴트는 피해 가능성을 축소하고 함양량을 늘이기 위해 집수구역 2배 무단 확대, 광역 함양률 적용 등 부적절한 데이터를 이용한 환경영향조사서를 만들어 냈습니다. 주민들과 지역의 환경단체는 낙동강청에 조사서의 거짓·부실한 지점과 주민피해, 지역의 지하수 고갈 현상을 수차례 지적했으나, 낙동강청은 ‘저희는 경남도에서 전달한 조사서에 대한 기술적 심사만을 하고 있습니다. 주민 피해 관련해서는 도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응답하고, 허위 조사서를 반려하지 않고 심사를 진행했습니다. 한편, 경남도에서는 주민피해 민원에 대해 ‘낙동강청의 전문가 심사 결과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고, 우리는 모든 절차를 합법적으로 밟았습니다’라며, 허가를 내어 주었죠.
경남도는 주민에 대한 공감능력을 상실한 채 책임을 회피할 합법적인 경로만을 찾아가고, 낙동강청의 일부 전문가들은 지역에 오랫동안 거주해온 주민의 증언은 조사 근거 자료에서 제외하고, 기업측에서 실시한 불완전한 양수검사 결과만을 과학적 근거 자료로 삼고 있습니다. 이 모든 불성실함은 편향적인 법 해석과 세부규칙 미리 만들어 놓기를 통해 정당화 됩니다. 결국 기업은 법의 허점을 이용하여 공유재인 지하수를 합법적으로 사유화하여 이윤을 얻습니다. 주민의 환경권을 보호할 법적 근거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할 행정이 면피의 법적 근거만을 찾다니, 차라리 AI가 더 공감능력이 뛰어날 것 같습니다. 모든 영역에서 발빠르게 앞서가는 전문가들이시니, “내가 책임지기 싫은데, 핑계대기 좋은 법적 근거와 법의 허점을 찾아줘~”라고 챗gpt에게 부탁이라도 한 걸까요?
지리산사람들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경남도와 낙동강청을 대상으로 공익감사청구를 한 상태입니다.
*지하수 이야기- 2. 생수와 죽음의 문화에서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