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2-0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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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나는 연대 순례하는 청명5] 서울, 청주, 대전, 공주, 홍천 순례길
    [빛나는 연대 순례하는 청명 5] 반가운 사람들 : 11월 가을날에 서울, 청주, 대전, 공주, 홍천. 이렇게 10여 일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 1. 서울에서 새만금 신공항 기자회견에 참여하기 위해 인월터미널에서 동서울행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 안에서 한 분과 인사를 건넸는데, 산내에서 식당을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중간 휴게소에서 후쿠시마 몸자보와 순례, 최근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에 볼일이 있다던 그녀는 조용히 저의 손에 후원금을 쥐여 주셨습니다. “나도 요즘 모임에서 기후 관련된 책을 읽고 있어요. 순례에 쓰세요...” 짧은 대화였지만, 그 마음이 진하게 전해져 왔습니다. 경복궁에 도착하여 해당화를 만났습니다. 해당화는 새만금 신공항 저지를 위한 ‘새 사람 행진’에서 만난 동지입니다. 행진 중에 ‘흥진단’이라 하여 흥이 넘치는 사람들이 뭉쳐서 신나게 다녔는데 기획팀장을 맡았습니다. 그녀는 항상 열의가 넘칩니다.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사람입니다. 만나는 순간부터 활짝, 점심으로 막걸리를 사주겠답니다. 마주 앉아 한 잔씩 가볍게 들이키며, 당일 일정을 간단히 공유하고, 저로서는 생소한 노순택 작가의 사진전을 보러 갔습니다. 사진들은 오래된 얼굴들, 묵묵히 살아온 모습과 흔적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11월 12일 오후 4시. 국민소송인단과 백지화공동행동의 주최로 ‘새만금 신공항 집행정지신청 인용촉구 기자회견’이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렸습니다. 2개월 전 9월11일, 서울행정법원의 기본계획 취소 판결이 이뤄지면서, 신공항 사업에 대한 모든 절차를 중지시켜달라는 집행정지를 신청한 적 있습니다. 하지만 전북의 지자체와 정치권으로 인해 아직도 인용되지 못하고 법원에 묶여 있는 중인데, 오늘이 2차 심리기일입니다. 국토교통부는 판결에 대해 불복하여 항소했으며, 전북의 행정기관은 중단된 전북지방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서 검토에 대한 협의 진행과 실시설계인가 및 착공을 서둘러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에 사업 중단 없이 법적, 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기자회견 후 법정으로 이동하여 한 시간가량 심리를 공청했는데, 판사와 변호사의 말이 저로서는 무척 어렵게 다가옵니다. 평소에 관련 자료들을 읽고는 합니다만.^^;; 새만금 신공항 대책위에서는 환경행정소송에서 기본계획이 취소된 사례도, 이에 따른 집행정지 신청 사례도 처음이라며 좋은 선례를 남기기 위해 치밀하게 투쟁하자고 말합니다. 집행정지의 지연은 회복할 수 없는 수라갯벌의 피해와 국가재정과 행정적 낭비,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뿐입니다. 신속한 인용 판결로 이를 막아내야 할 텐데, 2차 심리를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적절한 시기에 판결한다고 합니다. 11월 13일, 증산역에서 출발하여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집회장까지 8km를 걸었습니다. 원안위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신청한 고리2호기 계속 운전을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심사하는 날이라 기자회견과 종일집회에 참여하기 위해서입니다. 기자회견 자리에서는 사전에 발언 요청이 있어, 준비한 생각을 다음과 같이 전했습니다. “정부가 42년 된 노후 핵발전소인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배제하고, 비민주적으로 결정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안전은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선택과 희생으로 지켜온 결과이며, 우리는 이미 역사를 통해 핵발전의 위험을 배워왔습니다. 핵발전소 수명연장은 본질적으로 위험하며, 인근 주민의 고통, 장기간 사라지지 않는 방사성 폐기물, 후쿠시마 사고의 지속된 영향 등 현실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핵발전소를 더 가동하려는 것은 결국 자본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입니다. 정부, 한수원, 원안위의 고리2호기 수명연장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관련 심사를 폐기하며, 투명한 탈핵 로드맵을 제시해야 합니다. 탈핵은 과격한 변화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안전을 선택하는 길입니다. 우리 사회가 나가야 할 길은 분명하며, 탈핵은 생존의 문제입니다.” 주요하게 ‘민주’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결국 6명의 재석위원 중 5명의 찬성으로 계속운영 허가로 의결되었습니다. 이러한 결정으로 2029년까지 만료되는 9기의 수명연장 중단도 위태로워졌으며, 노후핵발전소의 잦은 사고가 말해주듯, 380만 명의 인근 주민들과 미래세대의 안전에 대한 위험 수위는 더욱 높아졌습니다. 에너지 전환의 시대! 자본과 정권의 편에 서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원안위의 결정은, 핵 시대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역사적 퇴행입니다. 대다수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실용주의로 포장된 반민주적인 폭거입니다. 이날 ‘광화문 탈핵목요행동’에도 참여했습니다. 이 집회는 매주 11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진행됩니다. ‘핵발전은 기후위기의 대안이 아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이순신 동상 주변을 돌며 시민들에게 알리고 다녔습니다. 광화문 광장은 이동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더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기 위해 문구 방향에 신경 쓰며, 눈인사와 미소를 잃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부끄러움이라는 게 없나 봅니다.^^;; 집회를 마친 후 초록교육연대와 지역에서 온 동지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어느 활동가분이 저에게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려면 더 공부가 필요하다.”며 탈핵신문을 함께 읽자고 제안했고,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탈핵신문읽기’가 이렇게도 이어질 수 있다니... 기뻤습니다. 이 집회에 참여한 동지가 한 말이 떠오릅니다. “현장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연대로 현장은 굳건해진다. 연대가 희망이다.” 2. 청주에서 율량동 엄마 집에서 모임이 있는 가경동 ‘가로수 도서관’까지 6km를 걸었습니다. ‘청주탈핵신문읽기’는 여럿이 옹기종기 월1회 신문을 읽고 토론도 합니다. 이 자리에서는 자연스레 걱정과 질문이 흘러나왔습니다. 첫 번째 화제는 345KV 송전탑 문제였습니다. 충북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이 퍼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공유하며, 각 지역의 우려와 대책위 구성여부, 이후의 대응방법을 더 알아보자는 의견이었습니다. 특히 용인 반도체 산단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지방 농촌이 또다시 부담을 떠안는 현실에 모두가 씁쓸함을 느꼈습니다. 송전탑을 세우는 문제를 떠나, 다들 이런 거대 송전탑이 왜 필요한지부터 질문해야한다고 말합니다. 