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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자편지] 함께읽기 6_풀 :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한 시작일 거야
- <지리산인>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벗자편지>>를 펴낸 니은기역 출판사입니다. 자급을 어렵게 하는 허울을 벗어던지고 나와 둘레를 돌보며 고귀한 하루를 살려는 농부들의 편지, <<벗자편지>>를 여기 <지리산인>에 한 달에 한 번, 한 꼭지씩 들려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나의 시간을, 나의 생산수단을, 나의 재주를 좀 더 아름답게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용기를 주면 좋겠습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 시간엔 ⑥ 풀 : 자급하며 살고 싶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너에게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한 시작일 거야” 꼭지를 함께 읽겠습니다. 다음 시간엔 ⑦ 상이 : 작은 자유를 꿈꾸는 당신에게 “변화가 시작되는 공간을 함께 만드는 일” 편이 함께합니다. 고맙습니다. 자급하며 살고 싶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너에게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한 시작일 거야” _풀 뭐 먹고살려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이십 대 초반을 보내고 중반이 됐을 때, '자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당시 저에게 자립이란 ‘돈을 벌어서’ 먹고산다는 의미였죠. 제가 밥을 먹고 생활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에 아무런 의심이 없었어요. 그런 저에게 선택지는 ‘어떤 일을 하면서 돈을 벌까?’였어요. 그래도 뭔가 재밌고 의미 있는 일을 하며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돈을 벌어야만 먹고살 수 있는지, 어딘가에 취업해야만 먹고살 수 있는지를 의심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손으로 뭔가를 하는 일, 맛있는 냄새와 빠른 출퇴근. 뭐 이런 막연한 까닭으로 빵집에서 빵 만드는 일을 시작했어요. 생전 처음 하는 일이었지만 마음만은 ‘장인’의 마음으로 새벽을 열었던 것 같아요. 주로 팥빵을 만들고 오븐에 굽는 일이었는데, 다행히 빵을 만드는 일은 꽤 재밌었고 돈을 벌며 살아가는 것도 만족스러웠어요. 그렇지만 비싸지는 인건비를 감당하느라, 또 적은 비용으로 많은 산출을 내려는 효율성을 중시하면서, 반죽은 냉동 반죽으로 자리를 대체하고 점차 ‘내’가 없어도 되게끔 바뀌어 갔어요. 이런 변화를 맞으면서 빵집 일을 그만두게 되었어요. 그러곤 갑작스레 일본 빵집과 음식점을 중심으로 우핑WWOOFing을 떠났어요. 여행 전 빵집에 다니며 빵을 하루에 수백 개씩 구웠었죠. 그렇지만 우핑을 통해 비로소 처음으로 빵 만드는 온 과정을 ‘몸으로’ 느꼈어요. 직원들이 여럿 있는 보통 빵집은 아주 잘 분업화가 되어 있어서 반죽을 치는 사람은 종일 반죽을 만들고, 오븐을 보는 사람은 종일 오븐을 봐요. 그래서 빵집에서 하루 열 시간 일하더라도 반죽, 성형, 굽기 모든 과정을 경험해 보지 못하기도 해요. 우핑을 통해 기계가 아니라 손으로 반죽하고, 발효와 성형을 거쳐 제가 먹을 빵을 구웠어요. 내가 오기 전에 방문했던 다른 우퍼가 적고 간 조리법을 읽고 따라 해 보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항상 성공적이진 않았지만요. 염소 우리를 치우고, 버섯을 따고, 닭 모이를 주고, 요리해서 나눠 먹고 밭일을 돕고, 누군가가 해 주는 집밥들을 먹고, 지역 장터에 판매자로 참여하기도 했죠. 우핑을 하며 다양한 일을 했지만, 크게 보면 주요 일과는 먹을거리를 준비(농사와 요리 포함해)하거나 먹는 것이었어요. 제가 전날 닭장에서 가져온 달걀이 오늘 아침밥이 되고, 며칠 동안 뜯은 쑥이 모찌가 되었어요. 가시 가득한 나무에서 조심조심 꺾은 순은 두릅튀김이 되었고요. 논이 둘러싼 시골 빵집에서 밀을 키우고 제분해 빵이 나오는 모습을 직접 보고, 또 여러 이야기를 들으며 ‘음식’에 대한 관심이 ‘재료’에 대한 관심으로, ‘농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어요. 분명 전에 우리 할머니께서도 집 앞 우영(제주도 말로 텃밭)에서 쪽파를 뽑아 오시거나 고구마를 캐거나, 호박잎과 콩잎과 깻잎을 따고 고추를 따 오셔서 밥상을 차려 주셨는데, 그땐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먹는다’는 행위는 너무 당연해서 내가 ‘무엇을’ 먹고 있는지를 인식하며 먹은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얻는 간접 경험이 아닌, 내 눈앞에서 ‘생명’이 ‘음식’이 되는 경험을 우핑을 통해 날마다 해 오면서 그제야 깨달은 것 같아요. 내가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지 인지하기 시작한 거죠. 그러고 나니까 ‘그 음식은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어요. 또 ‘그 재료들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길러졌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반대로 농사일을 하면서는 이 아이들이 어떤 음식으로 탄생할지 궁금해지기도 했고요.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여행을 하며 사 먹기도 했지만, 점차 배낭에 재료들을 들고 다니며 요리해 먹었어요. 한 해 동안 번 돈을 열 달 정도 여행하면서 거의 다 쓰고 돌아왔어요. 이제 제게는 30만 원이 있었고 당장 다음 달에도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이 남아 있었죠. 