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1-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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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교의 키즈의 생애 5편 "둘이 서로 좋아하나…?"
    다시 봄이 되었다. 캠퍼스 안 호수에 심어진 버드나무에 새순이 나왔다. 한없이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가 봄바람에 머릿결처럼 흔들렸다. 호수에 비친 윤슬과 연두색 버드나무 가지가 눈이 부셨다. 수현은 2학년이 되었다. 신입생들이 들어왔다. 수현이 다니는 경제학과는 여학생이 많은 과는 아니었다. 한 학년에 50명인데 그중 10명 정도가 여학생이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만난 후배 중에 운동권이 될 만한 신입생들을 골라봤다. 수현이 나름 몇 명을 골라 이야기를 해봤지만,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세상이 바뀌었다. 관심이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수현은 혼란스러웠다. 대학생이 되면 당연히 사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라고 수현은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학생이 수현처럼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후배들과 이야기하면서 수현은 깨달았다. “나는 왜 모든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을까?” 대학생이 되었으니,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져 보면 어떨까? 네. 사회문제요. 선배 제 문제도 해결 못 하는데 무슨 사회문제를 고민해요? “지금 제 앞길이 구만리에요" 취직도 해야 하고 학점 관리도 해야 하고요. 다른 일에 관심 가질 시간이 없어요. 수현이 바라보는 세상과 타인이 생각하는 세상은 다르다는 것을 신입생들과 이야기하면서 처절하게 깨달았다. 같은 것을 봐도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수현은 이상하게 생각되었던 것이다. 강진도 서클에 신입회원들을 모집하고 있었다. 강진은 선배들에게 절대 후배들에게 학생운동을 한다는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했다. 그냥 편안한 선배 친절한 선배로 보여야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밥과 차를 사주면서 호감을 쌓았다. 그리고 후배들과 친해지면 서클에 데려갔고 함께 저녁을 먹거나 술을 마셨다. 그렇게 지내던 후배들은 자연스럽게 강진이 있는 문학서클에 가입했다. 수현은 신입회원들에게 왜 학생운동을 해야 하는지 설득하려고 했지만, 귀담아듣는 후배들은 거의 없었다. 변혁, 혁명, 부조리, 노동 탄압, 독재, 농민들의 현실 이런 단어들은 낯설어했다. 유일하게 수현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후배는 지숙이었다. 지숙은 여수에서 올라온 후배였다 “선배 어디 가요?” 길을 걷는데 갑자기 지숙이 수현을 붙잡더니 물었다. 점심시간인데. 어디를 가겠냐? 식당에 가야지. 우리 오늘 특별한 음식을 먹어봐요? 우리 오늘 특별한… 너랑 나랑 그런 이야기를 할 만한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 올해 신입생은 지숙은 평소에 수현과 친분이 있는 후배는 아니었다. 학기 초에 엠티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눈 것이 전부였지만 다들 관심 없어 하던 수현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유일한 신입생이었다. 학생회관 가는 향하는 길에 두 줄로 심어진 벚꽃이 활짝 피었다. 수현과 지숙은 그 꽃길을 걸어 내려갔다. “ 그래 어디 가고 싶은데….“그냥 선배는 따라만 오세요. 그래, 특별하게 갈 곳도 없으니 함께 가보자.” 지숙은 학생 식당을 지나 더 멀리 가고 있었다. 수현이는 앞에 걸어가는 지숙이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 서클에 들어오려나…” “ 그냥 학생식당이나 가자. 멀리 가봐야 별것도 없는데…. “수현이 말했다. “선배 제가 뭐라고 그랬어요. 오늘 저랑 특별한 것을 먹어 보자고 했잖아요.” 지숙이 다시 딱 부러지게 말했다. “그래 알았다.” 수현은 할 수 없이 대답했다. 학생회관을 지나 조금 더 멀리 가니 멀리 교수 식당이 보였다. “너 저기 가자고 하는 거야?” “네…” “저기 뭐 특별한 것이라도 파니?” 솔직히 수현은 교수 식당엔 가본 적이 없다. 항상 돈이 모자란 수현에게 교수 식당이라는 말만 들어도 비쌀 것 같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말이 교수 식당이지 학생 식당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에 좀 더 좋은 음식을 파는 학교 식당이라 학생이 가도 되는 식당이었다. “ 거기 가면 뭘 파는데… 가보면 알아요. 그래 알았다. 알았어…” 교수 식당 앞엔 분홍빛 꽃잔디가 가득 피어 있었다. 4월의 따스한 봄 햇살에 이제 갓 20살이 된 지숙의 볼이 분홍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지숙이가 저렇게 예쁜 아이였나 수현은 지숙을 얼굴은 멀뚱하게 쳐다봤다. “선배…. 어…. 어….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요!” “뭐 그렇게 민망하게 보고 있어요?” “아. 미안…. 잠깐. 딴생각을 좀 하느라고.” ”메뉴는 제가 이미 골랐어요.“ “어 그래…” “뭔 데…” “청어요!” “ 청어…” “물고기 청어 말이야?” “네. 저는 청어구이를 좋아하거든요.” 지숙이 이야기했다. 여기 식당에서 매주 이날만 청어를 구워 주더라고요. “ 아. 그래서 근데 왜 나랑…” “오늘 여기를 특별하게 온 거야…” “ 선배 기억 안 나요?” “무슨 기억…” “그때 엠티 때 제가 선배에게 이야기했잖아요.” 지숙은 대천 바다로 엠티를 갔을 때 수현과 함께 걷던 시간이 떠올랐다. 수현 선배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함께 걷는 것이 지숙은 좋았다. 수현이 민중가요라고 불러주던 노래도 좋았다. “언제라도 힘들고 지쳤을 때 내게 전화하라고 물끄러미 바라보다 나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고맙다는 말 그 말 한마디 다 못하고 돌아섰네 나는 그저 나의 아픔만을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런 입으로 나는 늘 동지라 말했는데 오늘 난 편지를 써야겠어 전화 카드도 사야겠어 그리고 네게 전화를 해야지 줄 것이 있노라고” -전화카드한장- 지숙은 수현이 불러준 노래를 잊지 않고 있었다. 