이어 고리2호기 수명연장 승인 이야기로 넘어가 절차가 너무 졸속이었다는 비판, 기사에서 언급된 지역주민들의 생존권과 보상요구를 보며, 탈핵운동이 주민들의 현실문제와 어떻게 만날 수 있어야 하는지 고민이 이어졌습니다. 핵잠수함과 핵재처리 관련기사에서는 더 많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플루토늄의 핵무기 전용 가능성,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 핵연료를 고온의 녹은 소금 안에서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재처리하는 기술)이 정말 국제적으로 허용된 기술인지, 핵잠수함 연료 승인과정, 국내 건조여부, 미국의 입장, 그리고 이것이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언론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부분을 함께 정리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아~ 탈핵은 마라톤입니다. 가즈아^^;; 썬자는 주거 복지와 관련된 새로운 일을 선택했고, 꾸렁은 여성단체 활동을 합니다. 저는 탈핵순례자로 길 위에 있고, 준석은 세상을 돌아다니는 여행탐험가입니다. 여기는 준석의 공간 행복까페. 이렇게 서로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이 왜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을까?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는데도 잔잔한 온기가 흘렀습니다. 지난 만남에서 ‘사회주택’을 언급한 꾸렁의 한마디가, 우연히도 잠깐 들린 썬자의 새로운 일터 공간에서 펼쳐 든 책에서도 관련 글을 보았는데, 결국 저는 소개된 책을 도서관에서 빌리기로 작정하였습니다. 뭐라도 통하는 부분이 있긴 있구나... 준석이 준비한 저녁을 함께 먹으며 그런 생각이 더 깊어졌습니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서로에게 말을 걸었고, 각자의 길 위에서 담아온 이야기들이 이미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처럼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이짓 뉴스레터’ 16호를 읽은 뒤, 산남동에 새롭게 이사한 배움터 ‘이짓’ 공간을 향해 8km를 걸었습니다. 이번 16호가 주목한 것은 방송사들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노동자성 부정’과 ‘부당해고’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 2025년 APEC이 남긴 네 개의 장면, 노조법 개정은 비정규노동자에게 좋은 기회, 한걸음 더 전진을! 새벽배송 논란 등입니다. 새 공간에서 만난 공간지기 선지현 동지에게 ‘이짓’의 뜻을 묻자, 그녀는 따뜻한 커피 한잔을 건네며 ‘삶과 노동을 잇는 활동’이라고 말합니다. 노동, 기후, 탈핵 등 다양한 의제를 자연스럽고도 과감하게 연결해 낼 수 있는, 제가 아는 가장 빠르고 능숙한 매개자이기도 합니다. ‘이짓 뉴스레터’가 매번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 대전에서 지역화폐 ‘두루’를 사용하는 지역공동체 ‘원도심레츠’로 가기위해 대전복합터미널에 내려 3km를 걸었습니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 ‘탈핵신문읽기’와 ‘수요 밥상’에 스태프로 참여하기 위해서입니다. 2층에 자리 잡은 이 공간은 평소에는 각자의 일로 자주 오고 가지 않더라도, 모였을 때의 열기는 대단합니다. 저로서는 이를 통해 공동체의 느낌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달 발행된 탈핵신문의 내용을 나누고, 따뜻한 차를 마신 뒤, 저녁 ‘수요밥상’을 위한 준비로 분주해집니다. 당뇨에 좋은 잎을 손수 챙겨다 주는 나무늘보, 맛있는 커피 내림을 도맡는 우리소리, 대화에 참여할 듯 말 듯 조용히 섞이는 그림, 그리고 저, 마지막 맛을 책임지는 웅장한 셰프 왜가리가 움직입니다. 언제라도 꽃봉오리가 터질 듯 환하게 피어날 것 같은 꽃사슴과 저는 설거지가 척척 맞는 팀입니다. 회원님들 이름은 모두 알지는 못하지만, 차분한 에너지의 부영, 밝고 경쾌한 은득이 떠오릅니다. 맛과 정성이 듬북한 음식, 북적북적한 공간에는 웃음이 넘쳐납니다. 식탁이 차려진 입구에는 언제나 처럼 탈핵신문이 놓여있습니다. 4. 홍천에서 석록과 함께 노동가요를 즐겁게 부르던 추억을 떠올리며, 홍천군 영귀미면을 향해 순례를 나섰습니다. 석록은 월간‘탈핵신문’ 편집 일을 하며, 고향인 이곳 홍천에서 별도로 직장을 다닙니다. 집으로 가기 전 횡성에서 만나, 식당을 하시는 둘째 언니가 요리해주신 ‘여울아구찜’을 맛보니 강원도에 들어섰음이 더욱 실감 났습니다. 내어주는 따뜻한 방과 차 한 잔은 먼 길의 피로를 풀어주었습니다. 다음날 석록이 출근한 후 서로 이야기했던 텃밭 꾸미기 작업. 농기구를 챙기고 장화를 신은 뒤, 흙 위에 밑그림을 그리며 삽질을 시작했습니다. 놀고 있는 야옹이와 까뮈를 보니 지리산 쏭이가 떠올랐습니다. 3분의 2쯤에서 마무리하고, 홍천 양수발전소 금요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홍천군청까지 12km 길을 나섰습니다. 오후 4시 집회. 이곳에도 발언 요청을 미리 받았는데, 대략 이러합니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 주민들과 마주하니 마음이 아리면서도, 뜨거운 눈빛에 연대의 힘을 느꼈습니다. 100년 잣나무 숲과 함께 살아온 풍천리 주민분들의 살던 대로 살고 싶다는 외침은 정당합니다. 그 목소리를 짓밟고 강행하는 양수발전소 건설은 희생의 강요, 투명성 없는 폭력입니다. 건설계획은 즉각적으로 취소해야 합니다...” 이곳에서 파타고니아 겨울 상의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따뜻했습니다. 오늘의 연대는 저에게 다시 한번 확신을 줍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서로의 삶을 지키는 일은 함께 나서야만 가능하다고. 다음 날 석록이 저에게 건네준 김치와 김치재료, 땅콩, 호박... 이 꾸러미도 단순한 선물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땅과 손, 마음과 마음이 이어진 이야기였습니다. 모두가 시간과 공간을 건너 흐르는 하나의 연속선 속에 놓여있습니다. 삶의 순간 하나하나가 소중하며, 우리가 자연과 타인, 자신과 맺는 연결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임을. 이러한 이어짐과 연결의 감각은 오랫동안 잔잔히 울릴 것 같습니다. 5. 순례를 마치며 그 여정을 다시금 돌아봅니다. 서울에서의 딸과 보낸 데이트 같은 시간들, 딸이 요리한 밥을 얻어먹으니 기분 짱이었습니다. 이제는 4급 치매를 앓고 계시는 엄마의 돌봄, 미처 알지 못했던 지난날 엄마의 슬픈 삶이 아려옵니다. 그리고 언제나 다정하게 반겨주는 청주의 친구, 햇살, 락기, 유별이도 만났습니다. 공주에서는 새로 이사한 왜가리 집에 머물며 수납장 조립도 하고, 지난 속초 순례에서 만난 라고마 까페 주인장 꿈씨, 몸자보 글귀를 언급한 왜가리 친구 퀼트대표님과의 식사와 대화도 생생합니다. 공주를 떠날 때 왜가리를 통해 전해준 꿈씨의 작은 쪽지 메모와 후원, 따뜻한 마음이 저의 품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찬바람이 쌩쌩 12월이네요. 연결과 만남, 그리고 밝은 연대를 알리고자 하지만 여전히 울뚱불뚱한 이 글을 감내하시고 읽어주시는 독자님 고맙습니다. 다함께 만들어가는 연대의 불꽃으로 따뜻한 사회가 꼭 이뤄지리라 믿습니다. 겨울 추위 잘 이겨 내시고 모두들 건강하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앗싸 탈핵!! 글쓴이 청명 "연대! 나의 순례는 탈핵과 비움의 길, 그리고 연대의 길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연대는 ‘각자 할 수 있는 역량과 방법으로 참여하고, 서로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더하여 경계를 허문다는 것은 단절, 좁은 시야, 울타리, 권력, 불투명한 벽을 허물고 서로 공감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여정이다.’ 한마디로 연대는 좋은 친구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봅니다. 글을 실을 수 있도록 마음의 손길을 내 주신 ‘지리산인’에게 찐한 고마움을 전합니다." 순례자 청명으로부터
    • 사람이야기
    2025-12-05
  • 보살행 - 람천, 임천 보듬고 살피며 걷기 행동, 후기 두 편
