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4-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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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생태 검색결과

  • [애벌레의추적자학교] 진흙목욕을 하고 싶은 멧돼지.
    진흙목욕을 하고 싶은 멧돼지. 24년 2월 초, 엄청나게 내린 눈을 뚫고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산에 올랐습니다. 임도를 따라 올라가며 먼저 간 사람의 발자국도, 쥐를 쫒아간 족제비 발자국도 보면서 말이죠. 능선까지 갔었고, 눈으로 덮여 잘 보이지도 않는 등산로를 내려오는 길이였습니다. 눈의 무게에 조릿대가 길을 덮어 더디게 진행하는데, 저 앞쪽으로 퍼런 조릿대 무덤이 보이는 겁니다. 순간 머리가 쮸뼛 서며, 뒤 바지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찍으려는 찰라 왼쪽으로 돼지 한 마리가 튑니다. 무의식중에 터져 나오는 상투적인 탄성과 함께 아래로 튀는 멧돼지를 따라 찍고 있는데,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다시 한 마리가 튀어 나갑니다. 이들의 소리가 멀어지고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쳐다봤어요. 크기는 한 100근(60킬로) 정도 나가는 돼지 두 마리가 조릿대 속에 있다가 저의 인기척에 놀라 도망간 거였어요. 모르긴 해도 조릿대를 꺽어 앞으로 낳을 새끼들을 위해 산실(새끼를 낳고 일주일 정도 키울 요량으로 만든 집)을 만든 자매 멧돼지였나 봅니다. 일단 다가가 관찰하며 사진을 찍었어요. 하얗게 덮인 눈 속에 퍼런 조릿대가 무덤의 봉분처럼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야생동물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이 봤다면 그저 무심코 지나칠 일이나, 여러번 봐왔던 터라 한눈에 멧돼지 산실이 눈에 들어온 겁니다. 둥지를 헤쳐 내부도 보고 싶었으나 출산을 앞둔 예비 어미 멧돼지들에게 미안하기도 해서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났어요. 그러면서 바로 드는 생각이, 여기에 무인센서카메라를 설치하러 와야겠다 였어요. 이중 한 마리가 드나들면서 출산을 할 것이고 곧 새끼들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앞선 거지요. 산실을 본 반가움과 바로 내려와야 하는 아쉬움이 공존하는 순간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 자리는 가보지 못했어요. (사진1. 멧돼지가 두 마리가 튀어나갔던 조릿대로 만든 산실) 어려서 동네 잔치에 돼지를 잡으면 오줌보에 바람을 넣어 차고 놀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을 이발소에 가면 큰 어미돼지가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커다란 액자도 붙어 있었구요. 오래전이라 액자 속의 새끼들이 정확하진 않아도 열 마리가 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집에서 키우는 돼지는 거의 열 마리 정도 새끼를 낳는다 치고, 숲에 있는 멧돼지도 새끼가 많지만 집돼지보단 적게 낳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생존을 위해 목숨 걸고 먹이를 찾는 멧돼지보다는 사람의 보살핌 속에 먹이 걱정 없는 집돼지의 새끼가 더 많을 거라는 건 다들 이해 하실겁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돼지를 잡으면 젖꼭지를 세게 되는데, 눈앞에 보이는데도 정확하게 셀 수가 없는 겁니다. 뒷다리 쪽으로는 톡 튀어나온게 정확하나, 가슴쪽에 있는 건 거의 형태만 있지 제 구실을 할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희미하거든요(가짜 젖꼭지). 언제 한번은 대략 7쌍(14개) 정도로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집돼지는 야생의 멧돼지를 가축화 시켰기에 서로 교배가 가능하니 젖꼭지 수도 같아야겠으나 야생의 혹독함을 겪으며 집돼지보다 새끼의 수도 줄었으니 젖꼭지도 줄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집돼지와는 달리 멧돼지는 산실에서 일주일 정도 키운 뒤 거의 밖에서 생활을 합니다. 자연스럽게 약한 새끼들은 도태되거나 천적에게 먹히겠지요. 물론 안락하진 않으나 사람의 관리를 받으며 크는 집돼지에 비해 태어나자마자 혹독한 자연에 맞서야하는 멧돼지니의 입장에서는 강한 자들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이 맞겠지 싶습니다. 살아남은 새끼들은 암컷들이 공동육아를 하며 야생에서 남는 법을 배우겠지요. 산에서 조사를 하다보면 밭을 갈아놓은 것처럼 낙엽이나 흙을 긁어놓은 것을 보게 되는데, 이는 멧돼지가 먹이를 찾아 주둥이(코)로 밀고 다닌 흔적입니다. 땅속에 있는 지렁이나 벌레 등을 닥치는 대로 먹고, 밤이나 도토리를 찾아 먹기도 합니다. 몇 년 전 산 아래 밭에 고구마를 세 고랑 놓았는데, 아침에 산책 다녀온 집사람이 고구마 고랑이 다 뒤집어져 있대서 가보니 멧돼지 짓이더라구요. 딱 고구마 밑이 들 때를 기다려 그렇게 다 먹어치운 거죠. 가끔 칡을 파먹은 흔적도 보이는데, 고구마처럼 녹말 성분을 좋아해서입니다. 식물성이 기본이지만 닥치는 대로 뱀까지 먹는 잡식인 멧돼지는 논에 들어가 분탕질을 하기도 하고, 과수원의 사과를 따먹기도 해서 농사꾼에게는 최고의 미운털이 박힌 동물이기도 하지요. (사진2, 고구마밭을 파헤친 흔적)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어요. 조사를 하다 임도로 떨어졌는데 저쪽에서 인기척이 나 가보니 올무에 걸려 발버둥치는 멧돼지가 있더라구요. 얼마나 벗어나려 애를 썼는지 올무 반경의 흙이 밭을 갈아놓은것첨 보였습니다. 무조건 앞으로만 향하는 야생동물의 습성이 상악골(코와 붙어있는 윗니)에 걸린 와이어가 더 조여오며 빠져나갈 수 없는 구조인거지요. 그때 드는 생각이, 이걸 지자체에 신고를 하나 아니면 그냥 내버려 두고 제 갈길을 가나였어요. 