그날 밤 불어오던 저녁 바람과 바다냄새 그리고 파도 소리 모든 것이 지숙은 잊고 싶지 않았다. “무슨 이야기? 제가 청어구이를 좋아한다고요.” “그랬었나....” 수현은 기억나지 않았지만 억지로 기억해 보니 그랬던 것 같기도 했다. 엠티로 갔던 대천 바닷가에서 잠시 걸었던 기억이 났다. 그때 지숙이 자기는 푸른 바다를 닮은 청어를 좋아한다고 했었다. “ 그래…. 기억난다.” “ 너. 청어를 좋아한다고 했었지?” “맞아…” “근데 바다를 좋아하는 거야? “ “아니면 청어를 좋아하는 거야?” “선배 그만 묻고 청어를 드시는 것이 어때요?” 지숙은 어느새 청어를 먹기 좋게 살만 발라 놓았다. 야….너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 네가 꼭 내 색시라도 되는 것 같잖아. 수현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깜짝 놀랐다. ”색시가 뭐예요. 여자 친구도 아니고….“” 아…. 미안“ 수현은 말을 얼버무렸다. ”그냥 제가 해주고 싶어서 그래요. 그래 알았다.“ 수현과 지숙은 이제 막 벚꽃이 피기 시작한 캠퍼스를 바라보며 청어를 먹었다. 사실 수현은 청어를 처음 먹어봤다. 먹어본 등 푸른 생선은 고등어가 다였다. 수현의 엄마는 장에 가면 항상 고등어를 사 왔다. 고등어를 김치에 넣어 끓여주거나 무와 조려주면 그렇게 맛이 좋을 수가 없었다. 수현의 아버지 석태도 고등어를 좋아했다. 청어를 보자 엄마와 아빠가 떠올랐다. 청어 구이의 맛은 나쁘지 않았다. 아니 맛은 중요하지 않았다. 지숙이랑 앉아 청어를 먹는 시간이 좋다고 수현은 생각했다. “선배..”“왜..”“저 다음에 선배랑 다시 청어 먹으러 와도 되나요?” “어.. 그래 청어 맛이 좋은데… “ 지숙과 수현은 청어를 먹고, 다시 봄이 가득한 교정을 걸었다. 교정은 새로운 신입생들로 활기가 넘쳤다. 벚꽃잎이 바람에 흔들려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꽃잎은 지숙의 머리와 어깨에도 떨어졌다. 수현은 지숙의 머리에 떨어진 벚꽃 잎을 손으로 떼어내며 수현에게 건넸다. “ 꽃이 널 좋아하나 보다?” “네.!”“ 선배 그런 달콤한 말을 자꾸 하시면 제가 좋아하는 수가 있어요.” 지숙이 하얀 잇몸을 드러내며 환하게 웃었다. 지숙과 수현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학생회실로 걸어갔다. 나경은 수현과 지숙이 함께 걸어오는 것을 봤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왜 그러지, 나경은 수현과 지숙의 모습을 보는 순간부터 기분이 이상했다. 떨어지는 벚꽃들을 보며 나경은 생각했다. 둘이 서로 좋아하나…?
    • 지리산문화
    • 연재소설
    2025-01-21
  • 들녘엔 갑(甲)이 살지만 숲엔 정령이 산다
    들녘엔 갑(甲)이 살지만 숲엔 정령이 산다 안철환(전통농업연구소 대표) 한 동안 귀농하려는 분들께 가급적 들녘보다는 숲으로 귀농하시라 했습니다. 왜냐고 물으면 농반진반으로 했던 말이지요. 인류 역사상 인간들이 꿈꾸던 유토피아는 거의 숲에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어요. 들녘의 숲이 아니라 야트막한 동산 속 숲 말이죠. 에덴동산이 그렇고 무릉도원, 샹그리라가 그렇습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수필가로 유명한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Walden, or Life in the Woods)이란 책에서 저자가 그리는 곳도 숲 속이고, 하다못해 웰컴투 동막골이란 영화에서 그리는 이상향 마을도 산 숲속에 있었습니다. 유토피아까지는 아니라도 속세를 떠나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공간들 또한 거의 들녘보다는 숲 속 전원이었습니다. 조선 시대 낙향한 유학자가 쓴 대표적인 농사 책 “산림경제(山林經濟)”나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책 제목에서 그리는 곳도 들녘이 아닌 숲이었습니다. 요즘 인기있는 TV 프로그램으로 “나는 자연인이다”도 대부분 산의 숲속으로 들어간 사람의 얘기인 것을 보면 숲 속의 삶은 인류 모두의 로망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도 인류의 조상이 숲 속에서 살다 내려와 원초적 고향인 숲으로 돌아가고픈 지향이 유전자에 새겨져 있어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추상적인 얘기보다는 숲에는 흙이 살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럼 왜 숲엔 흙이 살아있다는 걸까요? 그럼 숲이 아닌 곳의 흙은 살아있지 않다는 걸까요? 저는 살아있는 흙과 비옥한 흙을 구별하고자 합니다. 아마 비옥한 흙으로 치자면 당연히 들녘의 흙일겁니다. 특히 삼각주(델타)의 흙 곧 충적토가 그렇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나일강 삼각주, 유프라테스, 티그리스 강의 메소포타미아 유역, 인더스 강 유역, 황하 화북지방의 토양이 대표적이죠. 이른바 4대강 문명 발원지입니다. 그 외에도 인도차아나 반도의 메콩강, 미 서부평원의 미시시피강, 남미의 젓줄 아마존강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거대 문명을 일군 강 주변의 충적토양은 강 상류지역의 숲에서 영양물질들이 흘러내려와 강의 범람으로 생긴 땅들입니다. 그러니까 강 주변 비옥한 흙도 따지고 보면 숲 속 상류에서 흘러온 것입니다. 그럼 무슨 근거로 숲 속의 흙은 살아있고 강 주변 들녘의 흙은 그렇지 않다는 걸까요? 흙이 살아있으려면 하늘과 소통해야 합니다. 하늘과 소통하는 핵심은 앞 글에서 말한 바람이고 그로 인해 물과 불이 소통을 합니다. 바람이 세게 불면 물과 불은 소통하지 않고 싸우기만 합니다. 태풍이 불어 물이 불을 이기면 수재가 나고 건조한 바람이 불어 불이 물을 이기면 화재가 납니다. 그러나 흙을 기반으로 하면 물과 불은 소통합니다. 물과 불이 소통한다고 하니 그 말도 좀 추상적으로 들립니다. 살아있는 흙의 구조를 살펴보면 바위에서 부서져 나온 흙 알갱이 고상(固相)이 반을 구성하고 그 중 반의 반을 물이 액상(液相)을 이루며 또 그 만큼의 공기가 기상(氣相)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외에 5% 이하로 아주 일부인 유기물이 존재합니다. 이런 흙을 떼알의 흙이라고 하고 입단화된 흙이라고도 합니다. 떼알이란 낱알(홑알)의 흙들이 뭉글뭉글 뭉쳐진 흙으로 특징은 틈새(공극)가 많다는 겁니다. 이 틈새가 살아있는 흙의 본 모습이고 이 틈새를 유지해 주는 게 흙 알갱이 표면에 코팅되어 있는 유기물입니다. 