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10-12(월)
 

지하수 그림.jpg

 

지하수의 형성

그림의 파란색과 갈색으로 일어날 수 있는 오해와는 달리, 지하수는 땅속의 동굴에 물이 차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하수는 바위 속의 자잘한 공극을 채우고 있는 물입니다. 개미도 살수 없는 아주 조그만 동굴에 채워져 있는 물이라고나 할까요.깊은 땅 속에는 암반의 모든 공극에 물이 가득 채워져 있는 장소가 있습니다. 이렇게 물로 포화된 상태의 지층을 ‘대수층’이라고 부릅니다. 이 대수층은 지형과 어느정도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어서, 산 아래의 대수층은 산의 모양으로 살짝 솟아 있습니다. 지표면에 있는 물과는 달리, 지하수는 암석의 조그만 결정 사이사이로 흐르기 때문에, 이동 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바위들도 성질이 저마다 달라서, 공극이 거의 없어서 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바위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하에서는 물이 욕조나 바다처럼 완전히 평평하게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좀 더 높은 곳에 위치한 대수층의 압력 때문에 강물보다 높은 지표면에서 샘물이 솟아오르게 됩니다. 

 

대수층은 사막에도 존재합니다. 다만 아주 깊은 곳에 있을 뿐이죠. 이 대수층을 발견해서 개발하면, 사막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땅속 깊은 곳의 저수지인 셈입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 사막이기에 오래전부터 화석수로 농사를 지어왔어요.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깊은 뿌리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캘리포니아 화석수도 지나친 채수로 인해 고갈 현상이 나타난지가 꽤 되었습니다.

 

지리산에는 지하수가 얼마나 있고, 얼마만큼 쓸 수 있을까요? 지금 지하수가 충분할까요? 전문가들은 이것을 알아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지질학 조사를 하고, 땅에 구멍을 뚫어야 하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대수층의 깊이와 지하수의 전체 부존량을 알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자유대수층(비피압대수층)의 높이를 알기는 매우 쉽습니다. 근처 강물의 수위와 같기 때문입니다.

 

지하수는 샘물과 강물의 지속적인 공급원입니다. 비가 온 지 한참 되었는데도 계곡과 강에 계속해서 물이 흘러가는 것은 지하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상류에 댐이나 보가 만들어진 것도 아닌데, 몇 년 전부터 강물이 줄어들어 수위가 내려갔다면, 이것은 지하수가 줄어들었다는 증거입니다. 수백년간 일정한 양의 물이 저절로 솟아나온 마을의 참샘이 마르는 것도 지하수 고갈의 지표입니다. 이때 고갈이란, 대수층이라는 컵이 완전히 비워졌다는 뜻이 아니라, 수천년간 유지되어 오던 눈금 아래로 내려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지표면과 가까운 얕은 관정(자유대수층 우물)을 이용하고 있는 주민의 살림살이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눈뜨고 코베인

오래된 산골 마을들은 산의 압력에 의해 지하수가 저절로 땅위로 솟아오르는 참샘(피압대수층과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음) 주위로 형성되었습니다.  ㈜지리산산청샘물과 LK샘물이 위치한 삼장면 덕교마을의 참샘은 몇 년 전부터 전혀 물이 나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덕교와 상류의 마을에서는 가정용, 농업용 관정에 물이 나오지 않거나 흙탕물이 나오고, 계곡물이 말라서 생활용수가 없어지는 등 지하수 고갈로 주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습니다.

 

삼장 주민 장씨의 아내는 생수공장에 취직해서 일하고 있었는데, 공장의 관정에서 물이 나오지 않아 집에 일찍 돌아오는 날이면 자택의 관정에서 흙탕물이 나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못하고, 생수공장에서 퇴사한 후에야 말할 수 있었습니다. 장씨 뿐 아니라, 여러 주민들의 가정용, 농업용 관정에서 흙탕물이 나와서 세탁기와 펌프 모터가 파손되었습니다.

 

생수공장과 환경영향조사 업체는 “마을의 지하수고갈과 생수공장의 취수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산청샘물의 관정은 깊이 300미터의 심층 암반수이고, 마을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은 깊어봤자 70~100m 밖에 되지 않는 표층수이기 때문에, 다른 물이라는 것이죠.  실제로 3일 간 생수공장에서 상당량을 취수하면서 동시에 주민 관정 4곳의 수위 변화를 살폈을 때, 별다른 변화가 없더라는 검사 결과가 있습니다. 

 생수공장의 주장은 지하 100m와 300m사이 어딘가에 불투수층이 폭넓게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가정은 검사에 의해 증명된 것처럼 보이죠. 과연 그럴까요?

 

검사 과정에서, ㈜지리산산청샘물은 주민 장씨의 집을 찾아와 영향을 조사 하기 위해 카메라 검층을 하겠다고 크레인으로 무리하게 펌프 모터를 빼내었고, 그 과정에서 관정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관이 파손되었기 때문에 흙탕물이 쏟아져 나와 제대로 된 검사가 불가능해졌습니다. 산청샘물은 주민 관정 파손에 대한 피해보상조차 하지 않았고, 검사결과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고 하며, 지하수증량반대운동을 하는 주민 4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혐의없음 처리가 되었지만, 장씨의 관정은 부서진 채 그대로 있습니다. 정말로 영향이 나타난 관정 1곳은 증거 인멸이 된 것이죠.

 

*지리산 지하수 이야기 5 - 보이지 않는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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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일어나는 일 (지리산 지하수 이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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