신고를 하면 예전엔 마취를 시켜 올무를 제거한 다음 다시 자연으로 돌려 보냈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거든요. 2019년부터 발생한 ASF(아프리카 돼지열병)가 확산되고 있는 요즘은 엽사를 보내 무조건 사살하고 샘플(양성반응이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뽑는 피) 채취하고 끌고 내려오던지 아니면 석회뿌리고 묻어버리는 식입니다. 그대로 두고 오면 올무를 놨던 사람이 와서 어떻게든 요리를 하겠지요. 제가 어떻게 했냐구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지리산둘레길 인월 금계 구간에 전라북도 남원 산내를 넘어 경상남도 함양 마천의 경계에 등구재가 있습니다. 마천의 창원마을쪽 등구재 바로 아래 조그마한 소류지가 하나 있습니다. 전에 소류지 주변에서 멧돼지가 풀을 뜯어 만든 산실도 본적이 있는 터라, 기다렸다가 멧돼지를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었어요. 쌀쌀했으나 소류지 뚝방에 메트리스를 깔고 납작 엎드려 건너편 물이 내려오는 곳을 응시하고 있었답니다. 한참을 기다렸어요, 돼지가 갑자기 보이는 겁니다. 하도 오래 엎드려 앞만 보고 있었더니 잠시 놓쳤던 거겠지요. 돼지가 천천히 나타나는데 해도 넘어갔고, 앞을 가린 나뭇가지로 시야는 안좋았으나 셔터를 눌렀습니다. 이쪽을 한번 쳐다보고는 느긋하게 자리를 뜨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머리와 등을 제외한 몸에 물이 묻어 있더라구요. 돼지는 사람처럼 피부로 열을 발산하는 구조가 아니라 열을 식히는 방법으로 진흙목욕을 선호합니다. 충청도 어느 산에는 봉분이 죄다 패여 있는 겁니다. 비가오면 돼지가 위에서 목욕을 하고 벌건 황토를 주변 소나무 여러 군데에 묻혀서 이동한 동선이 보일정도로 말이지요. 우리가 티비에서 보는 고라니나 담비, 멧돼지는 멋짐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떤 이유에서건 죽게 되면 털속에 가려 보이지 않던 진드기들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지요. 체온이 식어 숙주로서 역할을 못하게 되니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야 하거든요. 멧돼지가 진흙목욕을 하는 이유는 더워서도 있지만 몸에 붙어있는 진드기 영향도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흐르는 시냇가에 들어가는 것보다 물이 고여 자작한 진흙을 선호하지요. 뒹굴며 체온을 식힘과 동시에 몸에 흙이 달라붙게 만드는 겁니다. 어느정도 굳어지면 주변에서 송진이 베어나오는 나무를 찾아요.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이라 부르는 일본잎갈나무 등. 튀어나온 엄니(송곳니)로 상처를 낸 다음 송진이 흘러나오면 거기에 몸을 문지르는 겁니다. 가려운 곳 순으로 긁어대것지요. 이렇듯 몸을 비비는 나무를 멧돼지 베개목, 또는 비빔목이라 불러요. 멧돼지 물통(진흙목욕을 한 곳) 주변에는 대개가 비빔목이 있답니다. 어떤 나무는 얼마나 비벼댔는지 빙 둘레 수피가 다 벗겨져 죽어가는 나무가 있을 정도입니다. 송진의 테르펜 성분이 항균작용을 하는걸 아는 모양입니다. (사진3, 멧돼지 물통과 비빔목-흙탕물이 있는 걸로 보아 목욕한지 얼마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강릉 산불이 있었던 곳에 조사를 갔을 때 일입니다. 다 타서 시커멓게 줄기만 앙상하게 남은 소나무 숲에 멧돼지가 쉬거나 잠을 잔 흔적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하층식생이 다 타고 없는 곳에 쉼터 자리에만 주름조개풀이 보이는 겁니다. 숲 가장자리에 사는 주름조개풀의 끈끈한 열매가 멧돼지 털에 붙어 거기까지 이동한 것이죠. (사진4, 인천의 국립생물자원관 생생채움관에 멧돼지 산실을 설치하고 있다) 이땅에 맹수가 사라지고 그나마 남은 몇 안되는 야생동물들은 거의가 법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중 멧돼지는 사람 말구는 천적이 없을 정도로 생태계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죠. 그러나 농사꾼들에게 눈에 가시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파로 파리목숨이 되어버린 현실입니다. 고기가 귀한 시절에는 훌륭한 단백질원이였으며, 농사꾼에겐 홀대받을 지언정 알아주는 이 적어도 묵묵히 숲을 가꾸는데 일조한 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파를 막기위해 설치한 펜스로 의도치않게 다른 야생동물의 통행까지 막아 민폐를 끼치게 된 멧돼지. 멧돼지가 사라진 숲을 생각해 보세요. 유해조수라 없어진다면 마냥 좋기만 할 것 같나요? 자동차에서 볼트 하나 빠졌다고 크게 표가 나는 건 아니지만, 그로 인해 나중엔 차가 설 수도 있다는거까지 내다보며 볼트를 채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해집니다. - 추적자 학교 하정옥 / 글.사진 추적자학교 하정옥
    • 자연생태
    2025-04-01
  • [정환의섬진강탐조] 모든 것을 품어주는 지리산과 섬진강
    ▲ 섬진강을 찾아온 가창오리의 모습. 생명들의 터전인 산과 강, 자연은 모든 것을 차별 없이 품어줍니다. 어쩌면 차별은 인류만 가지고 있는 특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약육강식, 강자만 자연에서 살아남는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실제 관찰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맹급류나 육식성 생명은 종 분류상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하지만 맹급류가 하늘을 지배하고 있는가 하고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무리지어 다니는 새들은 어쩔때는 맹급류도 무서워서 도망치게 만들곤 합니다. 호랑이도 다 자란 멧돼지를 잘못 건드리면 죽을수도 있다고 하니 강자가 늘 이긴다는 법칙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서로 뭉치고 연대하는 것이 더 강하고 힘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뭉쳐있는 단위가 또 다른 권력이나 힘, 강자가 되는 것 아니냐 한다면 뭐라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연은 결과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 하면서 살아갑니다. 