여기서 액상은 물이고 기상은 하늘에서 바람이 흙에 스며든 따뜻한 불입니다. 그리고 이 물과 불이 흙에서 만나 소통한 결과가 바로 유기물입니다. 그런데 이런 흙이 숲에만 있는 건 아니죠. 숲이든 들녘이든 농경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생명수의 기원 그러나 숲에는 남다른 게 있습니다. 바로 남다른 물과 불, 물과 바람, 물과 공기입니다. 우선 물을 살펴보겠습니다. 숲의 물은 어떨까요? 금방 눈치채셨겠지만 깨끗하죠. 왜 깨끗할까요? 그것은 산의 흙과 나무와 풀들이 뱉어낸 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물이 깨끗한 것은 각종 미네랄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지하 암반수가 깨끗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깨끗한 지하수는 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위험한 경우가 많지요. 지하수엔 중금속이 많기 때문입니다. 무겁기 때문이죠. 화강암이 많은 우리나라 지하수엔 철분이 많고 우라늄도 적지 않습니다. 겉으론 맑고 깨끗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지하수 말고 맑고 깨끗한 물로 증류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겠지만 이런 물들은 겉만 깨끗하지 실제로는 위험한 물입니다. 반면 미네랄이 풍부한 물이야말로 살아있고 그래서 진짜로 깨끗한 물입니다. 이런 물이 생명을 살리고 기르기 때문입니다. 물은 하늘의 비로 시작되기 때문에 물 또한 하늘과 땅의 소통의 산물입니다. 그 하늘의 물이 제일 먼저 내려 모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설산입니다. 만년설이죠. 굳이 설산이 아니라도 하늘의 물은 산으로 내려와 생명수로 재탄생합니다. 산에는 바로 흙이 있고 나무가 있기 때문이죠. 그 생명수가 산에서 내려오다 용출하는 곳에 에덴동산이 있고 무릉도원이 있고 샹그리라 동막골이 있습니다. 아마 페루의 마추픽추도 그런 곳일 겁니다. 우리의 전통 마을도 그 생명수가 용출하는 곳에 만들어집니다. 다만 다른 점은 산 속은 아니고 산 밑이죠. 들녘과 숲의 경계에 위치합니다. 마을을 동네라 했죠. 동은 한자로 동(洞)입니다. 골짜기죠. 동네는 같은 물을 먹는 사람들인셈입니다. 앞에서 말한 4대강 문명도 다 이런 설산이나 골이 깊은 산에서 기원했습니다. 그러나 국가권력이라는 거대 문명은 강에서 발원했을지는 몰라도 인류의 근본 문명은 산에서 시작했다고 봅니다. 종자학자로 유명한 바빌로프는 강이 아닌 계곡과 산악지대에서 생물학적, 문화적 다양성의 기원을 찾았습니다. (게피 폴 나브한 지음, 강경이 옮김 "세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참조) 우리 민족의 고향이라는 백두산도 이름을 보면 원래 설산이었음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머리가 하얀 산, 바로 백두(白頭)산, 설산이란 뜻입니다. 백두산과 같은 산이 알프스의 몸블랑입니다. 몽(Mont)은 프랑스 말로 "산"이고, 블랑(Blanc)은 "하얀 색"이라는 뜻이니 바로 백두산인 것이죠. 화산이 터져 천지가 만들어졌지만 물의 기원은 변함이 없지요. 반면 4대강 유역은 비옥합니다. 산에서 물만 발원한 게 아니라 물이 각종 영양물질을 실어오기 때문입니다. 물과 영양이 풍부해 농사가 아주 잘 됩니다. 그렇지만 사람이 먹는 물로 볼 때는 깨끗한 물은 아닙니다. 강물은 농업용수로는 훌륭하나 식용수로는 적당지 않아 사람은 산의 골짜기 물을 직접 받아 먹어야 합니다. 골짜기 물이 있는 산으로 들어가던가, 그 물이 용출되는 곳, 산 밑을 찾아 우물을 파 먹든가 해야 합니다. 그곳과 멀리 떨어진 들녘에서 그 물을 먹으려면 수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수로로 유명한 게 바로 로마의 수도교지요. 예로부터 치수정책의 핵심은 농업용수와 식용수 확보에 달려있었습니다. 비옥한 강 유역에서 발달한 거대 문명은 로마처럼 식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수도교를 설치해서 먼 산의 골짜기에 빨대를 꽂아 빨아 먹었습니다. 독점한 것이죠. 중국에선 제방을 쌓아 큰 강을 다스리고 운하를 파서 지천들을 연결해 마을 곳곳에 물을 공급했습니다. 그 일에 성공해 중국 최초의 왕조를 세운 사람이 바로 우(禹)왕입니다. 수시로 범람하는 황하의 본류를 다스리려면 제방 쌓아 막아서만 될 게 아니라 강의 지류들을 소통시켜 강물을 흐르게 함으로써 범람을 근본적으로 막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지류를 다스려 본류까지 다스렸다는 것은 농업용수와 식용수 확보 둘 다에 성공했다는 뜻입니다. 지류를 통하게 해서 식용수 확보도 원활해졌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임원경제지라는 백과사전을 집필한 조선 후기 유학자 서유구는 우왕보다 더 근본을 파악한 사람입니다. 본류보다 지류의 치수를 강조한 우왕의 정책을 겨우 홍수만 억제한 것으로 보고 더 근본은 밭 도랑과 밭 주변 물길 다스리는 일이라 했지요. 강의 본류가 대동맥이라면 밭 도랑은 모세혈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밭 도랑을 잘 다스리면 밭 사이에 물을 고르게 대어 흙과 물이 잘 섞이면 구름과 안개가 일어나 비가 내리고 가뭄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고 물을 잘 저장하면 홍수도 예방할 수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세상 모든 사람에게 밭을 일구게 하는 것은 그 사람들 모두 다 하천을 관리하게 하는 것과 같다 했으니 치수의 근본이 무엇인지 깨우쳐 주었다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한 모세혈관 같은 밭 도랑과 물길이 바로 강, 하천 발원지라 할 산 중턱 숲인 것입니다. 보통 땅심(지력)이라 하면 거름 또는 유기물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서유구 선생은 거름보다 중요한 게 있으니 바로 물이라 했습니다. 아무리 땅 속에 거름이 많다 해도 물이 없으면 전혀 쓸모가 없어요. 그래서 비옥한 흙이 아니라 살아있는 흙의 관건은 바로 물에 달려 있다는 겁니다. 글을 쓴 안철환 선생은 온순환협동조합, 전통농업연구소 대표이고 경기도 안산에서 ‘산림생태텃밭 먹거리숲 농장’을 운영한다. 남은 음식물과 똥오줌, 커피 찌꺼기를 받아 직접 거름 만들기를 실천하고 있으며, 우리 토종 종자와 전통 농업 살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25년 전, 처음으로 심은 배추 씨가 3일 만에 싹 트는 걸 보고 ‘씨 안에 누가 있었구나!’ 깨닫고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우리가 먹는 배추는 단순히 물질적인 먹을거리가 아니라 나와 별 차이 없는 생명이며, 그래서 먹는다는 것은 생명을 먹고, 생명과 소통하고, 생명과 하나 되는 일이라고 믿는다. 쓴 책으로 《시골똥 서울똥》(2009), 《24절기와 농부의 달력》(2011), 《호미 한자루 농법》(2016), 《토종농법의 시작》(2020)이 있고, 옮긴 책으로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2004)이 있다. 이 글은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홈페이지에도 연재되고 있다. 지난해 5월11일에 게재한 '흙에서 나고 흙에서 살다 흙으로 돌아가는 삶 -도시농부 안철환의 땅 이야기'에 이어 쓰여졌다. 앞으로 안철환 선생의 후속 글을 2주 간격으로 연재할 계획이다.