    보살행(람천, 임천 보듬고 살피며 걷기 행동)을 다녀오신 분들의 글을 전합니다. 두 번째 보살행과 세 번째 보살행 이야기입니다. 람천-임천 물이 왜 이렇게 아파하고 있는지에 대한 글은 맨 아래 '관련기사'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보살행 두 번째 걸음 > 11월 8일(토) 9시 30분, 지리산둘레길 인월센터에 20명이 모였습니다. 이날은 양미희샘의 안내로 몸살림 동작으로 몸풀기를 하였어요. 이어서 쓰레기를 줍기 위해 장갑과 쓰레기봉투를 나누어 가졌습니다. 두 번째 걷기 날도 많은 쓰레기를 주웠습니다. 우리의 걸음으로 강과 길과 논과 밭이 조금이나마 깨끗해졌기를 바라봅니다. 우리가 길 걷기에 앞서 ‘자연놀이터 그래’에서 사전답사를 해주셨습니다. 그래 회원님(^^)들께서 함께 해주신 덕분에 준비된 코스를 따라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어요. 또 그래님들께서는 중간중간 만나는 식물과 동물 친구들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셨어요. 자주 보지만 잘 몰랐던 식물, 동물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걸은 지 얼마되지 않아서부터 물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걸을수록 그 냄새는 더 심해졌어요. 천둥오리, 논병아리 등 천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뿌연 물 위에서 노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강 주변으로는 가깝게 혹은 멀게 축사가 정말 많이 있었습니다. 돈사, 우사, 계사 등 종류별로 있었어요. 돼지 축사 바로 옆까지 가서 주변을 관찰해 보기도 했습니다. 폐수가 흘러나오는 곳을 살펴보고, 주변 땅 색깔은 어떠한지 비교해 보기도 했어요. 폐수가 나오는 물길은 시멘트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이 수로가 시멘트가 아닌 흙으로 되어 있었다면 어느 정도 자연정화가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을 전체에 분뇨냄새가 진하게 났고, 물은 탁했습니다. 축사에서 흘러나온 물이 강과 만나는 지점에는 거품이 떠 있었고, 강 주변으로는 배추, 사과, 토마토 등이 함부로 버려져 있었습니다. 거름으로 만들어쓰면 될 텐데, 왜 강에다 불법 투기를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설명을 들으니 비료, 퇴비를 저렴하게 보급하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더 이상 옛날처럼 힘들게 거름을 만들어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논에서는 커다란 기계가 엄청난 양의 비닐로 짚더미를 둘둘 말아 공룡알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젠 예전처럼 짚을 논에 넣어 퇴비로 만들지 않는다고 해요. 짚이 돈이 되기 때문에 판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비닐이 엄청나게 사용된다는 것을 목격하고 다들 놀라고 가슴 아려했습니다. 비밀의 정원처럼 어떤 작물이 자라는지 알 수 없는 거대한 비닐하우스도 걷는 내내 볼 수 있었어요. 평지라 걷기 편안한 천변 길은 우리 외엔 걷는 사람을 전혀 볼 수 없었습니다. 정말 이 모습이 우리 농촌의 현실인걸까요?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홍보관’까지 걷고 홍보관 앞에서 점심도시락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날이 쌀쌀해 신강샘이 준비해주신 컵라면과 커피가 정말 꿀맛이었다는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습니다. 내가 사는 바로 근처에 유네스코 등재 문화유산이 있는데도 와보지 못하다가 오늘에서야 와 보았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가야고분군도 보고 홍보관에서는 관련유물도 보았습니다. 남원에 고분이 무려 100개나 있고, 유곡리, 두락리에만 40개가 있다고 해요. 해설사님의 안내가 있어 더욱 풍성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아늑한 홍보관에서 보살행에 참여하신 분들의 소감을 들었습니다. 서로 다른 시선과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또 다른 배움의 시간이 되었기에 공유해 봅니다. 가장 어린 참가자인 자우는 ‘쓰레기 줍기가 재미있었다. 끝말잇기도 재미있었다. 내가 이겼다!’고 소감을 나누어주었어요.^^ - 오늘 걸었던 길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처음 알게 되었다. 오랜만에 많이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 고분군도 한 번 와 보고 싶었는데 덕분에 와 볼 수 있었다. - 축사에서 냄새가 많이 났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산내는 비교적 물이 맑은데, 누런 물이 흘러 나가는 장면을 보니까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변을 시멘트로 벽을 만들어 놓았는데, 풀이 자라게 했으면 물 정화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 여기를 누가 걸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동네와 좀 떨어져 있기도 하고 냄새도 나서 동네 사람들도 걸을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전북삼천리길’이라는 팻말이 계속 붙어 있었다. 팻말은 작년 말, 올해 초에 설치했다고 하는데 길만 자꾸 만드는 것이 의미가 있나? 있는 것을 손대지 않고 잘 관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 강을 가까이서 보니 오염이 많이 되어 있었다. 강 바로 옆에 축사가 있고 축사에서 나온 물이 슬러지처럼 떠다니기도 해서 건강한 모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자신의 몸이나 집은 청결하게 유지하려고 하는데 이것이 왜 확장이 안 되는 것일까? 우리가 자연의 일부이고 그것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을텐데 왜 확장이 안 되는 걸까 하는 질문을 안고 걸었다. 조금씩 이런 이야기들은 해 나가고 싶다. - 차로 다닐 때에는 편안한 시골마을 풍경이었는데 발로 걸어다니니까 이전에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자료로만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이렇게 많은 축사가 물에 폐수를 흘려보내고 있다는 것을 직접 보니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 물이 우리 집 앞을 흐른다는 것을 직접 걷지 않으면 몰랐을 것이다. - 하천들이 다 직선으로 정비가 되어 있었다. 원래 모습대로 구불구불했으면 수생식물들도 자라고 자연적인 정화도 더 잘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직선화했던 나라들 중에도 다시 그것을 부수고 예전모습대로 회복시키는 경우가 많다. 우리도 그렇게 가야하지 않을까? 중간중간 농업용수로 쓰기 위해 만들어 놓은 작은 보가 굉장히 많던데 지금은 역할을 거의 안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 보들을 다 없애버리면 좀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번째 보살행도 함께 해요! 보살행 첫번째 걸음에서는 소수력발전소가 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대정리 합수지점에서 맑은 물과 오염된 물의 차이를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두번째 걸음에서는 축사가 물과 삶터에 미치는 영향을 진하게 경험할 수 있었어요. 수많은 비닐하우스를 보며 우리 농촌마을의 풍경은 어떠해야할까?를 고민하게 하기도 했구요. 세번째 걸음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고, 또 어떤 고민을 하게 될까요? 조금 울적한 모습을 보게되긴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발로 꼭꼭 밟으며 걸은만큼 마을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는 것 같아요. 세번째 보살행은 운봉지역을 걸어요. 2000년에 '아름다운 숲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서어나무숲'도 갑니다. 서어나무숲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약200년 전에 조성한 인공숲이라고 해요. 숲해설사님을 모시고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 날, 이야기손님을 모시고 '동학이야기'도 듣습니다. 