자연에서는 모든 것이 불규칙하고 비선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자연은 곡선이지만 인간만이 직선을 만들어 냅니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직선을 말하는 것이 아닌 곡선의 미를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합니다. ▲ 수달이 동자개를 먹고 있습니다. 가시가 있어서 먹기가 까다로운지 한참을 실강이를 벌였습니다. ▲ 마당을 나온 거위가 큰기러기와 함께 다니고 있습니다. 덩치가 더 큰고 색이 다르지만 친구가 되었습니다. ▲ 앞에 있는 친구가 큰기러기 그 뒤가 거위입니다. 위에 있는 친구는 큰고니입니다. 작년 겨울부터 보이던 ‘마당을 나온 거위’는 큰기러기와 친구가 되어서 함께 다니고 있습니다. 큰기러기는 1월부터 30마리 이상이 찾아와서 섬진강 일대에서 겨울을 나고 있었는데 그 중 한 마리가 ‘마당을 나온 거위’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요즘보면 항상 2마리가 함께 다니고 있습니다. 다른 무리는 날 수가 있어서 먹이를 먹으러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지만 친구인 거위가 날지를 못하니까 본인도 날아가지 않고 함께 있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다 자신의 무리가 돌아오면 거위를 데리고 무리에 합류해서 함께 다닙니다. 종 분류상 서로 가까운 관계이긴 합니다. 보통 거위가 흰색이어서 고니를 조상으로 알고 있는 분도 있는데 실제로는 ‘개리’가 거위의 조상입니다. 개리는 기러기류에 속합니다. 그렇지만 거위와 혼동되기 쉽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개리의 영어 이름도 ‘Swan Goose’입니다. ‘백조거위’인 것이죠. 그래서 개리는 먹이를 먹는 습성도 고니와 비슷하다 합니다. 이름의 유래를 알아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백조의 순우리말이 고니인데 고니인 이유는 곤~ 곤~ 하고 울어서 곤이>고니로 지어졌다 합니다. 보통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나오는 ‘백조’는 혹고니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고니의 이름만큼은 잘 지어준 것 같습니다. 곳곳에서 봄꽃 축제의 소식이 들리는게 봄이 오고는 있나 봅니다. 야생화가 피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습니다. 이제 철새들이 하나 둘 떠나겠지요. 외눈박이 말똥가리도 고향을 찾아 떠날것입니다. 2025년의 겨울을 기다리며 부디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가 꿈을 이루고 다시 섬진강으로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 외눈박이 말똥가리입니다. 2022년부터 관찰되고 있는데 왼쪽눈을 다쳤습니다. 3년간 계속해서 섬진강을 찾아오고 있습니다. 올 겨울에도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PS. 3월 10일 섬진강을 잠시 돌아봤는데 고니 한 마리가 혼자서 수면 위를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왜 혼자일까?’ 하고 쌍안경으로 보니 ‘마당을 나온 거위’였습니다. 이제 자연에 적응하였는지 수면위를 날아가는 정도는 할줄 아는가 봅니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깜박 속았습니다. 잘 살아갈 것 같아 기쁩니다. ▲ 수면위를 박차고 날아오르는 호사비오리, 물 위서서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물 위를 달려야 합니다. 땅에서는 치고로를 단단한 바닥이 있지만 수면은 그렇지 못해서 빠르게 달려야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 자연생태
    2025-03-11

문화예술 검색결과

  • 화엄매 소식을 보내네
    「섬진강 편지」 - 화엄매 소식을 보내네 지리산 산불 소식 때문일까, 이맘때면 자리다툼까지 하던 사진작가들도 많이 보이지 않고 꽃구경 나온 이들도 생각보다 많지 않아 화엄사 홍매 그늘이 훤하네. 언제나 꽃이 볼만하겠냐 물어오지만 요사이는 두서없는 날씨 탓에 꽃 피는 때를 예측하기가 어렵구만. 예년 같으면 진즉 피었을 3월 19일까지 한 송이도 피질 않아 애태우더니 3월 21일부터 20도를 넘는 날씨가 5일 계속되자 사흘 만에 꽃들이 한꺼번에 확 피었다네. 지난해에는 3월 8일에 피기 시작해서 만개까지 8일이 걸렸는데 올해는 단 3일 만에 확 피어버린 것이네. 그렇게 일시에 피다 보니 꽃빛도 꽃송이들도 탈모가 시작된 내 머리처럼 듬성듬성 휑한 것 같네. 화엄매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마을의 꽃들도 미친 듯이 피어나네. 하룻밤 사이에 윗집 모란이 피고 옆집 살구가 피고 아랫집 앵두가 피니 벌들이 과로사 하겠네. 두서없는 횡설수설 문장으로 읽어내기가 쉽지 않은 편지 같은 날들. 여드레째 지리산불은 오늘도 다 꺼지지 않고 지리산을 태우고 있네. 문명의 이기심이 불러온 이상기후 때문에 모든 생명들이 곤혹스러운 날들이네. 그나마 산불은 눈에 보이는 만큼 물로라도 끌 수 있다지만 보이지 않아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리 마음속 이는 천불은 어찌 끌 것인가!
    • 문화예술
    • 섬진강 편지
    2025-04-01
  • 고운사 깽깽이풀
    「섬진강 편지」 -고운사 깽깽이풀 사흘 연속 25도를 넘나드는 고온이 계속되더니 꽃들이 두서없이 일제히 피어난다. 마당 살구나무가 하루 만에 일제히 피었다. 숲의 꽃들도 천불이 인듯 피어난다. 가슴에만 천불이 이는게 아니었구나! 소식이 없어 애태우던 화엄사 홍매도 하룻사이에 붉게 피어났다. 섬진강변 숲에서 깽깽이풀 꽃을 보고 왔는데 경북 의성의 천년고찰 고운사가 전소되었다는 속보가 뜬다. 고운사는 딱 한 번 찾아갔지만 늘 지워지지 않는 절집이다. 깽깽이풀 꽃을 피워놓고 나를 불러주었던 곳이다. 야생화 포토포앰 『꽃앞에 무릎을 꿇다』 표지사진인 고운사 깽깽이풀 곳곳의 산불로 전국이 초비상 상태이다. 산청에서 시작된 지리산 산불도 벌써 엿새째인데 불길이 다 잡히지 않았다. 사진 속의 고운사 깽깽이풀 꽃에게 소원해 본다. 보우하사 어서 비를 내려 주시길!! -섬진강 / 김인호 #지리산산불 #고운사깽깽이풀 #의성산불 #고운사김인호
    • 문화예술
    • 섬진강 편지
    2025-03-27

기후위기 검색결과

  • 새만금 수라갯벌도 그대로, 지리산도 그대로!