    • 이야기
    • 여기저기 민들레
    2025-01-19
  • 지리산인, 동네책방상품권 발행
    2025년 푸른 뱀의 해, ‘인터넷신문 지리산인’(지리산인)은 지리산권 5개 시군에 있는 동네책방과 협력하여 <동네책방상품권>을 발행한다. ‘지리산인’이 <동네책방상품권>을 기획, 발행, 유통하는 이유는 글과 기사를 돈이 아닌 방식으로, 돈보다 더 따뜻한 느낌으로 사례하고 싶어서다. 더불어 ‘지리산인’은 <동네책방상품권>을 통해 지리산권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분들을 만나고자 한다. <동네책방상품권> 사용 방법과 흐름은 이렇다. ‘지리산인’에 글 나눔을 한 분에게 ‘지리산인’은 <동네책방상품권>을 보낸다. <동네책방상품권>을 받은 분은 찬장과책장(남원), 오후공책(함양), 지금부터판타지(산청), 시소(하동), 봉서리서점(구례) 등 5곳에서 상품권의 금액만큼 책이나 기념물, 먹을거리 등을 구입한다. ‘지리산인’은 동네책방에 회수된 상품권 금액만큼을 동네책방에 송금한다. <동네책방상품권>을 받고(간직하고) 싶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지리산인’에 기자로 등록하여 글을 쓰면 된다. ‘지리산인’이 지향하는 가치를 알고 싶다면 ‘지리산인’에 들어와 게시된 글을 읽어보면 감이 온다. ‘지리산인’은 http://jirisan-in.net으로들어오거나,구글, 다음 등에서 ‘지리산인’을 검색하면 된다.
    • 지리산문화
    • 지리산 편지
    2025-01-18
  • 깨달음의 시
    깨달음의 시 인디언들은 1월을, 눈이 천막 안으로 휘몰아치는 달, 호숫물이 어는 달, 등 부족에 따라 다르게 불렀나 보다. 우리 부족은 저마다의 해맞이로 시작하니 1월은 ‘새로운 해가 뜨는 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작만이 아니라 늘 새로움과 설렘으로 일상을 맞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지난해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축을 흔드는 엄청난 진동과 혼란이 진행 중이지만 이 또한 ‘새로움’을 창출하기 위한 시간이기도 할 것이다. 인도에서는 이 ‘새로움’을 얻기 위해 시바 신을 가장 많이 찾는다고 한다. 인도는 세상의 모든 자연과 자연의 법칙까지도 신이라고 해서 많은 신들이 있는데 그중 브라마는 창조의 신이고 비슈누는 유지의 신이며 시바는 파괴와 소멸의 신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파괴의 신인 시바를 가장 많이 찾을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창조되면 그것을 유지하고 또 그것이 다 하면 파괴와 소멸을 통해 다시 새로운 창조가 시작되는 자연과 우주의 순환구조 속에 있다. 사는 동안 남녀노소, 빈부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현실의 고난과 어려움은 찾아오기 마련인데 사람들은 이런 고통스런 현실을 파괴하고 싶고 새로운 시작을 갈망하게 된다. 시바 신으로 인해 현재의 고통과 절망을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그래야만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일상을 살아가는 힘은 ‘새로움’에 대한 갈망에서 나온다. 그래서 새해가 되면 백지와도 같은 깨끗한 이 한해를 어떻게 채워나갈까, 하는 새로움에 설렘까지 더해 분주해진다. 그런데 한해의 벽두에만 이 새로움과 설렘을 맞는 것은 좀 아쉽지 않은가. 똑같은 해가 매일 뜨는데 왜 새해의 벽두에만 그 맛을 봐야 하는가. 진부하기만 한 하루를 매일 새롭게 맞을 수는 없을까. 어느 선사가 쓴 ‘깨달음’이란 시가 있다. 깨닫기 전에는 나무를 하고 물을 길었다 깨달은 후에도 나무를 하고 물을 긷는다 이 시를 보면 깨달음을 얻기 전이나 얻은 후에나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 그래서 깨달음은 물을 긷고 나무를 하는 일상의 현실에 있다는 것과 그 일상을 새롭게 보고 또 새롭게 사는 것이 깨달음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옛날에는 나무를 하고 물을 긷는 것이 먹고살기 위한 일상이요, 삶 그 자체였다. 그런데 이 지치고 힘든 현실을 새롭게 살 수만 있다면 세상은 고통이 아니라 마냥 신기하고 즐거울 것이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바깥나들이를 하면 아이들은 쉴 틈 없이 질문을 한다. 어른들에겐 진부하고 힘든 이 세상이 아이들의 눈에는 모든 게 새롭고 궁금한 것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아이의 천진함으로 늘 자연과 세상을 새롭게 보고, 매일 새롭게 살 수만 있다면 그것이 바로 깨달은 자의 일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마음의 여유도 없이 비상계엄 해제 이후 아직도 안정되지 못하고 어수선하기만 하다. 이런 정국이 얼마나 더 지나야 안정된 일상으로 돌아올지는 모르겠으나, 오래지 않아 어떻게든 진정되면 어떤 ‘새로움’이 다시 시작될 것이 분명하다. 자연의 이치가 그렇다.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대통령으로 행정부가 꾸려지고 국민을 배신하지 않은 2/3 이상의 국회의원들이 있으니 어느 정도 국민의 정서에 부응하는 많은 개혁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시바가 지금 우리의 혼란을 파괴하여 소멸시키고 있으니 머잖아 ‘새로움’의 세상은 시작될 것이다. (박두규. 시인)
    • 지리산문화
    • 지리산 편지
    2025-01-15
  •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 구례를 생명평화의 땅으로 만들자!