그래도 우핑 덕분에 좋은 먹거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우핑은 재밌었지만 농사를 한번 해 보는 체험이나 경험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어요.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내 방식대로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집 근처 빵집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고, 할머니의 텃밭을 빌려 작게 휴일 농사를 시작했어요. 농사에 대한 지식은 없었지만 앉은키밀, 무화과나무, 감자, 고구마 같은 것들을 심었어요. 그땐 아는 게 없어서 ‘일단 심고 보자’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나름 멀칭mulching을 한다고 다 익은 씨앗이 잔뜩 달린 갈대를 베어다가 밭에 뉘어놓기도 했죠. 할머니는 갈대 키울 일 있냐며 한 소리 하셨어요. 할머니는 비닐 멀칭도 안 하고, 토양살충제도 뿌리지 않고, 풀도 그대로 두고, 비료와 농약도 안 뿌리면서 알아서 한다는 손녀를 답답해하셨어요. 가끔은 저 몰래 풀도 베고, 농약을 치고 가시기도 했죠. 아무튼 돈 벌러 일을 다닐 때 텃밭은 제게 숨통이 트이게 하는 공간이었어요. 농사가 잘되고 못 되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어요. 착취는 어느 곳에나 있더라 다시 돌아온 빵집에서의 일. 하루에 기본 열 시간 바쁠 때는 열두 시간, 열세 시간씩 하는 노동. 물론 제가 좋아하는 일이지만 사장과 직원의 관계로 일하며 ‘착취’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가 사장님에게 착취당하고 있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착취를 인지하기 시작하자 착취가 내 삶 모든 곳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직장에서 사장님과 직원 간 착취도 있었지만, 저 또한 인정받고 잘하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저 자신을 착취했던 것 같아요. 또 빵을 만들어 팔고 사는 모두는 저렴한 비닐 포장지와 일회용 컵과 빨대들을 날마다 쉽고 당연하게 쓰고 버리며 환경과 자원을 착취하고 있었어요. 착취는 고리와 고리로 연결되어 많은 다른 착취를 낳는 것 같아요. 착취당하고 싶지도, 누군가를 착취하고 싶지도 않다는 생각이 솟구쳤어요. 혹시나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착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에, 내가 먹고 쓰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졌어요. 지금 이렇게 싸게 공급되는 많은 고기와 달걀, 우유가 공장식 축산으로 길러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마침 착취라는 단어 뜻이 ‘젖이나 즙을 짜서 취한다’잖아요. 젖소를 계속 임신시켜 젖을 나오게 해, 송아지들이 먹을 젖을 내가 먹어야 할까? 유제품들을 좋아했지만, 그렇게까지 먹어야 하나 싶었어요. 더 많은 사람이, 싼값에 우유를 먹기 위해 젖소들을 끊임없이 임신시키는 구조. 더 많은 일과 더 늦은 퇴근을 강요당해도 사장님 말에 ‘네’라는 답만 할 수 있는 구조. 이 둘이 무엇이 다를까요? 해결책 같은 것은 없었지만 적어도 이건 아닌 것 같다는 마음은 들었어요. 그래도 저는 다행히 이 고리를 스스로 끊을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안타까움과 고민이 더해지는 시간을 뒤로하고 퇴사를 선택했어요. 자급과 공유 그리고 믿음 <내일>이라는 다큐에서 ‘퍼머컬처permaculture’라는 단어를 처음 봤어요. 정확하게 뭔지,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는 몰랐지만 2021년 퍼머컬처 농사를 해 보고, 빵을 만들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가 곡성에서 ‘자연, 자립, 공유’라는 키워드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청년 자자공自自共’에 참여하게 되었죠. 한 해 동안 자급 농사를 기본으로 생활기술들을 배우고 익히며 지내게 되었어요. 곡성에서 지낸 한 해는 돈을 조금 벌고 조금 쓰며, 함께 이것저것 배우고, 또 각양각색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확인하며 다름을 인정하고 생각 차이를 조율하는 시간이었어요. 제가 해 보고 싶었던 퍼머컬처는 가진 것과 필요한 것 사이를 잘 연결해서 함께 잘 살아가게 하는 전략(?)이에요. 밭에서뿐 아니라 제 삶과 공동체 안에서도 공생 관계가 잘 연결되면 좋겠지만, 자자공에서 지내보니 정말 맘처럼 되지 않는다는 걸 느꼈어요. 공유 공간에서 공동 생활을 하고 공동 일정을 소화하는 건 일상 ‘수행’과 비슷한 일이었어요. 나의 쪼잔함과 분노 같은 감정들을 자꾸 마주하게 되죠. 누군가가 속이 좁고, 못되거나 나빠서 그렇다기보다는 함께하는 것에 서로 서툴러서 그랬던 것 같아요. 오랜 기간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만나서 ‘함께’ 지내며 일을 했으니까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계속 마주하며 살아야 하기에 어떻게 그것들을 풀어 나갈지가 지난해 큰 숙제였던 것 같아요. 가정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누구 한 명이 시키고 따르는 관계에 익숙해져 있다가, 모두 서로를 존중하고 동등한 관계에서 다름을 드러내는 자리에 오니 무엇 하나 쉽게 넘어갈 수가 없었어요. 농사 일정을 정하는 일부터 화장실 쓰는 방식 하나까지 서로 의견을 듣고 결정하려고 하니, 끊임없이 뭔가를 조정하기 위해 회의를 열어야 했어요. 우리는 공동으로 짓는 밭에서 언제 어떤 작업을 할지 주마다 회의했는데, 결국 나중에는 방법을 바꾸어 날마다 공동 일정을 만들기보다는 구역을 나누어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농사를 지어 보기로 했어요. 