    새만금 수라갯벌도 그대로, 지리산도 그대로! 오늘 3월 25일, 지리산사람들과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는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촉구하며 1144일째 천막에서 농성하는 친구들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내려고 전주에 다녀왔어요. 전날 정환, 아림, 삵 함께 모여 만든 '아주 멋진' 구호 팻말을 들고 전북지방환경청으로 갔답니다. (우리가 만든 팻말을 들고. 사진=지리산사람들.) 새만금신공항 철회촉구 천막농성은 2022년 2월 6일부터 주말을 뺀 날마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세종시에서 계속돼 왔어요. 곳곳에서 300명이 넘는 많은 분이 천막농성장 지킴이로 함께해 왔다고 해요. 지난 2월 25일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환경청이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전북지방환경청에 접수하면서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은 세종시 국토교통부·환경부 청사 앞에서 해 오던 천막농성장을 전북환경청 앞으로 옮겨 오게 되었답니다. 전북환경청이 평가서에 부동의한다면 새만금신공항 계획은 철회됩니다!!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새만금신공항 부지인 수라갯벌 반경 13km와 그 둘레엔 저어새, 황새, 흰발농게, 금개구리, 삵 등 법정보호종이 무려 64종이나 살고 있다고 해요. 다큐 <수라>를 보신 분들은 더 잘 아시겠지만, 수라갯벌은 수많은 야생동식물이 살아가는 새만금 만경수역의 마지막 갯벌이며 우리 지구의 소중한 일부입니다. 그뿐인가요? 계절마다 다양한 새가 찾아오는 철새들의 집이고, 동아시아-대양주 철새들이 잠시 쉬었다 가는 쉼터입니다. 특히 우리 지구에 5천~6천 명밖에 남지 않은 저어새의 90% 이상이 한반도에서 번식하는데, 수라갯벌엔 그들의 번식지가 세 곳이나 있고, 그 가운데 두 곳은 각각 8km, 10km 안에 있다고 합니다. 수라갯벌이 공항으로 사라진다면 이 소중한 생명들도 함께 사라질 거예요. 수라갯벌이 사라지면 우리도 사라질 거예요. 불타는 산과 들을 보세요. 사계절이 사라지는 한반도를 보세요. 먹을거리가 줄어들고 가뭄과 홍수가 잦아진 둘레를 보세요. 수라갯벌을 지키는 건 우리 목숨을 지키는 것과 같아요. 오늘 우리 지리산권 시민들이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촉구 천막농성장을 방문한 까닭을 아시겠지요? 지리산과 더불어 수라갯벌이 하나라는 걸 이야기하고, 뭇 생명과 함께하는 연대의 힘으로 생태학살을 막기 위해 부동의 촉구 기자회견에 함께했습니다. 지난 2월 12일 전북지방환경청이 남원시가 제출한 지리산산악열차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를 재검토(사실상 부동의) 결정한 데 이어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 역시 반드시 부동의 결정하길 바랍니다. 함께하는 일은, 참, 힘이 셉니다. 우리는 이런 시위가 때로는 지치고 때로는 '될까' 하는 물음으로 허전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여태껏 많은 생태학살을 막는 일엔 꼭 '연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그러니 힘을 보태 주세요. 목소리를 내 주세요. 왜 여전히 공항이 더 필요하냐고 물어 주세요. 놀고 싶다고요? 같이 놀아야지요. 자기만 비행기 타고 슝슝 놀러 다니며 편하게 지구를 망가뜨리는 게 어떻게 떳떳한가요? 왜 신공항을 짓겠다는 이들이 고개를 들고 다니나요? 이상해요. 그러니 다들 막아 주세요. 신공항도, 골프장도, 케이블카도, 무슨 무슨 막개발 모두 싫다고 해 주세요. 개발이 필요하다면 정말 필요한 곳에 알맞게 해야지요. 왜 갯벌을 없애고, 숲을 없애고, 동식물을 다 죽여서 짓겠다는 걸까요? 이상하잖아요. 그건 정말 끔찍하잖아요. 한 생명으로서 할 짓이 아니잖아요. 놀고 싶으면 함께 놀아야죠. 죽이면서 놀지는 말자고요. 수라갯벌을 그대로, 지리산을 그대로!
    • 기후위기
    2025-03-25
  • [기후+마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어떤 도시에서 살면 건강하게 잘 살 수 있을까요? 걷기 좋은 도시, 자전거 중심 도시, 공원녹지가 많은 도시에 사는 사람이 그러지 못한 도시에 사는 사람보다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걷기 편한 길이 많고 공원이나 녹지가 가까운 지역에 살면 신체 활동이 자연스럽게 늘고, 정신 건강도 좋아져 결국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흥미롭게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도시들의 특징은 생태 친화적인 도시의 특징과 잘 들어맞습니다.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도시가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주민들의 건강한 삶까지 보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지요. 대표적인 도시로 덴마크 코펜하겐, 독일 프라이부르크, 호주 멜버른을 꼽을 수 있습니다. 코펜하겐은 시민의 62%가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자전거 전용도로가 400km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로 손꼽힙니다. 자전거를 정기적으로 타는 사람들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30% 감소한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코펜하겐 사람들은 기대수명이 높고, 비만율은 10% 이하로 OECD 평균보다 매우 낮으며 천식·호흡기 질환 비율이 낮게 보고되었습니다. 프라이부르크는 도시의 90%가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 도로로 이어져 있기로 유명한데요, 특히 남쪽의 바우젠 지구는 자동차 없이도 생활이 가능한 곳으로 70%가 넘는 주민이 자가용 없이 생활하며 자전거를 주 이동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지구 외곽의 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 들어와야 한다고 해요. 또 40% 이상이 녹지 공간으로 공원과 커뮤니티 정원이 많아 주민들 사이 교류가 활발합니다. 프라이부르크 시민의 기대수명이 높고 당뇨병·고혈압 발병률이 독일 평균보다 낮은 까닭을 이해할 수 있겠지요? 