    오늘(2025년 1월 14일) 11시, 구례군청 앞에서 사포마을 지리산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섬진강권 양수댐을 반대하는 구례사람들. 중산리반내골주민연대. 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사람들. 지리산사람들 등은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 구례를 생명평화의 땅으로 만들자!”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지리산사람들 등은 2023년 9월 4일부터 구례 민주주의 회복과 지리산, 섬진강을 지키자는 마음으로 거리에 서 있었던 16개월의 소회를 나누고, 앞으로는 매주 화요일 아침 구례군청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구례의 강과 산, 땅은 구례군의 소유물이 아니며, 지금을 사는 사람들만의 것도 아닙니다. 강과 산, 땅은 아이들에게서 잠시 빌려온 것이며, 그곳이 삶터인 생명들과 공유하는 곳입니다. 지리산사람들 등은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 구례가 생명평화의 땅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기자회견 전문 올립니다. <기자회견문>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 구례를 생명평화의 땅으로 만들자! 1년 중 가장 춥다는 1월입니다. 우리가 구례 민주주의 회복과 지리산, 섬진강을 지키기 위해 구례군청 앞에 섰던 날은 여름이었습니다. 여름에서 가을과 겨울로, 해가 바뀌어 봄이 오고,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지리산골프장은 못 할 거야, 지리산케이블카도 힘들다던데, 섬진강 구례양수댐은 이미 결정되었잖아.’ 그러면서 ‘날도 더운데, 날도 추운데,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으니 그만해도 된다고.’ 그럴 수도 있습니다. 지리산골프장은 물 건너갔을 수도 있습니다. 지리산케이블카는 구례만의 문제가 아니니 건설하기 힘들 것입니다. 섬진강 구례양수댐은 ㈜한국중부발전이 우선사업자로 결정되었으나 불확실성, 기후재난의 시대에 어떤 결말이 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멈춰도 괜찮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곳을 떠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봉성산 불법 벌목과 주민 갈등 조장, 불탈법을 통한 지리산골프장 시도, 군민 세금으로 지어야 한다는, 상부정류장에서는 노고단도 갈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는 지리산케이블카, 제대로 된 검증없이 여론몰이로 추진되는 섬진강 구례양수댐 등에서 구례군은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구례군은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주민, 단체를 적으로 몰아세우며 공격하고 핍박했고, 김순호 구례군수는 군민들과 공동으로 서명한 합의문을 깨면서도 단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해 산사태가 날까 두려워 뜬눈으로 밤을 보낸 주민들의 손을 단 한 번도 잡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구례의 윤석열’이라고도 불립니다. 오늘도 구례군은 개발, 토목 위주 정책만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리산골프장, 지리산케이블카, 섬진강 구례양수댐, 오산케이블카, 간전면 레미콘공장 추가설치, 하천 정비사업, 서시교 철거 시도 등 부수고, 파헤치고, 쫓아냅니다. 우리가 경험한 구례군의 행정에 주민은 없습니다, 미래도 없습니다. 이러다가 구례의 강과 산, 흙을 다 팔아먹어 아이들에겐 오물투성이 죽은 땅덩어리만 물려줄까 봐 걱정스럽습니다. 우리가 이곳을 떠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구례의 강과 산, 땅은 구례군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지금을 사는 사람들만의 것도 아닙니다. 강과 산, 땅은 아이들에게서 잠시 빌려온 것이며, 그곳이 삶터인 생명들과 공유해야 할 곳입니다. 지금처럼 모두 파먹고 쓰레기만 넘겨준다면 그건 범죄입니다. 제발 나쁜 어른이 되지 맙시다. 우리는 2023년 9월부터 이 자리에 있었고, 구례군, 구례군의회와 만나기를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구례군, 구례군의회는 대화를 시도하거나 변화를 추구하려는 의지도, 움직임도 없었습니다. 구례군, 구례군의회는 멈추고 함께 살 길을 생각하자는 우리의 제안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오늘 이후에도 아이들을 대신하여, 함께 살아야 할 생명들을 대신하여, 외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6개월, 모두 애쓰셨습니다. 그들이 멈추지 않으니, 우리도 멈출 수 없습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바람이 불어도 이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떨어지는 낙숫물 한 방울, 그 한 방울이 모여 바위를 뚫습니다.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에는 구례가 생명평화의 땅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토목 위주의 행정 중단하고 주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지리산골프장 추진 중단하라! - 우리는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다. 군민의 기본 권리 보장하고 섬진강 구례양수댐 추진 포기하라! - 지리산국립공원은 구례군의 소유물이 아니다! 지리산케이블카 재추진 즉각 중단하라! 2025년 1월 14일 사포마을 지리산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섬진강권 양수댐을 반대하는 구례사람들. 중산리반내골주민연대. 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사람들. 지리산사람들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위기
    2025-01-14
  • 전쟁은 인간을 어떻게 변화 시키는가!
