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중별천(壺中別天)
최치원
호중별천(壺中別天)
- 최치원
동방 나라 화개동은
항아리 속의 별천지라네
선인이 옥 베개를 권하니
이 몸과 이 세상이 문득 천년이라
봄이 오니 꽃이 땅에 가득하고
가을이 가니 하늘에 낙엽 흩날리네
지극한 도는 문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이는 눈앞에 있었다네.
자연에 흥취 있다고 말들 하지만
어느 누가 이 기미를 알겠는가
무심히 달빛을 쳐다보며
묵묵히 앉아서 돌아가는 것도 잊어버리네
천지의 비밀을 말해 어찌 혀를 수고롭게 하겠는가.
강물이 맑으니 달그림자 비추네
장풍은 수많은 골짜기에서 일어나니
붉은 잎 가을 산과 하늘이라네.
東國花開洞 壺中別有天 仙人推玉枕 身世欻千年 春來花滿地 秋去葉飛天 至道離文字 元來是目前
擬說林泉興 何人識此機 無心見月色 默默坐忘歸 密旨何勞舌 江澄月影通 長風生萬壑 赤葉秋山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