멜버른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약 200만 그루 이상 나무를 심어 왔습니다. 도시 나무 심기 프로젝트라고 부르는데요, 가로수를 좀 많이 심는 정도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녹지 공간을 넓히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2040년까지 멜버른 곳곳에 나무 480만 그루를 심겠다고 합니다. 왜 그러냐고요? 기후변화로 인한 불볕더위와 도시 열섬 효과를 낮추고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가로수를 더 많이 심어 그늘을 만들고,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들며, 방치된 공터를 다양한 나무와 풀이 우거진 녹지 공간으로 바꿔 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도심 평균 기온이 감소하고 불볕더위 피해가 줄었으며 시민들의 건강 지표가 나아졌다고 합니다. 코펜하겐, 프라이부르크, 멜버른의 사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면서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 방법을 잘 보여줍니다. 게다가 해마다 심해지는 불볕더위와 홍수, 가뭄에 대비하려면 앞으로 우리가 어떤 도시를 만들어 가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화석 연료가 필요 없는 걷기 좋은 도시, 자전거 중심 도시, 생태계 다양성이 살아 있는 녹지가 많은 도시로 변해 가야 한다는 걸 말입니다. 그러한 도시는 인간의 건강에도 좋을 뿐 아니라 길고양이와 풀, 나무, 새, 곤충 모두의 삶에도 좋으며 기후재난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길가 나무 그늘도 물웅덩이도 공원이나 녹지도 없는 도시의 길고양이를 상상해 보세요. 무더운 여름에 사람들이 에어컨을 돌리는 동안 길고양이는 어디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을까요? 작은 생명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도시에서는 인간도 건강할 수 있겠지요. (가로수 하나 없는 구례의 어느 거리1.) (가로수 하나 없는 구례의 어느 거리2.) (구례읍 어느 작은 골목에 생긴 주차장 공사장.) 그럼 우리 구례는 어떤가요? 지리산과 섬진강 같은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볼 수는 있지만, 사람들이 생활하는 도시 안에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공원이나 생물 다양성이 살아 있는 녹지가 거의 없고 심지어 보행로도 잘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도시 안 생활용 자전거도로는 보기 힘들고 오히려 야생동물의 서식지 근처에 관광용 자전거도로를 놓아 생태계 파괴 우려를 낳기도 했습니다. 우리 구례는 인간을 포함한 지구 생명이 함께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도시인가요?기후위기에도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요? 나무가 있는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기온이 최대 4°C 낮습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불볕더위에 대응하려면 나무 그늘 쉼터가 늘어야 하는데, 우리 구례는 주차장만 자꾸 늘고 있습니다. 보행 환경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자동차 운전자를 위한 주차장이나 도로 폭이 늘었습니다. 침수를 예방할 수 있는 흙길이나 녹지 공간 또한 부족해 보입니다. 자꾸 아스팔트로 덮고, 나무를 베고, 주차장을 늘리는 정책은 우리 구례군민의 건강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뭇 생명에게도 좋지 않으며, 앞으로 기후위기 시대에 살아갈 우리 미래에도 좋지 않아 보입니다. 최근 전 세계 여러 도시가 주차장을 없애거나 줄이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주민 건강을 지킬 뿐 아니라 기후위기를 부추기지 않으려는 노력이며, 다가올 기후재난을 예방하고자 하는 정책입니다.이제 주차장이나 도로 폭을 늘릴 게 아니라 걷기 좋은 도시, 생태계 다양성이 지켜지는 도시, 불볕더위나 홍수에 대비할 수 있는 기후변화 대응 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이에 덧붙여, 주차장 없는 불편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될 수 있으면 차를 두고 다니려는 마음도 모여야겠지요.내 건강도 지키고 다른 이들의 건강도 지킬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도시는 주차장이 많은 도시가 아니라 내 건강을 길고양이의 건강과 같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도시입니다. 버들(독립 연구자) (이 글은 <봉성신문> 2025년 3월 경칩 호에 실렸습니다.)
    • 기후위기
    2025-03-25

지리산고을소식 검색결과

  • 화엄매 소식을 보내네
    「섬진강 편지」 - 화엄매 소식을 보내네 지리산 산불 소식 때문일까, 이맘때면 자리다툼까지 하던 사진작가들도 많이 보이지 않고 꽃구경 나온 이들도 생각보다 많지 않아 화엄사 홍매 그늘이 훤하네. 언제나 꽃이 볼만하겠냐 물어오지만 요사이는 두서없는 날씨 탓에 꽃 피는 때를 예측하기가 어렵구만. 예년 같으면 진즉 피었을 3월 19일까지 한 송이도 피질 않아 애태우더니 3월 21일부터 20도를 넘는 날씨가 5일 계속되자 사흘 만에 꽃들이 한꺼번에 확 피었다네. 지난해에는 3월 8일에 피기 시작해서 만개까지 8일이 걸렸는데 올해는 단 3일 만에 확 피어버린 것이네. 그렇게 일시에 피다 보니 꽃빛도 꽃송이들도 탈모가 시작된 내 머리처럼 듬성듬성 휑한 것 같네. 화엄매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마을의 꽃들도 미친 듯이 피어나네. 하룻밤 사이에 윗집 모란이 피고 옆집 살구가 피고 아랫집 앵두가 피니 벌들이 과로사 하겠네. 두서없는 횡설수설 문장으로 읽어내기가 쉽지 않은 편지 같은 날들. 여드레째 지리산불은 오늘도 다 꺼지지 않고 지리산을 태우고 있네. 문명의 이기심이 불러온 이상기후 때문에 모든 생명들이 곤혹스러운 날들이네. 그나마 산불은 눈에 보이는 만큼 물로라도 끌 수 있다지만 보이지 않아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리 마음속 이는 천불은 어찌 끌 것인가!
    • 문화예술
    • 섬진강 편지
    2025-04-01
  • 지리산 화개 십리 벚꽃길
    지리산 화개 십리 벚꽃길 2025.4.1.
