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11(금)

지리산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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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개 유감
    「섬진강 편지」 -안개 유감 2023년 10월 22일 안개, 10월 23일 안개, 10월 24일 안개, 10월 25일 안개, 10월 26일 안개, 내리 닷새 아침 안개가 점령군처럼 구례를 장악했습니다. 안개가 옅은 날은 9시쯤이면 걷히지만 독한 날은 11시가 되어서야 해를 볼 수 있습니다. 섬진강과 서시천, 그리고 지리산 골짜기 아래마다 하나씩 있는 저수지들이 봄가을이면 구례를 안개의 마을로 만듭니다. 구례로 이사를 와서 8년이 지나고 나서야 안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다. 구례 사람이면 다 알고 있는 안개의 피해를 모르고 아침마다 안개 예찬론을 펼쳤으니 얼마나 철부지로 보였을까요! 봄, 가을이면 일조량이 현저히 부족하고 습도가 높아 농작물들은 병에 취약하고 강마을 노인들은 기관지, 천식 등으로 고통을 받는답니다. 오죽하면 안개를 피해 산동으로 이사를 가려고 하겠느냐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그런데 최근에 지자체가 유치 신청한 양수발전소가 건설되게 된다면 구례는 그야말로 안개공화국이 되고 말겠지요. 섬진강댐보다 큰 규모의 댐이 2개나 들어선다면 1년 내내 안개에 시달리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거기다가 양수발전에 부족한 물은 섬진강에서 끌어 쓰게 된다니 그렇지 않아도 바닥으로 겨우 기어가는 섬진강물은 더 마를 것이고 가둬둔 물을 흘려보내게 되면 섬진강 하류의 오염은 뻔하지요. 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이 만들어 내는 때 묻지 않은 풍광들이 있어 귀촌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입니다. 귀촌 인구가 감소 추세인 최근에도 705명(2022년, 구례군 자료)이 귀촌했을 정도로 구례는 3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나를 포함한 구례지역 귀촌자들의 특성은 주로 자연환경을 중시하는 사람들로 최근 우리 마을에 7명의 젊은이가 이사를 왔는데 다들 구례의 천연 풍광에 매료되어 온 친구들입니다. 진정 애향 애민의 위정자들이라면 국비 1조 원이란 곶감으로 지역민들을 현혹하지 말고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의 본심을 잊지 않도록 고심해야 할 것입니다. 댐이 들어서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 수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잠시만 시간을 내어 30여 년 전에 댐이 건설된 순천 주암댐 주민들의 호소를 들어보시라! "자욱한 안개에 폐암까지"‥주암댐 주민 피해 호소 https://ysmbc.co.kr/article/d4H__7afKF797L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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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3-10-27
  • 지리산 법화종주
    「섬진강 편지」 -지리산 법화종주 천왕봉,제석봉,연하봉,촛대봉,영신봉,칠선봉, 덕평봉,형제봉,삼각봉,명선봉,토끼봉,삼도봉 2박 3일, 지리산 품으로 출가를 했습니다 40km 지리능선 수많은 봉우리를 오르내린 수행길 절뚝이며 휘청이며 30시간을 걸으며 우리네 삶도, 사랑도 이렇게 숱한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깊어지는 것임을 온몸으로 배웠습니다. 폐절제 수술 3년이 지나고 망설이던 지리산 종주까지 무사히 마치고 나니 폐가 잘려 나간 자리에 새로운 기운이 차오르는 것 같습니다. 넘어지면 손잡아 주고 가파르면 끌어주고 카메라 짐을 나누어지어 준 지리산사람들 길동무님들이 있어 힘들다는 겨울 지리산 종주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칠 수 있어 참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섬진강 /김인호 *지리산 법화종주 ; 법계사에서 화엄사까지 오는 종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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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3-01-26
