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참나무 수공에 둥지를 만든 올빼미
함양 상림이나, 하동 취간림, 광릉 수목원 등 오래된 나무가 있는 공원을 가보면 원앙, 까막딱다구리, 올빼미, 솔부엉이가 나무속에 둥지를 만들어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까막딱다구리가 만든 둥지를 원앙이 이용하기도 하고, 올빼미 종류가 이용하기도 합니다. 예전에 황새도 논 주변 도로가에 있는 고목 위에 둥지를 만들었지만, 지금은 그런 나무를 찾기가 어려워 인공 탑을 만들어 둥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오래된, 늙은 나무는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고목, 늙은 나무가 있는 숲은 많은 생명을 품습니다. 나무가 나이가 들며, 가지가 부러지거나, 작은 틈새가 생겨서 거기로 물이 들어가 썩게 되고, 이때에 구멍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수공’이라 부릅니다. 이런 수공들은 올빼미, 부엉이, 원앙, 비오리, 호반새와 찌르레기 등 다양한 새들과 하늘다람쥐와 같은 작은 생명들의 집이 되어줍니다. 나무는 씨앗이었을 때는 새들과 많은 동물들의 도움을 받아 자라났지만, 다 자라서는 다시 생명들에게 다시 먹이를 제공해 주고,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서로 돌보는 숲의 공동체입니다. 딱다구리는 나무속에 있는 딱정벌레 애벌레를 잡아먹어 나무가 너무 많은 애벌레로 인한 피해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나무는 자신의 몸에 구멍을 내고 살아가는 딱다구리와의 공생을 선택한 것입니다. 딱다구리는 먹이와 집을 얻고, 나무는 자신의 몸에 있는 애벌레의 숫자를 조절하여 자신을 건강하게 만듭니다. 나무와 식물들은 씨앗을 멀리 퍼트리기 위해 씨앗에 달콤한 과육을 덮어 다른 생명들이 배를 채울 수 있게 하였고, 소화되지 않고 남은 씨앗은 거름이 풍부한 똥 속에서 다시 자라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생명들과 숲은 서로 돕고, 보듬으며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늙은 숲은 진정으로 아름답고 생명다양성이 풍부한 숲입니다. 자본의 가치, 돈의 가치로 판단할 수 없는 그런 숲...
하지만 실제 우리 주변에서 늙은 나무가 있는 숲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40년 된 숲도 귀한 우리의 숲을 보고 숲이 늙었다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100년을 사는 우리는 40이면 늙었다 말하지 않습니다. 나무는 사람과 달리 1000년까지 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당산나무가 400년 이상은 되었다는 것을 보면, 40년은 청년기에나 들어갈 수 있을까요?
▲ 나무 수공속에 둥지를 만든 솔부엉이
우리 숲의 미래를 생각해 봅니다. 많은 생명들이 늙은 나무의 돌봄 속에서 살아가고, 또 돌봄을 받던 생명들이 다른 나무들을 돌보면서 살아가는 생명의 숲, 생명을 키워내는 숲, 우리의 숲이 그렇게 자라나길, 그런 숲으로 나아가길 희망해 봅니다.
이 기사는 <봉성신문>에도 함께 싣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