    며칠 내내 비가 내렸다. 눈이 녹기 시작했다. 한 달 전만 해도 2미터 이상이나 쌓여 있던 눈이었다. 파괴된 마을은 처음에는 까맣게 그슬린 지붕만 보였다. 며칠 밤이 지나자 눈 밖으로 차츰차츰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눈이 녹기 시작했고 마침내 시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래된 시체들이었다. 처음으로 드러난 것은 1월에 죽은 시체들이었다. 몸뚱이는 꽁꽁 얼어붙어 있었고 얼굴은 잿빛 밀랍 같았다. 날씨가 온화해지자 시체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냄새가 나자 마을 사람들은 눈으로 시체들을 덮어 버렸다. 그래버는 2년 동안 휴가를 가지 못했다. 휴가는 계속 보류되었다. 과연 이번에는 휴가를 갈 수 있을까 그래버는 총탄이 쏟아지는 참호에서 휴가를 생각했다. 그들은 연장을 가지고 와서 파묻힌 사내를 파냈다. 라메르스였다. 안경을 낀 빼빼 마른 병사였다. 1미터쯤 떨어진 바닥에서 안경도 발견되었는데, 깨지지 않고 그대로였다. 하지만 라메르스는 죽었다. 전쟁에서 죽음은 일상이 된다. 매일매일 적과 아군들이 죽어간다. 죽음이 일상화되어 있다면 삶의 무게도 가벼워지는 것인가? 무엇을 위해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인가?. 피로 물들어간 대지에도 희망이라는 것이 있는 것일까? 그래버는 10시에 라에의 호출을 받았다. "자네의 휴가 통지서가 왔어" 러시아와 독일의 전쟁이었다. 독소 전쟁의 막바지였고 독일군은 점점 후퇴하고 있었다. 매일 전선이 독일이 있는 서쪽으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래버에게 휴가증이 발급된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것이었다. 차는 서쪽으로 달렸다. 한낮이었다. 태양은 잿빛 뒤로 흐릿하게 보였고, 눈은 희미하게 반짝거렸다. 그때 갑자기 가슴속에 뜨거운 그 무엇이 솟구쳐 올랐다. 비로소 탈출했다는 느낌, 죽음로부터 멀어져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1미터 1미터 멀어질수록 1미터 1미터의 안전이 확보되었다. 다음 날 아침, 풍경이 달라져 있었다. 옅은 새벽안갯속으로 주변 풍경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옅은 새벽안갯속으로 주변 풍경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그래버는 이제 창가에 앉아 유리창에 얼굴을 기대고 있었다. 한 시간 후에 낯익은 풍경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달콤하고 당황스럽게 그리고 날카로운 기억들이 가득 찬 채로, 그것은 귀향 자체라기보다는 귀향에 대한 예감 같은 것이었다. 마침내 그래버는 자기 고향에 도착했다. 하지만 고향은 자신의 기억 속에 고향은 아니었다. 공습으로 인해 그래버의 집은 파괴되었다. 그래버는 죽음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지만 고향 역시 죽음과 1미터도 떨어지지 못했다. 그래버가 살던 하케가 18번지는 폐허가 되어 있었다. 집은 오직 정면만이 남아 있었다. 그래버는 실종자 창구에 가서 부모님의 이름을 말했지만 없다는 답만 들었을 뿐이었다. 폐허가 된 집 정문에 쪽지를 남겨 두었다. 스무 살 정도 된 처녀가 마치 강물을 따라오기라도 한 듯 불빛을 받으며 그에게 다가왔다. 그 순간 둥근 눈썹, 그리고 어깨까지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마호가니 색 머리칼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버의 그녀는 같은 김나지움을 다녔다. "세상에… 엘리자베스 군.. 넌 줄 몰랐어. 많이 변했군" "당신도 그래요" "무엇 때문에요? 나보다 더 명랑한 여자를 찾으면 돼요" "명랑한 여자 같은 것은 필요 없어" "그럼 뭐가 필요하죠?' 그는 갑자기 그녀의 머리카락이 그의 얼굴에 그리고 입술에 와닿는 것을 느꼈다. 그것을 재빨리 사라지는 바람과도 같았다. 그래버는 폴만 선생을 찾았다. "저는 지난 십 년 동안의 범죄에 제가 어느 정도 관계되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자네가 지금 한 질문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나" "그렇습니다." "요새는 그보다 더 의미 없는 질문을 해도 목이 달아나" "자네가 말하는 범죄는 전쟁을 말하는 건가?" "전쟁을 일으킨 온갖 것들을 말합니다. 거짓과 억압, 불의와 폭력, 그리고 전쟁과 그 전쟁을 하는 방법도 범죄에 포함됩니다. 노예 수용소, 집단 수용소, 민간인에 대한 대량학살 말입니다." "공범 관계라고 하지만 자네가 무엇을 알고 있나? 자네는 너무 어렸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기도 전제 거짓으로 중독되어 던 거네. 하지만 우리는 우리는 그것을 눈앞에 보고도 그대로 내버려 두었네! 나태한 마음, 무관심, 이기주의, 혹은 절망이라고 할 것인가? 그래버는 갑자기 폴만의 눈동자가 누구를 떠오르게 하는지 알았다. 그것은 그가 총살한 러시아인의 눈이었다. 그래버는 광장으로 나왔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보리수나무 옆을 지나 폐허와 파괴된 집 사이로 걸어갔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알았다. 자기 내부의 모든 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버는 엘리자베스에게 청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엘리자베스 우린 결혼해야 해" "결혼이라고? 왜죠? 그녀가 웃었다. "너무 허무하기 때문에. 우린 서로 안 지도 며칠 안 되었고, 며칠 후면 난 다시 전선으로 돌아가야 해. "결혼해도 고독은 줄어들지 않아요. 오히려 더 고독해질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알폰스가 느긋한 표정으로 웃었다. "에른스트 그래버, 게슈타포가 관연하지 않는 건 하나도 없어! 자네가 유대인 아가씨나 공산당 아가씨와 결혼하지 않을 테니까 말이야? 어쨌거나 조회는 하게 될 거야. 규칙이니까! 그래버는 깜짝 놀랐다. 조사가 시작되면 엘리자베스의 아버지가 집단 수용소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다. 오늘 아침 엘리자베스는 결혼 서류를 신청하기 위해 시청에 갔다. "제기랄 무슨 일을 해버린 거야" 그래버는 엘리자베스가 게슈타포의 조사로 아버지가 집단 수용소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녀가 노출될 것이 걱정되었다. 부모님 집 문패 밑에 쪽지가 꽂혀 있었다. 어머니의 편지였다. 그래버의 부모님은 살아 있었다. 아기라고.. 우리 형편에 만일 현재와 같은 사태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두 아이를 낳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야만스러운 사람들만 아이를 낳게 된다면 어찌 되겠어요? 