  • 다퍼강
    「섬진강 편지」 - 다퍼강 진안 데미샘에서 광양 망덕포구까지 550리 맑은물길 곱디고운 모래로 유명하여 섬진강 옛 이름은 다사강(多沙江)이었다. 반짝 반짝 은빛모래를 바지게나 소달구지로 퍼내던 옛적은 그야말로 소꿉장난이었다. 요새는 *일각수가 덤프트럭을 거느리고 들어와 며칠만 퍼내도 거대한 모래산을 쌓는다. 이 고운 모래를 안 퍼가는 놈만 병신이라 앞 다투어 이 놈 퍼가고 저 놈 퍼가고 경상도 것이 퍼가고 뒤질세라 전라도 것이 퍼갔다 그래도 양심이라는게 쬐끔 남았던지 2004년에는 섬진강길 11개 시군 대표들이 ‘섬진강 환경협의회’라는 것을 만들어 섬진강 모래를 더 퍼냈다가는 큰일 나것다 인자 더 이상 섬진강 모래 퍼내지 말자고 도장을 찍었다 옛 모습은 되찾을 수는 없지만 흰모래가 조끔씩 쌓여 가는가 싶었는데 어느 손모가지가 근질거려 참을 수 없었던지 협약이고 나발이고 또 퍼내기 시작한다. 수해침수 복구 명분으로 이 놈이 먼저 퍼내기 시작하니 저놈도 달라든다. 여름에는 아랫동네서 퍼내더니 가을에는 가운데 동네서 퍼낸다. 윗동네는 가마니라서 가만히 있을까 모래가 많아 이름이 다사강이었으나 이 놈 퍼가고 저놈 퍼가서 모래 씨가 말라가는 다퍼강, 훗날 섬진강의 이름은 다사강이 아니라 다퍼강이라 불리겠구나 *일각수 : 뿔이 하나 달린 괴물이라 뜻으로 법정스님이 포크레인을 지칭한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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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2-11-20
  • 늦반딧불이와 놀다
    「섬진강 편지」 - 늦반딧불이와 놀다 저녁 후에 강아지와 마을 앞 들판길 산책을 하곤 하는데 요 며칠은 반디불이 만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작년까지는 몇 마리 보이지 않던 반딧불이가 많이 늘어나 길을 멈추고 하나, 둘, 셋 ~~ 헤다가 저만치 날아가는 반딧불이를 쫓아 엉뚱한 길로 가기도 한다 이제껏 반딧불이는 암수가 함께 날며 혼인비행을 하는 줄만 알았는데 암컷들은 날개가 퇴화되어 날지 못하고 풀섶에서만 빛을 낸다는 것이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반딧불이 암수 구분도 못하는 내가 참 우습기도 하지만 이 반딧불이 빛을 보여주고 싶은 외손주녀석이 멀리 사는 게 아쉽기만 한 밤이다. 저 아름다운 반딧불이들이 어디서 왔을까 하고 하늘을 보니 반딧불이 숫자만큼 별의 숫자 모자라는 것도 같다. 반딧불이가 없어지면 또 하늘 별의 숫자가 늘어나겠지. 여기 또 아름다운 빛을 내는 반딧불이들이 있다. 남원시청 앞에서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 운동'을 하고 있는 지리산 산악열차반대 남원대책위 사람들이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꼭 지켜야 할 국립공원을 깎아내고 쇳덩어리 기찻길을 놓겠다는 정신 나간 사람들을 향해 그 길로 가면 안 된다고 비가와도 바람이 불어도 시청 앞에 나와 깜박깜박 빛을 밝히고 있다. 심심하면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산악열차를 놓겠다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지리산의 구상나무가 말라죽고, 반달곰이 떠나고, 아흔아홉 골짜기가 마르고 새들이 떠나가면 산악열차와 케이블카가 무슨 소용일까? -섬진강 /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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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2-09-16
  • 지리산 토끼가 그럽디다