내가 사는 마을의 시공간과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는 멋진 시간이 될 것 같아요?! ^^ < 보살행 세 번째 걸음 > 11/22(토), 아침 기온은 차지만 파란 하늘과 햇살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운봉 서어나무 숲에서 황산대첩비지까지 근 8km 를 걷는 여정이었습니다. 이번 보살행엔 특별히 완주에서 온 전북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김상윤님, 서천에서 오랫동안 환경운동을 해 온 여길욱님, 구례에서 온 <지리산사람들> 정정환님이 함께 했습니다. 첫출발지인 서어나무 숲에서 정계임님의 고향사랑을 담아 설명을 들었습니다. 정계임님이 어렸을땐 훨씬 숲이 크고 마을 아이들이 뛰노는 자연 놀이터였데요. 그 뒤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이용하고, 주위 밭을 만드느라 주변 지대가 높아지고, 흐르던 천도 오염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남았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될 정도로 독특하고 소중한 숲이랍니다. 숲 해설이 끝나니 수달아빠님이 방송 카메라와 함께 등장했어요!?! 보살행이 수달아빠를 주인공으로 해서 <6시 내고향>에 나온다네요. 하루종일 방송카메라와 인터뷰에 응대하며 분주하게 걸었어요. 손수 만든 몸자보를 가방에 붙이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서림공원까지 걸으며 보니 그래도 둘레길코스라 나름 정비가 잘 돼 있어서 지난 보살행때 보다는 천이 맑아 보였고 냄새도 덜 났어요. 물론 바람 방향에 따라 중간중간 양계장 냄새가 나긴 했지만요. 천에서 자유로이 노니는 청둥오리, 흰빰검둥오리, 논병아리, 가마우지, 물닭 등등을 만났어요. 중간엔 전선줄에 나란히 앉았다 날아오르는 철새 떼까마귀도 봤습니다. 까마귀는 다 텃새인줄 알았는데 철새도 있다니!?! 정정환씨가 좋은 망원경을 가져와서 보여 주고 자세히 설명도 해주셔서 흥미로웠습니다. 곧 정정환씨의 책도 나온다니 기대가 됩니다. 서림공원에서 점심을 먹고 갑오토비 사적비 앞에서 신강님에게, 동학농민항쟁때 박봉양이 민보군을 일으켜 동학군을 퇴치한 사건에 대해 들었어요. 부농이었던 양반계급이 동학농민군과 일제에 대해 모순적 입장을 취했다는 설명을 들으니 비애감 같은 게 들었어요. 덧붙여 실상사에 있는 것과 비슷한 두개의 석장승(방어&진서)에 대해서도 들었는데, 원래 장승이 아니라 ‘벅수’라고 불러야 한다네요. 신강님은 겉으론 헐렁해 보여도 참 아는 게 많고 깊이도 있는 진짜배기에요. 설명 후 두번째 코스를 걷기 시작했어요. 점차 갈수록 천은 탁해지고, 수초 옆으로 녹조류가 보였습니다. 생활하수(음식물 쓰레기), 축사의 폐수 등이 원인이었습니다. 지난 아영때와는 달리 운봉은 지대가 넓어서 축사는 하천 가까이에 있기 보다는 멀찍히 떨어져서 오히려 훨씬 대형으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천 가까이에는 거의 건축물에 가까운 대형 하우스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어요. 파프리카와 딸기 등을 재배한다고 합니다. 목적지인 황산대첩비지에 도착해서 해설사님의 설명을 들었어요. 이성계가 황산에서 왜구를 섬멸한 기록을 선조때 비로 세웠고, 일제때 비를 깨부수고 기록을 긁어냈답니다. 1963년에 사적으로 지정된 뒤 깨진 거북돌을 다시 맞추고 오석(烏石)으로 비신을 다시 세웠답니다. 참가자들 일부의 소감만 정리하자면, 람천-임천 살피기에, 탐조활동에, 역사해설에, 쓰레기 줍기에, 방송 촬영 협조까지 하느라 정신없이 바빴지만 유익하고 알찬 시간이었고, 천이 점점 더러워지는 모습을 보고 걷고 있자니 속상하고 안타까웠으며, 10년전에 예산을 들여 제방공사를 한다고 시멘트로 다 발랐으나 결국 천이 흐르며 다시 수초가 자라고 구불구불 원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걸 보면, 인위적인 작업보다 하천은 자연 그대로 두는 게 좋겠다. 등등 입니다. 그럼, 다음 보살행을 기대하며 이만 끝! 람천-임천 물 살리기에 함께하는 마음으로, 지리산 살래장 밴드에 보살행 후기를 올려 주신 '세연정'(두 번째 보살행 후기) 님과 '날개'(세 번째 보살행 후기) 님의 글을 옮겨 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리산인 드림
    • 고을이야기
    • 남원
    2025-12-05
  • [소식] 김태랑 연구자의 '2025 지리산 연구 공유회'
    <2025 지리산 연구 공유회> 2025년 4월부터 12월까지 한 해 동안 공부하고 연구한 지리산과 지리산운동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공유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대해 다룹니다. “지리산운동은 무엇이고, 어떻게 이어져 왔을까?” “지리산 활동가들은 지리산과 어떻게 얽혀 있을까?” “지리산-주민 얽힘은 오늘날 사회생태적 격변 속에서 지리산운동을 어떻게 나아가도록 할까?” “<양반새>의 생태관찰은 지리산과 지리산운동의 미래를 어떻게 보여줄까?” "그 과정에서 지리산은 우리에게 어떠한 힘을 주는 존재일까?” *이런 분들을 환영해요! -지리산을 사랑하고, 사랑하고픈 분들 -지리산과 지리산운동에 대해 입이 근질거리는 분들 -인간 너머, 다종 연구의 사례가 궁금한 싶은 분들 -지리산운동을 학술적으로 어떻게 다룰 수 있을지 고민하셨던 분들 *공유회는 발표자의 발표와 이야기 나누기, 두 차례로 구성됩니다. 김태랑 @forwarideal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지리학을 전공하는 석사과정생이자 젊은 연구자, 에코-퀴어-페미니스트입니다. 지역의 대안적 틈새, 지역생태운동, 인간 너머 공동체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현장과 학계의 구분을 넘나드는 협력적 연구를 지향합니다. 2025년부터 <지리산사람들>의 도움으로 지리산과 지리산운동, ‘양수댐을 반대하는 새들의 모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일시: 2025년 12월 15일(월) 오후 4시~5시 반(1시간 30분 내외) *장소: 호이요(구례읍 북교길 7) *문의/신청: 010-3444-2257으로 문자 주세요 *현장에서 음료를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참여하실 분들은 문자로 신청해 주세요~~
    • 소식
    2025-12-04
  • 12. 3 내란 1년, 200차 산청촛불행동
    12. 3 내란 1년, 200차 산청촛불행동 산청군 신안면사무소 앞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산청촛불행동이 12월 3일 12.3 내란청산을 요구하는 200번째 집회를 가졌다. 1년전, 윤석열 전대통령의 뜬금포 계엄에 잠 못 이룬 산청사람들은 그날 이후 매주 수요일 신안면사무소앞에서 이어오던 집회를 시국대회로 전환하여 윤대통령 탄핵과 체포, 내란세력척결, 김건희 특검, 산청군수 이승화와 군의원들의 국민의힘 탈당, 산청의 난개발 사업(지리산케이블카, 차황골프장, 삼장면 샘물공장 취수증량 등)의 철회를 요구해 왔다. 이날 참가자들은 응원봉과 직접 만든 개인 팻말 등을 들고 내란과 외환 청산, 사회대개혁, 국가보안법 폐지, 기후전환 대책 수립, 교사-공무원 정치 기본권 보장, 농어촌기본소득 선정지역 확대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비상계엄 1년을 회상했다. 또한 수해구호품 사적사용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산청농협조합장, 공무원 갑질로 경질된 산청읍장 철저 조사, 남강댐 문제 등 지역의 현안을 큰 소리로 알렸다. <내란-외환 관련 구호> 1. 내란수괴 윤석열 법정 최고형을 선고하라!! 2. 내란외환 극우세력 완전 청산하자!! 3. 내란의 힘, 국민의힘 해체하라!! 4. 국민의힘 소속 신성범, 신종철, 이승화, 산청 군의원들 즉각 반성하고 사퇴하라!! 5. 조희대 탄핵, 내란전담 재판부 신설하라!! 6. 내란외환, 12.3 비상계엄 1년 민주주의 지켜내자! <사회대개혁 지역현안 관련 구호> 1. 권력에 기생하는 정치검찰 몰아내고, 검찰개혁 실현하자!! 2. 국민주권시대, 사회대개혁 실현하자! 3. 교사-공무원 정치기본권 보장하라! 4. 보편적 복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농어촌 기본소득 선정 지역 확대하라! 5. 내란외환, 12.3 비상계엄 1년 민주주의 지켜내자! 6. 반민주, 반통일 독재의 도구,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7. 겸업 금지 위반, 하나로마트 임대 의혹, 수해 물품 사적 사용 의혹, 조창호 산청농협조합장을 즉각 수사하라! 8. 이대로는 못살겠다. 전 산청읍장 갑질 철저히 조사하고 징계하라!! 9. 이승화 군수는 차황 골프장 건설 철회하라! 지리산케이블카 철회하라! 삼장 지하수 증량 반대한다! 10. 