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의 계율
오늘, 잠을 자다가 새벽 1시경에 깼는데 갑자기 발등에 통증이 심한 것을 느꼈습니다. 꿈을 꾸고 깬 것도 아니고 무엇에 물린 것도 아니고 그냥 자다가 일어난 건데 아마도 통증 때문에 깬 것 같았습니다. 화장실을 가는데 절뚝거리며 겨우 걸을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발이 부은 것도 아니고 타박이나 외상도 없는데 너무 통증이 심한 겁니다. 원인을 알 수 없고 너무 이상해서 AI에 증세를 소상히 말하며 물어보니 근육염증이나 피로골절일 것이라는 예측을 하더군요. 처음 듣는 질환이었어요. 어제 한동안 못한 일들을 오전, 오후에 걸쳐 하루 종일 좀 심하게 했는데 그것이 원인일 거라는 답변이었습니다. 아무런 외상이 없어도 자신의 육체적 한계에 오면 피로 자체로 근육염증이나 가벼운 골절상을 입게 되는데 이것을 ‘피로골절’이라고 하더군요. 상처도 없고 붓기도 없는데 통증이 심한 겁니다. AI는 정형외과에 가서 정확히 진단을 받으라고 권하는군요. 아무렇지도 않던 멀쩡한 사람이 자다가 일어나 갑자기 통증으로 걷지 못 하니 너무 황당하더군요. 그동안 하루의 일과를 짜면서 오전이건 오후건 2시간 이상 바깥일을 하지 않으려 생각했고 그렇게 해왔는데 스스로 결정을 어긴 탓이기도 했습니다.
세상살이를 하면서 사람들은 나름대로 해야 할 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스스로 생각하며 정해 놓고 사는 경우가 많지요. 그것을 매우 엄격하게 지키시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세상의 불의에는 분노하면서 자신의 불의에는 너그러운 편이지요. 종교나 비종교를 떠나 이런저런 계율은 많지만, 저는 힌두의 계율 중 니야마(자기완성을 위한 도덕율)의 산토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것은 한마디로 말하면 ‘만족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데 금수저로 태어났든 흑수저로 태어났든, 또는 살아오는 과정에서 자신의 노력에 대한 결과와는 관계없이,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계율입니다. 이것은 그 상황에 대한 포기와 위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적인 생명력에 대한 긍정성을 말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말이야 쉽지, 실제 삶에서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요. 출가 수행자도 아니고 가정을 꾸리며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일이겠지요. 하지만 반드시 실천하고 이루어야 한다는 것보다는 사는 동안 이런저런 상처를 입거나 치유하면서도 어쨌든 크게는 어딴 상황에서라도 ‘삶의 만족’이라는 그 방향으로 흘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