    「섬진강 편지」 - 지리산 토끼가 그럽디다 왜들 이리 지리산을 달달 볶아대는지 어제 만난 정령치 숲 토끼에게 물었더니 그럽디다 용왕님한테 토끼 간을 갔다 바치고 존자리 하나 얻고 싶나보다 왜들 이리 지리산을 달달 볶아대는지 새벽 노고단 지리터리풀에게 물었더니 그럽디다 지 혼자 오늘 한판 걸게 쳐 먹고 끝내 버리려보다 내일, 우리 아이들, 그런 거는 나몰랑 허는 종자들이라서 왜들 이리 지리산을 달달 볶아대는지 반야봉 구름에게 물었더니 시 한수 들려줍디다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이원규 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중에서 .............................................................................................................. 하동군은 2018년부터 공공과 민자사업을 포함해 총사업비 규모가 1650억 원인 '알프스하동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지리산 자락인 화개·악양·청암면 산 정상부 일원에 케이블카, 모노레일, 전기열차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다가 기획재정부의 원점 재검토 결정과 민간사업자의 포기로 사업은 중단된 상태이다. 구례군은 지난 해 11월에 신청한 지리산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국립공원계획변경’이 지난 6월 3일 환경부로부터 반려 되었다. 환경부는 케이블카 도착지가 반달가슴곰보호구역과 가깝다는 점 등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지역이나 이에 영향을 받는 지역의 동식물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구례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케이블카의 '순기능' 중 하나가 도보로 산을 오르는 등산객을 줄인다는 점인데 구례군이 계획한 노선은 지리산 노고단 정상 바로 밑까지여서 노고단에 오르는 사람을 오히려 늘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남원시다 지난 6월 26일 철도기술연구원이 발표한 ‘산악용 친환경운송시스템 시법사업’공모에 ‘지리산 친환경 전기열차 사업’(이하 ‘지리산산악열차’)이 최종 선정되었다고 남원시가 발표하였다. 앞으로 남원시와 철도기술연구원은 산악용친환경 운송시스템 연구개발 검증을 위해 오는 2026년까지 연구개발비 278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남원시 주천면 고기리 고기삼거리에서 고기댐까지 시범노선을 구축하게 된다. 남원시의 일방적 발표에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지리산 산악열차의 꼼수를 한번 들여다보시기를 바랍니다. http://worlganjb.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277 -섬진강 /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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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2-07-07
  • 노고단 첫눈 맞이
    「섬진강 편지」 -노고단 첫눈 맞이 어제 오후 노고단 대피소에 확인을 해보니 2cm 정도 눈이 내렸다길래 '나는 구례다' 친구들에게 카톡을 날렸다 아이젠에 스패치까지 겨울등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새벽 4시 반, 비 내리는 화엄사 주차장에서 출발 눈으로 바뀐 시암재를 지나 성삼재를 오르는데 차가 더 이상 오르지 못한다 차를 돌려 시암재에 주차를 하고 눈길을 뽀드득 걸어 노고단으로 향했다. 앞서간 발자국이 없다 7명 일행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첫눈을 밟으며 진눈깨비를 맞으며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하니 6시 24분이다 대피소부터는 앞서간 발자국이 하나 있다. 새벽 근무를 나간 국립공원 직원의 발자국이다. 앞이 안보 일정도로 날이 흐려 일출을 볼 수 없으니 서두를 필요도 없다. 