산청 수해 원인 제공 남강댐, 수자원공사는 책임져라! <성명서 전문> 불법 계엄 1년, 다시 광장의 힘으로 내란외환 완전 청산, 자주와 통일, 민주와 평등의 사회대개혁으로 나아가자! 12.3. 불법 비상계엄이 있은 지 오늘로 1년이 되었다. 대통령이 특별담화문을 발표하고, 경찰청장이 위헌적 계엄에 경찰을 동원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계엄이 내란이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놓는 내란수괴 윤석열, 의도적으로 재판을 지연시키는 변호인단과 이를 용인하고 있는 재판부와 같이 여전히 내란을 옹호하고, 내란동조 세력에 빌붙어 권력을 유지하는 세력이 있다. 내란외환에 대한 심판을 더 이상 미루지 말라. 조속한 수사와 재판을 통해 철저한 내란외환 진상규명과 주요 종사자에 대한 사면 없는 처벌을 요구한다. 여전히 계엄을 두둔하며 동조하는 국민의힘은 공당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내란외환을 부정하고 극우세력을 옹호하는 국민의힘은 즉각 해체되어야 한다. 내란과 외환에 맞서 연대와 평등의 광장을 열었던 시민들은 윤석열 탄핵을 넘어 불평등과 부조리한 세상을 바꾸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내란외환 청산도 사회개혁도 더디기만 하다. 곳곳에서 불안과 걱정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불법 계엄 1년은 기념과 자화자찬의 시간이 되어선 안 된다. 정부와 국회, 책임 있는 기관 단체는 광장 시민의 요구이자 시대의 사명인 내란 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위해 부여된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평가하고 성찰하고 약속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불법 계엄 1년,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기후 위기 최전선에서 생존을 위해 아스팔트 농사를 지어야 하는 농민이 있다. 노동조합을 했다는 이유로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세종호텔 앞 철탑에서 300일째 고공농성 중인 해고 노동자가 있다. 노조법 2,3조는 통과되었지만, 폭우와 폭염 속에 속도 경쟁을 강요받으며 일하다 죽어가는 플랫폼 노동자가 있다. 거대자본의 경쟁 속에 눈물짓는 영세자영업자가 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한 차별과 부당함에 맞서 저항하는 존재들이 있다. 차별과 혐오를 넘어 폭력을 행사하는 극우세력에 맞서 민주사회, 평등사회를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쳤지만 여전히 나중으로 미뤄지고 있다. 기후위기와 난개발에 맞선, 불평등한 세상에 맞선 우리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불법 계엄 1년, 우리의 삶을 바꾸기 위해 투쟁은 계속되어야 한다. 윤석열 퇴진을 걸고 2022년부터 시작한 산청촛불행동은 오늘로 200차를 맞았다. 오늘 계엄 1년을 맞아 다시 광장의 힘으로 내란외환의 완전한 청산과 평등사회, 자주와 통일의 사회대개혁 실현을 결의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마지막 구호만 3번 크게 외쳐 주시기를 바랍니다.) - 내란외환 옹호, 국민의힘 해체하라! - 사법부는 내란외환 세력 신속하게 처벌하라! - 이재명 정부는 내란외환 청산, 사회대개혁 조속히 이행하라! 반민주 반통일 독재의 도구,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기후재난 근본 대책 수립하고 농정대전환 실현하라! - 차별 없이 평등한 권리, 모든 노동자에 근로기준법 적용하라! - 나중 말고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난개발 기후 위기 차황 골프장, 지리산 케이블카, 삼장 지하수 증량 중단하라! 이대로는 못살겠다. 전 산청읍장 갑질 철저히 조사하고 징계하라! 겸업 금지 위반, 하나로마트 임대 의혹, 수해 물품 사적 사용 의혹 조창호 산청농협조합장 사퇴하라! 산청 수해 원인 제공 남강댐-수자원공사는 책임져라! 2025년 12월 3일 내란외환 완전 청산, 사회대개혁 실현 산청촛불행동 참가자 일동
    • 고을이야기
    • 산청
    2025-12-03
  • 노고단 첫눈길
    「섬진강 편지」 -노고단 첫눈길 천왕봉 보다 조금 늦게 오셨다. 노고단 첫눈, 첫눈 길을 밟아 노고단에 올라 시린 발가락을 어르느라 동동거리며 섬진강을 내려다본다. 11월에 2번의 문상을 다녀왔다. 외사촌형과 몽피다. 그 이들에게 좀 더 따뜻했어야 했다. 지리산의 겨울이 시작되었다. 따뜻함에 대해 묻고 묻자.
    • 문화예술
    • 섬진강 편지
    2025-12-02
  • [소식] 현윤애 작가 그림전시, "다정히 엿보다-시절인연"
    "인연의 결을 따라, 시절인연" 구례 지리산에 자리한 화엄사성보박물관에서 2025년 연말, 따뜻한 시선으로 지역과 사람, 풍경을 담아온 화가 현윤애의 그림전시 《다정히 엿보다–시절인연》을 열었습니다. 2025 화엄사성보박물관 초대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12월 9일부터 2026년 1월 11일까지 진행되며, 겨울 산사의 고요한 정취 속에서 삶의 순간을 다정히 포개어 담아낸 작가의 원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마음을 잠시 멈춰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풍경조차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작가는 그런 순간을 포착한다. 단순한 구조물이나 경관이 아니라, 화엄사의 결을 가장 온전히 드러내는 자리를 찾아내고, 그 자리에 머문 시선과 마음까지 그림에 담아낸다. 그곳은 풍경이기도 하고, 태도이기도 하다. 화엄사의 시간과 공간, 그 틈을 가장 조용히 비추는 자리를 알아차리고, 그곳에 스며든 마음을 다정히 담아 낸 풍경. 화엄사가 전하는 계절의 시간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아도 오고 가는 인연들이 자연의 숨결처럼 조용히 흐른다. 그림 속 풍경에는 머무는 이 하나 없어도 따뜻한 온기가 스며 있고, 그 남겨진 자취들은 삶의 결을 조용히 이야기한다. 그리고 얼마나 빨리, 얼마나 멀리가 아닌 ‘느긋이 물러서서 바라보는 시선이 우리의 마음에 균형과 조화를 기억하게 하는 일이라는 것’이 바로 길 위에서 얻은 삶의 지혜라 말한다. 작가는 “지리산 자락에서 마주한 다정한 풍경과 이웃의 마음은 늘 작가의 삶을 지탱해 주었다. 그 따뜻한 기억들이 스케치북에 한 장 한 장 쌓여, 그림이 되었다”며 일상의 풍경 속에서 피어난 인연들을 조용한 시선으로 포착해 왔다. 한편, 전시를 기획한 심지혜 학예사는 “이번 전시는 ‘한 해 한 해 시간을 더해 살아간다는 건, 결국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하는 작가의 생각을 담아 ‘다정히’라는 형용사가 지닌 시선을 새롭게 일깨워준 전시이며, 하얀 눈이 소복이 내려앉은 화엄사의 풍경과, 곰살 맞은 눈으로 담아낸 작가의 온기를 온전히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한다. ‘추운 겨울에도 송림은 푸르고 사사자삼층석탑이 서 있는 언덕에서 화엄사를 바라보며 고요에 잠긴다. 지나간 과거의 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나, 현재의 나를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이 감사하다. 이제 먼 길을 찾아온 다정한 벗들과 소중한 시절인연을 함께 나누고 싶다.’ - 현윤애 작가노트 중, 2025 2025 화엄사성보박물관 초대전 현윤애 작가 그림전시 <다정히 엿보다, 시절인연> 전시기간 : 2025.12.9(화)~2026.1.11(일) 10:00~16:30 월요일 휴관 작가와의 대화 : 2025. 12. 12(금) 15:00시 전시장소 : 화엄사성보박물관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539 주최 화엄사 주관 화엄사성보박물관 갤러리척 로컬리티: 기획 화엄사성보박물관 부관장 강선정, 독립학예사 심지혜 진행 큐레이터 조미영 서정아아, 에듀케이터 김우영 [전시문의] 현윤애 작가 (010-2600-0733) 심지혜 학예사 (010-6747-4240) 12월 12일 금요일 오후 3시에는 작가와 직접 만나는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이 있어요! 지난 5월 주프랑스한국문화원 특별전 『제주, 바다와 함께 살다』에 초청되어 소개된, 제주 올레길에서 만난 풍경과 인연을 담은 작품 일부도 이번 전시에서 함께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우리 <<지리산인>> 독자님들도 현윤애 작가님 그림전시 보시며 다정한 시절인연 떠올리시길 바랍니다.