    • 지리산고을소식
    • 하동
    2025-04-01
  • 포네의 사사롭지 않은 사토리 4-1. 청정 차황에 골프장이 웬 말이냐
    안녕하세요. 지리산 산청 소식을 전하는 포네입니다, 요즘 산청에 연일 비보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리산케이블카의 꾸준한 추진 소식에 이어, 차황면 골프장 추진, 양수발전소 유치 주민설명회까지. 어제(3월 21일)는 지리산 자락에 대형산불까지 일어났어요. 가장 핫한 소식인 산불은 제쳐 두고, 20일에 골프장 예정지인 차황면 우사리 산 40번지 일원에 가서 야생동물(포유류) 조사를 했던 이야기를 전합니다. 예정지 맞은편 철수마을 주민들이 환경단체의 자문을 구한다는 연락을 받고,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최세현 대표, 민영권 집행위원장, 진주환경운동연합 정은아 사무국장과 함께 3월 11일 철수마을을 방문하여 현재 상황을 들었습니다. 차황면은 친환경 메뚜기쌀 재배단지인데, 골프장이 들어선다면 지하수 고갈과 농약 피해, 산림훼손이 우려됩니다. 크게 세 가지 문제점이 떠올랐습니다. ◦골프장 예상 규모는 27홀로, 1일 1,800톤의 물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지역은 경사도가 급하기 때문에 지하수 함양률이 낮아 개발가능량이 829톤/1일 (남산, 정수산, 효염봉을 이은 약 10 제곱킬로미터의 집수구역 기준. 철수마을 포함)밖에 되지 않습니다. 주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생활용수와 농업용수가 이미 1일 200톤 이상입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서식지. 주민들에 의하면, 수달, 담비, 삵, 수리부엉이가 흔히 목격된다고 합니다. ◦입목축적 기준 초과. 산지관리법은 전용하려는 헥타르당 입목축적이 산림 기본 통계상의 관할 시군구의 헥타르당 입목축적 이하일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사리 산 40번지 일원은 송림이 잘 형성되어 있습니다. 현재 진행 상황은 송림개발(주)가 예정지를 몇 년에 걸쳐 사들여 작년 7월 ‘군관리계획(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 입안제안서’를 제출했고, 군에서는 11월 군관리계획 입안 제안에 대하여 반영을 결정했습니다. 2월 11일에 주민설명회도 있었는데, 주민들 대부분이 화가 나서 중간에 나와 버렸다고 합니다. 군에서는 절차상 할 일은 하였다는 식이지요. 이런저런 상황을 듣고, 용역업체에서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를 하기 전에 미리 반대 측 주민 쪽에서 전문가를 모시고 생태조사를 진행하여 이의제기를 위한 든든한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20일에 야생동물 추적 전문가인 하정옥 님과 정정환 님이 오셔서 마을 주민 세 분과 동행해 예정지를 조사했습니다. 살아있는 동물을 직접 목격할 필요는 없고, 흔적(배설물)을 찾으면 된다고 합니다. 목표로 하는 생물은 법정보호종 삵, 담비, 수달, 하늘다람쥐. 먼저 예정지 아래 시내에서 수달의 흔적을 찾습니다. 주로 교각 아래의 돌 위에서 똥이 발견된다고 합니다. 안전지대에서 똥을 누는 수달. 예정지 입구에 오동나무가 있었습니다. 목질이 부드러워서 딱따구리가 구멍을 잘 팝니다. 까막딱따구리가 살고 있을까요? 오늘의 목표는 조류가 아니라 포유류입니다. 딱따구리 둥지에 하늘다람쥐가 잘 산다고 합니다. 나무 아래에 쥐똥이 떨어져 있으면 하늘다람쥐 똥이라고 합니다. 족집게 도사일까요? 쥐똥이 발견되었습니다. 담비의 똥을 찾아 산으로 들어갑니다. 중간에 고라니, 노루, 멧돼지, 오소리, 족제비, 다람쥐, 청설모의 흔적도 보았습니다. 노루가 비빈 흔적이 있는 나무들과 쉬어간 자리가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담비의 똥은 어디에? 담비는 능선을 따라서 잘 이동하며, 능선의 바위나 쓰러진 나무 위에 흔적을 남겨서 영역을 표시한다고 합니다. 돌은 별로 없어서 나무 위를 열심히 보고 다녔습니다. 심봤다! 드디어 찾은 담비 똥. 고욤의 씨앗으로 족제비와 구별됩니다. 이제 삵의 흔적만 찾으면 됩니다. 근처 주민의 개가 삵을 잡아 온 적이 있다고 합니다. 삵은 드러난 산길에 똥을 잘 눈다고 합니다. 오래된 임도를 찾아 걸었으나 하얗게 변색한 개똥만. 꼭대기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반대편에 대규모로 벌목한 자리가 있더군요. 산꼭대기에 서 있는데, 주민들이 도에 제기한 민원이 군으로 내려와 주민대책위 대표에게 답신이 전달되었습니다. 공문에 따르면, 현재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심의가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산을 내려오며 임도에서 삵의 똥 발견. 자동차를 주차해놓은 그 임도에 많이 있더군요.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보람찬 산행이었습니다. 동행한 주민 한 분은 오부면 파출소에서 오래 근무하시다 퇴직한 경찰이었습니다. 정찰대원으로 근무하며 산청 곳곳, 야산 곳곳을 다녀보았지만 이렇게 보람찬 산행은 여태까지 없었다고. 저도 톰 브라운의 <추적자Tracker>를 어렸을 때 읽었는데, 저자인 톰 브라운이나 인디언 할아버지, 추적자를 만나서 야생의 기술을 배우는 것이 로망이었죠. 꿈은 이루어지나 봅니다. 30년 뒤 야생이 멸종위기가 될 때 이루어질 줄은 몰랐지만요.