우회도로를 걸으며 눈길을 즐겼다 대피소부터 오르는 길에는 나무마다 눈꽃(상고대)이 피었다 단풍나무 잎들은 떨어지기 전에 눈꽃으로 다시 피어났다 노고단 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드세다 얼어붙은 바위들은 낯선 얼굴로 드센바람 속에서 명상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무장을 하고도 채 30분을 못 버티고 내려오는 길에 바위와 나무와 풀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저들은 이제부터 봄까지 칼바람 속에서 저를 단련시키고 새봄을 맞을 것이다 노고단 첫눈을 잘 모셨으니 오는 겨울은 내내 눈부시리라 내려가는 길에는 첫눈을 맞으러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눈을 밟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그들의 얼굴에도 첫눈 미소가 환하다 산을 다 내려와 돌아보니 상선암 부근의 붉은 단풍과 차일봉 산정 흰 눈의 대비가 무상한 세월의 오감을 선명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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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1-11-10

실시간 섬진강 편지 기사

  • 지리산 들꽃사진전
    「섬진강 편지」 -구례들꽃사진반 세 번째 전시회에 부쳐 <멸종 위기종의 대흥란과 구례들꽃사진반> 해마다 맨 처음 만나는 얼음새꽃(복수초)이 지난해보다 열흘쯤 일찍 피어 환호성을 올렸지만 우려가 더 컸습니다. 우려했던 대로 빠르게 피던 꽃의 개화가 갑자기 멈춰서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열렸고 화엄사 홍매도 예년보다 늦어 애를 태웠습니다. 기록적인 폭염을 불러온 이상기후는 꽃들에게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노고단의 원추리는 점점 개체수가 줄어들고 뚱딴지같은 외래종 꽃들이 자리를 잡아갑니다. 우리 세대에 사라지는 꽃들이 점점 늘어나는 만큼 지리산, 섬진강의 들꽃 생태를 기록하는 구례들꽃사진반 회원들의 활동은 크게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값을 따질 수 없는 소중한 일이라는 자부심을 가집니다. 특히 올해는 설앵초, 기생꽃, 자란초를 찾아 험난한 길을 오르내리며 흘린 땀만큼 특별한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또한 멸종위기종의 대흥란을 발견하여 지리산 식물 연구에 커다란 기여를 한 것은 지난 해 ‘구례의들꽃’ 책자 발간에 이어 구례들꽃사진반의 자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세 번째 회원전에는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참여하여 큰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한 해 동안 애써주신 회원, 특히 신입회원 여러분께 고마움을 전하며 우리 마음에 담긴 이 들꽃들이 많은 이들의 마음에도 환한 빛으로 가 닿기를 바랍니다. * 들꽃사진 전시장으로 가장 어울리는 지리산 천은사 보제루에서 구례들꽃사진반 회원들의 들꽃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10월 20일까지 보름동안 전시를 하니 지나는 길에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섬진강 / 김인호 #섬진강편지 #천은사 #보제루 #구례들꽃사진반 #들꽃사진전시회 #야생화 #지리산 #섬진강 -천은사 대흥란 -대성골 복주머니란 -화엄사 약난초 -노고단 지리터리풀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4-10-06
  • 길거리에서 영문도 모른 체 죽어간 순천의 소녀를 위하여