자자공 생활에서 이런 수평적 결정과 삐거덕거림과 조율 과정을 겪은 덕분에, 공동체라는 게 모두가 생각을 하나로 모아 같은 행동으로 표현해야 하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이들이 모여 그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인정받으며 살 수 있는 곳이어야 오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공동생산 공동분배로 일을 하면서는 왜 공산주의가 잘 안되었는가를 몸소 느낄 수 있었죠. 자기 일은 그렇게 잘하다가도 공동 일이 되는 순간 책임은 증발해 버려요. 함께 쓰던 여러 호미와 낫들이 공동밭에서 유물처럼 발견되곤 했거든요. 공유라는 말은 참 아름답고 평화롭게 들려요. 위계와 사유가 곧 질서라고 배워 온 사람들이, 그 위계와 사유 공식을 벗어나 무언가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서로 책임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걸 하루하루 부딪침 속에서 배웠어요. ‘나 원래 그런 사람이야. 어쩔 수 없어’라는 태도가 아니라요. 안 그러면 ‘모두의 것’이라고 공유되는 그것은 누구의 것도 아니게 돼서 방치되고 고장 나 버리죠. 물건이든 생각이든 그것이 공유되기 위해서는 서로 신뢰가 필요해요. 이 바탕 위에서 만들어진 공유야말로 내가 그토록 의심하고 꺼림칙해하던 착취 구조를 벗어나게 도와줄 수 있거든요. 우리는 밭을 공유하고, 공간을 공유하고, 일손을 공유하고, 먹거리를 공유하고, 어떤 문제를 고민해 대안을 찾는 시간도 공유했어요. 돈을 매개로 하지 않아도, 누군가를 착취하지 않아도, 내가 필요한 것과 내가 가진 것 사이 괴리를 조금씩은 허물 수 있었죠. 더 가진 자와 덜 가진 자 사이 괴리감까지도요. 시간이 필요하고 믿음이 필요해서 조금 어렵다는 것뿐, 착취를 맞설 대안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전문가 아니어도 괜찮잖아 곡성에 내려오며 내가 먹을 것들을 기르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그 생각에 ‘논농사’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어요. 끼니마다 먹는 쌀이지만 논농사는 뭔가 밭농사에 비해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어요. ‘누군가가 할 일’이라는 벽이 있었던 것 같아요. 자자공을 하며 친구들과 작은 논에 손모를 내고 낫으로 수확하고 우여곡절 끝에 탈곡기로 탈곡해 보고서야 논농사도 해 볼 만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엿기름을 내고, 두부를 만들고, 술을 빚고 메주를 쑤고 장을 담그는 일도 사실 엄두를 내지 않던 일이에요. 생각해 보면 늘 먹어 왔던 것들이었는데도요. 요새는 다들 당연하게 사 먹는 것들,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여겼던 것들이 사실 예전에는 누구든 해 왔던 과정들이잖아요.(‘잘하는’ 경지에 이르기엔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요.) 요 몇 해 동안 제가 가훈(?)처럼 들고 다니는 문구가 ‘잘 먹고 잘 살자!’예요. 제게 잘 먹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누군가가 주는 것을 제외해서 생각하면요. 좋은 이웃을 두고 서로 나누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지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생산된 것을 소비함으로써 그 생산을 응원하며 먹는 방식이 한 가지고요, 내가 스스로 생산자가 되어 잘 먹는 일이 또 한 가지 방식이에요. 둘 다 이 세상에 중요한 일이지만 후자가 제게 있어서는 더 재밌는 일이에요. ‘팥빵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국산 밀과 유기농 팥으로 시간을 들여 빵을 만드는 빵집을 찾는 것도 좋죠. 찾는 소비자가 있어야 생산자들도 그런 생산을 이어갈 테니까요. 그렇지만 직접 앵두팥, 재팥, 흰팥, 비단팥, 검은팥… 갖가지 팥들을 두 알씩 땅에 심고 애들이 커 가는 것을 보고, 풀도 정리해 주고, 익어 가는 대로 따고 말리고 꼬투리를 까서 고르는 일부터 팥들을 물에 불려 두었다가 냄비에 넣고 삶는 일, 빵을 반죽하고 기다려서 구워 내는 모든 일은 참 흥미로워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누군가에겐 귀찮고 번거로운 일일 수 있어요. 저렴하게 재료를 수입해 기계로 뚝딱 만든 완제품들을 얼마든지 인터넷이나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이 시기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 하고 물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그렇게 시간과 돈을 아껴서 결국 얻으려 하는 게 행복이라면, 나는 돌고 돌아서 행복을 얻는 대신 내 손으로 얻는 길을 택하고 싶어요. 그 덕분에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팥들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어요! 팥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서 지난해에 여기저기 모서리 땅에 심었는데 잘 자라 주었어요. 어떤 팥이 나올지 꼬투리마다 까 보는 재미가 있었죠. 막 돈을 벌기 시작한 노동자이자 소비자였을 때, ‘가격이 저렴한 것’이 제게는 가장 중요했어요. 농산물 가격만 보고 싸다, 비싸다고 말했죠. 그런데 지난 한 해 농사를 지어 보고 그 노고와 시간을 알게 되고부터는 고춧가루 한 근에 20,000원이라는 가격에도 그럴 만한 까닭이 있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너무 저렴한 농산물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저렴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해요. 앞서 말했듯 저는 착취당하고 싶지도 않지만 착취를 응원하는 소비를 하고 싶지도 않거든요. 내가 먹을 것을 내가 직접 만드는 자급 생산자가 된다는 것은 느리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찾고 행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에요. 