    • 지리산고을소식
    • 산청
    2025-03-22

기획 검색결과

  • [송만규화백의 섬진팔경사계] 왕시루봉 봄
    [송만규화백의 섬진팔경사계] - 蟾津 5景 - 왕시루봉의 봄 -왕시루봉 봄, 2016. 140*200, 장지에 수묵채색 왕시루(상) 섬진강은 혼자가 아니다. 높고 낮은 산들과 더불어 흐르고 있다. 그 중 지리산이 품고 있는 남원, 구례, 하동을 싸안고 흐른다. 고준광대(高峻廣大)하면서 중후인자(重厚仁慈)하여 아버지 같기도 하고 어머니 같기도 한 웅대함을 지닌 영산(靈山), 지리산! 그런 만큼 1967년 국립공원 제 1호로 지정되었다.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45킬로미터가 넘는 주능선에 반야봉, 토끼봉 등 고산 준봉이 20여개가 있으며 85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산속의 산’을 안고 있고 15개의 지능선과 계곡들이 있는 그야말로 산괴(山塊)이다. 어느 산악인의 고백처럼 지리산은 찾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 노고단에서 구례군 토지면을 향하여 남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에 왕시루봉이 있다. 정상부분이 펑퍼짐하고 두루뭉술하고 커다란 시루를 엎어 놓은 것 같다 하여 왕시루봉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곳과의 인연은 토지면 파도리 부터 이다. 1990년대 초, 왕시루봉 별장의 산사람 함태식 선생을 찾아서 문학인들과 함께한 산행이 시작이다. 그날 낯선 경험을 했다. 화장실에서 용변 후에 재를 뿌린다. 그러면 냄새가 제거 된다고 하던데 그런가보다. 습기 찬 여름인데도 개운하다. 선생은 주변 환경으로 안내 한다. 그 이후 나는 밤낮 구분 없이 몇 번을 오르내렸던가! 두 세 시경 구례구역에 도착하는 열차를 탄다. 택시로 갈아타고 토지면 왕시루봉 입구까지 간다. 그야말로 칠흑 같은 밤, 쏟아지는 별빛과 헤드랜턴에 의존하고 더듬거리며 산길을 오른다. 이곳에는 반달곰, 멧돼지가 서식하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 한다. 서로 피해의식이 있다. 배낭에 놋쇠로 만든 종을 매달아 소리를 내고 가끔 헛기침으로 경계하면서 오른다. 섬진강을 가장 높은 위치에서 멀고 길게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여러번 찾은 곳이다. 어둠이 걷히면서 청아한 새벽 공기에 은빛의 물길이 그려진다. 지리산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깊숙함 속에 환희가 있다. 겹겹이 쌓여진 산과 하나 되어 유유자적한 강물까지도 의연함을 자아내는 신새벽을 맞이한다. -송만규
    • 기획
    • 섬진팔경사계
    2025-03-27
  • ① 기획연재 《기억 속 사찰》을 시작하며
    ① 기획연재 《기억 속 사찰》를 시작하며 윤주옥 2023년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과 화엄사성보박물관,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는 ‘지리산 사찰 문화유산 기록사업단(기록사업단)’을 구성하고 문헌조사와 현지답사, 면담을 통한 채록 등을 진행하여 『기록과 기억 1 지리산 구례지역 사찰』을 발간하였습니다. 사찰과 사찰, 사찰과 암자, 암자와 암자를 이어주던 옛길은 수행자의 순례길이기도 하고, 궁박한 산골 주민들의 생활길이기도 하며, 한국전쟁 당시 산사람들의 생사 갈림길이기도 합니다. 이제 이 길들은 끊어져 산에 사는 동물 발자국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그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암자터와 함께 옛길에 대한 답사와 기록이 필요하고, 사찰과 암자에서 수행 중인 스님들, 사찰과 관계 맺고 살아온 지역민의 면담을 통해 잊힌 암자와 옛길, 현존하는 암자와 길들에 대한 기억을 채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더불어 사찰과 암자, 옛길 주변의 식생(植生)을 조사하고, 지리산 숲과의 차이점을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했습니다. .『기록과 기억 1 지리산 구례지역 사찰』은 산길을 오르고, 기와와 자기 파편을 한 조각이라도 더 찾으려는 기록사업단 활동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스님과 주민을 만나기 위해 암자를 오르고 마을회관을 찾아가고, 사진과 영상 작업을 마다하지 않은 마음이 있었기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기록사업단은 산동에서 천은사, 천은사에서 화엄사, 화엄사에서 문수암, 문수암에서 연곡사 등으로 가는 옛길을 답사하고 기록했으며, 화엄사, 천은사, 연곡사 영역 등 구례지역 암자터 26곳을 답사하고 기록했습니다. 또한 화엄사 등에서 수행하는 스님 7명, 사찰 거주인 1명, 구례 주민 3명 등 11명으로부터 지리산 구례지역 사찰 모습, 화엄사와 천은사 산내 암자, 암자터 등에 대해 들었습니다. 기획연재를 시작하는 《기억 속 사찰》은 『기록과 기억 1 지리산 구례지역 사찰』 중 일부입니다. 《기억 속 사찰》은 켜켜이 쌓아둔 기억들, 장엄한 역사문화유산, 크고 작은 절에서 보고 들은 바, 큰 절과 아랫마을 사람들 등으로 나눠 연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기획
    • 기억속사찰
    2025-03-10
  • [이호신화백의 지리산그림순례] 산청 남사예담촌의 봄
    산청 남사예담촌의 봄 이호신 작 (한지에 수묵과 채색, 69x275cm, 2025년) 1-2산청 남사예담촌의 봄(부분도1) 1-2산청 남사예담촌의 봄(부분도2) 나와 남사예담촌의 인연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문화유산답사회원으로 마을을 만났고 하씨 고가의 700살 ‘원정매(元正梅)’를 알게 되었으며 산청 3매(원정매, 정당매, 남명매)를 그리러 자주 마을을 찾게 되었다. 그러던 중 2008년 마을 전경을 그려 발표하였고 그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산청 니구산 남사마을> 200호, 167x270cm) 남사예담촌과의 인연이 성숙되어 2010년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귀촌한 이듬해에 남사마을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로 선정(2011년)되었다. 이에 마을 홍보를 위한 화문집 『남사예담촌』의 마을 전경을 새로운 각도(마을 벌판에서 니구산을 바라보는 시선)로 그린 것이 <남사예담촌의 가을> 200호, 170x271cm, 2011년)이다. 