    「섬진강 편지」 - 영문도 모른 체 죽어간 순천의 소녀를 위하여 낯선 도시가 아니네. 우리가 사랑하는 도시네. 우리가 어울려 사는 도시네. 낯선 거리가 아니네. 우리가 늘 지나던 거리네. 어제도 우리는 저 거리를 지나 집으로 왔지. 그러나 한 소녀는 영영 집으로 가지 못했네. 아무런 잘못도 없이 묻지마 칼부림에 주검이 되었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간 소녀의 죽음은 낯선 도시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피를 흘리며 쓰러져간 소녀의 죽음은 낯선 거리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네. 비명과 절규 속에 피 흘리며 쓰러져간 소녀의 죽음은 바로 우리가 오가는 길에서 일어난 일이네. 소녀는 낯선 소녀가 아니네. 저 건너 마을 친구 옆집의 꿈 많던 소녀라네. 낯선 도시 낯선 거리 낯선 마을 낯선 사람의 일이 아니라네. 소녀의 죽음은 혼자만의 죽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죽음이라네. - 섬진강 / 김인호 * 10월의 첫 아침 자욱한 섬진강 안개를 바라보며 잠시 추모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잘 가서 거기서는 아픔 모르고 비명 모르고 피흘림 모르고 평안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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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4-10-01
  • 놋젓가락나물
    「섬진강 편지」 -놋젓가락나물 지인의 소개로 지리산 자락에서 처음 만난 놋젓가락나물, 늘 새로운 꽃을 만나러 가는 길에는 설레임이 있지요. 바래봉 아래 운봉고원의 가을바람을 느끼며 놋젓가락나물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참 환한 마음 길이었습니다. 투구꽃과 놋젓가락나물은 꽃으로는 구별이 어렵습니다. 두 꽃의 구별법은 투구꽃은 꽃이 줄기 끝에 달리고 놋젓가락나물은 덩굴 끝에 꽃이 달리는 덩굴성이라는 것입니다. 놋젓가락나물 이름 유래는 덩굴이 놋젓가락처럼 생겼다는 유래와 뿌리의 독성이 강해 놋젓가락을 갖다 대면 색이 변한다는 설이 있습니다. 사약의 원료로 쓰였다는 투구꽃 종류는 생약명으로는 草烏(초오)로 불리는데 덩이뿌리가 까마귀 머리를 닮았다 하여 오두(烏頭), 뿌리 갈래가 까마귀의 부리 모양이라 오훼(烏喙)로도 불립니다. 서양에서는 투구꽃의 독으로 늑대를 죽인다고 '늑대죽임풀'이라고도 부르네요. 사약에 대한 야사 중의 하나입니다. 사약을 마시기 직전 송시열의 유언은 "약을 더 달여오게"였다고 합니다. 참, 사약을 목숨을 죽이는 死藥이라 쓰는 줄 알았는데 임금이 하사한 약이라는 賜藥으로 쓰네요. - 섬진강 /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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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4-09-30
  • 지리산 가을빛
    「섬진강 편지」 -지리산 가을빛 추석 아침, 아침 뜨락에 물을 주다가 뒤뚱뒤뚱 풀섶으로 돌아가는 큰 두꺼비를 보는 순간 아버지가 다녀가시는구나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시원하시라고 등목을 해드리며 담장 아래까지 잘 배웅해 드렸어요. 정원 박쥐나무가 또 꽃을 피우고 백일홍들도 씨앗이 떨어져 새싹을 내더니 또 꽃을 피웁니다. 추석인데도 폭염특보가 그치지 않아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말이 딱인 날씨가 이어지니 다들 어찌해야 할 줄 모르는 것 같습니다. 불타는 지구, 밤새 안녕하셨는지 안부를 묻고 안색을 살펴야 하는 날들입니다. 덥다고 종일 에어컨을 돌려대니 그 배출열로 뜨거워진 지구가 더 뜨거워지는 악순환을 부르겠지요. 동남아 여행에서 웃통을 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남자들이 볼썽사나웠는데 생각해 보니 그 사람들이 친지구적인 사람들이네요. 실은 저도 올여름은 참을 수가 없어 집안에서 웃통을 벗고 지내다 깜박하고 벌거벗고 영상통화 전화를 받아 손자의 비명을 들었던 일도 있었지요. 9월 들어 심은 김장배추 모종들이 다 타버려 집집마다 몇 번씩 배추를 심어야 한다니 이제 김장배추 농사도 계절을 바꾸던지 품종을 바꾸던지 무슨 수를 내야 할 것 같다. 극단적인 이상기후는 마음도 피폐하게 만드나 봅니다. 짜증은 늘고 해야 할 일은 좀처럼 나아가지 않아 밀린 만큼 걱정만 늘어납니다. 차가 막힐까 봐 아이들이 서둘러 다녀가는 바람에 추석 아침은 먼바다까지 물이 빠져나간 큰 사리 때처럼 마음이 휑하여 컴퓨터 앞에 앉아 이리 중얼대봅니다. 