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11(금)
 

 

섬진강 편지

- 여름,지리산

 

폭우 폭염에 지리산정의 꽃들조차

예전의 꽃빛을 잃은 여름입니다.

 

지리터리풀과 동자꽃은 폭우에

꽃빛이 녹아내렸고

원추리꽃 산오이풀 꽃빛도 어쩐지 시들합니다.

 

그래도 큰 산이 우뚝하여

우리들은 늘 마음 기대어 삽니다.

 

이런저런 심란한 일로 8월에는 길 나서지 못했는데

고단한 마음 추스려 새벽 노고단길 나서야겠습니다.

 

 

원추리

-여름, 지리산

 

무엇을 잊기에

지리산만치 좋은 곳 있을까

산수국물봉선비비추지리터리원추리

구름에 낯을 씻는 꽃천지 노고단에 올라

설핏 눈물자국 비치는 섬진강을

저기 저기 좀 보란 말도 없이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아라

지척도 아득한 마음일 때

지리산만치 좋을 곳 있을까

 

 

 

- 김인호 시집 꽃 앞에 무릎을 꿇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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