생산량과 효율을 떠나, 내가 심고 싶은 다양한 것들을 심고 요리할 수 있죠. 내 가치관에 반하는 것들이 들어갔는지 일일이 성분표를 확인할 필요도 없어요. 여기 시골에서 지내며 종종 빵을 굽거나 친구들 생일 때 케이크를 구웠어요. 사 먹을 때도 마땅치 않을뿐더러 비건 지향 친구들을 위해 달걀, 우유,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빵을 찾기에는 더 쉽지 않았거든요. 맛은 둘째 치더라도 만드는 게 더 편한 환경이었어요. 발효종, 우리밀, 소금, 물로 식사빵을 굽고, 제주레몬, 쑥, 오디, 산딸기, 단호박, 당근, 밤, 팥… 그 철에 주변에서 구한 것들을 넣어 가며 빵을 만들었어요. 맛있을 때도 그냥 그럴 때도 있었지만 나눠 먹기에는 충분했어요. 가끔 인터넷에 기공이 뻥뻥 뚫린 치아바타나 뤼스틱, 멋지게 쿠프가 나 있는 바게트, 반들반들한 베이글 들을 볼 때면 나도 저런 멋진 빵들을 굽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덜 발효되거나 지나치게 발효된, 시큼하기도 하고 단단하기도 한 그런 빵들을 구워 내며 ‘완벽’하지는 않아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해요. 투박한 빵에다가 근처에서 딴 산딸기로 만든 잼과 만든 땅콩버터를 곁들이면 거의 완벽한 것 같기도 하고요. (좀 아니다 싶은 애들도 어떻게든 살려 내려고 변형에 변형을 더하거나 정 아니면 퇴비통으로 가서 새로운 탄생이 일어나기도 하지요.) 더 쉽게 더 잘 나온다는 수입밀을 이용하지 않아도 내가 가진 것, 내 둘레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굽다 보면 언젠가는 나름 꽤 괜찮은 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봐요. 지난해 가을에 밭에 조금 심어 둔 참밀, 흑밀, 앉은키밀이 잘 자라 언젠가는 이 밀로 빵을 구울 거예요. 완벽하진 않지만 충분한 빵. 밭에서는 생각보다 잘 자란 애들도 있고, 씨나 겨우 건진 애들도 있었어요. 저는 뭔가를 시작할 때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라고 당연하지만 뻔뻔해 보이는 마음을 가져요. 농사와 여기 생활을 시작할 때도 그랬죠. 다음에는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조그마한 자신감도 생겼어요. 제가 자급을 시작하며 벗어던지는 허울은 ‘완벽이라는 환상’인 것 같아요. 누군가는 내가 어설프게 만든 것보다 장인이 만드는 빵, 오랜 시간 자연농을 해 온 농부의 채소들과 잘하는 목수가 만든 의자가 더 ‘좋고 완벽한 것’이라고 하겠죠. 그렇지만 제 삶에 필요한 것들은 완벽한 것보다는 내가 계속해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일상 같은 것들이었어요. 제가 먹고 싶을 때, 뜨끈뜨끈한 식혜를 끓여 먹고, 두부도 만들고, 그때 나온 비지로 찌개도 끓여 먹어요. 남은 비지들을 어찌할까 궁리와 실험도 하고요. 궁금한 씨앗들을 심어 다양한 토종 참외들도 기르고 갓 딴 옥수수를 쪄 먹죠. 이런 어설프지만 하나씩 해 가는 것들이 일상을 채워 가고 있어요. 가끔은 제 실험 정신으로 만들어진 애들을 보곤 친구들이 냄비 뚜껑을 열었다가 다시 닫곤 하지만요. 아무튼, 이것들을 기르고 만드는 재미를 접고 다시 착취 구조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농촌에 사는 것은 만능인이 될 수 있는 기회!) 사실 제가 하는 일은 누구든 시작할 수 있는 일이에요. 농사는 땅이 있고 돈이 있는 은퇴자나 이미 어릴 때부터 해 온 누군가가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에요. 빵을 만들고 글을 쓰는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해요. (그런 까닭으로 제가 <<벗자편지>>에 글을 쓰겠다고 덥석 물게 되었죠.)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 꼭 필요한 대단한 생산도구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는 마음속 벽이 자급을 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을 주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요. 자급. 저도 완벽하지 않지만 시작할 수 있었듯, 마음을 먹는다면 누구든 차근차근히 해 나아 갈 수 있을 거예요. ◌ 풀 ◌ 밤하늘 속 어둠이 궁금해 천문학을 공부하다가 빵을 만들고 농사를 짓게 되었다. 이것저것 호기심이 많은 터라 일단 겪어 보는 것이 답답함을 푸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손으로 뭔가 하기를 좋아하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편이다. 농촌에 오니 온갖 일거리가 가득하고 다 손발로 해야 하는 일들이라 아직은 즐겁게 쏘다니고 있다.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궁리하는 일을 좋아한다. 어디든 있는 풀처럼 누가 애지중지 보살펴 주지 않아도 어디에서든 그곳에 맞게 알아서 잘 살아 있고 싶다. ** 여러 각주가 있으나 <지리산인> 지면엔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책에서 확인해 주세요. <<벗자편지>> _자급하는 삶을 어렵게 하는 허울을 벗어던지자 • 지은이 : 김혜련, 칩코, 똥폼, 문홍현경, 풀, 상이, 아랑, 김정희 • 펴낸 곳 : 니은기역 • 펴낸 날 : 2022년 11월 22일 • 판형 120*188 / 쪽수 256쪽 • ISBN 979-11-968328-4-1 (0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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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자편지] 함께읽기 6_풀 :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한 시작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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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은 슈케트에 에로스를 마셔요