한가위 인사가 횡설수설이 되었지만 가족들과 이웃들과 즐거운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초저녁이면 마을 앞 비석거리에는 반딧불이가 날고 들판은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니 이제 마음을 추슬러 가을맞이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노고단의 가을꽃빛을 동봉합니다. -섬진강 / 김인호 -정영엉겅퀴 -산오이풀 -쑥부쟁이 -구절초 -바위떡풀 -가실쑥부쟁이 -오이풀 -산비장이 -수리취 -물매화 -숙은촛대승마 -과남풀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4-09-17
  • 아버지와 아들이 목숨을 걸고 지킨 석주관
    「섬진강 편지」 - 아버지와 아들이 목숨을 걸고 지킨 석주관 석주관은 남해에서 섬진강을 거슬러 전라도 내륙으로 통하는 관문이자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군사 전략상 매우 중요한 요새로 고려 때부터 이곳에 진영이 설치되어 왜군의 침략을 막던 곳이다.석주관(石柱關)은 구례 동쪽으로 25리에 있으며, 좌우로 산세가 험하고, 강변에 길이 있는데, 사람과 말이 가까스로 지난다. 북쪽에는 커다란 협곡이 있고, 그 안에 수십 리의 긴 강이 있다. 고려(高麗) 말기에 왜구를 막기 위하여 강의 남북쪽 산에 성을 쌓았는데 지금은 없어지고, 성터만 남아있다. 여기에서 호남(湖南)ㆍ영남(嶺南)으로 나누어 진다. < ‘신증동국여지승람’ 구례편> 정유재란을 일으킨 왜군은 의병들의 근거지인 호남지방을 공격하기 위한 길목인 석주관을 점령하였다. 1597년 10월 31일, 구례 자모장 왕득인이 의병 50명을 모아 왜군들의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석주관에서 싸우다 몰살당하고, 한 달 보름 후에 그의 아들 왕의성이 다시 의병을 모아 화엄사의 승병들과 함께 석주관에서 싸우다 대부분의 의병들이 숨졌다. 아침 운해 사이로 드러나는 저 섬진강 줄기는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기만 한데 시절이 하 수상해 목숨을 걸고 석주관을 지키던 왕득인, 왕의성 부자가 하늘에서 임진년이 다시 오는 것 아니냐 잠 못 들고 걱정하시것다. - 섬진강 / 김인호 -칠의사 사당 -칠의사 묘역 -석주관산성 -석주관과 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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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4-09-09
  • 독버섯 중의 독버섯
    「섬진강 편지」 -독버섯 중의 독버섯 오르는 길에서는 세발버섯인줄 알고 지나쳤는데 내려오면서 다시 보니 확연히 다르다. 알고보니 희귀하고 무시무시하고 희귀한 버섯, 만지기만 해도 독이 오르는 독버섯 중의 독버섯이다. 붉은사슴뿔버섯!! *사슴뿔버섯과 점버섯속에 속하는 대표적인 독버섯이다. 버섯 중에서 가장 강력한 맹독을 지닌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이 버섯이 가지고 있는 트리코테신(Trichothecene)이라는 독소는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독극물 중에서는 보툴리눔 톡신, 테트로도톡신과 함께 가장 위험한 물질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방사선 피폭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데, 이는 위에서 언급한 트리코테신이 단백질 합성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방사선 피폭이 DNA가 손상되면서 신체 복구에 필요한 설계도를 잃어버린 상황이라면, 이 트리코테신은 복구에 필요한 단백질 공급을 원천적으로 막아버리는 상황인 것이다. 이렇다 보니 복용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는 데다 다른 버섯과 달리 포자, 신경독도 아니라서 해독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무위키 자료> 이 산책길을 자주 이용하는 지인들에게 두루 알리고 국립공원측에 알리고 독버섯 경고문 설치 요청을 했다. 이야기를 들은 버섯전문가께서는사람들 눈을 현혹하는 독버섯이라 아예 뽑아 없애야 한단다. 그렇지만, 그 숲에 그 버섯이 피어나는 나름의 까닭이 있지 않을까? 무엇이 맞을까? #붉은사슴뿔버섯 #연기암 #세발버섯 #독버섯 #독버섯중의독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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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4-08-25
