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서른아홉 번째 304 낭독회>를 다녀와서
<오늘은 여전히 4월 16일입니다>
세월호 침몰 4,428째 4월 16일이 지난 5월 30일 구례 책방 로파이에서 139회 304 낭독회가 있었다. 로파이 마루에 앉은 사람들 곁에 김태선 평론가가 내어준 자리에 앉아 낭독회를 기다렸다. 노란 천 위의 검은 세월호 리본이 앵두나무 아래 오월 바람에 무심코 펄럭였다.
오후 4시 16분, 김태선 평론가 사회로 낭독회가 시작되었다.
“304 낭독회는 우리가 함께 모여 만드는 시간으로 이 시간이 떠난 이와 떠난 이를 잇고, 떠난 이와 남은 이를 잇고 남은 이와 남은 이를 잇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사회적 참사와 안전을, 그리고 사람을 생각하는 서로의 목소리가 공명하여 더 크고 넓게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지금 서 있는 시간으로부터 더 먼 시간까지 함께 읽고, 쓰고 행동하겠습니다.”
이어서 유현아 시인 시, 「그늘 옮기기」, 세월호 유품 시를 쓰고 있다는 송기역 시인의 시 「제비가 돌아왔다」, 김정규 님이 읊는 시 김현 시인의 「뷰티플 스트레인저」, 박진수 사회학자의 편지 「이름을 알지 못하는 누나에게」 , 이소연 시인 시 「개미의 몸을 빌려 占치다」 낭송이 끝나고 책방 로파이에서 꼭 한번 304 낭독회를 하고 싶었다는 시인보다 더 시인인 방성원 님이 김창완 작시 작곡 「노란 리본」을 노래하며 사회자와 다 같이 읽는 글을 끝으로 낭독회 막을 내렸다.
난 되도록 슬픈 곳에 가기를 꺼린다. 다시 직면하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다. 직업상 병에 관련 영화는 잘 보지 않는다. 5·18광주를 바로 눈앞에서 겪은 나로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그 5·18 광주, 영화 <꽃잎>은 몇십 년이 지난 어느 밤 TV에서 보았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던 날, 야간근무였다. TV로 사건을 접한 늦은 밤 헌혈을 위해 사람들이 병원 응급실로 줄을 이었다. 난생처음 헌혈한 피를 모으는 작업을 했다. 그 밤은 무너진 건물과 그 속에 갇힌 사람들과 구조된 사람들과 구조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무너져 내리는 마음이 함께 힘을 모았다. 그리고 세월호가 침몰하던 그 바다는, 우리가 제주도로 향하던 뱃길, 세월호에 탄 아이들과 선생님들처럼 직장에서 단합대회 가던 길이라 세월호 참사는 특별하게 더 기억에 남아있다.
낭독회 중 어디서 날아왔을까? 하얀 나비 한 마리가 우리 곁을 맴돌았다. 마루로 너울너울 벽에 붙은 글에 붙어 너울대다 담쪽으로 사라져갔다. 세월호를 타고 바다로 간 아이들 영혼이 찾아온 듯 우리는 하얀 나비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기울면서 바다로 침몰하던 시각에 외치던 아이의 목소리가 찾아와 곁에 한참을 머물다 간다.


“반쯤 잠겼는데, 바다밖에 안 보여, 나 살고 싶어요. 리얼리! 배가 기울었어요. 물이 다 찼어요. 코드블루 레드! 나 무서워 살고 싶어, 나는 꿈이 있는데, 하고 싶은 게 많은데,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왓캔아이두! 내가 지금 탄 세월호, 이런 길 속에 묻혀, 우리가 출발 예정 시간은 6시 30분, 우리가 출발한 시간은 8시, 지금 배는 85도, 머릿속 온도는 100도”
이 아이가 남긴 말에 아직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이후 계속되는 대참사 앞에서 할 말을 잃는다. 솔직히 더 많은 글을 쓸 자신이 없다. 할 수 있다면 304 낭독회를 기억하면서 구례에서 다음 304 낭독회가 열리기를 희망하며,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로파이에서 함께 한 139회 304 낭독회 <<함께 읽는 글>> 과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글을 맺는다.
<<함께 읽는 글>>
사회자 오늘은 4월 16일입니다.
다 같이 4428번째 4월 16일입니다.
사회자 이렇게 모여, 우리는 사람으로 돌아가는 꿈을 꿉니다.
다 같이 목숨이 삶으로, 무덤이 세상으로, 침묵이 진실로 돌아가는 꿈을 꿉니다.
사회자 이렇게 모여, 우리는 사람의 말을 이어갑니다.
다 같이 떠오르도록, 떠오를 수 있도록, 사람이 사람에게, 사람의 말을 이어갑니다.
사회자 이유를 알고, 책임을 묻고, 참사가 반복되는 걸 막아야 합니다.
다 같이 세월호 미수습자 모두의 귀환을 염원합니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합니다.
모두의 이름으로 명령합니다.
사회자 함께 대답을 들어야 합니다.
다 같이 그때까지 멈추지 않겠습니다.
사회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닙니다
다 같이 끝날 때까지 끝내지 않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