    • 소식
    2025-12-01
  • ■ 제주항공 무안 공항 참사 1주년 추도시 연재
    ■ 제주항공 무안 공항 참사 1주년 추도시 연재 보고 싶다는 말 권 민 경 우리의 짝사랑은 언제 끝날까 나는 보고 싶다는 말을 버릇처럼 중얼거리다가 입을 다문다 침묵은 아니다 정체 모를 기관에서 자꾸 솟아나는 말하자면 내가 어떤 애를 쓰고 있지 않아도 솟아나 는 호르몬이나 내 몸을 돌고 도는 피의 흐름 막을 수 없이 일어나는 일들 몸의 작용보다 속도가 빠른 마음 작용 어쩔 수 없는 시간의 흐름 하루가 오고 가는 속도 누군가는 순리라 부르는 자연스러움 그런데 난 왜 자꾸 어지러울까 소용돌이 속에서 헤엄치는 것처럼 사람은 잊어야 살 수 있다는데 솟아나는 감정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라 오늘도 아무렇지 않게 해가 지고 모두가 사는 집에 작은 불이 켜지고 매일 켜지는 불을 순리라 하진 않겠지만 삶이라 부를 순 있을 것 자연스러운 슬픔처럼 ------------------------------------------------------------------------ <시인의 말> 충분히 추모해야 비로소 내일을 살 수 있다. 심술과 악의는 내일로 나아가려는 행진에 발을 건다. 물론 타 인에 공감하는 일은 어렵다. 그러나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 은 곧 나를 위한 일임을 믿는다. 삶 속에서 몇 번이나 슬퍼질 미 래의 나를 위한 예비를 하는 일. 나는 타인을 위해 기도하고, 그 것은 ‘너’와 ‘나’를 포함한 ‘우리’를 위한 일이다. 기도는 조용하지 만 분명 존재한다
    • 문화예술
    • 시를 찾아서
    2025-12-01
  • 구례의 풍류와 멋을 찾아, 시조창의 맥을 잇는 사람들
    구례의 풍류와 멋을 찾아, 시조창의 맥을 잇는 사람들 구례 동편제전수관, 시우회관에서 완제 팔만대장경이 울려 퍼진다. 계절마다 흘리는 꽃 향이 바람에 실려 머물다간 자리, 유독 금목서 향처럼 은은하게 퍼지는 목청. 그 자리에 한 마리의 나비가 되어 너울너울 넓은 마루 지나 슬며시 문을 열고 들어간다. 어른들께 절하고 마주하는 자리는 마치 시조창이라는 음악에 예를 올리는 의식처럼 온몸에 스며든다. 이제 시조창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 몸속 세포들이 깨어나는 시간 속으로. 이종춘 회장님이 동그란 피치를 불고, 양문석 고문님이 집고를, 곁에서 방부승 부회장님과 신현숙 사무국장님의 장단과 함께 시우회 회원들 사설시조가 시작된다. 여래~~ 보사~~~~~ㄹ지자~~~ㅇ보사~~~~~ㄹ 관세~~~ㅇ~~~~~~ㅁ보사~~ㄹ 나~~~~~무우우우아미~~타~~~~~~~~아아부--------~~ㄹ “계단을 잘 밟고 올라가” “예쁘게 쓰다듬어 갖고” 시조창 배우는 자리에 스승과 제자 사이 오가는 말. 살아나는 입말은 구수하기 그지없다. 푹 빠지는 말맛에 어우러지는 선율이라니. 세월의 굴곡이 저절로 굴러떨어져 물방울처럼 구르는 듯, 내 몸이 함께 액체화되는 기분. 아마 옛사람들도 그랬을까, 시조창은 알 것 같으면서 잘 잡히지 않은 분야였다. 시조창은 조선 후기의 가객 이세춘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시조창은 리듬과 선율이 전하는 감동이 크다. 시조는 평시조, 사설시조는 물론, 남창질음, 여창질음, 엮음질음, 우조질음, 중허리시조 등 다양하다. 평시조와 사설시조의 음계는 황종, 중려, 임종의 3음의 슬프고 처절한 느낌을 주는 계면조와 질음시조는 평시조의 구성음을 중추로 하되 임종, 청황종, 청태주, 청중려 등 4음을 변조시켜 음역대를 넓히고 있다. 다양한 음계와 고저장단과 장구 장단, 단모음과 중모음 변화, 부호 등 생소한 음의 세계는 안개 속에 묻혀 있는 듯 깊기만 하다. 시조창은 현재 무형문화재로 지정, 전승되고 있으며, 사라져 가는 시조창의 맥을 잇기 위해 전국적으로 경연대회와 강습회가 열리고 있다. 시조창의 선율이 구례 어른들의 목청에서 가르침으로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귀하고 소중한 자리는 3일, 8일 구례 오일장이면 어김없이 소리의 향연이 펼쳐진다. 글로 남겨야 하는 필자는 시간이 서서히 흘러 이분들의 소리와 열정이 구례에 오래 넘쳐흐르기를 바란다. 파리 몽마르뜨언덕에서 한산섬 버스킹을 꿈꾸는 신현숙 사무국장님은 시조창의 좋은 점을 묻자 “우선 단전호흡이 저절로 되어 마음 안정과 심폐기능의 향상으로 건강에 도움이 돼요.”라고 답한다. “시조창은 선비의 전유물이 아니라 선비문화를 흠모하고 지향하는 일반 백성들의 대중문화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판소리나 민요와 비교해 채록되어 남아있는 시조창이 월등히 많고 작자층이 광범위하거든요. 이런 시조창이 이어지도록 살려놓는 것이 우리 세대의 사명이겠지요.” “특히 구례 시우회 어르신들이 점잖고 분위기가 좋아서 마음이 편해요” 그렇다. 고문님은 마치 교장 선생님 같고 회장님은 아버지 같다면 부회장님은 조용히 곁에서 경청한다. 고문님은 장단을 맞추다 “소리가 찢어져” 수업 중 참다못해 직접 들려주는 시조창 역시 맛갈지다. 필자도 그렇게 몸 안에서 소리가 여울지다 흐르다 소리를 묶어 애끓는 소리를 낼 수 있다면 하는 유혹에 사로잡힌다. 바로, 아니야, 아니야, 귀명창, 귀명창, 하며 달랜다. 구십을 살은 어른들의 몸에서 나오는 소리가 그냥 나왔을까! 그 매혹적인 소리를 들어보지 않고는 그 향기에 취할 수 없다. 양문석 고문님은 94세로 환갑 때부터 시조창에 입문했다고 토로한다. “처음에는 광주 시우회 소속으로 배우다가 토지가 중심이 되어 석낙용 선생이 구례 시우회를 만들었어요. 나는 또 이상술, 정경태 선생에게 시조창을 배웠지 하믄, 구례에서는 석낙용 선생에게 시조창을 배우기 시작했어. 한때 문척에서 시조창 붐이 일고 토지 사람들이 시조창을 많이 했어.” 밤에 깨어 잠이 안 오면 속으로 시조를 하다 보면 잠이 든다고 술회한다. 10년 전 시조창 10곡을 모아 CD로 제작하였다며 필자에게 CD 하나를 건네준다. 방부승 부회장님은 90세로 10년 전부터 시조를 배우기 시작하였는데 보통 사람의 목소리보다 음이 4단계 높고 아름답다. “나는 토지 사는 박판규기 권해 시조창을 하게 되었어요. 젊어서 술 한잔 먹거나, 외로울까 싶으면 노래를 불러 안 나올 때까지 소리를 질렀어. 소리가 단전에서 나와. 소리가 길 때 보면 숨을 쉬어야 해, 들이쉬면서 내뿜으면서. 시조창을 하면 잡념이 없어지고 마음이 한가로워지지. 노후에 시간 보내기도 좋고.” 하며 소리 없이 웃는다. 시우회 어른들은 또한 구례 유림이다. 유림회관에서 시조창을 권하자 즉석에서 고문님은 책 두 권위로 손장단을 맞추고 부회장님의 남창 질음이 시작된다. “푸른 산중 백발 옹이 고요 옥좌 향남봉 이로다.” 고음 따라 깊은 산중 신비로운 세계로 끌려간다. 올해 92세인 이종춘 회장님은 스무 살 때부터 시조창을 시작하여 70여 년을 시조창과 함께 살아온 산 증인이다. 아들이 언제까지 시우회 회장은 할 거냐는 질문을 받는다며, 더 많은 젊은이가 시조창을 배우고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구례 시우회 미래에 걱정이 많다. 하지만 시조창에 대한 열정은 청년처럼 넘쳐흐른다. 