- <이촉 시인의 '내 마음을 다녀간 사람들'> 토요일은 슈케트에 에로스를 마셔요 프랑스 정통 디저트 전문점 <구례 메종타르트31> 봉주르! 여기 들어서면 종이 울려, 종이 울리면 새들이 타르트 위로 구른다. 처음 여기 올 때 꽃비내리던 정오였어. 점심시간 도망치듯 나와 들어간 곳. 카푸치노 한잔에 타르트의 맛이 우울한 기분을 삼켜버릴 듯했어. 여기 들어서면 귀에 익은 봉주르, 내 뒤로 들려오는 소리. 들어서는 사람마다 시옷으로 말하는 새 같아. 뭐지? s로 시작하는 sh? 쉬민케는 내가 좋아하는 파스텔인데, 사람마다 약속한 듯 암호처럼 슈케트. 그 정체 모를 슈케트가 하오를 흘러 다녔다. 내 귀에 붙은 소리, 나는 그 어감을 사랑해. 에코처럼 퍼지는 에로스가 겹친다, 오늘 토요일이야, 전화를 받고 나는 부리나케 메종을 빠져나왔다. 오늘은 수요일. 레몬 타르트에 눈이 간다. 지금은 딸기가 당기는 겨울이야. 오우! 혀를 적시며 촉촉하게 찾아오는 너는 뭐지? 처음 만난 비숍의 시처럼 깊은 곳에서 슬며시 오는 너는? 슈케트에 톡톡 눈이 내린다. 톡톡 그 욕망의 알갱이가 울퉁불퉁 너를 휘감는 상처마저 아, 어지러운 달콤인 것을 마샬에서 지저귀는 새의 소리, 에로스를 마셔요 파울 첼란을 필사하다, 잠에 미끄러질 것 같아. 내 혀가 범접하기 어려운 너를 맛본다. 에로스, 홍차에 빠진 에로스, 입안에 퍼지는 향의 기분, 메종에 흐르는 성악곡은 누군가 배신한 사람이 부르는 노래 같다. 노고단과 왕시루봉이 보이는 곳에 앉은 <메종타르트31>가 온 이유 오일시장을 지나 알록달록한 벽화가 생소한 골목에 다다르면 예쁜 집 <메종타르트31> 프랑스 정통 디저트 전문점이 자리하고 있다. 나의 시선은 파티쉐로 향한다. 그녀를 글로 쓰기를 청한다. 백석과 윤동주, 정호승의 시를 사랑하는 파티쉐. 평생 정호승의 수선화를 품고 살았다는 사람, 시 ‘수선화에게’를 잃을까 두려워 시인을 지척에 두고도 만나지 않았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노고단 능선을, 왕시루봉을 바라보며 새처럼 노래하는 사람을 듣고 있다. 구례에서 태어나 구례를 떠났다 다시 구례 오니 참 좋다는 사람과 나란히 앉아 구례의 골목을 더듬는다. 동질의 향수 같은 것이 묻어난다. 프랑스에서 25년을 살아온 그녀는 2019년 코로나 시기에 귀향했다. 파리에서 성악을 전공하여 최고 연주자과정을 마쳤으며, 마카롱과 슈케트를 좋아해서 입학한 파리 르 꼬르동 불루 출신 쉐프이다. 외국 여행을 하면 남의 눈치 안 보듯 고향 구례에 오니 마음이 편해진다고 한다. 타국에서 살다 온 그녀에게 간혹 구례가 생소해 어디를 가나 외국인 같다는 말이 공감이 간다. 파리는 전생의 기억처럼 아득한, 과거 페이지를 넘겼으니 지금은 현재를 살고 오늘이 내일이 되는 거라고……고향은 그래서 고향이고 긴장을 늦추고 돌아갈 가깝고도 먼 곳인지도 모른다. 특별한 맛과 음악이 흐르는 공간 여기 그녀의 노래로 빚은 정통 수제 디저트 한 모금이 형용할 수 없는 미각을 불러오며 아스라이 사라져간 그 무엇이 열리는 듯하다. 계속해서 낫 킹 콜의 ‘아! 너무 아름다운 초록 눈’이 흐른다. 처음에는 직업으로 하지 않고 마카롱으로 유명한 피에르 에르메(Pierre Herme)에서 인턴을 하고 조카에게 마카롱을 만들어준 것을 시작으로, 사랑하는 아이에게 먹이는 심정으로, 최고급 재료로 손이 부끄럽지 않게 디저트 작업을 했다. 그래서 메종을 찾는 사람들이 정통 수제 디저트에 진심인 특별한 파티쉐가 만든 타르트 맛을 잊지 못한다. 다시 방문한 여행자의 타르트 사랑에 대해 들어보자. “유럽에 와 있는 기분이 들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맛볼 수 없는 향긋함과 고급스러움이 있고, 달지 않고 건강한 맛, 딱딱함과 부드러움이 함께 조화로워요.” “타르트가 너무 예쁘고 맛있어요.” 여기 더해지는 여유가 있다. 여행자들이 머물며 나누는 대화와 침묵이 음악 속을 유영한다. 글을 쓰다 보니 에펠탑에 두고 온, 센강을 바라보며 마카롱을 즐기던 여행자의 시간이 아련하다. 이곳은 떠남을 불러들이는 묘한 끌림이 있다. 행복하고 싶을 때 떠오르는 집 “혼자 방문한 여자 손님이 생일이라 해 축하 노래를 불러줬더니 행복해하던 적이 있어요. 하루는 짬뽕을 먹으러 가자는 엄마에게 공주 옷이 어울리는 메종타르트31 가서 차를 마시자고 해 온 예쁜 드레스 입은 여자아이가 핫초코를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에 같이 행복해졌어요.” “여기 문을 열고 들어서는 분들이 행복했으면 해요. 짐이 가벼워지고, 하나쯤 품고 있을 아픔이 짠해 보여요. 짠해서 그 마음을 안아주고 싶어요.” 그래서 그녀의 슈케트*가 유난히 혀에 감기며 포근하게 입안을 감싸고 도는지 모르겠다. “이곳은 행복하고 싶을 때 떠오르는 집, 생각하면 미소가 떠오르는 집이었으면 좋겠어요. 봄 햇살처럼 따듯한 집, 햇살이 터지듯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 곳이었으면, 방문 리뷰를 보면 드리고 싶은 마음을 받아 가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좋아하는 음악으로 카미유 생상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마리아 칼라스가 부르는 벨리니 오페라 ‘노르마’에 나오는 ‘카스타 디바’를 꼽는다. 음악을 들을 수 있고 김수영과 보르헤스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구례에 있어 좋다. 이곳 메종타르트31이 디저트와 차 뿐만 아니라 오페라를 통한 소통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저기 지리산이 보고 있다. 오늘따라 지리산 능선이 포근하게 감싸온다. 하물며 문을 열고 나가면 추억어린 서시내가 흐르고……그 아래 카미유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에 나오는 ‘당신의 목소리에 내 마음이 열리고’ 그녀가 부르는 아리아, 메조소프라노가 부르는 당신의 목소리에 내 마음이 열리고 있다. * 슈케트 : 프랑스에서 오래 전부터 먹었던 국민 간식으로 설탕을 뿌린 속이 비어 있는 작은 빵 4pm이 되면 프랑스 사람들이 슈케트를 입에 물고 다닐 정도로 즐겨 먹는다고 한다. 글쓴이 : 이촉 전남 구례에서 태어났다. 시집 『검은 해바라기』를 펴냈다. * 두 번째 사진은 이촉 시인이 찍은 사진이며, 나머지 사진은 메종타르트31의 사진입니다. * 이 글은 가게로부터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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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봉 설경