이어 3년 후 <남사마을의 겨울 밤>(60x94cm, 2014년)도 그리게 되었다. 이러구러 시간이 흘러 마을은 많은 변화가 생겼다. 어느덧 귀촌한 지 만 15년 차로 그동안 염두에 두었던 마을 신작에 골몰했다. 마침 산청군에서 금년 (2025년)을 ‘산청 방문의 해’로 선정하였기에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의 면모를 화폭에 담아 선양하고 싶어졌다, 새로운 마을 전경을 위해 이번에는 두루마리 형식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수차례 현장을 답사하고 밑그림을 그리며 마을 주민들의 조언을 들었다. 사계절 중 봄의 생태로 남사 8매와 문화유산인 고택을 중시하며 함께 사는 마을로 그리려 했다. 현대문명 생활로 자동차, 농기계와 주민, 그리고 관광객들도 넣어 생활산수가 되게 하였다. 마을 전경 화면은 지리산 웅석봉의 산맥을 뻗어 내린 니구산 정상에서 본 마을을 중심으로 설정했다. 원경의 산 물결인 망해봉, 집현산, 광제산 위로 떠 오른 해를 넣어 마을의 생동감과 새날의 희망을 염원한 것이다. 그리고 마을을 가로지르는 남사천은 마치 정지용의 시 「향수」에서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의 풍광을 보여 주는 듯하다. 이 그림을 통해 마을의 홍보는 물론 앞으로 새로 건축하거나 정비할 사항은 심사숙고하여 마을의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미래 지향적 개발을 바라는 마음이다. 관계 당국과 마을 주민의 숙의를 통해 아름다운 마을의 명예를 유지해 주기 바란다. 따라서 현재(2025년) 마을의 현황을 남사천을 중심으로 <남사지역> <상사지역>으로 나뉘어 기록해 둔다. <남사지역> 남사마을 옛 담장 (국가등록문화재 제281호), 이씨고가, 정씨고가(사양정사), 최씨고가, 하씨고가, 영모재, 사효재, 경화당(마을회관), 남학재(사무실), 노인회관 정자: 남사정, 남학정, 여사정, 포구정 숙소: 예담한옥, 예다움, 옛향토집, 사양정사, 스테이예담, 다온한옥, 식당: 예담원, 예담촌참살이, 예담촌흑돼지, 왕콩나물요리집, 남사별곡 카페: 지금이꽃자리, 순이진이갤러리, 예담방아로빈, 소락방커피숍, 커피엔더블 주요식물: 이씨고가 부부회화나무, 삼신할머니회화나무, 최씨고가 회화나무, 원정매, 정씨매, 최씨매, 이씨매, 경무매, 경무송, 사효재 향나무와 은행나무, 하씨고가 감나무, 정씨고가의 단풍나무 기타: 제1주차장, 제2주차장, 제3주차장, 당산과 제례석, 마을연혁비, 물레방아, 효자정려비각, 삼백헌과 북바위, 이제개국공신교서비, 오늘화실, 예담족욕, 원정공유허비, 남사방앗간, 남사교회, 봉양사(진주강씨 재실) <상사지역> 니구산, 니구산성, 니구산전망대, 장수황씨 묘, 사상정, 망추정, 마을회관, 기산재, 기산국악당, 그네와 정자, 니사재(박씨재실), 채남정, 내현재, 소리재, 남사재와 예담재(한옥펜션), 면우 곽종석 생가와 파리장서탑, 초포정사, 이동서당, 유림독립운동기념관, 주요식물: 기산매, 면우매, 박씨매, 기산송, 니사재 목백일홍, 채남정 팽나무 세 그루, 초포정사 골목의 산수유 고목과 감나무, 내현재 길목 멀구슬나무, 상사마을회관 앞 자목련 남사천 주변: 남사와 상사마을을 잇는 두 다리, 강변 데크둘레길, 강을 건너는 징검돌 두 곳, 용소바위, 자라바위, 남사천 주변의 조류: 제비, 참새, 까치, 산까치, 물까치, 후투티, 백로, 흰뺨검둥오리, 비오리, 원앙, 왜가리, 가마우지 등 1-산청 남사마을전경 스케치 1-1 산청 남사마을전경 스케치(부분도1) 1-2 산청 남사마을전경 스케치(부분도2) 2-. 산청 니구산 남사마을 2005 3-남사예담촌의 가을 4-남사예담촌의 밤 60x94cm 2014년-9782-1
    • 기획
    • 지리산그림순례
    202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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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엄매 소식을 보내네
    「섬진강 편지」 - 화엄매 소식을 보내네 지리산 산불 소식 때문일까, 이맘때면 자리다툼까지 하던 사진작가들도 많이 보이지 않고 꽃구경 나온 이들도 생각보다 많지 않아 화엄사 홍매 그늘이 훤하네. 언제나 꽃이 볼만하겠냐 물어오지만 요사이는 두서없는 날씨 탓에 꽃 피는 때를 예측하기가 어렵구만. 예년 같으면 진즉 피었을 3월 19일까지 한 송이도 피질 않아 애태우더니 3월 21일부터 20도를 넘는 날씨가 5일 계속되자 사흘 만에 꽃들이 한꺼번에 확 피었다네. 지난해에는 3월 8일에 피기 시작해서 만개까지 8일이 걸렸는데 올해는 단 3일 만에 확 피어버린 것이네. 그렇게 일시에 피다 보니 꽃빛도 꽃송이들도 탈모가 시작된 내 머리처럼 듬성듬성 휑한 것 같네. 화엄매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마을의 꽃들도 미친 듯이 피어나네. 하룻밤 사이에 윗집 모란이 피고 옆집 살구가 피고 아랫집 앵두가 피니 벌들이 과로사 하겠네. 두서없는 횡설수설 문장으로 읽어내기가 쉽지 않은 편지 같은 날들. 여드레째 지리산불은 오늘도 다 꺼지지 않고 지리산을 태우고 있네. 문명의 이기심이 불러온 이상기후 때문에 모든 생명들이 곤혹스러운 날들이네. 그나마 산불은 눈에 보이는 만큼 물로라도 끌 수 있다지만 보이지 않아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리 마음속 이는 천불은 어찌 끌 것인가!
    • 문화예술
    • 섬진강 편지
    2025-04-01
  • 고운사 깽깽이풀
    「섬진강 편지」 -고운사 깽깽이풀 사흘 연속 25도를 넘나드는 고온이 계속되더니 꽃들이 두서없이 일제히 피어난다. 마당 살구나무가 하루 만에 일제히 피었다. 숲의 꽃들도 천불이 인듯 피어난다. 가슴에만 천불이 이는게 아니었구나! 소식이 없어 애태우던 화엄사 홍매도 하룻사이에 붉게 피어났다. 섬진강변 숲에서 깽깽이풀 꽃을 보고 왔는데 경북 의성의 천년고찰 고운사가 전소되었다는 속보가 뜬다. 고운사는 딱 한 번 찾아갔지만 늘 지워지지 않는 절집이다. 깽깽이풀 꽃을 피워놓고 나를 불러주었던 곳이다. 야생화 포토포앰 『꽃앞에 무릎을 꿇다』 표지사진인 고운사 깽깽이풀 곳곳의 산불로 전국이 초비상 상태이다. 산청에서 시작된 지리산 산불도 벌써 엿새째인데 불길이 다 잡히지 않았다. 사진 속의 고운사 깽깽이풀 꽃에게 소원해 본다. 보우하사 어서 비를 내려 주시길!! -섬진강 / 김인호 #지리산산불 #고운사깽깽이풀 #의성산불 #고운사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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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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