그리게 된다면 이 세상에서 정의를 다시 실현할 수 있겠어요? 엘리자베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아기에 대해 한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갑자기 벽이 뚫린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새로 생긴 구멍으로 정원이 보이는 것처럼 불확실하나마 한 조각 미래가 흔들거리면 보였다. "기차는 6시에 출발해" 그래버의 3주간의 휴가가 끝났다. 역에는 나오지 마, 여기서 떠나고 싶어. 역에서 울고 있는 지치고 땀을 흘리는 여자만 머릿속에 떠 올랐거든" "알겠어요" 하지만 역에서 기차가 떠날 때 멀리 엘리자베스가 보였다. 그녀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버는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 마지막일 수더 있는 그녀를 보기 위해 필사적으로 창문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래버는 다시 복귀했다. 자신의 군대는 120킬로미터 나 서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러시아인 포로 4명을 그래버가 담당하게 되었다. 전투가 이어졌다. 밤새 곡사포와 폭탄들이 떨어졌다. 포로들을 데리고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버 저 러시아 놈들을 쏴버려 슈타인 브래너가 말했다. 그래버는 러시아 포로를 죽이려고 하는 슈타인 브래너에게 총을 쐈다. 그래버는 러시아 포로를 모두 풀어 주었다. "가! 어서 가란 말이야!!" 그는 러시아인인 보았다. 남자의 손에는 뜻밖에도 총이 들려 있었다. 남자는 총을 겨누었다. 그래버는 검의 총구를 바라봤다 . 불그레한 꽃망울과 이파리가 달린 식물이 눈앞에 보였다. 그 풀은 점점 커져갔다. 그리고 그의 눈이 감겼다. 그래버는 어린 나이에 입대했습니다. 그리고 아프리카 프랑스 러시아로 6년을 전쟁터에서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행위가 정당한 것인지 고민하는 병사였죠. 2년 만에 3주간의 휴가를 얻고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거기에서 함께 김나지움에 다니던 엘리자베스를 만나 사랑하고 결혼을 합니다. 자신을 가리키던 폴만 선생님을 만나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유럽의 모두 전쟁터였고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던 전쟁터였죠, 끝없이 포탄이 떨어지는 전쟁터, 진흙 같은 참혹함이 세상을 잿빛과 핏빛으로 물드리는 참혹함만 존재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는 러시아 게릴라를 지키는 업무를 받습니다. 그래버는 양심에 따라 그들을 풀어주죠. 하지만 그의 선행은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갑니다. 엘리자베스와의 짧은 사랑 그리고 죽음, 전쟁은 그들을 이별과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대한민국은 절 못된 선택으로 인해 계엄령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빠져 있습니다. 탄핵만 되면 술술 일일 풀린 것이고 다시 안정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악은 그렇게 순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끝없이 빈틈을 찾아 작은 구멍이라도 찾게 되면 뱀처럼 빠져나와 다시 독을 가득 품은 이빨을 내밀고 민주주의를 위협합니다. 그래버는 자신의 전쟁에서 했던 전투에서 했던 행위들 살인 총살 그리고 민간인 학살 이 모든 것이 명령에 따랐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고민합니다.. 결국 그의 양심은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하지만 죽는 순간 그는 편안함을 느낍니다. 이제 더 이상 누구를 죽이지 않아도 되고 더 이상 양심의 가책 때문에 괴롭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쟁터에서는 단 하루의 평화도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죽음의 공포로부터 멀어지니까요. 우리는 지금 계엄령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불안합니다. 우리의 평화는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흔들리고, 가을의 끝 낙엽처럼 위태롭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지키는 것은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시민들일 것입니다. 양심에 따라 행동하고 노력하는 사람들! 위대한 민주주의를 지키는 시민들의 행동일 것입니다. 사랑할 때와 죽을 때는 에리히 레마르크가 1945년에 쓴 대표적인 반전소설입니다. “개선문”과 “서부전선 이상 없다”등 쓴 전쟁문학의 대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5-01-14
  • 너를 부른다
    너를 부른다 - 김 현 주 봄꽃들이 십일월에 피어올랐다 봄인 줄 알고 꽃망울 피어올린 처연한 것들 봄꽃이라 부르랴 겨울꽃이라 부르랴 내일이면 콧등 시린 바람 분다는데 찬서리 내려앉은 여린 꽃은 어디로 가야 하나 피자마자 지는 것도 물들지 못하고 투둑 떨어지는 것도 네 잘못이 아니야 피어나지 못한 채 져버린* 만19세 청년 윤슬 위로 흘러가는 네 어미 울음소리에 따순 십일월 햇살 받아 피어오른게지 이렇게라도 다시 한번 피어나고 싶어 네 어미 눈썹 닯은 자귀꽃으로 피어난게지 * 2024년 6월 16일 전주페이페에서 일하던만 19세 청년노동자가 입사한지 6개월만에 사망했다. 그는 순천 모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김현주┃길문학회 동인, 순천작가회의 회원, 저서 「구술생애사 ‘조곡동 철도관사마을에서 만난 사람들’ 1.2」, 「마을의가치, 학교와같이(공저)」가 있다. 청소년노동인권활동가이자 마을교육공동체 활동가이다. 현재는 우리마을교육연구소 사회적협동조합 소장이다. one61@hanmail.net
    • 지리산문화
    • 시를 찾아서
    2025-01-13
  •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2025년 활동기금 모금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후원계좌 농협 351-1285-4584-83 이경옥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위기
    2025-01-13