제자들의 경창 대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명인, 대상부 장원이 배출될 수 있도록 세심한 격려와 가르침, 끈끈한 정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다시 선율보 앞에 모여 앉은 수업 시간, 이종춘 회장님이 악보를 짚어가며 회원의 시조창 듣는 모습을 대하니, 시대를 거슬러 그림 속 정자에 앉아 나도 몰래 몸에서 음이 새어 나온다. 그사이 출현하는 사잇말은 해학과 리듬으로 물결친다. 구례 말이 살아 숨 쉬는 현장. 그 주인공은 당연, 회장님이다. 삼각형을 안 하고 지나 가부네 나비야 아흐 ~~~안되었어 아흐흐흐 이제 되었어 이게 속청이 제일 많아 아니 이이이라 엮음질음은 흥이 나고 필자도 흥이 나고 임실 시조창 경연대회 나갈 사람이 목청이 붉어지고 굵어지고 이제 청을 내고 삼각형을 잡아 돌려 리을을 팍 집어 돌려봐 봐 소리를 삼각형으로 불러야 하는데 매끄럽게 되지 않아 또 하고 또 하기를 반복한다. 삼각형이라니? 어떻게 목소리를 삼각형 도형으로 만들어야 한단 말인가! 그런데, 듣고 듣다 보니 알 것 같은데, 목이 말을 듣지 않아서지 그 삼각형의 소리가 제대로 나면 리듬이 꺾이고 살아난다. 한 고개 넘고 나면 소리가 또 다른 스승의 귀에 차지 않는다 너무 빨라 느긋하게 해야지 너무 빨라 그거 아니야 속청이 나와야지 왜 겉 소리가 나와 그렇제 사아아아아 빠그러졌다고, 아이가,(절레절레) 사~~~이가 안 되어 아이가, 참 장구 박을 맞추는 구순의 세월은 흥이 나고 여러 시조창을 듣고 있자니 내 목이 흘러내리는 것 같다. 갖은 속청 내기의 유려함이라니 온몸으로 울고 있는 소리 새의 울림이 대금연주와 함께 흐르고 있다. 온몸이 내는 옛 선비의 세계가 아직도 울려 퍼진다. 우리의 소리가 깊은 연륜의 속청 길이와 길이의 고저가 흘러가는 시간이 또 시간을 흐르게 한다. 풀어내고 풀어지는 소리 함양 대상부 대회를 앞두고 수업 시간은 긴장이 감돈다. 야물딱지게 돌려서 질음이 안 나오니까 내가 거기 봉착해있는 거야 엮음질음 할 때 내가 들어본 께 옳게 한가 말을 해봐, 무역이여 우조질음은 동유~~~ 유로다 더 올라야 해 삼각형을 잡아 돌려 리을을 팍 집어넣어봐봐 한 박을 안 했어! 다시 해봐 황학이~~ 이이이 맞아 그러케 웃삼각형! 굳어서 안 되어 못 고쳐 다시 하고 그때 가서, 내가 알아서 할게요 애끓는 소리에 애가 타는데 구순의 어른은 웃기만 한다 딴소리가 나부러 이히이 웃삼각형을 좀 천천히 해야 돼 (소리 없이 몸을 흔들고 눈을 감고) 도둑 숨 쉬고 떨고 술을 안 주니 맥히고 그러네 술을 안 먹어도 취하고 그래 석인이~~~~~~~~~~ 음이 좀 다른 음이 나오드라 다시 한번 해볼게요 제발 좀 해! 돈 주란 소리 안 할 테니 목을 갈아야 해 필자는 입을 떼지 못해도, 우조질음도 엮음질음도 따라 한다. 새가 천상으로 오르는 듯, 날던 새가 떨어지기도 한다. 이제 시조창의 풍류에, 구례를 지나간 이순신 장군의 수루에 앉아 장군처럼 그렇게 한산섬을 읊어보기를 권하면서, 용호정 시계, 축하 공연에서 연주한 “한산섬”을 소개하며 글을 맺는다. 글쓴이 : 이촉 이촉 시인은 구례에 거주하며, 시집 『검은 해바라기』를 펴냈다.
    • 고을이야기
    • 구례
    2025-11-30
  • [소식] 1129 전북기후정의행진에 함께해 주세요
    "지리산사람들"은 1129 전북기후정의행진 추진위원으로 함께합니다. 11월 29일 전북기후정의행진에 함께 참여하여 기후정의로 가는 길을 함께 만들어요. 1129 전북기후정의행진으로 전북을 살리자! 전국을 살리자! 세계를 살리자! ① 새만금 상시해수유통 ② 새만금 신공항 철회 ③수백 km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④국립공원 난개발 중단 ⑤노후핵발전소 패쇄, 햇빛 바람 에너지로 전환 ⑥지역정체성 파괴 도심 난개발 중단 ⑦시대착오적 만경강 수변도시 철회 ⑧기후위기 시대 농업과 먹거리를 공공재로 우리는 다시 광장으로 모입니다! “1129전북기후정의행진 함께 합시다!” 기후위기·생태위기를 넘어 정의로운 전환을 향해 전북도민의 목소리가 다시 광장으로 모입니다. 일시: 2025년 11월 29일(토) 오후 2시 (오후 1시~ 사전부스 운영) 장소: 전주 서학예술광장 전북이든 전남이든 경북이든 경남이든 기후위기 앞에 경계선은 필요 없지요. ^^ 지리산사람들 드림
    • 소식
    2025-11-27
  • [안철환의 절기 이야기] 첫 얼음 어는 소설
    첫 얼음 어는 소설 안철환(전통농업연구소 대표) 소설(小雪)에 첫 눈 기다리지 마세요. 대설이나 크리스마스에 첫 눈이 오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함박눈이 아닌 싸리눈 정도 흩날리는 게 보통이에요. 괜히 방송 등에서 첫 눈 기다리게끔 들뜨게 만드는 건데 우리 기후를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24절기가 중국 화북지방에서 만들어져 우리 기후와는 맞지 않는 표현들이 있는데 소설 대설이 대표적이고 소한 대한 추위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의 눈은 대한 입춘 즈음해서 많이 내리고 추위도 대한보다 소한이 더 매섭거든요. 눈도 영동 지방의 경우엔 오히려 봄에 많이 내리지요. 우리 소설의 대표적인 날씨 현상은 첫 눈이 아닌 첫 얼음이 언다는 겁니다. 겨울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는 알람이에요. 그래서 소설이 되면 나무는 잎을 떨어뜨리고 개구리 뱀 곰은 겨울잠 자러 들어가고 모든 생명은 겨울 날 준비에 바쁘지요. 그럼 사람은 뭘 할까요? 맞습니다. 김장과 땔감 준비를 하지요. 그렇게 겨울을 대비하라고 소설엔 반드시 추위가 찾아듭니다. 겨울을 알리는 알람이라고 한 이유에요. 예부터 소설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반드시 춥다고 했어요. 하필 이 즈음 대학 시험을 보느라 소설 추위는 다 잊고 입시추위로 착각들 하고 있는 게 안타깝습니다. 세상이 사람들을 다 철부지로 만들고 있는 꼴이에요. 철을 잊고 사는 세태는 소설추위를 잊은 것에 멈추지 않습니다. 한겨울에도 런닝바람으로 겨울 나는 게 요즘 모습이잖아요. 뿐입니까? 한여름엔 긴팔 와이셔츠에 폼나는 긴팔 양복 정도 입어주어야 가오(?)가 서는 분위기죠. 저 어릴 때 이런 표어가 있었어요. 새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납니다라는 말이요. 근데 이건 순전히 철을 거스르는 철부지 어린이의 표어라는 걸 제가 존경하는 한 한의사 선배의 책에서 배웠습니다. 철 든 나라의 어린이는 여름엔 늦게 자되 일찍 일어나야 하고, 겨울엔 일찍 자되 늦게 일어나야 한다는 말이었지요. 생각해보면 참으로 기막힌 말이죠? 제가 절기 공부하고부터 늘 머리에 담아 둔 구절이었습니다. 그럼 철을 거스르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면 늘 가로등에 노출되어 있는 가로수를 생각해봅시다. 사계절 밤새 빛에 노출되어 있다는 건 항상 광합성을 하라고 자극하는 것과 같죠. 잠을 못자게 하는 거에요. 겨울이 되었는데 잎을 떨어뜨리지 못하는 낙엽수도 더러 있답니다. 잠을 못자는 것도 문제이지만 맹추위가 오면 얼어죽을 수 있다는 겁니다. 겨울 얘기는 아니지만 밤새 불을 켜두어 잠을 못자게 해서 재배하는 작물이 있어요. 