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05(목)
 

나는 오늘 ’반달곰친구들‘에서 열고 ’지리산사람들‘, ’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 ’국립공원연구원‘ 등의 단체와 자원활동가가 함께하는 올무 수거 활동에 다녀왔다!

올무도 창애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밭 근처 산에 사는 멧돼지나 고라니 같은 친구들이 밭에 내려오지 못하도록 덫을 두는 것이라고 한다. 한 번 걸리면 점점 조여오는 올무와 단번에 뼈도 잘라버릴 것 같은 창애를 시작 전 사진으로만 보았는데도 겁이 나서 잔뜩 움츠린 채 돌아다니길 시작했다.

생각보다 눈을 부릅 뜨고 찾아야 보인다는 꼬리의 말에 눈에 불을 켠 채 찾으며 걷다보니 어느새 도깨비풀을 잔뜩 묻히면서 활보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모두 시야에서 사라져있었다. 다들 이곳 저곳으로 흩어져 열심히 찾겠거니 싶으면서도 나 혼자 엉뚱한 곳에 와서 길을 잃나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혹여 올무를 놓치게 될까 가던 길을 마저 탐색하고 되돌아갔다.

올무가 없는 건 주민들이 더이상 두지 않는다는 뜻이니 좋은 일이건만, 찾고싶은 마음에 올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나를 발견했다. 플로깅을 할 때도 쓰레기가 없으면 사람들이 버리지 않으니 좋은 거지만 왠지 허탕친 기분이 들곤 했는데. 사람 마음이 참 그렇다는 생각을 하며 미끄러운 내리막을 조심히 내려갔다.

다행히 나는 빈손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올봄에도 이곳에서 수거활동을 했다고해서 이제 안 두시나보다 하고 안심했지만 집결지엔 올무 5점, 창애 2점, 그리고 농약병 2병이 수거되어 있었다.

공들인 작물을 나눌 수 없어 불법임에도 계속 덫을 놓는 농부의 마음은 무슨 마음일까? 올무를 두는 농부, 밭에 내려오는 산 속 친구들, 그리고 올무를 수거하는 우리들. 꼭 이렇게 잔인하게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지, 이 밭과 나무들이 정말 누군가의 것이 될 수 있는 건지, 조금은 슬픈 마음으로 더이상 올무가 놓이지 않길 바라며 활동을 마무리했다.

겨울동안 피아골에서 지내게 된 나는 구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자주 참여해야겠다고 당찬 포부를 품었다!! 감사하게도 소식을 전해주시는 선생님과 친절하게 일정을 올려주는 지리산 방랑단 덕에 조금씩 얼굴을 비추는 중이다. 방랑단의 첫 방구일기가 올무수거 활동이던데! 밤구가 방구일기를 쓸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

앞으로도 자주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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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무수거 다녀온 밤구의 방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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