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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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어쩌다 하는 것은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직업이라면?

책 제목을 보고 잠시 망설였다.

바닥 닦기를 싫어하는 내게 이 책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책이 재밌고 바닥 닦는 일이 큰 의미가 있다해도 그게 과연 나와는?

그녀는 이제 이 세상에 없지만 적어도 나, 한사람에게 큰 깨우침을 주었다.

그녀는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잘못된 제도와 정치로 인해 고통받는 지구인의 고통에 동참했다.

지은이 마이아 에켈뢰브는 1918년 스웨덴에서 태어났다.

1940년에, 그러니까22살에 굴착기 작업자 와 결혼하여 5남매를 두었지만 1957년에 이혼했다.

결혼생활은 17년 이었고 그동안 아이를 5명 났으니 3년에 한명씩 난 셈이다.

그녀는 6년 초등과정을 마쳤지만 야간학교에 다니며 향학열을 붙태웠다.

독일어로 된 책을 읽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와 했고, 외국어를 틈틈이 공부했다.

"점점 더 나는 다른 언어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페르 베스트 베리의 "엔슈트와 밈미"를 읽었을 때 독일어를 할 줄 몰라서 너무 슬펐다. P152

 

이혼하기 몇년전부터의 일기지만 남편에 대한 얘기는 없다.

아이들의 이야기와 적은 월급에 대한 걱정은 틈틈이 있지만 그보다 더 큰 걱정은

지구 다른 곳에서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한 것이다.

지구위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젊은이에 대한 근심으로 가득차 있다.

그녀의 일기 처음에 '1953년 한국 위기'라는 제목으로 시작해 깜짝 놀랐다.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의 도움과 기도로 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 순간이다.

"출근할 때 나는 다섯 아이 모두 겨울 옷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나는 한 손에 펜을 쥔 채 앉아 있지만 종이에는 아무것도 적지 못하고 있다.

마음은 한국에 가 있다. 한 철이 지나면 그곳에는 얼마나 많은 재킷이 필요할까?

마침내 나는 재빨리 "바지 한 벌과 재킷 한 벌"이라고 적는다.

나는 온통 한국 생각뿐이다. "(p14)

 

이런 식으로 그녀는 온통 세상사에 깊은 관심과 공감과 연민으로 가득하다.

그녀의 일기에는 전쟁이 벌어지고 어려움에 처한 모든 나라의 이야기와 그에 대한 근심으로 가득하다.

"지금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와 평온한 자본주의 나라에서는 바람에 많은 속삭임이 실려있다.....

모든 시간은 상처를 준다는 말이 라디오에서 방금 나왔다. 이는 진실이다.

얼마나 많은 상처를 입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살 힘이 우리에게 있는 것일까.

게릴라 병력은 지금 사이공에서 1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대규모 공격에 대비한 상태로-게릴라 병사들이 성공하기를.

미국인들을 자기 나라로 돌려보낼 수 있기를(양쪽 병사 모두 불쌍하다)."((p139)

 

그런 그녀의 기쁨과 도피처는 독서다.

"도대체 어떻게 견뎌야 하는 것일까 - 나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 읽고 있는 책이 있는 한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다음은.....그런 다음은..... 막심 고리키의 '나의 대학'을 방금 읽었다. 이제 오늘 읽을 책이 없다 - 이 삶에서 견딜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있음을 아는 일이다. 고통과 절멸 앞에서의 같은 공포, 같은 무의미를 경험한. 그때는 혼자가 아니다. 문학 덕분에. 세계영혼...(p153)

 

'청소부로 산다는 것'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제길, 만일 대부분의 사람이 직업을 청소부로 상상한다면 그렇게 말할 것이다. 저 말은 기분이 나쁘다. 먼지와 더러운 구정물 냄새가 느껴지다시피 한다. 아픈 허리와 튼 손도 생각한다. 이 일은 저임금 직업군에 속한다. 아마도 온갖 힘든 작업은 다 할 것이다. 청소부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너무 고된 일이라 누구라도 끝낼 수가 없다..... . 건강해야 한다. 온몸이 부서진다(닮아빠진 허리와 부어터진 손, 아픈 무릎의 대가는 누가 치를까?)-생략-만일 모든 것이 깨끗하게 유지되지 않는다면 황폐해진다. 환경미화원들이 일주일 동안 파업했을 때 뉴욕의 모습이 어떨지 생각해보라.아무도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다면 도시는 이내 파괴된다."p137

 

그녀는 틈틈이 신문에 독자투고를 한다.

열심히 읽고 쓰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 오래 전에 본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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