바로 깻잎입니다. 들깨는 단일(短日)식물이라고 해서 빛이 짧아지면 꽃을 피우는 작물이에요. 꽃피고 알곡을 맺으면 양분이 그리로 몰려 잎이 부실해집니다. 깻잎은 잎을 키우는 게 목적이니 꽃피지 못하게 조명을 비춰주는 겁니다. 그런 깻잎이 과연 정상일지 의문이에요. 벼도 단일식물이랍니다. 근데 벼는 알곡이 목적이기에 빛을 쐬어주면 안돼요. 그래서 시골에 큰 건물이 들어서면 농부님들이 싫어하는 거에요. 한번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도시농업을 좋아해 광화문 광장에 논을 만들기로 했는데 서울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한참 바빴답니다. 거리의 자동차 라이트가 비추는 빛이 벼 이삭 패는 걸 방해할까봐 조도(lux) 조사하느라 그랬다는군요. 다행히 이삭 패지 못하게 할만큼은 아니어서 논을 조성했고 이삭도 잘 팼답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이 쌀나무(?)에서 달리는 줄 아는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이 되었을 겁니다. 동대구역 앞에도 벼가 익는 논이 있다니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철이 들면 뭐가 좋을까요? 철이 든다는 건 자연의 흐름에 맞춰 사는 건데요, 반대로 자연을 거스르면 에너지가 많이 듭니다. 가령 폭염을 이기려고 에어콘 밑에 살면 전기값이 많이 나오겠지요. 그렇다고 마냥 시원할까요? 실외기 열기로 주변을 덥게 만드니 더 에어콘 의존도를 높이죠. 이게 문명 이기의 패러독스입니다. 철이 드는 일은 자연과 가까워지거나 자연과 하나되는 일입니다. 자연에 가까워지면 에너지도 적게 들뿐더러 삶에 거슬림이 적어집니다. 적당히 더위도 받아들이고 적당히 추위도 받아들일 줄 알면 삶이 순조롭지 않겠어요? 그게 깊어지면 삶에 신명이 날 겁니다. 앞에서 말한,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건 즐기는 것보다 못하다는 말과 통하죠. 오늘(11월 22일)이 소설인데 영하의 추위는 18일날 왔어요, 그런데 의외로 별로 춥지 않았네요. 그 추위 때문에 무가 얼까봐 이틀 전 수확해 시래기도 엮고, 김장에 쓸 것 신문지에 싸 두고 남는 건 깍두기 담고 그러고도 남는 건 무밥, 무나물 용 반찬거리로 남겨두었습니다. 물론 내년에 씨 받을 종자용 무는 제일 좋은 걸로 잘 보관해두었지요. 동치미는 놓쳤어요.ㅋ 근데 저도 이번 추위는 그리 춥지 않을거라 보기는 했어요. 일단 아직 음력으로 9월인데요, 이는 12지지 중 술(戌)월로 겨울 달인 10월(해亥月)로 넘어가는 직전이에요, 일진으로 보아도 추울 날씨 같지는 않더라구요. 그렇지만 이런 철에는 좀 호들갑을 떨어야 합니다. 자칫 한방에 공든 탑 무너질 수 있거든요. 추위 예보에도 굴하지 않고 캐지 않은 이웃의 무를 보니 역시 멀쩡하더이다. 그렇다고 방심하면 안돼요. 일단 무는 자랄만큼 자랐기에 더 놔둘 이유도 없는데다 얼진 않아도 자칫 바람들 우려가 있으니 제 때에 거두는 게 맞습니다. 소설은 음력 10월에 드는 게 정상인데요, 올해는 음력으로 10월 3일입니다, 윤6월 땜에 너무 빠른 겁니다. 일기 예보를 보니 소설 지난 다음 주 초에 비오고 추워진다는데 그게 아마 소설 추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을 날씨가 비도 많이 오고 따뜻해 단풍도 늦고 잎도 떨어뜨리지 못하는 나무들이 안쓰럽다고 했었지요. 늦었습니다만 다행히 단풍 들자마자 떨어지는 낙엽으로 온 세상이 정신없고 쓸쓸합니다. 그렇지만 낙엽들이 쌓이자마자 가물까 걱정입니다. 뉴스를 보니 강원도엔 가뭄이 심해 벌써 큰 산불이 났어요. 저희 동네도 걱정되어 밭 주변 산 숲에 들어가 봤습니다. 역시 예상대로 수북이 쌓인 낙엽들이 말라있는 게 한 눈에 들어오네요. 가을 비로 낙엽이 적셔져야 하는데 지난 가을 비는 따뜻하게 내려 낙엽을 못 떨어뜨리게 하더니 정작 낙엽 떨어진 후로 비가 와도 찔끔이에요. 그런데다 산의 나무들은 너무 빽빽해요. 낙엽은 불쏘시개고 빽빽한 나무들은 장작 같이 보이니 제 노파심이 너무 큰 걸까요? 그러길 바랍니다. 원래 숲의 쌓인 낙엽들은 거름이었고, 잡목들은 땔감이었어요. 그렇게 숲을 이용해야 빛도 들어가고 바람과 물이 잘 통해 나물도 잘 자라고 다람쥐가 수북한 낙엽 속에 가려져 도토리 찾지 못하는 일도 없으니 숲은 생명의 보고가 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농부가 숲을 이용하지 않으니 숲이 너무 우거져 산불도 위험하지만 먹을 것도 없어요. 저는 이도 식품사막(Food desert)이라고 봅니다. 저희 밭은 수리산 자락 바로 밑에 있는데 겨울이 되면 산 짐승들이 저희 밭쪽으로 내려옵니다. 고라니 너구리 족제비에서부터 수리부엉이와 매도 내려와 밭 위로 날아 다니죠. 겨울이 되니 산에 먹을 게 별로 없어서 일 겁니다. 저는 수리부엉이와 매의 위용을 보면 그 포스가 주는 느낌을 참 좋아합니다. 한번은 원두막 너머에서 “끼야~”하는 매 소리가 아주 가깝게 들려 하늘을 쳐다 보았더니, 제가 있는 줄 모르고 낮게 날아오던 매가 제 눈과 마주치자 깜짝 놀라 하늘로 급상승하는 거지 뭡니까? 제가 더 놀랐을 겁니다. 저와 마주친 빛나는 눈매와 급상승하는 포스가 얼마나 대단한지 뒤로 자빠질뻔 했거든요. 근데 요즘 눈에 밟히는 씁쓸한 풍경이 있어요. 제가 매만큼 좋아하는 새로 부부가 쌍으로 날아다니는 수리부엉이입니다. 두 놈이 높은 하늘 위에서 맴도는 위세를 보면 멋있다는 탄성이 절로 나지요. 근데 이 놈이 몇년째 혼자 날아다니는거에요. 이혼을 한 건지, 짝을 못 찾은 건지 모르겠으나 삶이 힘들어진 것은 분명해 보여 참 안쓰럽기 그지없더이다. 웬지 내 탓 같아 미안하기도 하구요. ㅋㅋㅋ * 대문 사진 : 왼쪽부터_내년에 쓸 볍씨, 무 시래기, 옥수수 씨, 김장 때 쓸 마늘. 볏짚으로 엮은 무 시래기가 영 아마추어 티가 납니다. 멀리서 보니 그럴 듯은 하지요? 글을 쓴 안철환 선생은 온순환협동조합, 전통농업연구소 대표이고 경기도 안산에서 ‘산림생태텃밭 먹거리숲 농장’을 운영한다. 남은 음식물과 똥오줌, 커피 찌꺼기를 받아 직접 거름 만들기를 실천하고 있으며, 우리 토종 종자와 전통 농업 살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25년 전, 처음으로 심은 배추 씨가 3일 만에 싹 트는 걸 보고 ‘씨 안에 누가 있었구나!’ 깨닫고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우리가 먹는 배추는 단순히 물질적인 먹을거리가 아니라 나와 별 차이 없는 생명이며, 그래서 먹는다는 것은 생명을 먹고, 생명과 소통하고, 생명과 하나 되는 일이라고 믿는다. 쓴 책으로 《시골똥 서울똥》(2009), 《24절기와 농부의 달력》(2011), 《호미 한자루 농법》(2016), 《토종농법의 시작》(2020)이 있고, 옮긴 책으로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2004)이 있다.
    • 기획
    • 절기이야기
    2025-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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