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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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김훈이고 이책의 주인공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안중근이다.

그러나 우리가 안중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손가락 잘라 맹세한 이야기'나 그 어머니의 뚝심있는 편지와 같은 유명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제목 '하얼빈'은 안중근이 '이토히루부미'를 저격한 장소다.

소설이라기 보다 다큐에 가까울 정도로 사건 중심적이지만, 매 순간 등장인물들이 느꼈을 감정은 누구나 알 수 없기에 작가의 몫이다.

그런 감정을 얼마나 더 실제인물의 감정과 이입했고, 독자들 역시 그것에 공감했느냐가 소설의 맛일게다.

나에게 이 책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저자 김훈이 왜 이책을 썼으며 어떻게 썼는지에 대한 부분인 '저자의 말'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그가 읽은 기록들과 한 작가가 한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 고군분투하는지가 책의 내용을 제외한 부분에 나온다. 내게는 이 부분이 더 재미있다.

또한 내용의 특이점은 신앙에 대한 부분이다.

천주교 신자였던 안중근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저자의 안목으로 적어낸 부분이다.

내가 오랫동안 몸 담았던 전민동 성당의 주임신부님이셨던 정재돈 신부님은 안중근 도마의 신봉자였다.

전민동 성당의 주보성인은 도마 사도였는데 안중근의 세례명도 도마였다.

정재돈 신부님은 성도마 사도보다 안중근 도마를 섬겼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안중근에 대한 존경심과 사랑, 그리고 그에 대한 연구도 활발했다.

덕분에 신자들은 안중근에 대한 정보와 신앙에 자주 접할 수 있었다.

이 책에도 안중근의 신앙과 신앙인으로서 살인을 저지른 자에 대한 교회의 입장에 대해 저자로서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당시, 일본이 지배하고 있던 나라의 외국인 주교 뮈델은 안중근에게 고백성사를 해준 신부 빌렘에게 자격 정지 2년을 선고했다.

이후, 1993년 김수환 추기경은 안중근에 대한 천주교의 태도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12월 안중근을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영화 '영웅'이 개봉됐다.

누가 볼지 의문이 들지만 어쨌든 진정한 민족의 영웅에 대한 영화는 자꾸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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