  • "2024 지리산케이블카 반대 산청주민대책위원회 활동보고서"
    <2024년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활동보고서> 1. 2024년 산청군 지리산케이블카 추진 현황 1) 추정예산 증가: 1177억 -> 2000억 (산청군수 이승화 발언) 2) 환경영향평가 & 국립공원계획변경안 작성 용역 진행 중 (총 5억 4천 만원) 3) 경남 도내 단일화 4) 환경부는 반려된 2016년도 신청서와 99% 동일한 2023년도 신청서를 반려하지 않고 관망중. 2. 지리산케이블카, 무엇이 문제인가? 1) 환경파괴: 환경부 가이드라인 위배, 멸종위기 동식물 서식지 훼손, '친환경적 공법'은 사실상 불가능. 2) 경제성 없음: 향후 30년간 지속적 관광객 증가와 흑자 운영이 이루어져야 투자비 회수 가능. 전국의 케이블카는 대부분 적자로 운영중. 3) 비민주적: 대한민국 1호 국립공원을 개발하려면 주민 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민주적으로 의견을 수렴해야 합니다. 4) 공공성 없음: 난개발에 예산 투입으로 교육, 복지 예산 삭감 예상. 산청군의 인구정채과 기초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케이블카가 우선 사업이 될 수 없습니다. 3. 정기행동 1) 매주 월요일 아침 8~9시 농협중앙회 사거리 피케팅 2) 매주 수요일 5~6시 원지 하나로마트 앞 피켓팅 3) 산청촛불행동 참가, 발언 4. 궁금해, 산청산들강 1) 4월~12월에 걸쳐 총 9회 진행 2) 산청의 산들강을 발로 걸으며 역사의 현장과 뭇생명을 만남 3) 탈것을 이용한 피상적 관광보다, 직접 발로 땅을 디디고 물에 들어가는 자연과 밀착된 만남 지행 4) 산청지역의 생태환경 알기를 통해 참가자와 활동가의 내실 다지기 5) 궁금해, 산청산들강은 인터넷신문 지리산인에서 자세한 후기를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6) 참가비는 난개발로부터 지리산을 지키기 위한 후원 계좌 '지리산을그대로'에 적립되었습니다. 5. 기자회견 1) '케이블카없는지리산실천단' 발족 기자회견 (4/22 진주 서부청사 앞, 광주 518 민주광장) 2) 남원케이블카반대기자회견 참석 (4/26) 3) 산청 케이블카 용역 관련 기자회견 (5/21 산청군청 앞) 4) 경남도내 케이블카 단일화 관련 규탄 기자회견 (6/24 경남도청) 5) 지리산케이블카 반려 촉구 기자회견 & 환경부 면담 (7/1 환경부) 6) 907 기후정의행진지리산행동 기자회견 (9/2 산청군청 앞) 7)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곳만은 지키자' 선정 기념 기자회견 (11/20 산청군청 앞) 6. 서명운동 1) 읍장, 목화장터, 간디학교, 지역행사, 온라인에서 서명운동을 진행 2) 1~2월에 집중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쳐 1200명 정도 서명해주셨습니다. 3) 산청군 유권자 600명 목표치를 달성하지는 못했습니다. 4) 서명링크는 열어둔 상태입니다. 5) 추가적인 홍보와 집계 필요. 7. 연구 & 분석 1)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수요 추정 자료 검토. 2) 자연공원법, 가이드라인 공부 (구례와 연대) 3) 케이블카 관련 기사 분석 4) 2023년도 산청 케이블카 신청서 분석 5) 2016년도, 2023년도 신청서 비교 분석 (99% 동일) 6) 산청군 지방예산 & 결산 분석 8. 언론 & 방송 출연 1) 6/10 속속들이 좌담회 '지리산 케이블카 재추진 무엇이 문제인가' 이해성 사무국장 출연 2) 6/24 경남 MBC 라디오 민영권 집행위위원장 인터뷰 3) 8/13 창원 KBS 최세현 대표 인터뷰 9. 지역홍보 1) 한방약초축제 중 1인 시위와 유인물 배포 10. 연대활동 1) 구례, 남원과 연대하여 '케이블카없는지리산실천단발족' 2)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참여 3) 함양 4계4U 사업 대광마을 부지 선정 백지화 기자회견에 연대단체로 참여 11. 기타활동 1) 동아시아 에코토피아가 2회 산청을 방문해서 케이블카와 지리산 난개발 이야기를 듣고 갔습니다. 2) 덕유산 케이블카 (곤돌라) 현장 답사 3) 정상에 오르지 않는 등산모임 '노피클'과 케이블카 예정지인 중산리를 방문하고, 지자체 예산과 케이블카 등 난개발, 이주민의 지역살이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12.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곳만은 지키자' 선정 산청 케이블카 예정지인 지리산 중산리 일원을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곳만은 지키자'에 응모, 많은 시민들의 추천과 댓글로 네티즌상에 선정되었습니다. '이곳만은 지키자'는 국가나 지자체가 보전하고 있는 법적 보호지역은 응모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중산리가 네티즌상에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립공원 보존은 이제 오로지 시민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13. 쟁점과 향후 활동 방향 1) 주민에게 설득력 있는 반대 이유와 대안 제시 2) 군수, 군의회, 환경부, 국회와 대화 3) 관련법, 제도 개정 4) 기후재앙은 빠른 시일 안에 현실로 닥쳐올 것입니다. 불필요한 난개발을 지금 당장 멈추고 지역 공동체가 함께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수립해야 합니다.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후원계좌 농협 351-1285-4584-83 이경옥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위기
    2025-01-10
  • 섬진강 설경
    「섬진강 편지」 -섬진강 설경 남원 부절리 소나무 숲을 보고 섬진강을 거슬러 임실 진메마을까지 다녀왔다. 구담마을에서 장구목 길이 눈이 쌓여 차는 자꾸 미끄러지고 금방 날이 어두워진다. 쏟아지는 눈 속에 고립되어 하룻밤은 장구목가든에서 머물러도 좋겠다 싶었는데 사륜애마는 ‘뻘생각 말라'는 듯 어두워지는 언덕길을 박차고 올라선다. 순창을 지나 남원에 접어드니 눈발이 잦아들었다. 오늘은 섬진강 상류구간인 임실 붕어섬과 진안 데미샘까지 설경을 담고 싶었는데 순창지역 기온이 영하 15도가 넘어 엄두가 나지 않아 나사질 못했다. 한파에 가출해서 밤내 들어오지 않고 애태우던 냥이가 정 때가 지나서야 슬며시 나타나 얄밉게 밥그릇을 두들긴다. 어젯밤을 장구목에서 하룻밤 묵고 왔더라면 나도 냥이와 함께 도매금으로 넘어갈 뻔했다. -섬진강 / 김인호 -남원 부절리 솔숲 -진메 가는 길 -진메 징검다리 -구담마을 돌다리 -구담마을 -장구목 -요강바위 -장구목 -진메마을 -진메에서 천담마을 가는 길 -진메마을 -구담마을 파노라마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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