  • 참게이야기
    「섬진강 편지」 -참게 이야기 참게 이야기 섬진강 매운탕 집 뒤뜰에 큰항아리 가득 참게가 들어 있는데 그 항아리 뚜껑이 없어 다 도망가지 않을까 물으니 걱정 없지요 참게란 놈들 참 이상한 놈들이어서 한 놈이 도망을 가려고 기어오르면 밑에 다른 놈들이 꼭 그놈의 다리를 붙잡아 끄집어내려 놓고 말지요. 아무리 뚜껑을 열어 놓아도 결국 한 놈도 지척인 강으로 못 돌아간다는, 참게들 이야기 듣다가 그렇구나,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이다 그만 섬뜩해집니다 - 김인호 시집 「섬진강 편지」중에서 오늘 우연히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영문판 참게이야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2002년 '참게 이야기' 시를 쓰면서 느꼈던 섬뜩함을 똑같은 톤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첨부된 그림만 봐도 무슨 내용인지 딱 감이 왔다. On one sunny afternoon a man was walking along the beach and saw another man fishing in the surf with a bait bucket beside him. As he drew closer, he saw that the bait bucket had no lid and had live crabs inside. “Why don't you cover your bait bucket so the crabs won't escape?” he asked. “You don't understand.” the man replied, "If there is one crab in the bucket it would surely crawl out very quickly. However, when there are many crabs in the bucket, if one tries to crawl up the side, the others will grab hold of it and pull it back down so that it will share the same fate as the rest of them." Do you relate to this story of the crabs in the bucket? 어느 화창한 오후, 한 남자가 해변을 따라 걷다가 다른 한 남자가 미끼 양동이를 옆에 두고 파도 속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양동이에는 뚜껑이 없고 살아있는 게들이 들어있었습니다. “게들이 도망가지 않게 왜 뚜껑을 덮지 않나요?” 그가 물었습니다. “당신은 모르는군요.” 그 남자가 대답했습니다. “양동이에 게가 한 마리만 있다면, 금방 기어 올라 도망칠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 마리의 게가 양동이에 있으면, 하나가 옆으로 기어오르려고 할 때 다른 게들이 붙잡아 끌어내려 결국 모두가 같은 운명을 맞게 됩니다.” 이 게들의 이야기가 당신에게도 공감되나요?> https://www.linkedin.com/pulse/have-you-heard-story-crabs-bucket-jere-hill 이 글의 필자는 어디에 사는 누굴까? 정말 궁금하다.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4-08-22
  • 노고단의 아침
    「섬진강 편지」 -노고단의 아침 천왕봉에서 반야봉으로 만복대 너머 덕유가야까지 왕시루봉 내려 섬진강 남해까지 구례읍 너머 백아무등으로 사방팔방 번지는 아침빛 어리석은 이도 머물면 지혜로워진다는 지리산 저 구름과 빛이 그려내는 아침 풍경을 모시러 새벽길 걷는 구도자의 길 허락하는 동안 이 길을 묵묵히 걸으리라 -섬진강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4-08-16
  • 명승 지리산한신계곡
