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국립공원 운봉 목장의 이야기가 있는 과거 사진 여행
지리산 국립공원 구룡폭포 계곡의 용호정을 찾아갔다. 이곳에서 지리산 사계절의 풍경을 수십 년 동안 사진에 담아온 사진작가 류요선 씨를 만났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지리산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았다. 그의 사진으로 지리산의 과거 풍경을 여행한다.
류요선 사진작가는 1998년 여름에 휴가를 맞아 여름철 풍경 사진을 찍으려고 단단히 마음먹고 3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지리산 바래봉으로 천천히 올라갔다. 등산로를 올라가다가 운봉목장의 초원에 있는 소 떼를 보고 사진을 찍었다.
지리산 운봉목장은 1990년대 초반에 3,700 마리의 양 떼를 떠나보내고 한우 가축유전자시험장이 되어 한우를 방목하고 있었다. 초원의 소 떼를 사진에 담고 있는데 우연히 백로 무리가 날아왔고 하늘을 한 바퀴 빙 돌더니 소 떼 곁에 우아하게 내려앉았다. 소 떼에 밝게 햇빛이 비치고 있었다.
백로 무리가 소들이 움직일 때 보이는 곤충이나 개구리를 노리는 것인지 운이 좋아서 멋진 장면 세 컷을 찍을 수 있었다. 사진 제목을 ‘여름 어느 날 즐거운 목장 풍경’으로 잡았다.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지더니 세찬 소나기가 내렸다.
2016년 봄날에 남원시 산내면 덕동리의 지리산 달궁마을에서 계곡을 탐방하며 올라갔다.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 심원계곡의 용소 폭포에 도착했다. 활짝 핀 철쭉과 폭포의 풍경이 생동감으로 어울려 아름다웠다. 벼랑 위에서 폭포 장면을 내려다보고 사진을 찍었다.
2006년 여름에 지리산 운봉고원의 바래봉 정상에서 1km 아래 지점에서 해돋이 사진을 찍으려고 전날 저녁부터 텐트 치고 있었다. 아침에 동쪽의 지리산 주능선에서 해는 안 뜨고 서쪽의 운봉고원에 구름이 바다처럼 나타났다.
백두대간 자락 운봉고원의 한복판을 흐르는 람천이 실개울처럼 보인다. 구름바다 왼쪽으로 백두대간의 고남산이 섬처럼 솟아 있고, 오른쪽에는 천황산이 자태를 드러냈다. 구름바다가 운봉고원을 포근하게 덮은 듯이 천천히 이동하고 구름바다 아래에는 들녘과 마을의 세상이 평화롭게 열려있었다.
2014년 봄에 지리산 바래봉에 산철쭉이 활짝 피는 계절이었다. 봄비가 잠깐 내리고 그친다는 일기 예보를 듣고 미리 바래봉에 올라가서 텐트를 쳤다. 봄비 그친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하며 생명력 넘치는 지리산의 풍경을 사진에 담아보고 싶었다.
봄비 그친 뒤 지리산의 생명력은 산철쭉의 분홍색을 더욱 산뜻하게 하였고 지리산 주능선 아래에 산안개가 피어올랐다. 철쭉 무더기에 햇빛이 내려 꽃잎은 함초롬히 습기를 머금었고 산안개 넘어 명선봉, 토끼봉, 반야봉과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지리산의 주능선은 멋진 조망을 열어주었다.
사진작가 류요선 씨는 차량 운전을 하지 않았다. 버스 정류장이 있는 마을에서 지리산의 풍경으로 한 걸음씩 구도자처럼 다가갔다. 무거운 배낭에 텐트, 사진기와 생활필수품을 챙겨 메고 지리산의 험한 산길을 천천히 걸어 올랐단다. 작품 사진 한 장을 소망하며 지리산의 품에 안겼던 그의 열정 어린 지리산 이야기와 사진 촬영 여행은 감동 어린 여운으로 오래 남았다.