- 「섬진강 편지」 -바래봉 설경 서북능선 끝봉 바래봉에서 지리산 주능선과 서북능선을 봅니다. 눈은 생각보다 많이 내리지않았지만 지리산맥 심줄의 불끈거림을 봅니다. 인산인해 바래봉길이지만 다들 환합니다. #바래봉설경 #지리서북능선 #지리주능선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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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봉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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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신화백의 지리산그림순례] 지리산 산청 천왕봉의 겨울
- 지리산을 사랑하고 지키는 여러분에게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어느덧 지리산 산청으로 귀촌한지 16년째를 맞으니 감회가 큽니다. 여러모로 살펴주시고 성원해 주신 덕으로 작품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별히 고맙기로는 「지리산인」에 저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꾸준히 붓을 들 수 있었지요. 제가 5년 전에 스스로 약조한 연재 <지리산 그림순례>를 마침내 마칠 수 있어서 다행으로 여기고 지켜보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하동/구례/ 남원/함양/산청의 사계절을 그림으로 순례한 시절인연에 깊은 감회를 느낍니다. 이제 마지막회 그림으로 <지리산 산청 천왕봉의 겨울> 그림을 모아 최근작에서 초기작까지 역순으로 선 보입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주제로 여러분과 만날 것을 희망하며 「지리산인」 편집부의 노고와 회원님들, 그리고 지리산을 사랑하는 이웃들에게 청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 2026년 1월18일 산청 남사예담촌 오늘화실에서 이호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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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신화백의 지리산그림순례] 지리산 산청 천왕봉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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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요청] 지리산지하수 취수 증량 불허하라! 민원넣기 함께해요!
- #지리산에 기대어 사는 모든 분들께 호소하고, 요청드립니다.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이 지하수고갈로 죽어갑니다. 경상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하수 고갈 대책이 전혀없는 허위,부실 환경영향조사에도 불구하고 먹는샘물법에는 “지하수 증량을 반려 할 수 있는 법이 없다"는 황당한 논리로, 또 산청군에서 한 달간 3차례나 증량반대 공문과, 산청의회, 산청주민들 모두 증량반대 하는데도, 조만간 (주)지리산산청샘물 증량 일/272톤을 허가한다고 합니다. 지리산 주민 여러분, 최종 허가권자인 경남도에 항의민원을 넣어주시고, 세상에 알려주세요. 공공재인 지하수를 지키고, 대대로 물려줄수있도록 힘을 보태 주세요. (주) 지리산산청샘물 증량허가 결정은 행정권 남용이다! 낙동강유역청 환경영향조사서 심의결과 공개와 주민요구 수렴 절차를 준수하라! *경남 도지사실ᆢ카카오톡에서 [경남 모바일 도지사실] 검색, 직접전화 또는 카톡 문자로 민원 접수 함께해 주세요~! ᆢ도지사실 직접전화: 055-211-5000 *경남도 수질관리과장: 055-211-6710 우리는 다음을 요구한다. ① 지하수고갈, 주민피해 앞에 증량이 왠말이냐! (주)지리산산청샘물의 증량신청을 불허하라!! ②경상남도는 (주)지리산산청샘물 환경영향조사서 심의결과를 공개하도록 조치하라. 주민의혹 해소를 위해 모든 심의자료를 명백하게 공개하라! 주민참여하에 동시양수검사를 다시 실시하라! ③ 경상남도는 증량을 분명히 반대하는 지역 공론, 주민 여론, 실재하는 주민 피해를 분명히 확인하고 이를 반영한 증량 불허를 결정하라! ④ 환경영향조사 심의 결과는 검토자료일 뿐이다. 주민 피해 민원과 조사서 보완에 대한 주민 의견을 반영, 종합적 검토 절차를 공식적으로 진행하라! 행정절차를 준수하라! 삼장지하수보존비상대책위원회 · 지리산지하수지키기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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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요청] 지리산지하수 취수 증량 불허하라! 민원넣기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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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마니들