    「섬진강 편지」 -명승 지리산한신계곡 늘지새강 벗들과 한신계곡, 세석평전, 장터목, 백무동계곡으로 1박 2일 지리산 길을 다녀왔다. "지리산 계곡 중 어느 계곡이 가장 좋으냐" 첫나들이폭포를 지나며 윤대표(지리산사람들)에게 물었다 ”한신계곡이요“ 의례처럼 일 년에 한 번은 꼭 다녀가야 하는 곳이라며 나에게 되물어왔다. "어느 계곡이 제일 좋아요?" 나는 수달래 피는 뱀사골계곡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한신계곡을 모르고 한 말이었다. 이제 지리산 계곡 중 어디가 제일 좋으냐 묻는다면 한신계곡이라고 답할 것 같다. 세석평전과 촛대봉 일출과 연하선경으로 이끌어 주는 한신계곡 ‘명승 제72호 지리산 한신계곡 일원’ 그 이름이 헛되이 불린 것이 아니었구나! 늙어가는 친구들 불러 세석까진 못 오르더라도 아주 찬찬히 다시 한번 다녀와야겠다. #한신계곡 #세석대피소 #촛대봉 #연하봉 #장터목대피소 #백무동 ---------------------------------------------------------------------- 명승 제 72호 지리산 한신계곡 일원 한신계곡은 깊고 넓은 계곡 또는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끼게 하는 계곡이라는 뜻으로, 계곡의 물이 차고 험하며 굽이치는 곳이 많아 한산하다고 부르던 이름이 한신이 되었다고도 하고, 옛날에 한신이라는 사람이 농악대를 이끌고 세석으로 가다가 급류에 휩쓸려 죽어서 그 이름이 한신이 되었다고도 한다. 한신계곡은 백무동에서 세석평전까지 여러 개의 폭포가 10㎞에 걸쳐 흐른다. 백무동 위에서 세석까지 흐르는 본류 외에도 덕평봉 북쪽에서 발원하는 바른재골, 칠선봉 부근에서 내려오는 곧은재골, 장터목 방향에서 흘러오는 한신지계곡 등 네 갈래의 물줄기가 엄천으로 흘러 남강의 상류를 이룬다. 본류는 촛대봉과 영신봉 사이의 협곡을 흘러 가내소폭포에서 한신지계곡에 합류된다. 지리산 계곡 가운데 가장 많은 폭포를 끼고 있으며, 지리산 탐방코스 중에서도 매우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계곡과 절벽 사이로 울창하게 우거진 숲을 2㎞ 정도 오르면 20여 개의 물줄기가 흐르는 첫나들이폭포(바람폭포)가 나오고, 여기서 1㎞를 더 가면 폭포수에 넓은 반석과 울창한 수풀이 어우러져 계곡의 절정을 이루는 가내소폭포가 나온다. 가내소폭포는 15m 높이에서 폭포수가 떨어지는데, 사철 변함없는 수량을 자랑하는 검푸른 소(沼)를 만들어 기우제를 지내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가내소폭포는 아래부터 본류까지 오층폭포와 한신폭포를 따라 세석으로 흐르고, 내림폭포를 따라 장터목으로 이어지며 한신지계곡으로 흐른다. 주변에 벽송사·서암·실상사·뱀사골 등 유적지와 관광지가 많은, 한신계곡 일대의 명승지는 2010년 8월 18일에 명승 제72호로 지정되었다. *국가유산청 자료 중에서 -13:50분 백무동 탐방안내소 출발 -제72호 명승 지리산 한신계곡 일원 -14: 40분 첫나들이 폭포 - 15:10 가내소 폭포 - 17 : 05 휴식 -17:30 5.6km지점 통과 -18:03 6km 지점 통과 - 06:20 능선부 도착 -18:30 세석대피소 도착 (소요시간 4시간 40분)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4-08-12
  • 노고단의 여름꽃들
    「섬진강 편지」 - 노고단 여름꽃들 일주일 동안 노고단을 3번 찾았습니다. 7월 6일은 구례들꽃사진반 회원들과, 11일은 혼자서, 그리고 어제는 지리산문화예술학교 산야초반 학우들과 함께였습니다. 장마철이라 갑자기 비가 쏟아지지 않을까 걱정을 하였지만 비는 오지 않았고 운무 속의 꽃길이라 더 좋았습니다. 구름 속에 촉촉한 노고단의 여름꽃들 보내드리니 인사 나누시기 바랍니다. -섬진강 김인호 -산수국 -물레나물 -조록싸리 -산꿩의다리 -지리터리풀 -술패랭이 -노고단 정상 -기린초 -병조희풀 -도라지모시대 -말나리 -긴산꼬리풀 -노루오줌 -영국병정지의 -나나벌이난초 -술패랭이 -둥근이질풀 -지리터리풀 -돌양지 -거북이바위 -범꼬리 -큰까치수영 -꽃며느리밥풀 -동자꽃 -백운산원추리 -큰뱀무 -산꿩의다리 -돌양지꽃 -대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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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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