- 「섬진강 편지」 -똘마니들 사진하는 이선생이 탁배기 안주로 딸려 나온 멸치 보더니 아따 이 태평양 똘마니 짜아식들, 하면서 고추장에 냉큼 찍습니다 쥐알통만한 몸으로 혼자선 안 되니까 떼로 몰려다니며 어깨에 따악 힘준다는 얘기지요 그 말 재미있어 한 놈 집어 들고 빤히 봅니다 바짝 말라도 당당히 지킨 똘마니의 눈 어디 멸치뿐인가요 미주구리 씨뚝이 덩치 큰 곱생이까지 닮은 얼굴끼리 바라보다 닮은 마음끼리 연애하다 생겨 난 뜨뜻한 것 무더기의 힘이 살만한 날들 몰고 다니는 거겠지요 살구꽃 피어 분내 나는 봄날 운두봉 막걸리집 뒷방에서 태평양 똘마니와 맞짱뜨는 우리 똘마니들 둘러앉은 눈알도 모처럼 반들반들합니다 -권선희 시집 「푸른바다 검게 울던 물의 말」 중에서 ‘똘마니들’ 전문 --------------------------------------------------------- 올 계획 중의 하나가 시 필사, 보내온 시집들에서 두 편씩만 필사적으로 필사를 해보자. 글씨가 낫낫해지면 시집 주인들에도 보내드리고 핑계 삼아 시 좀 읽자는 것이다. 남원 광한루 연못 주인은 노랑 빨강 하얀잉어들이었는데 그 잉어들에게 주는 먹이를 노리고 날아든 원앙들이 텃새가 되었다 연못 가운데 섬이 있어 고양이들도 접근 못 하는 번식하기 좋은 환경 탓에 몇 년 사이에 개체 수가 늘어 100여 마리가 넘었다. 2,000원짜리 자판기 모이를 손에 쥐고 있으면 금세 모여드는 눈치 8단 원앙들, 귀여운데 가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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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경남도청은 지리산 물 고갈하는 지하수 증량 불허하라!
- [기자회견] 경남도청은 지리산 물 고갈하는 지하수 증량 불허하라! 오늘 1월 12일 '지리산지하수지키기공동행동'은 경남도청에서 '지리산산청샘물'의 증량 허가를 불허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산청군 삼장면 주민들과, 삼장지하수보존비상대책위와 산청난개발반대대책위, 산청차황면골프장반대대책위, 지리산사람들, 경남환경운동연합 등 여러 단체가 함께 모여 '지리산지하수지키기공동행동'이 만들어진 것을 선언하고, 이어서 지리산산청샘물이 증량하려는 사업을 불허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삼장지하수보존비상대책위 표재호 위원장은 “산청군 삼장면 덕교리는 이미 지하수 고갈 상태며 그 피해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라면서 “현재 삼장면은 지하수 고갈 위험 1등급 지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리산산청샘물이 제출한 환경영향조사서는 양수 검사의 한계와 문제점을 의도적으로 축소·은폐하고 환경부 업무 지침도 무시했다” “주민을 배제한 증량 심의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며 “증량 최종 결정 과정에 주민 참여를 보장하고 주민 의견을 공식 반영하라”라며 경남도의 증량 불허를 촉구했습니다. 지리산산청샘물은 지난 2024년 2월 13일께 지하수 추가 개발에 대한 임시 허가를 받았고, 지난해 5월 12일에 경남도에 취수량 변경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애초 취수량은 취수정 3공에서 일일 최대 600t으로 정해져 있었으나 이번에 이 업체는 취수정 2공에 일일 취수량을 450t까지 추가 개발하는 내용의 증량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말까지 적정 취수량 산정을 위한 환경영향심사를 진행했고 경남도에 행정절차 상 문제없다는 내용의 결과를 통보한 상태이지만, 주민들은 '먹는샘물법'을 적용받는 이번 사안으로는 주민들의 의견 수렴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환경영향조사조차 요식행위에 불가하다며 절차적으로도 하자가 있는 일을 경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밀어붙이고 있다며 '법을 지키라'고 외쳤습니다. 기자회견 뒤 경남도 관계자 공무원들과 간담회가 있어서 대표자들이 간담회에 참여하고, 남은 참여자들은 경남도청 정문 앞에 모여 집회를 이어갔습니다. "지하수 고갈시키는 취수 증량 불허하라!" "경남도는 미래 세대의 물마저 내버리고 기업의 이익만 좇는가? 법을 준수하라!" "지하수는 기업의 것이 아니다. 지하수 사유화 중단하라!" "먹는샘물법은 우리 모두의 지하수, 모두의 물을 결코 지킬 수 없다. 엉터리 환경영향조사는 주민의견조차 듣지 않는다. 허점 투성이 먹는샘물법 개정하라!" 간담회가 길어졌습니다. 공무원들은 하던 말만 반복합니다. 주민들은 끝까지 싸우겠다고 힘을 모읍니다. 내일 이어서 기자회견이 잡혔습니다. 왜 당연한 말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걸까요. 지리산인 독자 여러분, 그리고 지리산사람들 회원 여러분, 우리가 힘을 모아 지리산골프장을 막았듯, 지리산 지하수가 무분별하게 끄집어내지는 걸 막아 주세요. 나아가 지하수에 대한, 생수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 보는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입니다.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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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경남도청은 지리산 물 고갈하는 지하수 증량 불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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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바람]지리산사람들 총회 참여 여부 꼭 알려 주세요
- 지난 한 해에도 지리산사람들을 응원하며 함께해 오신 회원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2026 지리산사람들 총회(회원모두모임)가 열립니다. 참석 또는 불참(위임) 여부를 꼭 알려 주세요.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두 개만 체크하시면 돼요, 간단하지요! ▼▼▼▼▼▼ https://forms.gle/6ftCTyd9myB8xeBr5 총 회원의 반이 넘는 분들이 참여 또는 위임 답변 주셔야 총회가 열릴 수 있습니다. 올해는 구례에서 만납니다. 화엄사와 연기암길을 걷고, 구례 양수댐 예정지를 함께 다녀오려고 합니다. 눈으로 본 사람들은 댐 하나 놓자는 말을 절대 쉽게 말할 수 없습니다. 지리산사람들 회원님들, 한 해에 한 번 만나는 모두 모임 자리에 꼭 오셔요~! <일정> 2월 07일 (토) 13:00 [대중교통으로 오는 분] 구례버스터미널, 구례구역 14:00 [자차로 오는 분] 화엄사 화장 주차장 14:30 화엄사~연기암길 걷기 18:00 저녁밥 19:00 회원총회 20:00 회원 한마당 (윷놀이) + 책 이야기 2월 08일 (토) 08:00 아침밥 (자연드림) 09:00 구례 양수댐 예정지 기상 여건이 어려우면 사포마을 벌목지 11:30 소감 나누기 12:30 낮밥 13:30 마무리 <주소> 전라남도 구례군 용방면 용산로 107-71 (자연드림파크) 위 링크에 들어가서 참여 여부 꼭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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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바람]지리산사람들 총회 참여 여부 꼭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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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 외 1편
- 새벽기도 장우섭 우리 목사님 좋다 집사님이 대문을 두드린다 새벽기도 나오라고 이제 안 갈거다 감기 때문에 그런데 목사님이 좋아서 간다 새벽기도 ------ 모기 나는 모기가 잘 안 문다 그래도 모기 귀찮아 죽겠다 나는 모기가 물어도 안 간지러워 모기야, 내 피가 그렇게 맛나냐 모기야, 내 피 뽈아묵고 쩌리 가브러라 ------------------- 구례군 장애인 복지관에 다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글반이 만들어졌는데 그들이 시집을 내었다. 15명의 시를 모은 42편이지만 시들이 다 짧아서 73페이지의 아주 얇은 시집이다. 『하죽점빵 막걸리』 이 시집을 읽으며 깨달음이 있었다면 역시 시는 ‘진정한 마음’이라는 것이다. 시는 왜 읽는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이 마음들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 시집에서 그 마음들을 만났다. 그들에게는 일상의 평상심일 텐데 시인들은 그 마음을 잃고 시들을 쓴다. 그대들이 진정한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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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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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의 물속 생명들] 큰줄납자루와 이입종
- ▲ 큰줄납자루, 섬진강 수계에는 줄납자루는 없고 큰줄납자루만 살아가고 있습니다. 큰줄납자루는 섬진강과 낙동강수계에만 살아가는 한국의 고유종입니다. 한반도의 거의 전역에서 서식하는 줄납자루가 있었는데 1998년 전북대(김익수, 양현)에서 신종을 발표하게 됩니다. 처음 발견된 곳은 섬진강 상류인 임실에서였습니다. 전국 대부분의 하천에서 줄납자루가 나오지만 신기하게도 섬진강 수계는 큰줄납자루만 서식하고 있습니다. 일부 동복천 일대에서 줄납자루가 나오고는 있지만 이는 ‘이입’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섬진강은 큰줄납자루에게 매우 중요한 서식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새에 대한 글을 쓰다가 담수어류에 대한 글을 쓰면서 첫 담수어류 큰줄납자루를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납자루아과의 특이점은 산란 장소에 있습니다. 바로 ‘숙주’를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산란기에 접어든 납자루아과 산란관이 길게 밖으로 돌출되게 됩니다. 이 긴 산란관을 이용해 말조개나 두드럭조개의 몸속에 알을 낳습니다. 여기서 더 신기한 것은 섬진강 수계에서만 살아가는 임실납자루입니다. 임실납자루는 ‘부채두드럭조개’와 ‘민납작조개’에 산란을 한다는 것입니다. 말조개에도 산란을 하는 것이 확인이 되었지만 이 두 조개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죠. ▲ 섬진강 수계에서만 살아가는 임실납자루, 임실에서 처음 채집되어 이름에 임실이 들어갑니다. 납자루아과의 산란 특징 외에도 강에 살아가는 생명 중 담수어류들은 특이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수계’별로 절대 확인될 수 없는 종이 있다는 것입니다. 섬진강 수계에만 살아가는 임실납자루, 낙동강 수계에만 살아가는 낙동납자루가 있습니다. 이름에서 그들의 서식지를 유추해 볼 수 있지요.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만약 섬진강 수계에 살아가는 임실납자루가 사라진다면, 낙동강 수계에서 살아가는 낙동납자루가 멸종한다면, 이는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서식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강과 하천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늘 위협에 놓여있죠. 하천공사와 축산오폐수, 무분별한 농약사용과 외래종의 이입으로 그들의 삶은 녹록지 않습니다. 요즘에 더 큰 문제는 ‘이입’입니다. 예를 들어 한강 수계에 살아가는 묵납자루를 섬진강에 풀어주면 ‘이입종’이 되는 것입니다. 이 ‘이입’의 가장 큰 문제는 종간의 잡종화입니다. 우리나라의 이입으로 인한 잡종화는 대표적으로 점줄종개와 줄종개의 잡종을 꼽을 수 있습니다. 섬진강댐에서 동진강으로 물을 보내면서 섬진강의 줄종개가 점줄종개를 만나게 되고 서로 유전자가 섞여버리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하나의 종이 사라지게 되는 일까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입은 작은일이 아닙니다. 글쓴이 : 정정환 앞으로는 섬진강의 담수어류, 어릴 때 직접 눈으로 보며 느꼈던 나무에 대한 이야기들과 산에 다니면서 보았던 생명들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적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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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의 물속 생명들] 큰줄납자루와 이입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